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규제체계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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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규제체계 수립에 대한 연구 성희활 목차 서론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규제법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특례 필요성 규제법제의 선택 자금수요자 기업 의 범위와 규제수준 개인기업에 크라우드펀딩 허용 여부 발행증권의 형태 크라우드펀딩 허용 기업의 업력 내지 규모 크라우드펀딩 허용 업종 조달금액 한도 공시 등 제출서류와 공시매체 및 업무처리 지원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범위와 규제수준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 원칙 진입규제 건전성규제 영업행위규제 투자자보호 문제 크라우드펀딩 투자자의 특성과 투자자보호에 대한 접근방식의 전환 투자자보호 장치 자금공급자 투자자 의 범위와 투자금액한도 등의 규제수준 전매제한 내지 중간회수시장의 문제 결론 *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법학박사뉴욕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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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의

    규제체계 수립에 대한 연구

    성희활1)*

    [목차]

    I. 서론

    II.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규제법제

    1.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특례 필요성

    2. 규제법제의 선택

    III. 자금수요자(기업)의 범위와 규제수준

    1. 개인기업에 크라우드펀딩 허용 여부

    2. 발행증권의 형태

    3. 크라우드펀딩 허용 기업의 업력 내지 규모

    4. 크라우드펀딩 허용 업종

    5. 조달금액 한도

    6. 공시 등 제출서류와 공시매체 및 업무처리 지원

    IV.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범위와 규제수준

    1.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 원칙

    2. 진입규제

    3. 건전성규제

    4. 영업행위규제

    V. 투자자보호 문제

    1. 크라우드펀딩 투자자의 특성과 투자자보호에 대한 접근방식의 전환

    2. 투자자보호 장치

    3. 자금공급자(투자자)의 범위와 투자금액한도 등의 규제수준

    4. 전매제한 내지 중간회수시장의 문제

    VI. 결론

    *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법학박사․뉴욕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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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서론

    크라우드펀딩이란 제도권 금융에 접근하기 어려운 창업초기기업이아 영세 중소기

    업, 예술가, 사회운동가 등이 특정 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소비자, 후원자 등 불특정

    일반대중(Crowd)으로부터 소액의 자금을 십시일반으로 웹사이트 등 인터넷을 통하

    여 모집하는 행위를 말한다.1) 통상 자금의 모집자와 제공자간 거래가 온라인상에서

    페이스북, 트위터, 인터넷카페 등 소셜미디어에 의한 쌍방향 소통을 바탕으로 한 관

    계지향적이고 집단지성적 속성2)이 있어서 “소셜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한

    다.3)4)

    크라우드펀딩, 특히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2012.4. 미국에서 잡스법

    (Jumpstart Our Business Startup Act: JOBS Act)5)이 제정되면서 세계적으로 큰 관

    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잡스법의 주요 내용은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증

    권신고서 면제 등 중소기업에 대한 연방증권규제의 대폭 완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

    다. 잡스법에 따르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해 증권신고서를

    1) 크라우드펀딩의 개념에 대하여, 이동근(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문위원),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일부개정법

    률안 검토보고서“, 2013.6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대중과의 직접 소통이 가능해짐에 따라 특정한 목

    적의 정치자금 모집이나 영화, 공연 등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모집, 나아가 소규모 창업기업의 자금모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에게서 직접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라 칭하고 있음”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크라우드펀딩에 대하여 몇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윤민섭 박사는 크라우드펀딩의 개념을 “자금수요자가 자신의 프로젝트나 사업을 인터넷 및 SNS를

    통하여 공개 및 홍보하고, 불특정다수 각자로부터 소액을 지원받아 원하는 금액의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개념 정의에 대해서는 윤민섭,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Crowdfunding에 관한 연

    구”, 企業法硏究 第26卷 第2號 (通卷 第49號), 2012, 189면 (이하 논문 1로 칭한다). 혹자는 온라인상 대중

    으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나 서비스 등을 구하는 크라우드소싱중 금융에 특화된 것이 크라우드펀딩이라고도

    한다. Jonathan Barrett, “Crowdfunding: Some Legal and Policy Considerations”, New Zealand

    Business Law Quarterly, December, 2012, 296면 참조.

    2) 천창민, “한국형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구축방향과 과제”, 창조경제를 위한 한국형 크라우드펀딩제도 도입방안

    정책토론회, 2013.5.16, 30면.

    3) 김영도, “크라우드펀딩 관련 규율체계의 마련 및 향후과제”, 금융연구원, 주간금융브리프, 21권 42호,

    2012.10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크라우드펀딩은 인터넷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하는 중개회사를 통해 대중이

    각종 소액대출이나 소액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직접 검토하고, 이에 대한 자금지원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자금모집(social funding)이라고도 한다”).

    4) 크라우드펀딩에 펀드 또는 펀딩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으나 통상 펀드로 지칭되는 자본시장법상의 “집합투자

    (Collective investment scheme)”와는 별 관계가 없다.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란, “2인 이상의 투자자로부

    터 모은 금전등 또는 「국가재정법」 제81조에 따른 여유자금을 투자자 또는 각 기금관리주체로부터 일상적

    인 운용지시를 받지 아니하면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투자대상자산을 취득·처분, 그 밖의 방법으로 운용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 또는 각 기금관리주체에게 배분하여 귀속시키는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법 §6⑤). 즉 집합

    투자의 경우 자금 모집 주체가 적극적으로 자금을 유치하여 본인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그 자금을 운용하

    여 과실을 배분하는데 반해, 크라우드펀딩의 경우는 중개업체가 자금 수요자와 자금 공급자를 연결하여 자금

    의 조달이 이루어지게 하는 구조이다. 만약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가 집합투자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하고

    운용한다면 이는 자본시장법상 엄격한 집합투자 규제를 받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외형은 비슷하게 생

    겼으나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용어로서 클라우드펀딩(Cloud funding)이 있다. 본래 클라우드(Cloud) 서비스

    또는 컴퓨팅이라고 함은 중앙서버에 저장된 자료를 이용자가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가리키

    는 IT 용어로서 크라우드펀딩과는 전혀 관계없는데 발음이 비슷해서 오용되는 경우가 많다.

    5) 126 STAT. 306, Public Law 112–106, April 5, 2012. 이정수, “미국 자본시장접근개혁법(ʻ잡스법ʼ)의 제정과 우리나라에의 시사점”, 증권법연구, 제14권 제1호, 2013, 3면, 각주 1)에 따르면 잡스명의 명칭은 일자리

    를 의미하는 Jobs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이름을 중의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법 제정의

    목적인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연결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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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제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조건은 ① 브로커나 펀딩포탈의 중개에 의한 자금 조

    달, ② 펀딩포탈의 SEC 등록의무 및 개인투자자 대상 위험 설명의무 등 부여, ③

    기업의 자금조달 한도와 투자자의 투자 한도 설정6) 등이다.7)

    잡스법의 영향으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유사한 법 제․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선두에 서 있는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영국,8) 일본9) 등이 그러하고, 우리

    나라도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이 각각 의원입법10)을 통하여 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도입을 위한 법률 개정에 나서고 있다. 이 논문은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우리나라에서의 규제체계 수립방안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제도 소개로서의 외

    국 사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앞에서 소개한 자료들에 미루고, 논점별로 필요한

    부분에서 관련 외국 사례를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크라우드펀딩의 유형은 대체로 기부형, 후원형(또는 선구매형), 대출형, 그리고 지

    분투자형 이렇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11) 그런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

    한 법률 (이하 자본시장법이라 칭함)”상의 공모규제가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지분투

    자형은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유형들도 자본시장법 아닌 다른 법에 의한 법적 저

    촉이 있을 수 있어 크라우드펀딩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한 법적 규제체계의 정비가

    시급하다.

    첫째, 반대급부 없이 순수하게 자금을 공여하는 기부형의 경우 법적으로 증여에

    해당되어 별로 문제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집 금액이 1천만원 이상이

    되는 경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사전 등록의무(법 제4조), 사후 감사보고(법 제14조) 및 검사(법 제9조) 대상이 된다.

