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부터 ai까지, 빠르게 진화하는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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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신문과 방송 2016. 11 김수정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강사 2016년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VR부터 AI까지, 빠르게 진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미디어포럼 한국언론학회는 10월 15일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2016년 가을철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봄철 학술대회와 연계선상에서 논의를 이어갔다.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가 언론학 영역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는 현상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연구 주제를 확대하는 성격의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언론학 연구와 이에 따른 교육의 진화 방향을 논의하는 기획으로 구성됐다. ‘한국 언론학 연구 및 교육의 진화(Evolution of 이번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제43대 회장에 취임한 문철수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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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VR부터 AI까지, 빠르게 진화하는 미디어 생태계116.125.124.10/kpf/no551/pdf/14.pdf하는 가상현실(VR),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주제로 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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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6. 11

김수정 /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강사

2016년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VR부터 AI까지, 빠르게 진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미디어포럼

한국언론학회는 10월 15일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2016년 가을철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봄철 학술대회와 연계선상에서

논의를 이어갔다.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가

언론학 영역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는 현상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연구 주제를 확대하는

성격의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언론학 연구와 이에 따른

교육의 진화 방향을 논의하는 기획으로 구성됐다.

‘한국 언론학 연구 및 교육의 진화(Evolution of

이번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 제43대 회장에 취임한 문철수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Page 2: VR부터 AI까지, 빠르게 진화하는 미디어 생태계116.125.124.10/kpf/no551/pdf/14.pdf하는 가상현실(VR),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주제로 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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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 Research & Education in Korea)’를

주제로 열린 이번 가을철 학술대회는 빠르게 변화

하는 가상현실(VR),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주제로 한 연구 내용이 발표되며 뜨거운 토론의 장을

이루었다.

한국언론학회는 언론학

영역의 확장을 논의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경계에서 미디어 읽기’ 기획 세션을 통해

뇌과학, 진화, 복잡계 등의 주제를 다루며 이번

가을철 학술대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에 부응하는 학술대회로 남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더불어 가을철 학술대회 조직위는 미디어의

중심이 인터넷과 모바일로 옮겨 가면서 사회와

일상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디어 관련 교육에서도 도전과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언론학 연구의 진화를

위한 기획 세션으로 가상현실과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다. 실제로 2016년 전 세계는 ‘포켓몬 고’의

열풍으로 뜨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으로 가상의 캐릭터가

현실 속에 재매개되어 3차원적으로 재현되는

게임이다. 가상현실을 응용한 미디어는 게임, 영화,

현실 속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미디어 생태계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마련된 기획 세션 ‘가상현실과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는 언론학 연구 분야 중에서

현재에서 앞서 나갈 미래의 미디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이 기획 세션에서는 정동훈(광운대)이

‘가상현실, 사용자 중심주의 이론과 적용’을 발표했고,

송하연(가천대)이 ‘VR,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으로는 가상현실에서 진일보해

증강현실과 관련된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반응으로

앞으로는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기획 세션 외에도 송요셉(콘텐츠진흥원)은 ‘차세대

게임 콘텐츠 관련 전문가 인식과 시사점: VR 게임을

중심으로’를 통해 VR이 차세대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디바이스가 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착용이 불편하다는 점, 멀미나 어지러움이 유발되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일부 하드코어

게이머들로 수요가 한정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VR만의 차별적인 특성과 소구점

가상현실과

커뮤니케이션의 미래

‘연구 논문 기획과 출판의 방법들’이라는 주제의 강연 세션에서는 국내외 주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연구자들이

언론학 연구의 원칙과 노하우를 발표하며 공유했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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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2016. 11

기획 세션 ‘가상현실과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는

언론학 연구 분야 중에서 현재에서 앞서 나갈

미래의 미디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이 세션에서는 정동훈이 ‘가상현실,

사용자 중심주의 이론과 적용’을 발표했고,

송하연이 ‘VR,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발표했다.

발견, 디바이스 가격 하락과 착용 시의 불편함 개선,

디바이스와 콘텐츠 개발 활성화 등을 통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가상현실과 커뮤니케이션 외에도 언론학 연구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기획 세션도

선보였다. ‘저널리즘의 진화-인간 vs 인공지능’

세션에서는 데이터 저널리즘과 로봇 저널리즘의

개념과 현황을 소개하고 저널리즘의 진화에 대한

논의를 통해 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의 과제를

살펴보았다. 이 세션에서 홍주현(국민대)은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 교육의 변화 방향 모색: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새로운 저널리즘 방법론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CAR(Computer

Assisted Reporting, 컴퓨터 활용 취재보도)을

통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한 후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도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쏟아지는

데이터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찾아내기 때문에

탐사보도 저널리즘과 연계되어 새로운 저널리즘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세션에서

백재현(아시아경제)은 ‘로봇 저널리즘 사용화 및

현황’을 발표하며 로봇 기자와 로봇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동으로 작성되는 기사는 인터넷상의 각종

데이터를 수집, 정리한 후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분류하고 의미를 해석한다. 데이터 저널리즘과

로봇 저널리즘은 이미 미국이나 영국 언론사에서

실행 중이지만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 새로운 분야인 만큼 이에 대한 토론

역시 열띠게 진행됐다.

