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포맷의 미국 진출 미국판 ‘슈돌’ 올 11월 디스커버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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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신문과 방송 2016. 11 전제연 KBS TV제작 투자담당 그룹 팀장 한국형 포맷의 미국 진출 미국판 ‘슈돌’ 올 11월 디스커버리서 방송 언론현장 2016년 7월 14일, 뉴욕의 한 제작사 스튜디오. 미국 PD 6명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의 손에는 KBS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포맷 바이블이 들려 있었다. 한국에서 온 낯선 사람들(강봉규 PD와 필자)을 환영하는 것도 잠시, 6시간에 걸친 우호적이고 열정적인 바이블 리딩과 프로그램 토론이 시작됐다. 실제 제작에 들어가 방송까지 이루어져야 마무리되는 포맷 비즈니스의 속성상 2014년 5월 옵션 계약이 체결되고, 2015년 12월 라이선스 계약 후에도 남아 있던 의구심이, ‘우리 KBS의 프로그램이 미국 제작사의 손으로 제작되어 방송되는구나’ 하는 실감과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는 베스트셀러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출판으로 유명하며, 미국 CBS 토요일 아침 프로그램에 ‘히든 히어로스’ 등을 제작, 배급하는 제작사 CSSPR (Chicken Soup for the Soul Production)과 2015년 12월 포맷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CSSPR은 협력 제작사인 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Critical Density Media), 디비골드라인(DBGoldline)과 함께 2016년 7월부터 제작에 들어갔으며 시즌1이 8편 제작된다.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 회사인 디스커버리 (Discovery)의 ‘라이프’ 채널을 통해 2016년 11월 1일 오후 7시 첫 방송할 예정이며, 디스커버리의 자사 처음부터 나쁜 아빠는 없다. 노력하는 아빠와 노력하지 않는 아빠만 있을 뿐! 일만 하던 아빠들의 제자리 찾기 프로젝트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엄마가 없는 48시간 동안의 눈물겨운 육아 도전기이다. <사진 출처-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홈페이지 캡처> 11월 1일 미국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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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한국형 포맷의 미국 진출 미국판 ‘슈돌’ 올 11월 디스커버리서 방송116.125.124.10/kpf/no551/pdf/08.pdf · cj의 ‘꽃보다 할배’ 미국판이 nbc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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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6. 11

전제연 / KBS TV제작 투자담당 그룹 팀장

한국형 포맷의 미국 진출

미국판 ‘슈돌’ 올 11월 디스커버리서 방송

언론현장

2016년 7월 14일, 뉴욕의 한 제작사 스튜디오.

미국 PD 6명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의 손에는

KBS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포맷 바이블이 들려 있었다. 한국에서 온 낯선

사람들(강봉규 PD와 필자)을 환영하는 것도 잠시,

6시간에 걸친 우호적이고 열정적인 바이블 리딩과

프로그램 토론이 시작됐다. 실제 제작에 들어가

방송까지 이루어져야 마무리되는 포맷 비즈니스의

속성상 2014년 5월 옵션 계약이 체결되고, 2015년

12월 라이선스 계약 후에도 남아 있던 의구심이,

‘우리 KBS의 프로그램이 미국 제작사의 손으로

제작되어 방송되는구나’ 하는 실감과 기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는 베스트셀러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출판으로 유명하며, 미국 CBS 토요일 아침 프로그램에

‘히든 히어로스’ 등을 제작, 배급하는 제작사 CSSPR

(Chicken Soup for the Soul Production)과 2015년

12월 포맷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CSSPR은 협력

제작사인 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Critical Density

Media), 디비골드라인(DBGoldline)과 함께

2016년 7월부터 제작에 들어갔으며 시즌1이 8편

제작된다.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 회사인 디스커버리

(Discovery)의 ‘라이프’ 채널을 통해 2016년 11월 1일

오후 7시 첫 방송할 예정이며, 디스커버리의 자사

처음부터 나쁜 아빠는 없다. 노력하는

아빠와 노력하지 않는 아빠만 있을 뿐!

일만 하던 아빠들의 제자리 찾기

프로젝트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엄마가

없는 48시간 동안의 눈물겨운 육아

도전기이다.

