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강 소식지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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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예수원 삼수령 소식지 Vol.3 2011. 10 www.threeseas.co.kr 4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 [최요한] 9 5기 노동학교 스케치 12 노동학교 후기 52. 코이노니아 - 송아지꿈 이야기 44 생명의강 학교 [235-600]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 산 62번지 Tel. 033)553-3395 Fax.033)553-1405 E-Mail. [email protected] 삼수령 소식지 제 3호 발행 : 예수원 삼수령 벤 토레이 편집 : 최요한, 박에스더 일러스트 : 조은수 12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새 왕들을 세우실 것이다 [장슬기] 18 구름산책 [강민주] 22 노동학교, 하나님을 마음으로 알게 된 시간 [이상윤] 26 눈부신 [정가현] 29 내게 가장 필요했던 시간, 필요했던 사람들.. [민찬양] 32 회복 [소원] 35 도전 [장호피] 39 주여, 내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신지원] 41 리모컨 대신 삽을, 핸드폰 대신 톱을 [문성호]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백성의 길을 예비하라 대로를 수축하고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를 들라 이사야 62장 10절- 45 생명의강 학교에서 함께한 여름 [장모나] 48 생명의강 학교의 학부모가 되어 [고영규] 50 나를 푸른초장으로 인도하시며 [고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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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생명의 강 예수원 삼수령 소식지 Vol.3 2011. 10

순 서

www.threeseas.co.kr

4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 [최요한]

9 5기 노동학교 스케치

12 노동학교 후기

52. 코이노니아 - 송아지꿈 이야기

44 생명의강 학교

[235-600] 강원도 태백시 적각동 산 62번지

Tel. 033)553-3395

Fax.033)553-1405

E-Mail. [email protected]

삼수령 소식지 제 3호

발행 : 예수원 삼수령

벤 토레이

편집 : 최요한, 박에스더

일러스트 : 조은수

12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새 왕들을 세우실 것이다 [장슬기] 18 구름산책 [강민주] 22 노동학교, 하나님을 마음으로 알게 된 시간 [이상윤]

26 눈부신 [정가현] 29 내게 가장 필요했던 시간, 필요했던 사람들.. [민찬양]

32 회복 [소원] 35 도전 [장호피] 39 주여, 내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신지원]

41 리모컨 대신 삽을, 핸드폰 대신 톱을 [문성호]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백성의 길을 예비하라 대로를 수축하고 돌을 제하라

만민을 위하여 기를 들라 –이사야 62장 10절-

45 생명의강 학교에서 함께한 여름 [장모나]

48 생명의강 학교의 학부모가 되어 [고영규] 50 나를 푸른초장으로 인도하시며 [고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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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노동학교는 “주여,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라는 주제로 1차는 (8/1~5일)

생명의강 학교, 샘물 학교, 홈스쿨링 하는 학생들이 참석했습니다. 2차는 (8/5~6일) 가

족 캠프로 생명의강 학교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참석했고, 3차는 (8/8~12일) 서산에

있는 꿈의학교의 고2학년 학생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노동이 기도”가 되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땀을 흘렸고, “침묵기도”를 배우

기 위해 깊은 숲 속에서 벌레들과 씨름하기도 했으며, 요셉 선생님으로부터 북한의 현실

을 들으며 남과 북의 일치를 위해 찬양으로 몸으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학교를 준비할 때는 장마, 1차 때는 태풍, 그 외에도 기한을 정하지 않고 내리는 비로 인해

더 많은 지혜와 인내가 필요한 학교이기도 했습니다. 비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틀쯤 실내에서만 활동을 하니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 같은 학생들은 비를 맞

아도 좋으니 제발 밖으로 나가 일하고 싶다고 하소연이었습니다.

포항 한동대 법률대학원 교수로 계시는 ‘에디’ 선생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천막에서 생활

하시며 학교를 도우셨고, 생각지도 못한 천사들이 나타나서 주방을 섬겨주셔서 다섯 번째

노동학교를 은혜 안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

최요한 [예수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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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을 흐르게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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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학교는 2006년에 시작하여 2010년을 제외하고 매년 삼수령 목장에서 열리고 있습

니다. 돌아가신 대천덕 신부님께서 설계만 마치시고 유업으로 물려주신 삼수령 센터를 건

립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일은 건물이 생

기면 시작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하는 일이라는 강한 마음이 일어났

습니다.

예수원의 역사는 1965년 군용 천막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동학교 역시 2006년 여름, 목장에서 텐트를 세우고 시작했습니다. 군용천막에서 현대

식 텐트로 바뀌었지만, 시작은 비슷합니다.

오전과 오후는 축사를 치우고, 풀을 나르고, 목장에서 필요한 초지 개간을 위해 작은 나무

를 베는 일을 합니다. 노동을 통해 몸으로 기도를 드리는 것이지요. 저녁에는 남과 북이

하나 되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방법을 찾

습니다. 강의와 예배를 통해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 입니다. 이것이 노동학교 입니다.

노동학교에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더불어 함께’하는 공동체 훈련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지금 청소년들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분명 ‘통일세대’ 입니다. 그들은 하나 된 나라에서

자기 또래 북한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 할 세대입니다. 이것은 원하든 원치 않든 그들이 선

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함께 사는 어려움과 마찰이 줄어들 뿐

이지요! 60년이 넘게 단절된 세대가 함께 살기 위해서는 함께 살기 위한 훈련이 필요합니

다. 긴 시간을 내다볼 필요 없이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훈련이 필

요합니다.

처음 ‘노동학교’를 열고 몇 년 동안 이름 때문에 어려운 말들을 들었습니다.

북한 같다느니! 촌스럽다느니! 여하튼 영어가 들어간 세련된 이름으로 바꾸어야 사람들이

호응할 것이라는 걱정이 담긴 말씀들이었습니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

이 말은 예수원이 세워지면서 받아들인 ‘수도원 정신’ 입니다. 그리고 창세기 1장과 2장

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어떻게 노동하셨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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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흙으로 사람을 빚으시고, 아담의 코에 생

기를 불어넣으시며 창조를 완성하셨습니다.

첫 사람 아담에게 내려진 첫 명령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명령을 받은 아담은 동물의 이름을 지어주는 정신노동과 에덴동산을 관리하는 육체노동

으로 순종했습니다.

하나님의 첫 명령은 “시간을 정해서 예배 드리고 기도하라!” 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노동으로 관리하는 것이 명령이요! 하나님과 교제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말씀에서 ‘창조’는 ‘노동’과 같은 말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노동’ 안에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체를 이루시는지 창세기 1, 2장을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실제 노동학교에서는 탈북한 북한 이탈 학생들을 초청해서 며칠을 함께 생활하는데, 북한

학생들과 남한 학생들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옥수수밭에서 김을 매고, 나무를 베는 현장

에서 일치를 이루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남한에 와서 긴장과 눌림 속에서 살던 북한학생들이 호미로 김매기를 하고, 톱으로 나무

를 벨 때는 날아다닙니다. 생전 처음 호미를 잡고 옥수수밭에서 쪼그려 앉아 움직이지도

않는 남한 아이들, 톱이 나무에 끼여 꼼짝을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며 서서히 마음의 문

을 엽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북한을 넘어 남한으로 오던 가시밭길이 어

떠했는지를 새 참을 먹으면서, 모닥불 사이에서 이야기 하기 시작합니다.

땀 흘리는 노동 안에는 회복과 일치를 이루는 힘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이 요한복음 13장 34, 35절, 그리고 15장 12절에 기

록되어 있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

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 13장

34, 35절)

“내 계명은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니라” (요

15장 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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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은 내 마음이 움직여야만 사랑하는 ‘필레오’가 아니라, 객관적

인 조건 없는 ‘아가페’의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반드시 너를 위한 나의 땀 흘림과 손해 봄

과 어려움을 담보로 하고 있습니다.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한 나의 희생이 따

라야 합니다. 어쩌다 한 번도 중요하지만, 인내가 담긴 긴 호흡이 있는 희생 담긴 사랑입

니다.

이것은 머리로 배워지지 않습니다. 몸으로 배워야 하며, 마음으로 배워야 합니다. 이 사랑

을 가진 자만이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으며, 오랜 시간 나뉘어졌던 형제를 섬길 수 있습

니다. 이 사랑만이 남과 북이 하나 된 새로운 나라를 세워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북한이 개방되는 때, 하나님의 시간을 위해서 지금 준비해야 합니다.

노동학교는 그 준비를 위한 작은 섬김입니다. 더 많이 섬겨서 생명의 강을 풍성하게 흘려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섬길 수 있는 일꾼을 보내주시고, 넉넉한 숙소가 마련되어 오고자 하시는 분들을 모두 초

대할 수 있도록 센터 건립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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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 노동학교 스케치

아무도 없는 이 산속에서 세 시간 동안 하나님과만 교제하라고요? !

회중이 많은 교회에서 30분, 잠자기 전 침대에서

10분 기도하는 것쯤은 자신 있지만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홀로 하는 침묵기도라니… . 처음 이 이

야기를 들은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고 두렵

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이 시간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해주실까?’ 를 기대하니 설레기도 했

습니다. 벌레와 사투를 벌이기도 했고, 성경책을

펴놓고는 한 장 읽고 꾸벅꾸벅 졸기도 했습니다.

주위의 고요함 속에서도 나의 내면의 소리만은

얼마나 시끄러운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작 그

시간에는 잘 몰랐는데 침묵기도 후 서로 나누는

시간을 통해 주님이 그 시간 동안 나와 함께 하

시며, 말씀하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님은

잠자고, 벌레를 쫓고,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차 있

는 분주한 나에게 찾아오셔서 말씀하고 계셨습

니다. 내가 얼마나 내 힘으로 많은 것을 하려고

했는지, 주님의 음성을 듣는 것 조차도 나의 노

력과 나의 힘으로 하려고 했던 내게 주님은 잠잠히 그냥 내 곁에 머물라고 말씀하십니다.

첫 번째 도전, 나와 하나님!

기도가 노동이 되고,

노동이 기도가 되는 세 가지의 도전

노동학교는 4박 5일 동안 우리에게 계속 도전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기도에 대해서, 통일에 대해서, 노동에 대해서

이것들이 서로 어떤 연관이 있으며, 또한 우리와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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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8: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노동은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는 사랑이다!

노동을 합니다. 머리 위로는 따가운 햇볕이 내

리쬐고, 땀이 비 오듯 쏟아 집니다. 소 똥 냄새

도 너무 고약합니다. “도대체 나무를 몇 개를

베어야 끝나는 거지?” 팔이 아파 옵니다. “내

가 여기서 지금 뭐 하는 거지?” 하는 순간 이것

이 나의 필요가 아님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었나 봅니다. 그러자 마음에 기쁨이 생깁

니다. 고된 노동이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주

는 사랑임이 이해됐기 때문입니다. 행함과 진

실함으로 하는 사랑, 이것이 노동임을 깨닫

습니다. 주방에서 식사 준비하는 손길이 얼

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는 1인분만 준비하면 되지만

다른 사람의 필요를 위해서 49인분을 더 준

비해야 하기 때문이죠. 노동을 통해 흘리는

땀의 농도가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진정한 하나 됨은 서로 다름이 모여서 이루

어지는 것!

