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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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006 생존의 길 - 저널리즘과 수익의 경계에 서서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저널리즘의 미래/ 이은주 010 종합지 한계 뚜렷, 전문 킬러 콘텐츠 필요 2014년도 언론사 결산 분석과 수익모델 다변화 제언/ 이상기 018 다양한 길 찾아 돌고돌아도 결국은 ‘콘텐츠’ 국내 언론사 수익모델 동향/ 이정환 023 수용자 분석 토대로 지속적 맞춤형 혁신 해외 언론사 수익모델 동향/ 강 석 특집 06 2015 / NO.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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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006 생존의 길 - 저널리즘과 수익의 경계에 서서 언론사수익모델변화와저널리즘의미래/이은주

010 종합지 한계 뚜렷, 전문 킬러 콘텐츠 필요 2014년도언론사결산분석과수익모델다변화제언/이상기

018 다양한 길 찾아 돌고돌아도 결국은 ‘콘텐츠’ 국내언론사수익모델동향/이정환

023 수용자 분석 토대로 지속적 맞춤형 혁신 해외언론사수익모델동향/강 석

특집

06 2015 / no.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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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취재윤리vs.알권리

029 비윤리적 취재 정당화할 공익성 결여 성완종녹음파일보도를통해본취재윤리와알권리/임영호

033 취재 자유 ‘절대반지’는 아니다 취재윤리와알권리에대한법률적재고찰/지성우

언론 현장

038 시공간 한계 벗어난 개인 미디어 매력 듬뿍 팟캐스트저널리즘의특징과현황/이미나

042 깨어 있는 호기심으로 미디어의 돌파구를 찾아 서울디지털포럼2015/이정애

취재기・제작기

048 작은 의심이 밝혀낸 대형마트의 ‘꼼수’ 동아일보‘대형마트파격할인의배신’/한우신

053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꾸고픈 무모한 도전 KBS‘거꾸로교실의마법1,000개의교실’/정찬필

058 재미도 살리고 신문의 품격도 지키고 채널A‘신문이야기돌직구쇼’/김희주

산업・정책

064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 중 디지털시대뉴스통신사의현황과역할/최영재

069 IT 공룡 기업들의 독과점 행태에 일침 유럽연합의구글반독점심사와미디어환경/정준희

075 끊김 없는 이용자 경험, ‘글랜스 저널리즘’ 창출 언론사들의애플워치대응전략/김익현

079 검증 가능 조사 기준과 이동형 시청 행태 반영 필요 독일KEK제5차매체집중보고서발간/심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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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85 디지털 시대 커뮤니케이션 위기에 응답하라! 2015년한국언론학회봄철정기학술대회/김선호

089 “도전과 실험 없는 언론사 사라질 것” 2015국제뉴스미디어협회총회참관기/강희경

093 ‘취재원 보호’ 명문화 규정 없어 입법화 시급 디지털환경에서의취재원보호법/최진봉

097 디지털 뉴스 공급 확대, 모바일 뉴스 소비 증가 퓨리서치센터보고서‘2015뉴스미디어현황’/지성욱

101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6 기자에서 PD까지 1인 다역 해낸 29세 청년

방송최초해외상주특파원정순일/김성호

105 세상을 바꾼 보도 6 ‘분노의 포도’의 재림

문학저널리즘계보이은2015년퓰리처상‘피처기사’수상작/안수찬

미디어 월드 와이드

112 미국

지역신문사 약진 두드러진 2015년 퓰리처상 / 서수민

116 영국

보수당 재집권 성공에 BBC, “나 지금 떨고 있니?” / 김지현

120 프랑스

취재・보도윤리와 알 권리 둘러싼 논쟁 / 최지선

124 일본

뉴스 진행자・해설자 교체에 정권 외압설 논란 / 곽선영

재단 소식

128 스마트한 뉴스 사용에 관한 즐거운 토크 재단-KBS공동제작‘톡!콘서트<뉴스사용설명서>’

06 2015 / no.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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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없는 청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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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김병호편집인우득정편집위원김영주·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센터장|김선호·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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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의공식견해가아닌필자개인의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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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생존의 길 - 저널리즘과 수익의 경계에 서서언론사수익모델변화와저널리즘의미래/이은주

종합지 한계 뚜렷, 전문 킬러 콘텐츠 필요2014년도언론사결산분석과수익모델다변화제언/이상기

다양한 길 찾아 돌고돌아도 결국은 ‘콘텐츠’국내언론사수익모델동향/이정환

수용자 분석 토대로 지속적 맞춤형 혁신해외언론사수익모델동향/강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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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006 신문과방송 06 2015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이은주

서강대언론문화연구소책임연구원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저널리즘의 미래

생존의 길 -저널리즘과 수익의 경계에 서서

과거 문장이나 이야기의 구성을 말할 때 쓰였던 ‘기

승전결’이 요즘은 ‘기승전○○’으로 불려진다. 미디어

현장과 학계, 관계자들에게 이제 상수가 되어버린

고민은 기승전‘수익’이 아닐까. 기승전‘수익’보다 더

욱 애타는 소리는 기승전‘생존’일 것이다. 무한경쟁

의 시대, 누구와 경쟁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엇을

위한 경쟁인지 생각할 여력도 없이 과로하고 있다.

혁신을 행하는 사람은 선도자로서 바쁘고, 혁신을

비껴가는 사람은 기존의 역할만도 버겁다.

혁신을 회피하지 않는다. 단지 직면하기 어려

울 뿐이다. 그 이유는 뭘까.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불

확실성’ 때문이다. 혁신의 목표와 방향에 동의하더

라도 행동으로 옮기자면 현실이다. 시간, 노력, 비

용 등 유무형의 투입은 지속되어야 하는데 과연 성

공할 수 있을까. 불확실성 역시 상수다. 이용자, 광

고시장, 매출 및 이익의 지표 등 모든 것이 추락하기

만 하는 언론사의 현실에서 가야 할 길임에도 한 발

내딛기가, 가지 않던 길을 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한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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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가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쉽지 않다고 가지 않을 수

있나. 그래서 가고 있는 길에 대한 직시가 필요하다.

디지털 모바일 시대 환경 변화와 구조적 조건은

객관적으로 분석해 제안하지만 그 안에서 주체들

의 행위나 그들이 받을 영향력의 차이는 분명히 다

르다. 특정 범주의 성과가 하락해도 승승장구하는

언론사가 있고, 어렵다 하지만 꾸준히 현상 유지하

는 사람들도 있다. 국내외 다양한 사례와 모범들, 도

전들이 공론화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자기에게 적

용 가능한 규칙이나 아이디어, 시사점을 발견하자

는 것이다. 양 극단의 경계, 보이는 것을 그대로 따

라하거나 조건이 안 된다고 그냥 접는 것만은 피해

야 한다.

모바일 콘텐츠의 다양한 실험과 확대

한동안 수월하게 따라할 수 있는 도전들이 많이 늘

었다. CMS 전환이나 종이신문 발행 중지 등 급진

적 혁신은 소수지만, 불확실성이 적은 혁신, 꾸준

히 시도해볼 만한 도전은 활성화됐다. 수용자-모바

일-SNS로 모아지는 뉴스 소비에 맞춰, 스마트 기

기에 최적화되도록 쉽고, 가볍고, 유연한 형식, 젊고

감각적이며 유용한 내용을 담은 시도들이었다. 모

바일·SNS 뉴스 이용에 적합한 콘텐츠 생산, 새롭

고 다양한 저널리즘의 시도, 20~30대 젊은 독자 찾

기 움직임 등으로 소개했다(이은주, 2014.12). 2015년

상반기, 노력과 일부의 성과는 계속 추가 중이다.

기자협회보(2015.4.1.)를 인용하자면, 팟캐스트

와 PT뉴스의 확산, 카드뉴스와 영상·사진 콘텐츠의

증가, 뉴스의 이면과 배경을 분석하는 콘텐츠, 지속

가능한 에버그린 콘텐츠에 관한 시도 등 다양하다.

SBS의 오디오·비디오 버전, 팟캐스트, 경향신문의

팟캐스트, CBS 스타카토, 한겨레 디지털콘텐츠팀의

디스팩트 출시 등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제한

된 시간을 보완하고 새로운 독자를 만날 수 있는 방

법이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업데이트, 순위 상

승이나 차별성을 지니기 위한 노력이 꾸준해야 하지

만 시니어 기자들의 새로운 활로, 기자의 브랜드화,

다운로드/조회수에 따른 영향력 확산, 광고 게재 가

능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 것으로 전한다. 간결하고,

시각적 장점과 뉴스 이해에 도움을 주는 카드뉴스는

늘어났고, 젊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1~3분의

짧은 영상 콘텐츠나 사진기자들의 타임랩스 또한 새

롭다. 경남도민일보의 ‘지난 기사 새로 쓰기’는 DB

를 활용해 시기적절한 맥락기사를 쓰는 등 에버그린

콘텐츠의 첫 시작일 것이다. 나아가 뉴스의 이면과

배경을 분석하는 콘텐츠인 SBS 취재파일, 한겨레 뉴

스AS, 국민일보 친절한 쿡기자 등이 있다. 아마도 이

시간 기자들은 가장 기자답다고 생각할 것이며, 이

웹과 모바일의 급성장을 예견하면서도 종이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광고주 역시 중요한 고객이기 때문이다.

어뷰징 기사 양산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아도 ‘발행부수의 경제’가

‘트래픽의 경제’로 가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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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신문과방송 06 2015

용자의 피드백과 함께 보람도 느낄 것이다.

1년 전 NYT 혁신보고서가 공개된 후 그 시도와

파장은 주목할 만했다. 그러나 기자 100명의 해고와

유료 앱 중 하나인 오피니언 서비스 종료, NYT나

우는 무료 제공하게 됐다. 허핑턴포스트의 SNS 활

용 전략, 큐레이션과 리스티클은 모바일용 콘텐츠

의 교본처럼 확산됐다. AOL과 함께 한 이후 순 방

문자 수는 올해 2억 명으로 증가, 2014년 매출도 2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런데 5월, 버라이즌의 AOL 인

수로 인해 허핑턴포스트의 앞날이 불투명하고 매각

설도 나오고 있다. 리스티클은 버즈피드의 성공을

가져다 준 포맷이지만 수년간 반복되며 독자들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평가를 반영, 인터랙티브 퀴즈와

비디오 활용 등 끊임없이 새로운 뉴스 포맷을 발굴

하고 시도했다(이성규, 블로터, 2014.9.11., 2015.5.14.,

우원애, 이데일리, 2015.3.30.). 앞의 소식들은 디지털

시대 가장 선두에서 성공적인 사례들로 예시되는

뉴스기업 역시 도전과 실험은 성공만이 아니라 지

속적인 수정과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이들에게서 찾아지는 공통점은 새롭고,

끊임없는 발굴, ‘기승전혁신’이다.

‘기승전혁신’의 핵심은 이용자 분석

이러한 혁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이용

자 분석’이다. 데이터 저널리즘 관련 논의가 더욱 깊

어가고 중요하며 활성화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은

저널리즘, 콘텐츠 생산에서 중요하고 강조될 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시도하고 있겠지만 자신들의 독

자, 이용자 데이터에 대한 정확한 수집과 분석, 활

용에서 기본적인 필수 조건이다. 이용자 분석은 콘

텐츠 생산과 접근, 수익 확대에 근본적인 것이다. 이

때, 이용자는 개별 이용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

라는 점도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 즉 미디어 상품의

이원 구조는 이용자에게 콘텐츠가 상품이지만 이

들의 시선과 규모가 상품이 되어 광고주에게 판매

된다. 웹과 모바일의 급성장을 예견하면서도 종이

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광고주 역시 중요한 고

객이기 때문이다. 어뷰징 기사 양산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아도 ‘발행부수의 경제’가 ‘트래픽의 경제’로

가고 있는 현실이다. 포털 의존적 매체 간 트래픽 경

쟁에서 자유로울 상업적 언론사는 거의 없다. 트래

픽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유료화와 회원제, 후원

금으로 운영되거나 뉴스펀딩을 통한 시도 등이 병

행돼야 한다. 상업적 원리가 기본이지만 상대적으

로 소유나 경영에서 좀 더 독립적인 언론사나 작은

규모의 독립 및 비영리언론사가 선택할 수 있는 영

역이다. 여기서 생존과 수익의 간극, 뉴스와 저널리

즘의 간극, 수익과 저널리즘의 딜레마가 탄생한다.

이제는 ‘기승전이용자’로 가자

이제 저널리즘으로 가보자. 미디어 상품의 이중적 특

성 중에 또 하나는 여전히 화폐로 환치될 수 없는 공

적 가치의 영역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 시

장 모델과 함께 공론장 모델이 공존하는 이유이다.

언론이 저널리즘의 기능과 역할을 담지 않으면 이

것은 홍보나 광고, 마케팅, 선전이나 선동으로 불려

야 한다. 언론사나 기자의 이름은 내려놓아야 할 것

이다. 또한 생존할 수 없고, 버틸 수 없으면 생존할 수

있는, 살아갈 수 있는 다른 길로 떠나야 한다. 언론사

에게, 기자에게 저널리즘은 버릴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는 존재 이유이자 필요조건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저널리즘과 생존의 실체가 현실

에서는 구체적 스펙트럼으로 상당히 넓고 다양하다

는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가 실현하고 싶은 저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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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즘과 생존, 수익의 원칙을 어디에서부터 첫 출발점

으로 삼아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권위와

역사, 경험과 규모가 큰 언론사의 고민은 그 시간과

무게만큼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신생 혁신 기업,

규모가 적고, 유연한 조직의 고민은 스스로의 역동

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적정 규모에 맞는 전략과 질

을 추구하면 될 것이다. 온전히 각 사와 구성원이 서

있는 시장과 저널리즘의 위치 속에서 자신들만의

전망과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뿐이다. 이제 언론사

와 기자들은 불확실하고, 불안한 그러나 살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노력하는 삶의 길에 서 있다. 기승

전이용자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기승전이용자에서 시작할 때 역시 이용자의 흐

름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이용자는 다수와 소수

의 경계에서 쉴 새 없이 이동하고 있다. 소수가 다수

로 부상하게 되고, 나아가 다수의 지배적 규모를 형

성하기도 하며, 다시 지배적 다수의 이용자가 주변

으로 밀리며 잔여하기도 한다. 나와 우리의 언론사

가 현재의 이용자를 토대로 어떤 이용자를 유입시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분석과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연말에 나온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개정

3판을 보면 5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디지털 기술의

파괴력은 지난 100년의 시스템을 무너뜨렸고, 회계

중심의 사고방식이 언론인과 기자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 저널리즘,

시민과 함께 하는 저널리즘의 가능성 역시 넓어지

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용해 보면, “세상 누구

라도 기자가 될 수 있는 저널리즘 환경에서 책임 있

는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토대”를 적고 있으며, 더불

어 “기자는 대체되거나 쓸모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역할이 더욱 복합적으로 변화하고

중요해진다. 그리고 신뢰할 수 있고 유용한 뉴스를

원하는 것은 공중의 필요”라고 첨언하고 있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 아무나 기자가 돼

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면 언론사와 기자의 이

름으로 아무나와 다른 그 무엇이 있어야 하고, 지속

적으로 생산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언론사

와 기자들의 일들을 이용자나 시민들은 그들만의 것

으로 두고 있지 않다. 기승전이용자는 신뢰의 대상인

이용자이자 고객일 수도 있고, 협업의 동반자이자 언

론사와 기자를 더욱 책임 있는 저널리즘, 아무나가

아니도록 도와주고 기대하는 파트너인 셈이다.

불가능과 실패는 아직 없다

협업할 수 있는 두 사람만 있다면 불가능이나 실패

란 말을 너무 빨리 쓰지 말자. 도전과 실험은 이미

실패를 딛고 살아가는 성공의 첫 출발점일 것이다.

도전과 실험이 없으면 실패도 오지 않지만 성공은

더욱 오지 않는다. 2주 전 한 지역주간지 관계자의

말씀이 기억난다. 객관적으로는 혁신과 성공의 길

로 부단히 노력하고 성과도 있는 언론사 대표이다.

“언제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나요.” 지금의 과로가

각자 모두의 선택이자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다고

응원하고 싶다.

참고문헌

-강진아·김희영(2015.4.1). “디지털 독자와 만나기, 답은 없지만 콘텐츠

진화는 계속된다”. 기자협회보. http://www.journalist.or.kr/news/

article.html?no=36152

-우원애(2015.3.30.). ‘대세’ 버즈피드·허핑턴포스트의 이유있는 질주.

이데일리.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

=JG31&newsid=01190646609308568&DCD=A00703&OutLnk

Chk=Y

-이성규(2015.5.14). AOL 인수한 버라이즌, ‘허핑턴포스트’ 매각할까.

블로터 http://www.bloter.net/archives/227996

-이성규(2014.9.11). 버즈피드가 트래픽 쓸어담는 비결 4가지. 블로터

http://www.bloter.net/archives/205612

-이재경 옮김(2014.12). 빌 코바치·톰 로젠스틸(2014).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개정3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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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010 신문과방송 06 2015

단언컨대 이야기(story)를 갈망하는 인간이기에 뉴

스 스토리가 사라질 가능성은 없다. ‘문사철’로도 일

컬어지는 인문학에서 문학은 여전히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소설, 영화, 드라마 등 허구의 내용을

작가의 상상력이 구성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매체

와 형식을 달리 하며 엄청나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사료를 중요시하느냐, 해석을 중요시

하느냐에 따라 학파와 강조점은 다르겠지만 역사도

결국은 이야기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철학도 이

야기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뉴스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실에 근거한

그날그날의 이야기다. 단조로운 일상생활처럼 무

미건조한 뉴스가 대부분이지만, 드라마보다 더 감

동적인 뉴스도 있고 영화보다 더 실감나는 뉴스도

있다. 뉴스가 쌓이면 역사가 되고, 뉴스의 논쟁점은

2014년도 언론사 결산 분석과 수익모델 다변화 제언

종합지 한계 뚜렷전문 킬러 콘텐츠 필요

이상기

부경대신문방송학과교수

1933년 창간된 미국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창간 80년을 맞은 2012년

종이판을 폐간하고 현재 온라인으로만 발행되고 있다.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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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사회철학의 주제가 된다. 이러하기에 뉴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뉴스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종이신문은 그 운명을 점치기가 쉽

지 않다.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009년

4월부터 온라인판만 발행하고 있다.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뉴스위크도 2012년 말 온라인으로 전환

했다. 웹, 스마트폰, SNS 등 뉴스를 소비하는 수단이

다변화하면서 종이신문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위축

되고 있는 것이다.

흑자 신문도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

이 글은 이러한 현실에 주목하여, 종이신문의 현재

경영 상태가 어떠한지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동시

에, 종이신문의 미래 활로를 모색하는 목적으로 쓰

였다. 그래서 먼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신문사의

재무제표부터 간략히 살펴보고, 이후에 종이신문의

활로를 모색하는 측면에서 수익모델 다변화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015년 5월 현재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신문

사는 모두 34개사(전국종합일간 11개사, 지역종합일

간 9개사, 경제일간 8개사, IT전문신문 2개사, 스포츠

신문 2개사, 무료신문 2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34개

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41% 성장을 통해 총

2조 3,6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역종합일간

지(2.86%)와 경제지(1.70%)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

의 신문들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무료신문

(-76.58%)과 스포츠지(-22.88%)의 매출액은 2013년

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큰 폭으로 떨어졌다[표1].

전국종합일간지, 경제지, IT전문지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국종합일간지 및 IT전문지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훨씬 줄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결국 지난해 경영 성과는 경제지만

제대로 된 실속을 챙겼다고 할 수 있다.

[표1] 신문 유형별 매출액 (단위: 백만 원)

조사 대상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2012 2013 2014 2013 2014 2013 2014

전국종합일간 11 1,514,791 1,456,859 1,415,353 -57,932 -41,506 -3.82 -2.85

지역종합일간 9 213,518 217,792 224,025 4,274 6,233 2.00 2.86

경제지 8 618,600 623,923 634,523 5,323 10,601 0.86 1.70

IT전문 2 45,295 45,359 42,463 64 -2,895 0.14 -6.38

스포츠지 2 70,254 50,782 39,165 -19,473 -11,617 -27.72 -22.88

무료신문 2 49,369 25,091 5,876 -24,278 -19,215 -49.18 -76.58

합계 34 2,511,826 2,419,805 2,361,405 -92,022 -58,399 -3.66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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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신문과방송 06 2015

전체 34개사의 2014년 당기순이익(손실)은

2013년보다 6.29% 줄어든 695억여 원을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한 전국종합일간지 및 IT전문지의 당

기순이익은 전년보다 훨씬 줄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경제지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규모도

키워, 제대로 실익을 챙겼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지 역시 당기순이익 증감률이 2013년 43.32%

에서 2014년 14.39%로 하락했다. 스포츠지는 모처

럼 5년간의 누적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

전환이 단기적인 현상인지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표2].

이상과 같은 경영 실적은 신문의 주된 수익원

인 광고시장의 정체와 직결되어 있다. 흔히 짝수 해

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많이 있어 광고비가 증가

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지난해에도 동계 올림픽, 월

드컵, 아시안게임이 연이어 개최됐다. 하지만 세월

호 사고의 여파가 컸고, 월드컵에서도 국가대표팀

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동계 올림픽 및 아시안

게임에서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요소가 없었다. 그

결과 지난해 총 광고비는 2013년 대비 0.6% 성장

한 9조 6,477억 원에 머물렀다. 거의 동결되다시피

한 광고비는 매체별로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올드

미디어인 지상파TV와 신문은 전년 대비 각각 8%,

3.3% 감소했다. 광고 매체로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

였던 인터넷도 6.8%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반면

케이블TV는 3.8% 늘었는데, 종합편성 4개 채널이

10% 이상 성장한 데 힘입은 바 크다. 또한 IPTV는

가입자 수 확대로 2013년 대비 67%나 성장했다. 모

바일 미디어 역시 지난해 9월 가입자 수가 4,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2013년 대비 82.4% 급성장했다.

종합일간지-정체 속 하락

이상과 같은 전체적인 경향과 함께 개별 신문사의

경영 성과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흔히 은퇴한

직장인들이 제2의 직업으로 통닭집이나 식당을 운

영한다. 거의 대부분이 3년 안에 망한다고 하지만

나름 잘되는 곳도 있다. 그렇기에 ‘혹시나’ 하고 계

속 음식점 창업 패턴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는 신문사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전반적인 불황 속

에서 경제지처럼 나름 선전하는 신문사도 있는 것

이다.

먼저, 전국종합일간지의 실상을 살펴보자. 11개

전국종합일간지는 2014년도에 전년 대비 -2.85%

성장한 총 1조 4,154억여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

년 대비 성장률로만 보면 세계일보(3.08%)만 소폭

성장을 했고 나머지 10개 신문사들은 현상을 유지

[표2] 신문 유형별 당기순이익(손실) (단위: 백만 원)

조사 대상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액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2012 2013 2014 2013 2014 2013 2014

전국종합일간 11 -8,527 59,681 44,990 68,208 -14,691 흑자전환 -24.62

지역종합일간 9 525 -13,090 -8,158 -13,615 4,932 적자전환 적자감소

경제지 8 22,239 31,874 36,462 9,635 4,588 43.32 14.39

IT전문 2 1,380 1,380 241 - -1,139 - -82.52

스포츠지 2 -999 -1,122 2,526 -123 3,649 적자증가 흑자전환

무료신문 2 1,168 -4,567 -6,573 -5,735 -2,005 적자전환 적자증가

합계 34 15,786 74,156 69,489 58,370 -4,666 369.75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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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내일신문(-26.14%)

의 매출 하락폭이 가장 컸고, 한국일보(-7.50%), 서

울신문(-6.96%)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일보, 조선

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은 3년 연속 매출액

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표3]. 당기순이익(손

실) 추세는 매출액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일

단 11개사 전체의 2014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

비 –24.62% 성장한 450억 원에 그쳤다. 이 중 조

선일보의 당기순이익이 306억 원으로 전체 순이익

의 68.02%를 차지했고, 내일신문이 101억 원으로

[표3] 전국종합일간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신문사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경향신문 72,565 82,952 72,591 84,190 80,699 -12.49 15.98 -4.15

국민일보 54,180 48,237 47,516 46,805 46,754 -1.49 -1.50 -0.11

내일신문 51,652 55,597 57,525 56,804 41,958 3.47 -1.25 -26.14

동아일보 279,544 294,777 298,763 284,161 285,655 1.35 -4.89 0.53

문화일보 70,191 70,635 69,462 66,321 66,352 -1.66 -4.52 0.05

서울신문 95,393 95,213 98,054 89,197 82,992 2.98 -9.03 -6.96

세계일보 32,803 35,641 37,426 38,675 39,865 5.01 3.34 3.08

조선일보 373,866 376,063 362,024 341,292 339,273 -3.73 -5.73 -0.59

중앙일보 332,515 382,952 313,206 306,143 293,604 -18.21 -2.26 -4.10

한겨레신문 81,116 84,147 85,026 81,659 81,210 1.04 -3.96 -0.55

한국일보 82,784 78,817 73,197 61,609 56,990 -7.13 -15.83 -7.50

합계 1,526,610 1,605,031 1,514,791 1,456,859 1,415,353 -5.62 -3.82 -2.85

[표4] 전국종합일간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신문사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경향신문 -15,491 1,363 855 28,923 348 -37.22 3,281.23 -98.80

국민일보 613 -842 1,140 -979 -207 흑자전환 적자전환 적자감소

내일신문 6,425 8,273 8,858 10,337 10,104 7.07 16.70 -2.25

동아일보 2,941 -18,854 -30,414 2,676 3,037 적자증가 흑자전환 13.52

문화일보 4,432 3,611 3,103 3,403 3,323 -14.06 9.68 -2.35

서울신문 2,026 -2,231 -3,121 -7,819 2,030 적자증가 적자증가 흑자전환

세계일보 -1,779 -1,336 24,296 743 601 흑자전환 -96.94 -19.14

조선일보 39,560 39,673 23,001 28,126 30,601 -42.02 22.28 8.80

중앙일보 22,498 13,560 -40,424 582 -6,927 적자전환 흑자전환 적자전환

한겨레신문 2,754 3,125 3,813 2,285 -1,123 21.99 -40.06 적자전환

한국일보 -10,628 -7,093 366 -8,597 3,203 흑자전환 적자전환 흑자전환

합계 53,350 39,249 -8,527 59,681 44,990 적자전환 흑자전환 -2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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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신문과방송 06 2015

22.46%를 차지했다. 두 신문사의 합이 전체 당기순

이익의 90.48%에 이른다. 또한 이들 두 신문사와 문

화일보만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나머지 8개 신

문사는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

였다[표4].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의 추세를 통해 종

합적으로 판단하자면, 전국종합일간지의 성장성은

정체 내지 하락 국면이면서, 안정성도 다소 위협받

는 완숙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9개 지역종합일간지는 2014년에 전년 대비

2.86% 성장하여 총 매출 2,240억여 원을 기록했다

[표5]. 이는 조선, 중앙, 동아 등 소위 3대 종합일간

지 1개사의 매출에도 못 미치는 것이지만 전반적인

신문업계의 침체 상황 속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돋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손실) 측면

에서는 2013년(-131억 원)에 이어 2014년(-82억여

원)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손해 보는 성

장을 한 셈이다. 지역적으로는 호남이 급락하고, 영

남이 현상 유지 혹은 소폭 성장한 모양새를 보였다.

[표5] 지역종합일간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신문사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강원일보 22,830 23,502 23,361 23,814 26,364 -0.60 1.94 10.71

경남신문 11,313 11,802 11,324 11,568 12,524 -4.05 2.15 8.26

경인일보 21,936 26,279 30,494 37,304 40,935 16.04 22.33 9.73

광주일보 18,377 16,460 16,047 15,865 13,313 -2.51 -1.13 -16.09

국제신문 20,768 22,833 23,743 22,329 22,412 3.99 -5.96 0.37

대전일보 11,519 11,312 10,846 10,989 10,132 -4.12 1.31 -7.81

매일신문 33,175 32,794 31,409 32,422 33,211 -4.22 3.23 2.43

부산일보 44,525 47,758 45,786 41,389 41,425 -4.13 -9.60 0.09

영남일보 19,959 20,219 20,508 22,113 23,708 1.43 7.83 7.21

합계 204,402 212,959 213,518 217,792 224,025 0.26 2.00 2.86

[표6] 지역종합일간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신문사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강원일보 1,368 654 409 230 122 -37.42 -43.68 -46.96

경남신문 664 351 179 -590 -251 -49.02 적자전환 적자감소

경인일보 -7,095 16,982 -907 -3,555 324 적자전환 적자증가 흑자전환

광주일보 -2,645 -4,950 -2,607 -5,152 -6,555 적자감소 적자증가 적자증가

국제신문 43 664 6,153 -356 -598 826.94 적자전환 적자증가

대전일보 103 145 40 54 44 -72.09 32.86 -18.80

매일신문 -808 148 -1,890 321 885 적자전환 흑자전환 175.73

부산일보 -5,755 1,597 -925 -4,142 -3,678 적자전환 적자증가 적자감소

영남일보 156 347 72 101 1,548 -79.22 39.79 1435.07

합계 -13,969 15,938 525 -13,090 -8,158 -96.71 적자전환 적자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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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매

출에서 소폭 성장했고(각각 2.43%, 7.21%), 당기순이

익은 급성장했다(각각 175.73%, 1,435.07%). 비록 당

기순이익 규모가 9억 원(매일신문) 및 15억여 원(영

남일보)에 불과하지만 지역신문 업계 차원에서는

적지 않은 성과라 할 수 있다[표6].

경제지·IT전문지-성장세 주춤

8개 경제지의 지난해 총 매출은 전년 대비 1.70% 성

장한 6,345억여 원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성장세였

지만 이데일리,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는 지난

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특히, 이데일리는 2년 연

속 역성장을 했다[표7].

지난해 경제지 전체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39% 늘어난 365억여 원으로 나타났다. 앞서의

매출액 추이와 유사하게 이데일리는 2년 연속 적자

를 기록했고, 파이낸셜뉴스와 헤럴드경제는 흑자

기조를 이어가곤 있지만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3년간의 지표만 놓고 판단하자면 5개 경제지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한국경

[표7] 경제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신문사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매일경제 197,680 212,115 216,808 217,975 219,720 2.21 0.54 0.80

머니투데이 39,272 41,879 45,376 48,977 52,445 8.35 7.94 7.08

서울경제 40,787 40,969 44,202 46,651 47,660 7.89 5.54 2.16

아시아경제 26,778 28,931 30,782 31,079 32,652 6.40 0.97 5.06

이데일리 38,354 48,936 57,277 48,438 45,874 17.05 -15.43 -5.29

파이낸셜뉴스 - 24,898 27,718 28,018 27,877 11.33 1.08 -0.50

한국경제 123,525 127,276 138,711 141,665 147,787 8.98 2.13 4.32

헤럴드경제 54,666 54,971 57,725 61,119 60,508 5.01 5.88 -1.00

합계 521,063 579,973 618,600 623,923 634,523 6.66 0.86 1.70

[표8] 경제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신문사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매일경제 1,535 1,475 2,480 5,150 6,256 68.14 107.72 21.47

머니투데이 2,951 2,432 4,481 1,002 3,640 84.25 -77.63 263.21

서울경제 -232 791 1,702 4,352 3,981 115.17 155.70 -8.53

아시아경제 1,426 -11,708 -20,187 2,764 4,325 적자증가 흑자전환 56.51

이데일리 2,264 2,827 1,917 -2,154 -1,083 -32.19 적자전환 적자감소

파이낸셜뉴스 - 1,452 3,379 3,099 2,166 132.71 -8.30 -30.10

한국경제 8,432 6,999 12,490 12,938 13,357 78.45 3.58 3.24

헤럴드경제 2,457 2,375 15,959 4,724 3,820 1572.63 -70.40 -19.13

합계 18,833 6,644 22,239 31,874 36,462 234.74 43.3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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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신문과방송 06 2015

제)는 초록불, 2개 경제지(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는 노란불, 1개 경제지(이데일리)는 빨간불로 비유

할 수 있겠다[표8].

IT전문지는 전년 대비 -6.38% 성장하여 총

425억여 원에 이르는 합계 매출을 달성했다. 디지

털타임스는 5년 연속 성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업

계 선두인 전자신문이 –10.86% 역성장한 여파가

컸다. 당기순이익도 디지털타임스는 5년래 최고치

인 10억여 원을 달성했지만 전자신문은 5년래 처음

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광고 업종에서

‘컴퓨터 및 정보통신’이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

는 상황이라 전자신문의 매출 하락 및 당기순손실

은 다소 의외다.

스포츠지는 스포츠서울을 포함한 3개사의 합

계 매출(1,170억여 원)이 2008년에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 스포츠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역시 2013년 대비 –22.88% 성

장한 392억여 원에 그쳤다. 그렇지만 당기순이익은

[표9] IT전문지, 스포츠지, 무료신문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IT

전문지

디지털타임스 11,082 11,862 12,587 12,629 13,287 6.11 0.33 5.21

전자신문 32,673 32,923 32,708 32,730 29,176 -0.65 0.07 -10.86

합계 43,755 44,785 45,295 45,359 42,463 1.14 0.14 -6.38

스포츠지

스포츠조선 40,903 41,570 38,200 30,049 23,975 -8.11 -21.34 -20.21

일간스포츠 27,334 27,208 32,054 20,733 15,190 17.81 -35.32 -26.74

합계 68,237 68,778 70,254 50,782 39,165 2.15 -27.72 -22.88

무료신문

메트로 38,640 38,950 25,324 9,994 5,278 -34.98 -60.54 -47.19

포커스 38,149 37,113 24,045 15,097 598 -35.21 -37.21 -96.04

합계 76,788 76,064 49,369 25,091 5,876 -35.10 -49.18 -76.58

[표10] IT전문지, 스포츠지, 무료신문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2010 2011 2012 2013 2014 2012 2013 2014

IT

전문지

디지털타임스 565 664 752 720 1,023 13.33 -4.32 42.08

전자신문 1,193 391 628 660 -781 60.50 5.15 적자전환

합계 1,758 1,055 1,380 1,380 242 - -0.01 -82.52

스포츠지

스포츠조선 -278 -834 -185 -315 3,003 적자감소 적자증가 흑자전환

일간스포츠 270 -421 -814 -807 -477 적자증가 적자감소 적자감소

합계 -8 -1,255 -999 -1,122 2,526 적자감소 적자증가 흑자전환

무료신문

메트로 2,012 2,248 587 -3,706 -4,221 -73.89 적자전환 적자증가

포커스 2,109 1,742 581 -861 -2,351 -66.65 적자전환 적자증가

합계 4,122 3,990 1,168 -4,567 -6,573 -70.72 적자전환 적자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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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5년간의 누적 적자를 마감하고, 지난해 30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스포츠조선 덕분에 전체적으로도 흑

자를 기록했다.

무료신문은 2010년을 정점으로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에 가장 큰 치명타

를 입은 신문 업종이 무료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 비

록 매출액이 급감하더라도 2012년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는데, 2013년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도 급격히 늘고 있다[표9, 10].

결국 포커스는 2014년 4월 30일 폐간하고, 5월 1일

부터 온라인뉴스서비스만 하고 있다.

이상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뉴스를 소비하는 경로가 늘어난 만큼 백

화점 같은 형태의 종합신문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

질 전망이다. SNS 등을 통하여 개인 맞춤형 뉴스가

등장한 상황에서 모든 뉴스를 특색 없이 나열하여

전달하는 기존의 관행은 탈피해야 한다. 경제지와

같이 독자에게 ‘필요한(팔릴 만한)’ 정보를 제공하든

지, 지역종합일간지가 ‘지역성(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개별 신문사만의 킬러 콘텐츠 혹은 전

문 영역을 갖추어야 하리라고 본다. 아울러 디지털,

속보, 동영상 등과 병행하는 뉴스 콘텐츠를 개발해

야만 매체를 달리하면서 수익을 거두어들일 수 있

을 것이다.

둘째,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신문 요금의 인상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1,000원의 인상에도 다수

의 구독자가 떨어져나가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앞서

의 콘텐츠 특화와 병행하여 선별적으로 가격 인상

을 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20:80의 법칙

이 신문사에도 존재한다면 20%의 핵심 독자를 상

대로 맞춤형 심층·전문 뉴스를 제공한다든지, 핵심

독자들의 질의나 의견에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든지,

신문사 편집회의 등에 참관할 기회를 준다든지, 다

양한 문화행사에 초청을 한다든지 해서 주인의식을

갖게끔 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을 상대로 한 양질의

콘텐츠는 다시금 80%의 독자에게 저렴하게 재가공

해서 공급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다. 일부 신문들이 온라인상에서 ‘프리미엄 서비

스’를 제공한다곤 하지만 이러한 독자 관리와는 한

참 거리가 멀다.

셋째, 언론의 주된 고객에는 광고주도 포함된다.

과거의 전통에서는 저널리즘 영역과 광고 영역이

엄격하게 분리되어야 한다는 규범이 있었지만 점차

그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의 ‘네이티

브 광고’는 기획기사처럼 보일 정도다. 이러한 서구

의 사례를 좇기에 앞서 우리의 신문사들이 그동안

광고주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자성

해볼 필요가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국내 광고주들

은 신문사 광고가 필요해서라기보다 우호적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일종의 ‘보

험’ 혹은 ‘언론 플레이’용으로 광고를 한다는 입장이

75%를 차지했다. 신문의 영향력이 컸을 때는 이런

관행이 통했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점점 외면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와 같이 신문 고유의 영역에서 고객(독자 및 광

고주)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이래도 안 될 경우

에 한해 신문 이외의 수익 대체 모델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문화, 교육, 지식 사업이나 출판

업과 같이 신문과 연관성이 높으면 바람직하겠지만

숙박업이든 관광·요식업이 될 수도 있다. 신문사도

‘기업’이라고 본다면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생존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마르크스의 경

구가 여전히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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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018 신문과방송 06 2015

국내 언론사 수익모델 동향

다양한 길 찾아 돌고돌아도결국은 ‘콘텐츠’

이정환

미디어오늘편집국장

광고시장이 급격히 무너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

니다. 그나마 방송광고는 아직 살아 있지만 신문광

고는 이미 광고 효과 같은 걸 제대로 따지지 않은 지

오래됐다. 돈을 줄 테니 광고를 싣지 말아달라는 음

성적인 광고도 부쩍 늘었다.