    둘째, 후원형의 경우 금전 제공의 대가가 영화나 공연 티켓 등 비금전적 현물 제

    공일 경우 자본시장법상의 “투자”가 아니라 “소비”로 해석되어 적어도 증권규제 차

    원에서는 문제가 없다.12) 그러나 현물 제공만이 아니라 현물에 이익 배분의 명목으

    6) 기업의 연간 모집총액 한도는 1백만불이고, 투자자 1인으로부터의 연간 모집한도는 투자자의 연소득 또는 순

    자산이 10만불 이하일 경우는 5% 상한, 그 이상일 경우는 10만불 상한으로 10% 이내이다. 세부 사항은 본

    문중 투자자 부분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7) 잡스법중 크라우드펀딩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윤민섭, 앞의 논문 1, 199-213면에 걸쳐 자세히 소개되고 있으

    니 이를 참조 바람.

    8) 이탈리아와 영국의 사례에 대해서는 이동근, 앞의 검토보고서, 40-44면 참조.

    9) 일본의 경우 금융청이 2014년부터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크라우

    드산업연구소, “일본 금융청, '14.1 크라우드펀딩 제도 도입 방침 발표”, 2013.7.2. 자세한 내용은

    http://www.crowdri.org/Article/Details/105 참조.

    10) 금융위원회는 정무위원회 신동우 의원(2013.6.12. 발의)을 통하여, 중소기업청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하진

    의원(2013.5.24. 발의)을 통하여 각각 자본시장법과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11) Crowdsourcing, "CROWDFUNDING INDUSTRY REPORT", 2012.5. 12면. Available at

    http://www.crowdfunding.nl/wp-content/uploads/2012/05/92834651-Massolution-abridged-Crowd-Fun

    ding-Industry-Report1.pdf. 윤민섭 박사는 크라우드펀딩 유형을 기부형, P2P금융형, 증권매매형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윤민섭, 앞의 논문 1, 192면. 한편 미국에서 이 분야에 선도적인 연구를 수행한 Bradford

    교수는 Donation, Reward, Pre-purchase, Lending, Equity Model 이렇게 5가지로 분류하기도 한다. C.

    Steven Bradford, “Crowdfunding and the Federal Securities Laws”, 2012 Colum. Bus. L. Rev. 1, 2012, 14-15면.

    12)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등 금융투자상품은 투자목적의 자금수수가 요건이다. 소비나 상업적 목적으로 자

    금의 수수가 이루어진 경우는 투자목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금융투자상품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원

    본손실 가능성이 있음에도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은 금융투자상품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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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금전이 제공될 경우는 자본시장법상의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되어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13)

    셋째, 대출형의 경우 자금 모집자와 자금 제공자간 직접 거래의 경우 원칙적으로

    민법상 금전소비대차에 해당되어 금융법 등 특별한 법적 문제는 없어 보인다.14) 그

    러나 자금 모집자의 행위가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업으로” 이러

    한 행위를 하는 것이 되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유사수신행위규

    제법이라 함)”상 문제가 될 수 있다.15)16) 그런데 이러한 금전소비대차도 “다수의 투

    자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사채 발행과 유사한 것으로 ‘채무증권’으로 인정될

    위험이 있게 된다”면서 자본시장법 적용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17) 일리가

    없지 않으나 자본시장법상 채무증권의 정의가 “국채증권, 지방채증권, 특수채증권,

    사채권, 기업어음증권, 그 밖에 이와 유사(類似)한 것으로서 지급청구권이 표시된

    것”(법 제4조제3항)으로 되어 있어서, 일반적으로 유통성이 보장되는 유가증권이 아

    닌 금전소비대차에 따른 채무증서는 자본시장법상 채무증권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

    렵다고 생각한다.18) 만약 중개업체가 자금 제공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pooling 하여

    자금을 필요로 하는 자에게 자신이 거래 당사자가 되어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에는

    이는 은행법상 전형적인 은행업에 해당되거나 적어도 대부업에 해당될 수 있어 심

    각한 규제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논문은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주제

    이므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더 이상의 자세한 논의는 생략한다.19)

    마지막으로 지분투자형의 경우 모든 형태의 지분은 자본시장법상 지분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되어 자본시장법의 규제가 전면 적용된다. 즉 자본시장법상의

    공모규제, 공시규제, 불공정거래 규제가 엄격히 적용되게 되므로 영세한 기업이 일

    반 대중으로부터 지분투자형으로 자유롭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

    다.

    이 논문은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초기 창업기업이나 영세 중소기업이 일반

    13) 본인의 금전지급과 타인의 노력에 따라 창출된 이익의 배분 약정이 투자계약증권의 핵심적 요소이다.

    14) 문제는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직접대출 중개업무만 하는 업체는 없고 대부분의 대

    출형 크라우드펀딩은 중개업자가 은행처럼 중개를 하는 간접대출형이라고 한다. 윤민섭, 앞의 논문 1, 194

    면.

    15) 유사수신상품과 자본시장법상 채무증권의 차이는 원본손실가능성 여부이다. 원본손실가능성이 없으면 유사수

    신행위이고, 원본손실가능성이 있으면 채무증권이 된다. 유사수신행위는 기본적으로 원금보전의 약속이 요건

    으로 되어 있어서 원본손실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본다. 채무증권도 원금과 이자를 약속하지만 유사수신행위

    의 대상인 채무증서와 달리 유통과정에서 투자한 사람이 원본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되고 일반적인 채무증서에 의한 자금조달은 유사수신행위로 규제된다.

    16) 정치인들이 선거에 즈음하여 펀드라는 이름으로 선거자금을 모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법적 실질은 금전소

    비대차로서 금융법 등 특별법이 적용될 여지가 거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금전소비대차도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면 “업”에 해당되어 유통성이 없는 채무증서라 할지라도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

    17) 김연미, “벤처창업과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 정보법학, 제16권제2호, 2012, 11면.

    18) 김건식․정순섭,「資本市場法」, 두성사, 2009, 30면도 “일반 사법상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채권은 설사 증서에 표창된 경우에도 ‘유사성’을 갖추지 못하여 채무증권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19) 본문에 논의된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추가적인 법적 규제문제는 김상만, “자본시장법을 통한 크라우드

    펀딩 제도 설계방안”, 창조경제를 위한 한국형 크라우드펀딩제도 도입방안 정책토론회, 2013.5.16, 5-8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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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으로부터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여, 현재 자본시

    장법상의 엄격한 규제로 인하여 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바람직한 규제체계 수립방안의 도출을 위하여 작성되었다.

    이하 II장에서는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하여 현행법상 특례 필요성과 특

    례 인정시 바람직한 규제법제에 대해서 논의한다. III장에서는 크라우드펀딩의 특례

    를 인정받을 자금수요자인 기업 및 발행증권의 적격성에 대해서 논의하고, IV장에

    서는 크라우드펀딩 규제체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중개업자에 대해서 논의하

    며, V장에서는 크라우드펀딩에서 투자자의 특성과 투자자보호 장치에 대해서 논의

    한다.

    II.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규제법제

    1.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특례 필요성

    기업의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대출형(채권투자형 포함)과 지분투자형이 상당규모

    의 자금을 모집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담보나 보증이 어려워 제도권 금융에 접근이

    쉽지 않은 초기창업기업에게는 대출형보다는 만기도 없고 이자도 없는 지분투자형

    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분투자형은 어떤 형태의 지분

    도 거의 대부분 자본시장법상 지분증권 또는 투자계약증권(Investment contract)에

    해당되어 자본시장법 규제대상이 되기 때문에, 창업초기기업이나 영세 중소기업으

    로서는 그 규제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지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관련 자본시장법상의 규제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발행의 경우 50인 이상에게 청약의 권유(청약이 아님)20)를 하면 공모가 되어

    원칙적으로 증권신고서라는 방대한 문서를 제출해야 하고 이 신고서의 부실기재에

    는 형사, 행정, 민사책임이 엄중히 부과된다. 만약 50인 미만에게 전화나 방문 등으

    로 권유를 하는 진정한 사모를 하면 증권신고서는 면제되지만 자본시장법상 불공정

    거래 규제는 별도로 부과된다.