90도를 세워져 있는, 잡을 수 있는 틈 하나

없는 저 높고 매끈한 나무판을 아무런 도구도

없이 올라가라고요?

우리가 이 도전활동을 하면서 배운 것은 바로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함께라면 가능합니

다.’ 였습니다. 우리는 이 도전활동을 마치고

두 번째 도전, 나와 너!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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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통일 세대

노동학교 지원서에 “북한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입니까? 현재 통일을 바라보며 준비하고 있

는 부분이 있습니까? “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질문을 통해 북한에 대해서 내가 얼마나 알고 있

고, 준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북한은 내

게 가깝고도 먼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과연 통일

이후 나는 저들과 함께 나의 삶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을까? 자신 없어집니다. 공동체 게임과 도전활동

을 통해 서로의 다름이 하나 됨을 가능케 함을 배웠

다면, 또한 강의를 통해 북한이 우리와 다르지 않

다는 것을 배웁니다. 다만, 그들은 북한에서 나는

남한에서 태어났을 뿐임을 말이지요. 38선이라는

분단의 벽보다 더 높은 것이 다름 아닌, 나의 마음

의 벽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통일은 나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게 먼저구나… . 그 순간 십자가가 보

입니다. 하나님과 나의 벽을 허물어 준 예수 그리

스도의 십자가 … 그리고 하나님이 내게 도전하십

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몫이

아니라 나의 몫이라고 말입니다. 내가 바로 통일

세대라고 말이지요.

세 번째 도전, 우리! 그리고 또 다른 세계!

하나 됨의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배웠습니다. 하나 되는 것은 서로 비슷한 생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때 가장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서로 다름이 모였을 때 가장 가능하

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나님이 왜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을 몸에 비유하셨는지를 비로소 몸과 마

음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힘이 센 아이, 덩치가 큰 아이, 덩치가 작은 아이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들이 모여서 이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한 아이가 도전활동 후 피드백을 통해서 이야

기합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이 아이가 해주고, 이 아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을 내가 이야

기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용납하고 인정하며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 갑니다.

생명의 강 11

Page 10: 생명의강 소식지 3호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새 왕들을 세우실 것이다.

15년 전부터 내게 영혼의 오두막이 되어준 예수원에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방문하는

것은 나의 오랜 소망 중 하나였다. 그러기에 북한 개방의 때를 준비하는 ‘노동캠프’의 4박

5일의 여정은 나에게 잊지 못할 뜻 깊은 캠프일 수밖에 없었다. 기대감으로 부모님들께

가정통신문을 보내었고, 11명의 8학년(중 2학생) 학생들이 신청하였다. 짧지만 긴 영혼

의 여정을 위해 우리는 태백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남북 통합시대를 바라며, 민족 기독교사로서의 뜻을 품다.

내게 예수원은 참 특별한 곳이었다. 꽤 오래 전부터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주님 앞에

단독자’로 서야 할 때면 마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묵상 가운데 몰입할 수 있는 예수원을

향하곤 했다. 특별히 잊지 못할 경험은 6년 전 즈음, ‘제 3기 북한학교’를 향한 주님의

sign이었다.

샘물풀뿌리 학생자치회 가정통신문 中에서

하나님의 은 혜가 학부 모 님의 가정에 충 만하기를 축 복 합니다!

8학년 풀 뿌 리 학생들 과 차세대 리더십 훈 련을 원하는 8학년 학생들 을 위해, 수 도 원

공 동 체인 예수 원(강원도 태백)에서 여름 방학 기간에 진행되는 예수 원 노 동 캠프 에

참여하고 자 합니다. 예수 원 노 동 캠프 에 본 교 가 초 청되어 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

니다. 참여하는 학생들 에게는 , 예수 원에서 노 동 과 기도 가운 데 영성과 섬김의 리더십

이 훈 련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 후략

장슬기 [샘물중학교 교사]

노동학교 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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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1: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북한을 향한 첫 마음은 연변선교여행을 통해

서였다. 1999년 동료였던 안산 동산고 선생

님들과 함께 떠난 연변선교여행은 내게 기독

교사를 넘어 민족 기독교사의 소명을 심어 주

었다. 특히, 중국에서 유기농과 한인 농민후

계자 양성으로 통일준비에 여생을 바치고 계

신 어른의 농장에 머물며, 그 분의 말씀을 통

해 더 넓은 지경을 보게 되었다. “통일이 멀지

않았습니다. 통일 한국을 통해 전 세계는 예

상치 못할 흐름 가운데 놓일 것입니다. 통일

한국의 운명은 십대들 곧 여러분의 제자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민족의 스

승으로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어떤 비전과 미래를 제시할 것입니까?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은 어떻습니까? 감각 세대라는 이름으로 상업화되어 버린 이기주의와 충동주의

에 눈이 가려져 이 나라의 미래에 너무도 무감각해져 있지 않습니까! 누가 그들의 눈을 가

린 비늘을 벗길 수 있습니까?”

그 말씀은 나에게 민족 기독교사로의 부르심에 합당한 꿈들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후에 통일교육원에 추천되어 선생님들을 위한 통일교육에 관한 강의를 하게 되었고, 많

은 교사들의 공감과 격려를 얻으며 통일교육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2005년 예수원의 북한학교를 경험하고 난 이후, ‘교육을 통한 남북통합’을 준비하기 위

해 2007년 북한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현재, 필자는 남북한 통합 시대를 대비한

대안적 학교(가칭 한민족학교)의 모델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남북 통합을 위해 준비되어 가는 아이들

그러기에 북한 개방의 때를 준비하는 ‘노동학교’에 참석한 ‘생명의강 학교’와 현재 사역지

로 근무 중인 ‘샘물 중학교’ 학생들의 만남은 내게 참 특별하였다.

첫날, 안개와 안개비가 가득한 신묘한 기운이 덮고 있는 삼수령 목장에서 아이들과 사진

을 찍고 일장 연설을 했다.

안산 동산고 선생님들과 함께한 연변 선교 여행.

안개가 덮치기 바로 직전 백두산 정상에서 천지를 바라보며...

생명의 강 13

Page 12: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너희가 놀러 왔느냐? 아니다. 노

동을 하러 왔다. 노동중에 기도하

고, 기도라는 거룩한 노동에 참여

하기 바란다. 고생하러 우리는 왔

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를 개

혁하는 시간으로 만들어라.”

아쉽게도, 안개비와 안개로 말미

암아 꼬박 이틀을 노동 없이 강의

와 공동체놀이 그리고 찬양과 예배의 시간으로 보내게 되었다. 한 팀으로 돌봐야 할 아이

들은(생명의강 학교 5명과 샘물 아이들 3명). 참 서로 말이 없고 그 서먹서먹함이 벽 앞에

서있는 것 같았다. 한 팀을 맡은 카운슬러로 염려와 걱정이 앞섰다. 같은 학교 아이들끼리

도 남녀가 서로 피하는 눈치이고, 게다가 타학교 학생들과는 전혀 교제를 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이를 어쩌나 남북통합을 준비하는 것보다 이 남남통합조차 어려우니…

결국, 이 벽을 깨뜨릴 답은 ‘아이들과 내가 먼저 친해지는 것’ 이라 생각했다. 예수님이 중

재자, 중보자 되셔서 주님 안에 한 지체되게 하신 것처럼, 누군가 하나 됨을 위한 ‘key

man’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날, 인상적이었던 것은 벤 토레이 목사님과 박요셉 형제님의 ‘북한인민들의 삶과 하

나님의 뜻에 관한 특강’ 이었다. 분명 새터민이자 카은슬러로 참여한 요셉 형제님의 뜨거

운 눈물이 아이들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졌을 것이다.

셋째 날, 전날 밤 스태프모임에서 날씨를 위해 심각하게 기도했다. 희한하게도 태백시의

날씨 중 삼수령 목장 주변만 지속적으로 안개와 안개비가 가득하였다. 심지어 예수원이

맑을 때조차 목장은 안개비 천국이었다. 이틀 간 노동을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

로도 안개비가 가득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노동학교의 진정한 의미를 아이들이 체득하지

못할 거 같아 염려스러웠다. 셋째 날 매우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아이들과 함께 군용텐

트 속에서 자는 것이 익숙해져서 처음에의 그 낯섦은 사라지고 이제 아이들 틈에 자는 것

이 익숙해진 것 같다. 이른 새벽에 텐트의 휘장 밖으로 나섰을 때 직감했다. 어제 우리의

기도에 신실하심으로 응답하시는 하나님을...언제였냐는 듯 안개는 걷히고 쾌청함이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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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메웠다. 체조를 마친 우리 팀에 주어진 노동 1호 특명은 ‘우분산=소똥산’을 치우는 것

이었다. 트럭을 타고 가는 재미도 잠시, 우리 팀 아이들은 소들 주위를 걸어가며 점점 표

정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축사 끝 쪽에 우리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우분산과 물이

고여 썩어 들어가고 있는 웅덩이들을 보는 순간 아이들의 인상은 찌그러졌다. 나는 생각

했다. ‘이놈들아 이제 도시때를 벗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해라.’

표정이 밝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한마디 짜증 없이 애써 똥을 나르고 있는 녀석들을 보며

기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노동 자체가 남북통합의 매우 중요한 방법론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동 가운데 서로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노동 가운데 생기는 동

질감과 협동의 기회들이 남한의 두 개 학교의 벽을 조금씩 무너뜨리듯 남북한 아이들이

통합되는 그 일에 중요한 소통의 도구가 되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4박 5일의 기간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시간은 예수원에 잠시 묵상하러 가서 ‘민

형제님’댁에서 교제를 한 것이었다. 버스기사로 도와주시고, 또 예수원 도서관에서 아이

들을 위해 특강해주신 것이 기회가 되어 댁에 초청을 받아 귀한 대접을 받았다. 민 형제님

을 통해서 받은 귀한 가르침은 ‘기적의 하나님을 기대하고, 지혜와 인내로 역경을 극복하

라’는 말씀이었다. 그 말씀은 예수원을 내려와서 일주일 안에 내가 사역하는 기독교학교

에 강력하게 역사하셨다. 그 깊은 이야기 다 말할 수 없지만, 수 주가 지난 지금도 그 말씀

대로 이루고 계시는 하나님을 교육현장에서 깊게 체험하고 있다.