광고 집행비 중 협찬이 70%

업계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돈을 줄 테니 광

고를 싣지 말아달라는 건 다른 신문사들이 보고 저

기는 주고 우리는 왜 안 주냐고 따지는 상황을 피하

고 싶기 때문이다. 저 신문사가 받으면 반드시 우리

도 받아야 한다고 자존심을 내세우는 신문도 있고

광고를 안 주면 줄 때까지 ‘조지는’ 신문도 있다. 기

업 입장에서는 어차피 광고 효과도 없다면 적당히

돈을 찔러주고 끝내는 게 차라리 편하고 언론을 관

리하는 데 생색내기도 좋다.신문사들이 개최하는 마라톤대회, 미술전시회, 음악회 등의 문화이벤트는

협찬을 위해 만든 일종의 ‘상품’이다. / 사진출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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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한 대기업 홍보 담당 임원은 광고 집행 금액 대

비 협찬·후원 금액이 70%에 육박한다고 털어놓

기도 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거의 반반

에 육박하고 조만간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

들이 너도나도 해외 유명 인사들을 불러다 ‘뽀대’

만 그럴 듯한 콘퍼런스를 여는 것도 협찬을 끌어오

기 위해서다. 광고로 ‘땡기기’ 어려우니 콘퍼런스

로 ‘땡긴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주는 건 마찬가

지다. 달라니까 주는 거고 안 줄 수 없기 때문에 주

는 거다.

협찬의 명분은 무궁무진하다. 마라톤대회, 미술

전시회, 음악회, 문화 탐방 등 신문사에서 하는 거의

대부분의 문화 이벤트가 협찬을 위해 만든 ’상품’이

라고 보면 된다. 지면을 동원해 홍보도 하고 관람객

에게 돈을 받으면서 기업들에게는 협찬도 받는다.

이렇게 한 번 행사를 치르고 나면 수천만 원에서 수

억 원까지 남는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기사를 후원하는 경우

도 흔하다. 홍보실에서 작업을 해서 특정 기획기사

를 주문 생산하고 그 대가로 광고를 집행한다. 기자

들이 알고 쓰는 경우도 있고 위에서 지시해서 모르

고 쓰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광고를 집행할 때도

있지만 적당한 명분으로 입금만 하는 경우도 있다.

오죽하면 “얼굴 없는 기부천사”라는 말이 나올 정

도다. 광고도 안 실었는데 광고비가 입금되는 걸 두

고 하는 말이다.

한 건설회사 홍보 담당 임원에 따르면 이 회사

는 아예 마케팅 부서와 홍보 부서에서 집행하는 광

고가 구분돼 있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철저하게 홍

보 효과에 따라 광고를 배분하고 홍보 부서에서는

언론 관리 차원에서 광고를 집행한다. 홍보 부서에

서 집행하는 광고는 홍보 효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조지는’ 언론에 주거나 잘 써주는 언론에 주

거나 관리해야 할 언론에 준다. 광고비는 집행되지

만 실제로 지면에 실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턱없이 비싼 ‘보험료’

참담하지만 이게 2015년 현재 많은 신문사들의 생

존 방식이다. 신문을 팔아서 먹고 살 수 없다는 건

하나마나한 이야기고, 신문 구독이 늘어날수록 오

히려 적자가 늘어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가격 없는 상품의 딜레마다. 신문 구독료는 최소한

의 비용조차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낮다. 가격을

올리는 건 엄두도 못 낸다. 손해를 보더라도 최대한

많이 팔고 광고로 그 손해를 메워야 하는데 광고시

장이 무너지고 있다.

한국에서 망하는 신문사가 없는 건 그나마 ‘조지

고’ 광고를 받거나 ‘안 조지고’ 광고를 받거나 하는

아직까지 한국에는 성공한 콘텐츠 유료화 모델이라고 할 만한 게

많지 않다. 일부 언론사들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기업 홍보실에 아이디를

강매하는 B2B 모델로 변질됐고 기업의 약점을 들춰내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조폭적’ 영업 행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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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 신문과방송 06 2015

비즈니스 모델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홍보 담당자

들이 흔히 ‘보험을 든다’고 말하지만 언젠가부터 ‘보

험료’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신문이 늘어나면서 ‘조질’ 때마다 광고로 막

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종이신문이 2026년에 사라질 거라는 분석도 있

었지만1 여전히 기업에서는

아침에 종이신문을 스크랩해

서 위쪽에 보고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일단 스크랩하는

신문의 범주에 들어가면 발

행부수와 무관하게 최소 할

당량의 광고를 배정받을 수

있다. 회장님께 어떤 기사가

어떻게 보고되느냐에 따라

광고 집행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적어도 한국에서는

이 회장님들이 ‘디지털 네이

티브’ 세대로 교체되기 전까

지 종이신문의 수명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련의 변화를 돌아보면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전

후로 주요 기업들의 홍보 전

략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파

악할 수 있다. 과거에는 비판

적인 기사를 광고로 막는 게

핵심 전략이었지만 언젠가

부터 비판적인 언론사에 광

고를 끊거나 줄이는 걸로 응

징하면서 언론을 길들이고

있다. 신문 구독률이 계속 떨

어지고 온라인 뉴스 비중이 높아지는 동시에 뉴스

가 파편화되고 브랜드가 해체되면서 언론의 자본

종속은 더욱 심화됐다.

온라인으로 넘어오면 뉴스 비즈니스의 수익모

델은 더욱 참담하다. 대부분 언론사의 1회 방문당

페이지뷰가 2건이 채 넘지 않고 포털 유입 의존도가

‘다음뉴스펀딩’은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서비스로 독자들의 후원으로 제작비를 조달해,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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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60%에서 많게는 90%를 넘는 경우도 있다. 트위터

와 페이스북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

직 전체 페이지뷰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링

크를 타고 들어온 ‘뜨내기’ 독자들은 지금 읽는 기사

가 조선일보 기사인지 한겨레 기사인지 미디어오

늘 기사인지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충성도도 매우

낮다.

해체된 브랜드와 파편화된 뉴스

문제는 이 ‘쓰레기’ 트래픽이 적지 않은 돈이 된다는

데 있다. 최근 시세로는 광고를 최대한 많이 붙이면

10만 뷰에 100만 원까지 벌 수 있다. 그 광고라는 게

비뇨기과, 성형외과, 임플란트, 다이어트, 발기부전

등 온갖 지저분한 이른바 네트워크 광고다. 클릭 한

번에 몇 백 원 수준에서 5,000원까지 나오는 광고도

있는데 많이 읽을수록 많이 벌리는 구조다. 보통은

지저분한 기사일수록 많이 읽힌다. 연예인들 수영

복 사진과 온갖 가십성 기사가 범람하는 이유다.

한국 인터넷 이용 인구 3,500만 명 중에 2,500만

명이 인터넷 웹 브라우저 첫 화면에 네이버를 띄워

놓고 있다는 통계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네이

버가 곧 인터넷이고 네이버에 뜨는 뉴스가 뉴스의

전부인 게 현실이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시달리

던 네이버가 2012년 첫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버리

면서 검색 유입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고 어뷰징 기

사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진짜 문제는 저질 뉴스가

진짜 중요한 뉴스를 가리고 이슈를 치워버린다는

데 있다.

많은 언론사들이 멀쩡한 편집국과 별개로 비정

규직 아르바이트생으로 구성된 이슈 대응팀을 두고

어뷰징 기사를 쏟아낸다. 한 사람이 하루 50개씩 기

사를 쏟아내는데 이런 기사들이 트래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광고 수입의 대부분을 벌어들인다. 한때

어뷰징이 심한 언론사들을 퇴출시키곤 했던 네이버

와 다음은 언젠가부터 유력 언론사들의 어뷰징을

방치하고 있다. 검색 결과에 클러스터링 기법을 도

입했지만 어뷰징을 근절하는 데 실패했다.

아직까지 한국에는 성공한 콘텐츠 유료화 모델

이라고 할 만한 게 많지 않다. 일부 언론사들의 프리

미엄 서비스는 기업 홍보실에 아이디를 강매하는

B2B 모델로 변질됐고 기업의 약점을 들춰내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조폭적’ 영업 행태가 논란이 되기

도 했다. 뉴스 시장은 음악 시장과도 다르고 웹툰 시

장과도 다르고 동영상 VOD 시장과도 다르다. 뉴스

는 여전히 공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지갑을 열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근본적인 차이는 음악은 개인의 선호가 분명하

고 반복해서 듣거나 소유의 욕구가 존재하지만 뉴

스는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고 얼마든지 대

체 가능한 다른 콘텐츠가 있다. 웹툰처럼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연결된 콘텐츠도 아니다. 동영상과 비

교하면 완성도도 떨어진다. 결국 해체된 브랜드를

복원하고 파편화된 뉴스를 맥락으로 다시 구성하는

게 관건이지만 주류 언론의 플랫폼은 아직 이런 변

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뉴스를 팔아라

제한적인 실험이지만 한국 뉴스 생태계에서 ‘뉴스

타파’의 등장은 분명히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다. 탐

사보도는 사실 모든 언론의 본질이고 과제지만 뉴

스타파는 오래된 향수를 끌어내 차별화 전략에 성

공했다. 뉴스타파는 월 3억 원 이상의 후원금이 들

어오는데 덕분에 광고와 자본에서 완벽하게 자유

로운, 흔하지 않은 언론사가 됐다. 국민TV는 월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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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신문과방송 06 2015

원 이상, 고발뉴스는 세월호 참사 이후 후원자가 늘

어 최근에는 월 9,000만 원 정도가 들어온다.

다음 뉴스펀딩도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았지

만 아직은 실험적인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다. 뉴스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 다양한 주제와 출시 반년 만

에 10억 원의 후원을 끌어낸 놀라운 기록이 돋보이

지만 다음이 뉴스펀딩을 띄우기 위해 곳곳에 링크

를 심고 수천만 명의 독자들이 거쳐 갔다는 걸 감안

하면 주류 언론의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분명

히 의미있는 실험이지만 트래픽을 집중시키는 만큼

의 이슈 소구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언론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돈을 낼 만한 사람

들은 이미 다 내고 있고 더 늘어나기 어렵다는 이야

기가 많다. ‘10만인 클럽’을 표방했던 오마이뉴스는

아직까지 한 번도 후원자가 1만 명을 넘지 못했고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프레시안 역시 5,000명에 훨

씬 못 미친다. 민중의소리나 미디어오늘 역시 마찬

가지다. 구독도 광고도 후원도 유료 서비스도 모두

실패했거나 성장이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뉴스가 아닌 부대사업에서 해법을 찾는 언론사

들도 있다. 경향신문은 한때 부동산사업에 손을 댔

지만 큰 재미를 못 봤고 출판사업이나 교육사업, 심

지어 요식업에 뛰어든 언론사들도 있었지만 주력

사업 부문의 침체를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블로터가 그나마 독특한 사례인데 교육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는다. 블로터

의 독특한 콘텐츠 지형과 상대적으로 가벼운 규모

의 언론사라서 가능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오늘과 몇몇 언론사들이 중

심이 돼서 추진하고 있는 공동 구독 프로젝트를 소

개한다. 핵심은 한 언론사에 월 1만 원을 내기는 왠

지 아깝거나 부담스럽지만 5개 언론사에 1만 원

을 나눠주는 건 부담이 덜하다는 발상에서 출발

한다. 1만 원을 10개 언론사에 나눠서 줄 수도 있고

이번 달에 프레시안 기사가 특히 좋았다면 프레시

안에 5,000원을 주고 나머지 9개 언론사에 나머지

5,000원을 나눠서 줄 수도 있다.

희망하는 언론사는 모두 참여하게 해서 풀을 넓

게 가져갈 계획이다. 각 언론사들이 하루 5개 미만

의 핵심 기사를 송고하면 모아서 볼 수 있는 서비스

도 병행한다. 오마이뉴스 등은 기존의 후원회원을

빼앗길까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신규 후원이 늘어

나는 효과를 감안해 판단하면 된다. 기대 수준을 낮

게 잡고 있긴 하지만 뉴스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하

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질 높은 콘텐츠 생산의 선순

환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확산되리라 믿는다.

역시 뉴스 콘텐츠

결론을 정리하면 결국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도

언론사는 뉴스 콘텐츠를 팔아서 살아남아야 한다.

직접 뉴스를 팔든 후원을 받든 생존을 위한 혁신이

유일한 해법이다. 눈앞의 수익을 좇으려다 콘텐츠

혁신의 기회를 놓치거나 잠재적인 독자들을 뉴스에

서 멀어지게 만든다면 이 과도기가 지난 뒤 영원히

도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혼돈의

시기를 버티되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구

축하는 게 관건이다.

1 다국적미래전략컨설팅업체인퓨처익스플로레이션네트워크의

2010년발표에따르면한국은2026년,일본은2031년종이신문이

종말할것으로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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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023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2015년 5월 13일 뉴욕타임스와 버즈피드, 내셔널

지오그래픽, 가디언, BBC뉴스, 슈피겔과 빌트사 등

이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뉴스를 발행한다고 발표

했다. 같은 날 미국 최대의 무선통신 사업자인 버라

이즌은 모바일 비디오 시장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AOL을 인수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언

론 시장이 모바일 미디어, 소셜 미디어, 비디오 시

장, 수용자 분석 시장의 확장과 변화에 빠르게 적응

하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두 사

례를 보더라도 현재 언론사들이 어떤 수익모델을

추구하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모바일 소셜 미

디어 수용자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들에 대한 접

근과 분석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새로운 광고시장을 개척하면서 브랜디드 콘

텐츠라는 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

전히 종이신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자체 혁신을

강 석

텍사스대샌안토니오캠퍼스커뮤니케이션학과교수

해외 언론사 수익모델 동향

수용자 분석 토대로지속적 맞춤형 혁신

페이스북이 링크를 통해 언론사 웹페이지에 들어가지 않고 페이스북 안에서

기사를 바로 볼 수 있는 서비스인 ‘인스턴트 아티클’을 출시,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버즈피드 등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이 서비스가 뉴스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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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 신문과방송 06 2015

통해 수익을 꾀하고 있다. 변화하

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수입선의 다각화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다. 올해 국제온라인저

널리즘 심포지엄(ISOJ)이나 국제

뉴스미디어협회(INMA) 총회와

같은 뉴스산업 콘퍼런스, 그 밖의

주요 연구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이슈들이 공통적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이 중 주요 요인들을 정리

하고 논의해 보기로 한다.

데이터 분석 활용

독자들의 언론사 사이트, 앱, 소셜

미디어 이용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은 수익화를 위한 필수 과정

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어떤 뉴

스와 정보에 관심을 보이는가를

확인함으로써 그 결과에 따라 정

보를 제공하여 트래픽을 높이는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뉴스 서

비스 회사인 매셔블(Mashable)의

CMO인 스테이시 마티넷은 자

사 소셜 미디어 페이지와 사이트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특정 뉴스,

가령 날씨 심층 분석과 자동차 정보에 높은 트래픽

을 보인 것을 확인하고 그 분야의 정보량과 질을 높

였다. 이를 통해 방문자 수와 광고 게재의 증가를 경

험했다.

수용자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는 데이터 사이언

티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의 미디어 그룹인

스크립스 네트워크 인터랙티브 수용자 개발 담당

책임자인 로라 에반스는 웹 분석팀, 운영팀, 비즈니

스 정보팀, 사업팀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데이터 분

석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 데이터 사이언티스

트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수용자의 연령

층, 성별, 그 외 사회심리학적인 특성에 따른 사이

트 페이지 이용, 키워드 분석, 시간대 이용 차이 등

의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그에 맞게 콘텐츠 배치

쿼츠는 2014년 한 해 동안 브랜디드 콘텐츠로 인해 총 87%의 광고주가 재계약을 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쿼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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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와 자동 광고인 프로그래매틱 광고 배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수입의 증가를 의미한다. 여성 전

문 뉴스와 정보 사이트인 리파이너리29(Refinery29.

com)의 데이터 분석 책임자인 아이린 리는 데이터

분석 결과 트렌딩 기사와 시간대별 이용 현황을 파

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즉, 수용자들은 저녁 시간

에 비디오를 더 많이 시청하고 일요일에 가장 트래

픽이 높았음을 알게 됐다. 따라서 저녁에는 새로운

비디오를 업로드하고, 일요일에는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사를 업로드했고 그 결과는 수입의 증가

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의 제품 개발 책임자인 알렉스 하디

먼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바일 이용자들이 데스

크톱과 랩톱 인터넷 이용자를 이미 추월했음을 알

게 됐고 특히 기사에 관여하는 이용자 비율이 증가

한 것도 파악됐다. 따라서 애플워치 이용자들을 위

한 기사는 한 줄 기사로 작성하고 태블릿, 스마트폰

의 경우 독자들에게 퀴즈나 인터랙티브 그래픽을

통해 관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 그 결

과로 모바일 웹과 앱 트래픽의 증가, 광고 수입도 높

아졌다고 한다.

디지털 언론 시장에서 보다 가시적으로 이용되

고 있는 수익모델로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있다. 브

랜디드 콘텐츠란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으나 판매

가 목적이 아닌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뉴스를 의미

한다. 따라서 이는 이전의 스폰서 기사나 기사형 광

고, 홍보성 기사와는 다르다.

브랜디드 콘텐츠-네이티브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는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저

널리즘을 표방한 정보성 기사이다. 이 기준 안에서

회사나 브랜드, 제품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편 네이티브 광고란 브랜디드 콘

텐츠가 디지털 인터페이스에서 이용될 때 사용되

는 용어이다. 비즈니스 뉴스 사이트인 쿼츠의 광고

부 총 책임자 조이 로빈스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양

질의 정보와 적절성을 유지하고 수용자들의 모바일

기기와 소셜 미디어 이용에 맞추어서 반복적으로

투명하게 전달될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정보성이 중요하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2014년 증권 시장 전망 등을 기획물로

제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개인이 재정 관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가와 주요 팁을 제공

하는 기사를 내놓는다. 세계 최대 배송 업체인 UPS

는 유럽의 주요 수출 트렌드와 통계, 전망을 분석하

는 기사를 내보낸다. 이를 접하는 독자들은 브랜디

드 콘텐츠가 비록 스폰서가 있는 기사이지만 자신

들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를 통해 회사

언론사들은 모바일 소셜 미디어 수용자들에 대한 분석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종이신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혁신을 통해 수익을 꾀하고 있다.

수입선의 다각화도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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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신문과방송 06 2015

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이미지를 창출해 낼 수 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광고주 측에서 책임을 지고

작성하며 언론사에 제출하면 편집 과정을 거쳐 최

종 발행된다. 이 기사들은 윤리적인 차원에서 명확

히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명시해야 한다. 이 콘텐츠

를 전문적으로 작성하는 팀이 회사에 있기도 하며

전문가에게 의뢰하기도 한다. 따라서 언론사에서는

콘텐츠가 자사의 이념과 철학에 크게 어긋나지 않

는다면 발행한다. 쿼츠의 경우 지난 2014년 한 해 동

안 브랜디드 콘텐츠로 인해 총 87%의 광고주가 재

계약을 하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디지털 브랜디드

콘텐츠 시장은 매우 거대하고 기회가 많으며 이러

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언론사들이 어떻게 하는가

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종이신문의 가치 높이기

월스트리트저널의 글로벌 미디어 판매 책임자인 트

레버 펠로우즈는 종이신문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

조하면서 여전히 수용자들이 인생에서 취업, 결혼,

구매와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의존하는

미디어가 종이신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곧 종이신

문의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광고 메시지

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경우 가장 거대한 수입원이

된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체 수용자 패

널 조사를 통해 독자들이 종이신문 광고를 볼 때 타

제품과 차별화되는 기능이 강조된 광고를 가장 효

과적인 광고로 평가하는 것을 알게 됐고 그에 맞게

종이신문 광고의 내용과 구성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종이신문 광고 수입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경우 약 1,400여 개의 종이신문이 발행

중인데 그중 950여 개가 조간이며 450개가 석간신

문이다. 그러나 석간이 조간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점차로 높아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침에는 그런

대로 종이신문을 읽는 경향이 있으나 오후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읽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자

들의 특성은 남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고 이를

파악한 브라질 일간지 오글로보는 석간 발간을 고

수하면서 태블릿 컴퓨터 판을 내놓았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캐나다의 토론토스타는 독자 패널

조사를 통해 종이신문의 혁신과 수입의 증가를 경

험한 신문사이다. 조사 결과 독자들이 텔레비전 프

로그램 안내 정보를 선호하는 것을 알게 됐고 보다

상세하게 이 섹션을 다룸으로써 독자들을 만족시

켰다. 또한 인포그래픽으로 캐나다의 도시 역사를

다루고 이를 전자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신문 첫

페이지의 디자인을 혁신하고 색상을 보다 다양하

게 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그 결과는 구독

자와 광고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 밖에 미네아폴리

스스타트리뷴의 경우 관심도가 높았던 양질의 특집

기사들을 주제별로 재구성하여 프린트 단행본 또는

전자책으로 제작해 수입을 올렸다.

비록 디지털 언론과 관련해 많은 시도가 진행

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디지털 언론 시장의 디

지털 광고 수입 증가폭은 이상하리만큼 계속 감소

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전년 대비 10.6% 증가에서

2011년 6.6%, 2012년 3.7%, 2013년은 1.5%만의 증

가를 경험했다. 2014년에도 전년과 같은 수준인

1.4%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인터넷 광고 수입은 매

년 15% 이상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종이신문에 기반한 지속적인 수익모델을

주장하는 언론사로 댈러스모닝뉴스(이하 DMN)가

있다. DMN의 CEO인 짐 모로니는 현재 DMN이

얻고 있는 디지털 구독과 광고 수입은 자사 전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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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특집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입 규모의 7%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여전히 디지털

광고의 낮은 광고 단가와 저조한 디지털 구독으로

수입을 창출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채널은 독자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하면서 개발 관리를 하되, 중요한 수입

원으로는 안정적인 종이신문 광고시장과 틈새 신문

개발, 지역 축제 개최, 온라인 콘텐츠 마케팅 서비스

대행, 소셜 미디어와 이메일 마케팅 서비스 등의 다

양하면서 보장된 수입원을 단계적으로 키워 나가는

방법을 주문한다.

수입 경로의 확장

종이신문 독자와 디지털 독자, 광고, 언론사의 장점

과 강점을 이용한 사업의 시행과 강화가 수입선 다

변화의 접근 방식이다. 특히 언론사들이 보유한 방

대한 독자 네트워크는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네트워크에 진입하려는 많은 사업체들이 있고

언론사는 이들에게 소비자 접근 마케팅을 대행하

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DMN은 508디지털

(508digital.com)에서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언론 그룹인 맥클래치의 경우는 새로운 수익

모델의 40%를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를 통해 거두

고 있다. 이 밖에 대표적인 언론사들을 예로 들면 미

국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 서비스, 영국 가디언

의 주요 예술 공연장과 단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서

비스, 독일 악셀 스프링어, 프랑스 르몽드, 영국 텔

레그래프도 디지털 마케팅 서비스 비즈니스를 시행

하고 있다.

텍사스트리뷴은 소액부터 거액까지의 기부자와

정치인 관련 이벤트가 주된 수입원이다. 텍사스트

리뷴은 이 수입원을 통해 고수익을 얻고 있으며 급

속도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추

구하면서 주 공무원의 연봉, 주 형무소의 죄수 수감

현황, 주 공립 초중고 학생의 성적 통계와 학교 순위

등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이

용자들이 방문하고 회비도 지불한다. 또한 정치인

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를 이벤트로 만들어 참가비를

받는다.

미국의 채터누가타임스프리프레스는 지역 축

제를 개최하면서 스폰서와 참가비로 수입을 발생시

킨다. 이벤트로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 언론사

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 출발할 것을 주문한다. 전문

성을 갖고 접근할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

밴쿠버뉴스는 주말마다 각종 평생교육 강좌를 개설

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을 통해

취미나 정치, 창업 강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

제 강좌로 수강료 수입을 거둔다. 컨설팅 서비스도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미

드랜드뉴스협회에서는 취업 준비 컨설팅, 창업 컨

설팅,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의 언론

사 수익모델은 “수용자 분석을 토대로 한 지속적인

혁신”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언론사의

경우 수용자 데이터 분석으로 그들의 관심사가 무

엇인지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새 제품을 내놓아 수

익을 올린다. 종이신문도 역시 수용자의 관심사 분

석을 통해 지면의 확대와 개편을 시도했다. 기존의

수용자들이 광고의 홍수 속에서 미디어를 소비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브랜

디드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속적

인 혁신은 수입선이 다각화 될 수 있는 근간을 마련

해 준다. 이러한 흐름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적응

하는 언론사야 말로 성공적인 수익모델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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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비윤리적 취재 정당화할 공익성 결여성완종녹음파일보도를통해본취재윤리와알권리/임영호

취재 자유 ‘절대반지’는 아니다취재윤리와알권리에대한법률적재고찰/지성우

취재윤리 vs. 알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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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중 점 검

029집중점검 | 취재윤리 vs. 알 권리

임영호

부산대신문방송학과교수

성완종 사건이 정국에 일파만파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아마 크게 주목받지 못했

겠지만, jtbc의 성완종 녹음 파일 보도를 둘러싸고

언론계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대략적인 경과는 이렇다.

단순 취재윤리 위반일 뿐인가

성완종 회장은 자살 직전 경향신문 이기수 부장과

정치자금 관련 내용으로 인터뷰를 했다. 성완종 스

캔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향신문은 유족의

동의를 받고 인터뷰 파일을 검찰에 전달했다. 유족

들은 고인의 육성 녹음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데 반

대했기 때문에 경향신문은 인터뷰 내용을 녹취록

형태로만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

디지털 전문가로 참여한 김모 씨가 파일을 몰래 빼

내 jtbc에 넘겨주었다. 녹취록 유출을 알게 된 경향

신문과 유족 측은 방영 중단을 요청했지만, jtbc는

방영을 강행했다. jtbc는 시민의 알 권리를 내세우며

보도했지만, 이 파일의 출처가 경향신문이라는 사

실을 밝히지 않았다.

이 사건은 경향신문의 특종 자료를 jtbc가 가로

채는 바람에 벌어진 하나의 ‘사건’으로서, 언론의 직

업윤리를 위반한 ‘비윤리’ 사례로 단순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례는 달리 보면 상당히 복합적인 성격

을 띠는 정치적 사건이기도 하다. 이 사례에는 그간

한국 언론과 정치권의 구조화된 관행을 보여주는

수많은 복잡한 사건들이 얽혀 있다. 예컨대, 취재윤

리 위반이라는 중심적 사건 외에도, 취재윤리 위반

을 둘러싼 논란, 성완종 사건 자체, 더 나아가 한국

정치제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선 취재보도 활동에서의 윤리성이라는 측면에

서 이 사건을 조명해보자. 언론사의 뉴스는 취재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하기 때문에 정보의 독창성이 생

명이다. 그래서 기자가 어떤 정보를 독점적으로 발

성완종 녹음 파일 보도를 통해 본 취재윤리와 알 권리

비윤리적 취재정당화할 공익성 결여

취재윤리 vs. 알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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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신문과방송 06 2015

굴할 경우 언론인으로서 가장 영광스런 특종의 특권

을 누리게 된다. 경향신문은 생전의 성완종 씨와 독

점 인터뷰를 했고, 이는 이 신문사의 허락 없이는 다

른 언론사들이 접근할 수 없는 독점적인 정보이다.

이 기준에 의하면 jtbc의 보도는 경향신문의 내부 취

재 자료를 가로챈 절도 행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비

난을 의식한 듯 손석희 앵커는 뉴스 진행 멘트에서

“이 파일이 검찰에 넘어간 이상 공적 대상물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주장을 수용한다

고 해도 타사 기자가 녹음한 인터뷰 자료를 활용하

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절

도 행위의 일종인) 표절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또한 파일의 출처인 김모 씨가 “경향신문 보

도 후에 활용하라”는 단서를 붙여 넘겨주었다는

점에서는 기자와 제보자 간 신뢰라는 직업적 책

무를 위반했다. 고인의 육성 공개를 반대한 유

족의 의사를 무시했다는 점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윤리적 논란거리도 초래했다. 지금까

지 열거한 윤리 위반 내용들은 이미 여러 군데

서 지적받은 부분이다. 여기까지는 더 이상 도

덕적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백해 보인다. 그렇지만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보자면 윤리적 판단은 좀 더 복잡해진다.

수없이 반복되는 취재윤리 위반

녹취록 공개 과정에만 국한해서 보면 이 사건은

전형적인 언론윤리 위반 사례이며, 여기서 말하

는 윤리란 절대적인 행위 규범에 따라 옳고 그

름의 문제로 규정된다. 따라서 윤리적 위반에

는 가혹할 정도의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며 이는

정당하다. 어떤 형태를 취하고 어떤 이유를 붙

이든 절도는 절도이며 결코 도덕적으로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리란 반드시 선악이

나 옳고 그름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상충

하는 가치, 혹은 목적과 수단 간의 선택과 타협을 의

미하기도 한다. 시민의 알 권리는 소중한 가치이며,

이를 충족하기 위한 취재 행위 역시 윤리적 정도를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직업 규범

이다. 그렇지만 목적이라는 가치를 달성하는 데 약

간의 편법 외에 다른 수단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이때에는 목적과 수단이라는 상충하는 가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도덕적 딜레마가 발생한다.

jtbc의 성완종 녹음 파일 보도는 언론계 내에서 ‘취재윤리’와 관련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KBS 뉴스광장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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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집중점검 | 취재윤리 vs. 알 권리

공익이나 알 권리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비윤리

적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윤리적 타협 상황이 발생

하는 것이다.

고전적 사례로는 1960년대 미국 뉴욕타임스의

펜타곤 문서 보도 사례를 들 수 있다. 국방성의 극비

문서는 국가기밀로서 이를 내부자 유출을 통해 보

도하는 것은 비윤리적·불법적 수단에 의한 보도 행

위이다. 하지만 이는 시민의 알 권리라는 더 큰 공익

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았기에 법적으로나 윤리적으

로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jtbc 보도는 부당한 수단

에 의해 특종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도 윤리 위반 사

례이지만, 더 넓게 보자면 이러한 비윤리적 수단을

합리화할 정도로 보도의 목적이 공익적이라 볼 수

없기에 비윤리적이다. 경향신문이 몇 시간 후 공개

하기로 한 사안을, 하루 앞당겨 보도한다고 해서 시

민의 알 권리가 어느 정도 확장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에서 비윤리성 논란은 좀 다른 각도에

서 살펴볼 수도 있다. 이 사건의 보도 과정에서는 여

러 유형의 행위자들이 연루되어 있다. 보도의 주체

인 jtbc 외에도, 성완종 회장, 유족, 제보자, 경쟁사인

경향신문, 뉴스의 고객인 일반 시민들이 있다. 행위

의 윤리성 측면에서는 물론 이들과의 모든 관계에

작동하는 다양한 규범(정직성, 신뢰, 프라이버시, 알 권

리 등)에서 윤리적 정도를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번 녹취록 유출 사건이

이 수많은 가치 중에서 유독 (김창룡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동업자 간 상도의” 문제가 연루됐기 때문

에 쟁점화됐다는 점이다. 성완종 회장의 유족이 육

성 녹음의 공개를 원치 않았다는 점 역시 프라이버

시 존중 차원보다는 특종사인 경향신문과 고객 간

의 신뢰 차원에서 더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듯하다.

시민의 알 권리는 누가 책임질까

그동안 수많은 사건 보도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다

양한 행위자들에 대한 윤리적 책무 위반 사례들이

있었지만,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지도 않은 채 넘어

가는 경향이 있었다. 상도의 문제에서도 정도 차이

는 있지만 이번의 위반 사례가 그다지 낯선 일은 아

니다. 해외 언론사 기사를 그대로 베껴 쓴다거나, 통

신사 기사나 타사 기사에 크레디트를 달지 않고 짜

깁기해 버젓이 자사 기사로 내보내는 행태는 일일

이 거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흔했다. 이러한 관행

아닌 관행은 이번 사건과 유사한 수많은 윤리 위반

사례의 온상이었다. 이번 사건은 언론윤리 측면에

서 ‘이례적’인 사례로서 부각된 게 아니라, 업계 내

부의 중요성 때문에 유난히 부각됐을 뿐이다.

그렇다면 논의의 방향을 바꿔서 보자면, 이번 사

건에서 윤리 위반자인 jtbc를 제외한 다른 언론사들

jtbc의 보도는 더 넓게 보자면 비윤리적 수단을 합리화할 정도로

보도의 목적이 공익적이라 볼 수 없기에 비윤리적이다. 경향신문이

몇 시간 후 공개하기로 한 사안을, 하루 앞당겨 보도한다고 해서

시민의 알 권리가 어느 정도 확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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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신문과방송 06 2015

은 윤리적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는가? 특히 보

도에서 중요한 한 당사자이며 알 권리의 주체인 시

민들의 권리는 어느 정도 충족됐는가? 녹음 파일 유

출 사건이 비윤리적인 것은 일차적으론 취재방법이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이

비윤리적 행위를 통해 더 큰 공익을 달성한다는 명

분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동안 세월호 사건 보도 등을 통해 손석희의 jtbc가

보여준 새로운 실험정신을 이번 녹취록 보도가 훼

손했다는 점도 아쉽다. 하지만 jtbc의 실망스런 행보

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방적인 규탄 분위기에 동조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녹취록 유출 논란이 벌어진 이후 경향신문이

든 jtbc이든 과연 어느 정도 후속 보도를 통해 새로

운 사실을 밝혀내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었는

가?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앞으로 그럴 가능성

은 있는가? 논란 선상에서 비껴나 있는 다른 언론

사들은 어떤가? 그동안 조금이라도 비중 있는 정치

적 사건치고, 관련 기사에서 ‘의혹’이라는 단어가 들

어가지 않은 경우는 오히려 드물었다. 의혹은 신문

이나 방송 뉴스에서 익숙한 관용어처럼 남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식어가 붙은 사건 중에서 후

속 취재를 통해 그러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한 사례

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의혹이란 단어는 한 번으로

족하다.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시민의 알 권리에 대

한 직무유기이고, 단발성으로 그친다면 근거 없는

선정주의 보도에 불과하다. 어느 쪽이든 시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언론의 기본 책무와 거리가 멀다.

성완종 녹취록 유출 사건은 성완종 사건과 대선

자금, 여야 정치권, 재계 등을 포함하는 한국 사회의

권력구조 전반과 관련된 대형사건으로 의심해볼 여

지가 크다.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확대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기존의 언론들은 여

전히 관련 출입처의 일방적 주장을 수동적으로 대

변하거나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 언론 매체가 위기라고 한다. 이 사건은

단순하고 가벼운 정보만 넘쳐나는 매체 환경에서

전통 언론의 존재 의의를 입증해줄 좋은 기회다. 이

러한 엄청난 기회를 맞아, 언론사들이 과연 제구실

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실망스러울 뿐이다.

전통 언론의 존재 이유

물론 한국 언론사들이 시민의 알 권리를 구현하면

서도 취재윤리를 잘 지켜주었으면 하는 게 시민들

의 희망 사항이다. 언론 활동이란 불완전한 상황에

서 실제적 판단을 내려야 하고, 어느 정도 상황과 타

협해야 할 소지가 있다. 그렇지만 이 모든 판단에서

알 권리 충족이라는 대의를 우선해야 한다. 언론윤

리는 어떤 점에서는 정치의 윤리와 비슷하다. 민주

화의 역사가 짧은 나라일수록, 불완전한 여건에서

불완전한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시민들의 기대치

가 버거울 정도로 높다는 점도 비슷하다. 나는 언론

사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관행에서 벗어나 다소 논

란거리가 되더라도 더 깊숙한 진실을 캐내려 모험

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번 윤리 논란에 수

긍하면서 바로 이 점에서 아쉬움을 느낀다.

손석희 앵커가 해명했듯이 이번 보도는 성급하

긴 했지만 ‘진실 찾기’의 한 과정에서 불거진 것일

까, 아니면 액면 그대로 단순한 상업적 시청률 추구

에서 나온 것일까? 아직 단언할 수 없지만, 현재로

서는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알 권리의 주체

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판단이 잘못됐기

를 바란다. 물론 이는 오로지 jtbc와 경쟁사가 앞으

로 어떤 행보를 취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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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중 점 검

취재윤리 vs. 알 권리

033집중점검 | 취재윤리 vs. 알 권리

지성우

성균관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취재윤리와 알 권리에 대한 법률적 재고찰

취재 자유‘절대반지’는 아니다

최근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 이후 언론의 취

재윤리와 관련한 논쟁이 매우 뜨겁다. 성 회장과의

녹음 내용을 보유하고 있던 경향신문사의 녹취 파

일 전문이 의도하지 않은 경로로 jtbc 방송사에게 전

달됐고 jtbc는 신문사가 전문을 공개하기 직전에 모

든 녹취록의 내용을 육성 그대로 방영했다. 녹음 파

일을 공개하기 전 손 앵커는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녹

취록을 거의 대부분 공개하기로 했다”며 “이 녹취록

은 경향신문과는 다른 경로로 입수한 것”이라고 밝

혔다.

알 권리의 근거와 가치

방송이 나간 후 경향신문사 측은 “jtbc가 유족과 경

향신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녹음 파일을 무단 방

송했다”며 “이는 타 언론사의 취재 일지를 훔쳐 보

도하는 것과 다름없는 언론윤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jtbc의 성완종 녹음 파일 보도는 그동안 언론계에 만연해 있던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된 사례이다. 경향신문 동영상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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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신문과방송 06 2015

행위”라고 jtbc 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법적 대응

도 마다 않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반면 jtbc 측

에서는 이 녹취 파일은 경향신문사와는 다른 경로

로 입수했으며,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

서 녹취 파일의 전문을 공개하는 것이므로 도덕적·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언론사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발생해온 베껴 쓰기, 무단 인용, 무단 침입, 취

재 자료 절도, 불법 도청 등 언론계에 만연한 문제점

들 중 극히 일부가 노정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언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 중 하

나로 언론기관에게 취재의 자유, 보도의 자유와 편

집 또는 편성의 자유,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한 축

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경제활동으로서의 언

론사업의 자유로 인식된다. 이 중 알 권리란 자유롭

게 정보를 수령, 수집하거나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이다. 알 권리의 헌법적 근거에 대

해 학계에서는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로부

터 찾기도 하고, 또는 제21조 제1항(언론의 자유), 제

1조(국민주권주의), 제34조 제1항(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으로부터 찾기도 한다.

