당신도 모르게 선정된 외부업체, 이제는 알아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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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화) 관악사(900동) 가온홀 에서 조벽 석좌교수(동국대 교수학습개 발센터)가 연사로 참여한 콜로키엄이 열 렸다. 미국 미시간공대 혁신센터와 학습 센터의 소장을 역임한 조 교수는 ‘성공하 고 행복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을 주 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조 교수는 성공적인 인재는 창의력을 키우는 데에서 길러진다고 말문을 열었 다. 그는 “한국이 교과서 지식으로 가득 찬 인간을 인재로 선호해 한국의 인재들 은 창의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 적하며 “한국 학생들이 창의적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버 리고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다는 교과서 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 갈등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천 쌍 부부의 이혼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상 대방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막는 대화가 이혼을 가져왔다는 존 가트맨의 논문을 인용하며 “갈등 관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 다. 이어 그는 “소통을 통해 타인의 마음 을 열고 타인과 한편이 되는 것에서 리더 십이 시작된다”며 “인재는 상대방의 감 정을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자신의 이성과 조화시키는 것까지 나아 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성공하는 인재로 살기 위해 서는 ‘빌리빙’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 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행복한 사 람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의미가 있 다고 확신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삶의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고 이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하는 인재로 산다는 것은 학 교 성적이 좋다거나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다”며 “여러분들은 내가 왜 서 울대에 왔는지,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자 하는지 충분히 생각해보고 자신의 미 래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대충 살아 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대충 은 제멋대로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대충(對沖)’은 12방위의 정중앙을 가리 키는데 이는 두루 살피고 중심적인 일을 하라는 의미”라며 “무엇이 일의 핵심인 지 파악하고 중심적인 일을 하기 위해 노 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콜로키엄에 참여한 신용범 씨(지 리교육과·14)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겁이 난 대학생들에게 인생 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알려준 강의였다” 며 “삶에 대한 목표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영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희엽 기자 [email protected] 4 종합 2014년 3월 31일 월요일 대학신문 성공하는 인재가 되기 위한 길, ‘빌리빙’ 지난 25일(화) 관악사 가온홀에서 ‘성공하고 행복 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을 주제로 조벽 석좌교 수가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회] 관악사 콜로키엄: 성공하고 행복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 외부업체의 선정 방식과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서울대의 외부업체는 2007년, 자연대 (500동)에 ‘A Twosome place’가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그 수가 매년 늘어났다. 학 교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산운영팀은 2013년 12월 관 악캠퍼스 내 외부업체의 수가 식당, 카페, 편의점, 웨딩홀 등 모두 83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자산운영팀이 보고받지 않는 업 체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 난다. 이런 외부업체들의 관리 주체는 대부분 생협, 발전기금이며 단과대, 기부재단 등 에서도 일부 관리하고 있다. 생협은 주로 매점, 학생식당 등을 관리 중이고, 기부재 단은 재단이 기부를 통해 지은 건물의 외 부업체를 관리한다. 각 기관은 입점할 업 체를 선정할 때 업체로부터 지원받아 각 자 나름의 기준에 맞춰 평가한 후 업체 를 선정한다. 외부업체 관리 주체들의 업 체 선정과정은 대체로 같지만 선정 시 평 가기준은 기관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생 협의 경우 업체의 안정성 및 전문성, 운영 및 투자 계획, 관리수수료, 학내 구성원에 대한 기여 등의 기준으로 평가하며 발전 기금의 경우 운영 및 서비스 계획, 임대료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마다 설립 목적, 설립된 과정, 필요한 운 영비 등이 다르고 입점 업체의 종류도 다 양하기 때문에 업체를 선정할 때마다 평 가 항목과 항목별 반영 비율 등을 다르게 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으려다가 외부업체의 입점은 학내 구성원과 관 리 기관이 각각 편의와 재정 확충을 누 릴 수 있었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었다. 학내 구성원들은 외부업체를 통해 번거롭게 학교 밖까지 나가지 않고도 맛 있는 음식과 서비스들을 제공받을 수 있 게 됐고 건물을 임대한 관리 주체들은 임 대수익을 올림으로써 관리 기관의 재정, 건물 운영비 등의 재원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관리 기관들의 업체 선정과 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서 학내 구성원의 복지 가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입점하는 외부업체에 대한 심의를 진 행하는 재산관리위원회는 모든 업체를 심의하지 않고 관리 주체가 요청했을 때 만 열리고 있다. 재산관리위원회의 심의 내용 또한 학내 구성원 중 교직원들의 후 생복지만을 고려하고 있다. 결국 재산관 리위원회는 학생들의 의견 전달을 위한 창구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외부업체 입점에 학생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49차 교육환 경개선협의회(교개협)에서도 학생 대표 측은 재산관리위원회의 학생 대표 참여 또는 정보 제공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 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자산운영팀 임 장주 팀장은 “재산관리위원회에서는 관 리 기관이 심의 요청을 하기 전에 이미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온 것으로 판단하 고 있다”며 “그래서 재산관리위원회에 학생 의견을 반영한다는 것은 두 번 반영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협의 경우 학내 구성원들의 공익을 우선시하고 있어 교직원과 학생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다.