그리고 특별한 예언적 말씀을 듣게 되었다. 4박 5일간 우리를 위해 찬양으로 함께 하였던

형제님을 통해 선포되었다. 첫날 찬양예배 가운데 이상을 보았다. ‘하나님과 그의 보좌와

천사’가 아이들 가운데 펼쳐짐을 본 것이다. 나도 온전한 예배를 체험했다.

어릴 적(중학교 3학년)에 성당에서 영성체(성찬식)를 하러 신부님 앞에 나아갈 때, 큰 십

자가와 예수님의 고난에 관한 찬미를 듣고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의 성체를 받으며

‘주님 제 안에 와주십시오. 저와 하나되어 주세요’라고 고백한 그 때로 시공간을 초월해

내 영혼이 다시 그 과거로 돌아갔다. 깨달았다. 그 어릴 적에 그 거듭남의 시각에 전적인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로 깨닫게 되었던 ‘십자가의 은혜’를 한번도 감사 드린 적이 없었

다는 것을… 그래서, 어린 마음으로 돌아가 온전한 감사의 고백을 손 높여 올려 드렸다.

이것이 주님께 드리는 향기로운 제물인가보다. 온전한 찬미의 제사~ 하나님이 그것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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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신 것이었다.

그리고 형제님을 통해 다니엘 말씀을 받았다. 2장 21절 ‘그는 때와 기한을 정하시며 왕들

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지식자에게 총명을 주시는도다’

물론 이 말씀은 이 바벨론 이후 메대와 바사제국, 그리스제국, 로마제국 그리고 그 이후

열강들의 미래를 예언하시는 세계사적 섭리에 관한 말씀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와 한국기

독학교에 관해 새로운 예언적 말씀으로 다가왔다. 한국기독교육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직감했다. 20C 후반에 교회의 섬김을 받아 세워진 미션스쿨들이 수없이 세워지고

운영되었다. 교회의 헌신과 재정지원으로 학교들이 세워질 수 있었으나, 현재까지 대부분

의 학교들이 신앙과 비전이 화석화 되어버리고, 이 시대를 넘어서 한국교육을 변화시키는

개혁적 교육운동의 동인이 되지 못하였다. 분명 입시중심의 교육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21세기의 새로운 기독학교운동이 펼쳐져야 함을 깊이 깨달았다. ‘기독교사들이 중

심이 된 남북통합시대를 준비하는 한민족다운 김치맛 나는 기독원안학교’를 세워야 할 때

이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기 위해,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한국 기독교와 기독교 학교를 어떻게

바꾸실지 기도하며 순종하며 나아가련다.

4박 5일의 시간 속에 아이들이 변하였다. 전혀 변할 것 같지 않던 서먹한 관계들이 헤어지

기 안타까운 친구관계로 바뀌었고, 비자발적으로 어쩔 수 없이 캠프에 참여하여 예배에

들어오지 못하고 캠프 주위를 방황하던 아이들 몇몇은 마지막 예배 때 통회의 고백 가운

데 눈물로 기도하며 주님 앞에 나아갔다. 하나님 앞에 깨어지니 아이들 상호간에 ‘생명의

강 학교와 샘물 학교’간에 관계의 벽도 무너진 것이다.

지금도 어린 이 아이들이 과연 북한 개방의 때에 남북통합을 준비하는 섬기는 소명의 일

꾼이 될 수 있을까? 되물어 본다. 인간적인 눈으로는 연약한 이 작은 아이들을 볼 때 불가

능해 보인다. 하지만, 노동캠프를 통해 아이들 마음 가운데 이미 하나님은 작은 씨를 뿌려

놓으셨다. 그 씨는 그들의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이 땅의 푸르고 푸른 하나님의 계절이

올 때, 그들은 분명 푸른 감람나무가 되어 있을 것이고, 의의 나무의 열매를 맺고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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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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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펼쳐지던 그 넓고 널따란 큰 광경. 아직도 내 기억 속에는 그 풍경들이 생생하다.

솔직히 지금 가만히 사진기를 들여다 보면 ‘정말 이때 이랬었던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

지만, 그만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풍경이었기 때문에 난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한

다. 먼저, 하늘에서 내리쬐며 마치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운 다이아

몬드처럼 빛을 발하는 뜨거운 태양과 내 머리 위에서가 아닌 내 두 눈앞에서 바로 펼쳐지

는 안개 바람과 같은 새하얀 물감의 구름과 저 멀리에서 안갯속으로 뒤덮여버린,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고 높게 솟아나 있는 푸른 산들이 있었다. 또, 내가

밟고 있는 발 앞으로 촘촘히 뻗어 있어 마치 십자수로 수를 노은 듯 정성스레 심어져 있는

풀들과, 꿀벌들과 함께 서로를 나누고선 채 가시지 않은 이슬로 날 반기는 꽃들까지도..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보았던 그림과 같은 풍경이었고 지금도 믿을 수 없는 풍경이다. 이렇

게 눈을 지그시 감고 지난 5일간을 생각해 보면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선 나도 몰래 쑥스러

워진다. 지금 난 제일 처음으로 집을 떠나 노동학교로 출발했던 첫째 날이 생각난다. 그때

를 생각해 본다면 가족들과 올해 들어 가장 긴 시간 동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많이 긴장

하고 또 많이 걱정하고 많이 불안해했었다. ‘괜히 가서 헛수고만 하다가 아파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내가 정말 노동학교에 가는 것이 맞는 일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버

스에서도 불안하고 걱정된 마음을 감추며 성남에서 태백으로 점점 노동학교에 가까워졌

던 것 같다. 태백은 그야말로 산소의 도시였다. 내 주위를 빙빙 돌아봐도 온 주위가 푸른

산맥들이었고 또 하늘 위를 쳐다보면 마치 솜사탕을 찢어놓은 듯한 구름이 내 머리 위로

펼쳐져 있었다. 좀 전에 걱정되고 긴장되고 또 불안해했던 마음은 어느샌가 태백이라는

산소의 도시 덕에 사라진 지 오래였다.

구름 산책

노동학교 후 기

강민주 [샘물 중학교 8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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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버스를 타고 해발 1200m인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가는 길은 내 눈에 아름답기보단

놀라웠고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할 정도로 새로웠다. 우린 이렇게 노동학교에 도착

했다.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에는 두 가지 길이 있었는데 한 길은 24인용 군용텐트로 이

어진 길이었고 또 한 길은 노동학교 강의장과 식당 그리고 목장으로 이어진 길이었다.

이렇게, 생명의강 학교 친구들과 또 홈 스쿨을 하는 외국인 친구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해서 첫째 날, 둘째 날 동안 추적한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그동안은 비가 내린

탓에 노동은 하지 못하고 북한개방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가만히 강의를 듣고 있으면 어

느샌가 조그만 창틈 사이로 안개가 아닌 구름이 들어와 뿌연 구름으로 우릴 뒤 쌓았다. 왠

지 만질 수 있을 듯한 생각으로 그 뿌연 구름을 만지면, 내가 잡은 동시에 그 구름 안개는

슬그머니 빠져나가 내 손바닥 위에는 먼지뿐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해서야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우린 생명의강 학교 친구들과 홈 스쿨 친구들과 서로 알아가

는 시간을 가졌다. 난 참 생명의강 학교 친구들이 반가웠다. 샘물 중학교라는 기독교 중학

교가 아닌 다른 기독교 중학교를 만난다는 것과 5일간 함께 지낸다는 그 자체가 기뻤기 때

문이다. 생명의강 학교는 2주일에 1번씩 노동을 하는 특별한 학교였고 자연 속에서 자연

과 함께 살아가는 학교였다. 친구들 또한 신앙심도 강하고 굉장히 자발적이었다. 무엇보

다도 서로가 함께하는 그리스도의 공동체였다.

셋째 날이 되고 첫째 날 둘째 날과는 다른 날씨가 우릴 반겼다. 따뜻함을 넘어 이젠 뜨거울

정도로 햇빛이 강했다. 선크림과 모자가 없었더라면 아마 새까맣게 다 타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우리 조는 함경도 온성 팀이었다. 함경도 온성은 북한에 있는 한 지역으로 북한개

방을 준비하기 위한 한 일의 하나이다. 우리 조는 우사, 풀베기, 라벨 중에 풀베기를 뽑았

다. 이 풀베기를 셋째 날 넷째 날 동안 했는데 셋째 날에는 즐거운 트랙터를 타면서 시작하

여 텐트 주위에 하수구 시설을 만들고 나중에 도전활동을 할 장소에서 풀을 베었다. 풀을

베면서 정말 친환경적인 지렁이들과 본적도 없고 이름도 당연히 모르는 각종 벌레들을 체

험했다. 아마 이런 기회는 죽을 때까지 못 얻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작 3시간

이라는 노동시간이 흐르고 우린 노동을 마쳤다. 넷째 날에는 트럭을 타고 저 밑에 있는 촌

에 가서 소에게 여물을 줄 풀을 베었다. 소가 먹을 풀이라서 더 더욱 힘차게 각오를 하며

시작했다. 그런데 쉬울 줄만 알았던 풀베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풀을 베고 또 그 풀을

생명의 강 19

Page 18: 생명의강 소식지 3호

굴려 모아야 되고 그 모은 풀들을 또 트럭에 실어야 했기 때문이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

서 정말 이게 뭐하는 짓인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별의 별생각이 다 들었다. 그 만큼

그땐 정신이 반쯤 나갔었던 것 같다. 이마에서 송글송글 땀이 맺혀 흐른다는 것이 이걸 보

고 말하는 것 같았다. 드디어 짧고도 길던 노동시간이 끝나고 우린 도전활동을 바로 시작

했다. 각 조마다 각기 다른 도전활동을 돌아가며 하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처음

엔 그냥 게임 비슷한 거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타라면 타면 되고 올라가라면 올라가면 되

고 들어가라면 들어가면 되는 건지 알았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바로 도전이었다. 그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로지 도전으로 팀원들과 힘을 합쳐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다.

쉬울 줄 알았는데 어려운 것도 너무 많았고 민망한 도전도 많았다. 그 중 하나를 설명하자

면 아무 잡을 데 없이 길게 뻗은 나무판에서 서로 도와가며 건너가는 것이었는데 별거 아

닐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나무판을 직접 본다면 아마 분명 포기할 것이다. 솔직

히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많이 무거운데

날 들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되고 올라가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됐다. 하지

만 언니 오빠 동생들 덕에 무사히 그것도 한 번에 자랑스럽게 올라갈 수 있었다. 그때 그

기분이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드디어 다섯째 날 만남이 있듯이 이별도 우릴 찾아왔다. 5일이란 시간 동안 정이 들었던

덕인지 집에 가기 싫었고 조금 더 노동학교에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인 걸 알기 때문에 계속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다. 차에 타고 갈 때 생명의강 학교 친

구들 홈 스쿨 친구들 또 노동학교 선생님들의 내젓던 팔과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

억에 남는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참 마음을 울리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까 이상

하게 안 나왔던 눈물이 쏟아지려 하고 가슴도 북받쳐 올랐다. 정말 이게 마지막이구나 라

는 허탈함이 들며 온몸에 기운이 빠졌다. 창밖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풍경처럼 나의 5일간

의 기억들도 재빠르게 움직였다. 이렇게 왔던 길도 다시 가는 길이 되고, 봤던 길도 다시

보는 길이 되어버렸다. 이젠 기억을 지나 점점 나의 추억의 한자리로 남아버렸다.

