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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외래어 샤용 실태와 순화 방안】

외래어의 순화 방안과 수용 대책

송철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문제 제기

외래어란 외국어로부터 들어와 자국어에 동화되어 자국어로 사용되는 어

휘들을 일걷는다. 외국어로부터 들어오는 언어 요소에는 어휘적 요소 이외

에 문법적 요소도 있으나 외래어와 관련하여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어휘적

인 요소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주로 어휘적 요소로서의 외래어에 대해서

논의하기로 한다.

외래어는 외국 문화, 외국 문물과의 접촉에서 생긴다. 외국 문화, 외국 문

물과 접촉하다 보면 자연히 그와 관련되는 외국어가 따라 들어오게 마련인

데, 이들 외국어가 일반화되면 외래어로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강신항

1983). 이러한 외래어는 다과의 차이는 있으나 세계의 어느 언어에나 다 있

게 마련이다. 어느 민족이든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로 살아갈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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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화 접촉의 당연한 결과인 이 외래어의 존

재는 그 민족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고립되어 있지 않았었다는 것을 보여 주

는 징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외래어의 존재 자체를 무조건 부정

적으로 보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외래어는 대개 언어의 실제적 필요성에 의

해 들어온 것으로서 자국어의 어휘를 풍부하게 해 주고 그 언어의 표현에

신선감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언어도 외래 요소가 너무 많아지면 그 본

래의 생명력에 이상이 생기며 원활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외래 요소의 범람은 그것을 사용하는 민족의 정신을 흐리게 한다. 이리하여

19세기 이래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자기 언어 속의 외래 요소를 적절히 제

한해야겠디는 생각이 생겼고 이것을 실천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

이다(이기문 1976).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해방 이후 일본어의 잔재를 몰아내기 위한 국어 순

화 운동이 있은 이래 국어에서 외래 요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리하여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서구어계

외래어, 특히 영어계 외래어가 늘어만 가고 심지어는 일상 언어 생활에서 외

국어가 남용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외국어 및 외래어의 남용 실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순화 방안과 대책을 제시해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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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래어의 수용 방식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모든 경우에 다 통일한 것은 아니다. 거기에

도 몇 가지 다른 방식이 있다. 먼저 원어의 어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음역

차용(音譯借用)과 그 외국어의 의미를 자국어로 번역하여 받아들이는 번역

차용(廳훌借用)이 있다. 예컨대 ‘relay’를 ‘릴레이’로 받아들인다면 음역차용

이 되는 셈이고 ‘이어달리기’로 번역하여 받이들인다면 번역차용이 되는 것

이다. 일본어 ‘h 1) 'fL’를 ‘와리H씨’로 받아들이면 음역차용이고 ‘나무젓가

락’으로 받아들이면 번역차용이다. 국어의 경우에는 한자어가 상당한 세력

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한자어로 번역하여 차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위의

‘re녀y’를 ‘계주(繼走)’라고 번역하여 받아들이는 경우가 그런 예이다. 국어의

경우 순수 고유어로의 번역차용보다는 한자어로의 번역차용이나 한자어 요

소와 고유어 요소가 섞인 흔종 번역차용이 훨씬 많은 편이다. 경우에 따라서

는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음역차용한 외래어와 번역차용한 외래어가 공존할

수도 있다. 외래어 문제에 있어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음역차용한 것들

이다. 외래어를 순화한다는 것은 결국 음역치용한 것을 고유어(또는 한자

어)로 번역차용하자는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한편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통로가 직접적이냐 간접적이냐에 따라 직접차

용과 간접차용이 있을 수 있다. 원어로부터 직접 받아들이는 경우가 직접 차

용이고 디른 언어를 한 번 거쳐서 차용하는 경우가 간접차용이다. 국어의 경

우 간접차용은 중국과 일본을 통해서 이루어졌는데, 개화기 이전까지는 중

국을 통해서였고 개화기 이후는 대체로 일본을 통해서였다. 중국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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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차용한 대표적인 예들로서는 불교 관계 용어틀을 들 수 있다. ‘아미타