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해 생협 김인옥 경영지원실장은 “(임대료 보다는) 주로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추 가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 기관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업체 평가 기준에 포함하지 않고 있고, 이벤트성으로 몇몇 업체에 대해서 만 수요 및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결국 대부분의 업체가 입점할 때 가장 큰 소비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 는 공식적인 통로가 부재한 상황이다. 경쟁업체가 없는 서울대라는 공간 특 성상 업체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소비 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아닌, 소비자 가 업체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벌어진 다. 학생 이인수 씨(조선해양공학과·13) 는 “몇몇 업체들은 서비스에 비해 가격 이 너무 과한 측면이 있지만, 서울대 안 에서는 선택지가 없다”며 “싼 가격과 좋 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들어왔으 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본부는 정기적인 보고도 받지 못하는 등 전혀 개입하지 못 하고 있어 관련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 다. 학교의 자산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산운영팀은 “외부업 체에 대한 사후보고는 받고 있지 않다” 며 “업체가 입점할 때, 그리고 임대기간 이 종료됐을 때 2번만 보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서울대 안에 있는 업체인 데도 불구하고 2번 받는 보고조차 하지 않는 업체도 존재한다. 글로벌공학교육 센터(38동)의 경우 본부와는 완전히 독 립적으로 운영 및 외부업체 관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산운영팀장은 “교육부 의 공모사업을 통해 지원받아 지어진 건 물로 운영비 마련을 위해 독립적으로 시 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매우 특별한 케 이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특별한 케이스’라도 입 점한 업체에 대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앞으로 업체에 문제가 생겨 도 본부가 이를 해결할 수 없으며, 캠퍼 스 발전 계획이나 물가 등의 캠퍼스 전 반적인 문제에도 간섭할 수가 없다. 지 난 제55대 총학생회에서 외부업체 관리 및 선정 체계에 대해 지적했던 이은호 전 부총학생회장(서어서문학과·09)은 서울 대가 자산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학생 복지의 문제이 며, 학생들이 감시하고 같이 결정하는 것 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사후 관리 없 이) 외부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오게 된다 면 물가상승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화여대의 경우 신축 공간에 대한 무분별한 외부업체 입 점이 물가상승을 초래해 학생들의 부담 이 가중되기도 했다. 통일된 관리 체계 만들어야 할 때 본부에서 관리하지 못하고, 학내 구성 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외부업체 에 대한 우려와 선정 방식 및 관리 체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학내의 요 구는 꾸준히 있었다. 지난 제49차 교개협 에서 학생 측은 신축건물 활용방안에 대 한 컨트롤타워를 요구했으며 지난해 출 마했던 총학선거의 한 선본도 학생공간 및 외부업체 컨트롤타워 설치를 공약으 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제49차 교개 협 당시 본부는 외부업체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학생소통팀을 통해서 전달하라고 답변했을 뿐 컨트롤타워나 관리기준 마 련을 위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았다. 기존 외부업체의 관리는 통일된 기준 없이 주체 기관과 상황에 맞춰 변화해왔 다. 물론 상황이 달라 함부로 모든 업체 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 다.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고 해서 선정과 정에서의 협의 또는 사후 관리 없이 각각 의 기관이 자의적으로 선정·관리하는 것 은 캠퍼스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경우 모든 외부업체가 입점할 때마다 입점업체 선 정을 위한 위원회가 열려 학생, 본부, 업 체 삼자 간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 국과학기술원 제승우 학부총학생회장(산 업디자인학과·11)은 “입점 업체에 대해 학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학습에 방해 되지 않는지, 학생들이 원하는 업체가 입 점하는지 토론한다”며 “위원회도 학생들 위주로 돌아가고 있으며 합리적인 결과 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캠퍼스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건 물에 입주하는 업체 하나하나는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또 최근 가시화되기 시 작한 시흥캠퍼스, 평창캠퍼스 등의 캠퍼 스 확장에 따라 서울대의 외부업체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앞 으로도 늘어날 외부업체를 체계적으로 관 리하는 것은 외부업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제는 업 체 선정의 기준과 관리에 대한 통일된 기 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상 기자 [email protected] 당신도 모르게 선정된 외부업체, 이제는 알아야 할 때 관악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밖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학 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학내 구성 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 카페 등은 온 종일 학생들로 인해 분주하다. 그러나 이 들 업체의 주된 소비자가 학생임에도 불 구하고 업체 선정 시 학생들의 의견을 반 영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게다가 본부는 서울대에 입점한 외부업체의 선정과 관 리에 대해 거의 보고받지 못하고 있으며, 개입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에 『대학 신문』은 외부업체의 선정 및 관리 과정 에서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 향을 짚어본다. 삽화: 이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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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당신도 모르게 선정된 외부업체, 이제는 알아야 할 때pdf.snunews.com/1874/187404.pdf · 서는 ‘빌리빙’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 다. 그는 사회적으로