참, 생각해 보면 지난 5일 동안 그 누구에게도 남부럽지 않은 캠프를 한 것 같다. 도시에선

함부로 할 수 없던 트럭 뒷자리를 타고, 풀을 나르기도 하고 또 풀을 베고 풀을 돌돌 말아

풀을 싣고, 가래떡을 캠프파이어 불로 구워먹고 마치 작은 보석들을 던져 놓은 듯한 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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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의 별을 보기까지... 도시에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아직도 눈을

지그시 감으면 그 기억들이 생생하다. 그 산, 그 구름, 그 햇빛, 그 바람, 그 모든 것...

이 모든 자연들이 내 머릿속에서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이 기억들은 나의 열

다섯 살의 앨범 속에 영원히 또 소중히 고이고이 간직될 것이다.

생명의 강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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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련회, 캠프 또는 집회 등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 캠프에 대하여 처

음 들었을 땐 별로 달갑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알게 되면서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결

국엔 가게 되었다. 북한 개방의 때, 그리고 기도와 노동.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캠프였다.

정말 이번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만나러 가자.’라는 각오와 함께 짐을 쌌다.

8월 1일 아침. 싸놓은 짐을 들고 버스 터미널로 향하면서 설렘과 걱정 덕에 속이 울렁거렸

다. 그러나 태백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는 다행히 멀미를 하지 않고 갔다. 3시간 30분쯤

을 달리고 달려, 태백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한 뒤 삼수령 목장으로 향했다.

처음 본 삼수령 목장은 안개에 덮여 있었다. 조금 후 생명의강 학교 학생들과 만나 정해진

조대로 모였고 첫 만남을 가졌다. 거의 생명의강 학생들 사이에 우리 샘물이 껴있는 것이

기 때문에 아주 많이 불편했다. 첫 날은 그저 막막했다. 내가 온 목적조차 잊고 말이다.

그 다음 날에도 날씨가 흐렸다. 비가 오고 눅눅한 날씨였다. 그것 때문에 오전에 노동을

하지 않았고 북한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북한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북한 청소년들이다. 북한은 마약을 돈벌이로 제조한다. 그

러나 다른 나라들이 북한 마약을 견제하면서 북한은 마약을 중국에 팔려 한다. 그러나 중

국은 아편전쟁 때문에 중국 또한 마약을 견제하여 그 만들어진 마약이 북한 내에서 유통

된다고 한다. 그래서 북한 청소년이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청소

년 마약중독이 심각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많은 상처와 문제를 안고 있다. 많은 북

한의 상처를 보면서 북한이 바뀌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한심하게도 이

런 부정적인 생각을 꼭 껴안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예배 시간에 하나님께서 하신

노동학교!

하나님을 마음으로 알게 된 시간!

이상윤 [샘물 중학교 8학년]

노동학교 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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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주의 기쁨으로라면 가능하다.’이었다. 북한 김정일이 얼마나 세뇌시켜 놓았든, 청

소년들이 얼마나 마약에 중독이 돼 있든 주께서 기쁨을 부어 주신다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다음 날은 맑은 것을 지나쳐서 더웠다. 우리는 노동복으로 갈아입고 준비운동을 한 뒤 사

다리타기로 정해진 노동을 하러 갔다 우리 조는 라벨 붙이기 및 우사를 가게 되었다. 즉 여

자는 라벨을 붙이고 남자들은 우사에 가게 된 것이다. 우사에서 우리가 한 일은 소똥 나르

기이다. 우사 안에 있는 소똥을 밖으로 옮기는 것이다. 소똥이 발효가 되어서 냄새가 생각

보다는 심하지 않다. 그러나 가장 문제인 것은 생각이다. ‘이것은 소똥이다’라고 생각하며

하니까 일하기가 싫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굳은 똥이 장화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때가

가장 일하기가 싫고 힘든 것 같다. 또 소똥의 양은 엄청나게 많아서 치워도, 치워도 줄어

들지 않았다. 이런 것들 때문에 일하기가 아주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힘든 것이 ‘몸이 힘든 것이 아니라, 머리가 거부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하여

튼 일을 끝내고 텐트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양말에 잔뜩 묻은 소똥을 보니 보람이 있기도

했다. 소똥 치우는 일이 무엇보다 신기하고 새로운 일이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된 것 같

다.

그 다음날은 측량하기 위하여 잘라놓은 나무들을 정리했다. 즉 잘라져 있는 나무들을 몸

통과 잔가지로 잘라 분류해서 정리하는 일이다. 톱을 들고 나무를 자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소똥 치우는 일보다는 재미있고 좋았다. 확실히 소똥 치우는 일보다 쉬웠기

때문에 나무 정리 하는 일이 좀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나무 정리가 쉬워서 뿌

듯한 느낌이 없었던 것 같다.

이날 오후 도전 활동은 4가지를 했는데 그 중 팀끼리 힘을 합하여 벽을 넘는 것이 있었다.

한쪽은 그냥 벽이고 한쪽은 사다리가 있어서 벽 쪽으로 올라가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우리 조가 이것을 처음으로 했는데 같은 조였던 어떤 형이 좋은 생각을 갖고 있었

고 우리 조는 빠른 시간 안에 마칠 수 있었다. 다른 조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며 이 게임

은 계획뿐만 아니라 팀워크가 많이 필요하단 것을 느꼈다. 위에서 잡아서 올려주는 사람

이 아무리 힘이 세다 해도 올라가는 사람이 힘을 빼면 떨어지고 만다. 즉 자신이 할 수 있

는 만큼의 최대한의 힘을 주면서 서로를 믿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게임을 말하고 싶

다. 그 게임은 거미줄처럼 밧줄이 나무 두 개 사이에 묶여있다. 그 사이를 줄에 닿지 않

생명의 강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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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통과하는 것이다. 만약 그 줄에 닿았다면 그 사람은 다시 해야 하는 것이다. 또 한 명이

지나갔던 구멍으로는 지나가지 못한다. 게임을 하면서 약간 줄 조정은 했지만 내가 말하

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니다. 옛날에 TV프로에서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에서 하는 말 중 ‘도덕성이 높은 아이들은 정직하다.’라는 것이 있었다. 우리가 이게

임을 할 때 거미줄을 통과하던 사람이든 도와주던 사람이든 모두가 신기하게 정직하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닿는다면 ‘아, 아깝다. 닿았어.’라고 말했다. 그리고 누구도 서로를 욕

하는 일도 없었다. 이것을 보면서 참 기뻤다.

또 언제 했던 게임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흥미로운 게임을 했다. 게임 룰은 4팀으로 나뉜

다. 그리고 각 팀에 빨강색 검정색 카드가 하나씩 주어지고 쟁반에 사탕이 4개 담긴 채 2

팀 끼리 게임을 시작한다. 진행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추어 각 팀은 한 개의 카드를 내게 된

다. 이때 A팀과 B팀 모두가 검정색 카드를 낸다면 각 팀에 사탕이 각각 3개씩 주어지고,

A팀과 B팀 모두가 빨강색을 냈을 땐 두 팀 모두 사탕을 3개씩 잃게 된다. 또 A팀이 빨강

색 B팀이 검정색을 냈을 땐 B팀이 A팀에게 사탕 5개를 줘야 한다. 게임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초반엔 양 팀 모두 검정색을 낸다. 그러다가 한 팀이 빨강색을 내게 되고 결국 양

팀 모두가 빨강색을 내게 된다. 실제로 게임이 이렇게 진행되었다. 다만 우리 팀이 마지막

에 계속 검정색 카드를 내었다는 것을 뺀다면 말이다. 우리 상대팀의 쟁반은 사탕으로 쌓

여갔고 우리는 계속 마이너스를 달렸다. 그러던 중 자연재해가 일어났다. 그 일로 인하여

다른 팀의 쟁반은 바닥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자연재해로 인하여 보물을 발견한 우리는

많은 사탕을 얻게 되었다. 많은 사탕을 얻게 된 후 우리 팀은 기부를 할 수 있게 되고 많은

얘기 끝에 우리 상대팀에게 반을 나누어 주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는 기부한 것의 2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게임을 시작했는데. 이런, 상대 팀이 처음부터 빨강색 카드

를 내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조금 더하다가 게임이 끝났다. 내가 여기서 생각한 것은 우

리 상대팀의 나쁘고 교활함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게 된 것은 이 세상이다. 서로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익을 원하는 이기적인 세상. 기부를 기부로 하는 것이 아닌 자

신의 이익을 더 바라는 세상. 돈이 전부가 아닌 것을 알면서 한 순간 없어질 것을 알면서

집착하는 세상. 은혜 따위 없어진 지 오래고 고마운 것도 모르는 세상. 이런 세상을 너무

나도 당연하다는 듯 살아가고 우리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참 잘 보

여주는 게임이었다. 우리 조에 어떤 형이 한 말인데 ‘자신이 검정색 카드를 낼 준비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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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 있으면서 상대팀이 검정색 카드 내기를 바라지 마라.’라는 말이었다. 맞는 말이다. 참

많은 깨달음을 주는 게임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날 밤 예배 때 강의실로 가면서 슬기짱(장슬기 선생님)과 함께 올라가게 되었다.

슬기짱이 예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기도를 하며 ‘하

나님, 하나님을 더 알기 원합니다. 지식이 아닌 마음으로 하나님을 알기 원합니다.’라고

기도를 했다. 그때 머리에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캠프 기간에 강의실로 걸어가던 중

‘인간은 정말로 작구나. 참 이 곳도 커 보이는데 이곳을 포함한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고

그 보다 큰 나라들이 있고 또 그것이 모여 있는 지구가 있구나. 근데 그것보다 더 큰 행성

들이 수 없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큰 행성들과 우주를 만드신 분이 나

의 아버지구나.’라는 생각을 나에게 주셨다. 또 ‘그 하나님이 더러운 나를 위하여 예수님

을 주셨고 날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의 십자가 지심은 불평이 아니라, 날 원망하심이 아니

라, 사랑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뭐랄까 미소랄까… 음…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걸어가시는데 나를 보고 웃으시는 모습? 이 떠올랐다. 참 오랜 만에 펑펑 울고 소

리 지른 것 같다.

솔직히 이번 노동 캠프에서 ‘노동이 기도이고 기도가 노동이다.’라는 것을 체험하여 알진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마음으로 알게

되어 기쁘다. 그리고 그 외에도 아주 좋

은 경험이 되어주었다.