    한편 지분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의 매매를 중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중

    개업에 해당하고 동 행위를 하기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높은

    인가기준을 감안하면 크라우드펀딩을 중개하는 영세업체들이 인가를 받는 것은 거

    의 불가능하다. 금융위원회 인가 없이 투자중개 행위를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

    다.21)

    20) 인터넷이나 언론 등 대중매체를 사용하면 실제 몇 사람이 청약했느냐에 관계없이 무조건 공모가 된다. 그리

    고 전화나 방문 등 개별 접촉 수단으로 권유하더라도 50인 이상에게 권유하면 청약 결과 50인 미만이 되

    더라도 여전히 공모가 된다.

    21) 자본시장법 제44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

    금에 처한다.

    1. 제11조를 위반하여 금융투자업인가(변경인가를 포함한다)를 받지 아니하고 금융투자업(투자자문업 및 투

    자일임업을 제외한다)을 영위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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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증권회사 등 기존의 투자중개업자들이 크라우드펀딩을 중개하면 법적 저촉

    없이 가능하다. 그러나 크라우드펀딩 이용기업이 워낙 영세하고 공모 금액도 적어

    서 중개의 실익이 별로 없어서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의문이다. 증권회사가 중개를

    하면 투자중개업자 문제는 해결되지만 발행인인 크라우드펀딩 이용 기업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즉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증권신고서 내지 소액공모공시서류

    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부담은 영세 소기업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

    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중개업 인가와 발행인의 부담 문제 모두를 해결하지

    않으면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는 지난하다.

    크라우드펀딩이 현행법상 어렵다면 대신 자본시장법상의 소액공모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소액공모는 연간 자금모집한도가 10억원으로

    서 그리 크지 않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규제

    비용이 큰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면제되고 법적 책임도 크게 완화되어 있어서 크

    라우드펀딩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소액공모의 규제비용이 작다고 하더라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고, 증권신고서는 면제되지만 그에 준하는 공시서류

    를 작성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며,22) 한번 공모한 후에는 계속하여 결산후 90일 이

    내에 재무서류(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감사보고서)를 제출

    해야 하고,23) 또한 공모를 중개(모집주선)하는 업체가 인가받은 투자중개업자이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영세 중소기업에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지 않는 한 창업초

    기기업이나 영세 중소기업이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거나 자본시장법상

    소액공모를 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의 발행규제와 투자중개업 인가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만 이들이 지분투자형 크

    라우드펀딩을 이용하여 모험사업을 활발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2. 규제법제의 선택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를 위해서 자본시장법상 규제의 완화가 절대적

    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위에서 충분히 논의했는데, 여기서는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

    를 규제법제의 선택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자본시장법상 일반적인 증권규제를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하여 자본시장법 내에서 특례로서 완화하는 것이 좋을지,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이하 창업지원법이라 함)”과 같은 특별법을 통하여 특례 제도

    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규제법에 따라서 관할 부처도 자본

    시장법의 경우 금융위원회, 창업지원법의 경우 중소기업청으로 달라질 수 있다.

    (1)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자본시장법 규제의 당위성과 장점

    22) 대표이사와 신고담당이사의 서명이 면제되는 등 법적 책임은 완화되어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증권신고서와

    큰 차이가 없다.

    23) 다만 사업보고서 및 분․․반기보고서 등의 정기공시와 주요사항보고서(비정기공시)는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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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시장법에서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규제체계를 수립해야할 당위성 내지 장점을

    살펴본다. 먼저 규제의 일관성 측면인데, 자금조달을 위한 증권의 공모는 전통적으

    로도 그렇고 현행 법체계에서도 자본시장법이 규율하는 증권규제의 핵심 영역이다.

    그리고 자본시장법상 규제는 창업초기기업부터 대규모 상장기업까지 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통일적이고 일관된 규제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투자자보호 강화 측면에서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크라우드펀딩의 특성상 투자자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보호에 중점을 두고 설계된 법이라 투자자보호에 보다 만전을 기할 수 있다.

    규제의 국제정합성 측면에서는, 외국은 대부분 증권규제 당국이 증권관련 법령으

    로 크라우드펀딩을 규율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은 잡스법을 제정하여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하였는데, 잡스법은 독립된 단일법이 아니라 연방증권법률 등

    관련법을 일괄하여 개정하는 조문들의 집합체이므로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규제법은

    결국 연방증권법률이다. 영국도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인 Crowdcube가 금융감독청

    (FSA)으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았으며, 이탈리아도 증권규제기관인 CONSOB에서 크

    라우드펀딩을 규제하고 있다. 일본도 금융청이 2014년부터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하

    기로 방침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2)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자본시장법 규제의 문제점

    크라우드펀딩 제도에서 기본적 구성요소들은 다음과 같이 자본시장법상 규제대상

    과 본질적으로 달라서 자본시장법 규제체계로 일관성있게 편입되기 곤란하기 때문

    에 별도의 특별법이 아닌 자본시장법을 통한 규제체계 수립은 문제점도 많다.

    첫째, 기업 측면에서 보자면, 자본시장법의 규제 대상 기업은 대부분 창업 후 상

    당한 업력과 매출 및 이익 규모를 갖추어 자본시장법상의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크라우드펀딩을 도모하는 기업은 1인 창조기업,

    소규모 기업, 신생기업 및 창업 후 수년 이내의 영세 중소기업으로서 매출이나 이

    익이 미미하여 자본시장법상의 발행시장이나 유통시장에는 진입하기 어려우나 장래

    성 있는 사업계획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본질이 다르다.

    둘째, 중개업체 측면에서 보면, 자본시장법상 중개업체 등 금융투자업자는 상당한

    규모의 자본, 인적·물적 기반, 사회적 공신력 등을 갖춘 법인으로서 엄격한 진입·건

    전성·지배구조·영업행위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러나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는 거의

    대부분 소규모의 한정된 인적·물적 기반과 미미한 지명도 및 공신력을 갖춘 영세업

    체로서 자본시장법의 기본적인 업자규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개업체의

    본질이 다르다. 셋째, 투자자 측면에서,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단순한

    투자목적만 보유할 뿐 그 기업에 대한 후원자적 관점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반

    면에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는 투자목적이외에 특정기업에 대한 후원과 그 기업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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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에 대한 소비 등 복합적 목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성격이

    다르다.

    이러한 기본 구성요소들의 차이를 배경으로 구체적으로 자본시장법에 의한 규제

    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무엇보다도 우선 지적될 수 있는 것은 자본시장법의 기본

    취지인 투자자보호 이념과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근본 취지간 부정합성을 지적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의 발행과 유통 관련 투자자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증권규제

    법으로서, 증권규제법의 제1차적 목적은 투자자보호라는 것이 대부분의 증권법 교

    과서의 통일된 의견이다.24) 이에 따라 소규모기업의 창업이나 발전 지원으로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크라우드펀딩의 기본 취지가 규제법리에 압도되어 원활한 정

    책추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다음으로 자본시장법 규제체계상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자본시장법은 기본적으

    로 중·대형 법인의 대규모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규제하는 법인데, 1인 창업기업 등

    극히 소규모인 기업까지 자본시장법 체계로 가져올 경우 규제체계의 복잡, 다기화

    를 초래하여 법적 규제의 단순 명료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25)

    예를 들어 소액공모기업과 비교를 하면, 크라우드펀딩은 소액의 공모라는 점에서

    는 소액공모기업으로 분류될 수도 있어 현행 규제체계 편입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

    나, 크라우드펀딩제도가 우선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1인 창조기업등 소규모 창업초

    기기업은 소액공모에 대한 현행 자본시장법 규제도 감당하기 쉽지 않아 추가적인

    규제완화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일반 공개기업에 대한 예외인 소액공모기업에 비

    해 또 한 단계 더 완화된 규제수준이 필요하여 규제체계가 너무 복잡해지게 된다.