지난 25일(화) 관악사(900동) 가온홀

에서 조벽 석좌교수(동국대 교수학습개

발센터)가 연사로 참여한 콜로키엄이 열

렸다. 미국 미시간공대 혁신센터와 학습

센터의 소장을 역임한 조 교수는 ‘성공하

고 행복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을 주

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조 교수는 성공적인 인재는 창의력을

키우는 데에서 길러진다고 말문을 열었

다. 그는 “한국이 교과서 지식으로 가득

찬 인간을 인재로 선호해 한국의 인재들

은 창의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

적하며 “한국 학생들이 창의적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버

리고 모든 문제에 정답이 있다는 교과서

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 갈등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천

쌍 부부의 이혼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상

대방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막는 대화가

이혼을 가져왔다는 존 가트맨의 논문을

인용하며 “갈등 관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

다. 이어 그는 “소통을 통해 타인의 마음

을 열고 타인과 한편이 되는 것에서 리더

십이 시작된다”며 “인재는 상대방의 감

정을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자신의 이성과 조화시키는 것까지 나아

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성공하는 인재로 살기 위해

서는 ‘빌리빙’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

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행복한 사

람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의미가 있

다고 확신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삶의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고

이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하는 인재로 산다는 것은 학

교 성적이 좋다거나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다”며 “여러분들은 내가 왜 서

울대에 왔는지,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자 하는지 충분히 생각해보고 자신의 미

래를 스스로 창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대충 살아

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대충

은 제멋대로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는

“‘대충(對沖)’은 12방위의 정중앙을 가리

키는데 이는 두루 살피고 중심적인 일을

하라는 의미”라며 “무엇이 일의 핵심인

지 파악하고 중심적인 일을 하기 위해 노

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콜로키엄에 참여한 신용범 씨(지

리교육과·14)는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겁이 난 대학생들에게 인생

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알려준 강의였다”

며 “삶에 대한 목표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도영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김희엽 기자 [email protected]