생명의 강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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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정가현 [꿈의학교 고 2학년]

‘이번 노동학교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참가 신청서 윗부분에 쓰여 있는 이 부담스

러운 질문에 나는 한동안 멍하니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노동학교에 기

대하는 것? 실은 난 노동학교에 별반 기대하는 것이 없었다. 고작해야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며 좋은 추억을 쌓고 오는 것이 전부인 내게 기대하는 점을 쓰라니! 하지만 엄연히 참가

신청서인데, 이런 단순한 이유를 쓸 수는 없었고, 결국 난 메신저로 친구가 쓴다는 이유를

빌려 써버렸다.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찾으러 갑니다!' 그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로 신청

서를 거창히 장식해 놓은 뒤 나는 노동학교로 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엄청난 반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털어놓자면 난 정말 노동학교에 기대하는

것이 없었다. 노동학교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고, 왜 가는지는 더더욱 몰랐다. 내가

아는 것은 오직 두 가지, 우리는 군용텐트에서 자며, 식탁에서 푸르디푸른 초원만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것. 하지만 삼수령 목장에 도착했을 때 의외의 값진 선물들에 벌어진 입과 터

져 나오는 감탄사들을 막을 수 없었다. 허술하고 빈약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던 텐트는

밤에 휘몰아치는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을 만큼 튼튼했고, 정성 가득 풍성히 차려진 음식

들 앞에서 내 입은 언제나 귀밑 언저리에 있었다. 무엇보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렀던 하늘

과 싱그러운 주변 자연은 마치 내가 송강 선생님인 마냥 시 한 수 짓고 싶은 욕심이 들 만

큼 멋졌다. 깔끔하고 튼튼한 텐트와 풍성한 음식, 눈부신 자연 없인 즐거운 캠프가 될 수

없었겠지만 진정으로 이번 캠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값진 것이 있었다면 바로 두 가지의

깨달음이었다.

첫 번째 깨달음은 바로 함께 라는 소중함이었다. 명색이 노동학교이니만큼 우리는 매일

아침을 노동으로 시작했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자마자 각자 노동할 곳으로 향했는데

노동학교 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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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기서 비 내리듯 흐르는 땀을 전혀 개의치 않고 노동에 집중했다. 쉬는 시간조차

얼마 없이 지속하였지만, 우리 중 단 한 명도 꾀부리며 지루해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노동을 하며 전혀 괴롭거나 힘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린 이미 노동을 놀이

로 생각하며 즐기고 있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혹은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서 정말 힘

들지 않아서 즐길 수 있었을까? 물론 힘들었겠지만, 힘들 때 "괜찮아? 힘들지? 그건 내가

마저 끝내줄게 조금 쉬어"라고 말해주는 친구들, 쉴 때 자신이 마시지 않고 웃으며 물병을

건네주는 조원들 때문에 힘든 줄 몰랐던 것이다. 나는 내 옆에 공기처럼 함께해주는 동역

자들과 함께함에 대한 소중함을 너무 당연히 여겨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번 노동학교를

통해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내게 강의와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사랑이

배어 있는 따스한 격려, 때로는 미래를 향한 따끔한 충고를 아낌없이 선사해주신 노동학

교 선생님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둘째는, 통일에 대한 깨달음이다. 우리는 노동학교에서 노동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한 이

야기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통일에 대한 보편적인 오해와 숨겨진 진실에 대해 우리 모두

가 인생의 선배들이 해주는 주옥 같은 강의에 귀 기울였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안

타깝게도 가슴으로는 깨닫지 못하고 머리로만 이해하려 했다. 늘 그래왔듯 언젠가 누군가

가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하지만 이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마태복음 9장 38절

'추수할 것은 넘쳐나는데, 일꾼이 적구나 그러므로 추수할 밭의 주인에게 간청하여 일꾼

들을 추수할 밭으로 보내 달라고 하여라.' 말씀을 보고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깨닫게

되자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한비야 씨를 롤 모델로 따르며 후에 후진국 아이들을 위해 봉

사하는 것이 꿈이었던 나였지만, 북한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도우며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내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

었던 것이다. 먼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민족, 나의 이웃의 이야기인데 마치 다른 세상

의 일인마냥 '언젠가'와 '누군가'를 끊임없이 외치며 등한시해왔던 내가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다. 여태껏 내가 외쳐왔던 그 '언젠가'와 '누군가'가, 주인 의식 없는 바로 그 방관

자적인 태도가 지금의 북한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과

함께 바로 내가 통일을 준비해야 할 사람 중의 하나임을 깨달았다. 노동학교에서 얻은 이

깨달음을 통해 내게 있어 통일은 전혀 다른 개념이 되어버렸다. 이제 내게 있어 통일은

생명의 강 27

Page 26: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언젠가 이루어질 불확실한 것이 아니며, 우리의 엄마 아빠

가 준비할 과제가 아니다. 이제 통일은 내게 있어 반드시 이루어질 우리의 이웃과 우리가

펼쳐갈 기막힌 이야기이자, 지금의 우리가 주체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내게 더없이 소중한 만남과 깨달음들을 선물해 준 노동학교에 참가하게 해주신 하나님,

내가 더 이상 나의 이웃을 방치해두는 오만한 이웃이 되지 못하도록 해주신 하나님, 자연

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신 하나님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모든 깨달음을 허락해주심에 감

사합니다.

28

Page 27: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내게 가장 필요했던 시간,

필요했던 사람들..

민찬양 [꿈의학교 고 2학년]

방학이 되고, 나는 또다시 하나님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학기 중에만 힘들고 불안해서 하

나님 찾고, 그게 신앙이 깊은 거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방학이 시작되면 많은 것들이

편안해진다. 하나님을 찾는 시간은 줄어들고 TV 보는 시간은 늘어만 간다. 예배 가는 것

도 귀찮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또다시 학기가 시작되면 하나님만 찾을 거라는 걸 안다.

끊어버리고 싶은, 사슬 같은 악순환. 이런 이중적인 나한테 하나님은 벌써 나를 포기하셨

을 거라는 생각이 막연히 자리 잡고 있었다.

허무한 방학을 참 열심히 보내고 있었는데 노동학교에 가게 되었다. 학교에서 고등과정 2

학년이라면 의무 참석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누구나 다 감상문 앞에 술술 적는 것 같이,

처음엔 가기 싫었지만 끝나고 나면 뿌듯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나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끝나고 나서도 가게 된 걸 후회하고 시간만 버렸다는 미련이 남을 거라

확신했다. 노동학교에서 작성하라 한 신청서에는 나는 원해서 가는 게 아니라고 정말 성

의 없이 적어서 제출했다. 그렇게 내게는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다. 버스에 몸을 실으니까

순간 ‘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의 사명이 있으니까 그전엔 절대 죽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이젠 하나님이 날 신

경도 안 쓰실 것 같았다. 그런데 난 살아서 삼수령까지 안전하게 도착해버렸다. 그때부터

였을까. 어쩌면 하나님이 아직도 나를 포기 안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게. 그리고 이 노

동학교가 나한테 정말 필요해서 보내신 거라는 확신이 든 게. 마침내 도착한 바로 그 첫

날, 그 예배가 날 울려버렸다. 먼저 강의를 듣는데, 하나님은 우리와 동역 하신다는 문장

이 참 많이 언급되었다. 그리고 이 먼 곳까지 와서 노동하는 게 불만인 내게 노동은 결코

괴로운’게 아니라는 걸 가르쳐주셨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 하셨습니

노동학교 후 기

생명의 강 29

Page 28: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다.”(창 1:1) 하나님도 일하셨고, 일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만나는 예배가 될 수 있다는

것. 내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에게 참 좋으신 분

이라는 걸 찬양했다. 그 순간, 여전히 날 사랑한다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는 하나

님을 만날 수 있었다. 아, 하나님은 여태까지 내내 나에게 참 좋으신 분이셨고, 여전히 좋

으신 분이시며, 세상 끝날까지 그러실 거였다. 하나님을 떠나버린 건 나 자신이었다. 하나

님은 끝까지 나를 지켜보셨고 그래서 이 노동학교에 보내신 거였다. 눈물이 쉴 새 없이 떨

어졌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해서…

나는 이곳에선 밥 먹고 일하고 밥 먹고 일하고 또 밥 먹고 일하다 지쳐서 잠들 거라고 생각

하고 왔다. 하지만 실상 노동은 3시간밖에 하지 않고 통일에 관한 강의와 침묵기도, 캠프

파이어 그리고 조별 활동까지 있었다. 나는 하루 3시간 산속에서 길을 내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나무들을 자르면서 다양한 것들을 배웠다. 우리나라 톱들은 대부분 당길 때 힘

을 줘야 한다는 것, 지름이 6cm 이상인 나무는 국가소유라는 것, 나무가 만드는 그늘이란

건 정말 사람에게 고마운 것이라는 것, 같이 일하는 건 즐겁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생각

없이 밟고 다니는 길을 내기 위해서는 이런 수고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자신감도 생겼다.

이젠 언제든지 통일만 하면 손 걷고, 발 걷어서 북한 사람들을 잘 도와줄 수 있다는!

이뿐만이 아니다. 나는 통일에 관한 강의 들을 들으면서 여태까지 가지고 있던 북한에 대

한 오해들을 풀 수 있었고, 우리 세대가 통일을 책임질 통일 세대라는 걸 배웠다. 무엇보

다 하나님께서 한국이 통일되길 원하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북한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통일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나를 변화시킨 건, 3시간 동안,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침묵 기도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

간에 나는 창세기를 한 절, 한 절 읽어가면서 자연들을 바라보았다. 삼수령은 정말 아름다

운 곳이어서 정말 하나님이 하루마다 말씀하셨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라는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꽃밭에서 따뜻한 햇살과 함께 느껴지는 하나님의 마음. 이 모든 자

연과 하늘의 별들 하나하나가 다 나를 위해 선물로 만드셨다 하셨다. 놀라운 사랑의 하나

님!

조별 활동 시간에는 조원들과 여러 가지 미션들을 수행했다. 우리 학교 친구들은 서로 길

게는 5년 짧게는 1년 반을 함께 해온 동역자들이다. 그래서 조별 활동은 그냥 노는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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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29: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라 생각했었는데, 주님은 이 시간 하나도 헛되게 사용하지 않으셨다. 미션들을 함께 몸으

로 성공해 가면서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이 얼마나 고마운 건지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얼

마나 아끼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내가 크게 얻어가는 것은 동역자다. 우리는 이곳에서 벤 토레이 신부

님 부부와 북한에서 탈북한 청년, 찬양 사역자, 주방 식구들, 삼수령에서 일하시는 분들,

하나같이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분들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이

학생들에게 모든 걸 가르쳐 줄 거라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프로그램 하나, 잠 자리 하

나, 샤워실 하나, 화장실 하나 심지어는 밥 한 끼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모두 너무

은혜로웠고, 편안했고, 맛있었다. 이 인연을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 이분들은 우리에게 4

박 5일이란 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셨다. 특별히 벤 토레이 신부님과는

다시 만나기로 약속까지 하고 돌아왔다. 신부님이 헌신하고 계신 이곳은 본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다. 그저 한국이라는 이 조그만 나라에 하나님이 비전을 주셔서 순종함

으로 서 계신 분이셨다. 그래서 벤 토레이 신부님은 존재 자체가 나에게 감동이었다. 이분

과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그래서 기다려 달라고, 이제 조금만

있으면 내가 자라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할 것인데, 같이 일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더니 내

게 그러셨다. 나는 정말 너를 기다릴 거라고.