(阿弼院) , 석가(l歡) , 열반(찮짧)’ 등은 중국에서 산스크리트어로부터 음역

차용한 것을 우리가 다시 차용한 것이며 ‘법계(法界) , 중생(짧生), 귀의(歸

依) , 공양(供養)’ 등은 번역차용한 것을 우리가 다시 치용한 것이다(남풍현

1985). 이들 외래어들은 우리가 산스크리트어로부터 직접 받아들인 것이 아

니라 중국을 거쳐서 받아들인 것이므로 간접차용한 외래어들이라 할 수 있

다 개화기 이후 해방 전까지는 서구의 외래어들이 일본을 경유해서 들어오

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여기에도 일본이 음역차용한 것과 번역치용한

것이 있다. ‘철도(鐵훌 r외lway) , 비행기(飛쩌幾 aeroplane), 기차(汽車,

때1) ’ 등은 일본에서 번역차용한 것을 우리가 그대로 들여와 한국 한자음

으로 읽는 경우이고 ‘고뿌(cup) , 도라무(따urn) , 도락구(truck) , 잠바

(jurn~r) , 남바(nurnær) , 마후라(muffler) , 뺀쓰(때않) , 쓰레빠(돼p~r) ’

등은 일본에서 음역차용한 것을 우리가 다시 차용한 것이다. 이들은 일본어

를 통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일본어의 음운구조가 반영되어 있다. 해방 후 이

들에 대해서 직접치용이 이루어지자 간접차용어와 직접차용어가 공존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고뿌/컵, 도라무(통)/드럼(통), 도락구/트럭, 잠

Hν점퍼, 남배넘버, 마후라/머플러, 뺀씌팬티, 쓰레빠/슬리퍼. 일제의 잔재

를 청산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면서 일본을 통해 들어온 간접차용어(특히 음

역차용어)들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경향이 있으나 어쨌든 그러한 공존은 결보

바람직한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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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외래어 λ냉상의 문제점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외래어란 어느 언어에나 있는 것으로서 그 존

재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래어 문제의 심각성이

자꾸 제기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외래어 문제에 대해서 적절한 대처 방

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언어 생활에서 외래어 사용상

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를 정확히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외래어 사용상의 문제점으로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외래

어의 남용이고 다른 하나는 외래어의 오용이다. 남용과 오용, 두 가지 문제

중에서 현재 우리에게 더 심각한 것은 남용의 문제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주로 남용의 문제만을 언급하기로 한다.

우리가 흔히 ‘외래어 남용’이라고 했을 때 거기에는 단순히 외래어의 사용

문제만이 아니라 외국어의 사용 문제까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이다. 사실 외래어의 사용은 언어 생활의 실제적인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외국어의 사용은 그러한 긍정적인 측면이 전

혀 없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외래어와 외국어는 어떻게 다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

외래어는 고유어와 함께 자국어의 일부이지만 외국어는 자국어의 일부가 아

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실제의 문제에 들어가면 어디까지가 외

래어이고 어디까지가 외국어인지를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대체로 외래

어와 외국어를 구별하는 기준으로서 1) 동화의 정도 2) 국어 문장 속에서의

자연스러움의 정도, 3) 외국어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 4) 우리 사회에서 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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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이는가 그렇지 않은가 등을 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기준 역시 각자의 입장

에 따라서, 또는 분야에 따라서 일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그렇

게 간단하지는 않다. 여기서는 일단 문장이나 구 단위의 외국어, 국어에 이

미 존재하는 단어를 젖혀 두고 그에 해당하는 외국어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를 외국어의 사용이라고 보고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 예컨대 신문의 부문

제목을 ‘굿모닝 이코노미’라고 한다든개 남의 부인이나 자기 아내를 ‘와이

프’라고 한디든71-. ‘기분이 좋다’라고 할 것을 ‘기분이 나이스하다’라고 하는

경우 등을 외국어의 사용으로 간주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들은 불필

요하게 사용되는 외국어이지 외래어일 수는 없다.

위와 같이 불필요한 외국어를 사용히는 예로서는 다음과 같은 경우들을

들 수 있다. 먼저 외국어 문장이나 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로서 빙송 프

로그램의 제목이나 신문기사의 제목, 상호명 등을 들 수 있다. 몇 예씩만 들

어 보기로 한다.

〈방송 프로그램 제목〉

굿모닝 닥터, 굿모닝 코리아 슈퍼 선데이, 테마 게임, 스타 퀴즈 쇼.