4 종합

2014년 3월 31일 월요일 대학신문

성공하는 인재가 되기 위한 길, ‘빌리빙’

지난 25일(화) 관악사 가온홀에서 ‘성공하고 행복

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을 주제로 조벽 석좌교

수가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회] 관악사 콜로키엄: 성공하고 행복한 인재가 되기 위한 방법

외부업체의 선정 방식과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서울대의 외부업체는 2007년, 자연대

(500동)에 ‘A Twosome place’가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그 수가 매년 늘어났다. 학

교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산운영팀은 2013년 12월 관

악캠퍼스 내 외부업체의 수가 식당, 카페,

편의점, 웨딩홀 등 모두 83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자산운영팀이 보고받지 않는 업

체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

난다.

이런 외부업체들의 관리 주체는 대부분

생협, 발전기금이며 단과대, 기부재단 등

에서도 일부 관리하고 있다. 생협은 주로

매점, 학생식당 등을 관리 중이고, 기부재

단은 재단이 기부를 통해 지은 건물의 외

부업체를 관리한다. 각 기관은 입점할 업

체를 선정할 때 업체로부터 지원받아 각

자 나름의 기준에 맞춰 평가한 후 업체

를 선정한다. 외부업체 관리 주체들의 업

체 선정과정은 대체로 같지만 선정 시 평

가기준은 기관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생

협의 경우 업체의 안정성 및 전문성, 운영

및 투자 계획, 관리수수료, 학내 구성원에

대한 기여 등의 기준으로 평가하며 발전

기금의 경우 운영 및 서비스 계획, 임대료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마다 설립 목적, 설립된 과정, 필요한 운

영비 등이 다르고 입점 업체의 종류도 다

양하기 때문에 업체를 선정할 때마다 평

가 항목과 항목별 반영 비율 등을 다르게

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으려다가

외부업체의 입점은 학내 구성원과 관

리 기관이 각각 편의와 재정 확충을 누

릴 수 있었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었다. 학내 구성원들은 외부업체를 통해

번거롭게 학교 밖까지 나가지 않고도 맛

있는 음식과 서비스들을 제공받을 수 있

게 됐고 건물을 임대한 관리 주체들은 임

대수익을 올림으로써 관리 기관의 재정,

건물 운영비 등의 재원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관리 기관들의 업체 선정과

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면서 학내 구성원의 복지

가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입점하는 외부업체에 대한 심의를 진

행하는 재산관리위원회는 모든 업체를

심의하지 않고 관리 주체가 요청했을 때

만 열리고 있다. 재산관리위원회의 심의

내용 또한 학내 구성원 중 교직원들의 후

생복지만을 고려하고 있다. 결국 재산관

리위원회는 학생들의 의견 전달을 위한

창구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외부업체 입점에 학생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49차 교육환

경개선협의회(교개협)에서도 학생 대표

측은 재산관리위원회의 학생 대표 참여

또는 정보 제공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

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자산운영팀 임

장주 팀장은 “재산관리위원회에서는 관

리 기관이 심의 요청을 하기 전에 이미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온 것으로 판단하

고 있다”며 “그래서 재산관리위원회에

학생 의견을 반영한다는 것은 두 번 반영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협의 경우 학내 구성원들의 공익을

우선시하고 있어 교직원과 학생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다.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해

생협 김인옥 경영지원실장은 “(임대료

보다는) 주로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추

가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 기관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업체 평가 기준에 포함하지 않고

있고, 이벤트성으로 몇몇 업체에 대해서

만 수요 및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결국 대부분의 업체가 입점할 때 가장 큰

소비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

는 공식적인 통로가 부재한 상황이다.