<사진 출처-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홈페이지 캡처>

11월 1일 미국 첫 방송

Page 2: 한국형 포맷의 미국 진출 미국판 ‘슈돌’ 올 11월 디스커버리서 방송116.125.124.10/kpf/no551/pdf/08.pdf · cj의 ‘꽃보다 할배’ 미국판이 nbc에서

포맷 비즈니스 워크 플로

채널인 ‘TLC(The Learning Channel)’와 ‘Family’

에서도 방송된다. 참고로 라이프는 4,700만, 패밀리는

6,500만, TLC는 9,500만의 미국 가구 커버리지를

갖고 있는 지상파 못지않은 채널이다.

미국판 ‘슈돌’의 제목은 필자가 7월 미국을 방문할

때만 해도 ‘브레이킹 대드(Breaking Dad)’였는데

‘프로젝트 대드(Project Dad)’로 변경되어 확정됐다.

최근 전화로 확인해 보니 유사 이름의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와 혼동될 수 있어

변경했으며, ‘프로젝트 대드’는 프로그램을 통한

아버지와 아이들의 관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2014년 3월부터 KBS콘텐츠사업부에서

포맷 판매 업무를 담당했다. KBS콘텐츠사업부는

드라마, 예능 등 KBS 프로그램의 국내외 유통 등

콘텐츠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부서다. 유통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위해 실제 해외 판매 등 실무는

KBS 계열사인 KBS미디어를 통해서 한다. KBS의

포맷 사업은 바이블 제작, 제작 컨설팅 등 제작과의

협업이 중요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본사의 콘텐츠

사업부에서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KBS미디어가 진행하기도 한다. 드라마의 경우 KBS

미디어글로벌사업부에서 진행한다.

콘텐츠사업부에서는 포맷 사업 담당자를 정해

진행하며, 포맷 전담팀이 있는 CJ와는 차이가 있다.

필자도 발령받아 오면서 포맷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2014년 당시는 중국과의 포맷

사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KBS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중국에 포맷 수출되어 큰 성과를 냈다.

2014년 당시 미국의 포맷 수출은 ‘불후의 명곡’이

옵션 계약까지 진행 중이었고 최종 라이선스

계약에는 실패했다.

‘슈돌’ 포맷의 미국 판매는

2014년 5월에 시작됐다. 당시

미국 제작사인 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의 대표가

한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KBS 포맷 담당자인 필자의

연락처를 알게 되어 이메일로 구매 의사를 밝혀왔다.

사실 포맷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필자에게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미국 제작사 대표의

이메일은 그다지 신뢰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 보통

미국이나 유럽의 포맷 판매는 해외 마켓인 MIPTV나

MIPCOM 등에서 엔데몰, 프리멘틀미디어 같은

글로벌 포맷 회사와 계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1단계(옵션 계약): 현지 제작사 또는

에이전트가 방송사에 포맷 프로그램을

제작 납품하기 위해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

• 2단계(라이선스 계약): 제작사가

해외 방송사의 편성권을 받아 제작에

들어갈 경우 KBS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게 됨.* 중국 포맷 판매의 경우 1단계 옵션 계약 없이 한

국 방송사와 중국 방송사 간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음. 미국이나 유럽 판매의 경

우 보통 옵션 계약과 라이선스 2단계 계약으로

진행하며, 라이선스 계약 단계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국내 해외

KBS현지제작사

현지방송사

➍포맷 로열티 지급

➊포맷 판매

➌제작비 지급

➋포맷 제작/납품

미국 진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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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6. 11

필자는 반신반의하며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제작사 대표가 KBS를 직접 방문해 ‘슈돌’의 미국

성공 가능성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에 신뢰를

가지게 됐다. 참고로 제작사인 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의 정은희 대표는 한국인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에 유학 가 뉴욕에서 제작사를 운영하고

있다. 당시 정 대표는 ‘슈돌’이 아버지와 어린 자식의

성장 이야기로 미국인의 마음을 자극하고 미국 사회

에서 절실히 필요하며, 미국 리얼리티 장르에서 아직

볼 수 없는 포맷이라고 했다. 특히 포맷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은, 탄탄한 제작으로 ‘가족’이라는