<뉴스 프로그랩의 제목〉

KBS 뉴스 네트워크 KBS 뉴스 라인. MBC 뉴스 데스크, MBC 뉴스

레이더. SBS 뉴스 라인. SBS 뉴스 타임,

< 신문의 부문제목〉

굿모닝 스포츠、 굿모닝 이코노미, 패션 & 스타일, 리빙 스타일

(Li따ng Style). 사이버 피플, 채널 리뷰.

〈상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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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미 탠더(IρIve rne tender) , 블랙앤드 화이트(b벼ck and white),

위아더월드(We are the world) , 인마이메모리(In my meory) ,

〈방송〉

아이 러브 유, 오 마이 갓, 컴 백 홈, 하이 에브리바디, 룩 어라운드 비

〈컴퓨터 통신〉

How to, Network User, TI여ay’s Focus, My Favorite.

위에 제시한 예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이러한 외국어의 남용은

일반인들로 하여금 일상 생활에서 외국악를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

로 인식하게 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우리의 언어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특히 방송의 프로그램 제목이나 신문의 부문 이름,

상호 상표 이름 등은 그 사용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노래

제목을 영어로 불이는 경우까지 나타나고 있다. ‘We are the future,

G뼈bye yesterday, Corne back horne, 1ρnely night' 등이 그러한 예이다.

노래 제목을 영어로 붙이는 이러한 경향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가요에

서 나타나기 때문에 아직 사리분별이 확실하지 않은 그들로 하여금 외국어

의 사용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다. 위와 같은 예들은 너무

지나친 외국어 사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단어 차원의 외국어 사용의 예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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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이름〉

η1Ìs(디스), Omars떠rif(오마샤리프), GET2(켓투) 등.

〈잡지 이름〉

Let's( 렛츠), école(에꼴), 우먼센스 뉴스플러스 등.

〈가수 (그룹) 이름〉

Ref, 영턱스 클럽,DJ. αχ, NRG, U - BES, 터보 젝스키스 등.

〈방송〉

전 원래 논블한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릴렘슨되게 부드럽게 풀어요

복의신한매력이 있다.

잘 선폭투해서 좋은 결과 법시다

〈신문〉

미국 원정대의 담담였던 마이클 싱클레어에게,

주심이 야구 룰만 제대로 숙지했다면,

이런 업체는 대체로 오넌의 독단 경영이 없다.

〈잡지〉

같이 업으면 캔조월하고 활동적인 의민죄를 만드는 첸르 무늬 ...... 첸

르 무늬는 언제나 사랑받는 악와훨이다. 평범한 깃을 돼닌죄한 느낌으

로 솔란드 닌투를 발랄한 감각으로 만들어 ~앞젝크가 돋보이는 란

훈드 네크 스웨터, 밝은색 모자와 콕딘해 캔줌월하고 활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컴퓨터 통신〉

흠트레이딩, 글로벌/로밍, ACROPOLIS, ME뼈ERSHIP - KIT

이벤트 둘! - “빅3 - TOUR CONCERT!"

파일 download 및 upload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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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의 순화 방안과 수용 대책 29

이상의 예들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언어 생활에서 외국어 단어들이 얼

마나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세계화니 뭐니 해서 영어의

조기 교육이 강조되고 영어의 필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이러한 현

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더 염려스러운 것은 앞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담배 이름을 외국어로 붙이는 현상이다(πllS. omars떠rif.

GET2). 우리 나라에서의 담배 생산은 국영기업에서 이루어지는바 이러한

국영기업에서 나오는 담배의 이름이 외국어로 불여지고 있다는 것은 정부가

상품의 이름을 외국어로 붙여도 좋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 되

기 때문이다. 이는 또 한편으로는 정부 부처 간에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한쪽에서는 국어 순화를 위해서 상당한 노

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전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서 살펴본 외국어의 사용도 문제지만 외래어의 사용비율이 너무 높

다는 것도 문제이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텔레비전 방송 제목 중 외래어

(혹은 외국어)로만 되어 있는 것이 껑.7%. 외래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40.3%라고 한다. 결국 외래어를 포함하고 있는 제목이 전체의 63.2%를 차

지하고 있는 셈이다. 컴퓨터 통신 메뉴의 경우 순외래어(외국어)가 12.2%.

외래어가 섞인 것이 34.8%. 도합 47%가 외래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조

사되었다. 상호의 경우에는 업종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데, 경양식집의 경우

77.4%. 미용실의 경우 9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식 음식을 취급하는

곳에서 외래어의 사용이 현저함을 볼 수 있다.