    정부당국의 본질적 차이와 금융당국에 의한 규제 집행의 한계도 지적되어야 할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금융당국이 아닌 일반 정부당국은 관할 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하여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둔다. 금융규제당국의 경우 산업지원적인 기능도 수행

    하지만, 시장질서와 투자자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금융규제 내지

    금융감독 기능의 본질이다. 이에 따라 지원과 규제를 한 기관이 동시에 수행할 경

    우 정책목표의 충돌 및 이해상충으로 업무 추진의 효율과 효과가 저하될 수도 있

    다.

    그리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의한 금융감독은 현재도 규제자원이 부족하여

    유사금융업자(유사투자자문업자, 대부업자, 선물계좌대여업자, 유사수신업자) 등 규

    24) 임재연, 「자본시장법」, 2013년판, 박영사, 3면; 김정수, 「자본시장법원론」, 서울파이낸스앤로그룹, 2011,

    22면; 김건식․정순섭, 앞의 책, 11면 등.25) 현행 자본시장법(지배구조규제는 상법 회사편)은 규제대상이 되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 먼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기업의 경우 엄격한 지배구조 요건(사외이사 과반수,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적용하며 소수주주권 행사요건을 완화하는 한편, 정기공시 및 비정기공시·수시공시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다. 다음으로 일반 상장기업(코스피와 코스닥)의 경우 상법상 일반 기업보다 엄격한 지배구조 요건을 부과하고 있고(자산 1천억원 이상일 경우), 정기공시 및 비정기공시·수시공시의무를 지우고 있다. 다음으로 증권을 공모했거나 자산 100억·주주수 500인 이상인 비상장 공개기업(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의 경우 상장기업과 동일한 공시의무(정기공시 및 비정기공시. 거래소 수시공시의무는 당연히 없음)를 부담한다. 마지막으로 소액공모기업의 경우 부실공시에 대하여 자본시장법상 엄격한 민사책임을 적용하지 않고, 정기공시 및 비정기공시의무도 면제한다. 다만 계속적 의무로서 결산후 재무제표만 제출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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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사각지대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집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크라

    우드펀딩 기업과 중개업체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범위 확대는 규제비용의 증가와 규

    제효율성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III. 자금수요자(기업)의 범위와 규제수준

    1. 개인기업에 크라우드펀딩 허용 여부

    크라우드펀딩을 법인이 아닌 개인 기업에도 허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또 그럴 필

    요성이 있는가? 우선 개인사업자와 같은 비법인 기업이 주식과 같은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지를 보면, 현행 자본시장법상으로는 법인 외에 개인도 증권발행을 할 수

    있다. 즉 개인도 개인사업체나 익명조합, 합자조합 형태의 비법인 기업을 만들어 채

    권이나 지분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증권거래법 시절에는 증권의 종류

    가 법인이 발행하는 증권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개인의 증권발행이 불가능했지만 자

    본시장법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개인 기업에 크라우드펀

    딩을 허용할 필요성을 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중 법인사업자는 약 10%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개인사업자이며,26) 크라우드펀딩 이용자가 대부분 창업초기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기업에도 허용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타당할 것이다.27)

    그러나 뒤에서 논의하는 바와 같이 발행증권의 관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법인만,

    그중에서도 주식회사에 한정하는 것이 적어도 초기단계에서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판단된다. 주식회사로 할 경우 영세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문제될 수 있지만, 현

    행 상법에 의하면 과거와 달리 주식회사의 경우도 1인에 의한 설립이 가능하고 최

    저자본금 요건도 없어서 설립비용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별 문제 없다고 본

    다.

    2. 발행증권의 형태

    발행기업의 형태와 별도로 크라우드펀딩을 허용할 발행증권의 형태도 논란이 있

    을 수 있는데, 주식과 같은 전형적인 지분증권 외에 투자계약증권 형태도 인정할

    것인지 여부이다. 기업의 다양한 영업활동중 특정 프로젝트만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고자 할 때 투자계약증권의 필요성이 주로 제기되는 것 같다.28) 그러나 다음과

    26)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89.8%가 개인사업자이며, 10.2%만이 법인사업자라고 한다. 또한

    2011년 10월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조사한 「창업기업실태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의 창업조직형태는 개인사업자가 1,308개(57.8%), 법인사업체가 954개(42.2%)라고 한다. 윤민섭,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제도화를 위한 입법적 제언”, 증권법연구, 제14권 제1호, 2013 (이하 윤민섭 논문

    2로 함), 219면에서 재인용.

    27) 윤민섭, 위의 논문, 220면도 같은 의견. 윤민섭 박사는 개인사업자 외에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기타 비영리

    법인에게도 허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28) 윤민섭, 위의 논문, 2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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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이유에서 투자계약증권에 대해서는 크라우드펀딩을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

    각한다.

    첫째, 투자계약증권은 원래 전형적이고 유형화된 증권이 아니라 비전형적인 자금

    조달구조에 대하여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증권규제를 적용하고자 고안된 개념이다.

    투자계약증권 개념 수립의 효시가 된 미국 연방대법원의 Howey case29)를 보면, 오

    렌지농장의 필지 분할매각과 위탁영농계약에 대하여 각각의 행위는 증권규제 대상

    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두 행위가 결합되는 경우 투자위험이 있고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외형상 부동산거래에 가까운데도 증권규제를 적용하였다. 이와 같이

    투자계약증권은 증권규제를 회피하고자 하는 탈법적인 자금조달 행위에 대한 규제

    가 본질적 기능이다.

    둘째, 기업의 다양한 프로젝트중 특정 프로젝트만을 대상으로 하는 지분증권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당해 프로젝트를 자회사를 설립하여 그리로 영업양도를 하든지

    기업분할을 통하여 분리하든지, 아니면 자기신탁을 설정하는 등 법에서 허용된 구

    조를 통하여 당해 프로젝트 위험과 수익을 기업 자체로부터 분리, 절연하지 않고서

    는 특정 프로젝트만을 대상으로 투자를 한다는 개념은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분증권적 성격을 배제하고 당사자간 계약에 의하여 발행인의 특정

    프로젝트에만 투자하고 이익을 배분받기로 하는 투자계약이 성립할 수 있음을 주장

    하면서, 이 경우 오히려 지분증권적 성격이 없어서 의결권 행사에 의한 경영권 간

    섭이나 주주총회 등의 사무업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투자계약증권도 크라우드

    펀딩 대상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다.30) 그러나 이렇게 되면 프로젝트간 정확한 손익

    의 산정이 어려울 뿐 아니라, 투자자로서는 실질은 지분증권임에도 발행인의 영업

    을 감시하거나 정당한 이익배분을 보장받기가 어렵다. 또한 증권으로서의 유통성이

    거의 없어서 투자금의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분증권성이 없는 투자

    계약은 투자수단으로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회사 설립이

    나 기업분할, 자기신탁 등 투명하고 법적으로 인정되는 독립적인 영업수행 방식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불투명한 방식을 써서 크라우드펀딩에 의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셋째, 증권의 권리행사와 양도 등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예탁결제 대상이 되어

    야 하는데, 현재 예탁결제 대상이 되는 증권은 정형화되고 양도가능한 지분증권과

    채무증권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증권의 발행, 유통, 관리의 표준화와 효율성을

    위해서도 투자계약증권은 배제하고 지분증권만으로 제한해도 충분하다고 본다.

    지분증권중 유통성이 보장되는 등 일반적인 지분증권의 개념에 가장 부합하는 것

    은 사실상 주식회사 밖에 없으므로 최소한 크라우드펀딩 초기에는 발행증권의 형태

    를 주식회사의 주식으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31) 주식 중에서는 경영

    29) SEC v. Howey Co., 328 U.S. 293 (1946).

    30) 윤민섭, 위의 논문, 214면.