“여호와는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결코 자기 민족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편 94편 )

노동학교는 내게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고, 필요한 사람들을 만난 곳이었다. 하나님이 나

를 향해 이 모든 일을 계획하셨고 결국 이루신 것처럼, 하나님은 정말 이 땅을 향한 계획

또한 이루실 것을 믿는다.

Page 30: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소 원 [꿈의학교 고 2학년]

회 복

누군가 나에게 “노동학교에서 뭐하고 왔어?”라고 묻는다면 나는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

까. 노동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에서는 4박 5일 동안 느꼈던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내 생각에 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 노동학교를 준비하면서 가진 마음은 가기 싫은 마음이었다. 내가 왜 가야 하는지, 가

서 힘만 들 거라는 생각뿐이었고 필요하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하나

님께서는 분명히 나를 그곳으로 인도하신 목적이 있으셨다. 내가 느껴야 할 배움과 아픔

을 예비하시고 상한 마음을 회복시켜주셨다.

회복 중의 하나는 꿈이었다. 전부터 북한을 향한 마음이 있었던 나는 불평의 마음도 있었

지만 내심 노동학교가 기다려졌다. 막연히 생각했던 꿈 가운데 무언가 말씀해주실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만남을 통해 북한에 대한 마음을 눈물의

기도로 이어주셨다. 북한을 생각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도 갈급하고 커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나에게도 그 마음을 부어주셨다. 강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동일한 마음을

부어주신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귀한 마음을 허락해주셨다.

북한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몰랐던 이야기를 듣고 육체적 노동을 하면서 진정한

노동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실제로 북한의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실태와 아픔도 알 수

있었다. 노동학교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북한을 생각하는 마음과 보는 시각을

성숙하게 해주고 넓혀 주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삶에만 상관하며 살아가려는 도

시인의 여유로운 자리에서 물러나 한 민족의 아픔을 이해하고 도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

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마음이 따뜻해지고 하나님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노동학교 후 기

32

Page 31: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또 다른 회복은 예배였다. 노동학교에서 첫날 드린 예배를 잊지 못한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의 마음에 와주신 성령님을 잊지 못한다. ‘내가 너를 쓰겠노라, 북한을 회복하리

라’라고 말씀해주신 성령님의 동행하심을 잊지 못한다. 노동학교는 단지 나무를 베고, 똥

을 치우라고 세워진 곳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모여 다 같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분의 그늘 아래서 쉬게 해주는 안식처이자 피난처이다. 나는 그곳에서 대한민국을 회복시

키고 나를 회복시키리라고 말씀해주신 주님을 잊지 못한다.

노동학교의 오후 활동 중에는 독특한 활동이 있다. 예수님께서 사십일 동안 홀로 기도하

셨던 것처럼 3시간 동안 광야에서 혼자 기도하는 것. 나는 예배 때 주신 마음에 대해 여쭈

어보기로 했다. 내게 북한에 대한 마음을 주신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천둥

처럼 강하게 말씀해주실 것이라는 내 소망과는 달리 달콤한 잠의 세계로 인도해 주셨지만

깨어나서 보게 된 파란 하늘을 선물로 주신 그분이 예배에서 함께해주신 나의 하나님이심

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나를 새롭게 변화시킨 회복은 진실한 회개였다. 내가 진심으로 하나님께 나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았던 적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른다.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나

의 마음을 하나님께까지 숨기려고 했던 나의 죄는 결국 육신의 죄까지 범하게 하여 죄가

몸을 지배하는 삶을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노동학교에 부르셔서 북한에 대한 사명을 일

깨워 주시고 죄로 얼룩진 나의 모습을 순결하고 깨끗하게 회복해주시면서 나의 입술에서

는 거짓이 아닌 진실을 시인하게 하셨다. 이전부터 짊어지고 왔던 죄들을 회개케 하셨다.

회개의 목적은 나를 정결함에 이르게만 하는 것이 아닌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

고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었다. 진정한 회복이 내 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많은 회복이 일어났는데 노동학교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나에게 그 어떤 강연

과 설교보다 더욱 진실하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해준 노동학교에 대해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곳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노동학교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귀한 학교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함께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길 소망한다. 북

한에 대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다 같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단련하길 바

란다. 뜻이 없는 곳에서 복음을 뿌리시고 북한에서 역사하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주님의

종으로 순종하는 나를 단련하며 오늘도 나아간다.

생명의 강 33

Page 32: 생명의강 소식지 3호

Dear. 주 님

주 님, 북 한에 대해 주신 사명, 제가 꼭 감당하길 바랍니다. 그 누 구 보 다 나를 잘 아시는

주 님께 순 종 하고 거룩하게 나아갈 수 있게 해주 세요 . 힘들 고 지칠 때 세상의 유 혹과

시험이 다가올 때 정신 바짝 차리고 복 음 을 들 수 있도록 도 와주 세요 . 여기저기서 나

를 해치려는 환난이 있다면 기쁘 게 그 환난을 받을 수 있도 록 하시고 오 직 주님께서

계획하시는 퍼즐 안에 한 조각으 로 쓰 임 받길 소망합니다. 주 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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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3: 생명의강 소식지 3호

On August 4th 2011 I encountered one of the most difficult challenges I have

ever faced in my entire life:

I stood confident and strode toward my next obstacle. My teammates around

me were excited and ready. We had just finished our second task of the after-

noon with absolutely no trouble. Little did we know, we were about to meet

our match.

We stopped, and I raised my gaze to the Wall. My heart beat faster. Ten feet

of wooden board stood before us. We all had to go over it. I quickly scanned

our side. No bolts, no ridges to hang on to. The wood was so smooth under

my palm. Too smooth. Suddenly, I was afraid. After all we had accomplished

over the past hour, after all the other teams had succeeded, what if we failed?

The task seemed so impossible, but I tried to be optimistic as we began to lift

our teammates over. I went up first and helped from the top. By some blessed

miracle most of us made it over in record time. But there was one person left

at the bottom of the Wall. And no matter how many of us were at the top try-

ing to lift him to the top, we couldn’t. Everyone was exhausted, including

me, and most of all, our un-lifted comrade. My arms were aching, and my

feet struggled to keep balance on the wooden ladder. No one said anything,

but I could hear it just as if it was shouted from the top of a mountain. Give

up. It’s impossible. My mind toyed with the possibility. Maybe my first im-

pression was right. Maybe we failed.

Hope Chang

Challenge

노동학교 후 기

생명의 강 35

Page 34: 생명의강 소식지 3호

No, I would not accept it. I called down, raising my voice above all the oth-

ers. “Focus! You can do it. Keep your eyes fixed on us!”

He nodded and jumped. This time we caught him and barely pulled him up.

This may have been a singular experience, but it was an accurate summary of

my week at Labor Camp. At first I was so confident, even before I had ar-

rived the Three Seas Ranch. But when I actually arrived there, I knew almost

no one and began to fear. The week wasn’t what I had expected. It had its

up’s and down’s. But God had a very special lesson in store for me. Parallel

to the challenge of the Wall, when I am on the brink of failure and I know it,

when I throw myself at the Wall only to slide back down to the grass, when

I’m giving my all and I still feel like I’m going nowhere, God calls down,

voice raised above the storm and says, “Focus. You can do it. Keep your eyes

fixed on me.”

OPINION:

When I first heard the name “Labor Camp” I didn’t know what to think.

Were we going to break batteries and sleep like sardines in a can? I was

grateful that the first of the two wasn’t true. Instead, we cut trees and cleared

forest. Every night there was worship, which for me was the best part. In-

deed, I learned not only how to pray but a new way of worship. We slept in

tents, one for the boys and one for the girls. Insects were apparently abun-

dant, judging from the screams from the showers. This year, the first part of

the week was foggy and rainy. So during the first days we listened to lectures

about North Korea. Stories from countries where the gospel is forbidden ex-

cite me because my calling is to those places. The entire week was full of our

Lord’s mighty works, not only in the weather and in our work but also in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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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5: 생명의강 소식지 3호

2011년 8월 4일 나는 내 생애에서 가장 어려운 도전 가운데 하나에 직면했다.

나는 자신 있게 마주 서서 장애물을 향해 한 걸음 내 디뎠다. 같은 팀의 친구들도 흥분 가

운데 자기 차례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오후에 주어진 두 번째 임무를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해냈다. 우리의 과제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지만, 대면해야 했다.

우리는 멈춰 섰고, 나는 “벽”을 올려다봤다.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우리 앞에는 3미터

(10피트)가 족히 넘는 나무 벽이 서 있었다. 우리 모두 이 벽을 뛰어넘어야 했다. 나는 재

빨리 우리와 마주한 쪽 벽면을 살폈다. 잡을 수 있는

고리도 손잡이도 전혀 없었다. 나무 벽은 너무 매끄러

웠다. 너무 매끄러워서 갑자기 겁이 났다. 한 시간 후

우리는 모두 이 벽을 넘었고, 다른 팀원도 해냈지만,

만일 실패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우리의 과업은 불가능해 보였지만, 같은 팀의 친구들

을 들어 올려 주면서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

다. 나는 먼저 도전 벽에 올라갔고, 꼭대기에서 친구들

을 도왔다. 기적적으로 우리는 모두 정해진 시간 안에

도전 벽을 넘었지만, 한 친구가 남아 있었다. 담벼락

위에서 우리가 모두 힘을 다해서 끌어 올리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모두 지쳤고, 바닥에 남아 있는 친구도

역시 힘이 빠졌다. 내 팔은 아파져 왔고 다리는 나무

벽 위에서 겨우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무도 말하

지 않았지만, 나는 산꼭대기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

는 것 같았다. 포기하라고, 불가능하다고. 내 마음은

가능성을 타진해 봤지만, 내 예감이 맞았다. 아마도 우

리는 실패한 것 같았다.

장호피

도전

생명의 강 37

Page 36: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아니야, 난 실패를 받아들일 수 없어. 나는 목소리를 높여 친구들을 독려했다. “집중! 넌

할 수 있어. 우리를 똑바로 봐!” 그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고 뛰어올랐다. 이번에 우리는

그 친구를 붙잡았고 가까스로 끌어올렸다.