또 다른 기획 세션인 ‘빅카인즈 및 빅데이터 방법론’

세션에서는 손영준(국민대)이 ‘뉴스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발표했다. 이 세션에서는 뉴스 빅데이터의

개념 및 분석 방법을 논의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신문기사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빅카인즈와 연구

목적을 위한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이번 학회에서는 특별

세션들이 준비됐다.

‘연구 논문 기획과

출판의 방법들’이라는 주제의 강연 세션에서는

국내외 주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연구자들이 언론학 연구의 원칙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손동영(한양대)은 ‘경계 넘어서기: 학제적

(Interdisciplinary) 연구 기획 방법과 전망’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학의 학문적 특성과 커뮤니케이션학

본연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학은

‘학문의 십자로’로 지칭되며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과 같은 여타 인접 사회과학과 달리 학문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특징”을 가진다고 밝히며

이에 따라 “영역과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태생적으로 학제적 성격을 숙명적으로 갖게 된다”고

했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에 기반을 둔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인문-사회과학과

물리학, 생물학, 수학과 같은 자연과학과의 경계마저

허물어져 가는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학제적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회와 함정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의미 있는 세션이 됐다. 이와 더불어 김정현

(서강대)은 ‘연구와 논문 쓰기: 도착점이 보이지

않는 불안을 견디며 달리는 마라톤’을 발표하며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경계에서 미디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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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논문을 구체화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또한

정성은(성균관대)은 ‘기존 연구의 비판적 읽기를

통한 연구 아이디어 생성’이라는 주제로 연구 논문

작성을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 세션은 특히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으로 하는 석사, 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는 세션으로 연구 논문

작성의 기초를 알려 주는 자리가 됐다.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경계에서 미디어 읽기’ 세션

에서는 기존에 커뮤니케이션학에서 논의되지 않은

분야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어졌다. 이 세션에서는

기존의 연구가 도외시한 개념과 현상에 주목하거나

커뮤니케이션학의 경계를 확장하고 역동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발표된 논문들은

학제 간 연구가 가능한 새로운 소재의 연구였다.

이 세션의 발표는 손동영(한양대) ‘커뮤니케이션과

창발(Emergence): 집합적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

이재신(중앙대) ‘커뮤니케이션 뇌과학’, 김병선(계명대)

‘진화론과 미디어’, 정준희(중앙대) ‘교호 체계로서의

사회, 사회적 체계 작동으로서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구성됐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마저 넘어선

커뮤니케이션학의 새로운 확장이 이루어진 세션

이었다.

42대 한국언론학회는 23개

연구회 분과로 운영된다. 이번

가을철 학술대회에서도 각

연구회 분과는 자신의 연구 분과에 맞는 세션을

구성해 언론학 본연의 연구 주제를 논의했다. 특히

정치 커뮤니케이션 분과에서는 정치 현안과 관련된

주제의 논의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뜨거운 정치적 쟁점이었던 ‘국정원 사건’에

대해 윤호영(위스콘신대)은 ‘인터넷 댓글 달기, 제3의

정부 개입 방법론: 기술과 인력 기반 유형론의 국정원

사례 적용’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인터넷상에서 댓글

달기와 같은 정부의 인터넷 트롤링(관심 유발, 화나게

하기 등의 인터넷 하위문화)이 인터넷 검열·삭제와

사이버 감시에 이은 정부의 제3의 개입 방법임을

이론화하는 연구다. 그는 기존의 연구에서 인터넷

트롤링을 개인의 심리적인 일탈이나 문화현상으로

보던 것에서 벗어나 “인터넷 트롤링이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의 조직적이면서 적극적이고 목적적인

행동으로 이론을 확장시키는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가 가진 기술력과 인력상

검열의 기술력이 떨어지거나 허용되지 않는 국가

에서 소규모의 인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효과

적인 방법”임을 주장했다. 박현진(광운대), 정일권

(광운대)은 ‘선거 여론조사 방송 보도 개선을 위한

탐색적 연구: 지지율 위주 뉴스와 맥락적 정보 제공

뉴스의 수용자 반응 비교’를 통해 20대 총선에서

맥락적 정보를 제공한 뉴스를 본 사람들이 정치정보

효능감, 정치 관여도, 정치 대화 의도, 투표 의도,

정치 참여 의도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선거 방송에서는 지지율

위주의 방송을 지양하고 맥락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로 보도 내용이 개선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봄철 정기 학술대회에 비해서 많은 연구회가 참여

하지는 않았으나 연구회에서 발표하는 연구 내용은

언론학 본연의 연구 주제로서 학술대회가 지향해야

할 지점임을 보여주었다.

언론학 본연의

연구회 활동

이번 가을철 학술대회에서 각 연구회 분과는 자신의 연구 분과에 맞는

세션을 구성해 언론학 본연의 연구 주제를 중심으로 논의했다.

<사진 출처-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