헌법재판소에 의하면 ‘알 권리’는 민주국가에 있

어서 국정의 공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우리

헌법에 보면 입법의 공개(제50조 제1항), 재판의 공

개(제109조)에는 명문 규정을 두고 행정의 공개에

관해서는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알 권리’

의 생성 기반을 살펴볼 때 이 권리의 핵심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즉, 국

민의 정부에 대한 일반적 정보공개를 구할 권리(청

구권적 기본권)라고 할 것이며, 또한 자유민주적 기

본 질서를 천명하고 있는 헌법 전문과 제1조 및 제

4조의 해석상 당연하다고 한다. 헌법재판소에 의하

면 알 권리는 헌법 제21조에 규정된 언론 출판의 자

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제10조)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제34조 제1항)와 관련이 있다 할 것

이다.1 이와 같이 헌법재판소는 알 권리의 헌법적

근거를 전통적인 표현의 자유를 중심으로 기타의

헌법 규정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알 권리는 국민주권주의에서도 그 헌법적 근거

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서, 정보 기기의 이용을 통하

여 정부와 국민 사이, 국민과 국민 사이의 의사소통

을 촉진하여 일반인의 정치적 무관심을 타파하고

공공문제에 대한 다양한 표현과 참여를 유도함으로

써 민주주의의 실질적 구현에 기여하고 있다.2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취재 자유의 한계

정상적인 취재 방법으로는 드러낼 수 없는 조직적

인 사회 부조리나 악을 고발하는 프로를 제작하면

서 신분을 위장하거나 몰래 카메라, 비밀 녹음기 등

을 사용하여 취재, 보도한다든가 신속한 보도를 위

해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무단 전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영국의 한 일간지는 상시적으로

취재원들을 도청하다가 폐간당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 미국 연방 대법원은 기자의 정보수집

권이 논리적으로는 언론의 자유에 선행되어야 함

에도 이를 위한 면책특권을 별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언론기관의 취재의 자유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지만 헌법 제

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

공복리 등을 위하여 제한당할 수 있는 상대적 기본

권이다. 그러므로 ‘언론 자유’라는 이름으로 일반 민

사책임이나 형사책임으로부터 당연히 보호되는 것

이 아니며 우리의 법제하에서도 비례의 원칙에 근

거하여 비정상적인 취재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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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집중점검 | 취재윤리 vs. 알 권리

던 이유에 대해 우월한 공익이 있음을 입증하여야

만 한다. 위법성 판정에서는 ‘보도 가치성’ 이외에도

최후수단성, 취재원의 동의 여부, 취재원의 공인 여

부, 취재의 목적, 내용, 공익과 개인의 법익 간의 형

량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하지만 언론사의 고발 및 탐사보도 프로그램 등

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에 의해 취재가 불가능한 경

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예외적 상황에서 언론

인들은 항상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절차나 민·형

사책임의 위협을 항상 의식해야 하고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든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인

들에게 주어지는 취재의 업무를 수행하기에도 여건

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세세한 법적인 문제까지

살펴볼 겨를이 없는 언론인들은 번번이 소송의 대

상이 되고는 한다. 최근에는 아예 전략적 봉쇄소송

(SLAPP)을 통해 언론사의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제

한하는 방법을 채택하는 기업이나 정치인도 증가하

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 등이 제정한 신문윤리강령 및 신

문윤리실천요강에 따르면 신분 사칭·위장 및 문

서 반출을 통한 취재 행위가 금지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

한 경우와 다른 수단을 통해 취재할 수 없는 때에는

예외로 정당화될 수 있다”(제2조)는 단서를 규정하

고 있다.

국민들의 사생활에 대한 인식과 권리의식이 대

폭 향상됐기 때문에 공익과 사익 간의 비교형량, 보

도 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하는 언론인들에

게 주어지는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언론보도의 문제점과 법적 책임

언론의 보도로 인한 책임은 크게 도덕적 책임과 법

적 책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도덕적 책임은 각

종 윤리강령 등에 대한 위반을 이유로 언론사 내부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법적인 책임은 크

게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형사책임은 원칙적으로 고의에 대해서만 책임

을 물으며 과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예

를 들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비방목적이

있어야 하고(형법 제307조 제1항), 허위의 사실을 적

시한 경우에는 가중처벌된다(형법 제307조 제2항).

과실에 대하여 형사처벌할 경우 그에 따른 위축효

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사책임에 있어

서 사용자 책임을 부담하는 언론사는 별도의 양벌

규정이 없는 경우 형벌에 대한 부담이 없다.

다음으로 민사책임은 보도가 고의 또는 과실로

언론기관의 취재의 자유는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당할 수 있는

상대적 기본권이다. 위법성 판정에서는 ‘보도 가치성’ 이외에도 최후

수단성, 취재원의 동의 여부, 취재원의 공인 여부, 취재의 목적, 내용,

공익과 개인의 법익 간의 형량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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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 신문과방송 06 2015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 모두 발생하며, 언론보

도의 피해를 받은 자는 원고이고 피고는 일차적으

로 보도 기사를 작성한 기자 또는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한 제작자, 연출자가 된다. 이 이외에도 이차적

으로는 피고가 종사하고 있는 언론기관, 관련 행위

(보도)에 책임이 있는 자, 편집인 등과 정보를 제공

한 정보 제공자(취재원), 공공기관(검찰, 경찰 등 포

함), 투고·수기·대담·기고 행위를 한 제보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책임의 주체는 언론사

와 기자가 된다.

최근 언론사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대

표적인 사안은 기사 베껴 쓰기이다. 인터넷이 발전

하고 독자적인 기사 생산 능력이 저하되어 있는 인

터넷 신문사 등이 폭증하면서 다른 언론사들의 기

사를 극히 일부만 수정하여 무단으로 전재하고 있

는데 이럴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사실보도가 아닌 논평이나 독자적인

취재에 의해 밝혀진 사실 등을 허락 없이 베껴 쓰는

것은 명백한 절도행위라는 자각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잠입취재, 신분위장 등의 경우에는 무단 주거

침입 등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기사의 신뢰도를 저

하시켜 스스로 언론사의 품격을 낮춤으로써 장기적

으로는 언론사에게도 불이익을 가져온다.

나아가 최근 가장 빈발하고 있는 문제는 무단

녹음이다. 무단 녹음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첫째는 다른 사람들 간의 대화를 무단 녹음

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자신이 대화의 주체가 되어

서 대화를 하는 상대방의 음성을 녹음·녹화하는 것

이다. 타인 간의 대화를 무단 녹음하는 것은 우리 형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명백한 기본권 침해이다. 하

지만 판례에 의하면 대화자 간에는 상대방의 음성

을 녹취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

도 타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내밀한 이야기를 녹취

하여 공개하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를 규정

한 우리 헌법 제17조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 인식도 비판적으로 변해

빈발하는 언론윤리 문제와 관련해 언론사의 책임

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첫

째, 언론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순 과실이라

기보다는 자질 부족이나 과중한 업무 부담에 따른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기사들이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언론이 단순히 사회비리를 감

시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투사로서의 이미지보다는

기득권 세력 중의 하나가 되어버렸다는 인식 때문

이다. 김영란법의 입법과정에서 처벌 대상에 언론

인을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국민적 저항이나 거부

감이 크게 체감되지 않았던 것은 이러한 인식 변화

의 반증이다. 셋째, 언론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국민

들이 자신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기사에 대해 법적

인 구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인터넷이 발전하고 있고 개인들의 유사 언

론 활동도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언론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매개체와 요소이다. 정보의 홍

수 속에서도 언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언론에 대

한 국민들의 눈높이도 매우 높아져가고 있다. 언론

인들의 자성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1 헌재1989.9.488헌마22.

2 헌재1991.5.13.90헌마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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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시공간 한계 벗어난

개인 미디어 매력 듬뿍팟캐스트저널리즘의특징과현황/이미나

깨어 있는 호기심으로

미디어의 돌파구를 찾아서울디지털포럼2015/이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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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038 신문과방송 06 2015

2013년부터 2학기에 학부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미

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 과제 중의

하나가 팟캐스트 제작이다. 서너 명이 팀을 구성해

3회 정도의 오디오 방송을 제작하는데 호스팅 서비

스를 이용해 방송 채널을 만들고 제작한 내용을 방

송한다. 아이튠즈(iTunes)에 팟캐스트 등록 신청을

하기도 하는데 실습으로 하는 실험용 성격이 짙어

서 하고 싶은 학생들만 신청하게 한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방송을 들었는지 모니터하는 과정은 과제

수행 보고서에 반드시 포함시킨다.

2005년에 사전 등록

2013년 가을은 ‘나는 꼼수다’가 이미 많은 사람들에

게 알려져 있어서 팟캐스트가 학생들에게 생소하지

는 않았다. 실제로 제작하는 것은 듣는 것과는 다르

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재미있어 하며 과제를

잘 끝낸다. 본인의 목소리로 녹음을 끝낸 후 방송 채

널에 업로드를 하면서 나의 방송 채널이 생겼다는

뿌듯함도 있었을 것이다.

‘팟캐스트’라는 용어를 풀어보면 팟캐스트는 애

플의 미디어 플레이어인 ‘아이팟’과 방송을 뜻하는

‘브로드캐스트’의 합성어이다. 뉴 옥스퍼드 아메리

칸 딕셔너리 편집자들은 2005년에 팟캐스트를 올해

의 단어로 선정했는데 그 이전에도 새로운 단어로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2005년에서야 사전

에 등록됐다고 한다(BBC, 2005.12.7.).

레빈슨은 팟캐스트를 포함해 다양한 뉴미디

어를 소개하면서 팟캐스트의 초기 성공 사례로

2006~7년의 ‘그래머 걸(Grammar Girl)’을 꼽고 있다

(레빈슨, 2010). 영어 문법을 알려주는 팟캐스트인데

크게 인기를 얻어 해당 내용이 책으로도 출간됐고

현재까지 꾸준히 방송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는 측면에서 보면 미국은 2005년을 지나

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겠다.

팟캐스트 저널리즘의 특징과 현황

시공간 한계 벗어난개인 미디어 매력 듬뿍

이미나

숙명여대미디어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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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언론 현장

사전에 등록된 팟캐스트의 정의는 “라디오 방송

이나 이와 유사하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서 개인용 오디오 플레이어에 다운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디지털 레코딩”이다. 말하자면 팟캐스트

는 콘텐츠 측면에서는 라디오 방송과 유사하지만 인

터넷 기반의 미디어 서비스로 전통적 대중매체인 라

디오 방송과는 다른 기원을 가지고 있다. 가령, 팟캐

스트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가디언

의 기사에서 팟캐스트는 ‘오디오블로그’ 혹은 ‘게릴

라미디어’ 등으로도 지칭된다(Hammersley, 2004).

글 대신 소리로 내용을 전달한다는 특성과 ‘예상

치 못한’ ‘틀에 박히지 않은’ ‘소수에 의한’ 미디어라

는 특성이 부각된 것이다. 그래서 기원을 따지면 팟

캐스트의 선례는 블로그이며 팟캐스트는 블로그의

특성과 더 잘 부합하는 미디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간편한 운용과 자발적 수용자 참여

콘텐츠의 생산(제작자와 제작 방식)과 소비(유통과 소

비자)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먼저 팟캐스트는 개인

이나 소수에 의해 제작된다는 특징이 있다. 학생들

은 혼자 혹은 서너 명의 소그룹으로 팟캐스트를 제

작할 수 있었다. 제작방식은 간편하며 비용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어떤 학생들은 전문녹음실에서 스

튜디오를 빌려서 방송을 녹음했는데 대여료가 비싸

지 않았다. 녹음한 파일을 편집할 때는 무료로 제공

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으며 편집 소프트웨어는

비교적 쉽게 조작법을 익힐 수 있었다. 방송을 시작

하는 시그널 음악은 저작권에 묶여 있지 않은 음원

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사용했다. 만들어진 콘텐츠

를 전달하기 위해 방송 채널을 개설할 때는 무료로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이용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팟캐스트는 전통적 라디오

방송과 매우 다르다. 팟캐스트를 듣는 청취자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방송을 찾아서 구독한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되면 해당 팟캐스트를 다운로

드하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듣게 되는데 시

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방송을 청취하게 된다. 송신과 수신의 비

동시성, 시간과 공간의 제약 극복, 모바일 미디어 및

융합 미디어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는

팟캐스트에서도 발견되는 것이다. 또한 팟캐스트는

자발적 참여와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소셜 미디어

의 특성을 라디오 방송과 결합시키고 있다.

팟캐스트는 자신의 방송 채널을 쉽고 간편하게

운영할 수 있으면서도 많은 수의 사람에게 자신의

방송을 들려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력

적이다. 물론 제작비와 제작 동기를 고려하면 팟캐

스트는 청취자가 많든 적든 크게 영향 받지 않지만

송신과 수신의 비동시성, 시간과 공간의 제약 극복,

모바일 미디어 및 융합 미디어 등 미디어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는

팟캐스트에서도 발견된다. 또한 팟캐스트는 자발적 참여와 공유를

특징으로 하는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라디오 방송과 결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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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신문과방송 06 2015

다수의 사람들에게 특정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서비스의 가능성은 팟

캐스트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이다.

2015년 5월 현재, 국내 대표적인 팟캐스트 포털

사이트 ‘팟빵’에서는 약 6,000여 개의 팟캐스트가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상위 10위권의 팟캐스트에

는 정치·시사 팟캐스트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우

리나라에서 팟캐스트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시기 역시 정치 국면과 연관되어 있는데 2011년과

2012년 일련의 주요 선거(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18대 대통령 선거)를 치루

면서 팟캐스트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됐다. ‘나

는 꼼수다’ ‘뉴스타파’와 같은 팟캐스트가 선거와 관

련된 굵직한 이슈를 제시했으며 기존 매체와는 차

별적인 방식으로 이슈를 다뤘다.

선거철에 영향력 발휘

또한 선거와 맞물리면서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조명

되기도 했는데 19대 총선에서 서울 지역 20대 투표

율이 평균 투표율보다 훨씬 더 높게 나온 결과가 젊

은 세대의 당시 팟캐스트 이용과 관련이 있다거나

(허재현, 2012.4.13.), 팟캐스트 이용이 정치적 관심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의 정치 활동 혹은 투표 참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

친다는 연구도 보고됐다(이창호·류성진, 2013; 민영,

2014). 특히 ‘나는 꼼수다’는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표현, 풍자성, 정치적 편향성 등을 보여줌으로써 기

존 대중매체와 크게 대별됐다(이기형 외 2012). 이러

한 특성을 박영흠·김균(2012)은 탈객관주의적 저

널리즘, 탈이성주의, 탈엘리트주의 저널리즘으로

요약한다. 사실 중심의 저널리즘에서 탈피해서 의

견과 사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이성보다는 유희에

치중하고 개인의 청취 공간에서 친밀감을 느끼며

전문직주의의 품위와 엄격함을 거부하는 특성을 보

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팟캐스트가 보여주는 영향력과 파급력

을 기존 언론 매체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팟

캐스트가 뉴스캐스트로 이용되면 기존 매체들은 어

떻게 뉴스를 전달해야 할까? 선거철도 아닌 요즘이

지만 팟캐스트에 대해 논의해 보는 것이 필요한 것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팟캐스트가 뉴스캐스트로 이용되면서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은 적극적으로 팟캐스트 채널을 활용

했다(Potter, 2006). 미국에서 팟캐스트가 처음 유행

할 당시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도 팟캐스트 채널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NPR, CBS, ABC 등은 정규 프

로그램 외에 팟캐스트 채널을 다수 제작·방송했으

며 가디언도 2006년 3월부터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국내 주요 신문사나 방송사 중에서 처음 팟캐스

트를 시작한 것은 KBS 라디오로 보인다. 기사를 찾

아보면 ‘KBS 라디오가 국내 방송사 최초로 팟캐스

트 서비스를 2006년에 시작’했다(강석봉, 2006년 6월

20일). 이 당시의 팟캐스트는 콘텐츠를 제작해서 배

포하는 원래 의미의 팟캐스트라기보다는 이미 라디

오 방송을 위해 제작된 콘텐츠를 다시 재방송하는

성격이었던 것 같다.1

그런데 최근에는 몇몇 신문사와 방송사를 중심

으로 본격적으로 팟캐스트가 운영되고 있다. 2015년

5월 말 현재, 지상파방송사로는 SBS의 ‘골룸(골라 듣

는 뉴스룸)’이 눈에 띄며, 신문사로는 경향신문(‘경향

POD CAST’), 중앙일보(‘청춘라디오’), 한국일보(‘시

사난타H’), 한겨레 등이 팟캐스트를 하고 있다. 특히

한겨레의 경우 인터넷방송 ‘한겨레TV’를 운영하면

서 비디오 피드도 제공하고 있는데 팟캐스트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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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언론 현장

‘디스팩트’ ‘김어준의 파파이스’ ‘정치토크 돌직구’

‘컬처비평 잉여싸롱’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를 소유하고

있는 신문사나 방송사가 개인 오디오 방송 형식의

팟캐스트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동기는 매체 환경

의 변화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

어가 기존의 대중매체 채널을 대체하는 정보 인프라

로 자리 잡으면서 저널리즘도 이러한 시스템에 적응

하거나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시청자 혹은 독자의

측면에서도 변화는 불가피한데 미디어 플랫폼, 기사

의 유형과 내용,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과 공간 등

많은 부분이 개인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미디어

환경에서 프로그램 편성표는 더 이상 시청 패턴을

좌우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몇몇 신문사와 방

송사가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채널은 저널리즘의

변화를 위한 훌륭한 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저널리즘 변화의 시험대

개인 오디오 유형의 팟캐스트에 충실한 뉴스캐스트

에 비해 전통적 저널리즘에 기반한 팟캐스트가 이

번 실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지 개인적으로 무

척 궁금하다. 우선 참조할 만한 사례를 소개하면 ‘시

리얼(Serial)’ ‘99%인비저블(99%Invisible)’ ‘스타트업

(StartUp)’의 팟캐스트이다(Roose, 2014.10.30.).2 이

들 성공한 팟캐스트들은 무엇을 전달할지뿐만 아니

라 어떻게 전달할지 역시 주의 깊게 고려되어야 함

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대중매체의 관습적 내러티

브 형식으로는 팟캐스트의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데

한계가 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코바치와 로젠스틸은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3판에서 대폭 수정하면서 여전히 저널리즘은 “진실

에 대한 의무와 공공의 이익에 대한 충성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독자에게 흥미롭게 전달하는 방법

역시 이제는 저널리스트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2014). 팟캐스트를 통해 저널리즘이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어떻게 연관되고 시청자와

독자의 삶에 의미 있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1 관계자인터뷰에서팟캐스트를통해“인터넷과의다양한연동서비스로새로운청취자층을만들어낼것으로예상되며,콘텐츠를합법적으로

다운받아사용할수있다는점에서네티즌의높은호응이예상된다”는

내용이있다.

2 ‘시리얼’은논픽션범죄드라마장르인데1996년한인여고생살인사건을둘러싼의문을파헤치는과정을들려주고있다.‘99%인비저블’

은디자인과건축에관한팟캐스트로,눈에보이지않지만우리삶을

형성하는예술,디자인,건축에관한내용을다루고있다.‘스타트업’은

새로사업을시작하는데서겪게되는문제를솔직하게이야기형식으로

풀어내는방송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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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042 신문과방송 06 2015

이정애

SBS기획본부SDF차장

서울디지털포럼 2015

깨어 있는 호기심으로미디어의 돌파구를 찾아

‘미디어심화세션’은 SDF 2015를 앞두고 전문가 24명이 4개월간 매주 모여 방송 산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던 결과물이면서, 포럼이 끝난 이후까지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세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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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언론 현장

“BBC는 2027년을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서는 더 이상 독자들이 기사를 쫓아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사람을 찾아가

야 한다.”

“과거에는 경쟁 관계이던 방송과 신문, 온라인 매체

가 이제는 협력해 같이 탐사보도 하는 시대이다.”

“버즈피드는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마치 실험실에

서처럼 부단히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고 있다.”

지난 5월 20일과 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12회 SDF(서울디지털포럼)는 SBS 25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쟁쟁한 미디어 관련 연사들

이 대거 참여했다. 기존 관행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 유수의 미디

어 기업 연사들은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듣

고자 서로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2007년 SDF에

서 ‘미디어 빅뱅’을 주제로 미디어의 변화를 처음 다

뤘을 때 당시 미국의 IT 전문지 와이어드의 편집장

이었던 크리스 앤더슨은 ‘롱테일 법칙’을 제시하면

서 디지털 시대가 되면 더 많은 콘텐츠의 검색이 가

능해지고 접근이 쉬워지기 때문에 다양한 소비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SDF미디어심화세션에 연

사로 나선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위현종 수석

심사역은 인터넷 비즈니스가 기본적으로 승자독식

의 빈익빈 부익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 방송 영상 산업 분야의 승자

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

해 미디어 업계의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소 10년 후를 고민하라

1922년 세계 최초의 공영방송으로 시작해 방송 산

업 분야에서는 가장 혁신적인 실험들을 하고 있다

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의 BBC. BBC의 R&D와

유통, 온라인 제품 개발의 주역인 디지털 총괄디렉

터 랄프 리베라는 BBC가 2012년 영국 올림픽 때 “한

순간도 놓치지 말자”라는 모토 아래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로도 관련 스포츠를 볼 수 있게 한 것

을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증강현실

을 접목해 “마치 바로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느끼게 해주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은 TV

와 라디오 중심의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인터넷 우

선을 지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BBC3가 온라인만

의 채널로 변모할 예정인데 이때를 대비해 새로운

제작 방식, 새로운 포맷, 주 타깃이 될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인 디지털 네이티브에 대한 연

구 및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시초로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개인

의 경험을 뉴스와 연결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이용

모바일 게임 1위 업체 슈퍼셀의 CEO 일카 파나넨은

자신들은 5년에서 10년을 생각하는데 슈퍼셀을 인수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대표는 “300년” 뒤를 이야기한다면서 100년 뒤까지를 염두에

두면 사고의 우선순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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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 신문과방송 06 2015

자 맞춤형 뉴스 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든 영국의

11살 어린이들에게는 코딩 프로그램을 배포해 디지

털 창의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10년마다 이뤄지는 칙허장의 만료와 갱

신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이제는 12년

뒤인 2027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SDF미디어심화세션의 토론자로 나선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대표도 방송 산업이 모바일 시

대에서도 헤게모니를 잡길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5년 뒤, 10년 뒤를 고민하며 지금 하는 일과 무관하

게 준비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게임 1위 업체 슈퍼셀의 CEO 일카 파나

넨도 자신들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며칠이나 몇 달

이 아닌 몇 십 년 동안 사람들이 계속할 최고의 게임

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들은 5년에서 10년을 생각하는데 슈퍼셀을

인수한 벤처 투자의 귀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대

표는 “300년” 뒤를 이야기한다면서 내일이나 내년

이 아닌 100년 뒤까지를 염두에 두면 사고의 우선순

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존의 모든 관행은 잊어라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의 TF팀 멤버이자 혁신보

고서 팀 가운데 유일한 비디오 저널리스트인 아담

엘릭은 SDF 강연에서 역사적으로 보면 그 어느 때

보다도 지금이 가장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는 시

대이지만 더 이상 독자들이 뉴스를 쫓아가는 시대

는 끝났다고 밝혔다. 이제는 기자들이 독자를 찾아

BBC는 내년 BBC3의 온라인 채널 전환을 대비, 새로운 포맷, 제작방식, 디지털 네이티브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SDF에서 발표하고 있는

BBC의 랄프 리베라 디지털 총괄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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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언론 현장

가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일례로

2014년 IS 학살 현장의 유일한 생존자를 인터뷰해

제작한 영상의 경우, 뉴욕타임스 내 8개 부서가 협

력해 영어와 아랍어로 글로벌한 독자들에게 그들의

시간대에 맞춰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SNS를 통해

배포했으며 그 결과 뉴욕타임스 온라인 사이트에

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영상으로 선정됐다고 전

했다. 과거에는 미국 독자들의 글로벌한 세상에 대

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한 독자 누구라도 뉴욕타임스의 독자

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또 애플이 웨어러블 워치를 내놓자 뉴욕타임스

의 기자들은 개발자, 디자이너와 함께 웨어러블 디

바이스에 적합한 뉴스 앱을 개발하는 것에 투입되

는 등 언론인의 역할이나 영역도 과거의 경계를 허

물고 있다고 전했다.

모바일 최강의 소셜 미디어로 꼽히는 버즈피드

의 인터내셔널 부사장 스캇 램도 SDF 강연에서 버

즈피드는 마치 실험실에서 과학실험을 하듯이 이론

을 세우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그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고 했다. 버즈피드의

콘텐츠 가운데 유명한 ‘~하는 5가지 방법’

같은 리스트 콘텐츠도 우연히 나온 게 아니

라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 실

험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포맷이나 스토리텔링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노르웨이의 공영방송 NRK는 사람들

이 같은 시간에 같이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고 실제 참여를 통해 함께하기 위해 프라

임타임에 ‘슬로우 TV’라는 파격적인 포맷을

단행했다. 134시간 42분 15초라는 방송 길

이로 기네스북에 오른 ‘슬로우 TV’를 연출한

토마스 헬룸 피디는 ‘슬로우 TV’가 기존 TV 콘텐츠

의 포맷을 깨는 파격적인 실험이었지만 시청자도 대

자연의 일부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으며 바쁜 현대

인의 생활 속에 지친 시청자들이 오히려 힐링 받는 결

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느리게 가는 화면을

보다 보니 이전에는 못 봤던 지나가는 소가 눈에 들

어오고 그동안 지나쳤던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되

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기존의 편성 관행으로는 허용

할 수 없는 포맷이었지만 파격은 받아들여졌고 실제

20% 이상의 시청률까지 기록하는 성과를 이뤘다.

새로운 문화와 관련해 임성희 SK플래닛 신규사

업개발실 부장도 만화에서 웹툰으로 넘어갈 때 웹툰

을 그냥 스캔해서 올린 게 아니라 스크롤뷰나 컷뷰

등 새로운 문법이 적용됐던 것처럼 영상에서도 새

로운 구현 방식이 연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

심화세션 토론자로 나섰던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

이션학과의 이재신 교수도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시

청자들의 시청 행태가 바뀌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은 바뀐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도 할 수

없었던 것이 가능해진 것일 뿐일 수도 있다면서 지

금까지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는데도 보지 못했던 것

끊임없는 실험과 그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음을 강조한 버즈피드의

스캇 램 인터내셔널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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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6 신문과방송 06 2015

은 무엇인지, 혹은 무인자동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영상은 무엇일지 등 기존과는 다른 틀에서 시청자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에서 협력-상생의 모델로

ABC의 ‘20/20’, CBS의 ‘60분’, 최근에는 PBS의 ‘프

런트라인’까지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탐사

보도에 매진하고 있는 탐사보도의 대가, 영화 ‘인사

이더’의 실제 주인공 로웰 버그만 UC버클리 특훈석

좌교수는 탐사보도도 형식의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

고 밝혔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경쟁사들 간의

협력을 통해 공동 취재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는 것이다. 예를 들면 PBS와 뉴욕타임스, 비영리 탐

사보도 업체가 같이 탐사보도를 함으로써 거대 권

력에 같이 저항하고 힘을 합쳐 진실을 밝혀내는 시

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노든의 폭로

나 위키리크스의 경우에도 그러한 협력 모델이 국

제적 언론사 간 네트워크의 형태로 이뤄졌기 때문

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2013년 ICIJ(국제탐사보도 언

론인협회)와 뉴스타파가 공동 협력 프로젝트로 ‘조

세피난처 프로젝트’를 같이 탐사했던 것도 이러한

협력-상생 모델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버즈피드의 인터내셔널 부사장 스캇 램은 버

즈피드의 기사 선택 방식에도 협력의 모델이 숨어

있다고 전했다. 기존의 미디어들처럼 경쟁 피치의

결과로 기사를 선택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 간의 브

레인스토밍의 결과로 아이템이 결정된다고 했다.

또 슈퍼셀의 CEO 일카 파나넨도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에는 경쟁을 통한 대결구조가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창의성이 보다 강조되는 지금은

서로 간의 협력이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한다는 사실

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슈퍼셀의 모든 팀은 7명 이

하의 셀로 구성되고 독립적으로 팀워크를 통해 미

션을 수행하며 CEO가 아닌 그 팀이 직접 중요한 판

단을 할 수 있게 허용해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고 밝혔다. 이는 포맷 등 형식의 변화에도 적용되는

변화이다. CSI 프랜차이즈의 크리에이터인 앤서니

자이커는 장소를 옮겨가며 만들었던 CSI 시리즈를

넘어서 올 초 아이들을 위한 CSI 애니메이션인 ‘미

스테리오폴리스’를 기획했다. 그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결합시켰더니 인터랙티브 비디오 혹은 트랜

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등의 형식이 되면서 보다 사

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다

른 미디어 간 스토리텔링 방식의 협업 모델이다.

새 길의 이정표 되길

올해 SDF에 유독 많은 미디어 연사들이 참여하고

또 자신의 발표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연사

들의 발표 내용에도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디

어 산업의 변화가 이제는 인지되는 수준을 넘어 행

동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음을 느꼈다. 또 SBS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4개월간 24명이 매주 토요일

모여 방송 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치열하게 토론했

던 결과물인 ‘SDF미디어심화세션’이 포럼 이후까

지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고 관심을 끄는 세션인

것을 보면 미디어 산업, 특히 방송 영상 산업의 미래

에 대한 혜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갈망은 아직도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방송 산업의 미래가 하나

의 간단한 해법으로 정리되지는 못하겠지만 올해의

SDF가 미디어의 파괴적 혁신이 이뤄지는 시대, ‘깨

어 있는 호기심’을 자극해 새로운 시대로의 돌파구

를 찾을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서 그리고 방향과 방

법을 찾아나가는 길에 이정표로서 다소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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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ㆍ제작기

작은 의심이 밝혀낸

대형마트의 ‘꼼수’동아일보‘대형마트파격할인의배신’/한우신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꾸고픈

무모한 도전KBS‘거꾸로교실의마법1,000개의교실’/정찬필

재미도 살리고

신문의 품격도 지키고채널A‘신문이야기돌직구쇼’/김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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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048 신문과방송 06 2015

기자가 의심하는 문제가 모두 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의심하지 않는 문제는 뉴

스가 되지 않는다. 동아일보 기사 ‘대형마트 파격 할인의 배신’의 시작은 작은 의심이었다.

팀 회의 시간에 누군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제품의 가격이 시기별로 어떻게 변했는지’ 알

려주는 스마트폰 앱이 있다는 말을 했다(실제로 이 앱은 우리 기사가 나가고 얼마 후 방송사에

서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왜 이런 앱이 생겼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앱이 생긴 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상품이 예전에는 얼마였는지 궁금해 하는 탓일 터. 과거 가격이

궁금한 건 대형마트들이 ‘현재 판매 가격’이 과거보다 할인된 가격, 지금 안 사면 소비자에

게 손해인 가격이라고 말을 하기 때문이다.

정말 확실히 내렸을까?

실제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신문, 전단지, 온라인 광고 등을 통

해 ‘반값 할인’ ‘파격 세일’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특히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

이 되면 연중 최저가를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또한 매장에 가보면 ‘오늘만 이 가

격’ ‘7일간 이 가격’ 등의 문구를 써 붙인 상품을 쉽게 볼 수 있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나를

포함한 기자들의 논의는 “대형마트가 내세우는 파격 할인이 과연 정말 파격적인 할인일

까”에 대한 의문으로 귀결됐다. 이런 의문은 비단 기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어

머니도 종종 말씀하셨다. 대형마트에 갈 때마다 초특가 세일을 하고 있다고. 갈 때마다 특

한우신

동아일보소비자경제부기자1

동아일보 ‘대형마트 파격 할인의 배신’

작은 의심이 밝혀낸대형마트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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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취재기・제작기

가 세일을 하니 오히려 이상하다고. 평범한 소비자라면 한 번쯤 가져봤을 의문이다.

대형마트 파격 할인의 진실에 대해 점검하기로 뜻을 모았고 방법을 고민했다. 처음에

는 기자들이 직접 나가 가격 조사하는 것을 고려했다. 그 상황을 상상하니 애로 사항이 많

아 보였다. 몸이 힘든 게 문제는 아니었다. 조사를 하다보면 티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분명 의심을 하게 된다. 취재를 방해하거나 보도를 하지 말 것을, 다양한 경

로로 요청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안으로 나온 것이 소비자단체와 공

동으로 조사하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 조사를 제안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소비자

단체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한국소비자연맹에서는 “소비자의 권익 보호

를 위해 의미 있는 조사가 될 것”이라며 수용했다.

조사를 논의하던 시기는 2월 초로 설날을 앞두고 있었다. 대형마트들은 앞다퉈 설날

특별 할인을 홍보했다. ‘최대 반값’ ‘확실히 내렸습니다’ 등 소비자를 유혹하는 홍보 문구

들이 쏟아졌다. 기자들과 한국소비자연맹은 대형마트의 설날 반값 할인을 점검해보는 것

이 시기적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설날 행사 전단

지에 나온 상품들을 선정했다. 상품들은 명절 수요가 많은 식용유, 동그랑땡 등 식품과 커

피믹스, 쌀 등 마트에서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들이었다. 마트끼리 겹치는 상품이 있다 보

니 조사 품목은 대형마트별로 상이했다. 총 조사 품목은 30개였다. 조사가 이뤄진 매장들

은 이마트 용산점, 홈플러스 합정점, 롯데마트 서울역점이다. 평소 홍보용 사진 촬영도 많

이 하고 언론 노출도 잦은 각 사의 대표 매장들이었다. 조사는 설날 전(2월 15일, 16일)과 후

대형마트들의 설날 맞이 할인 행사를 알리는 광고전단지 홍보 문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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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 신문과방송 06 2015

(3월 1일), 두 차례로 나눠 이뤄졌다.

한국소비자연맹 거래조사팀에서는 설날 전에 매장을 찾아, 대형마트들이 전단지에 광

고한 대로 상품을 팔고 있는지 조사했다. 사진 촬영도 함께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일부 품목

은 전단지 가격과 실제 매장 가격이 달랐다. 설날 행사 기간이 모두 끝나고 3월 1일 2차 조

사가 이뤄졌다. 설날 할인 상품들이 행사가 끝난 후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조사한 것이다.

기사의 핵심이 되는 조사였다.

이러한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설날 선물세트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설날 선물세트

에 들어가는 낱개 상품들이 매장에서 팔리고 있는지, 선물세트 구성 상품의 용량과 낱개

상품의 용량의 차이는 있는지, 가격 차이는 있는지, 선물세트 가격은 낱개 상품을 합한 가

격과 비교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인지 등을 조사했다.

대형마트의 견제

한국소비자연맹과 공동으로 진행한 설날 상품 조사와는 별개로 이마트 공덕점을 찾아 ‘오

늘 단 하루’ ‘7일간 이 가격’처럼 기간을 한정해서 할인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조사를 실

시했다. 기간을 정해놓고 할인하는 상품에 대한 홍보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것

이었다. 대형마트들이 목요일을 기점으로 할인 상품을 정한다는 것을 알고 3월 4일(수)

과 5일(목), 11일(수)과 12일(목) 네 차례에 걸쳐 매장을 찾았다. 조사에 나선 사람은 최고

야 기자였다. 최 기자에 말에 따르면 조사를 시작한 지 10여 분이 지나자 미행이 붙었다.

남자 두 명이 최 기자와 4~5m 떨어진 거리에 계속 머물렀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

겼다. 그런데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할 때도 옆 테이블에 앉았다. 다른 팀원들은 “너한테 관

심 있어 그런 거 아닐까”라며 농담을 던지곤 했었다. 최 기자는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여

기자다.

그런데 다음 날 마트에 가니 어제 봤던 사람이 또 주위를 서성였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상품 앞에 붙은 가격표시를 좀 유심히 보려고 하면 판매 사원들이 다가와 “무엇

을 찾는지” “도와줄 건 없는지” 끊임없이 물었다. 추측컨대 주부로는 보이지 않는 여자가

대낮에 마트에 와서 가격표를 살피는 모습이 CCTV를 통해 비춰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가 뭘 하는지 알아보라는 지시가 떨어졌을 거고, 판매 사원들은 “최대한 기분 나쁘지

않게 방해하라”는 요청을 받았을 것이다.

세 부분으로 나눠 이뤄진 조사 결과는 꽤 충격적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대형마트들이

너무 잘하고 있으면 어떡하지”란 걱정 아닌 걱정도 했었다. 공들여서 조사했는데 “소비자

를 속이지도 않고 아주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면 큰 기사로 쓰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조

사 결과 설날 할인 상품으로 홍보된 30개 상품 중 11개가 설날 할인 행사가 끝나도 가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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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취재기・제작기

그대로이거나 설날 행사 가격이 오히려 더 비쌌던 것으로 나타났다. 설날 때 판매 가격이

할인 가격이 아니었던 셈이다. ‘파격적인 할인’이라 부를 만한 반값 할인이 이뤄진 상품은

대형마트별로 1, 2개뿐이었다. 해당 상품은 대부분 모든 대형마트에서 같은 가격에 할인

판매됐다. 대형마트가 아닌 제조회사의 역량으로 할인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기준 가격이

없는 것도 문제였다. 커피믹스의 경우 구성 개수가 180개, 200개, 220개, 250개 등 다양했

는데, 개수가 적은 제품의 절대 가격이 대용량 제품보다 비싼 경우가 있었다. 또한 개수가

많이 들어 있는 커피믹스의 개당 가격이 개수가 적은 커피믹스의 개당 가격보다 비싸기도

했다. 많이 사면 할인해 줄 거란 상식과는 다른 결과였다. 이런 혼란스러운 현상이 같은 매

장의 같은 판매대에서 발생하는 어이없는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에

서 나아가 무시한다고 볼 수 있는 사례였다.

평소보다 더 비싼 할인 가격

설날 선물세트도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행태가 발견됐다. 평소에 팔리는 용량보다 적

은 ‘행사용 용량’ 참치캔을 만들어 세트를 구성하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선물세트용 참치의 용량은 135g으로 평소에 우리가 먹는 용량인 150g보다 작다는 사실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용량이 작으면 그만큼 세트에는 많은 개수를 넣을

수 있다. 선물세트의 가격은 낱개 구성품 가격의 합보다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간

을 한정해 할인 판매한다고 홍보한 상품들도 허점이 많았다. ‘오늘 단 하루’, ‘7일간 이 가

격’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상품 중 상당수는 ‘내일도 이 가격’이었고 ‘7일이 지나

도 이 가격’이었다. 1차 조사 때는 기간 한정 할인이라고 홍보된 신선·냉동식품 37개 가운

데 12개가, 2차 조사 때는 43개 제품 가운데 10개가 할인 기간이 끝난 후에도 가격이 똑같

거나 오히려 더 싸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기사를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더불어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제조회

사를 취재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선물세트 구성과 가격 결정이 대형마트의 요청으로

조사 결과 설날 할인 상품으로 홍보된 30개 상품 중

11개가 설날 할인 행사가 끝나도 가격이 그대로이거나

설날 행사 가격이 오히려 더 비쌌던 것으로 나타났다.