경쟁업체가 없는 서울대라는 공간 특

성상 업체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소비

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아닌, 소비자

가 업체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 벌어진

다. 학생 이인수 씨(조선해양공학과·13)

는 “몇몇 업체들은 서비스에 비해 가격

이 너무 과한 측면이 있지만, 서울대 안

에서는 선택지가 없다”며 “싼 가격과 좋

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들어왔으

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본부는 정기적인

보고도 받지 못하는 등 전혀 개입하지 못

하고 있어 관련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

다. 학교의 자산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산운영팀은 “외부업

체에 대한 사후보고는 받고 있지 않다”

며 “업체가 입점할 때, 그리고 임대기간

이 종료됐을 때 2번만 보고를 받는다”고

밝혔다. 심지어 서울대 안에 있는 업체인

데도 불구하고 2번 받는 보고조차 하지

않는 업체도 존재한다. 글로벌공학교육

센터(38동)의 경우 본부와는 완전히 독

립적으로 운영 및 외부업체 관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산운영팀장은 “교육부

의 공모사업을 통해 지원받아 지어진 건

물로 운영비 마련을 위해 독립적으로 시

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매우 특별한 케

이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특별한 케이스’라도 입

점한 업체에 대해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앞으로 업체에 문제가 생겨

도 본부가 이를 해결할 수 없으며, 캠퍼

스 발전 계획이나 물가 등의 캠퍼스 전

반적인 문제에도 간섭할 수가 없다. 지

난 제55대 총학생회에서 외부업체 관리

및 선정 체계에 대해 지적했던 이은호 전

부총학생회장(서어서문학과·09)은 서울

대가 자산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학생 복지의 문제이

며, 학생들이 감시하고 같이 결정하는 것

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사후 관리 없

이) 외부업체가 우후죽순 들어오게 된다

면 물가상승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화여대의 경우

신축 공간에 대한 무분별한 외부업체 입

점이 물가상승을 초래해 학생들의 부담

이 가중되기도 했다.

통일된 관리 체계 만들어야 할 때

본부에서 관리하지 못하고, 학내 구성

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외부업체

에 대한 우려와 선정 방식 및 관리 체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학내의 요

구는 꾸준히 있었다. 지난 제49차 교개협

에서 학생 측은 신축건물 활용방안에 대

한 컨트롤타워를 요구했으며 지난해 출

마했던 총학선거의 한 선본도 학생공간

및 외부업체 컨트롤타워 설치를 공약으

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제49차 교개

협 당시 본부는 외부업체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학생소통팀을 통해서 전달하라고

답변했을 뿐 컨트롤타워나 관리기준 마

련을 위한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았다.

기존 외부업체의 관리는 통일된 기준

없이 주체 기관과 상황에 맞춰 변화해왔

다. 물론 상황이 달라 함부로 모든 업체

에 대한 획일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

다.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고 해서 선정과

정에서의 협의 또는 사후 관리 없이 각각

의 기관이 자의적으로 선정·관리하는 것

은 캠퍼스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경우 모든

외부업체가 입점할 때마다 입점업체 선

정을 위한 위원회가 열려 학생, 본부, 업

체 삼자 간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

국과학기술원 제승우 학부총학생회장(산

업디자인학과·11)은 “입점 업체에 대해

학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학습에 방해

되지 않는지, 학생들이 원하는 업체가 입

점하는지 토론한다”며 “위원회도 학생들

위주로 돌아가고 있으며 합리적인 결과

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캠퍼스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건

물에 입주하는 업체 하나하나는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또 최근 가시화되기 시

작한 시흥캠퍼스, 평창캠퍼스 등의 캠퍼

스 확장에 따라 서울대의 외부업체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앞

으로도 늘어날 외부업체를 체계적으로 관

리하는 것은 외부업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제는 업

체 선정의 기준과 관리에 대한 통일된 기

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상 기자 [email protected]

당신도 모르게 선정된 외부업체, 이제는 알아야 할 때관악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밖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학

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학내 구성

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 카페 등은 온

종일 학생들로 인해 분주하다. 그러나 이

들 업체의 주된 소비자가 학생임에도 불

구하고 업체 선정 시 학생들의 의견을 반

영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게다가 본부는

서울대에 입점한 외부업체의 선정과 관

리에 대해 거의 보고받지 못하고 있으며,

개입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에 『대학

신문』은 외부업체의 선정 및 관리 과정

에서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

향을 짚어본다.

삽화

: 이예

슬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