외래어의 사용 실태는 물론 분야별로 좀더 광범위하게, 그리고 외래어를

몇 가지 부류로 세분해서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어에서 기원하여 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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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새국어생활 제8권 제2호(’98년 여름)

에서 사용되고 있는 외래적인 요소들을 국어 순화의 관점에서 몇 가지 부류

로 나누어 본다면 디음과 같이 분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순화 대상이

되는 어휘를 그대로 사용하는 부류, 둘째, 순화 대상 어휘와 순화한 어휘를

모두 쓸 수 있는 부류, 셋째, 될 수 있으면 순화한 어휘를 쓰도록 되어 있는

부류, 넷째, 순화한 어휘만 쓰도록 되어 있는 부류, 다섯째, 외국어를 단순히

발음에 따라 국어 표기로 바꾸어 놓았거나 아예 외국 문자로 표기한 부류

등이다. 이들 가운데에서 첫째 부류와 둘째 부류에 속하는 외래어들은 국어

어휘의 일부로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외래어의 남용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외래어의 남용은 셋째, 넷째, 다섯째 부류에 속하는 외래

어를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정도가 가늠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외래어 남용의 실상이 정확하게 파악되어야 국어 순화에 대한 적절

한 방안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4. 외래어 순화 방안

외래어를 순화한다는 것은 결국 외래어를 국어로 바꾸자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는 모든 외래어를 국

어로 바꾸려고 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국어로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외래어를 무리하게 국어로

바꾸려 하면 신조어의 대량 생산을 초래하여 국민들의 언어 생활에 오히려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라디오、 버스 택시’ 등을 고유어

로 바꾸려 한다면 그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이들 단어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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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의 순화 방안과 수용 대책 31

국어 어휘의 일부로 정착되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국어로 순화할 때에 언중들의 언어감각에 맞게 순화해야 한디는

것이다. 해방 이후 국어 순화 운동이 계속되어 왔지만 그것이 만족스럽게 성

공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는 언중들의 언어감각을 무시하고 한자어 혹은

외래어를 억지조어식의 국어로 바꾸려 한 데 있다. ‘자외선’을 ‘넘보라살’,

‘공처7F를 ‘아내무섬쟁이’, ‘러시아워’를 ‘몰림때’로 바꾸려 했던 예들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어떻게 하는 것이 언중들의 언어감각에 맞게 하는 것인지는

많은 연구를 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순화안들 중에서 언중들이 잘 받아

들였던 예들(소매치기, 도시락, 새치기, 마름모꼴 등)과 그렇지 않았던 예들

(넘보라살, 아내무섬쟁이, 몰립때)을 면밀히 비교 검토해 보면 순화의 방향

과 순화의 정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가닥이 잡힐 것으로 생각된다. 대체로

어색하지 않은 국어로 고쳐 쓸 수 있는 것부터 고쳐 쓰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일반 언중이 해당 외래어보다 순화안이 쉽다고 느낄 수 있는 것부터

고쳐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억지조어식으로 무리하게 순화를 하려 들면 언

중들에게 국어 순화 문제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국

어 순화 문제 자체가 언중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었다.

셋째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것, 국어에 덜 동화된 것부터 순화해야 한

다. 일에는 완급의 순서가 있어야 할 것이므로 외래어 순화에 있어서도 그러

한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조사된 외래어들을 국어에 동화된 정도에 따

라 몇 등급으로 나누어서 차례차례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 들어오는 외래어부터 순화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직 정착이 멀 ‘된

것일수록 순화의 효과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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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새국어생활 제8권 제2호(’98년 여름)

넷째는 같은 외래어라도 반복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이 있을 수 있는데, 반복적으로 자주 사용되는 것, 또는 자주 사용될 것부터

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상호의 경우 업종을 나타내는 외래어들은

다수의 상호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므로 이런 것들부터 순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순화에 일정한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일을 순차

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변 이런 면에서의 우선 순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같은 노력을 들이면서 좀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외래어를 국어와 1:1로만 바꾸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동일한

형태의 외래어가 분야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도 있는바 순화를 할

때는 그러한 다양한 의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

으면 순화안이 언중들로부터 호응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다. 의미를 정확히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섯째는 우리 선조들이 외래어를 받아틀일 때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참

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종’(鐘)이 우리 나라에 처음 들어왔을 때, 우리

선조들은 이것을 ‘쇠릎’(쇠북)이라고 하였다. 북처럼 쳐서 소리를 내는 것인

데 쇠로 된 것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이 단어는 15세기까지도 쓰였었다.