설날 때 판매 가격이 할인 가격이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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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 신문과방송 06 2015

이뤄진다는 사실을 기사에 담았다. 1년 내내 ‘1+1’ 상품처럼 눈속임 할인이 만연한 현실도

짚었다. 대형마트의 눈속임 할인은 대형마트 간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며,

할인 상품은 고객을 ‘일단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미끼로 활용한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덧

붙였다. 미끼로 활용되는 할인 상품이 실제로 매장에는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도

꼬집었다.

눈속임 할인은 이제 그만

기사가 나간 후 많은 독자이자 소비자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분개했다. 그런데 일부는

“원래 그런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이면에는 “기업의 마케팅으

로서 이해한다”는 생각과 “원래부터 대형마트를 믿지 않았다”는 불신이 섞여 있었다. 사

실 “원래 그런 거 아니냐”는 시각은 내부에도 존재했다. 조사가 이뤄지고 기사가 작성되는

동안 “대형마트들 원래 그런 건데 이게 무슨 기사가 될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

기도 했다. 기사에서 언급된 대형마트들의 행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법에

서 규정하는 부당한 광고 중 기만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수시로 단속하

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문제 삼는데도,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법이 아닌 관습

에 지나치게 익숙한 게 아닌지,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의지를 잃어가는 건

아닌지 말이다.

본보의 지적에 대해 대형마트들은 “할인 행사 후 재고가 남으면 추가 할인을 하기도

한다. 어쨌든 할인 가격보다 비싸게 받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하기도 했다. 상품 하

나만 국한해서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소비자의 신뢰다. 평

범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할인을 한다고 하면 1개 살 걸 2개 사고 1만 원 쓸 걸 2만 원

쓴다. 그런데 할인이 실제로는 할인이 아니었다고 하면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낄 거고 점

점 유통업체들의 어떤 홍보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신뢰가 무너지면 유통업체들에게

도 좋을 건 없다.

사견으로서는, 대형마트들이 업(業)의 본질을 되찾았으면 한다. 대형마트는 시작 자체

가 ‘할인점’이었다. 언제 가더라도 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데 마치 지금만 할인하는 것처럼, 지금 사지 않으면 엄청 손해를 보는 것처럼 홍보를 하는

건 스스로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다.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홍보에 쓸 자원을 할인

점이란 본질을 닦는 데에 썼으면 좋겠다. 덧붙이자면, 그런 눈속임 할인은 대형마트에 국

한된 얘기는 아닐 것이다.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중요한 의미가 거기에 있다.

1 동아일보소비자경제부한우신,최고야,김성모,김범석기자는이기사로295회‘이달의기자상’을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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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053취재기・제작기

아무도 믿지 않았을 거다.

한 학기만에 특정한, 그것도 “가르침을 중

단하고, 아이들에게 배움의 모든 권한을 넘겨

주라”는 아주 파괴적인 교육 혁신 방법인 ‘거

꾸로 교실’을 1,000개의 교실에 확산시키겠다

니…. 입시 경쟁에 찌들고, 사교육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공교육이 붕괴됐다고

걱정하는 척 하지만, 모두들 교육이 바뀌려면

족히 100년은 걸릴 거라는 깊은 자포자기의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바로 이 나라에서? 나

도 믿지 않았다. 분명 무모한 도전이었으니까. 그러나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과장 아니면 조작?

‘거꾸로 교실의 마법, 1,000개의 교실 4부작’은 2014년 봄에 방송한 ‘21세기 교육 혁명, 미

래교실을 찾아서 3부작’의 후속 기획이다. 첫 번째 시리즈는 시청률 수치와 대중적 반응만

으로 눈치 채기 힘든 여러 의미와 큰 지각 변동을 우리 교육계에 만들어 내고 있었다. 전체

기획의 주제는 21세기에 걸맞은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현재의 교실에서 실현 가능하게

해보는 것이었지만, 구체적 실행방법인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이 단연 화제의

정찬필

KBSPD

KBs ‘거꾸로 교실의 마법 1,000개의 교실’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꾸고픈무모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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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 신문과방송 06 2015

중심이었다. 거꾸로 교실이란 교실에서 하던 강의를 동영상으로 빼내 사전에 시청하고,

수업 시간에는 대신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채우는 수업 방법을 말한다. 2000년대 후

반 미국 콜로라도에서 시작된 거꾸로 교실은 지극히 간단한 발상의 전환임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충격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며, 전 세계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었다. 제작팀은 당

시 아직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이 수업 방법을 실제 교실에 적용하고 그 결과를 관

찰해 보았다.

학업을 포기한 아이들은 포기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느 순간 이제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느껴 주저앉게

되는 것이다. ‘거꾸로 교실’은 이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다시 궤도에 들어설 수 있는 지름길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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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취재기・제작기

2013년 2학기를 통째로 부산의 2개 초중학교에서 보내며 실험하고 촬영한 결과인 1편

‘거꾸로 교실의 마법’이 소개된 직후부터 현장 교사들로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이 감지되

기 시작했다. 그리고 2편 ‘가르침 시대의 종말’이 나간 후로는 전국적으로 400건이 넘는 교

사들의 시청소감이 미리 준비해 놓은 비공개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었다.

제주도에서부터 강원도 산골짜기 혹은 좋다고 소문난 강남 대치동 한복판에 있는 학

교의 선생님들까지 참으로 다양한 지역들에서 나온 반응은, 그러나 놀랍게 일치하고 있

었다. 하나의 예외도 없이 방송에 나온 무너진 교실과 절망에 빠진 교사의 모습이 바로 자

신의 모습이며, 그래서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 학생과 선생님을 방송에서 보며 울컥하거나

눈물을 쏟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거꾸로 교실’이 어쩌면 진짜 수렁 탈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 다음 프로젝트에 꼭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사실 그 간절함이 담긴 편지는 전체 교육 현장을 놓고 보면 오히려 극소수였다.

여전히 방송을 보지 않았거나 아예 관심 없는 교사들이 대부분이었고, 혹은 보았더라도

깊은 불신을 보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과장된 편집” 혹은 “카메라 효과”, 심지어 각종

데이터의 조작설까지 난무했다. 2014년 교육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건 분명했지만 결정적

인 대안이 아니라 여전히 논란의 대상에 머물고 있었다.

1,000개의 교실로 증명하자

무엇보다 그 소모적 논란을 종식시키고 싶었다. 교실에서 벌어진 마법의 목격자로서 그

논란이 너무도 답답했다. 단지 프로그램 제작자가 아니라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지극히 단순한 교사의 발상과 태도 변화만으로 그야말로 ‘루저처

럼’ 무기력하게 교실 한구석을 채우고 있던 아이들의 생생하게 되살아난 눈빛을 보았고,

그저 높은 점수만을 지상의 목표로 알고 살아가던 아이들이 그간 단지 경쟁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던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배우는 즐거움과 깊이를 동시에 얻어가는 현

장을 너무도 또렷이 목격한 터였다.

‘거꾸로 교실’이 교육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건 분명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대상에 머물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1,000개의 교실’에서 모두 똑같은 현상이 벌어진다는 걸

보여준다면 의심은 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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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 신문과방송 06 2015

그래서 생각했다. “‘1,000개의 교실’에서 모두 똑같은 현상이 벌어진다는 걸 보여준다

면 더 이상의 의심은 사라지지 않을까?” 바라건대 이제 논란이 아니라 확산을 고민하는 계

기를 만들고 싶었다. 문제는 방법이었다. 이미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밝힌 교사는 충분

했지만 제작팀에 대규모의 교사 연수 경험이 있을 리 없었고 더구나 국내에 처음으로 소

개한 방법이니만큼 이를 전수해 줄 전문인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런 연수

를 진행할 비용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든든히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 선생님들이었다. 기존의 실험으로 경험을

쌓은 교사들은 불과 5명.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그런데 방송 이후 충격을 받은 일부 열정

적인 교사들이 방송 내용만으로 유추해 개별적으로 자신의 교실에서 거꾸로 교실을 시도

해 보았고 즉시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는 블로그, 카페 등에 이미 포스팅을 시작하고 있

었다.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찾아 모은 10여 명의 교사들은 짧은 경험이나마 다른 선생님

들과 함께 나누는 대규모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모두 한 푼도 받지

않는 재능 기부가 전제 조건이었다.

자칫 일정이 짧을 경우 이해가 부족해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으니, 1박 2일의 충분

한 시간을 갖자는데 공감했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1박 2일의 숙박 캠프, 말이 쉬웠지 감

당 못할 비용이 예상됐다. 처음 기획은 적절한 공익 후원을 받아볼 생각이었으나 쉽게 이

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고민 끝에 선생님들에게 비용 문제를 털어놓자 개

별 부담을 시키자는 안이 나왔다. 참여하려는 교사들의 의지가 워낙 높고 취지에 공감하

는 만큼 자발적인 참가비를 받아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과연 될까? 단 한 번

의 연수 경험도 없는 평범한 선생님들이 여는 교사 연수인데 적지 않은 참가비와 교통비

를 들이며 전국 각지에서 참여할 선생님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거꾸로 교실 바이러스

그렇게 2014년 8월 최초의 거꾸로 교실 캠프에 참여한 교사의 수가 180여 명이었다. 반응

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거꾸로 교실이 그러하듯,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선생님들 사

이의 소통과 나눔으로 이루어진 1박 2일의 일정 내내 선생님들은 그간 어떤 연수에서도

보지 못한 에너지를 보여주었고 교실로 돌아가 거꾸로 교실을 실행할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그것이 기적처럼 벌어진 공교육 혁신 프로젝트, 1,000개의 교실의 시작이었다.

예측 불허의 상황을 그대로 관찰하며 기획 방향을 잡아간 것이 첫 번째 시리즈라면, 올

해는 처음 기획안에 올려놓은 각 편의 제목이 본 방송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실험에서 검

증으로’라는 기획 의도에 맞게 가설로 세워놓은 방향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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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7취재기・제작기

1편 ‘거꾸로 교실 바이러스’는 처음 실험한 결과가 다른 교실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면 선생님들 스스로 이 방법을 서로 전파하며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리라는 예측을 한 것

이었다. 기대는 그대로 실현됐다. 캠프에 참여한 교사들을 SNS를 통해 서로 묶어 놓자 놀

라운 소통과 협력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수업뿐 아니라 실패 사례까지 그대로

공개하며 협업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그리고 자신감이 충만해지자 각 지역별로 오

프라인 모임을 활성화시키며 주변 교사들에게 자발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2편 ‘꼴찌들의 반란’은 이미 첫 번째 시리즈에서 확인했던 현상을 집중적으로 재조명

하기 위한 것이었다. 처음 시리즈의 결정적인 가설 하나가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원

래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번 기획에서는 하나를 덧붙였다. “꼴찌는 태어나지 않

는다. 단지 잠시 사다리를 놓쳤을 뿐.” 흔히 수포자라 불리는 아이들처럼 학업을 포기한 아

이들을 심화 인터뷰하며 얻은 결론이었다. 아이들은 포기하고 싶어 포기한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이제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느껴 주저앉게 됐음을 은연

중에 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꾸로 교실’은 이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다시 궤도에 들어

설 수 있는 지름길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3편 ‘수업의 진화’는 선생님들 사이의 소통과 협업, 그리고 아이들의 참여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 수업에 얼마나 큰 질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보고자 한 것이었다.

학업 포기자들의 정글 탈출

무엇보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성적과 서열, 입시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정글 같은 교

실이 사실은 시대에 뒤처진 공교육 시스템이 만들어 낸 괴물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거꾸

로 교실’에서 늘 확인되는 걸 정리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교실이 학생들의 소통과 협력 공

간으로 바뀌고 시대에 맞게 진짜 세상을 준비하는 교실로 바뀌자, 아이들은 더 이상 서로

를 경쟁 상대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동료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교실에는 활

기와 웃음이 넘쳐났다. 중2병이 사라졌다는 아이들이 속출했고 폭력 성향으로 분류됐던

아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천진난만한 어린 학생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무너진 인성이

사실은 붕괴된 공교육의 부작용임을 반증한 것이다. 그것이 4편 ‘정글 탈출’의 이야기다.

애초에 세웠던 무모한 계획은 어느덧 실현되어 있었다. 제작 마무리 즈음, 실제 거꾸

로 교실을 적용하고 있는 교실의 수를 일일이 확인했다. 결과는 1,413개, 아주 보수적인 조

사였다. 방송 이후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개별 교사뿐 아니라 전국의 학교와

교육청 단위까지 정책적으로 ‘거꾸로 교실’에 대한 연수와 지원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

고 있다. 전면적인 교육 혁신까지 얼마나 걸릴까? 다시 무모한 예측을 한다면 앞으로 1년

이다. 그때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공교육 혁신의 모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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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058 신문과방송 06 2015

뉴스와 쇼, 맛 좋게 버무리기 / 김희주 피디・김가언 작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머리맡의 스마트폰을 켜고 밤사이에 도착한 뉴스를 확인한다. 출근

길 버스에선 라디오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검색한다. 사

무실에선 인터넷 포털 사이트 화제의 기사와 검색어를 클릭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

면 TV 속 앵커가 전해주는 뉴스를 틀어놓은 채

잠이 든다. 우리는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뉴스와

정보들에 치여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

해 관심 있는 뉴스만 선택적으로 보는 것이 가

능하다. 검색어 1위를 차지한 톱뉴스, 스포츠

와 연예가의 가십거리를 접하며 뉴스를 편식

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종이신문’의 1면

부터 52면까지 통독한다는 것은, 요즘처럼 바

쁜 세상에서 부담스럽고 버겁게 느껴진다. 그

렇다면 ‘종이신문’에 담긴 정보를 보다 빠르게!

보다 쉽게! 알려줄 수는 없을까? 이 질문으로

부터 ‘신문 이야기 돌직구쇼’(이하 돌직구쇼)는

김희주

채널A프로듀서1

채널A ‘신문 이야기 돌직구쇼’

재미도 살리고신문의 품격도 지키고

‘아날로그 신문’의 감성을 살리려 노력한 ‘돌직구쇼’의 스튜디오 현장. 매일 고정

출연하는 패널들은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시사 문제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달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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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9취재기・제작기

시작됐다. 종이신문의 다양한 섹션을, 보다 쉽고 보다 젊게 프로그램화하자는 것이 목표

였다. 여타 종편 시사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예능PD와 교양PD가

기획을 한 ‘돌직구쇼’는 채널A 보도본부가 아닌 제작본부에서 제작하고 있는 교양 프로그

램이다.

전파 속으로 띄운 ‘종이신문’

그야말로 ‘춘추시사토크쇼’의 시대. 수많은 채널에서 시사토크쇼가 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돌직구쇼’만의 색깔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이 있었다. 특히 1면부터 52면까지 다양

한 내용을 담고 있는 1차원적인 아날로그 종이신문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선보여야 할지

가 최대의 관건이었다. 시청자들이 보다 깔끔하게 신문 지면을 볼 수 있도록 ‘컴퓨터 이미

지’를 사용할까? 큼지막한 PDP 모니터를 사용해 기사의 일부를 띄워볼까? 여러 가지 고민

을 하던 중 제작진은 종이신문의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보기로 했다. 우리는 뉴스를 영

상으로 접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지만, 역시나 신문이 주는 묵직한 무게감을 그리워한다. 그

리고 사람들에게 그 품격을 잊지 않게 하는 것이 ‘돌직구쇼’의 탄생 목적에 있기도 하다.

‘돌직구쇼’의 아침은 매일 새벽 5시, 일곱 개의 조간신문에서 아이템을 엄선하는 것으

로 시작한다. ‘신문 이야기’답게 정치, 사회 이슈에서부터 연예, 건강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돌직구쇼’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아이템 선정은 총 2시간에 걸쳐 신문 읽

기와 회의를 통해 진행된다. 그리고 나서 1차 구성을 바탕으로 ‘돌직구쇼’만의 유니크한

1면, ‘돌직구 신문’을 제작한다. 시사 프로그램 특유의 고루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정

치 사회 이슈가 나왔을 때는 이를 풍자하는 배경음악을 깔아주기도 하고, 예능적인 요소

를 갖춘 패러디물을 선보이는 등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시

사와 예능, 물과 기름 같던 두 장르를 맛 좋게 버무려 지루한 시사토크쇼가 아닌 보는 재미

가 있는 ‘뉴스쇼’를 만들어가고 있다. 버라이어티한 시사뉴스쇼를 만들어 가는 데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은 바로 패널들이다. ‘돌직구쇼’에선 패널들을 고정으로 출연시키

는데, 그 이유는 매일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가족 같은 친근함을 시청자들이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돌직구쇼’ 패널은 딱딱한 뉴스를 전달하는 TV 속 전문가가 아닌 주변 친구 같

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시청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좀 더 친근하게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패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는 어디에서 만들어지는

걸까? 제작진과 패널들 모두 한데 입을 모아 ‘김진 기자’라고 답할 것이다. ‘돌직구쇼’ 1회

부터 500회가 넘는 지금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진 기자.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김진 기자는 뉴스의 내면을 단박에 파고드는 통찰력을 지닌 것과 더불어 젊은 피답게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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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 신문과방송 06 2015

상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재치 넘치는 진행 솜씨로 생방송 90분을 에너지 넘치게

이끌어나가는 그야말로 대체불가 ‘돌직구쇼’의 명앵커다.

500회 넘은 ‘돌직구쇼’가 남긴 것 / 김진 기자(MC)

신생 종합편성채널이라는 특수한 한국 방송 환경에서 데일리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500회

를 넘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 9시에 방송되는 ‘신문 이야기 돌

직구쇼’는 신문의 심층적이지만 평면적인 콘텐츠를 생방송에서 입체적으로 구현하고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신문 매체가 전통적으로 지닌 ‘어젠다 세팅’ 기능을 방송이 지닌

전달력, 파급력에 버무리고자 앵커와 제작진은 많은 연구를 거듭해왔다.

지난 2014년 대한민국을 충격으로 몰고 갔던 북한의 무인기 사건이 있었다. 정체불명

의 추락 무인기가 발견됐는데 그 안에는 청와대 상공을 자유롭게 비행하며 찍은 사진이

대량으로 담겨 있었다. 문제는 우리 군 당국과 청와대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데 있었다. 안보 무능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무인기가 누구의 소행인지 규명하는 것이 최

우선 과제였다. 우리 군 당국은 처음 접해본 무인기였기에 북한의 소행이라는 심증적 정

황만 가졌을 뿐 정확히 어디서 생산했고 만들어졌는지 규명하지 못했다. 당시 많은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무인기 사태가 주제로 다뤄졌고 ‘돌직구쇼’에서도 비중 있게 보도하던

중, ‘돌직구쇼’ 앞으로 한 통의 제보 메일이 왔다. 그 이메일에는 한 장의 사진이 첨부돼 있

었는데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무인기의 사진이었다. 그것도 청와대 상공을 비행한 것과

똑같은 모델이었다. 새벽에 이메일을 받은 필자는 국방부에 이 사실을 알리고 국방부로부

‘돌직구쇼’는 ‘땡전뉴스’라는 코너를 신설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문제를 수주에 걸쳐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등 사회적

어젠다를 던지는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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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취재기・제작기

터 “중국제 무인기를 북한이 들여와 대남 공작에 쓰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몇 시간 뒤

특집으로 방송된 ‘돌직구쇼’의 단독 보도는 그 이후 연합뉴스를 비롯해 동아일보, 조선일

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겨레, MBC, SBS, KBS 등 전 언론의 후속 보도로 이어졌다. 방

송의 파급력이 새로운 특종보도로 이어졌고 이 콘텐츠가 다시 신문과 방송 뉴스로 전달되

는 상황이었다.

묵직한 특종과 어젠다 세팅

5공화국 이후로 어느 정권에서도 손대지 못했던 과제는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문제다. 지난 2014년 초 ‘돌직구쇼’는 우리 사회가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고 갈등이 해

소되기 위해서는 전두환 추징금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땡전뉴스’

라는 코너를 신설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에 관한 보도를 수주에 걸쳐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당시 ‘돌직구쇼’의 ‘땡전뉴스’는 타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았던 전두환 추

징금 문제를 끈질기게 추적하며 시청자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고 사회적인 어젠다를 던

지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보도 사례는 지난 2014년 말, 정치인 손학규 정

계 은퇴에 관한 보도다. 당시 손학규 전 대표는 정계를 떠나 강진의 한 산속 토담집에 은거

하며 모든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 그러나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커져

만 갔고, 전 언론이 손 전 대표를 만나고자 부단히 애를 썼던 시점이었다. 필자와 ‘돌직구

쇼’ 제작진은 강진의 손 전 대표 토담집을 찾는데 성공했고, 끈질긴 설득 끝에 단독으로 손

전 대표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손 전 대표는 ‘돌직구쇼’와의 인터뷰에서 “토사구팽의 팽

은 버려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팽주(차를 끓이는 사람)의 팽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

한 메시지를 던졌다. 현재 야당의 정치적 상황이 혼란한 상태인데 당시 ‘돌직구쇼’의 특종

보도는 지금도 계속 재창출되며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에서 보도되고 있다. 방송이 지닌

휘발성이라는 단점을 신문적인 심층성으로 극복한 사례라 생각된다.

자극적 뉴스로 가득 채우는 구성만큼은 지양한다.

그리고 사람 사는 소소한 이야기와 작은 뉴스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인다. 신문의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다양한 뉴스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것. 이것이 ‘돌직구쇼’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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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 신문과방송 06 2015

‘돌직구쇼’의 목표 / 장호기 프로듀서

뉴스의 시대인 오늘, ‘종편 시사 프로그램’은 고유 명사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이 명사의

수식어들은 보통 ‘자극적’ ‘편파적’ 등 부정적인 색깔의 단어들이다. 뉴스의 공급자이자 소

비자인 ‘돌직구쇼’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 틈

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튀어야 하고 또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라면 너

무 뻔뻔한 변명일까. 사실 이런 현실만큼은 저녁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다보니 우리 나름의 저널리즘은 매일 아침 위기를 맞게 됐고 프로그램의 본질

은 조금씩 잊혀졌다.

우리는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을 없애고 프로그램의 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몇 가지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 첫 번째는 자극적인 뉴스로 방송을 가득 채우는 구성만큼은 지

양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사는 소소한 이야기와 구석으로 밀려난 작은 뉴스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신문의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실린 다양한 뉴스를 친절하게 소개

하는 것. 이것이 ‘돌직구쇼’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세대·이념 간 갈등 포용하는 시사쇼

두 번째 목표는 조금이라도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돌직구쇼’는 빨간 소파에 출연자들을

나란히 앉힌다. 그리고 의상도 편안하고 색감이 있는 것으로 준비한다. 이 구도는 출연자

들 간의 편안한 대화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묘한 긴장감도 조성하기 때문에 색다른 연출

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는 항상 유머와 화합이 자리한다. 자극적인 고성이 자주 오고가

는 기존의 ‘테이블 대담 형식’과는 다르다. 편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통해 뉴스를 전달하는

것. 우리는 이 부분이 바로 ‘돌직구쇼’의 차별점이고 경쟁력이라고 믿는다.

뉴스를 소비하고 소통하는 방식의 차이는 세대 간의 갈등과 이념 간의 갈등을 깊게 만

든다. 거실에서 신문을 보는 아버지와 방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해보는 딸의 대화

를 상상해보면 쉽다. 여기서 ‘돌직구쇼’의 최종 목표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다양한 주체

들의 조화로운 대화를 보장하고, 전통 미디어와 새로운 미디어들 간의 다양한 조화를 시

도함으로써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돌직구쇼’가 갈등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갈등을 봉합하는 소통의 장으

로 나아갈 때까지, 평범한 종편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개성 있는 뉴스 공급자로 성장할 때

까지 우리는 앞으로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

1 이글은‘신문이야기돌직구쇼’의김희주,장호기PD와김가언작가,진행을맡은김진기자가각부분을맡아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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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 중디지털시대뉴스통신사의현황과역할/최영재

IT 공룡 기업들의

독과점 행태에 일침유럽연합의구글반독점심사와미디어환경/정준희

끊김 없는 이용자 경험

‘글랜스 저널리즘’ 창출언론사들의애플워치대응전략/김익현

검증 가능 조사 기준과

이동형 시청 행태 반영 필요독일KEK제5차매체집중보고서발간/심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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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64 신문과방송 06 2015

최영재

한림대언론정보학부교수

디지털 시대 뉴스통신사의 현황과 역할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사업자로 변신 중

국내 뉴스통신업에 관한 두 가지 오해

오해1: 현재 뉴스통신사는 3개뿐이다.

오해2: 뉴스통신은 ‘전통적인 뉴스도매상’일 뿐이다.

사람들은 뉴스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뉴스를 일상에

서 접하고 있지만, 뉴스통신사에 대해 제대로 이해

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언론업계와 언론학계도

마찬가지이다.

언론학자 상당수가 여전히 연합뉴스와 YTN을

구분하지 못한다. 연합뉴스는 1980년 신군부 정권

의 언론통폐합 조치에 따라 국내 유일 뉴스통신사

로 탄생해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이고, YTN은 연합뉴스가 1992년 창립

한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로 1990년대 말 IMF 사태

이후 한전과 마사회 등에 매각했다. 연합뉴스는 대

신 2010년 다른 24시간 뉴스채널인 ‘연합뉴스TV’를

출범시켰다.

국내 뉴스통신 현황에 대해 두 가지 오해가 상존

하는 것 같다. 하나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인 연합뉴

스와 사영 뉴스통신인 뉴시스, 뉴스1 등 3개 뉴스통

신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둘째는 뉴

스통신업이 신문과 방송 등 언론사들에게 뉴스 정

보를 판매하는 ‘뉴스도매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은 현재 정부에 등록된 국내 뉴스통신사는 18개에

이르고 있고, 이들 국내 뉴스통신사 가운데 신문과

방송 등 전통적 언론사에 대한 뉴스 공급 매출분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기존 18개사 + 포커스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뉴스통신진흥법) 제

8조와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뉴스통신 사업자는 무

선국의 허가를 받거나 인터넷 전용회선 등 정보통

신체제를 갖추고 외국의 뉴스통신사와 뉴스통신 계

약을 체결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등록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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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5산업・정책

면 된다. 2014년 말 현재 문체부에 등록된 국내 뉴

스통신 사업자는 모두 18개에 이른다[표1]. 연합뉴

스가 1980년 이전의 합동, 동양 등 사영 뉴스통신사

들을 통폐합해서 공영적 뉴스통신사로 탄생했다.

21년 뒤인 2001년 사영 뉴스통신인 뉴시스가 신설

됐고, 2011년에는 머니투데이 그룹이 ‘뉴스1’을 창

립했고 지난해 뉴시스를 인수함으로써, 공영 연합

뉴스 대 사영 뉴시스-뉴스1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

고 있다. 여기에 무가지 업계의 강자였던 포커스가

8월쯤 뉴스통신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5개 군소 뉴스통신 사업자들은 대부분 최근

5년 사이에 문체부에 등록했는데 그 가운데 6개 뉴

스통신은 서울이 아닌 경기도, 대구, 대전에 소재하

고 있다. 이들 군소 뉴스통신 사업자들의 영업 방식

이나 이들이 생산 유통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 담

당분간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뉴스

유통망으로서 소셜 미디어의 확장성이 계속된다면, 온라인 뉴스 매체와

뉴스통신사는 포털과 소셜 미디어에 뉴스를 공급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과 시선을 끄는 동일한 목표 아래 움직일 수밖에 없다.

[표1] 뉴스통신 사업자 등록 현황 (2014. 12. 09. 현재)

순번 제호 대표이사 주소 최초등록일

1 연합뉴스 박노황(2015.3) 서울특별시종로구 1980.12.19.

2 뉴시스(NEWSIS) 홍선근 서울특별시중구 2001.09.06.

3 합동뉴스 구본철 서울특별시중구 2007.07.26.

4 아시아뉴스통신 장창희 경기도군포시 2009.02.20.

5 PENTAPRESS 이석용 서울특별시마포구 2010.06.01.

6 코리아프레스 이원종 서울특별시강남구 2010.12.28.

7 KNS뉴스통신 장경택 서울특별시서초구 2011.02.24.

8 동양뉴스통신 정병천 대전광역시서구 2011.05.19.

9 뉴스1코리아 홍선근(공동:이유식) 서울특별시종로구 2011.05.26.

10 NSP통신 김정태 서울특별시중구 2011.06.29.

11 뉴스토마토통신 김형식 서울특별시마포구 2011.09.01.

12 서울뉴스통신 신현승 서울특별시종로구 2011.12.08.

13 (주)국제뉴스 김영규 서울특별시송파구 2012.04.02.

14 ANT뉴스통신 김정희 경기도수원시팔달구 2012.12.21.

15 내외뉴스통신 김광탁 서울특별시영등포구 2013.11.19.

16 신세계뉴스통신 김병국 대구광역시동구 2014.07.03.

17 뉴스21통신 김애숙 경기도고양시 2014.10.14.

18 시사통신 현재오 경기도의왕시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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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6 신문과방송 06 2015

당 정부부처인 문체부조차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하지만 신문과 방송 대부분이 이들 군

소 뉴스통신 사업자들과 전재계약을 맺고 있지 않

고, 국내 뉴스 콘텐츠 시장이 인터넷 온라인과 포털,

모바일 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

할 때, 군소 뉴스통신 사업자들은 주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뉴스 매

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연합

뉴스와 뉴시스, 뉴스1도 포털 등 온라인 시장의 매

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증가 추세에 있다.

이 점은 최근 뉴스통신 시장에 진입을 준비 중인 포

커스의 사업 계획에서도 재확인할 수 있다.

뉴스통신 사업의 진화 방향

2003년 무가지 포커스를 발행했던 ㈜포커스신문사

가 오는 8월 창립을 목표로 뉴스통신사 FNN(포커

스 뉴스 네트워크)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다. 포커스

신문사는 솔본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5월 지면과 온

라인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미디어오늘 등의 보

도에 따르면 FNN은 초기 자본금 약 100억 원, 솔

본그룹 내 계열사인 경제투데이 기자를 포함해 약

100명의 취재 인력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의 독과점 체제에 뉴시스와 뉴스1이 어

렵게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포

커스 뉴스통신이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

도 적지 않다. 하지만 포커스 측은 기존의 뉴스통신

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틈새시장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전해

진다. 포커스 측의 사업 준비에 관한 보도 내용을 정

리해 보면 뉴스통신 사업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

지에 관한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포커스는 지난 10년간 나름 성행했던 무

가지 시장이 쇠퇴함에 따라 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대신 온라인 매체, 특히 온라인 뉴스통신업인 ‘온라

인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의 길을 택하고 있다. 무가

지라 하더라도 신문사는 인쇄비, 배송비 등이 들어

가고 방송은 제작 송출비 등이 들어가는 반면, 인터

넷 온라인망이 형성된 뉴미디어 환경에서 뉴스통신

업은 뉴스 생산 및 송출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

이다. 이런 점은 최근 5년간 군소 뉴스통신 사업자

가 대거 온라인 환경을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

처럼, 앞으로도 뉴스통신의 이름으로 온라인 콘텐

츠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면서 온라인 매체와 뉴스

통신의 경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네

이버, 다음 등 포털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뉴스 정보

유통망으로서 소셜 미디어의 확장성이 계속된다고

전제한다면, 온라인 뉴스 매체와 뉴스통신사는 공

히 포털과 소셜 미디어에 뉴스를 공급하면서 이용

자들의 관심과 시선을 끄는 동일한 목표 아래 움직

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기존의 연합뉴스

와 뉴시스 등도 포털 등 온라인 콘텐츠 제공에 따른

수익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참고로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연합뉴스가 포털 6개에 기사

를 공급하고 얻는 연간 매출액(155억 원)이 지방지

42개와의 전재계약 매출(38억 원)의 거의 4배에 달

했다. 뉴시스도 같은 해 지방지 48개와의 전재계약

7억 원에 비해 포털 6개에 뉴스 공급으로 1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둘째, 뉴스통신 사업이 기존의 전통적인 신문 방

송을 주 고객으로 하던 ‘뉴스도매상’에서 포털과 정

부, 기업, 개인 등 고객층이 다변화된 지 오래됐다는

것이다. 포커스 측도 전통적인 신문, 방송과의 전재

계약보다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 개인 등을 상대로

한 뉴스 서비스 제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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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산업・정책

려져 있다. 이 점은 포커스 측이 무가지 시장에서 철

수하고 온라인 매체 대신 뉴스통신업을 선택한 주

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사들의 광고 영

업 대신 정부, 기업, 개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매

출을 올릴 수 있고, 언론사로서 윤리적인 문제가 있

긴 하지만 협찬 사업을 통한 상당한 부가수익을 올

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뉴시스와 뉴스1이 거

대한 연합뉴스와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

기도 하다.

셋째, 포커스는 100여 명의 취재인력 가운데

20~30%를 사진·영상 인력으로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운 점이 인상적이다. 이 점은 뉴스통신 뉴스 콘텐

츠가 기존의 텍스트 시장에서 사진, 동영상, 멀티미

디어 포맷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AP, 로이터, AFP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들은

동영상 뉴스 서비스를 개시한 지 꽤 오래됐고, 연합

뉴스도 자체 동영상과 자회사인 연합뉴스TV의 동영

상을 자원으로 동영상뉴스 서비스를 일부 실시하고

있고, 확대할 계획이다. 뉴시스는 사진기사 서비스

에서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뉴스1 등과 머니투

데이 계열사인 머니투데이 방송 등을 연결한 동영상

서비스도 가능하다. 머니투데이가 2010년 종편 출범

과정에서 비록 연합뉴스TV와의 경쟁에서 밀리긴 했

지만 TV 뉴스 채널을 신청한 것도 동영상 멀티미디

어 콘텐츠 유통 전략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연합뉴스의 위상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내부 분위기는 요

즘 전례 없는 위기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전통적 주

요 고객이자 주주이기도 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

아일보 등 소위 조중동이 전재료 인하, 연합뉴스 콘

텐츠의 포털 사이트 공급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전재계

약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사이 뉴시스, 뉴스1

이 조중동과 비록 덤핑 계약의 성격이 짙지만 계약을

유지하면서 연합뉴스와 경쟁구도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조중동은 특히 정부 지원을 받는 연합뉴스가

‘뉴스도매상’에 머물지 않고 포털까지 진출하면서 조

중동을 포함한 신문 고객들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포

털에 계속 콘텐츠를 공급하려면 정부지원금을 축소

해야 한다는 논리로 압박하고 있다. 뉴스통신진흥법

의 취지, 뉴스통신 사업의 성격,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른 뉴스통신업의 세계적인 추세 등을 감안하면 ‘말

이 되지 않는’ 논리임에도 뉴스통신업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한 적지 않은 언론학자까지도 조중동의 공격

논리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첫째, 뉴스통신진흥법은 ‘뉴스통신’을 “전파법

에 따라 무선국의 허가를 받거나 밖의 정보통신기

술을 이용하여 외국의 뉴스통신사와 뉴스통신 계약

을 체결하고 국내외의 정치·경제·사회·문화·시

사 등에 관한 보도·논평 및 여론 등을 전파하는 것

을 목적으로 하는 유무선을 포괄한 송수신 또는 이

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간행물을 말한다”고 정의함

으로써 널리 뉴스 콘텐츠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도

록 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 10조에는 “① 연합뉴스

사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정보 주권을 수호

하고 정보 격차 해소 및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면서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연합뉴스의 업무 가운데 1호로 “국가 등 공공기관,

국내외 언론매체, 기업과 개인 등을 상대로 한 뉴

스·데이터 및 화상 등의 공급”을 명시하고 있다. 법

의 취지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연합뉴스는 객

관적인 뉴스 콘텐츠를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정부

와 공공기관, 기업, 개인이든 포털이든 널리 공급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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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 신문과방송 06 2015

둘째, 로이터와 AP, AFP를 포함한 전 세계 통신

사들이 매체 환경의 변화 추세에 부응하여 일찍이

뉴스도매상(B2B)을 넘어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통

해 개인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의 서비스(B2C)를 실

시하고 있다. 로이터의 경우는 언론사 고객을 대상

으로 한 뉴스도매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5퍼센트 정

도로 서비스 다변화에 성공했다.

셋째, 연합뉴스에 대한 정부지원은 국가기간 뉴

스통신사로서 정보 주권 수호, 정보 격차 해소, 국민

의 알 권리 충족 등 공적 기능 수행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 주는 법적 제도적 장치로 연합뉴스의 포털

공급과는 무관하다.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에 대한

공적 지원 모델은 프랑스의 국가기간 뉴스통신사

AFP에 대한 지원 제도를 거의 그대로 따른 것이다.

AP, 로이터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들이 각축을 벌이

는 국제 뉴스 시장에서 프랑스의 국익을 위해 AFP

가 일정한 공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공적 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국가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대한 국가의 공적 지원 제도

를 명시한 뉴스통신진흥법의 취지와 동일한 내용

이다. 이 과정에서 공적 지원을 받는 연합뉴스의 정

치적 독립성 문제는 연합뉴스의 지배구조와 공정보

도의 문제와 연관하여 정부, 연합뉴스, 정당, 시민사

회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공영적 뉴스통신과 사영 뉴스통신사의 국내 시

장에서 경쟁은 뉴스통신 저널리즘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뉴스통신 간 공정 경쟁 질서를 마련해 나갈 필

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는 사영 뉴스통신사들의 지

자체나 기업 등으로부터의 협찬 위주 수익 구조가

가장 큰 해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저널리즘 발전 위한 공정 경쟁

연합뉴스와 뉴시스, 뉴스1의 취재 인력과 콘텐츠 생

산, 매출액 등의 비교는 [표2]와 같다. 아직까지는

상당한 독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연합뉴스가

국제 뉴스 시장에서 국익 신장을 위한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국내 뉴스 시장에서 정확, 신속, 공

정 등 품격 있는 콘텐츠 경쟁력 가치를 창출할 책무

를 수행해 내야 한다. 여기에 시장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뉴시스, 뉴스1 등 사영 뉴스통신은 공영 뉴스

통신이 커버하지 못하는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뉴스

통신 콘텐츠 생산 공급이 경쟁력의 기본 요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당한 수익구조,

지적 재산권 보호 등 공정경쟁 질서 수립은 모두의

과제로 남아 있다.