    31) 윤민섭, 위의 논문, 206-211면은 상법상 기업형태별로 크라우드펀딩 적합성을 검토하고 결론적으로 익명조

    합과 주식회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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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 안정을 중시하는 기업의 현실을 고려하여 무의결권 우선주를 적극 활용할 필요

    가 있다. 이 경우 무의결권에 상응하는 혜택은 발행인의 재량에 맡기되, 불확실한

    배당우선권 보다는 일정기간이나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부여되는 것이 투자유치에 보다 적합할 것이다. 상환권을 부여하는 것은

    지분증권의 채권화로 인해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창업초기기업에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3. 크라우드펀딩 허용 기업의 업력 내지 규모

    크라우드펀딩 허용 대상기업으로는 대체적으로 업력이 5년 내지 7년 이하인 중소

    기업에 한정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창업지원법에서는 창업기업을 사업개시 후 7년

    이내의 중소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법 제2조제2호). 이 문제는 특별한 통계적 확증

    이 없다면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고 본다. 대형 기업 중심의 자본시장법상 규제체계

    와의 조화를 꾀한다는 관점에서 가급적 업력이나 매출 요건을 제한하여 초창기 창

    업기업에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따라서 설립후 5년 내지 7년 이하로서

    직전년도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으로 한정하고, 업력이나 매출 규모가

    그 이상 되는 기업은 자본시장법상 소액공모 등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한

    다.32)

    그리고 거래소 상장기업(코넥스 기업 포함)과 프리보드 등록기업은 배제하는 것

    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이들 기업은 기존 제도상으로도 자금조달 채널 이용이 가능

    하므로 한정된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대한 잠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 크라우드펀딩 허용 업종

    크라우드펀딩은 기술형 벤처를 최우선적으로 우대하면서 창업지원법상 창업제외

    업종이 아닌 업종으로 규정하는 것이 간단명료해 보인다.33) 수익창출이 목적이 아

    닌 사회적 기업과 불건전 업종은 배제하고, 집합투자기구나 대부업체 등이 크라우

    드펀딩을 이용하여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금융업·대부업도 배제

    할 필요가 있다.

    5. 조달금액 한도

    32) 윤민섭, 앞의 논문 2, 218면은 대기업이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참여하면 홍보효과와 충분한 정보제공 등 긍

    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중소기업에 보다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초기에는 중소기업으로 제한하자는 의견

    이다.

    33) 창업지원법령상 창업제외업종은, 1. 금융 및 보험업, 2. 부동산업, 3. 숙박 및 음식점업(호텔업, 휴양콘도 운

    영업 및 상시근로자 20명 이상의 법인인 음식점업은 제외한다), 4. 무도장운영업, 5. 골프장 및 스키장운영

    업, 6. 기타 갬블링 및 베팅업, 7. 기타 개인 서비스업(산업용 세탁업은 제외한다), 8. 그 밖에 제조업이 아닌

    업종으로서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업종이다. 창업지원법 시행령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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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우드펀딩에 의한 자금조달과 소액공모와의 관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양자

    를 중복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복적 이용관계로 할지, 어느 하나만 활용하

    도록 하는 배타적 이용관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검토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

    본시장법과의 규제 중복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소액공모와 크라우드펀딩을 배타적으

    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즉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는 영세 중소

    기업은 일정기간 소액공모를 불허하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소

    액공모를 이용하는 것은 상관없다. 다만 소액공모를 이용한 기업에게는 일정 기간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타적 이용관계는 소액공모와 크라우드펀딩의 시장을 구분하자는 취지이

    다. 소액공모를 이용할 수 있는 기업은 소액공모시장으로 가서 한정된 크라우드펀

    딩 시장을 잠식하지 않도록 하고, 거기에 가기 어려운 기업은 크라우드펀딩을 이용

    하도록 하여 영세 중소기업에 자금조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다. 이렇게 제한하지 않으면 소액공모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 이어서 크라우드펀

    딩 시장에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는 경우도 가능한데, 이 경우 크라우드펀딩 시장

    의 자금은 영세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있는 소액공모 이용기업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기업이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집할 수 있는 금액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일단 소액공모금액 보다는 적은 금액으로 하는 것이 마

    땅해 보인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액공모에 비해 1인당 투자한도가 설정되어 최소한

    의 투자자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낮다고 볼 수 있으나, 소

    액공모를 이용하는 기업에 비해 크라우드펀딩 이용 기업의 규모가 훨씬 작을 것으

    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훨씬 높을 수도 있다. 따라서 소액공모보다 조

    달금액을 하향하여 연간 5억원 내지 7억원 정도로 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크라우드펀딩을 소액공모와 배타적 이용관계로 설정할 경

    우는 문제가 없으나, 중첩적 이용을 허용할 경우에는 합산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첩적 이용을 허용할 경우 연간 공모금액을 제한하면서 소액공모금액도 합

    산하는 것이 소규모 기업에 대한 투자 위험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할 것이다.

    발행가액에 대한 규제 문제는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크라우드펀딩에 의한 자금모집시에는 높은 가격으로 증권을 발행한 후 벤처캐피탈

    유치시에는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투자자간 형평의 문제와 일반투자자의 지분가

    치 희석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발행가액을 규제할 필요도 있어 보이지만 투

    자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차등화도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발행가액

    은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행가액이 높더라도 조달금액의 한도가 있어

    서 투자자수가 적어지고 보다 위험감수능력이 높은 투자자들만 취득하게 되므로 투

    자자 보호를 위한 위험방지 는 가능하다.

  • - 13 -

    6. 공시 등 제출서류와 공시매체 및 업무처리 지원

    크라우드펀딩의 도입 취지를 감안할 때 공시부담은 소액공모보다 완화되는 것이

    마땅하다. 크라우드펀딩이 허용되는 기업이나 조달금액 제한은 소액공모의 경우 보

    다 이전 단계의 자금조달구조를 상정하고 있고, 투자자 보호에 있어서도 1인당 투

    자한도가 있어서 투자자보호 장치가 어느 정도 있으므로 소액공모보다 공시의무를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공인회계사의 의견이 표시된 결산 재무제표 제출로 충분

    하지 않을까 한다.

    공시매체는 두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펀딩 중개업체 사이트나

    자체 사이트를 통해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당국에서 신고를 받아 공시하

    는 것이다. 전자는 비용이나 부담은 작지만 공신력이나 일관된 관리가 어렵고, 후자

    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공신력과 일관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단점이 있다.

    만약 금융위원회가 아닌 정부당국에서 신고를 받는 경우에는 별도의 공시매체를 구

    축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으므로 이 경우 금융감독원의 DART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 DART 시스템은 금융위원회의 관할 하에 있기는 하나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의 대규모기업집단 계열사(비상장) 수시공시가 DART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

    음을 감안하면 관할 부처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인프라시설을 활용하는 것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창업초기기업의 경우 주주총회,

    명의개서대행 등의 업무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으므로, 이들이 발행한 지분증

    권의 권리행사 및 회사 사무관리 지원을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기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예탁결제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IV.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범위와 규제수준

    1. 중개업자에 대한 규제 원칙

    크라우드펀딩에 있어서는 중개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크라우드펀딩 이용

    기업은 기업의 존속이 상당히 불확실할 만큼 투자위험이 큰데도 투자에 필요한 정

    보의 생산과 제공이 어렵다. 그 정보비대칭의 공백을 중개업자가 채울 것이 요청된

    다. 따라서 중개업자를 통해서만 크라우드펀딩에 의한 자금모집이 허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관점에서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는 인가받은 금융투자업자보다

    영세하더라도 금융규제의 3가지 요소, 즉 진입규제, 건전성규제, 영업행위규제가 다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다.