보편적 주제로 글로벌 마켓에서 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KBS 포맷 판매 담당자인 나보다

‘슈돌’에 대한 애정이 깊고 세일즈 포인트를 정확하게

지적하는 모습이 옵션 계약을 체결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시작은 확신에 차 있었지만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인내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처음

옵션 계약은 3개월이었다. 옵션 계약 기간의 관행도

있었고 제작사 정 대표는 확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옵션 계약만 4번을 연장해서 2015년

12월로 변경됐다. 2015년 초에는 다른 미국 메이저

제작사에서 옵션 계약 제안이 들어온 적이 있다.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와

계약을 연장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 대표의

열정을 따라가고 싶었다. 당시 부서 내에서 논쟁이

있었지만 담당자를 믿고 맡겨준 부장과 국장에게

감사하고 싶다.

2015년 9월 드디어 일이 터졌다. 정 대표로부터

미국 메이저 방송사의 편성 의향서를 받은 CSSPR과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는 이후 CSSPR과

공동 제작사로 참여하게 된다). 이후 두 달간의

계약 협상이 진행된다. 당시 CSSPR과 주고받은

메일만 30여 통이고 국제전화도 10번 넘게 했다.

옵션 계약서는 2쪽 정도로 간단했지만 라이선스

계약서는 5장이 넘는 분량으로 포맷 판매 가격뿐

아니라 다양한 부가수입, 방송 지역, 대금 지급 시기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처음 하는

계약이라 KBS 내부의 참고 사례도 많지 않았다.

필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으로 2014년 11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개최된 EMC포맷아카데미

(국제포맷아카데미) 포맷 계약 및 마케팅 과정을

수료한 적이 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또한 KBS가

수입한 포맷 계약서를 참고로 KBS 법무실의 자문을

받아 2015년 12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제 제작만 들어가면 됐다. 하지만 다시 마음 졸이는

일이 반복됐다. 제작사 CSSPR이 편성의향서를 받은

메이저 방송사 외에 다른 방송사와 제작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담당자로서는 하루빨리 미국

네트워크 방송사에 미국판 ‘슈돌’이 방송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제작사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드디어 2016년 4월 디스커버리에 편성이 확정됐다는

메일을 받았다. 디스커버리는 미국에서 지상파

네트워크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로서 전 세계 유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회사였다. 제작사는 미국판 ‘슈돌’의

글로벌 판매를 고려해 디스커버리와 계약했다고

한다. KBS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글로벌 유통 수입의 일부를 배분받기로 계약이

체결되어 있기도 했다. 그리고 2016년 8월 필자와

‘슈돌’의 연출인 강봉규 PD가 뉴욕의 제작사

스튜디오와 출연자 중 한 명이 거주하는 코네티컷

촬영장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앞서 설명했듯이 미국판 ‘슈돌’은 ‘프로젝트 대드’라는

이름으로 시즌1에 8편이 제작된다. 미국 제작 환경상

시즌1의 제작비 규모가 크지 않아 한국 시청자들이

알 만한 1급 스타는 없다. 시즌1이 성공해 시즌2에는

더 유명한 연예인들이 출연하기를 기대해 본다.

출연자는 세 가족이다. 인종은 백인, 이탈리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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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며 직업은 배우, 코미디언, VJ이다. 거주

지역은 코네티컷, 맨해튼, 브루클린이다. 100명이

넘는 후보자 중 제작진이 프로그램 경쟁력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한국과 다른

인종적,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재미있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봉규 PD가 시즌1이 성공해 시즌2가

제작되면 한국 출연자 중 한 팀을 뉴욕에 데려가

같이 촬영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고, 미국 제작자들도

미국 출연자들이 서울에서 한국 출연자들과 같이

촬영하는 것도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포맷 판매의 성공 요인은 일반적인

요인과 ‘슈돌’이 특히 성공하게

된 요인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겠다. 성공하는 프로그램 포맷은 우선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담아야 한다. 가족, 여행, 경쟁은

문화적 거리와 상관없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다. 둘째

프로그램의 타깃이 명확해야 한다. 포맷을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포맷 구입 비용과 제작 비용을 회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고주에게 설명할 수 있는

타깃이 필요하다. 셋째,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포맷을 만들어야 하며 포맷으로서 명확해야

한다. 이는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포맷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한때 ‘슈돌’에 엄마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도 포맷이 모호해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미국 제작진과 의견을 나누면서 똑같은

지적을 받았다.