[표2] 뉴스통신사 현황 비교(2014)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설립연도 1980년 2001년 2011년

유료계약외신 9개사(AP,로이터,AFP,신화등) 2개사(AP,신화) 3개사(AFP온라인판,로이터,뉴욕타임스)

취재인력591명 293명 220명

본부471명/지방120명 본부161명/지방132명 본부135명/지방85명

해외취재인력 28개국60명(특파원42명) 2개국2명(특파원) 8명(통신원)

하루기사송고건수 3,000여건(외신사진및기사원문은제외) 1,900여건 1,900여건

매출액 1,622억원(2014년) 145억원(2014년) 138억원(2014년)

*출처:연합뉴스,뉴시스,뉴스1자료취합(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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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69산업・정책

구글이 유럽집행위원회의 반독점 심사 대상이 되면

서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2015년 4월 15일을 기해 유럽집행위원회가 구글에

게 공식 이의고지(Statement of Objections)를 송부

했기 때문이다. “일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

를 통해 자신의 가격비교(comparison shopping) 서

비스 상품이 두드러지도록 함으로써(systematically

favouring) 유럽경제구역(EEA) 내의 인터넷 일반 검

색 서비스 시장에서 자신이 점하고 있는 시장지배

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이다.

규제 본격화 신호탄

위원회의 사전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글의 이러한

행위는 경쟁을 가로막아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침으

로써 유럽연합의 반독점규칙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

로 간주된다(European Commission, 2015a).

구글을 향한 유럽집행위원회의 칼끝은 여기서

정준희

중앙대신문방송대학원강사

유럽연합의 구글 반독점 심사와 미디어 환경

IT 공룡 기업들의독과점 행태에 일침

EU의 마그레테 베스타거 경쟁규제 집행위원이 구글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해 공식 제소하고 추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사진출처:

E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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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 신문과방송 06 2015

그치지 않는다. 구글 검색 서비스가 자사의 가격비

교 서비스를 상위에 노출시키는 문제와는 별개로,

구글의 다른 서비스인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

역시 유럽연합의 반독점규칙을 위반한 사례로 지목

됐고, 이에 관련된 별도의 공식 조사가 개시될 예정

이다(European Commission, 2015b). 구글의 검색 서

비스에 관련된 이의고지가 송부된 바로 그날, 안드

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와 연관 애플리케이션에 대

한 반독점행위 조사가 공식화됐다는 것은 유럽연합

이 구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시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별건으로 취급되는 이 두 가지 사례는 구

글의 전통적 서비스, 즉 검색 엔진 상품과 구글의 새

로운 서비스, 즉 모바일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상

품에 걸쳐 개별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 차원의 경쟁

관련 규제가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인 셈이다.

먼저 구글 검색 서비스에 관련된 사전 조사의 결

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글은 자신의 일반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자사의 가격비교 서비스를 두드

러지게 노출시키고 있는데 검색 결과 상위에 그 서

비스가 배치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없이 행해졌다.

이런 행위는 2008년 이후부터 시작됐다. 둘째, 구

글은 자사의 가격비교 서비스에만 불이익체계 적

용을 하지 않고 있는데, 타사 서비스는 관련 기준에

해당될 경우 검색 순위가 낮춰지도록 되어 있다. 셋

째, 구글의 가격비교 서비스로 처음 시작했던 푸루

글(Froogle)은 지금과 같은 우호적 처리를 받지 않았

으며 성과도 높지 못했던 반면, 이후에 출시된 가격

비교 서비스인 ‘구글 상품 검색’과 ‘구글 쇼핑’은 지

금 문제시되고 있는 우호적 조치 덕분에 높은 성장

세를 보이고 있으며 경쟁 서비스에 손해를 끼쳤다.

넷째, 소비자들이 가장 상관성이 높은 가격비교 검

색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경쟁 서

비스 제공자들로 하여금 구글 자체 상품에 대항

할 의지를 상실케 함으로써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

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구글의 행위는 소비자와 산업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만하다

(European Commission, 2015a).

유럽연합 대 구글의 싸움

유럽집행위원회의 이의고지는 2010년 11월에 시

작된 구글 검색 서비스에 대한 반독점규칙 위반 조

사를 통해 잠정적으로 확인된 결과에 기초해 있다.

2007년 당시 영국의 소규모 가격비교 사이트였던

파운뎀이 구글의 불공정행위를 고발하는 불만을 제

기했고 이는 유럽연합의 2010년 공식 조사로 이어

졌다(Barr, 2015, April 15). 그런 면에서 지금의 전운

은 여름 소나기 내리듯 급작스레 형성된 적란운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차츰 범위를 넓

혀가고 있는 난층운이거나 오랜 기간의 호우를 예

상케 하는 장마전선인 셈이다. 당시 유럽집행위원

회는 이 사안 외에도 세 가지 다른 종류의 반독점 혐

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었는데, 이른바 ‘긁어

오기’로 지칭되는 경쟁사 웹 콘텐츠 복제 행위, 자사

검색 서비스를 통한 광고와 경쟁하는 광고를 협력

사 웹 사이트에 배치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자사와

경쟁 조건에 있는 온라인 광고 플랫폼에 온라인 광

고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등이

그 대상이었다(European Commission, 2010). 요컨대

이번 이의고지는 이미 2010년 이후로 계속되어왔던

유럽연합의 구글 반독점 조사 가운데 하나일 뿐이

어서, 이후로도 연관된 이의고지와 그에 뒤이은 공

식 심사 과정이 잇따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유럽집행위원회 스스로 밝혀놓은 바처럼 이번 사전

조사 결과에 의거한 이의고지가 여타 혐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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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산업・정책

서도 유사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예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따라서 같은 날 공표된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

일 운영체제에 대한 반독점규칙 위반 여부 조사 개

시 결정은 유럽연합과 구글 사이의 갈등이 새로운

차원을 통해 더욱 깊게 심화되는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 신규 조사는 두

건의 불만접수 및 유럽집행위원회 스스로의 이슈

탐구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세 가

지 혐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째, 구글이 자사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채택한 기기 제조사

로 하여금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배타

적으로 설치하도록 요구하거나 유인함으로써 경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의 개발과 시장 접

근을 불법적으로 저해했는지 여부. 둘째, 구글의 애

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자신의 기기에 설치하기를

바라는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이 안드로

이드 운영체제를 변형하여 잠재적으로 구글 안드로

이드와 경쟁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억압적 조

치를 적용했는지 여부. 셋째,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

기를 통해 배포되는 특정 구글 애플리케이션 서비

스에 구글 자사의 기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프로

그래밍 인터페이스 등을 묶어서 제공하도록 강요했

는지 여부(European Commission, 2015b).

유럽에서의 구글 지배에 대항하여 유럽집행위

원회가 전개하고 있는 이와 같은 일련의 반독점 조

치는 유럽연합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

는 ‘구글 잡기’ 싸움을 경제블럭 대 경제블럭 차원의

갈등으로 비화시키고 있는 모양새이다. 주지하다

시피, 그동안 유럽 각국은 반독점 규제 차원 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구글을 공격해왔다. 가장 대표적

인 경우를 들자면 이른바 ‘구글세’라고 지칭되는 세

제 측면의 압박이다. 영국 정부는 구글이 자국에서

벌어들여 해외로 이전시키고 있는 이익의 25%를

세금으로 납부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은 역내 단일 디지털 시장을 구축하려는 계획의 연

장에서 미국 기술 기업들의 세금 회피를 막는 조치

를 강구하는 중이다. 다음으로 (종종 ‘구글세’ 개념으

로 묶여서 취급되는 경향이 있지만 엄연히 다른 종류의

이슈인) 저작권 갈등이 있다. 예컨대 스페인은 자국

콘텐츠 출판사 기사에 대한 구글 링크에 저작권료

를 부과하려 했지만 구글은 스페인의 구글 뉴스 서

비스 폐쇄 조치로 대응했다. 독일 역시 자국 거대 신

문사들이 제공하는 기사의 일부가 구글에 노출되는

것(snippets)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도록 제안했으나

구글은 해당 노출을 금함으로써 오히려 독일 신문

사의 트래픽을 80% 이상 줄여버리는 강경책을 택

했다. 구글의 조세 회피에 대한 대응은 어느 정도 성

구글의 검색 서비스에 관련된 이의고지가 송부된 바로 그날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와 연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반독점행위 조사가 공식화됐다는 것은 유럽연합이 구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시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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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 신문과방송 06 2015

과가 있는지 몰라도, 저작권에 관련된 조치는 구글

에게 완패하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이용자 보호

에 관련된 사안이 있는데, 소위 ‘잊혀질 권리’로 지

칭되는 정보 삭제 요구권의 확대 적용과 이용자 정

보 수집과 활용의 제한이 그것이다. 원하지 않는 정

보가 검색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2014년 유럽연

합의 결정에 대해 구글은 격렬히 저항했지만 결국

‘요청에 따른 삭제(takedown system)’ 시스템이 시행

됐으며 유럽연합은 이런 조치가 유럽 권역 외부에

서의 검색 노출에도 적용되도록 압박하고 있다. 다

른 한편 유럽연합은 미국 기업들이 유럽 소비자들

의 다양한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 동

의하는 기존 협정을 폐기하고, 천차만별인 회원국

들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법령을 대체하여 유럽연합

차원의 강력한 이용자 정보 보호 법률을 제정할 예

정이다(Mizroch 2015, April 14).

강경책의 진짜 원인은?

이러한 갈등 심화의 원인에 대한 대서양 양측의 반

응은 당연히도 사뭇 다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유럽의 반미 보호주의 정책 기조를 우려하

는 목소리를 냈던 것처럼 유럽이 구글을 희생양 삼

아 미국의 IT 거대 기업에 뒤처진 자신의 무기력을

보상받으려 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대략적인 시각

이다. 반면에, 기존의 물밑 유화 협상 분위기를 깨고

이번의 강경한 결정을 이끈 마그레테 베스타거 유

럽연합 경쟁규제 집행위원이 소비자와 산업을 위한

공정거래 확보를 위한 정당한 조치로서의 의의를

강조했듯 그동안 체리피킹에 가까운 불공정행위를

당연시했던 독과점 기업에 대한 필수적 절차라는

것이 유럽측의 입장이다(MacDonald & Fioretti, 2015,

April 15).

물론 귄터 외팅거 유럽연합 디지털경제 집행위

원이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의 지배에 대항하여 유

럽의 디지털 인프라를 개선하고 유럽식 대안의 창

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한 시점에 두 건의

구글 관련 조치가 공표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미국

의 인터넷 지배에 대항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유

럽연합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유럽 측의 반론처럼 현재의 구글 반독

점행위 조사가 여행 및 식당 평가 전문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Tripadvisor) 등과 같은 미국 경쟁 기업

의 불만 접수에 의해 상당 부분 촉발됐다는 점으로

보면 이를 ‘반미 보호주의’로만 틀지우는 시각은 결

국 미국 측의 숨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 역시 한편에서는 유럽

의 보호주의적 태도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들이 구글과의 싸움을 통해 잃어야

했던 것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에 기초하여 반드시

미국 기업 친화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현재의 조사가 유럽연합의 경쟁 관련 법의

심각한 침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유럽집행위원

회가 확실히 하면서 미국과의 보호주의적 무역전

쟁이라는 정치적 수렁으로 끌려들어가는 것을 경계

해야 한다”는 알리 레니슨(영국 비즈니스 로비 그룹

인스티튜트 오브 디렉터스의 유럽연합 및 무역정책 책

임자)의 견해에서 어느 정도 시각적 균형을 찾을 수

있다(Nelson, 2015, April 15).

유럽연합에서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강경한 접

근을 모색하는 이유를 비단 미국 기업에 대한 모종

의 질투심과 열패감 그리고 위기의식에서 찾는 것

은, 비록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갖추고는 있으나 배

후에 존재하는 구조적 조건에 대한 인식을 흐리는

문제가 있다. 아이오와대학의 법학 교수이자 반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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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산업・정책

점 전문가인 허버트 후븐캄프의 견해에 따르면, 실

제로 검색 시장의 경우 미국에서의 구글 점유율이

75%에 달한 반면 유럽에서는 90% 이상을 구글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대략 70% 전후에서 시장 지

배적 지위를 고려하기 시작하지만 유럽은 이보다

훨씬 낮은 50% 수준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가 문제

시된다는 점을 참작할 때 유럽에서의 구글 독점은

훨씬 더 심각한 이슈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필요시 시장 개입에 우호적인 태도를 전통적으로

견지해온 유럽은 (해당 기업이 그것을 의도했건 그렇

지 않건) 시장 지배적 지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

정적 조건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반면, 명백히 기

만적 형태의 기업 행위에 한하여 그것도 사후적 불

만 접수에 의거하여 반독점 이슈를 검토하는 미국

의 경우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Gershman, 2015,

April 15).

다른 거대 IT 기업으로 번질까

사태를 바라보는 입장과 견해의 차이가 어떻든, 유

럽연합의 이번 조치가 적어도 구글은 물론 연관된

글로벌 IT 사업자와 미디어 환경에 미칠 영향은 결

코 적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합치되는 분

위기이다. 이의고지 이후로 당사자의 항변을 청취

하고 기타의 쟁점을 심층 검토하는 절차가 남아 있

기도 하고, 별건의 조사는 이제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문제시되는 행위에 대해

불공정 결정이 내려지고 구글이 이를 반증하지 못

할 경우 구글은 연매출의 10퍼센트에 이르는 60억

유로(약 7조 5,000억 원)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는 것

이 베스타거 집행위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2009년

에 내려진 인텔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벌금은 11억

유로(약 1조 4,000억 원)였다.

물론 구글은 이를 최후 단계인 법적 분쟁에까

지 끌고 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충분히 자신의 위치

를 방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루가 다르게 판도

가 뒤바뀌는 인터넷 시장의 속성상 수년이 소요되

는 분쟁 조정 기간 동안 현재 유럽연합이 문제 삼는

이슈가 동일하게 유지될 수 없다는 게 속내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조치는 러시아 등의 주요

국가들에서 유사한 결정을 이끌어낼 것이며, 심지

어 미국 내에서의 분위기조차 반전될 수 있다는 예

상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구글만이 아니라 아마존,

페이스북 등 여타 인터넷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치

및 연관된 논점으로 번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 거대

IT 기업이 현재의 지배적 지위에 안주한 채 이익을

전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

이다. 그런 방향으로의 경향 변화를 가늠하게 해주

는 첫 시험대인 구글 사례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와 같은 미국의 메이저 행위자들 역시 상당히 불편

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파생되는 복

잡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구글이 이 사태

를 낙관적인 태도로만 바라볼 수 없게 만들고 있음

은 사실인 듯하다(Kanter & Scott, 2015, April 15).

이후의 변화를 짐작케 하는데 유효한 준거 중의

하나는 과거의 유사한 사례를 살펴보는 일이다. 구

글 이전의 절대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가 겪어야

했던 경험과 그 결과물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

프트는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친 20여 년의 기

간 동안 유럽 및 기타 지역에서의 반독점 소송에 시

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가 자신의 입지를 방어할 수도 있었지만 다른 일부

에서는 소송 패배 혹은 지리한 법정 공방 끝에 다른

방식의 화의를 시도하는 결과를 빚었다. 2004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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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신문과방송 06 2015

서 2013년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럽에서 지

불해야 했던 벌금은 총 22억 유로(약 2조 7,000억 원)

에 이른다. 윈도우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 미디어

플레이어 등을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는 엄청나게

다양한 버전의 상품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에도 이

르렀다. 물론 사람들은 여전히 특정 영역에서는 마

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선호하며 그런 점에서 마이

크로소프트의 독과점적 지위는 그다지 변하지 않

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사 자체의 변화이다. 요컨대 이 과

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기업은 스스로 독과점

적 지위를 점하지 않기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노력

하거나 적어도 소비자의 선택을 저해하는 행위를

경계하는 ‘반독점’ 기업문화를 구축했고 연관 법령

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법령준수적 태도로의

전향적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Schechner, Barr

& Winkler, 2015. April 15).

구글 독점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구글 독점에 대한 유럽의 대응을 조사하는 이 글 역

시 거의 대부분의 자료를 구글 검색에 의존하여 얻

었다. 만약 양질의 구글 검색이 없었다면, 역설적으

로, 구글 지배에 관한 유럽연합의 결정과 이를 둘러

싼 논의의 지형을 부족하나마 이 정도 수준으로라

도 그려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으리라. 유

럽이 구글의 지배를 손 놓고 바라보아야만 했던 것

은 그만큼 구글이 영어를 넘어 유럽어권에서도 확

고한 질적 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며, 그에 대한 소

비자의 지지 역시 두텁다. 하지만 구글 독점이 과연

유럽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왔느냐,

나아가 구글이 과연 그런 지위를 차지함에 있어 소

비자의 선택을 저해하고 경쟁자의 혁신을 억압하는

불공정행위를 시도하지 않았느냐를 따지는 것은 그

와는 다른 궤를 지닌다. 유럽연합의, 그들의 주장만

큼 그리 순수하지는 않지만, 명백히 이유 있는 대응

에 대해 새삼스럽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여기에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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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The Wall Street Journal. http://www.ws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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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vice. European Commission Fact Sheet (MEMO/15/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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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al investigation against Google in relation to Android

mobile operating system.

European Commission - Fact Sheet (MEMO/15/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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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egations of antitrust violations by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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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Bigger in Europe” The Wall Street Journal Blogs.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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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an-union-google-antitrust-case.html?_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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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rting consumers, competitors in Web search case” Reuters.

com. http://www.reuters.com/article/2015/04/15/us-google-

eu-idUSKBN0N610E20150415

Mizroch, A., (2015, April 14). “5 Ways Europe is Gunning Google”

The Wall Street Journal Blogs. http://blogs.ws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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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competition watchdog” The Gaurdian. http://www.

theguardian.com/technology/2015/apr/15/google-faces-

antitrust-action-from-eu-competition-watch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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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75산업・정책

뉴욕타임스가 지난 3월 말 깜짝 발표를 했다. 앞으

로는 ‘한 문장 뉴스’를 적극 생산하겠다는 내용이

었다. 한 문장으로 구성된 뉴스들은 정치, 경제, 과

학 등 많은 섹션에 있는 뉴스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뉴욕타임스는 강조했다. 특히 한 문장 뉴

스는 뉴욕타임스의 뛰어난 사진들과 함께 간략한

요약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뉴욕타임스의 한 문장 뉴스는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 야심작인 애플워치를 겨냥한 것이었다. 실제

로 뉴욕타임스는 한 문장 뉴스 준비 소식을 발표하

면서 “이용자들이 애플워치에서 빠르게 뉴스를 읽

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을 개발했다”

고 강조했다.

애플이 예고했던 대로 지난 4월 24일 애플워치가

출시됐다. 조만간 2차, 3차 출시국에서도 애플워치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처음 공개

김익현

지디넷코리아미디어연구소장

언론사들의 애플워치 대응 전략

끊김 없는 이용자 경험‘글랜스 저널리즘’ 창출

뉴욕타임스 애플워치 한 문장 뉴스(아래), ‘글랜스(Glance)’ 기능(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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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 신문과방송 06 2015

된 애플워치는 기본형이 349달러에서 시작되며 프

리미엄급인 애플워치 에디션은 1만 7,000달러에 이

른다. 애플은 미국을 비롯한 9개국에서 먼저 애플워

치를 내놓으면서 웨어러블 열풍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IT 업계 쪽에선 애플워치가 웨어러블 기

기 성장의 불쏘시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장조사 업체인 IDC는 올해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

하량이 4,570만 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기록한 1,960만 대에 비해

133.4%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 놀라운 것은

향후 성장 전망이다. 오는 2019년에는 1억 2,610만

대에 이르면서 5년 동안 연평균 45% 성장세를 구가

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이런 성장 전망의 바탕에는 애플워치가 자

리 잡고 있다. IDC는 “애플워치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평판을 높이면서 다른 업체들도 동참하기 위

해 노력하고 있다”. “애플워치 출시와 함께 스마트

웨어러블이 큰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

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CCS도 지난 2월 “애

플워치가 웨어러블 시장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론사들의 애플워치 대응 전략

애플워치가 IT 업계만 흥분시킨 건 아니다. 언론계

쪽에서도 벌써부터 발 빠르게 애플워치 대응 전략

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한 문장 뉴스’를 내

놓은 것을 필두로 세계 유력 언론사들은 경쟁적으

로 애플워치 앱을 선보였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애

플워치가 처음 공개된 지 불과 2개월 뒤인 지난해

11월경에 이미 개발자 툴을 입수해서 본격적으로

관련 앱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한 문장 뉴스’를 앞세운 애플워치 앱이다.1

뉴욕타임스의 애플워치 앱에서 눈길을 끄는 것

은 ‘글랜스(Glance)’ 기능2을 활용한 부분이다. 글랜

스는 시간을 비롯해 위치, 날씨, 달력 같은 각종 정

보 요약 화면을 훑어보는 기능이다. 사실상 애플워

치의 기본 이용자 인터페이스(UI)라고 해도 크게

그르지 않다. 글랜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접했던 ‘스와이프’와는 차원이 다르다. 단순히 위아

래, 상하로 움직이는 스와이프와 달리 이건 전체 뉴

스를 빠르고 쉽게 훑어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모바

일 뉴스에서 잘 활용할 경우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워치의 한 문장 뉴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

람들은 ‘핸드오프’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핸드오프

가디언은 지난 5월 초 기사를 통해 자사의 애플워치 앱 개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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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7산업・정책

는 한 기기에서 작업하던 문서를 다른 기기로 전달

하여 계속 작업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워치에서

도 핸드오프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실제로 뉴욕

타임스 역시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다른 기기에서

뉴스를 계속 읽기 원할 땐 ‘핸드오프’ 기능을 이용하

면 된다”고 강조했다. ‘저장하기(Save for Later)’ 버튼

을 누른 뒤 나중에 읽을 수도 있다.

새로운 스토리텔링 등장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애플워치 앱 개발을 위해 공

을 들였다. 가디언은 5월 초 ‘애플워치 앱을 어떻게

만들었나’3란 기사를 통해 개발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가디언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앱에 있

는 모든 기능을 구현하면서도 글랜스나 알림 같은

애플워치 특유 기능을 잘 활용하는 쪽에 초점을 맞

췄다. 이를 위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면서도 사

용자 연관성이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가디언 애플워치 앱은 하루 세 번 뉴스 브리핑

서비스를 하며, 수시로 새로운 뉴스를 전해준다. 특

히 오전 4시에 제공되는 ‘모닝 브리핑’ 외에는 한 번

읽은 기사들은 계속 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해 주

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공을 들인

것이다. 가디언 독자들이 축구 소식을 특별히 좋아

한다는 사실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가디

언 애플워치 앱 이용자들은 매일 저녁 축구 관련 뉴

스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제프 베조스가 인수한 이후 디지털 혁신을 주

도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IT 전문 업체인 인피니티의

도움을 받아서 애플워치 앱을 제작했다. 워싱턴포

스트 애플워치 앱 전략의 핵심은 ‘큰 기사, 작은 화

면’이다. 그날의 톱기사를 선택한 뒤 그래픽과 이미

지를 잘 결합해 영화나 TV 쇼를 연상케 하는 스토

리텔링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든 기사를 애플워

치 화면에서 최대 6번의 스크롤을 통해 읽을 수 있

도록 하는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을 만들어냈다.4

이렇게 만든 톱기사 외에도 스크롤을 통해 그날

의 주요 기사 10건의 제목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제

목을 누르면 간략한 내용을 볼 수 있다. 기사 전문을

보기 원할 경우엔 핸드오프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곧바로 아이폰으로 넘어가서 기사 전문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이런 움직임은 적응형 저널리

즘(adaptive journalism) 전략의 일환이다. 적응형 저

널리즘이란 뉴스 소비자가 어떤 기기를 사용하는지

고려한 뒤 그 상황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종이신문에 있는 기사를 그대로 디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는 “많은 언론사들이 최소한

아이패드 때보다는 더 많은 효과를 볼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뉴스는 금융, 건강, 여행 정보 등과 함께 애플워치에서

가장 많은 효과를 볼 분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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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 신문과방송 06 2015

지털 기기에 옮겨놓는 게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을 구현해내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애플워치 앱을 내놓은 것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 플립보드, 허핑턴포스트, LA타임

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은 일제히 애플워치 앱

을 준비하면서 독자 잡기 경쟁에 본격 나섰다. 해외

유력 언론사들은 애플워치에 왜 많은 공을 들이는

걸까? 이에 대해 IT 전문 매체인 리코드는 “많은 언

론사들이 최소한 아이패드 때보다는 더 많은 효과

를 볼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5고 분석했다. 실

제로 뉴스는 금융, 건강, 여행 정보 등과 함께 애플

워치에서 가장 많은 효과를 볼 분야 중 하나로 꼽히

고 있다.

트위터도 길다, ‘이제는 글랜스 저널리즘’

애플워치가 본격 등장하면서 일부에선 ‘글랜스 저

널리즘(Glance journalism)’이란 말까지 사용하고

있다. 애플워치 특유의 UI인 글랜스 기능이 새로

운 저널리즘 유형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기대감

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사람은 퀼키시

(Quickish)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운영 중인 댄

샤노프다. 그는 니먼 저널리즘 랩에 기고한 글을 통

해 ‘글랜스’가 모바일 뉴스에 새바람을 몰고 올 가

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6 샤노프는 애플워치의 ‘글

랜스’ 기능을 보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주장

했다. 그동안 모바일 뉴스 업계가 제대로 내놓지 못

했던 UI를 마침내 접하게 됐다는 게 그 이유다. 그

는 아예 ‘글랜스 저널리즘’이란 성급한 용어까지 사

용했다. ‘글랜스 저널리즘’에선 트위터조차 길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 일반적인 모바일 뉴스조차

끝이 없는 두루마리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는 것.

그러니 ‘원자 단위’로도 부족하며 ‘중성자 단위’ 뉴

스 형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글랜스는 어

디까지나 UI다. 따라서 그 UI에 최적화된 모바일 뉴

스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애플워치란 플

랫폼을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가 ‘한 문장 뉴스’를 선보이고, 워싱

턴포스트가 ‘큰 기사, 작은 화면’이란 전략으로 접근

하는 것은 모두 글랜스 저널리즘이란 새로운 현상

의 핵심을 잘 포착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

지로 가디언이 개인화란 키워드와 함께 한 번 본 기

사는 수시로 업데이트 해주는 것 역시 같은 관점으

로 바라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언론사들은 애플워치

의 ‘핸드오프’ 기능을 활용해 아이폰 앱과도 잘 연결

될 수 있도록 했다. N스크린 시대의 또 다른 경쟁 포

인트인 ‘끊김 없는 이용자 경험’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이패드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언론사들이 애플워치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글랜스 저널리즘’은 웨어러블 시대의

또 다른 뉴스 소비 행태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애

플이 언론계에 던진 또 다른 질문이 아닐 수 없다.

1 http://recode.net/2015/04/21/news-organizations-try-to-grab-readers-by-their-wrists-with-the-apple-watch/

2 http://www.niemanlab.org/2014/09/wearables-could-make-the-glance-a-new-subatomic-unit-of-news/

3 http://www.theguardian.com/info/developer-blog/2015/may/01/designing-in-the-dark-how-we-created-the-

guardian-app-for-apple-watch

4 http://www.washingtonpost.com/pr/wp/2015/04/21/the-washington-post-offers-new-visual-storytelling-format-for-

apple-watch/

5 http://recode.net/2015/04/21/news-organizations-try-to-grab-readers-by-their-wrists-with-the-apple-watch/

6 http://www.niemanlab.org/2014/09/wearables-could-make-the-glance-a-new-subatomic-unit-of-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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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79산업・정책

독일에서 여론다양성과 매체집중도를 조사하는 기

관인 매체영역집중조사위원회(KEK)가 제5차 매체

집중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제5차 보고서는 새로

운 매체 환경 변화에 맞는 여론다양성 보호와 미디

어 집중도 규제의 대안 찾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송 규제의 정당성 확보

독일의 방송 규제 정책은 1980년대 출범한 공·민

영 이원 방송의 허가와 감독, 규제를 위해 마련한 것

으로 실시간 방송 시청 환경에 맞춰져 있다. 독일은

1996년 제3차 방송국가협약 개정을 통해 매체집중

규제 방식을 지분 제한 방식에서 시청점유율 규제

방식으로 바꾸었다. 이 결정에 따라 시청점유율 제

한을 통한 규제를 목적으로 방송 이용 행태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F에 위탁

했으며, 인접 시장에서의 영향력 판단을 위한 규제

기준도 마련했다. 그러나 2010년 11월 24일 연방행

심영섭

한국외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강사

독일 KEK 제5차 매체집중 보고서 발간

검증 가능 조사 기준과이동형 시청 행태 반영 필요

독일 KEK의 제5차 매체집중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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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 신문과방송 06 2015

정법원이 내린 제1차 악셀 슈프링어 행정소송 판결

에서 밝혔듯, 정황을 판단하고 추정하여 결정을 내

리더라도 추정을 위해 적용한 기준은 반드시 추후

에도 검증 가능해야 한다. 만일 검증 가능하지 않다

면 그 기준은 정당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제5차 보고서는 2007년부터 끌어온 악셀

슈프링어 그룹 대 KEK와 바이에른주매체청(BLM)

사이의 행정소송에 대해 자세히 해설하고 그 의미

를 밝히고 있다. 이는 규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

해 KEK가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

하기 위해서이다. KEK는 2006년 1월 10일 신문기

업인 악셀 슈프링어 그룹이 추진한 민영방송 프로

지벤자트아인스(ProSiebenSat.1) 그룹에 대한 인수

합병을 금지했다. 만일 악셀 슈프링어가 프로지벤

자트아인스를 인수하면 방송국가협약 제26조 제

2항에서 정한 여론다양성 보호에 어려움이 있다

고 보았다. 그 근거로 당시 프로지벤자트아인스 그

룹의 시청점유율 22%와 악

셀 슈프링어 그룹이 인접 매

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

율을 시청점유율로 환산할

경우에 약 25%로, 합산하면

47%가량의 영향력을 갖는다

고 보았다. 방송국가협약 제

26조 제2항은 매체 간 점유

율을 시청점유율로 합산하

여 30%가 넘어서면 인수합

병을 금지한다. 그러나 악셀

슈프링어 그룹은 KEK의 결

정이 매우 자의적인 법해석

이라고 비판하며, KEK 결정

에 대해 뮌헨행정법원에 행

정 소송했다. 뮌헨행정법원은 2007년 KEK의 결정

은 법이 정한 범위에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판단

을 통해 이루어졌다며 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악셀

슈프링어 그룹은 이에 불복하여 다시 바이에른행정

법원에 항소했지만 2009년 여기서도 패소한다.

그러나 연방행정법원은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항소에 대해 2010년 제1차 판결을 통해서 바이에른

행정법원의 결정을 뒤집고 재심하도록 결정했다.

연방행정법원은 판결문에서 KEK는 악셀 슈프링

어 그룹의 프로지벤자트아인스 그룹에 대한 인수합

병 금지를 결정하면서, 방송국가협약 제26조 제2항

이 정한 인접 매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에 대한 환산

규정을 적용한 근거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고

보았다. 즉 법률상 정황을 판단하여 추정하더라도

추정 기준은 반드시 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검증 가능한 근거를 가지고 기업 간 인수합병

이 여론다양성을 훼손한다는 점을 증명한다면 금지

보고서는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행정소송 판결을 자세히 소개하며 규제 결정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개선할

점을 살펴보고 있다. 악셀 슈프링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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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산업・정책

결정이 옳지만, 판단 근거가 검증 불가능하다면 인

수합병을 불허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규제 기준은 검증 가능해야

2012년 바이에른행정법원은 연방행정법원이 돌려

보낸 사건을 심리하고, KEK가 결정한 악셀 슈프링

어 그룹의 프로지벤자트아인스 그룹에 대한 인수합

병 금지 결정은 법에 대한 해석을 명확하게 하지 않

았기 때문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

나 KEK 결정에 대한 재심의는 금지했다. 비록 판단

기준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지만, 프로

지벤자트아인스 그룹의 시청점유율이 이미 20%를

넘었고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인쇄매체 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KEK의 결

정을 번복할 객관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결

국 악셀 슈프링어 그룹은 연방행정법원에 재심의

불허에 대한 바이에른행정법원의 결정에 불복하고

재항소를 했다.

연방행정법원은 2012년 내린 제2차 판결에서

바이에른행정법원 결정의 정당성을 재확인했지만

KEK가 악셀 슈프링어 그룹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

서 밝힌, 인접 매체 시장의 영향력을 방송의 시청점

유율로 환산하여 인수합병 기준으로 적용한 기준은

다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보았다. 연방행정

법원은 인접 매체 시장은 여론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주에서 획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비

록 대중매체의 한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여론다양

성 보호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극히 미약한 영향

력만 미친다면 관련 시장으로 획정할 수 없다는 것

이다. 또한 인접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산정하는 기

준은 검증 가능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라디오 청취

율은 시장에서 광고 집행을 목적으로 통용되는 수

치이지만 그 조사방법의 과학적 객관성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KEK는 신뢰할 만한 근

거를 확보해야만 규제 수단으로 적용가능하다고 보

았다. 그러나 KEK가 적용했던 기준인 파급력, 소구

력, 시의성은 검증 기준으로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연방행정법원의 판결에 따라 향후 주매체

청과 KEK는 방송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심사에서

방송국가협약 제26조 제2항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없으며, 정확하고 검증 가능한 판단 기준과 근거

를 제시해야만 하고 이마저도 관련 시장으로 획정

된 영역에 대해서만 인접 시장으로 매체 간 합산에

포함시킬 수 있다. 또한 KEK가 직접 수행할 수 없

어서 외부에 위탁하는 이용률 조사의 경우에도 반

드시 객관적이고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하도록 최

선을 다해야 한다.

보고서는 인터넷을 기반하여 이동하면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소비에 대한

이용 행태 조사가 필요하며, 이러한 조사를 기반으로 여론다양성 보호와

매체집중도 규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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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 신문과방송 06 2015

그러나 현재 독일에서 시청점유율 조사는 주로

실시간 방송 시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방송 사업자에 대한 규제 기준으로 적

용된다. 독일 국민의 방송 이용 행태는 이미 1980년

대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해 가족이 방송을 함께 시

청하는 방식을 넘어서, 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방송

영상 이용을 위한 자신만의 단말기를 보유한 환경

이다. 또한 시청 행태도 점차 고정형에서 이동형으

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이용 행태와 규제 정책 사이

의 괴리는 인터넷 기반 이동형 디지털 매체의 이용

이 증가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KEK 제5차 보고서

를 작성한 KEK 위원들은 인터넷을 기반하여 이동

하면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소비에 대한 이용 행태 조사가 필요하며, 이

러한 조사를 기반으로 여론다양성 보호와 매체집중

도 규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청점유율 조사 방법 개선 필요

KEK 제5차 보고서는 총 525쪽 분량으로 모두 5부

(결론 제외)로 나눠져 있다. 제1부는 그동안 독일에

서 수행되어온 여론다양성 보호와 매체집중도에

대한 규제 제도, 법률 등에 대한 연원과 현황, 과제

를 설명하고 있다. 제2부는 매체 융합 환경에서 여

론다양성 보호를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분석하

고 있다. 제2부의 1장은 인터넷과 방송 이용 실태 분

석을 통해서 살펴본 매체집중 규제의 문제점을 분

석했다. 현재의 매체 이용 실태 조사를 근거로 고정

형 방송 이용 행태를 조사하는 시청점유율이 인터

넷 기반의 이동형 방송 영상 이용을 제대로 반영하

지 못한다고 보았다. 제2부의 2장은 다중 매체 환경

에서 매체집중도 산출 방식을 소개하고 있는데, 기

존의 KEK지수와 BLM의 제안, 한스 브레도우 연

구소 제안 등 다양한 산출방식을 비교했다. 제3부는

독일 민영 방송시장의 현황과 매체집중도를 기업

별, 분야별로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제4부는 해외

사례 분석으로 이번에는 영국과 호주에서의 여론다

양성 보호를 위한 매체집중도 규제 제도를 소개하

고 있다. KEK는 이미 제5차 보고서 이전에 발간된

보고서에서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의 사례를 소개했다. 제5부는 이 보고서의 핵심 내

용이자 제안으로 RStV(방송텔레미디어국가협약)의

제26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제 조항에 대한 개선

안이 담겨있다.

KEK 보고서 제5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크

게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KEK가 방송

기업의 인수합병 시 적용하는 인접 시장에서의 영

향력 합산 기준은 검증 가능해야 하고 투명하게 공

개해야 한다. KEK는 시청점유율이 높은 방송 사업

자에 대한 인수합병 시 방송국가협약 제26조 제2항

에 따라서 인접 매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방송의

시청점유율로 환산한다. 예컨대 신문시장의 영향력

을 방송시장의 3분의 2로 본다면 왜 이러한 산정 결

과가 나왔는지 그 과정과 공식을 공개해야 한다. 이

는 악셀 슈프링어 그룹의 행정소송에 대한 독일 연

방행정법원의 판결 내용과도 일치한다.

둘째, 미디어 집중규제의 기준인 시청점유율 조

사의 개선 요구이다. 현재 적용되는 시청점유율은

시청률 조사기관인 AGF가 광고비 산정 등을 목적

으로 5,000가구에 대한 패널 조사를 바탕으로 조사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외국 프로그램 시청에

대한 시청률이 포함하지 않고 있다. 예컨대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대다수는 약

30여 개에 달하는 외국어 채널을 주로 시청하는데,

이들은 독일 시민권을 갖고 있더라도 시사적인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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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산업・정책

제나 여론 형성 과정에서 외국어 채널 시청을 통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채널별 시

청률 조사에서는 외국어 채널도 포함해야 한다고

보았다.

셋째, 고정형 방송 시청만을 합산하는 시청점유

율 조사의 문제점 개선이다. AGF의 시청점유율 조

사는 고정형 시청에만 한정하기 때문에, 이동형 방

송 시청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 기관

이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 옳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조사가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조사 대행을 의뢰할 수 있다.

그러나 조사를 위탁하더라도 조사 결과는 규제 목

적과 기준에 맞게 산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

으로 이동형 시청에 대한 시청점유율 조사가 제대

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규제의 정당성에 대한

이의 제기가 가능한 것이다. AGF는 이러한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서 2012년부터 1만 5,000가구 2만

5,00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이동형 방송 시청 및 주

문형 비디오 시청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할

만한 시청점유율은 조사 위탁 기관과 조사 기관 사

이의 조사 기준과 산출 방법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

으로 인해서 2015년에야 나올 수 있었다.

집중조사위 권한 확대

넷째, 가구원의 가구 밖 시청에 대한 통계 누락이다.

고정형과 이동형 시청점유율을 산정하더라도 양로

원이나 병원, 교도소 등에 머무는 시청자는 집계하

지 않았다는 점이다. 독일에는 시청점유율 조사에

서 전체 인구의 4.5%인 약 360만 명(양로원 및 재활

원 거주자 165만 명, 장기 입원 환자 190만 명, 제소자 5만

명)이 누락되어 있다. 이들은 통상 적극적이면서도

집중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집단이지만

조사에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장기 출장 등

으로 인한 숙소 생활자도 누락되어 있다.