    금융규제의 3가지 요소 중에서 진입규제는 완화하여 민간의 창발성을 존중하되,

    금융시스템과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는 건전성규제와 영업행위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에 대해서도 진입규제는 가급적 완화하고,

  • - 14 -

    건전성규제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영세성을 감안하여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다만 영업행위규제는 투자자보호를 위하여 인가받은 금융투자업자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2. 진입규제

    자본시장법상으로는 지분증권만을 대상으로 투자중개업을 영위하더라도 10억원의

    자기자본 및 인적·물적 설비 요건 등이 필요하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영세성

    을 감안할 때 현행 금융투자업자들과의 차별화 차원에서 진입요건을 낮출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진입요건으로는 10억원 정도의 자본금 요건만 두고 별도의 인적·물적

    설비 요건은 두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영세 중개업자 외에 기존 금융투자업자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로 허용할 것인

    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 제도 도입에 있어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기

    업의 자금조달 원활화와 투자자보호이고,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자체의 육성은 상대

    적으로 중요성이 높지 않다. 투자자보호와 자금조달 활성화 차원에서는 보다 공신

    력 있는 기존 금융투자업자들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 다만 이 경우 크라우드펀딩에

    특화된 영세 중개업자들의 활동 공간이 축소될 수 있는데, 금융투자업자에 대한 진

    입을 허용하더라도 비용/수익 분석에 따라 초기에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에 참여할

    금융투자업자들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개업자의 육성이 곧 크라

    우드펀딩 활성화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판단되면 적어도 일정기간은 금융투자업자의

    크라우드펀딩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3. 건전성규제

    건전성규제의 기본적 취지는 작게는 특정 금융업자의 파산위험을 방지하여 개별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고 크게는 시스템리스크를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여 전

    체 투자자 보호와 금융․경제시스템의 건전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의 경우 기본적인 영업행위가 단순한 중개에 불과하여 기업 및 투자자

    와의 법적 계약관계가 없고, 청약자금 등의 관리도 제3자에 의한 에스크로제도를

    이용할 경우 파산에 따른 투자자보호 필요성이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일반적인

    금융투자업자에 적용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경영건전성기준 등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규제는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이다.

    4. 영업행위규제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의 기본적 영업행위 양태는 중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본시장법은 중개와 대리, 주선은 투자중개업으로 분류하고, 인수는 투자매매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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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분류하여 규제 수준을 달리한다. 중개에서는 기업과 투자자가 직접적인 법률관

    계를 가지는 것이고 중개업자는 그 거래의 성사를 지원하는 사실행위만을 한다. 이

    점에서 기업이나 투자자를 대신하여 그들의 이름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대리와도

    다르며, 기업을 위하여 중개업자 자신의 명의로 투자자와의 거래를 1차적으로 체결

    하는 모집의 주선과도 다르다. 인수의 경우 기업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중개업자 자

    신이 매수계약의 당사자가 되고, 투자자와의 관계에서는 자신이 매도계약의 당사자

    가 된다는 점에서 중개와는 전혀 다르다. 인수는 말할 것도 없고 대리나 주선의 경

    우도 계약관계에 있어서 법률적인 당사자가 되거나 사실적인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중개업자의 영업행위를 중개로

    제한하는 것이 투자자보호에는 가장 도움이 될 것이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가 집합투자 형식으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한다면 복

    잡한 문제가 생긴다. 집합투자 형식이 되려면 중개업자가 신탁계약 체결 또는 주식

    회사 등 집합투자기구(vehicle)를 설립하고 당해 집합투자기구의 수익증권이나 지분

    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중개업자는 우선 집합투자업자 인가를 받아야

    할 것이고, 기타 자본시장법상의 수많은 집합투자규제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규제

    부담을 감안할 때 거의 대부분의 중개업자는 집합투자 보다는 단순한 투자중개업을

    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법적 규제에 어두운 투자자를 기망하여 집합투자 방식의

    자금모집이 일어날 수도 있으므로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아예 법령으로 크라우드펀

    딩 중개업자는 단순한 투자중개업만 영위할 수 있다는 것과 이러한 사실을 공표토

    록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개업자의 영업행위 규제와 관련하여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

    는 사항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투자권유와 관련하여,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자는 적극적인 투자자문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금융투자업자에

    비해 전문성이 낮고 취급상품은 위험성이 크므로, 소극적인 안내만 수행하도록 하

    여 과장, 오도성 투자권유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정보 공시의무를 부여

    하여 기업의 재무서류를 중개업자가 공시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크라우드펀딩 이용 기업의 속성을 감안할 때 투자위험성에 대한 투자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투자자에 대한 위험고지의무를 부여하여 온라인상 실

    질적인 위험고지가 이루어지도록 자세한 절차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투자를 위한

    참고자료 제공에 있어서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장밋빛 소개자료 보다는 투자위험

    에 대한 교육자료를 중심으로 게시하도록 하고 일정한 투자자교육 절차를 거친 경

    우에만 청약 단계로 진행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청약자금의 관리를 위해서는 중개업자의 영세성과 관리자원의 한계를 감안할 때

    제3자를 통한 에스크로제도가 투자자보호에 필수적이라고 본다. 광고규제의 경우

    중개업자의 영세성을 감안할 때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 가능성이 크지 않으므로 원

    칙적으로 자율에 맡겨도 무방할 것이다.

  • - 16 -

    V. 투자자보호 문제

    1. 크라우드펀딩 투자자의 특성과 투자자보호에 대한 접근방식의 전환

    크라우드펀딩의 투자자는 일반 증권투자자와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주식투자자

    는 시세차익(capital gain)이나 배당 등 투자목적 위주로 투자하는데 반해,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는 당해 기업의 경영에 깊은 관심을 갖는 실질적인 주주이자 후원자이

    며, 당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열렬한 소비자로서 당해 기업에 대한 각별

    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자가 많다. 이와 같이 투자자의 성격이 일반 지분투자자

    들과는 상이할뿐더러, 투자자 피해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미국과 같이 1인

    당 투자한도를 소액으로 제한할 수밖에 없으므로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자보호 필요

    성이 일반 지분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증권의 발행에 대한 엄격한 규제체계 하에서는 소수의 고액 투자자 보호는 가능

    할지 모르나, 창업 활력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하여 경제발전이 더디고 이에 따

    라 전체 국민이 보다 풍요한 경제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크

    라우드펀딩은 투자자에게 수익성 있는 투자상품을 제공한다는 측면보다는 창업기업

    이 다양한 동기를 가진 열성 투자자를 모집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자는 것

    이 근본적인 취지이다.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는 투자이익 획득을 도모하는 투자목적도 있겠지만, 당해 기

    업에 대한 기부 내지 후원, 생산물에 대한 장기 안정적인 소비 등 다양한 목적을

    보유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동기를 배경으로 특정기업에 대한 투자위험을 감수

    하는 열성적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동원하여 창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경제 활성화

    를 도모한다는 프레임웍으로 전환하는 것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투자자보호는 소액의 투자한도 설정과 투자교육과 위험고지 강화로

    원천적으로 낮추고, 일반적인 투자자보호 장치는 대폭 완화하여 소수의 위험 투자

    자들의 자발적 위험 감수 하에 활발한 창업지원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2. 투자자보호 장치

    크라우드펀딩에서 투자자보호 문제는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일반적인 증권공모

    의 경우보다는 크지 않다 하더라도 여전히 투자자보호 문제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자금조달을 하는 기업이 상당히 리스크가 큰 영세 중소기업이고, 초기에 투자사기

    나 연속적인 투자실패가 있을 경우 크라우드펀딩의 발전에 큰 저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크라우드펀딩에 의한 자금조달 자체를 억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자보호 장치를 다각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투자중개업자를 통한 투자위험의 적극적 고지와 실질적인 투자자교육이 절

    실히 요구된다. 크라우드펀딩에 따른 투자는 조기에 100% 손실이 날 가능성이 상대

  • - 17 -

    적으로 높다는 점, 유통성이 제한되어 자금회수가 곤란한 점 등에 대한 고지가 명

    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투자중개업자를 통한 심도 있는 투자자 교육 또한

    이루어져야 한다.