한편 1890년에 나온 〈韓英字典〉에서는 ‘butter’를 ‘소첫기 롬’, ‘ch였E’를 ‘소

첫메쥬’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國漢會語> ( 1895)에서는 ‘기선’(汽船)을 ‘김

배’라고 하고 있다. 이런 예들을 통해서 우리 선조들도 그렇게 적극적이었다

고는 할 수 없지만 외래어를 국어로 번역해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예들을 좀더 많이 찾아서 참고하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밖에 순수한 동식물들의 이름을 분석해 보고 참고해 보는 것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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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의 순화 방안과 수용 대책 33

려해 볼 만한 일이다. 이러한 동식물 이름은 한자어나 외래어를 거의 모르는

일반 언중들이 만들어 낸 것들이라는 점에서 그 속에는 일반 언중들의 고유

어에 대한 조어법적 인식이 숨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지혜를 본

받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일 수 없다.

5. 외래어 문재에 대한 대책

앞에서 살펴보았던 바와 같이 현재의 우리 언어 생활에서 외국어 및 외래

어가 남용되고 오용되는 실태는 상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

러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엇인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외래어 문제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전혀 부재했던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은 관심과

대책이 충분하지 못했음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 다음에서 우리는 지금까

지 제시되었던 여러 제안들을 종합하여 외래어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을 제시해 보기로 하겠다.

언어의 네 주체는 정부, 언론, 학계, 민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외래어 문

제는, 다른 언어 문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위의 네 주체가 다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

제인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외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 주체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해 보기로 하겠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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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것이다,

첫째, 외래어에 관련된 법령을 구체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현재의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는

“광고물의 문지는 한글 맞춤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외래어 표기법 등

에 맞추어 한글로 표시함올 원칙으로 하되, 외국문자로 표시할 경우에는 특

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한글과 병기하여야 한다." (제4장 제13조 1항)

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이 법률 조항에는 표기에 관한 규정만 있는 셈이어

서 외래어 · 외국어로 이름짓는 것을 제약할 수가 없다. 옥외 광고물에 외국

어나 불필요한 외래어가 남용되는 것을 제약할 수 있는 내용이 추가되어야

할것이다.

[상표법 시행 규칙]에는

“국어로 기재되지 아니한 경우 상표 등록의 출원을 인정하지 않는다"

(제2조 1항 3호)

는 조항이 있는데, 여기서는 ‘국어.가 뜻하는 바가 언어인지 문자인지조차

불분명하다 위에서의 ‘국어’는 ‘한글’로 바꾸어야 할 것이고 상표를 가능한

한 국어로 이름짓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법령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를 철저히 감

독해야 한다. 법령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또는 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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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의 순화 방안과 수용 대책 35

들이 그런 법령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면 그 법령은 아무 쓸모 없는 것이 되

어버릴 것이다.

셋째. 외래어 문제를 전담할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이것은 이미 외래

어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제기되었던 사항이다. 물론 현재 상설기구는 아니

지만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가 있고、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

가 있기는 하다. 그리고 국어 순화의 실무 작업을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담당

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극소수의 인원만이 배정되어 있어서 업무가 괴중

하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모두 관장하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라 한다. 언론,

학계, 민간을 통괄할 수 있도록 기구의 확대가 필요하다 하겠다. 이러한 기

구를 통해서 각계의 협력을 유도하교 일관성 있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정책

을 수행해 나가지 않으면 외래어 문제의 해결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다.

넷째, 각 부처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한쪽에서는 외래어의 남용을 줄이기

위한, 그리고 외래어를 순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담배의 이름을 외국어로 짓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외래어 순화 정책이 국민

들에게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다섯째,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외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한 노력이 결코 적지 않았지만 그러한 노력이 그때그때 일회성으로 끝나고

말았기 때문에 성과가 크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나

온 결과만이라도 다시 정리해서 반복적으로 홍보를 할 필요가 있다.