다섯째, 채널별 시청점유율 귀속의 문제이다. 독

일에서는 주식법 제15조에 따라서 25% 이상의 보

통주를 소유한 주주에게 시청점유율이 100% 합산

된다. 즉 한 사업자가 복수의 채널을 소유한 상태

에서 채널별 지분을 25% 이상 소유할 경우에, 모

든 채널의 시청점유율이 이 사업자에게 귀속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준이 여론집중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

이다. 지분율이 25% 이하더라도 프로그램 제작에

간섭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여섯째, 방송국가협약에 따라서 방송사에 지분

을 5% 이상 가지고 있거나, 보통주(의결주)를 3%

이상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소유관계를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소유주의 지분율과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한 신상 신고만으로는 실질적인 소유주

를 판단하기 어렵다. 만일 실질적인 소유주를 판단

할 수 없다면 지분 관계를 조사하여 시청점유율을

귀속시키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지분

의 의결권을 가진 실질적인 소유주에 대한 정보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KEK에 부여해야 한다는 점

이다. 특히 펀드와 같은 자본집합체의 경우에는 그

소유관계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

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KEK 제5차 보고서는 우리나라 방송법 제69조

의 2에서 정하고 있는 미디어다양성 보호를 위한 제

도 개선의 방향을 찾는데 좋은 참고자료이다. 또한

매체 간 합산을 위한 관련 시장 획정과 방송 영상 이

용 행태 조사를 위한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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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디지털 시대 커뮤니케이션 위기에 응답하라!2015년한국언론학회봄철정기학술대회/김선호

“도전과 실험 없는 언론사 사라질 것”2015국제뉴스미디어협회총회참관기/강희경

‘취재원 보호’ 명문화 규정 없어 입법화 시급디지털환경에서의취재원보호법/최진봉

디지털 뉴스 공급 확대, 모바일 뉴스 소비 증가퓨리서치센터보고서‘2015뉴스미디어현황’/지성욱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6

기자에서 PD까지 1인 다역 해낸 29세 청년방송최초해외상주특파원정순일/김성호

세상을 바꾼 보도 6

‘분노의 포도’의 재림문학저널리즘계보이은2015년퓰리처상‘피처기사’수상작/안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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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85미디어 포럼

김선호

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위원·한국언론학회연구이사

2015년 한국언론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디지털 시대커뮤니케이션 위기에 응답하라!

한국언론학회(회장 심재철 고려대 교

수) 주최 2015년 봄철 정기학술대회

가 5월 15일 경북 포항의 포스텍 캠

퍼스에서 개최됐다. ‘응답하라 언론

학!’이라는 모토 아래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에는 공과대학이라는 장소

의 상징성에 걸맞게 사회과학과 공

학의 융합을 추구하는 발표들이 눈

에 띄었다.

기조연설에서 이경자 경희대 명

예교수는 “디지털 기술이 촉발한 커

뮤니케이션 환경 및 미디어의 변화

는 역사상 그 어느 시기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고 속도가 빠

르다”고 지적하면서, “언론학 연구

가 새로운 연구 대상과 주제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서치라이트”와 올해 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는 포스텍 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장소의 상징성에 걸맞게 ‘로봇

저널리즘’ 등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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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6 신문과방송 06 2015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디지털 저널리즘 관련해서 저널리즘연구회, 인

터랙션연구회, 기획 세션 등 다양한 분과 세션에서

1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 발표들은 차세대 언

론학이 당면한 주요 주제로 조명 받았다.

디지털 미디어와 저널리즘

김동환·이준환(서울대)은 ‘로봇 저널리즘’을 한국

프로야구 데이터에 적용해 스포츠 기사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연구자들은 로봇 저널

리즘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로서 스포츠, 주가 동향,

재난 정보처럼 속보성이 요구되는 기사, 개인 취향

을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한 후 취향에 맞는 기사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 단순 반복되는 내용

의 기사 들을 지목했다. ‘알고리즘의 핍진성’에 대한

발표에서 오세욱(서울시 미디어운영팀)은 뉴스 기사

에 적용되는 알고리즘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것처

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디지털 시대 등장한 새로운

수사임을 주장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평가 척도 마

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대민(언론진흥재단)은

‘뉴스 자연어 처리’에 대한 발표에서 단어와 구문 분

석을 중심으로 한 언어학적 자연어 처리보다 문장

이나 담론 수준의 분석에 초점을 둔 언론학적 자연

어 처리 모형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온병원

(군산대)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뉴스정보원 연결망

분석을 통해 정보원의 중요도를 계산하고 소셜 그

래프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신동희(성

이경자 경희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시대 “언론학 연구가 새로운 연구 대상과 주제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서치라이트”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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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7미디어 포럼

균관대)와 박성화(기업은행)는 빅데이터 분석이 언

론학 교육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

하면서, 대학 교육과정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에 대

해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한편 디지털 저널리즘 관련 법제 및 윤리도 활발

하게 논의됐다. 김기태(세명대)는 인터넷 뉴스 저작

권 관련 쟁점들을 정리한 후, 속보의 특성상 이용 허

락을 받기 어려운 경우라 하더라도 최소한 출처와

저작자를 명확하게 표시해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의 명예훼손 책임을 검

토한 논문에서 박아란(서울대)은 미국이나 영국과

비교하여 한국은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 보호를 강

조하고 있으며 ISP에게 지나치게 많은 법적인 부담

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미디어 이용자에 대한 다수의 실증적 분

석 결과는 다양한 시사점을 던져줬다. 먼저, 정보 시

대에 정보의 양이 증가하면서 이용자들의 시선이

희소자원이 된다고 말했던 허버트 사이먼의 명제를

응용한 연구 결과 두 편이 발표됐다. 송해엽·정재

민(KAIST)·김영주(언론진흥재단)는 뉴스 공급 과

잉이 뉴스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

석 결과를 보여주면서, 뉴스 공급 과잉이 뉴스에 대

한 회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큐레이션 서비스가 뉴

스 회피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지

적했다. 이혜미(닐슨코리아)·김영진(교육개발원)은

모바일 앱 사용의 집중도를 분석한 결과 시간이 지

나면서 새로운 앱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모

바일 이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특정 앱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 경향은 연령이 높을수록 심화

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학문적 접근

음악 소비가 다운로드 방식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두 편의 발표가 음반시장

의 구조와 미래 전망을 다루었다. 임현석·정재민

(KAIST)은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음

악 소비가 소수 노래에 집중된다는 점과 스트리

밍 서비스는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효과적인 대

응 수단이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조대곤(포스텍)은

2000년 이후 15년 동안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온

음반시장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성장세로 돌

아설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의 타당성에 대해 진단

했다.

소셜 네트워크 확산 및 온라인-오프라인 활동

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발표됐다. 이상원

(경희대)·이선미(KT)는 2006~2013년 기간 43개국

의 방대한 소셜 네트워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페이

스북과 같은 SNS의 성장은 사업자 간의 서비스 경

‘응답하라 언론학!’이라는 모토 아래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에는

사회과학과 공학의 융합을 추구하는 발표들이 눈에 띄었다.

디지털 저널리즘 관련해서 1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는데 이 발표들은

차세대 언론학이 당면한 주요 주제로 조명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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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신문과방송 06 2015

쟁보다는 직접 네트워크 효과(새로운 사용자의 유입

이 기존 사용자의 효용을 증대시키는 효과)에 의해 주

도됐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진보래(한독미디어대학

원)는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일수록 메신저 이용이 적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배상률(청소년정책연구원)은 전통적 미디

어 이용이 높을수록 사회단체 활동 참여가 낮아지

는 반면, SNS 포스팅을 많이 할수록 오프라인에서

사회단체 활동이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세월호 사건 1주기를 맞이하여, 세 편의 논문은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언론학적 측면에

서 진단했다. 김남두(KISDI)·황용석(건국대)은 세

월호 이슈에 대한 관여도가 지방선거에서 대통령을

향한 책임 귀인 및 회고적 투표에 미치는 영향을 다

루었다. 연구자들은 세월호 언론보도가 편향됐다는

지각 관련하여,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투표자들은

종이신문이, 타 후보 투표자들은 모바일 뉴스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지

각이 어떻게 세월호 사건에 대한 대통령 책임 귀인

과 회고적 투표로 연결되는지 분석했다. 김남두·황

용석의 논문은 정기학술대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

했다. 홍주현(국민대)·이규연(jtbc)은 유병언 사망

관련 언론보도와 음모론 확산의 관계를 단어의 가시

성과 연결망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매스미디

어와 SNS가 2단계 유통과정을 형성하고 있으며, 유

병언 사망 당시 SNS에서 종편 채널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가 주로 인용되면서 음모론을 키웠다

고 주장했다. 세월호 취재기자의 심리적 외상을 다

룬 이미나·배정근·하은혜(숙명여대)의 논문은 세

월호 취재기자의 25%(16명)가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학술대회에는 재미 언론학자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한미커뮤니케이션학회(KACA) 세션에서

이춘식·김정아·최영태(노스플로리다대)는 한국과

미국 SNS 이용자들의 문화적 정향의 차이를, 김미

정(소셜이노베이션랩)은 모바일 앱에서 알림서비스

의 효과를, 장승모(사우스캐롤라이나대)·박용진(하

워드대)은 세월호 참사에서 비난 대상의 변화를, 하

재식(일리노이대-스프링필드)은 ‘아랍의 봄’에 대한

한국 언론과 미국 언론의 프레임 방식의 차이를, 이

신희(텍사스대-오스틴)는 영화 ‘부러진 화살’과 정치

적 감정을 다루는 논문을 발표했다.

최초 시도-포스터 세션

포스터 세션은 논문 발표자와 관심 있는 연구자들

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자는

취지에서 이번 정기학술대회에서 최초로 도입됐다.

포스터 세션에는 권오주·민영(고려대)의 ‘정치 엔

터테인먼트 시청이 정치 대화에 미치는 영향’, 심두

보(성신여대)의 ‘양가성의 실천으로서 한류’, 원영아

(성균관대)의 ‘미디어가 재현하는 성소수자에 관한

연구’를 비롯하여 총20편의 발표가 있었다.

정기학술대회에는 다양한 기획 세션과 라운드

테이블이 열려 풍성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국언

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지역신문 경쟁력 강화 전략’

세션에서는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신문들을 위한

마케팅 및 PR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문화체육관광

부가 후원한 ‘온라인 시대의 공공 커뮤니케이션’ 세

션은 디지털 환경에서 정부 정책의 홍보 방안을 다

루었다. 이외에도 ‘언론학의 서구중심주의 넘어서

기’ ‘유료 방송시장 점유율 규제 대체 수단’, 언론학

회 발행 영문 저널 ‘Asian Communication Research

기획’ 등의 주제를 다룬 특별 세션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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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89미디어 포럼

2013년 8월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개인

재산 2억 5,000만 달러를 들여 워싱턴포스트를 인

수했다. 당시 잘 나가던 온라인 사업가가 왜 사양산

업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신문사를 인수했는

지 의아하게 보는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인수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

었다.

‘완벽한 디지털 회사’ WP

하지만 2년여가 지난 지금 워싱턴포스트는 전

세계 언론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주목받는

언론사로 재탄생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웹 사

이트 방문자 수(UV)는 2015년에 2014년 1분

기 대비 66% 증가했고, 페이지뷰(PV)는 동기

대비 101%나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 PV는 전

년 대비 174% 급증했다. 디지털 미디어 수입

은 2014년 1분기 2,980만 달러(298억 원)에서

2015년 4,940만 달러(494억 원)로 66% 급증했다.

지난 5월 11일부터 이틀간 미국 타임스센터에

서 열린 2015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세계 총

강희경

한국일보디지털뉴스부기자

2015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총회 참관기

“도전과 실험 없는언론사 사라질 것”

2013년 아마존이 인수한 워싱턴포스트는 전통 신문사 중 가장 혁신적이고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INMA 총회에서 발표 중인 스티브 힐스 워싱턴포스트 사장.

사진 제공 IN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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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 신문과방송 06 2015

회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워싱턴포스트 스티브 힐

스 사장의 발표였다. 둘째 날 오전 첫 번째 세션으로

열린 그의 발표를 듣기 위해 참가자들은 아침 일찍

부터 총회 장소에 도착해 자리를 채웠고, 그의 발표

내내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국내 언론계와 마찬가

지로 해외 언론사 관계자들도 저무는 언론 산업에

서 혁신 사례를 보며 간절히 변화의 답을 구하고 싶

었을 것이다. 한국의 기자단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참석해 워싱턴포스트뿐만 아니

라 각국 언론사들의 고민과 해법을 들으며 조금이

나마 ‘혁신의 아이디어’를 모색해 볼 수 있었다.

힐스 사장은 “완벽히 ‘디지털 회사’로 변신한 것

이 워싱턴포스트의 성공 비결”이라고 단언했다. 그

는 수십 년간 신문사에서 일한 사람답지 않게 경직

돼 보이지 않았고, 화려한 데이터와 그래프를 늘어

놓고 때론 어려운 IT 용어까지 섞어 가며 ‘혁신’을

강조했다.

그가 설명한 워싱턴포스트의 혁신 원칙은 간

단했다. ‘저널리즘’과 ‘IT 기술’을 각각 가로축과 세

로축에 놓고 양축을 동등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

이다. 전통과 역사를 가진 대부분의 언론사가 그렇

듯 워싱턴포스트가 이 두 축을 균형감 있게 가꿔 나

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동안 크게 신경 쓰지 않았

던 IT 기술에 대한 더 많은 집중과 투자가 필요했다.

그를 위해 힐스 사장은 ‘실험’하고 ‘결과를 분석’하

고 다시 ‘실험’하기를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인내심

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힐스 사장은 디자인과 소

프트웨어 개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과 태

블릿, 스마트워치 등은 독자가 접하는 화면이 신문

과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이미지와 텍스트, 동영

상 등을 조화롭게 보이게 하기 위한 디자인이 필요

하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통합 콘텐츠관리시스템

(CMS)은 새로운 형태의 멀티미디어 기사를 가능하

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다른 미디어 기업에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돼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새 영역-브랜디드 콘텐츠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의 화려한 변신을 부러운 시선

으로 바라보면서도 전 세계 45개국에서 모인 500여

명의 언론계 종사자들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더 해

결하고 싶은 의문이 있었다. 돈은 어떻게 벌 것인

가 하는 것이다. 종이신문의 수입이 여전히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디지털 수입의 증가 폭은 종

이신문의 매출 감소 폭을 상쇄할 수 없을 만큼 더디

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그 해법으로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시했다. 브랜디드 콘텐츠란 신뢰도를

바탕으로 독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간

접적으로 브랜드를 연관시키는 콘텐츠를 말한다.

한국에선 ‘네이티브 광고’로도 불리며, 브랜드를 소

개하거나 상품을 드러내 놓고 광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스폰서 콘텐츠’나 ‘기사형 광고’와는 구분

된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

라인 미디어 버즈피드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비즈

니스 모델로도 유명하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닐 주커먼 상무는 ‘브랜디

드 콘텐츠’ 시장이 가장 유의미하게 성장하고 있다

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마케터 70%가 “내년에

는 브랜디드 콘텐츠 활용 마케팅을 더 많이 해 볼

예정”이라고 응답한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2019년

까지 미국에서 약 2조 5,000억 원의 브랜디드 콘텐

츠 마케팅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언론사들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시도하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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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미디어 포럼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독자들

에게 브랜디드 콘텐츠는 말 그대로 광고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브랜디드 콘텐

츠는 정보의 신뢰도와 유익함, 퀄리티가 중요하고,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광고 효과도 거둘 수 없

을뿐더러 독자들이 떠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스는 온라인 영상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감옥의 여성 수감자를 소재로 한 새 드

라마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함께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었다. 이 콘텐츠는 드라마 홍보 내용은 거의 없

고, 실제 미국 사회 여성 수감자들의 인권문제 등을

심층 취재해 보도했다. 독자들은 이 기사가 브랜디

드 콘텐츠라는 것을 알지만 만족할 만한 깊이 있는

기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독자들은 브랜디드 콘텐츠가 유익하면 긍정적으로

정보를 수용하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반감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커먼은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광고 책임자인 마이클 짐볼리스트는

“광고주들은 독자들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볼 때 다

른 일반 기사를 볼 때와 같은 수준의 집중력을 이끌

어 내길 원한다”며“최근 뉴욕타임스는 기사의 트래

픽보다는 독자의 ‘몰입’ 시간을 측정하고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경제 매체 쿼츠의

조이 로빈스 전략부장도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브랜디드 콘텐츠에서 올리고 있다”며 “브랜디드 콘

텐츠 마케팅을 경험해본 광고주들 중 87%가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2012년 창간된 쿼츠는

불과 1년여 만에 미국의 전통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

스트의 온라인 방문자 수를 넘어서 화제가 됐다.

뉴스 산업은 더 커질 것

이번 총회에서 한 가지 눈에 띈 것은 2010년 전 세계

각국의 신문 몰락 시점을 예측해 화제가 됐던 호주

의 미래학자 로스 도슨이 직접 참석해 자신의 기존

발표를 약간 수정한 점이다. 그는 “종이신문은 예상

대로 사라지겠지만 뉴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미디어 산업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뉴스는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5년간 3억 명 이상의 사람

들이 새롭게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될 것이고, 경쟁

력 있는 미디어 기업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그가 강조한 것은 사용

자의 요구에 맞게 뉴스를 공급하라는 것이다. 온라

인으로 들어온 독자의 데이터를 꼼꼼히 분석해서

전략을 세우고, 개별 독자의 취향에 맞게 흥미로운

뉴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언론사만이 독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0대 여성 전문 뉴스 사이트인 리파이너리29

2010년 각국의 신문 몰락 시점을 예측해 화제가 됐던

호주의 미래학자 로스 도슨은 자신의 기존 발표를 약간 수정했다.

“종이신문은 예상대로 사라지겠지만 뉴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미디어 산업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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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 신문과방송 06 2015

(Refinery29)의 데이터 분석 책임자 아이린 리는 “빅

데이터를 분석하면 제작, 독자 최적화, 콘텐츠 배급

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분석 결과로 얻어

진 전략에 따라 기사를 생산, 전달하고 있다”고 말

했다. 프레스리더(Press Reader)사의 밀코레이 말리

아로브는 빅데이터보다는 스마트 데이터를 분석하

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데이터를 통

해 분석한 독자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독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호주 더뉴스

페이퍼웍스(The Newspaper Works)의 CEO 마크 홀

랜즈는 “수용자 데이터 분석만이 디지털 시대에 광

고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신문이 가장 많

이 구독되는 지역의 수용자 인구심리학적 통계를

분석해 광고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화는 강조되고 있지만 막상 기존 신문 제작에

최적화되어 있는 조직을 변화시키는 일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전 세계 전통 언론사들도 이런 탈피

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적잖은 고통을 호소

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그런 언론사에게 몇 가

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소개됐다.

혁신은 각 언론사의 몫

노르웨이 알러미디어(Aller Media)사의 아디나 브로

드는 언론사가 디지털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여러 개의 모델을 실험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실험을 이끌 열정적인 직원이 필요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리자는 흔히 열정이 부족

한 직원을 끌고 가느라 에너지를 쏟는 경향이 있다”

며 “그것보다는 열정을 갖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

고 강조했다. 스웨덴 밋미디어(MittMedia)사의 안나

카린 리스는 퓨처웍스(Future works)라는 자사의 독

특한 혁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각 계

열사에서 선발된 직원들은 3일간 퓨처웍스 프로그

램에 참여하게 되는데, 회사는 참가자들에게 따로

과제를 주지 않고 문제를 스스로 찾도록 한다. 그러

면 그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문제점을 찾

고 각자 일터로 돌아가게 된다. 이들은 각 조직에

서 또 다른 직원들과 팀을 꾸려 실제 독자들과 만나

고 탐구하면서 해결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리스는

“관리자의 리더십을 부하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라며 “책임감을 나눠 가지면

직원들은 스스로 과제를 찾고 스스로 혁신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디벨트 편집장 얀 에릭 페터스는

“10여 년 전 편집국 조직을 아예 디지털 퍼스트형으

로 바꾸고, 온라인에만 집중한 것이 큰 효과를 발휘

했다”며 소프트웨어 못지않게 하드웨어의 변화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번 총회에서는 다양한 사례들이 발

표됐다. 언론 종사자들은 각자 속한 언론 환경과 국

가별 상황, 독자들의 생활 방식에 따라 해법도 다르

게 접근하고 있었다. 수년 전 핵심적으로 논의 됐던

페이월(뉴스 유료화 방식)은 3% 이내의 독자에게서

만 작동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사실상 언론사의

미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

히 한 것도 이번 총회의 성과다. 더불어 프로그래매

틱 광고(자동 전환 광고)를 통한 효율과 매출 확대 방

법, 여전히 신문 지면을 혁신하고 지면과 연계한 마

케팅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언론사들의 사례도

자세하게 논의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혁신은 각 언

론사의 몫으로 남았다. 미래학자 도슨은 “언론사들

의 도전과 실험은 위험하다. 하지만 도전과 실험 없

는 언론사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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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93미디어 포럼

지난해 세계일보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내부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

령의 ‘그림자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던 박 대통령

의 전 비서관인 정윤회 씨가 현직 청와대 비서관들

을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에 개입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보도가 나가자 청와대 비서관과 행

정관 8명은 해당 기사를 보도한 기자 등 6명을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압수수색 검토

그런데 사건을 맡은 검찰은 이 사건을 명예훼손 여

부가 아닌 문건 유출 경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

춰 수사를 진행했고, 청와대 문건의 유출 경위를 찾

기 위해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위치 추적 자료 등을 뒤지고, 세계일보

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검토했다.

이 사건처럼 수사기관이 언론사나 언론사 기자

최진봉

성공회대신문방송학과교수

디지털 환경에서의 취재원 보호법

‘취재원 보호’ 명문화 규정 없어입법화 시급

2014년 12월 검찰이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사옥을 압수

수색할 것으로 전해지자 직원들이 셔터를 내린 채 압수수색에 대비하고

있다. /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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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 신문과방송 06 2015

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해 취재원의 신

원을 파악하려는 시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

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사가 정부나 고위 공직

자들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했을 경우, 내용의 진위

여부나 명예훼손 여부와는 별도로 취재기자를 대상

으로 취재원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가 병행

해서 이루어져 왔다. 해당 기자를 참고인 또는 피의

자 신분으로 불러 직접 조사를 하거나, 기자의 통화

내역 조회와 위치 추적 등을 통한 간접적인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처럼 수사기관이 언론사나 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원을 밝혀내기 위해 직접 조사나 통

화 내역 조회와 같은 간접적인 압력을 가하게 되면,

취재원들이 기자들에게 권력기관의 비리나 사회문

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

성되어 내부 비리 고발과 같은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 비리 고발자의 경우 취재

원의 신원이 밝혀지게 되면 조직 내에서 자체 징계

와 함께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쉽

사리 내부 비리를 고발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나아가 취재원을 밝혀내기 위해 수사기관이 언

론사나 기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행위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

압할 수 있는 문제점 또한 갖고 있다. 언론은 국민들

로부터 알 권리를 위임받아 우리사회 권력기관들

에 대한 견제와 비판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관

이다. 언론이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와 비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권력기관의 비리에 대한 제보가

필수적인데, 권력기관에 대한 제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제보자의 신분이나 제보 내용에 대한 비

밀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언

론사나 기자들에게 제보자의 신분이나 제보 내용을

밝히도록 강제하게 되면, 언론의 취재활동은 엄청

난 제한을 받게 되고, 제보자들의 제보도 급격히 줄

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언론의 취재와 보도의

자유가 억압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취재원 보호 현황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취재원 보호를 명문화한 법

령은 지난 1980년 12월 제정된 언론기본법이다. 언

론기본법 제8조 제1항에는 “언론인은 공표 사항의

제보자 등의 신원이나 공표 내용의 기초가 된 사실

에 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라고 명시해, 언

론인의 진술거부권을 규정했다. 나아가 제8조 제

2항에는 “기사 내용에 기초가 된 사실을 확인 또는

수사할 목적으로 압수·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언론기본법’에 언론의 검열과 등록 취

소를 규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는 이유로 1987년 ‘언

론기본법’이 폐지되면서 취재원 보호와 관련된 규

정도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언론기본법’이 폐지되

면서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관한 다른 규정들은 ‘언

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등으로 흡수됐

지만, 취재원 보호와 관련된 내용은 지금까지도 입

법적 공백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결국 ‘언론기본

법’이 폐지되면서 취재원 보호 조항이 현행법에서

사라졌고, 도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취재원 보호법이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취재원 보호를 명문화한 법적 규정이

없는 공백 상태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수사기관

의 언론사 압수수색이 여러 차례 시도됐다. 지난

1989년 검찰은 서경원 전 의원 방북 사건과 관련, 수

사관 800명을 동원해 한겨레신문을 압수수색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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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5미디어 포럼

2009년에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MBC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정부 정책에 비

판적인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한 방송사와 제작진

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사정기관이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

을 하는 언론사와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압수 수색

을 통해 압력을 가하는 것은 명백하게 언론의 자유

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외국의 취재원 보호 현황

미국에서는 건국 초기인 1896년 메릴랜드주에서 최

초로 취재원 보호법인 일명 ‘방패법(Shield Law)’이

제정됐고, 현재 36개 주에서 언론인들이 취재원에

대한 정보와 취재 내용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취재

원 보호법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 취재원 보호법의

현대적 해석은 지난 1972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판

시한 ‘브랜즈버그 대 헤이스’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

사건의 발단은 미국 켄터키주의 루이빌쿠리어저널

의 폴 브랜즈버그 기자가 1969년 두 명의 젊은이가

마리화나에서 마약의 일종인 해시시를 만드는 과정

을 직접 목격하고 작성한 기사를 보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켄터키 법원과 대배심원은 브랜즈버그

기자를 소환해 취재원이었던 두 젊은이들의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브랜즈버그 기자는 표

현의 자유 침해라며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이 사건은 연방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언론인에게 주 법원 또는 연방

법원에 출석하여 진술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고 있는 언론 및 출판의 자

유를 박탈하는지 여부였다. 기자들은 취재과정에서

취재원 보호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재원을 밝

히게 되면 수정헌법 제1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언론

과 출판의 자유가 침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규

호, 2012). 미 연방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판결에

서 언론의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취재원과 취재

물의 보호는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예외적으

로 기자가 명백하게 범죄와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있고, 그 정보가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까지 얻어야 할 만큼 중대하며, 그 정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때에 한

하여 취재원 공개를 요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결

국 브랜즈버그 사건 이후, 미국 연방 항소법원들은

일반적으로 기자가 취재원의 신상정보 및 취재 자

료의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기자의 제한적 취재원

보호를 승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이규호, 2012).

독일에서는 민사소송법에서 언론사 기자들의

증언 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독일 민사소송법 제

383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정기간행 인쇄물, 라

1987년 독소조항을 이유로 ‘언론기본법’이 폐지되면서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관한 다른 규정들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등으로 흡수됐지만, 취재원 보호와 관련된 내용은

지금까지도 입법적 공백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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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 신문과방송 06 2015

디오 방송 또는 TV 방송을 준비하거나 제작하거

나 또는 배포함에 있어 전문가로서 협력하거나 협

력했던 자”의 증언이 정기간행물 또는 방송의 편집

과정에서 발행된 것이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이규호, 2012). 뿐만 아니라 보도되

지 않은 정보의 경우에도 해당 정보가 유출되면 정

보 제공자의 신원이 밝혀질 수 있는 경우 기사화되

지 않은 내용까지 포괄적으로 보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언론사나 기자가 취재원을 밝히지 않

아도 되는 증언 거부권을 독일기본법(우리의 헌법에

해당)과 민사·형사소송법에서 인정하고 있으며, 언

론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도 원칙적으로 금

지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취재원 보호법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미국의 수정

헌법 제1조는 언론 자유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

는 조항으로 언론인의 취재원 보호를 위한 특권 또

한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

면 취재원 보호가 보장되지 않으면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제대로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

지털 시대를 맞아 언론 환경이 바뀌면서 취재원 보

호와 관련해 몇 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디지

털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언론사들

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추측성 기사와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기사 등이 범람하고 있는 상황에

서 취재원을 무작정 보호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

한 문제 제기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

재원 보호법의 적용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

가 있다. 취재원 보호법의 적용 대상을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권력 등 우리 사회 권력기관과 조직들에

대한 내부 고발과 정보 제공으로 제한하여 취재원

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언론사의 범람으로 인해 다양

한 형태의 언론사 기자들이 생겨나면서 취재원 보

호법의 보장을 받는 기자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취

재원 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방송이

나 신문사에 상시 근무하는 기자를 취재원 보호 대

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언론사를 “방송 사

업자, 신문 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 사업자, 뉴

스통신 사업자 및 인터넷신문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고, 언론인을 “언론사에서 언론보도의 업무에 종

사하는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취재원 보

호법의 보호를 받는 대상을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언론사와 언론

인으로 규정하면 될 것이다.

언론이 취재원 보호를 위해 제3자에게 취재원이

나 제보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압수수색

등의 수사를 거부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권리인 취

재원 보호법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권력기

관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보장하기 위

한 필수 조건이다. 나아가 취재원 보호법은 권리기

관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제보자의 안전과 언론

사 기자의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해 주어 우리나라

공직사회와 권력기관이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줄 것이다.

참고문헌

이규호(2012). ‘기자의 취재원 보호와 증언거부권’. 민사소송, 16(2), pp.

65~99.

이재진(2003). ‘SBS 압수수색 그리고 취재원 보호’. 관훈저널, 가을호

(88), pp. 228~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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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97미디어 포럼

미국 워싱턴에 있는 퓨리서치센터의 저널리즘 분과

는 매년 ‘뉴스 미디어 현황(State of News Media)’이

라는 제목의 미국 저널리즘 지평에 관한 분석 보고

서를 발간해 왔다. 지난 4월 29일 인터넷을 통해 발

간된 12번째 보고서는 신문, 지상파방송, 케이블, 지

역방송, 뉴스 매거진 등의 전통적 뉴스 매체와, 인터

넷 및 모바일 뉴스, 팟캐스트, 인터넷 라디오 등 새

로운 포맷의 뉴스 매체를 포함하여 미국 내 총 13개

뉴스 산업의 최근 트렌드를 기술하고 있다. 보고서

는 디지털 뉴스의 출현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이 뉴

스 소비 행태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전통 매

체들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양

한 지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보고서 내용 중 주목

할 만한 몇 가지 트렌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문 판매부수 5년 만에 하락

출판 미디어 성장의 둔화: 인터넷의 발달이 출판 미

지성욱

서던일리노이대-카본데일캠퍼스미디어학과교수

퓨리서치센터 보고서 ‘2015 뉴스 미디어 현황’

디지털 뉴스 공급 확대모바일 뉴스 소비 증가

퓨리서치센터 ‘뉴스 미디어 현황(State of News Media)’ 디지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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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8 신문과방송 06 2015

디어, 특히 신문시장의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은 2014년에

도 이어져 오프라인 신문 판매부수는 전년도에 비

해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판매부수는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어서

아래 소개될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소비라는

새로운 소비 패턴이 신문시장의 축소를 더욱 가속

화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신

문 판매부수의 감소와 함께 오프라인 광고 매출 또

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도 보고됐다. 물

론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디지털 신문광고 매출은

2013년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오프라인 신문광고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지는 못하여 전체 신문산업

광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문

제는 이러한 매출 감소가 저널리즘의 품질에 직간

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

면, 보고서는 미국신문편집인협회(ASNE)의 뉴스

룸 고용 센서스 자료를 인용하면서 미국 내 신문 기

사 관련 종사자 수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하는 경향을 언급하고, 이러한 뉴스 제작 인력 감소

에 따른 신문 기사의 품질 저하 가능성을 간접적으

로 시사하고 있다.

TV 방송 뉴스 시장 답보 상태: 미국에서 브로드밴드

인터넷이 확산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전통적인

인쇄매체 시장의 크기는 급속히 줄어든 반면, 케이

블이나 위성방송 등의 방송매체 시장은 상대적으

로 답보 상태에 있거나 소폭 확장했다(Waterman &

Ji, 2012; Ji & Waterman, 2014). 이러한 트렌드는 이

보고서에서도 발견됐는데 케이블 뉴스(CNN, Fox

News, MSNBC), 지상파 네트워크 뉴스, 지역뉴스 등

TV 방송 뉴스 프로그램의 매출과 시청자 수는 전

년 대비 소폭 상승 혹은 하락하는 답보 상태를 보이

고 있다. 구체적으로 케이블 뉴스 시청자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케이블 뉴스 관련 전체 매출은 반

대로 소폭(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블 뉴

스 매출 증가와 더블어 케이블 뉴스 제작 비용 또한

2013년도 대비 평균 4% 이상 증가했다. NBC, ABC,

CBS와 같은 지상파 네트워크 뉴스의 시청자 수는

2012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예를 들면

이들 3사의 저녁뉴스 시청자 수는 2013년 대비 평

균 5% 가량 증가했고, 아침뉴스의 경우 평균 2% 증

가세를 보였다. 지역방송 뉴스 시청자의 수 또한 증

미국에서는 팟캐스트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공영방송

NPR의 팟캐스트 다운로드 수가 크게 증가했다(NPR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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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9미디어 포럼

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지역방송의 광

고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이러한 지역방송 뉴스의

광고 매출 증가는 미국 중간선거 기간이라는 특수

한 상황에 따른 정치광고량의 증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팟캐스트, 모바일 인기

팟캐스트와 온라인 라디오: 인터넷 및 통신망을 통

해 방송을 전송하는 팟캐스트 서비스의 청취자 수

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

디슨 리서치의 서베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팟캐

스트를 들었던 청취자”의 비율은 2008년 9%에서

2015년 1월 현재 17%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전체 설문 응답자의 33%가 팟캐스트를 한 번 이상

들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립신(Libsyn)사의 데이터

에 따르면 팟캐스트를 방송하는 숫자 또한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2014년 2억 6,000개의 팟

캐스트 다운로드 중 63%가 모바일 기기에서 이루

어진 것으로 나타나 모바일 사용자의 팟캐스트 이

용이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다. 이러한 팟캐스트

사용의 증가는 특히 NPR1과 같은 라디오 공영방송

의 성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 NPR 다운로

드는 2013년 대비 41% 증가해 월평균 5,400만 다운

로드를 기록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온라인 라디

오를 듣는 청취자 수 또한 2014년 대비 14% 증가했

는데, 35%의 휴대전화 사용자가 모바일 기기에 접

속해 온라인 라디오를 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뉴스 사용자 및 광고매출의 증가: 미국 디지털

광고 매출은 2013년 대비 18% 성장해 500억 달러

를 넘어섰고, 특히 모바일 광고의 경우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매출 중 CNN

과 같은 전통적 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 구글, 야후,

AOL, 트위터와 같은 5개 온라인 기반 기업들이 전

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의 52% 이상을 차지하는

등 온라인 기반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특히 페

이스북은 24%의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과

37% 이상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을 점유

함으로써 디지털 광고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기기 사용의 증가: 컴스코어(comScore, 미국 온

라인 데이터 분석 회사) 데이터에 따르면 방문자 수

상위 50개의 디지털 뉴스 사이트 중 39개 사이트에

서 모바일 뉴스 트래픽 양이 데스크톱 컴퓨터 트래

픽 양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사이트의 경

우 모바일과 데스크톱 트래픽 양이 비슷했고, MSN,

BBC, CNET.com과 같은 7개 사이트만이 데스크톱

트래픽이 모바일 트래픽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신문광고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오프라인 신문광고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지는 못하여 전체 신문산업

광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매출 감소가

저널리즘의 품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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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신문과방송 06 2015

났다. 물론 모바일 뉴스 사용자의 사이트 체류 시간

은 데스크톱 사용자에 비해서 길지는 않았지만 보

고서의 다양한 지표들은 뉴스 소비 행태가 데스크

톱 컴퓨터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의 순기능

보고서에서 나타나는 트렌드 중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디지털 뉴스 공급의 확대’와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뉴스 소비의 증가’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페

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페이스북 뉴스는 개개

인의 시시콜콜한 일상사(예를 들면 사촌의 결혼식, 학

교 룸메이트의 방학 소식 등)도 포함하지만, 50% 이상

의 유저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뉴스와 정부 홍

보 관련 뉴스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테

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한 후, 다른

사람이 포스팅한 허핑턴포스트의 정치기사를 보는

패턴이다.

이러한 디지털과 모바일로 대변되는 새로운 뉴

스 소비 형태의 출현은 저널리즘 관점에서 긍정

적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소

셜 미디어와 같은 새로운 뉴스 플랫폼의 등장에 따

른 뉴스 소비 창구의 다양화는 뉴스에 대한 소수의

통제 및 독점이 불가능한 미디어 환경을 만들고 있

는 것이다. 시카고대의 경제학자 겐츠코와 샤피로

(Gentzkow, M. and Shapiro, J. 2008)는 미디어 시장에

서 언론사 간 경쟁이 가져오는 저널리즘적 가치로

서 소수에 의한 뉴스 보도의 통제나 정보의 독점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제시한 바 있다. 뉴스 소비자들

이 특정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고 가정할 때,

시장 내 독립 언론사들이 많아질수록, 뉴스 통제 시

지출되는 비용이 상승함으로써 뉴스 왜곡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2 현재 증가 추세에 있는 새로운

미디어 아웃렛의 출현 또한 매체 간 경쟁을 강화시

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의한 뉴스 독점 및 왜곡을

어렵게 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보고서에 언급된 뉴스 생산 인력 및 비용의

감소에 따른 뉴스 품질 저하나 뉴스 제작을 위한 안

정적 재정 확보 등의 문제는 디지털 뉴스 시대에 풀

어야 할 숙제이다. 특히 뉴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패턴은 기존

의 전통적 뉴스 생산자들의 재정 상황을 악화시켜

양질의 뉴스 제작을 위한 재원 마련을 어렵게 할 가

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서문 마지

막에 언급돼 있듯이, 디지털 뉴스 공급을 위한 새로

운 시도와 실험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모바일과

같은 새로운 기술에 의한 뉴스 소비 행태의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참고자료

Gentzkow, M. and Shapiro, J. (2008). Competition and truth in the

market for new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Spring,

33~154.

Ji, S. W., and Waterman, D. (2014). The Impact of the Internet on

Media Industries: An Economic Perspective. In M. Graham &

W. H. Dutton (Eds.), Society and the Internet: How Networks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are Changing Our Lives:

Oxford University Press.

Pew Research (2015). State of News Media 2015, http://www.

journalism.org/2015/04/29/state-of-the-news-media-2015

Waterman, D., & Ji, S. W. (2012). Online Versus Offline in the United

States: Are the Media Shrinking? The Information Society,

28(5), 285~303.