    청약절차에 있어서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는, 크라우드펀딩의 공모기간을 최소한 1

    주 이상을 두도록 하고, 당해 공모 건에 있어서는 모든 청약자에게 동일한 발행가

    액을 적용하도록 하여 투자자들의 조급한 청약을 방지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

    모기간 종료 시까지는 투자자가 언제라도 조건이나 불이익 없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투자자의 청약자금 관리를 엄격히 하여 청약자금을 공모기업이나 중개업자와 같

    은 이해당사자가 아니라 금융회사 등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을 통한 에스크로제도

    를 통하여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자금조달 기업의 사기적 행위나 부실표시 등에 의한 부당한 손해에 대하여

    민사구제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보호를 위해서

    는 자본시장법 제125조(부실한 발행공시에 대한 민사책임)를 준용하는 것이 바람직

    하겠으나, 동조는 소액공모의 경우에도 적용되지 않는 엄격한 책임이다. 소액공모기

    업보다 영세한 초기창업기업에게 이를 묻는 것은 소송제기 가능성만으로도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민사구제 보다는 고의 내지 중과실에 의한 사기적 행위

    에 대해서 형사처벌을 통하여 예방효과를 도모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3. 자금공급자(투자자)의 범위와 투자금액한도 등의 규제수준

    크라우드펀딩의 투자자 범위는 전문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투자대중에게도 별다른

    제한 없이 개방하는 것이 마땅하다.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크라우드펀딩의 투자자

    는 당해기업의 열성적인 후원자, 실질적 주주 및 상품의 소비자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목적 위주의 전문투자자 보다 일반 투자자가 오히려 크라우드펀딩에 더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에서 투자자보호를 위한 핵심장치이자 크라우드펀딩이 일반 자금조

    달과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이 바로 투자자의 투자금액에 대한 한도 설정이

    다. 즉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자금조달 기업은 영세 중소기업 내지 창업초기기업으

    로서 일반적인 증권 공모기업에 비해 투자위험이 현저히 크기 때문에 아예 일반투

    자자의 투자금액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분투자형 크라우

    드펀딩에 관한 최초의 입법인 미국의 잡스법이 이러한 접근방식을 취하면서 투자금

    액 한도 규제는 크라우드펀딩 규제에서 핵심적인 사항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크라우드펀딩의 투자한도를 얼마로 할 것인가를 논하기 전에 먼저

    미국 잡스법상의 투자한도 규제와 미국에서의 논란을 살펴본다. 미국 잡스법은 투

    자자 1인당 투자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문제는 관련되는 2개 조항이 상충되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이로 인하여 총투자한도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

  • - 18 -

    먼저 잡스법 §4(6)(B)에 따르면, 연소득 또는 순자산이 10만불 미만일 경우 투자자

    의 소득이나 순자산에 비례하되 연간 2천불을 상한으로 하여 5% 범위 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 그리고 연소득 또는 순자산이 10만불 이상일 경우는 소득이나 순자산에 비

    례하여 연간 10% 범위 내에서 투자 가능하되 10만불을 상한으로 하고 있다. 즉 이

    조항에 따르면 투자자 1인당 투자한도는 투자자 1인이 모든 발행기업을 합산하여

    연간 투자할 수 있는 총투자한도가 아니라, 투자자 1인이 특정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연간 한도만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잡스법 §4A(a)(8)을 보면,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로 하여금 투자자가

    “모든 발행인으로부터, 총 합산하여(in the aggregate, from all issuers)” 매입한 것

    이 §4(6)(B)에 따른 투자한도를 넘지 않도록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34) 일부에서

    는 이 조항의 취지를, 투자자 연간 모든 발행인(수요자)으로부터 총 합산하여 주식

    등을 매입할 수 있는 한도를 중개인(크라우드펀딩 포털)이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부

    여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4(6)(B)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1인당 모든 기업으로부터의

    매입을 합산하는 연간 총투자한도가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

    (SEC)는 크라우드펀딩에 관한 규칙을 2012년 말까지 제정하도록 법에서 요구되었음

    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규칙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서, 투자한도를 놓고 잡스법상

    의 상충되는 조항이 어떻게 정리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에 계류중인 2개의 관련 법률 개정안은 이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무위원회 신동우 의원안은 연간 총투자한도를 두고 있는 반면,35) 산

    업통상자원위원회 전하진 의원안은 총투자한도를 두지 않고 개별 기업별 한도만 두

    고 있다.36) 이에 따라 신동우 의원안은 모든 발행인에 대한 누적투자한도를 검증하

    기 위한 중앙기록관리기관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전하진 의원안은 그러한 한

    도 체크가 필요 없기 때문에 중개업자로 하여금 당해 기업에 대한 투자한도 초과를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한 검토를 위하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크라우드펀딩에 관한

    규칙 제정을 위한 의견수렴에 접수된 코멘트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면,37) 대부분의

    코멘트에서 연간 총투자한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가운데 일부에서 연간 총투자한도

    가 있다는 의견도 보인다.38) 그러나 유력한 반대 의견도 있는데, ‘전미변호사회 기

    34) JOBS ACT SEC. 4A. REQUIREMENTS WITH RESPECT TO CERTAIN SMALL TRANSACTIONS.

    (a) Requirements on Intermediaries- A person engaged in the business of effecting transactions in

    securities for the account of others pursuant to section 4(6) shall--

    (8) make such efforts as the Commission determines appropriate, by rule, to ensure that no

    investor in a 12-month period has purchased securities offered pursuant to section 4(6) that,

    in the aggregate, from all issuers, exceed the investment limits set forth in section 4(6)(B);

    (각주는 필자가 추가함. 이하 생략).

    35) 소득증명이 가능한 투자자는 모든 발행인에 대한 연간 누적투자금액 한도가 2천만원이하이고, 소득증명이 없

    는 투자자는 1천만원이하로 되어 있다.

    36) 구체적인 투자금액 한도는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데 신동우 의원안과 같은 모든 발행인에 대한 누적투자

    금액 한도는 없고 동일 자금수요자에 대한 투자한도 초과 금지규정만 두고 있다.

    37) http://www.sec.gov/comments/jobs-title-iii/jobs-title-iii.shtml 참조.

    38) The Ohio Department of Commerce Division of Securities Comments, January 9, 20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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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법분과 연방증권소위원회(ABA Business Law Section Federal Regulation of

    Securities Committee)’가 제출한 코멘트를 보면 §4(6)(B)의 기업별 한도를 규정함에

    따라 §4A(a)(8)에서 중개업자로 하여금 한도를 체크하라는 것은 기업별 한도이지 모

    든 기업을 포괄한 총투자한도를 체크하라는 것이 아니므로, §4A(a)(8)은 §4(6)(B)의

    기업별 한도와 별도(substantive)의 총투자한도를 부과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39)

    그리고 여타 많은 설명자료 등이 기업별 한도만 언급하고 있지 총투자한도에 대

    해서는 언급이 없는데, 총투자한도를 인정한다면 이는 매우 중요하므로 반드시 언

    급되어야 할 것임에도 언급이 없다는 것은 대체로 기업별 한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영문 해석상으로도 이것이 모든 기업을 포괄한 총투자

    한도를 말하는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 기업별 한도를 체크할 때 그저 모

    든 기업에 대해서 체크하라는 것이지, 꼭 모든 기업에 투자한 것을 합계해서 그 이

    상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라는 것으로 해석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 1인당 연간 총투자한도를 설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먼저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 행사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 될 수

    도 있다. 모든 기업을 포괄하는 1인당 연간 총투자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율

    적 위험감수 결정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후견적 개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

    어 로또복권이나 마권 등 도박 상품이나 향정신성의약품 등 사행적이거나 위험한

    상품에 대하여 피해 예방을 위하여 1회 구매한도는 정하여도 일정기간 1인당 총투

    자한도에 대한 규제는 없다. 이는 총투자한도 규제가 비용 면에서 큰 부담이 될 뿐

    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 행사에 대한 과도한 억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

    다.