언론기관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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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새국어생활 제8권 제2호(’98년 여름)

첫째, 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제목을 비롯한 방송언어 속에서, 신문의 경우

부문 제목이나 기사 제목은 물론이고 기사 내용 중에서 가능한 한 외국어나

외래어를 남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언론 매체가

일반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때에 언론매체들의 각성 없이는 외래

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

둘째, 신문에 고정난을 두어 외래어 순화안이나 우리말 실태를 지속적으

로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방안도 강구해 볼 만하다. 한자나 영어, 일본어에

대해서는 고정난이 있으면서 우리말에 대한 고정난이 없다는 것은 언론매체

들이 국어 문체에 대해서 그만큼 관심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도 고정 프로그램을 마련하여(과거의 ‘바른 말 고운

말’ 같은 프로그램) 국민의 언어 생활을 바르게 이끄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

다.

셋째, 언론은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창구와 같으므로 외래어를 신중하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한 신문 기사에서 ‘대규모사업교환(빅 딜)’과

같이 표현한 경우를 볼 수 있었는데 언론들이 이렇게 노력해 준다면 외래어

문제를 해결히는 데 크게 도웅이 될 것이다.

외래어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나 외래어의 순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학계의 몫이다. 학계에서 해야 할 일들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있다.

첫째, 외래어 사용 실태에 대한 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그 결과를 검토 · 정리하여야 한다. 나아가서 실태 조사에 이어 그 원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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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의 순화 방안과 수용 대책 37

한 조사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외래어 상호 · 상표를

쓰는 동기가 우리말을 경시해서인지, 외래 문화를 선호해서인지, 매출에 도

움이 되어서인지, 단순히 유행을 쫓아서인지 등을 설문 조사를 통해 구체적

으로 조사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부분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생각된다.

둘째, 학교 교육에서 우리말을 찾아 쓰는 실습 훈련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벤또’라는 말을 전혀 안 쓰게 된

것은 학교 교육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셋째, 외래어 규정을 알기 쉽게 정리해서 보급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국어의 조어법을 최대한 활용해서 외래어를 국어로 순화하는 작업

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해방 이후 학계가 국어의 실용적인 측면에 큰 관심

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나의 외래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순화

안을 만들어서 어느 것이 더 일반 언중들의 언어 감각에 잘 맞는지를 조사

해 보고 검토해 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어떻게 하면 국어의 조어

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도 연구해야만 할 것이다.

다섯째, 상호 · 상품의 작명을 위한 자료 목록을 작성해서 보급하는 방안

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호나 상품의 이름을 지으려 했을 때 참고할 수 있

는 좋은 자료가 있다면 일반인들이 외국어나 외래어로만 작명을 하려 들지

는 않을 것이다. 국어로 작명을 하더라도 성공적이었던 사례들을 많이 모아

서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

여섯째, 최종적으로는 ‘표준외래어사전’을 편찬하여 널리 보급하여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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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특히 외래어의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사전의 편찬 및 보

급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민간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도 지식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일상 언어 생활에서 외국

어를 사용하는 계층은 해당 외국어를 아는 지식인들이다. 또한 외래어의 차

용도 대부분은 지식인들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지식인들의 각성 없이는 국어 순화 운동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외

국어나 외래어를 많이 섞어 쓰는 것이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

을 확산시켜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

둘째, 일반인들도 외국어나 외래어로 된 상품명이나 상호명을 선호하는

의식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외국 것이면 무조건 좋게 생각하는 풍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경제 파뺀1 이르게 되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셋째, 외국어, 외래어의 남용 및 오용에 대한 감시 활동을 벌여야 한다. 물

론 이러한 일은 외래어 문제를 전담하는 기관에서도 해야 할 일이지만 인력

과 경비의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 단체에서도 언론기관이나 잡지사 방송샤

광고회사 등에서 외래어를 남용하거나 오용한 사례가 있을 때에는 그것을

정리하여 주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해당 기관에 통보해 줄 필요가 있

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민간 단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아야

할것이다.

(이 글은 문화체육부[현재 문화관광부]의 1997년도 국고 보조비 지원 사업의 일

환으로 국어학회에서 수행하였던 ‘외래어 사용 실태 조사 및 국민 언어 순화 사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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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보고서 중 일부로 쓰여졌던 것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실제의 조사 · 연구는 고

성환, 이은경, 이정복, 이선영, 이 네 분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필자는 형식상 연구 책

임자로서 전체를 총괄하는 내용을 쓰게 되었던바 내용 중의 상당 부분은 네 분의 조

사 · 연구 결과를 참조한 것임을 밝혀 둔다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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