이것은 단 한 번의 경험이긴 하지만, 일주일간의 노동학교를 분명하게 정리한 것이다. 처

음에 나는 삼수령 목장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목장에 도착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일주일은 내가 기대했던 바가 아니었다.

좋았을 때도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위해 아주 특별한 가르침을 준비해

두셨다. 도전 벽과 마주해서 거의 실패한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벽 위에서 미끄러져 풀

밭으로 내려가려 했을 때, 내 모든 힘을 들였지만 허공에 있는 것만 같았을 때, 하나님은

폭풍우보다 더 큰 목소리로 나를 독려하셨다. “집중해라, 너는 할 수 있다, 나를 똑바로

봐라.”

의견

처음 “노동학교”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건전지를 다 없애고 통

조림 속에 든 꽁치처럼 잠자야 하는 걸까? 두 가지 모두 사실이 아니어서 감사했다. 대신

우리는 나무를 베고 숲을 정리했다. 매일 밤 찬양했고, 이 시간은 내게 최고의 시간이었

다. 사실 나는 기도하는 방법뿐 아니라, 새롭게 찬양하는 법을 배웠다. 우리는 남녀 각각

천막에서 잠을 잤다. 샤워할 때마다 친구들이 소리를 질러대는 걸 보면 벌레들이 정말 많

았다. 올 여름 노동학교 기간은 안개와 비가 많았다. 그래서 첫날에는 북한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복음이 단절된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를 흥분케 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러한

곳에 대해 부르심이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주님의 강력한 역사가 가득했다. 날씨뿐

아니라 우리의 노동 가운데 그리고 우리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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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7: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생명의강 학교에서 한 학기를 보내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북한 개방의 때

와 연결될까 생각했습니다. 북한 개방의 때를 준비하는 학교지만 통일을 준비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받

아들이고, 존중하며 ‘하나 됨’을 이루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번 노동학교는 그런 의

미에서 아주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생명의강 학교, 샘물 중학교와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

들이 서로 어울리며 ‘하나 됨’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많이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아쉬워하는 것을 보며 남북한 청소년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그려보게 되었습

니다.

노동학교의 주제는 눅 1:11, "주여,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였습니다. 리즈 교

장 선생님께서는 학기중에 학생들이 기도에 대해서 더 깊이 알면 좋겠다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화요일 예배 때마다 학생들에게 기도에 대한 말씀을 나누셨습니다. 그 연장 선상으

로 노동학교에서는 벤 신부님의 강의를 통해 중보기도가 무엇인지를 이스라엘을 향한 모

세의 기도를 통해 배웠습니다. 중보기도 강의와 함께 북한에서 오신 요셉 형제님께서 북

한의 실상을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주체사상이 북한 동포들에

게 얼마나 깊이 뿌리 박혀 있는지 느꼈습니다. 나무가 부족해서 옥수수 껍질로 만든 검은

종이를 써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종이를 아무렇게나 낭비하는 우리의 모습이 부끄러웠

습니다. 꿈이 없어서 마약에 빠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기도할 때 강의를 다 듣

고 5분 동안 묵상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 학생이 이

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밝은 곳에도 계시지만, 어두운 곳에도 계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을 멀리하려고 할 때도 그곳에 계십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십니다.” 그렇

습니다! 어둠에 있는 그 땅에서 하나님은 계속 빛을 비추고 계십니다. 우리가 노동학교에

“주여, 내게 기도를 가르쳐 주소서”

신지원 [생명의강 학교 교사]

노동학교 후 기

생명의 강 39

Page 38: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참석해서 북한에 대한 마음을 품고 기도하고 노동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음을

깊이 느끼며,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으로 충만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기회를 통해 노동이 기도가 됨을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는 성 베네딕 수사님의 가르침이자, 예수원의 정신을 몸으로 경험하면

서 내가 하는 육체노동이 기도가 됨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모둠으로 작업을 나누어서

풀을 베어 정리하고, 나무를 자르고, 소똥을 치우고, 정성스럽게 키운 소고기를 팔기 위해

준비하는 작업들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

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

릴 영적 예배니라” 로마서 12장 1절이 말씀처럼 이곳에서 하는 노동이 하나님께 드려지

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감사했습니다.

2011년 8월 1일~5일까지 4박 5일 동안의 노동학교는 마쳤지만, 북한 개방의 때까지 노

동학교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 땅의 청소년들이 남북의 벽을 허물고 온전히 하나가 되는

그날을 기대하며 생명의강 학교에서 성실히 주님의 그때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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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39: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노동학교에서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함께 하는 샘물 학교에서는 어떤 학생들이 올까?’

가 시작부터 궁금하였다. 첫 번째 질문은 일정표를 받는 순간 알 수 있었고, 두 번째 질문

의 답도 간단히 해결되었다. 만나는 순간 서로 보면서 웃었던 형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어

색했던 누나들 모두 생김새만 바뀐 우리 학교 학생들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노동하기 위해 날도 더운데 1km 정도 걸어서 삼수점까지 올라갈 때는 불평이 좀 있었지

만, 막상 일을 시작할 때는 모두 협동이 잘됐다. 우리 조의 노동은 이틀 동안 삼수령 목장

의 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내 키를 넘는 나무 70그루 정도를 톱으로 베는 작업이었다.

나무를 베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트랙터가 나무를 싣고 갈 수 있도록 한곳에 옮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노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랩을 하던 현욱이 형, 영어로 찬양을

부르던 호피 누나, 글로리아 누나, 항상 웃는 얼굴의 윤경이 누나, 그리고 씩씩한 걸음으

로 우리의 사기를 북돋아 주던 소망이 누나, 입에 모터를 단 듯이 계속 수다를 떨던 나까

지 기분 좋은 하산을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방학에 덥다고 집안에서 리모컨이나 핸드폰

을 들고 있었을 시간에 톱을 들고 함께 나무를 자르고 일을 마친 기쁨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생애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처음으로 내가 원해서 남들한테 등을 밟히

고, 내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사람을 ‘허리’로 든 날 이기 때문이다. 꽤 높은 나무 벽을 조

원이 협력해서 모두 넘어야 하는 '도전 활동' 이었는데 덩치가 크고 팔 힘이 센 현욱이 형

이 먼저 담을 넘으면 우리 조원 모두 효과적으로 그 담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조에서 아픈 남학생이나 여학생들을 제외하고 등을 대줄 사람은 나밖에 없는 듯했다. 하

기 싫다는 마음이 없었던 덕에 기쁘게 엎드릴 수 있었다.

리모컨 대신 삽을,

핸드폰 대신 톱을!!

문성호 [생명의강 학교 1학년]

노동학교 후 기

생명의 강 41

Page 40: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마지막에 내가 벽을 넘을 때에는 먼저 넘어가 있던 형들과 누나가 나를 도와주었다. 그리

고 등을 대주어서 고맙다고 조원들이 말해 주었을 때 날아갈 듯이 기분이 좋았다. 조원들

이 내 등을 밟을 때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이 생각났다. 내 허리가 아픈 것쯤은 괜찮았

다. 하지만 내가 늦게 넘어가는 바람에 다음 조 조원들이 비를 맞으며 한 것이 미안했다.

매일 저녁마다 찬양예배도 드렸는데 처음으로 춤도 추고 큰 소리로 즐겁게 찬양할 수 있

었다. 북한을 위한 중보 기도를 했는데 어렵게 사는 북한의 어린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나는 노동학교를 통해서 '기도는 노동'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농사라는 노동을 통

해서 곡식을 얻듯이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많은 것을 구하고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 생

각한다. 내가 노동학교에서 누렸던 좋은 것들을 다른 친구들도 함께 경험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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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1: 생명의강 소식지 3호

북한개방의 때를 준비하는

노 교 동 학

Page 42: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생명의강 학교

생명의강 학교는 성령의 은혜와 능력에 의지하여

기독교 세계관을 가르치는 학교 입니다.

이 학교는 예수원의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배우고, 노동을 통하여 섬김을 배우며,

세상과 대화하는 학문을 배우는 곳 입니다.

자라나는 세대는 통일의 세대 입니다.

남한과 북한을 함께 섬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줄 유산입니다.

Page 43: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주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것은 눈으로도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

지 못하고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

예수원에서 두 번째 맞이하는 안식년,

5월부터 생명의강 학교에서 수학교사로 함께 했던 시간은 생각할수록 놀랍고 감사한 시

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생명의강 학교 아이들 한 영혼 한 영혼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

습니다. 예수원을 통해 먼저 알았던 아이들도 있고 학교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아이들도 있

지만 한 영혼 한 영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함께 소망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 참으

로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한 영혼 한 영혼이 모여 한 몸으로, 하나 됨으로 자라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참으로 소중한 특권이라 여겨집니다.

기쁨으로 즐거이 헌신하는 선생님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또한 참 감사한 일이었고

요. 성품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한 목표 한 가치를 향해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즐거

운 일입니다. 리즈 교장선생님의 새로운 교육방식을 배우는 것도 유익한 일이었고, 함께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하루는 주님의 다스리심 안에 사는 주님 나라를 경험하는 날들이었

습니다.

날마다 기대되는 맛있는 점심 또한 큰 즐거움 중의 하나였습니다. 한 학기를 끝내며 아이

들에게 2학기에는 우리 학교에서 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2학기에도 변함없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설문 조사했는데 변함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룻 이모의 점심이 제일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룻 이모는 팔이 아파서 이제 그만

쉼을 가지셔야 한다니 룻 이모의 팔이 속히 나아서 다시 복귀하게 되기를…

기도하는 부모님들… . 함께 기도 속에서 세상의 가치관을 벗겨 내며 내 자식 네 자식 나누

지 않고 우리들의 자식으로 끌어안으려 애를 쓰는 부모님들을 인해서도 참 감사합니다.

교육은 학교에서 이루어지지 않지요. 사실 대부분의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기도

생명의강 학교에서 함께 한 여름

장모나 [예수원 가족/생명의강 학교 임시 교사 ]

생명의강 학교 선생님 이야기

생명의 강 45

Page 44: 생명의강 소식지 3호

하는 부모님들. 하나 됨을 향해 애쓰고 달려가는 그분들로 인해서도 깊이깊이 감사합니

다.

관사에서 살 수 있었던 기회는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햇살이 가득한 한산한 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노라면 곧 몰려와 운동장을 가득

메울 아이들의 싱그러운 생명이 기대되어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병풍처럼 뒷산이

펼쳐져 있고 앞으로는 개울이 있어 시야가 탁 트여서 예수원과 다른 분위기입니다. 이른

아침에는 예수원 조도를 시작하는 삼종 소리도 들리곤 합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돌아간 호젓한 저녁에는 신나게 수학문제를 풀거나 마실 오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소음 걱정 없이 장구를 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수학 수업을 하면서 제 안에 형성된 수학과 배움에 대한 좋은 기준들을 발견

하는 것도 기쁜 일 중에 하나였습니다.