이러한 일반적 이야기 말고 ‘슈돌’이 미국에서 제작

및 방송까지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첫째, 미국 제작사 크리티컬 덴서티 미디어 정은희

대표의 ‘슈돌’에 대한 애정이다. 보통, 미국과 유럽에

포맷을 판매할 경우 메이저 포맷 회사들과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유수 방송사들과 네트워킹이

수월하고 포맷 세일즈 전문성도 우수한 장점이 있다.

2016년 8월 필자와 ‘슈돌’의 연출인 강봉규

PD가 뉴욕의 제작사 스튜디오와 출연자

중 한 명이 거주하는 코네티컷 촬영장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포맷 판매의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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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6. 11

하지만 우리가 판매하는 프로그램이 그들에게는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애착이 덜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슈돌’이 정은희

대표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둘째, 프로그램과 제작사, 방송사 간의 궁합이다.

‘슈돌’은 가족 예능으로서의 매력이 크다. 이번 미국

출장 중 미국판 제작사인 CSSPR 본사를 방문해

회사 CEO와 다양한 프로그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CSSPR은 미국과 전 세계에 걸쳐 자기계발서로 큰

성공을 거둔 출판사인데, 제작사로서 향후 휴머니즘

지향의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할 것이라고 한다.

‘슈돌’이 그 회사의 지향점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또한 방송사인 디스커버리에는 교육과 육아, 가족을

지향하는 채널이 많다.

‘슈돌’의 미국 판매 후 미국과 중국 포맷 판매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크게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계약 주체의 경우 중국에서는

방송사와 직접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고 미국에서는

현지 제작사 또는 판매 에이전트의 중간 매개를

거친다. 제작에도 차이가 있다. 중국은 한국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연출한 PD가 일명 ‘플라잉 PD’로

중국 현지에 나가 프로그램 기획, 제작, 편집 과정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은 현지 제작진이

한국에서 보내준 제작 ‘바이블’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디스커버리는 미국에서

지상파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로서 전 세계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회사였다.

제작사는 ‘슈돌’의 글로벌 판매를 고려해

디스커버리와 계약했다고 한다.

KBS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제작한다. 하지만 향후 미국 포맷 판매의 경우도

대가를 받고 플라잉 PD를 파견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이 방송 선진국이라 바이블만

있으면 제작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프로그램의 성공과 조기 안착을 위한 플라잉 PD의

역할은 미국에서도 똑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슈돌’의 경우 현지 제작진이 KBS가 보내는 바이블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현장을 방문한 강봉규

PD에게 여러 시간에 걸쳐 궁금한 점을 질문하며

토론하기도 했다. 현지 제작진이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고, 바이블에 나타나지 않는 문화적인

차이들을 토론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며 매우

고마워했다.

최근 KBS 등 한국

방송사들의 프로그램과

포맷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KBS월드 등을 통해

한국 프로그램이 전 세계에 오랜 시간 노출됐고,

K팝과 K드라마의 저변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슈돌’의 미국 포맷 수출도 프로그램 자체의 경쟁력과

함께 그동안 축적된 한국 프로그램의 친숙도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2016년은 한국 방송사의 포맷 수출에 획기적인 해다.

CJ의 ‘꽃보다 할배’ 미국판이 NBC에서 방송되어 높은

시청률을 보여주었고, KBS도 11월 ‘슈돌’의 방송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슈돌’마저 미국 방송에서

큰 성과를 내면 앞으로 미국에서 한국 프로그램

포맷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슈돌’ 미국 제작사인

CSSPR도 3년 내지 5년에 걸쳐 여러 편의 KBS 예능

포맷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KBS와 CJ의 경험과 네트워크, 그리고 현지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 방송사들의 지속적인 포맷 수출과 성공을

기대해 본다.

지속적인 포맷 수출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