1 미국전역약800개의라디오방송국에배급되고있는비영리공영방송시스템으로,오프라인라디오방송과더불어www.npr.org를통해

인터넷라디오와팟캐스트를제공하고있다.

2 논문에서는뉴스통제의전형적인예로정부에의한통제를들고있다(Gentzkow&Shapiro,2008,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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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101미디어 포럼

한국 방송 최초의 해외 상주 특파원은 정순일이다.

그는 1963년 1월부터 1965년 11월까지 MBC 문화

방송 일본 도쿄 특파원으로서 활동한 것으로 되어

있다.1 그러나 그가 실제적으로 도쿄에 부임한 것

은 그해 7월에 이르러서다. 이렇게 지연된 이면에는

국내외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MBC가 개국 초기인지라 재정적인 압박을 받아 파

견 비용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다. 즉 자금이 바닥

나서 출연료도 못 주는 형

편에 특파원 부임 여비를

충당할 수 없는 형편이었

던 것이다. 그 당시 MBC

특파원의 1개월 체재비 겸

취재비가 300달러였는데,

이는 본사 사장 월급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었다.2 국

제적으로는 일본 법무성

이 장기 체류 비자를 발급하는 데 3개월이나 지체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3 따라서 그가 주일 특파원

으로서 실제로 활동한 기간은 2년 남짓이었다.

기자 경험 없는 해외 특파원

정순일이 해외 상주 특파원으로 파견된 이 시기

에 한국의 방송사로는 국영방송 KBS와 종교방송

CBS가 있었고, DBS 동아방송이 막 개국했으며,

김성호

언론학박사,전광운대정보콘텐츠대학원장

방송 최초 해외 상주 특파원 정순일

기자에서 PD까지1인 다역 해낸 29세 청년

정순일이 일본 특파원 시절 ‘주간방송’에 기고한 글(1964.9.21-필자 소장).

|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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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신문과방송 06 2015

TBC 동양방송은 태동기였다. 물론 부산문화방송

이 1959년 한국 최초의 민간 상업방송으로 출범했

지만, 1960년대 들어서면서 그 창설 주역들이 곧바

로 서울 MBC 개국 책임자로 옮겨온 데다 어느 정도

정착이 되자 동양방송(라디오서울) 창립에 몰두하는

등의 이유로 해외 상주 특파원 파견에는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으며, 상대적으로 국영방송에서는 궁핍

한 나라 살림 때문에 특파원을 파견할 엄두조차 내

지 못했다.

정순일이 도쿄에 부임했을 당시 일본에서는 조

선일보를 비롯한 한국의 유수 신문사 특파원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조선일보의 김윤환, 동아일보의

권오기, 한국일보의 임삼, 서울신문의 최원각, 동양

통신의 한종우, 동화통신의 홍일해 등 정순일의 표

현대로 언론계의 맹장들이 상주하고 있었다.4 이러

한 중진들 사이에 끼인 기자 경험이 없는 29세의 청

년으로서는 취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방송인으로 일찍이 닦은

다양한 경험과 재능을 발휘하

여 방송 매체가 가진 특수성을

활용하면서 신문 매체와 차별

화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이는 그가 일본어와 영어 구사

능력이 탁월한 데다 공보부 방

송문화연구실이나 방송국에

서 연구자, 비평가, 작가, 프로

듀서 등의 경험을 축적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특파원

으로서의 취재와 리포트는 기

본으로 했고 해외 현지에 적합

한 고정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프로듀서와 MC로서의 역할을

하는 한편, 스포츠 경기까지 중계방송하는 캐스터

로서도 활약했다.

정순일은 특파원 생활을 시작한 첫해인 1963년

11월 MBC 추동계 개편에 ‘특파원의 시간’(일,

08:40~09:00)을 신설하여5 단독으로 일본 소식을 꼬

박꼬박 녹음 구성으로 제작, 방송했다.6 이뿐만이

아니다. 당시 아사히TV 초청으로 일본에 체류하던

‘후라이보이’ 곽규석을 활용하여 ‘후라이보이 아워’

라는 디스크자키를 만들어 보내는가 하면 새로 등

장한 팝송, 칸초네 등을 녹음테이프에 담아 비행기

편으로 전달해 방송에 내보내기도 했다. 그는 이러

한 와중에도 국내의 방송 전문잡지에 자주 ‘동경에

서 정순일’이라는 필자로 기명하여 일본 방송의 이

모저모를 소개하기도 했다.7

정순일은 도쿄 특파원 시절 체결된 역사적인 한

일회담 소식에서도 신문과 달리 라디오방송의 속보

성을 최대한 살렸다. 이 속보성으로 인해 외무부 동

2001년 정순일 당시 아리랑TV 이사장(맨 왼쪽)이 여의도클럽과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가 시상하는

‘2001 방송인상’을 수상한 필자(맨 오른쪽)를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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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미디어 포럼

북아과에 라디오가 놓이기도 했는데, 이는 주일대

표부가 본국 정부에 보고하는 것보다 빠르기 때문

이었다. 이것은 일본의 국제전신전화회사에 조그만

뉴스 스튜디오가 설치되어 있어 정순일이 수시로

달려가 마이크 앞에 앉아 리포트 할 수 있었던 데에

서 비롯됐다.8 또한 도쿄 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에

는 ‘올림픽 소식’을 낮 1시대의 ‘주부휴게실’을 대체

하여 그의 진행으로 현지 르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경기장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 전하기도 했다.9 특히

올림픽에 파견된 아나운서들이 공동 중계반 규약에

묶여 아나운서가 아닌 MBC 맨이 농구 중계방송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정순일은 두 차례나 순발력

있게 스포츠 캐스터의 역할을 해 내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정

정순일은 1934년 서울 출생으로 초중등 시절부터

방송에 남달리 열정을 갖고 모니터를 하는 등 관심

이 많았다. 이러한 그가 1956년 불과 22세의 나이에

한국일보를 통해 방송평을 쓰는 방송평론가로 등장

한다. 그는 일간지 문화면에 ‘KBS에의 여섯 가지 질

문(상, 하)’이라는 기고10를 통해 방송국의 조직, 편

성, 연출, 기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신랄하게 비판하

기도 했다. 이러한 연유로 정순일은 1957년 6월 당

시 정부의 방송관장 부처의 수장인 오재경 공보실

장에게 발탁되어 방송관리국 산하의 방송 연구기관

인 ‘방송문화연구실’ 창설 요원으로 방송계에 입문

했다. 그는 방송연구실 초기에 각종 조사, 연구, 합

평회 등을 통해 좋은 프로그램 개발과 포맷 창출에

크게 기여했으며, 글쓰기에도 뛰어나 1958년 제1회

신춘방송극 현상모집에 ‘무정의 계절’로 입선하기

도 했다.

정순일은 1961년 서울 문화방송 MBC 개국 요

원으로 활동하다가 KBS에 스카우트되어 국제방

송국 극동계장(사무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는데,

1963년 1월 MBC에서 상주 도쿄 특파원으로 파견

하겠다는 제의를 하자 다시 이적했다. 그는 2년여의

특파원 임무를 마치고 MBC 본사로 귀환해 1966년

편성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으며 그 후에도 라디

오국, TV국, 총무국 등 여러 조직의 국장으로 활약

했다.

정순일은 1973년 3월 3일 KBS가 공영방송으

로 출발하는 날 MBC에서 KBS로 스카우트되어 방

송총국(총국장 최창봉 부사장) 산하의 기획심의실장

에 임명됐다. 그는 KBS에서 TV국장, 국제국장, 편

성국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아 공영방송 안정화에 기

여했다. 그는 방송통폐합 조치 직후인 1981년 2월

KBS 이사진 개편 시에 경영진으로 발탁되어 교육·

교양 및 제3TV와 라디오 전체를 담당하는 이사로

정순일은 방송 매체가 가진 특수성을 활용하면서 신문 매체와

차별화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이는 그가 일본어와 영어 구사 능력이

탁월한 데다 공보부 방송문화연구실이나 방송국에서 연구자, 비평가,

작가, 프로듀서 등의 경험을 축적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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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신문과방송 06 2015

승격됐다. 그 후에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기도 했으

며 잠시 보도본부장, 올림픽방송본부 초대 본부장

등에 보임되어 활약하기도 했다.

정순일은 1985년 7월 주일공사로 발령받아 KBS

를 떠났다가 1988년 8월 방송법에 따라 방송위원회

의가 구성되면서 사무총장으로 방송계에 복귀했다.

그는 1990년 12월 개정 방송법에 따라 새로 구성된

방송위원회의 방송위원으로 임명되어 재임하기도

했다. 그는 다수의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는데, 번역

서로 영국 BBC 현장기록인 ‘TV왕국의 흥망’, 체험

적 방송 현대사인 ‘한국방송의 어제와 오늘’, 케이

블TV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 ‘CATV총람’, 장한성

과 공저한 ‘한국TV 40년의 발자취’ 등이 있다. 그는

2009년 3월 27일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으

며, 필자가 심의위원장으로서 그의 프로필을 집필

하기도 했는데 그해 11월 27일 75세로 별세했다.

60년대 특파원 파견 지역은 일본

한국 방송 역사의 기록을 위하여 정순일 다음으로

이어지는 1960년대 도쿄 특파원을 차례대로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최초 파견된 문화방송 정순일

의 뒤를 이은 이들은 서규석(1965.11〜1967.9), 홍길

두(1967.10〜1968.10), 김인현(1968.9〜1970.10) 등

이 있다.11 동아방송( DBS)에서는 유인목을 1964년

8월 1일자로 정식 임명하여12 상주시켰으며, 동양

방송(TBC)에서는 전응덕(1966.6〜1969.2), 남정걸

(1967.6〜1968.8), 고일환(1968.8〜1970.11) 등이 근무

한 것으로 보인다.13 상대적으로 국영방송인 KBS

는 1960년대 특파원 활동이 잘 보이지 않는데, 후반

에 들어서 김성수, 전희령 등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

나 있다.14한편 부산문화방송에서는 1966년 3월 신

건식 기자를 후쿠오카에 상주 특파원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이상철, 김영균, 신건식 등을 순환 파

견했다.15

한국 방송에서 해외 상주 특파원 제도가 시행

된 1960년대에 이렇게 파견 지역이 일본으로 집중

된 것은 지정학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 때문

으로 해석된다. 지역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

으며 한일회담 개최 등 정치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는 데다 일본의 선진 문물을 수용하려는 의도 등

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1960년대 중반 월

남 파병에 따라 월남 특파원이 출현했고 국가원수

의 해외 순방 때에 방송기자들이 특파되기도 했지

만, 미국과 유럽 지역에 특파원이 상주한 것은 각각

1970년대 중반과 1970년대 말에 들어서서였다. 현

재 메이저 방송사들이 10여 개 국가에 수십 명의 상

주 특파원을 파견하는 상황을 미루어 보면 격세지

감과 더불어 나라의 중흥이 피부로 느껴진다. 따라

서 방통 융합 시대에 그에 걸맞은 방송기자의 위상

을 제고하기 위하여 어느 때보다 청렴한 정신과 선

진 의식 고양이 요구된다.

1 문화방송(1992),문화방송30년사,p.1211.2 정순일(1991),한국방송의어제와오늘,나남,p.90.3 정순일(1991),‘한국방송현대30년’,스포츠조선,3월7,8일자.4 정순일(1991),한국방송의어제와오늘,나남,p.107.5 문화방송(1992),문화방송30년편성자료집,pp.18~21.6 정순일(1991),앞의책,p.108.7 이러한사례는1963년공보부방송관리국에서발행되던방송전문

월간지<방송문화>10월호및12월호에서찾아볼수있다.

8 정순일(1991),앞의책,pp.107~108.9 <방송>편집부,‘KV올림픽소식,시즌맞아현지에서’,제9호

(1964.9.21),p.2.

10 정순일(1956),‘KBS에의여섯가지질문’한국일보1월15,16일자,4면.

11 문화방송(1992),문화방송30년사,p.293.12 <방송>편집부,‘DBS유인목기자일본특파’,제3호(1964.7.21),

p.3.

13 중앙일보사(1985),중앙일보20년사부동양방송17년사,p.963.14 한국방송공사(1977),한국방송사,p.405.15 최화웅·백성기·곽근수(2011),한국민방개척사,나남,pp.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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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105미디어 포럼

보도 개요

1.제목:캘리포니아의모래지대(California’sDust

Bowl)

2.매체(나라):로스앤젤레스타임스(미국)

3.취재:다이애나마컴(DianaMarcum)

4.최초보도시점:2014년5월~12월(5회연재)

5.탐사영역:현장취재에기초한피처기사

6.웹:퓰리처상홈페이지피처기사부문(http://

www.pulitzer.org/works/2015-Feature-

Writing)또는로스앤젤레스타임스‘스페셜리포

트’(http://www.latimes.com/local/great-reads/

la-me-c1-drought-timeline-20141210-html-

htmlstory.html)

7.수상:2015퓰리처상피처기사부문

보도 요약

2014년봄,캘리포니아일대에가뭄이몰아닥쳤다.여

러언론이대형

가뭄을보도했

다.지자체의대

책,극심한기후

변화,경제적손

실등에대한보

도가이어졌다.

그러나로스앤젤

레스타임스(이

하LA타임스)

의다이애나마컴기자는평범하면서도남다른취재를

시작했다.캘리포니아내륙지역인센트럴벨리의시

골마을을찾아다녔다.7개월에걸쳐6개마을을방문

하여,가뭄과싸우는가난한사람들의이야기를취재했

다.대부분의작물이말라죽으면서,가뭄은생존의문

제가됐다.가난한이들은일자리를찾아또다른대이

주를시작했다.

안수찬

한겨레21편집장

문학 저널리즘 계보 이은 2015년 퓰리처상 ‘피처 기사’ 수상작

‘분노의 포도’의 재림

| 세상을 바꾼 보도 6

다이애나 마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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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신문과방송 06 2015

이 연재 집필 이후 ‘무작위’로 기사를 고른 것은 처

음이다. 퓰리처상 수상작, 특히 ‘피처 기사 부문’을

소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드디어 그 순간

이 왔다.

지난 4월 20일, 14개 언론 분야와 7개 비언론 분

야의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나는 점

쟁이가 아니다. 올해 퓰리처상 피처 기사 부문에 어

느 기사가 선정될지 먼저 알아낼 도리가 없다. 퓰리

처상 심사위원들이야 고심을 거듭했겠지만 나로선

이번에 소개할 기사를 무작위로 고른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그 결과가 반갑다. 존 스타인벡의 소설

‘분노의 포도’가 70여년 만에 재림한 형국이다. LA

타임스 편집장이 적은 추천사에도 같은 표현이 등

장한다. “‘캘리포니아의 모래 지대’ 기사에서 존 스

타인벡은 좋은 친구가 됐다.” 왜 존 스타인벡인가.

문학 저널리즘의 전통

존 스타인벡은 기자이자 소설가다. 그도 퓰리처상

을 받았다. 1940년 퓰리처상 ‘소설’ 부문에서 수상

했다(‘소설’ 부문은 나중에 ‘픽션’ 부문으로 바뀌었다).

그 수상작이 존 스타인벡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다.

1939년 발표된 이 소설은 1930년대 대공황기에 오

클라호마주에서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한 가난한 농

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LA타임스의 올해 퓰리처상 피처 기사 부문 수

상작 ‘캘리포니아의 모래 지대’는 이 소설에 대한 오

마주로 평가할 수도 있다. ‘모래 지대(Dust Bowl)’는

‘분노의 포도’가 배경으로 삼은 30년대 대공황기를

일컫는 단어이자, 대가뭄에 고통 받는 농민들을 다

룬 일련의 기사 또는 소설을 통칭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원래 스타인벡의 소설 자체가 르포 기사에 바탕

을 뒀다. 소설 집필 이전, 그는 대공황기 이주농민

들을 취재하여 ‘추수하는 집시들’이라는 제목으로

샌프란시스코뉴스에 르포를 연재했다. 이 기사는

퓰리처상을 받지 못했다. 퓰리처상은 시기별로 수

상 부문을 계속 분화·확대됐는데, 1940년대까지만

해도 언론 분야는 ‘공공 보도(Public Service)’ ‘보도

(Report)’ ‘국제보도(Correspondent)’ ‘사설(Editorial

Writing)’ ‘만평(Editorial Cartooning)’ 등 4~5개 부문

에 불과했다. 존 스타인벡의 기사가 명함을 내밀 분

야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존 스타인벡에겐 모범이 될 만한 ‘선배

들’이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영

미 언론과 영미 문학의 경계는 아주 희미하다. 19세

기 영미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찰스 디킨스와

마크 트웨인은 원래 기자였다. 그들의 소설은 당대

의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후에도 잭 런던, 조지 오웰 등으로 그 전통이 이어졌

고, 이를 숭앙한 후대의 기자들이 바로 어니스트 헤

밍웨이와 존 스타인벡이다. 그들은 르포르타주 기

사의 작법을 가미한 사실주의 소설을 집필했다. 예

컨대 헤밍웨이는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여 기사를

송고한 뒤, 나중에 이를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

을 울리나’를 썼다.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역시

그 길을 따라 밟았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기자들은 기사부터 쓰고

소설은 나중에 썼다. 그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시작

된 것은 1970년대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에서도

여러 차례 ‘언론의 위기’가 횡행했는데 그 가운데 하

나인 1970년 무렵, 언론의 미래를 완전히 새로운 곳

에서 찾자는 ‘뉴저널리즘’ 운동이 시작됐다. 당시의

뉴저널리즘은 ‘문학 저널리즘’, 즉 디킨스,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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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미디어 포럼

헤밍웨이, 스타인벡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기치였다. 대신 그

들 선배와 달리, 기사와 소설

을 구분하지 말고 문학적 구성

을 차용하는 기사 또는 사실만

담은 르포 문학을 구현하자고

주창했다.

1970~80년대의 그 둥지는

주간지 뉴요커였다. 이 매체

는 르포도 싣고 소설도 실었는

데, 이 매체의 단골 필자들은

가끔 르포를 쓰고 또한 소설

도 썼다. 소설과 기사는 서로

스미고 경쟁하며 살을 찌웠고,

미국 기자들은 뉴요커를 통해

뉴저널리즘의 영역을 확대해

갔다. 이 시기 미국 언론의 주

류는 여전히 뉴욕타임스였는

데, 이 신문은 권력 고발을 중

심으로 하는 ‘명명백백한 사실

중심 보도’의 진앙지였다. 오

늘날 미국 언론의 아버지와 어

머니가 뉴욕타임스와 뉴요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뉴욕타임

스는 사실보도의 전통, 뉴요커

는 대중 교감의 전통을 오늘의

기자들에게 물려주었다.

한국적 피처와 미국적 피처

퓰리처상 심사위원회가

1979년 ‘피처 기사’ 부문을 신

설한 것에는 이러한 배경이 올해 플리처상 피처 기사 부문에서 수상한 LA타임스 ‘캘리포니아의 모래 지대’ 제1회 기사.

사진 출처: 퓰리처상 홈페이지

FRIDAY, MAY 30, 2014

CALIFORNIA’S DUST BOWL

The two fieldworkers scraped hoes over weeds that weren’t there.

“Let us pretend we see many weeds,” Francisco Galvez told his

friend Rafael. That way, maybe they’d get a full week’s work.

They always tried to get jobs together. Rafael, the older man, had a truck. Galvez spoke English. And they liked each other’s jokes.

But this was the first time in a month, to-gether or alone, that they’d found work.

They were two men in a field where there

should have been two crews of 20. A farmer had gambled on planting drought-resistant garbanzo beans where there was no longer enough water for tomatoes or onions. Judg-ing by the garbanzo plants’ blond edges, it was a losing bet.

Galvez, 35, said his dream is to work every day until he is too bent and worn, then live a little longer and play with his grandchil-dren. He wants to buy his children shoes when they need them. His oldest son need-ed a pair now.

Most of all, he wants to stay put.

DREAMS DIE IN DROUGHT

By Diana Marcum REPORTING FROM HURON, CALIF.

For the farmworking communities of the San Joaquin Valley, a third year of little rain puts their livelihoods in jeopardy

Photographs by Michael Robinson Chavez / Los Angeles Times

IN HURON, crews of 20 have been replaced by only a few fieldworkers as farmers struggle to sustain their harvests. Many residents are moving to places where California’s drought has had less of an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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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신문과방송 06 2015

있다. 70년대 이전까지는 오직 ‘사실’을 다루는 기사

에만 상을 주었지만, 문학 저널리즘이 표방하는, 당

대의 일상에 대한 생생한 고발의 정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후 ‘피처 기사’ 부문은 미국 언론

의 DNA에 깊이 각인되어, 90년대 이후 미 주류 언

론이 문학적 언어 전략을 구사하며 진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오늘날 미 주류 언론이 디지털 친화적

혁신을 거듭하는 배경에는 ‘피처 기사’의 누적된 성

취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잠깐, 그런

데 한국 기자들도 아주 오랫동안 ‘피처 기사’를 써오

지 않았던가.

한국 언론계에서 ‘피처 기사’는 일종의 ‘최루성

미담 기사’다. 한국의 기자들이 공유하는 ‘피처 기

사’에 대한 관념은, 누군가를 한두 시간 인터뷰하

여 그 생애를 소략하면서 평소에 쓰지 않는 미사여

구를 적절히 동원하여 감동적인, 가급적이면 독자

의 눈물을 짓게 만드는 기사다(그 결과, 피처 기사의

이름을 내걸고 ‘감성 팔이’의 싸구려 기사만 양산하고

있다).

미국 언론, 특히 퓰리처상 심사위원회가 생각하

는 ‘피처 기사’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영어 단어 그

대로 피처(feature)는 사안의 특징 또는 특색, 나아가

본질을 잡아채는 기사다. 미국 언론의 ‘피처 기사’

는 일련의 ‘특집 기사’다. 그래서 영미식 피처는 후

속 보도(follow up news)이자 심층 뉴스(news behind

news)다.

다만 해당 사안을 관련 ‘인물’을 중심으로 보도

한다는 점에서 ‘인간 중심 뉴스’의 특성을 띤다. 예

컨대 발생 사건은 ‘속보(Breaking news)’로 전하고,

이후 자세한 내용 특히 사건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피처’로 다룬다. 한국의 피처 기사는 말랑말랑한 최

루성 인터뷰 기사지만, 미국의 피처 기사는 중대한

사안의 심층을 관련 인물을 통해 들여다보는 일종

의 탐사보도인 것이다. 한국의 피처 기사는 일종의

곁가지 또는 양념인데 비해, 미국의 피처 기사는 언

론의 주류 또는 본류다.

그런데 퓰리처상 언론분야의 14개 부문 가운데

는 이미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 부문이 따로

있다. 피처 기사가 심층탐사의 성격을 지닌다면, 왜

굳이 따로 떼어 시상하는 것일까.

심사 기준-글쓰기의 완성도

퓰리처상 언론 분야에는 모두 14개의 하위 부문

이 있다. 그 대부분에는 ‘보도(report)’라는 명칭이

따라 붙는다. 속보(Breaking News Reporting), 탐사

보도(Investigative Reporting), 해설보도(Explanatory

Reporting), 국제보도(International Reporting) 등

이다. 딱 2개 부문에만 ‘쓰기(Writing)’라는 단어가

붙는데, ‘피처 기사(Feature Writing)’와 ‘사설(Editorial

Writing)’이다. 다시 말해, 사설과 피처에 대해선 ‘글

쓰기의 완성도’를 주로 평가해 시상한다.

퓰리처상 심사위원회가 밝힌 피처 기사 부문 심

사 기준에도 “글쓰기의 품질과 독창성, 그리고 간

결함을 주로 고려한다”고 나와 있다. 올해 수상작

인 ‘캘리포니아의 모래 지대’에 대해선 “캘리포니아

주의 가뭄에 영향을 받은 여러 삶에 대한 섬세한 초

상화를 제공하면서, 그 기사에 독창적이고도 공감

을 불러일으키는 관점을 제공했다”고 심사위원회

는 평했다. 여러 기사 가운데 ‘글쓰기의 품질’을 가

려 뽑는 과정이 어떤 것인지 좀체 짐작하기 힘들지

만, 아마 그것은 권위 높은 문학상 심사와 맞먹지 않

을까 싶다. 실제로 지난해인 2014년에는 ‘피처 기사

부문’의 수상작이 아예 선정되지 않았다. 출품작 모

두 수준 이하라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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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미디어 포럼

올해 이 부문 심사위원은 모두 6명인데, 그 위

원장은 하버드대 니먼재단의 큐레이터인 앤 머리

리핀스키가 맡았다. 니먼재단은 ‘문학 저널리즘’을

21세기적 흐름에 되살린 ‘내러티브 저널리즘’의 진

앙지로 유명한 곳이다. 시카고트리뷴 기자 출신인

리핀스키는 1988년 퓰리처상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

한 바 있다. 또 다른 심사위원 베리 시겔은 LA타임

스 기자 시절인 2002년 ‘피처 기사’ 부문에서 퓰리처

상을 받았고, 지금은 캘리포니아 어바인대에서 영

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자가 영문학 교수를 맡

았다는 것 자체가 영미 문학 저널리즘의 위상을 입

증한다. 그 밖에 워싱턴포스트, 오리거니언, AP, 슬

레이트의 편집간부 4명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국의 편집간부들은 ‘글 잘 쓰는 기자’를 좋아

하지 않는다. 취재는 하지 않고 공연히 멋만 부리려

한다는 것이다. 미사여구 중심의 ‘멋 부리기’가 좋은

기사와 거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좋

은 문장’을 욕심내는 기자를 자꾸 퇴화시키는 것은

한국 언론의 큰 폐해다.

기사는 언어다. 특히 대중을 상대하는 언어다.

당연히 언어 ‘전략’이 필요하다. 좋은 문장은 좋은

언어 전략 아래 태어난다. 좋은 기사는 좋은 언어 전

략을 통해 좋은 문장을 벼려야 탄생한다. 그래야 더

많은 독자가 몰입하여 교감할 수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다. 더 많은 독자와 교감하려는 기자는 좋은 문장

과 구조를 의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디지털에

적용한 것이 멀티미디어 기사 또는 인터랙티브 기

사다. 철학은 기술보다 우월하다. 한국의 기성 언론

이 디지털 환경에 좀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그 기

술이 아니라 철학의 열등함에 있다. 한국 기자들은

기사의 ‘언어 전략’에 대해 큰 고민하지 않고 살아

왔다.

올해 수상작이 어느 정도의 “글쓰기의 품질과

독창성, 그리고 간결함”을 갖췄는지 평가할 능력이

나에겐 없다. 영어를 겨우 해석하는 수준이니, 기

사의 울림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된 그 기사의 1회 첫 단락만 옮겨

본다.

두 명의 일꾼들은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잡초 위로

괭이질을 했다. “잡초가 많은 척 하자고.” 프란시스

코 갈베즈가 그의 친구 라파엘에게 말했다. 그런 식

으로 그들은 일주일짜리 일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항상 일자리를 함께 구했다. 좀 더 나이가 많

은 라파엘은 트럭을 갖고 있었다. 갈베즈는 영어를

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농담을 좋아했다. 그러

나 이것은 지난 한 달 동안, 함께이건 혼자건, 그들

한국의 피처 기사는 말랑말랑한 최루성 인터뷰 기사지만, 미국의

피처 기사는 중대한 사안의 심층을 관련 인물을 통해 들여다보는

일종의 탐사보도이다. 한국의 피처 기사는 일종의 곁가지 또는

양념인데 비해, 미국의 피처 기사는 언론의 주류 또는 본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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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신문과방송 06 2015

이 처음으로 찾은 일감이었다.

원래 20명씩 두 그룹이 있었어야 할 들판에는 그들

두 사람뿐이었다. 농장 주인은 도박을 저질렀는데,

토마토 또는 양파를 재배할 충분한 물이 없는 들판

에 가뭄 저항력이 높은 병아리콩을 심었다. 병아리

콩의 누런 잎으로 판단해 보자면, 그것은 이미 패배

한 도박이었다.

35살의 갈베즈는 그의 허리가 굽어 지치는 날까지

매일 일하다가, 이후 조금만 더 살면서 손자들과 노

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식들이 신발을 필요

로 할 때 그들에게 신발을 사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의 장남에겐 지금 한 켤레의 신발이 필요하다.

좋은 글, 좋은 기사

‘캘리포니아의 모래 지대’ 기사는 이런 문장

과 단락이 한없이 이어진다. 각 기사의 분량은

1,500~2,000단어인데, 5회에 걸쳐 1만 단어의 기

사를 쓴 셈이다. 참고로 한국 신문의 1면 머리기

사는 250~300단어이고, 방송 뉴스의 리포트는

150~200단어로 구성된다.

기사 분량의 차이보다 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기사의 게재 주기가 불규칙하다. 1회는 5월

30일, 2회는 7월 4일, 3회는 10월 24일, 4회는 12월

11일, 5회는 12월 18일에 각각 게재됐다. 기자가 여

러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각각 충분한 취재를 마쳤

을 때에 맞춰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역대 퓰리처상

수상작 가운데 연재 기사의 상당수가 이와 비슷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얼핏 보기엔 규칙성이 없어 독

자에게 혼란을 줄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테

마를 다루면서도 각각의 기사에 독립성을 주는 것

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

아의 모래 지대’ 역시 어느 기사를 읽더라도 캘리포

니아 가뭄의 전체 그림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데 부

족함이 없도록 서술하고 있다.

인터넷 버전에는 각 편마다 포토 다큐, 영상 다

큐, 인포그래픽 등을 곁들였다. 멀티미디어 인터랙

티브는 이제 미국 언론의 기본 요소로 자리 잡은 듯

하다. 그러나 형용어구 없이 담백하고 건조하게 1만

단어의 기사를 읽도록 만드는 힘은 다양한 멀티미

디어 장치가 아니라 글쓰기 그 자체에 있다. 그 동력

으로 사진, 영상, 인포그래픽의 도구를 가동시킨다.

국내 어느 대학에서 언론학 박사 공부를 하고 있

는 나는 지난해 겨울, 이 대학에서 언론학을 가르치

는 미국인 노교수와 막걸리를 마셨다. 그는 뉴욕타

임스를 탐독한다고 말했다. 꼬부라져 굳어가는 혀

를 힘겹게 움직여 짧은 영어로 물었다. “뉴욕타임

스의 어떤 면이 좋아?” 젓가락으로 오징어 회를 어

렵게 집어 들며 그가 짧게 답했다. “좋은 글(Good

writing)!”

올해 봄, 딸과 함께 뉴질랜드 트래킹 여행을 다

녀왔다. 의학 전문기자로 일하다 은퇴한 어느 미국

인 여성을 만났다. 그녀 역시 뉴욕타임스를 정기구

독 한다고 말했다. 똑같은 질문을 했다. “무엇 때문

에 뉴욕타임스를 읽어?” 나이를 짐작할 수 없을 만

큼 아름답게 늙은 노년의 여기자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명쾌하게 답했다. “좋은 글

(Good writing)!”

정확한 수치를 근거로 제시할 수는 없으나, 역대

퓰리처상 최다 수상 매체는 뉴욕타임스이고, 그 바

로 턱밑에 LA타임스가 있다. 좋은 글을 쓰는 기자를

많이 거느린 매체가 좋은 기사를 쓴다. 내 짐작이 맞

는다면, 올해의 퓰리처상 피처 기사 부문 수상자 다

이애나 마컴은 조만간 ‘분노의 포도’에 버금가는 위

대한 사실주의 소설을 하나 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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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지역신문사 약진 두드러진

2015년 퓰리처상/서수민

영국

보수당 재집권 성공에

BBC, “나 지금 떨고 있니?”/김지현

프랑스

취재・보도윤리와

알 권리 둘러싼 논쟁/최지선

일본

뉴스 진행자・해설자 교체에

정권 외압설 논란/곽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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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U.S.A

112 신문과방송 06 2015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명감 없이는 버티기

힘든 직업이 신문기자, 특히 소규모 신문사 기자다.

일은 고되고, 쥐꼬리 월급이라도 제대로 나오면 고

마울 따름이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가장 전망 없

는 직업 1위 신문기자”류의 보도가 남아 있는 자존

감을 뒤흔든다. 가족을 위해, 내 건강을 위해 한 살

이라도 젊을 때 기업 홍보로, 시민 단체로,

학교로 떠난 동료의 뒤를 따라야 할까, 고민

이 이어진다.

고단한 지역신문 기자들의 영광

이런 지역신문사 글쟁이들에게 퓰리처상이

발표된 지난 4월 20일만큼은 이들의 날이라

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온라인 매체와 잡

지 등 경쟁 매체가 수만 개로 늘어난 마당에

서도 작은 지역신문사들이 기라성 같은 매

체들을 꺾고 가장 중요한 ‘공익보도 부문’

을 수상하는 등 주요 부문의 상을 거머쥐었기 때문

이다. 여기에 해마다 퓰리처상 수상식에 개근하다

시피 하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중앙지들

의 보도 역시 깊이와 공익성이 뛰어나 ‘펜 기자들

의 생일잔치’ 격인 퓰리처상 99번째 생일의 격을 높

였다는 평을 받았다.

서수민

컬럼비아대저널리즘스쿨박사과정

지역신문사 약진 두드러진2015년 퓰리처상

휴스턴 지역의 대표 신문인 휴스턴크로니클은 비공개 배심원 제도의 문제를 지적한

사설 시리즈로 107년 역사상 첫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식에 환호하는 논설

위원 리사 폴켄버그와 동료들. /사진출처: 휴스턴크로니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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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미디어 월드 와이드

공익보도 부문 수상작부터 보자. 발행부수가

8만 부에 불과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포스

트앤드쿠리어는 가정폭력 관련 보도로 영예를 거머

쥐었다. 왜 특별히 빈곤하거나 범죄율이 높지도 않

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가정폭력 사망 여성 비율

이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높을까? 취재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동물 학대범보다

가정 폭력범에 관대한 형벌을 내리는 사법제도와,

다른 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여성 쉼터 수가 드

러났고,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의 여성 의원 수가

미국 최저 수준이며, 가정폭력 관련 법안을 경시해

왔다는 점이 지적됐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

까지(Till Death Do Us Apart)”라는 제목의 시리즈는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정보공개를 통해 얻은 통계

등을 활용한 다각적 보도로 보스턴글로브와 워싱턴

포스트 등 기라성 같은 언론사를 제치고 수상작에

선정됐다.

지역보도 부문을 수상한 데일리브리즈 역시 발

행부수 6만 부도 되지 않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지역

신문사다. 이 신문은 지역에서 선풍적 인기몰이를

하던 교육감이 사실은 각종 부패와 뇌물, 불법 행위

를 일삼으며 교육청 의사결정을 장악한 뒤, 6억 원

이 넘는 연봉과 9억 원이 넘는 저리 대출, 각종 수당

등을 확보하며 예산을 흥청망청 낭비했다는 점을

집중 보도했다. 시리즈 연재 뒤 FBI가 수사에 나서

는 등, 해당 교육청의 대대적 개혁이 뒤따른 것은 물

론이다.

휴스턴 지역의 대표 신문인 휴스턴크로니클은

비공개 배심원 제도의 문제를 지적한 사설 시리즈

로 107년 역사상 첫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논설위

원 리사 폴켄버그는 판사나 경찰관의 지인 등 “끼리

끼리” 구성된 배심원들이 무고한 흑인을 살인범으

로 몬 사건을 다뤘는데, 매 칼럼마다 탐사보도를 무

색케 하는 새로운 사실을 발굴해냈다. 이후 충격에

빠진 텍사스 법조계가 사법 개혁에 나선 것은 물론

이다. 36세의 리사 폴켄버그는 “그동안 여성이고 나

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트럭운전사이고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 고급 문학 작품에 대한 언급

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무시를 받

아왔다”며, “퓰리처상은 나 같은 사람에게 영원히

오지 않을 줄 알았다”고 감격을 표시했다.

여전히 강한 올드 미디어

지역언론들은 한국식 ‘특종’에 가까운 ‘속보보도’ 부

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세인트루이스포스트디

스패치가 흑인 소년의 사망 뒤 분노한 퍼거슨 사람

들의 표정을 포착한 사진으로 사진 부문에서, 시애

틀타임스는 대형 산사태 관련 취재로 글 기사 부문

신문기자들이 뉴미디어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지만

퓰리처상을 수상한 매체는 올드 미디어 일색이었다.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국적을 바꾸며 탈세하는 복잡한 내용을 읽기 쉬울 뿐만 아니라

생동감 있는 글쓰기로 ‘해설보도’ 부문에서 첫 수상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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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신문과방송 06 2015

에서 상을 받았다. 둘 다 기사 자체의 신속함뿐만 아

니라 소셜 미디어와 사진 등에서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했고,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널

리 공유됐는지가 수상 이유로 언급돼 변화된 미디

어상을 실감케 했다.

그렇다면 주요 전국지인 뉴욕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의 수상작은 어떨까? 이들 역시 사명감 넘치

는 언론인들의 ‘몸을 던지는’ 헌신적인 보도로 칭

송받았다. 에볼라 보도로 국제와 사진 부문에서 수

상한 뉴욕타임스는 에볼라 발발 초기부터 서아프

리카 외진 지역에 위험을 무릅쓰고 기자들을 대거

파견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전설적인 의

학 전문기자 셰리 핑크는 몇 주간 아예 에볼라 의료

진과 병동에서 함께 생활했고, 이후 국제보건기구

(WHO)의 의사결정과 자원 배분의 문제를 고발한

심층 기사를 내보내 현장과 정책 모두를 아우르는

기사를 내보냈다. 우주복 같은 방호복을 입은 의료

진에게 막대기처럼 들려가는 소년의 사진은 6시간

동안 땡볕에서 의료진을 기다리는 에볼라 환자들

곁을 떠나지 않았던 사진기자

다니엘 베레훌라크 작품이다.

소년은 직후 죽었지만, 사진은

전 세계에 에볼라의 참상을 알

려줬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견 신

문기자들이 뉴미디어로 이동

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지만,

막상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매

체는 올드 미디어 일색이었다

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애초 인

쇄매체만 수상 가능했던 퓰리

처상은 최근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방송사와 함께 진행한 취재, 주간지나 월간

지 등도 수상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었고, 이에 해

당 추천작들은 50%가량 늘어났지만, 막상 최종 수

상자 명단에는 잡지나 인터넷, 방송사 협업 작품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눈에 띈 것은 블룸버그 통신

사다. 1990년 경제 전문 통신사로 출범해 최근 일반

뉴스까지 행보를 넓히고 있는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국적을 바꾸며 탈세를 하는 복잡한 내용을 읽기 쉬

울 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을 방불케 하는 생동감 있

는 글쓰기로 ‘해설보도’ 부문에서 첫 퓰리처상 수상

에 성공했다.