“수학은 왜 해야 하나요? 누가 만들었어요?” 수학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질문 앞에 “누

구든지 잘하는 것이 있고, 못 하는 것이 있다. 수학을 못한다고 수학 점수가 너희 인생의

점수가 아니니 수학 못 한다고 위축될 것이 없다. 다만, 각자 주님께 받은 대로 성실함으

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 비해 잘한다고 만족하여 거기 머무를 것도 아니

라는 것이지. 수학문제를 대하는 태도로 너희가 너희 인생에 다가오는 문제를 대하게 된

다. 수학 시간은 인생에 대한 삶의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야. 시험문제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다스릴 대상이다. 시험문제는 내가 어디를 모르는지 가르쳐 주는 기능을 할 뿐이

지. 틀렸으면 내가 모르는 그 부분을 알고 지나가면 되는 것이야. 동그라미 친 것은 맞은

것. 동그라미가 없는 것은 앞으로 맞을 것. 모르니까 배우지.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아는 척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야. 언제든지 모르면 질문해라.

질문하는 사람이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이고 남을 돕는 사람이야…”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안에 형성된 주님 나라의 가치관으로 인해 참 기뻤습니

다. 나도 진즉 이런 생각으로 배웠으면 좋았을 것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네

요. 짧은 몇 개월이지만 생명의강 학교에서 지낸 날들이 제게 깊은 은혜와 사랑의 추억으

로 가슴 한켠에 오랫동안 기억되겠습니다. 생명의 강에 이루어질 더욱 풍성한 주님의 나

라, 생명의 나라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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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5: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생명의 강 47

2011년 8월 증산 해수욕장에서…

Page 46: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생명의강 학교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무언가 몸에 맞지 않은 옷처럼 어색했었습

니다. 그러나 이제는 오랜 친구 같고 가족 같은 이름이 되었습니다. 딸 윤서가 생명의강

학교에서 보낸 1년 남짓한 시간 속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우리 가족은 태백에서 살다가 윤서가 4세 되던 해 제주도로 이사가 4년을 살았고, 다시 울

산으로 이사가 3년을 살다가 태백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과정을 겪은 윤서는 매우 소심하

고 매사에 자신감 없는 그냥 키만 커다랗고 착하고 순한, 그리고 친구관계가 원만한 그런

아이처럼 보였고, 매사에 의욕도 없고 생각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여중 2학년 학기 초에 교회에서 있었던 생명의강 학교 설명회 후 윤서는 생명의강 학교에

다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우리들의 제안에 생명의강 학교에 다니고 싶다며 그 학교에

대해 알아보라며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나는 몇 주 후 생명의강 학교에 방문하여

리즈 교장 선생님과 면담을 하였고, 면담 후 아이를 보내고 싶은 마음과 신뢰가 생겼습니

다.

윤서는 생명의강 학교의 9번째 학생이 된 후 너무나 행복해했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자신

감 넘치는 아이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아이의 삶에 이토록 많은 변

화를 있게 한 생명의강 학교의 교육이 놀랍기만 합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하겠다고 나

서고 배우고 싶고 되고 싶은 것도 많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고영규 [고윤서 학생 학부모]

생명의강 학교의 학부모가 되어..

생명의강 학교—윤서네 가족 이야기

48

Page 47: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이젠 윤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다른 학교에 보내겠다는 엄마의 협박입니다.

윤서가 엄청나게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천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가끔 고집부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들어주지 않을 때는 짜증과 온갖 심술을 부리며

엄마와 충돌하는데, 그 때 엄마는 이 말로 아이를 협박하곤 합니다.

부모로서 생명의강 학교에 대하여 전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의강 학교에서

마냥 행복하게만 생활하다가 거친 세상 속에서 잘 적응 할 수 있을까? 또 대학 진학은 제

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의강 학교의 아이들이 이런 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면 그

건 생명의강 학교의 실패입니다.”라고 말씀하신 리즈 교장 선생님의 말씀 속에 자신의 전

인격과 신앙의 모든 것을 생명의강 학교에 걸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

보다 하나님이 함께 일하신다는 믿음으로 생명의강 학교를 통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신실

하심을 신뢰하고 기대해 봅니다. 윤서가 생명의강 학교에 간 것이 옳은 선택이고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확신합니다. 아울러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에 감사 드립니다.

생명의 강 49

Page 48: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대안학교라는 곳에 다닐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습니다. 아

니, 대안학교가 있는 줄도 모르며 살았다고 가 맞겠네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제가 알지

도 못했었던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명의강 학교에 오기까지는 이러합니다. 중 2가 되기 전 겨울 방학에 저희 교회에

벤 신부님께서 오셔서 생명의강 학교에 대한 설명회를 하셨습니다. 저는 벤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그 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왠지 모르게 제가 갈만한 곳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

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방학이 끝이 나고 중 2

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 때문에 힘들었고, 주님이 갈급하여

졌습니다. 그때 정말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생명의강 학교에 보내달라고 말입니다. 그로

부터 3, 4일 후 우리 가족은 거실에 모여 오순도순 화목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그때 엄

마께서 저에게 생명의강 학교에 가지 않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한 달간 그 학교를 자주 방문해 보았고, 여러 가지 고

민 끝에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아니, 생명의강 학교를 만나기 전의 저의 모습을 잠깐 소개

하고 싶습니다.

저는 그저 평범 하기만한 한 여중에 다니는 여중생이었습니다. 저는 굉장히 소심했었죠.

고윤서 [생명의강 학교 3학년]

나를 푸른초장으로 인도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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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9: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제 의사표현도 잘 못하고 후회하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어디에 나서기도 싫어하고 조용히

살기를 원했죠. 저는 저 자신을 그냥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런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학

업으로 볼 때도 굉장히 꽝이었습니다. 공부라면 몸서리쳤고, 책 읽기는 하늘의 별 따기보

다 어려워했습니다. 그리고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생명의강 학교에 다니면서 제 삶에 변화가 일어났습니

다. 저는 적극적인 아이가 되었고 제 의사 표현도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무슨 일이든지 ‘내가 할 일

이다.’라는 생각으로 나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지게 되었으며, 주인의식이라는 것도 생겨서 학

교에 대한 애착이 생겼습니다. 또 공부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책 읽기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

다. 또 이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리 생명의강 학교를 너무 사랑합니다. 저를 푸른 초장

으로 인도하신 하나님도 너무 사랑합니다. 이 학교에서 모든

것이 다 기도로 통하는 것이 너무 좋고 아이들 모두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이 너무 좋습

니다. 전에 어떤 목사님께서 우리 학교를 보시고 “이곳이 천국 같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도 이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곳에 무엇이 있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이 학교에

만 있어도 좋고 학교의 모든 것이 다 좋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좋은

곳 입니다.

아직 저의 삶이 180도 완벽하게 변화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주님 안에서 항상 변화되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생명의 강 51

Page 50: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코이노니아

송아지 꿈 송아지 꿈은 예수원 생명의강 학교 장학 프로그램입니다.

송아지는 자식을 공부시키는

부모님의 희망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를 위한

더 큰 꿈을 품었습니다.

생명의강 학교는 전체 학생의 일정 비율을 북한 이탈 주민 학생과 다문화 가정

학생으로 구성할 것입니다. 송아지 꿈은 이들을 중심으로 학비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 지원됩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눠주기를 잊지 말라

이같은 제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느니라 (히 13:16)

생명의강 학교 학생 구성

예수원 공동체 자녀

태백지역의 중고생

국내외의 예수원의 교육방침에 동의하는 가정의 자녀

다문화 가정의 자녀

북한 이탈주민 자녀

Page 51: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지금은 제주도에 계시는 자매님께서 보내주셨는데, 자매님은 3기 노동학교

에 참석 하신 후 학교와 센터의 든든한 동역자가 되었답니다.

광주 사랑의교회에서 벤 신부님의 강의를 듣고 사랑의 마음을 듬뿍 담아 송

아지 꿈을 보내 주셨습니다.

벤 신부님께서 한동대에서 강의하셨는데 그 강의를 들으신 교수님께서 통일

의 꿈을 보내셨습니다.

예수원을 방문하신 자매님께서 장학프로그램을 보시고 소망을 담아 주셨습

니다. 목장 가족들이 얼굴 뵙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꼭 목장을 방문해 주세

요!

예수원에서 살았던 한 가정의 외할아버지께서 손자 손녀의 이름으로 자라나

는 세대의 꿈을 보내 주셨습니다.

송아지 꿈 코이노니아 이야기

송아지 꿈을 소개해드린 후 열한분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그 중 7월에 6마리

의 꿈들이 목장으로 오게 되었고, 나머지 꿈들은 10월 중에 오게 될 것입니다.

영롱이

막내

소망이

현서, 준서

통일이

생명의 강 53

Page 52: 생명의강 소식지 3호

코이노니아 안내 생명의 강

송아지 꿈

Lifeship 라이프십

송아지 꿈은 예수원 생명의강 학교 장학 프로그램입니다. 송아지 한 마리를

구입할 재정을 후원 받아 송아지를 정성스레 키워 판매 후 남은 순수익을 한

학생의 장학금으로 지원합니다. 생명의강 학교는 전체 학생의 일정비율을 북한

이탈 주민 학생과 다문화 가정 학생으로 구성할 것입니다. 송아지 꿈은 이들을

중심으로 학비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 지원됩니다.

송아지 꿈을 통해 다음 세대를 위한 큰 꿈을 품어 주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물이 세 갈래로 나누어 동해, 서해, 남해로 흘러가는 삼수령

땅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땅을 통해 성령의 생수가 한반도의 모든 지역과

바다너머까지 흘러가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생명의강 학교와 삼수령 센터를 세우는 것입니다. 생명의강 학교와 삼수령 센터는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고, 준비시켜 이 땅 뿐만 아니라 열방을 치유하고

연합시키는 역할을 감당할 것입니다. 생명의 강이 온 세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함께할 동역자가 되어 주십시오.

Lifeship은 Life와 Ship의 합성어 입니다.

첫 번째 뜻은 생명을 살리는 leadership이라는 뜻입니다.

생명의강 학교는 하나님의 사람을 길러내어 이 땅에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감

당할 것입니다. 두 번째 뜻은 생명의 배라는 뜻입니다. 학생들이 Lifeship을

감당하는 자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와 후원이라는 배를 생명의 강에 띄우

는 것입니다. 생명의강 학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다수의 사람들에게도 문을

열어서 학교를 운영하고자 하는 비영리적 특성 때문에 운영을 위한 재정이 필

요합니다.

생명의 강에 당신을 배를 띄워 주십시오.

후원금액: 1구좌 3,000원

후원금액: 1구좌 30,000원

후원금액: 3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