    그리고 1인당 연간 총투자한도를 설정하는 경우 검증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상당

    한 비용이 소요되고, 개인정보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사생활 침해가 초래될 수도

    있다. 총투자한도를 제대로 준수하기 위해서는 모든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 및 소

    액공모를 중개·주선한 모든 금융투자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별 투자 정보를

    합산하여야 하는데 이 경우 동 정보교환 및 집중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비

    용과 업무부담이 초래될 것이다.40) 또한 개인의 투자정보가 종합 집계되어 사생활

    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될 수 있고 정보 누출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41)

    Available at http://www.sec.gov/comments/jobs-title-iii/jobstitleiii-199.pdf ("Section 4A(a)(8) makes

    clear that the maximum amount of securities that an investor can purchase from all crowdfunding

    issuers, regardless of the type of security or manner in which those securities were offered to the

    investor, may not exceed the dollar limits established in Section 4(a)(6)(B)"). 미국 증권업협회

    (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 FINRA)도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같은 의견이다. FINRA,

    Regulatory Notice 12-34, July 2012, 각주 5) ("These aggregate amounts limit an investor’s total

    crowdfunding purchases from all issuers in a 12-month period"). 한편 두 조항이 상충되어 입법의도가

    불명확하다는 중립적인 코멘트도 있다. Navid More(변호사) Comment, June 24, 2012. Available at

    http://www.sec.gov/comments/jobs-title-iii/jobstitleiii-93.htm.

    39) http://www.sec.gov/comments/jobs-title-iii/jobstitleiii-227.pdf 각주 9).

    40) 신동우 의원안은 크라우드펀딩 증권의 발행한도 및 투자한도의 관리업무, 투자자명부의 작성과 관리업무 등

    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앙기록관리기관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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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투자한도 규제가 없더라도 투자자피해는 근원적으로 차단 내지 감소가 가능하

    다. 즉 발행기업의 모집가능 금액이 소액공모보다 적은 소규모로 제한되어 투자자

    들의 큰 피해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총투자한도가 아니라 공모건별 내지 발행기

    업별 투자금액 제한으로도 그 한도가 크지 않아 투자자들의 피해는 상당히 방지되

    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SEC의 규칙이 최종 발표되어야 총투자한도의 존재 여부가 확실

    해질 것이지만, 설령 SEC가 총투자한도를 인정하더라도 SEC의 성격이 투자자보호

    에 치중하는 기관임을 감안하면 굳이 우리 법에 그대로 수용하여야 할 필연성은 약

    하다고 본다. 따라서 투자자 1인당 총투자한도는 인정하지 않고 개별 기업별 투자

    한도만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별 투자한도는 소득이나 자산 규모에 따라 투자금액을 차별화하는 것이 합리

    적이다. 다만 입증의 비용을 고려하여 공모건별 또는 발행기업별 최소 투자한도를

    설정하고 동 한도 내의 투자금액일 경우 입증을 면제하도록 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공모건별로 소득증빙 없는 투자의 경우 100만원~300만원과 같은 최저금

    액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소득증빙을 하는 경우 투자금액의 상향을 허용하는

    것이다. 물론 전문투자자는 투자한도 제한 없이 허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투자자 1

    인당 기업별 연간 투자한도는 소득에 따라 차별화하되 발행기업별 최대 1천만원 정

    도로 설정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4. 전매제한 내지 중간회수시장의 문제

    미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1년 내에는 전매를 제한하나,42) 투자자 보호와 투자 활

    성화를 위해서는 자유로운 양도를 보장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초기창업기

    업에 대한 과도한 투기적 관심을 억제하고, 당해 기업에 대한 열성적인 후원자로서

    단순한 투기자가 아니라는 투자자 속성을 감안할 때, 일정기간 전매제한은 크라우

    드펀딩의 기본 취지 및 투자자 속성을 고려할 때 합리성이 있다. 그러나 계속적인

    전매제한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결국 자유로운 양도가 가능한 유통채널을 둘 필요

    가 있다.

    크라우드펀딩 기업의 지분증권 유통을 위해서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를 통한

    장외거래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기업과의 긴밀한 관계, 중개업자의 수

    익원 창출 지원 등의 면에서 이들을 통한 장외거래가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투자업자의 중개를 통한 장외거래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크라우드펀딩

    41) 앞에서 언급한 ‘전미변호사회 기업법분과 연방증권소위원회의 코멘트에서는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한도를 체

    크하기 위하여 중앙집중 DB(central database)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정보보호나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여 투자자의 투자한도준수 확약서(self-certification from investors)로 대체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ABA, 앞의 코멘트, 각주 10).

    42) 잡스법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을 위해 발행된 증권의 매수자는 매수일로부터 1년 동안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 다만, a) 해당증권의 발행자, b) 전문투자자, c) 매수자의 사망․이혼 등에 따라 증권을 양도하여야 할 매수자의 가족구성원에게는 양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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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개업자 또는 금융투자업자의 중개 방식은 자본시장법상 무허가 시장개설 금지43)

    준수를 위하여 단순 중개방식, 즉 거래 당사자간 직접 결제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

    다. 거래소나 조직화된 장외시장 이용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크라우드펀딩

    이용 기업의 높은 위험성을 감안할 때 이들 시장이 위험 증권의 유통에 직접 관여

    하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VI. 결론

    크라우드펀딩, 특히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창업지원에 의한 경제활성화와

    투자자보호라는 대립되는 가치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문제이다. 사실 이러한 대립과

    이에 대한 조화의 모색은 크라우드펀딩 이전부터 현대 증권법의 기본 과제이기도

    하다. 경제활성화만 도모하면 버블로 이어지기 쉽고 버블이 터진 후에는 일반 투자

    자의 눈물과 한숨만 남는다. 투자자보호에만 치중하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이

    출현하기 어렵다. 양자의 균형과 조화야 말로 현대 증권규제체계의 수립과 발전에

    가장 핵심적 고려사항일 것이다.

    역사 속에서 우리는 자본시장이라는 새는 기업과 투자자라는 두개의 날개가 제대

    로 그 역할을 할 때 활기차게 날 수 있다는 것과, 어느 한 시기에 한쪽으로 치우칠

    수는 있어도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체계는 경제 활성화와 투자자보호라는 대립되는

    2개의 가치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점으로 회귀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중 가장 연약한 영세 중소기업이나 창업초기기업이, 투

    자자는 자기보호능력이 떨어지는 일반투자자가 서로 직접 대면하는 금융수단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금융수단이나 기법보다 경제 활성화와 투자자보호라는 상반되는 가

    치의 조화가 어려워 보인다.44)

    이 논문은 그 양대 가치의 조화와 균형을 모색하면서 우리나라에 지분투자형 크

    라우드펀딩의 도입방안 내지 규제체계 수립방안을 제시하였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는 위험기업이라 할지라도 널리 일반 대중으로부터 증권발행에 의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현행 자본시장법상의 엄격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고 하였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기업별 자금모집 한도 및 투자자별 투자한도를 설정하여 원천적인

    투자자보호 장치를 취하자고 하였다. 또한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하여 중개업자

    를 통해서만 자금모집을 허용할 것과 중개업자에게 투자자에 대한 위험고지와 교육

    실시 등 핵심적 역할을 하도록 하자고 하였다. 아무쪼록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잘 도입되어 1999년~2000년의 벤처기업의 영광이 이번에는 투자자의 눈물과

    한숨 없이도 다시 한 번 재현되기를 희망한다.

    43) 자본시장법 제373조 (무허가 시장개설행위 금지) 누구든지 이 법에 따른 거래소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금

    융투자상품시장을 개설하거나 운영하여서는 아니 된다.

    44) Bradford 교수도 이러한 조화와 균형을 강조한다. 만약 SEC가 투자자보호만 신경 쓴다면 크라우드펀딩은

    고비용구조로 인해 유명무실해 질 것이며, 그렇다고 투자자보호를 무시한다면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강력한

    역풍이 불 것으로 우려한다. Bradford, 앞의 논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