내년이면 100년을 맞는 퓰리처상은 그새 미국의

언론상을 넘어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의 영국 신문 가디언도 지난해

미국 정부 통화감찰 관련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

한 뒤 신문 제호 아래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언론”

이라고 자랑한 바 있다.

퓰리처상 내부 인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까? 해마다 바뀌는 심사위원은 일부 중앙 언론사나

에볼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뉴욕타임스 다니엘 베레훌라크의 사진. 퓰리처상 사진 부문 수상작

이기도 하다. / 사진출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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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미디어 월드 와이드

뉴미디어에서 온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지역신문

사 중견 언론인들로 그만큼 작은 신문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올해 소집된 100여 명 가운

데 한 명인 텍사스트리뷴의 에밀리 램쇼는 “언론사

들이 제한된 자원을 여전히 가장 중요하고, 가장 공

익성이 높은 탐사보도에 투자하고 있다”며 비관론

자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뉴미디어 쿼츠의 미트라

칼리타는 “(인쇄매체와 차별화된) 인터넷 전용 콘텐

츠가 중요하다”며 “수상작 모두가 인터넷 전용 콘텐

츠에 신경 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퓰리처상 수상자도 언론계 떠나는 현실

퓰리처상은 1917년 설립 이래 꾸준히 진화를 거듭

해온 상이다. 애초부터 조셉 퓰리처는 이사회에게

상의 수상 부문과 기준을 바꿀 수 있는 막강한 권한

을 부여했고, 이에 따라 수상 부문과 기준이 수십 번

바뀌어 왔다. ‘공익보도’는 1917년부터 존재했던 분

야지만 지역보도와 국제보도, 사설과 탐사보도 등

새로운 분야가 10년이 멀다하고 신설돼 왔다. 이런

유연함과 심사 과정에 대한 믿음이 ‘언론인 최고의

영예’라는 명성에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퓰리처상에 대한 비판론도 없지는 않다.

이를테면 언론사들이 퓰리처상 수상을 노리고 가독

성은 고려하지 않은 지나치게 긴 심층기사나 내러티

브가 있는 기사에 집중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워싱

턴포스트의 블로거 에릭 웸플은 퓰리처상 수상작 길

이가 해마다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퓰리처상의

새로운 수상분야로 ‘간단명료함(brevity)’ 부문이 생

겼으면 한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장문의 기사 자체

는 나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하나의 사안에 이만큼

지면을 할당할 수 있는 언론사, 그리고 이를 다 읽을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되겠냐고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 퓰리처상 수상자들 관련 후속 보도

는 이런 각박한 현실을 반영한다. 교육감의 비리를

파헤친 데일리브리즈의 로브 쿠즈니아 기자는 수상

8개월 전 언론계를 떠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

든 비영리 재단의 홍보를 맡고 있다. 일하던 언론사

가 합병되며 동료 기자들이 해고되자 1인 시위를 벌

인 뒤 사표를 낸 ‘의리의 언론인’인 그는 “40살이 다

된 나이에 월세조차 내지 못하는 현실과 미래에 대

한 두려움으로 인해 자리를 옮겼다”고 이직 배경을

털어놓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정폭력 관련 공익

보도 수상팀의 일원인 나탈리 콜라 호프 기자도 지

방자치단체에서 공보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절박한 경제적 상황보다 안정적인 삶에 대한 열망

을 이직 이유로 털어놓았다. 인터뷰에서 “솔직히 임

신하고 아이를 낳고도 경찰 기자를 할 수 있을지 자

신이 없었다”며 “가족과 일 사이의 균형을 찾고 싶

었다”고 말했다.

퓰리처상의 모든 추천서는 원본 그대로 다소 촌

스러운 ‘아날로그 웹 사이트’인 퓰리처상 홈페이지

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일부 추천서는 회사 직인도

찍혀 있지 않고, 언론인이 썼을까 싶을 만큼 글도 촌

스럽다. 그러나 추천서 하나하나와 수상작들의 기

사에는 ‘세상을 바꾸는 언론인’들의 땀과 열정이 생

생하다. 머나먼 미국 이야기이지만 언론인으로서의

삶이 힘들고 영감이 필요할 때 읽을 만하다.

참고문헌

2015 Pulitzer Prize winners and finalists. http://www.pulitzer.org/

centennial_release

Raju Narisetti. (May 5, 2014). “Can the Pulitzer Prizes do more for

journalism?” NiemanLab.

Eric Wemple (April 20, 2015). “Proposing a new Pulitzer Prize

category: ‘Brevity’”. Washington Post.

Kristen Hare. (April 24, 2015) “‘Investigative reporting is obviously

alive and well’ and other observations from first time Pulitzer

jurors”. Poy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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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김지현

골드스미스런던대문화연구박사과정

U.K

116 신문과방송 06 2015

영국 보수당이 지난 5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재집권에 성공했다. 지난 12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

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2기 정부는 내각을 재정비

하면서 새로운 문화부장관으로 존 위팅데일 보수당

하원의원을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BBC에 대한 날

카로운 시각으로 유명한 위팅데일 의원이 2016년

말에 예정된 BBC와의 왕실칙허장 갱신에서 신임

장관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BBC에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총선 캠페인 기

간 동안 보수당으로부터 ‘좌파 성향의 편견’을 비판

받아 온 BBC로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새 문화부장관은 BBC 저격수

존 위팅데일 문화부장관 예정자는 BBC의 주요 재

원을 조달하는 수신료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으로

일명 ‘BBC 비평가’로 알려져 있다. 영국 하원 산하

문화미디어스포츠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보수당 재집권 성공에BBC, “나 지금 떨고 있니?”

존 위팅데일 문화부장관 예정자(왼쪽)와 산업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사지드 자비드(중앙). / 사진출처: 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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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미디어 월드 와이드

온 그는 지난 2월 자신이 출판을 주도한 정부 보고

서 ‘BBC의 미래’를 통해 수신료제의 ‘2020년대까지

단기적 유지’와 BBC의 최고 의결기관인 BBC트러

스트의 폐지안을 제안하기도 했다.1 그런 비판적 인

사가 캐머런 정부를 대표해 2017년부터 2026년까

지의 수신료 제도와 BBC 예산 전략안의 향방을 결

정할 BBC와의 새로운 왕실칙허장 재협상을 주도하

게 됐다는 것은 BBC로서는 분명 환영할 일만은 아

니다.

지난 12일 그가 새롭게 문화부장관으로 임명

됐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자마자 일간지 텔레그래프

는 1면 기사를 통해 이번 정부 결정으로 “보수당이

BBC와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사에서

위팅데일 위원장은 1992년부터 보수당의 골수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최근까지도 BBC의 수신료를

“여론조사에 드는 세금보다 더 나쁘다”고 언급한 바

있는 대표적인 ‘BBC 반대파’로 소개됐다.

또한 텔레그래프는 보수당 내부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이후의 보수당 움직임은) BBC 전체를 파괴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BBC에게 공공방송 서비스로

서의 역할과 자금 조달 방식이 적합한지를 스스로

오랫동안 살펴보게 요구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보

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결국 보수당이 BBC와 치

를 “전쟁의 서곡”이 될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기

사는 또 다른 익명의 발언을 빌려 “고위 보수당 인

사들이 총선 기간 중 BBC의 보도에 대해 몹시 화가

난 상태”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BBC와 불편한 대립구도를 맺어

온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일간지들 역

시 위팅데일 문화부장관의 내정에 보수당과 BBC

가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타임스가 같

은 12일 “BBC에게 날아간 캐머런이 쏜 화살”이라

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위팅데일 신임 문화부장

관의 임명 소식을 전한데 이어,2 머독이 소유한 또

다른 일간지 선은 “노골적으로 보수당에 반대했던

BBC의 수십 년에 대한 복수의 시간”이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선은 또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부장관이 우쭐대는 좌파적 어젠다로 배가 빵빵

한 BBC에 플러그를 꼽아…방송의 중립성과 수신료

가치의 전달, 방송 질에 대해 정규적으로 비판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BC가 그 과정에서 기대

에 못 미칠 경우, “수신료는 도끼로 찍어질 것”이라

는 험악한 발언도 뒤따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위

팅데일 신임 장관은 자신이 직접 주도했던 2월 정부

보고서를 통해 수신료를 현재의 145.50파운드(1년

기준) 수준에서 “적어도 2026년까지는 유지하는 편

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선의 기대와 달리

수신료 자체가 단기간 내에 폐지될 가능성은 낮아

존 위팅데일 문화부장관 예정자는 BBC의 주요 재원을 조달하는

수신료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으로 일명 ‘BBC 비평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까지도 BBC의 수신료를 “여론조사에 드는 세금보다 더

나쁘다”고 언급한 바 있는 대표적인 ‘BBC 반대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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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신문과방송 06 2015

보인다.

캐머런이 이끈 보수당 1기 정부의 문화부장관으

로서 새로운 내각에서 산업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사지드 자비드 역시 이러한 보수 성향 일간지들의

보도에 대해 “지나친 흥분”이 담겨진 것이라고 일축

했다.3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라디오

4와의 인터뷰에서 자비드 신임 산업부장관은 자신

의 자리를 물려받는 위팅데일 문화부장관이 “과거

BBC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엄청난 경험을 가진 인물로서 (문화부장관으

로서) 훌륭한 선택”이라고 지지 의견을 밝혔다. 또한

그는 보수당이 BBC와 대결구도를 벌일 것이라는

예측과 관련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부정

했다. 흥미로운 점은 자비드 장관 역시 총선 캠페인

기간 동안 BBC가 “보다 균

형 있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고 밝히는 등 BBC에 비판적

인 시각을 드러내 왔다는 점

이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BBC 수신료의 미래는 “칙허

장 갱신을 통해 다룰 문제”라

며 직접적 대답은 피했다.

BBC트러스트 폐지 운명?

엎친 데 덮친 격으로, BBC는

보수당 내각이 재집권에 성

공함에 따라 총선 캠페인 기

간 동안 보수당이 공개적으

로 언급했던 BBC트러스트

의 폐지 방침에도 대응해야

한다. 지난 4월 14일 가디언

은 현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이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면 BBC의 조직

개편을 진행할 독립적인 규제기관으로서 “BBC트

러스트보다 오프콤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BBC트러스트가 폐지될 가능성을 보도했다.4

지난 2007년 BBC트러스트가 설립된 이후 BBC

의 모든 전략적 방향은 BBC트러스트의 의결을 통

해 결정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으로서

BBC트러스트는 BBC의 모든 정책 및 예산 편성을

결정하는 최고 의결기관이자 수신료 납부자들의 이

익을 대변해 BBC를 감독 관리하는 핵심적인 역할

을 수행한다. 따라서 BBC트러스트를 오프콤으로

대체하자는 오스본 장관의 발언은 정부로부터 독립

된 BBC트러스트로부터 정부 관할의 오프콤에게로

BBC의 의결 기능 및 관리 감독 기능을 가져오자는

더타임스가 5월 12일 “BBC에게 날아간 캐머런이 쏜 화살”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위팅데일

신임 문화부장관의 임명 소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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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미디어 월드 와이드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오스본 장관 발언 이전에

도 로나 페어헤드 BBC트러스트 회장이 직접 BBC

트러스트 폐지안을 건의한 바 있다는 사실이다. 최

고 의사결정권자가 조직의 폐지를 제안했다는 것은

얼핏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페어헤드 회장은 지난

달 연설을 통해 BBC트러스트를 폐지하고 더 강력

한 이사회로 구성된 새로운 규제기관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따라서 오스본 장관의 이번 발언

은 페어헤드 회장의 발언에 대한 화답이라 봐도 무

방해 보인다.

한편 오스본 장관은 라디오타임스와의 같은 인

터뷰에서 BBC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시하

기도 했다. 그는 BBC트러스트가 “결코 제대로 역할

을 수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BBC가 “오프콤의

규제를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

로했다. 그는 오프콤은 “ITV 규제에서 입증된 원기

왕성한 규제기관”으로서 BBC트러스트를 대체할

“보다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

스본 장관은 왕실칙허장 재협상의 최대 현안이 될

수신료 제도를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에 관해서만큼

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다른 선택 사

항들을 살펴볼” 생각은 있지만 수신료 제도 자체를

폐지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밝힌 것이다.

불투명한 BBC의 미래

분명한 점은 BBC가 새롭게 구성된 보수당 2기 정부

와 내년 말에 함께 해야 할 왕실칙허장 재협상에서

불리해졌다는 것이다. 보수당 1기 정부는 지난 왕실

칙허장 협상에서 물가와 상관없이 수신료를 2017년

까지 145.50파운드로 동결했다.

이번 총선 캠페인 기간 동안 보수당은 BBC 주

최 토론회에 참석한 관객 구성에서 ‘좌파 편견’이 드

러났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5 지난 4월 30일

BBC1 채널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보수당), 에드

밀리밴드(노동당), 닉 클레그(자유민주당) 등 주요 당

수들이 모인 토론회가 열렸는데, BBC는 관객 비율

을 세 당에 고루 25%씩 할당했다. 하지만 텔레그래

프와 선은 이러한 관객 구성이 자유민주당을 지지

하는 사람들의 비율을 과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앤드류 브릭덴 보수당 상원의원은 “BBC

의 뻔뻔한 좌파 편견”이 드러났다고 비난의 목소리

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BBC트러스트를 오프콤으로 대체하자는

움직임에 대해 BBC트러스트의 공식 대변인은 “수

용자들은 BBC 독립성 보호의 중요성을 인지할 것”

이라는 모호한 발언과 함께, BBC트러스트는 페어

헤드 회장의 발언을 통해 “조직 재구성에 대한 몇

가지 분명한 제안들을 했던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그에 동조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BBC트러스

트와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 정부 모두가 BBC트

러스트를 재편하는 안건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BBC의 미래’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게 됐다.

1 �http://www.publications.parliament.uk/pa/cm201415/cmselect/cmcumeds/315/31502.htm

2 http://www.thetimes.co.uk/tto/news/politics/article4437725.ece

3 http://www.theguardian.com/media/2015/may/12/tories-not-at-war-with-bbc-says-business-secretary

4 http://www.theguardian.com/media/2015/apr/14/george-osborne-backs-ofcom-to-take-over-from-bbc-trust-as-

regulator?CMP=share_btn_fb

5 http://www.theguardian.com/media/greenslade/2015/may/01/why-rupert-murdochs-sun-faces-two-ways-in-

the-general-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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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France

120 신문과방송 06 2015

얼마 전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에 대한

폭로와 그 녹음 파일에 대한 보도로 다시금 취재·

보도윤리와 알 권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이완구 전 총리가 사석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녹취록이 언론사 기자에 의해 상대 정당으로 유출

된 사건으로 동의를 구하지 않은 녹음과 이러한 취

재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취재·보도윤리 문제는 한국의 정치

권과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1년 영국에서는

뉴스코퍼레이션 소유 신문사 기자들이 전화 도청을

해왔다는 것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프랑스에서

도 시사 프로그램의 몰래 카메라 취재는 늘 비판의

대상이 됐으며, 올 초 발생한 파리 인근의 연쇄 테

러 보도 과정에서 경찰 측에서 철수를 명령했음에

도 자세한 진압 과정을 보도하는 등 과도한 취재가

문제됐으며, 뉴스 취재·보도윤리와 알 권리 사이의

첨예한 갈등 역시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적 취재와 자극적 보도

프랑스에서의 뉴스 취재·보도윤리와 알 권리의 대

립에 관한 논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먼저

테러와 같이 전 국민의 관심이 모이는 사건의 경우

경쟁적인 취재가 이루어지며 그 결과 자극적인 보도

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그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두

최지선

파리2대학박사과정

취재·보도윤리와알 권리 둘러싼 논쟁

시청각최고위원회(CSA)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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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미디어 월드 와이드

번째 경우는 일상적인 상황으로 소위 탐사보도에서

종종 이루어지는 몰래 카메라 혹은 동의 받지않은

채 녹음하는 방식 등을 이용한 무단 취재와 이를 바

탕으로 얻어진 정보의 보도에 관한 문제이다.

첫 번째 경우의 가장 최근 사례는 2012년 7월 툴

루즈 유태인 학교 테러 사건과 2015년 파리 연쇄 테

러 사건 보도가 있다. 지난 2012년 7월 프랑스 툴루

즈에서 발생한 유태인 학교 테러 사건과 관련해 민

영 방송 채널인 TF1이 시사 프로그램에서 경찰과

테러범 사이에 이루어진 협상 녹음 내용을 방송한

것이 논란이 됐다. 논란의 핵심은 역시 이 녹음 내

용을 방송하는 것이 옳은가, 방송하지 않는 것이 옳

은가라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시청자들의 알 권리

를 위한 정당한 보도인지, 보도윤리 규정을 어긴 것

인지 논란이 일었다. 당시 TF1은 매주 일요일 저녁

7시에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 ‘7시에서 8시까지’와

연이어 저녁 메인 8시 뉴스를 통해 툴루즈 테러범

모하메드 메라와 경찰의 대치 중에 녹음된 대화 및

협상 내용을 발췌하여 방송했다.

이 사건은 2000년대 이후 프랑스 내에서 큰 테

러 없이 지내온 프랑스인들에게는 알카에다와 연계

된 테러범이 유태인을 지목하여 어린아이 세 명을

포함해 7명이나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잔

인한 테러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준 사건

이었기 때문에, 사건 발생 직후부터 방송과 언론들

은 범인과 관련된 보도, 테러 동기 등을 연이어 보도

했다. 언론사들의 과도한 보도가 계속되자 피해자

가족들은 테러범의 범행을 녹화한 비디오가 방송되

지 않도록 법원에 방송 금지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

러한 상황에서 TF1의 범인 육성이 담긴 녹음 내용

보도는 경쟁 방송사들을 자극했고, 다른 방송사들

역시 녹음을 발췌 보도하거나 전체 스크립트를 보

도하는 등 앞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시청각최고위원회(CSA)는

방송 직후인 2012년 7월 10일 즉각적으로 TF1을 비

롯해 BFM TV, i-Télé, LCI 등 모하메드 메라의 육

성 녹음 내용을 방송한 것은 보도윤리 규정에 어긋

난 것이라고 경고했고, 특히 가장 먼저 방송을 한

TF1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CSA는 당시 전체 국민

의 공익이나 알 권리에 기반한 뉴스 가치보다는 방

송사가 범인과 경찰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으로 인

해 피해자 가족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며 그들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점, 현재 심리 중에 있는

사건을 다루는 데에 있어 신중하지 않았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보도윤리에 어긋난다는 판단

을 내렸다.

실제로 피해자 가족들은 당시 방송사들이 공개

한 녹음 내용과 방송 보도에 대해 “테러범에게 말할

시청자의 알 권리에도 한계는 있다는 것이 CSA의 입장이다.

즉 시청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는

알 권리보다 다른 이들의 생명과 개인의 존엄성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지키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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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신문과방송 06 2015

기회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며 극도로 분노했고, 법

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표명

했다.

언론 자유 vs. 개인 존엄성

지난 2015년 1월 초 발생한 파리 인근 연쇄 테러에

서도 방송사들은 새해 벽두부터 프랑스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앞다퉈

보도하느라 과도한 취재 경쟁을 했다. 뉴스 전문 채

널 BFM TV에서는 뱅센느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인

질 사건을 생방송으로 실시간 보도하면서 사적으

로 경찰들과 접촉한 도미니크 리제 기자가 인질들

이 숨어 있는 장소에 대해 언급하여 인질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했으며, France2와 TF1

역시 생방송으로 보도하면서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

는 장소의 군인 및 경찰들의 배치와 움직임을 너무

가까이 그리고 자세히 보도해 문제가 됐다. RTL과

BFM TV에서는 각각 인질극 현장에서 테러범과 인

질들 간의 대화 녹음과 테러범의 인터뷰를 방송하

여 논란을 빚었다. RTL은 잘못 놓인 전화기를 통해

우연히 녹음된 인질극 현장의 대화를 생생하게 보

도했고, 심지어 BFM TV는 테러범들이 인질을 붙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러한 과도한 보도에 대해 CSA는 유례없는

36개 방송사에 대한 주의 혹은 경고 조치를 취하

게 됐다. 시청자의 알 권리에도 한계는 있다는 것이

CSA의 입장이다. 즉 시청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

만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쟁과 같은 상황에

서는 알 권리보다 다른 이들의 생명과 개인의 존엄

성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지키는 것이 더 우선되

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직접 사건을 취재하고 선별하는 언론사 기

자들은 CSA와는 반대되는 입장에 서 있다. 국경없

는기자회(RSF)는 2012년 모하메드 메라 육성 파일

방송에 대한 CSA의 주의 조치 결정에 대해 “억압적

이고 지나친 반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전직

라디오 프랑스의 사장이자 France2 사장이었던 미

셸 코타와 ‘7시에서 8시까지’의 제작과 저녁 뉴스 개

혁을 담당하고 있는 엠마뉘엘 솅은 해당 녹음 파일

의 뉴스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는 점과 보도의 정당

성을 주장했다.

2015년 파리 인근 연쇄 테러 보도에 대해 CSA

로부터 주의 혹은 경고 조치를 받은 방송사들은 국

사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방송사들은 “프랑스와 세

상을 경악시킨 사건이 발생했고, 이러한 상황에 대

해 프랑스 방송사들은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보도했으며, 그 과정에서 책임감을 통감했다. 그러

나 CSA는 반대의견은 듣지 않고 프랑스 대부분의

공민영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의 보도에 대해 불신

을 보내며 ‘경고’ 결정을 내렸다”며, 유감을 표했다.

전국기자조합(SNJ) 역시 “CSA가 언론보도에 재갈

을 물리고 검열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정보윤리관측소(ODI) 역시 보고서를 통해 “미디어

의 보도 역할을 축소하려는 시도는 근본적인 자유

에 대한 침해가 될 것이며, 언론의 자기 검열을 초래

하여 공권력의 움직임, 진행 중인 교섭과 개혁 등 공

익과 관련된 정보에 관해 침묵하게 만들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뉴스 가치와 알 권리를 넘어선 언론

의 자유 침해 문제로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비윤리적 취재 방식

첫 번째 경우가 과도한 취재 경쟁과 이로 인한 자극

적이고 비윤리적인 보도 행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경우는 보도 내용보다는 취재 방식의 윤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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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미디어 월드 와이드

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에

서 몰래 카메라와 기자 신분을 위장한 채 취재를 하

고 그 내용을 보도해 문제가 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

는 공영방송 France2의 ‘침입자들’이다. 이 프로그

램은 2008년, 2010년, 2013년 시즌 3까지 방송된 시

즌제 시사 매거진 프로그램으로 법망을 피해 일어

나고 있는 프랑스 사회의 여러 민감한 문제들을 보

도해 취재 방식에 대한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높

은 시청률을 유지한 바 있다.

탐사보도라는 미명하에 암묵적으로 자행된 몰

래 카메라, 동의 받지 않은 녹취, 신분 위장 등의 취

재 방식에 대해서 기자들 역시 의견이 분분한데, 다

수의 경우 1918년에 제정된 ‘기자윤리헌장’에 근거

를 두어 이러한 취재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기자

윤리헌장’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비겁한 방법, 돈

으로 매수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항목이 있다. 실제로 2008년 10월 ‘침입자들’이 첫

방송된 이후 전국기자조합은 취재·보도윤리를 어

겼다는 점을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성

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기자조합은 “다른 방법

이 전무할 때, 예외적인 상황에서 매우 예외적으로

이와 같은 방법이 취재에 이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아무 때나 어떠한 장소

에서도 이러한 취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기자들 역시 공익을 위해서

는 이와 같은 취재 방식이 용납될 수 있다고 생각될

위험의 소지가 있다”며 비판했다. 이처럼 기자들을

중심으로 한 강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침입자들’은

2013년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편 그동안 탐사보도를 지향하는 여러 시사 프

로그램에서 공공연히 이용되어온 몰래 카메라, 녹

음과 같은 취재 방식은 정확한 통계 수치가 있는 것

은 아니지만, ‘침입자들’ 논란 이후로는 방송 프로그

램에서 줄어들고 있다.

전화통화 녹음과 같은 방식은 프랑스에서는

2006년 이후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전

화통화 녹음은 개인 사생활 침해로 처벌받기 때문

이다. 다만 사르코지 대선 자금과 관련해 문제가 된

로레알 상속녀 베탕쿠르 사건 취재 시 베탕쿠르의

집에서 무단으로 취재된 정보는 베탕쿠르가 사생활

침해로 법원에 소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법원에서

는 공익을 위한 것이라며 언론사들의 손을 들어주

었다. 따라서 무단 취재, 몰래 카메라, 동의 받지 않

은 녹음 등의 취재 방식도 결국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속적 토론으로 판단 기준 세워야

이와 같이 시청자들의 알 권리와 공익 그리고 취재·

보도윤리 논쟁은 평행선을 달리는 기차 레일과 같다.

판단하는 주체에 따라 그 입장이 달라진다. 최소한의

윤리적 마지노선을 유지시켜주는 ‘법’이 아니라 그야

말로 ‘윤리’의 차원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렇기

에 인류보편적인 정답이 없고 한 사회의 구성원들의

인식, 문화, 그리고 개별 문제의 사안에 따라 그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은 공익과 취재보도의

비윤리성의 기준은 언론사, 방송사, 기자 그리고 시

민들이 취재·보도윤리와 시청자들의 알 권리 및 공

익과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례들을 거듭 맞닥뜨리면

서 지속적으로 건강한 비판과 토론을 통해 그 사회에

적합한 준거를 마련할 때, 가능할 것이다. 우리 역시

최근의 사례들을 계기로 삼아 구성원들의 토론을 통

해 한국 사회의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여

통용될 수 있는 취재와 보도의 윤리적 기준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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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JAPAN곽선영

도쿄대학 대학원 정보학환 박사과정

124 신문과방송 06 2015

지난 4월 실시된 일본 방송사의 프로그램 개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의 방송사가 보도 및 정보 프

로그램을 큰 폭으로 개편했다는 점이다. 한편으로

진행자 교체와 관련해 정권의 외압설이 제기되면서

언론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보도·정보 프로그램 확대

공영방송 NHK는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워치

9’의 진행자 전원을 교체하는 등 뉴스 진행자 상당

수를 새 얼굴로 꾸렸다. 또한 생활정보 프로그램이

방송되던 저녁 5시대에 보도·정보 프로그램 ‘뉴스

시부5’를 신설해 주요 민방과 동일하게 이 시간대를

보도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민방 중 가장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것은 보도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후지TV이다. 후지TV

는 오후 5시부터 두 시간 동안 방송되던 간판 뉴스

프로그램 ‘슈퍼 뉴스’를 폐지하고, ‘모두의 뉴스’를

신설함과 동시에 방송 시간도 1시간 늘려 오후 4시

부터 3시간 동안 방송한다. 또한 한류 드라마나 과

거의 인기작 재방송으로 채웠던 오후 2시대에 ‘직격

라이브 굿데이’를 신설하고, ‘슈퍼 뉴스’를 진행했던

간판 앵커를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기용하는 강

수를 뒀다.

TBS는 90년대 이후로 편성하지 않았던 오전

8시대 정보 프로그램을 지난해 개편 때부터 편성했

는데, 이번 개편에서는 이 8시대 정보 프로그램을

리뉴얼해 ‘백열 라이브 비비드’를 신설했다. 또한 새

벽 4시에 시작하는 보도·정보 프로그램을 신설해

같은 시간대 선발주자인 니혼 TV및 후지TV와 경

쟁하게 됐고, 오후 2시대에는 계열 방송사인 나고야

의 CBC TV가 제작하는 정보 프로그램 ‘고고 스마

일’의 방송 범위를 수도권 지역까지 넓혔다.

2013년도에 민방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TV아

사히는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보도스테이션’의 일

뉴스 진행자·해설자 교체에정권 외압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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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미디어 월드 와이드

요일판 ‘보도스테이션 선데이’를 기존의 오전 10시

에서 오후 4시 30분으로 이동했고, 평일 저녁뉴스인

‘슈퍼 J채널’의 경우, 금요일 방송에 한해 기존보다

한 시간 앞당겨 4시경부터 3시간 동안 방송한다. TV

도쿄는 아침시간대에 처음으로 보도·정보 프로그

램 ‘차지 730’을 신설하면서 아침 보도 프로그램 경

쟁에 뛰어들었다.

전반적으로 오전 및 오후 방송 대부분이 보도·

정보 프로그램으로 채워지는 가운데 프로그램 면면

을 보면 뉴스와 생활정보를 함께 다루고, 배우나 아

이돌 등 방송사 외부 인력을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기용하는 등 뉴스의 연성화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진행자 교체 배경에 아베 수상?

한편 일부 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 교체와 관련해

정권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

고 있다. 1월 말부터 ‘주간신초’ ‘주간겐다이’ 등 주

간지는 NHK ‘뉴스워치9’의 캐스터 교체설을 언

급하며 메인 캐스터의 교체는 정권의 의향에 따른

경질 혹은 좌천이라는 보도를 낸 바 있다. 당시 메

인 캐스터는 뉴스 진행 중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

로 피력했는데 이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수상

관저 측에서 지속적으로 교체 압력을 가했다는 것

이다. 선정적인 보도로 자주 비판의 대상이 되는 주

간지 기사인 만큼 그 신빙성은 의문이나, 지난해

NHK 회장 및 경영위원 등의 발언이 문제가 된 적

도 있었던 만큼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이러한 의

혹이 확산됐었다.

NHK의 진행자 교체가 단순히 의혹 수준이라

면 민방의 간판 밤 뉴스인 TV아사히의 ‘보도스테이

션’에서는 이러한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보도

스테이션’은 매일 외부 해설자가 출연해 뉴스 내용

에 대한 해설 및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런데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으로 월 1회 고정 출연하

던 고가 시게아키가 3월 27일 생방송 도중에 방송사

수뇌부의 의향으로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스가

관방장관을 비롯해 (수상) 관저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이보다 많은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매우

즐거웠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메인 케스터가 사실

과 다르다고 항변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 버

린 것이다. 고가는 방송 후반부에도 아베 정권의 정

책을 비판하며 “나는 아베가 아니다(I am not ABE)”

라는 문구가 새겨진 패널을 손에 들고 관방장관을

향해 “불만이 있으면 직접 말해 달라”고 발언했다.

“나는 아베가 아니다”는 지난 1월 IS의 일본인 인질

살해사건 당시 고가가 정권의 대응을 비판하며 사

용한 문구로, 이로 인해 고가는 많은 비판과 압력에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에 고정 출연하던 고가 시게아키가

3월 27일 생방송 도중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스가 관방장관을 비롯해

(수상) 관저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다”고 말하고 이에 대해 메인

케스터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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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신문과방송 06 2015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TV아사히 측은 즉각 “사실과 다른 코멘트가 방

송됐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TV아사히 회장도 3월

31일의 정례회견에서 정치권의 압력은 전혀 없었다

고 밝혔지만 파문은 확산됐다. 외압의 주체로 지목

된 스가 관방장관은 3월 30일의 기자회견에서 고가

의 비판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공

공의 전파를 사용한 행위로 매우 부적절하다”며 “방

송법이란 법률이 있으므로 우선 방송사가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방송법

에 규정된 “보도는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들고 나온 것인데 문제는, 스가 장관이 방송

법을 언급함으로써 자칫 방송법을 정권 구미에 맞

게 남용할 수 있다는, 방송사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

할 수 있다는 우려로 발전한 것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압 의혹

방송 사고가 정치권으로 불똥이 튄 가운데 고가는

언론 취재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권의 압력에 대

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4월 1일 마이니치신문

취재에서는 3월 말 ‘보도스

테이션’의 책임 프로듀서와

주 4회 고정 출연하던 해설자

가 교체된 것을 언급하며 “월

1회 출연하는 자신의 교체는

대단한 것은 아니나 프로그램

의 뼈대가 바뀌었다”며 프로

듀서와 해설가의 교체를 비판

했다. 또, “권력의 압력과 회

유가 계속돼 각 언론사의 수

뇌부가 정권에 가까워지게 되

면 현장은 자숙할 수밖에 없

게 된다. 이것이 계속되면 중대한 문제가 있어도 인

식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시

민단체의 인터넷 인터뷰에서도 “아베 정권의 방식

은 위로부터 매스컴을 억누르는 것”이라며 “철저

한 정보공개로 보도의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

하다”고 주장했다. 4월 16일에는 일본외국특파원

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여당이 보도 내용

에 간섭하는 것은 명백히 방송법 위반”이라고 비판

하며 “정부의 압력에 언론이 자숙하게 된다면 일본

에도 독재에 가까운 상태가 생겨날 것”이라고 주장

했다. 이 기자회견을 보도한 TBS ‘뉴스 23’의 해설

자는 “지난해부터 해외 언론으로부터 일본 언론이

정치 앞에서 자숙하고 압력에 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이 자주 나온다”며, “방송법의 공정공평이

란 것은 권력에 좌우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

데 이것을 최근 정치권에서 의도적으로 잘못 사용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방송 보도에 정부 여당이 영향을 미치려

시도했다는 다른 정황도 제기됐다. 4월 10일 아사

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중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에서 고가 시게아키가 3월 27일 생방송 도중 아베 정권의 정책을 비판하며

“나는 아베가 아니다(I am not ABE)”라는 문구가 새겨진 패널을 손에 들고 관방장관을 향해 “불만이

있으면 직접 말해 달라”고 발언했다(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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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미디어 월드 와이드

해 11월 24일에 방송된 ‘보도스테이션’의 ‘아베노믹

스’ 관련 보도와 관련해 자민당이 “공평하고 중립적

인 프로그램 제작”을 요청하는 문서를 보냈다고 보

도했다. 자민당 보도국장 명의의 요청서에서는 “아

베노믹스 효과가 대기업과 부유층에게만 돌아가고,

그 이외의 국민에게는 미치지 못한다고 단정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하며,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를 다

각적으로 보도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법 4조에 의

거해 “프로그램의 편집 및 해설이 (시청자를) 충분히

이해시키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공평하고 중립

적으로 프로그램이 제작되도록 특단의 배려”를 요

청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에 앞서 11월 20일에도 도

쿄에 위치한 각 방송사에 중의원 선거에서의 ‘공평

중립, 공정성의 확보’를 요구하는 문서를 보낸 것으

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은 요청서를 보낸

것은 시인하면서도 압력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일본민간방송노동조합연합회는 4월 13일 위원장

담화를 통해 “방송 면허의 인허가권을 배경으로 한

정권 정당이 개별 프로그램 내용에 주문을 넣는 것

자체가 ‘보도 개입’이며 정치적 압력”이라고 항의하

고, “언론 표현의 자유, 방송 편성의 자유에 대한 극

히 중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도 위기 ‘뉴스 연성화’

이러한 와중에 여당인 자민당의 정보통신전략조사

회가 4월 17일 조작 방송으로 문제가 된 NHK의 시

사 프로그램과 함께 ‘보도스테이션’의 해설자 발언

과 관련해 방송사 경영간부를 불러 사정청취를 실

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날 출석한 TV아사

히의 간부는 “오해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

각해 출석했다”고 밝혔지만, 자민당 간부 측에서는

“방송법 위반에 해당하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방송

됐다”며 방송윤리정보향상기구(BPO)에 심의를 신

청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요미

우리, 아사히, 마이니치의 3대 신문사 모두 사설을

통해 자민당의 이러한 태도를 비판했고 뉴스 해설

가로 유명한 이케가미 아키라도 칼럼을 통해 “방송

법이란 권력의 개입을 막기 위한 법률”이라며 “자민

당의 사정청취야말로 방송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

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4월 28일 TV아사히 사장은

정례회견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재차 사죄하고 관

계자에 대한 징계 처분을 발표했다. 프로그램 책임

자 3명에게는 경고 처분이 내려졌고 회장, 사장, 보

도국장은 1개월간 임원 보수의 10%를 자진 삭감하

며 또한 보도국 내에 해설자실(가칭)을 신설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예인 캐스터 기용이나 생활정보의 확대와 같

은 뉴스 프로그램의 연성화, 오락화는 시청자가

보다 알기 쉽고 친근한 뉴스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도에 대한 외압 의

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이처럼 뉴스의

연성화가 진행된다면 보도의 질 저하 및 사회 비판

기능의 약화와 같은 문제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본의 언론 환경에서 보도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참고문헌

‘(池上彰の新聞ななめ読み)テレ朝ㆍNHK聴取 自民こそ放送法違反で

は’. 朝日新聞 2015.4.24.

‘テレビ朝日:古賀氏降板問題 “圧力”か“暴走”か 言い分、真っ向対立’.

毎日新聞. 2015.4.6.

TBS ‘NEWS23’ 2015.4.16.

Page 127: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 download.kpf.or.krdownload.kpf.or.kr/MediaPds/AOPDPGOXATXWWAQ.pdf · 언론사 수익모델 변화와 전망 006 생존의 길 - 저널리즘과

128 신문과방송 06 2015

재단-KBs 공동 제작 ‘톡! 콘서트 <뉴스사용설명서>’

스마트한 뉴스 사용에 관한 즐거운 토크

재단은 KBS와 공동으로 뉴스의

올바른 사용법을 위한 ‘톡! 콘서

트 <뉴스사용설명서>’를 제작, 지

난 5월 17일 KBS1TV를 통해 방

영했다.

‘톡! 콘서트 <뉴스사용설명서

>’는 현직 언론인, 뇌과학자, 뉴스

전문가와 학생들이 모여 뉴스를

올바르게 소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뉴스

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는 취지

로 마련됐다.

주제 토크 시간에는 카이스트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가 ‘더 이상 기자들이 기사를 안 쓰면 된다’라는

도발적인 주제를 내놓았고 이에 강인선 조선일보

주말뉴스부장은 이라크 전쟁 중 종군기자 경험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사를 로봇

이 대신할 수는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한 안

수찬 한겨레21 편집장은 노동현장의 탐사취재기를

이야기하며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교감할 수 있는

기사는 인간 기자만이 쓸 수 있다”고 말해 많은 공

감을 얻기도 했다.

강민수 KBS 기자는 “좋은 뉴스를 얻으려면 단

독, 특종이라는 단어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강인선 부장은 “땀냄새 나는 뉴스가 좋

은 뉴스, 노력이 많이 들어간 기사가 영양가 있는 기

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성해 교수(대구대 언론영상홍보학

과)는 “뉴스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참여가 필

요”하며 “뉴스에 호응하고 비판하는 적극적 자세

가 필요하다. 뉴스 사용법은 계속 공부하고 나눠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단 소식

지난 5월 17일 KBS1TV를 통해 방영된 ‘톡! 콘서트 <뉴스사용설명서>’는 뉴스의 올바른 소비 방법과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재단과 KBS가 공동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