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 - nanet.go.kr · 그리고 ‘미학’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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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등록번호 : 31-9720096-001364-03 전문가 추천 서평 2932016831발행처 국회도서관 발행인 이은철 편집인 이미경 왜 우리에게는 아름다움이 필요한가? 우리는 아름다운 미술작품과 음악을 마주쳤을 때 평온하고, 기쁘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하지만 그 아름다 움의 존재와 진실이 무엇인지, 왜 아름다움이 필요한지,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무엇을 하는지 되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를 통해 질문의 해답에 가까이 접근해 갈 수 있다. 저자는 고대부터 현 대까지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한 다양한 음악, 미술, 영화 등의 예술작품들을 해설하고 아름다움의 가치를 분석하였 서평자_ 윤 진 훈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행정학 박사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 : Quand la beaute nous sauve : 샤를 페팽(Charles Pepin) (파리 정치 대학 철학 교수) : 양혜진 출판사 : 이숲 출판일 : 2016. 2. : 194 들어가며 1장. 조화를 엿보다 2장. 의미를 체험하다 3장. 리비도를 승화하다 4장. 신비를 영접하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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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등록번호 : 31-9720096-001364-03

전문가 추천 서평 293호 2016년 8월 31일 발행처 국회도서관 발행인 이은철 편집인 이미경

왜 우리에게는 아름다움이 필요한가?

우리는 아름다운 미술작품과 음악을 마주쳤을 때 평온하고, 기쁘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하지만 그 아름다

움의 존재와 진실이 무엇인지, 왜 아름다움이 필요한지,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무엇을 하는지 되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를 통해 질문의 해답에 가까이 접근해 갈 수 있다. 저자는 고대부터 현

대까지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한 다양한 음악, 미술, 영화 등의 예술작품들을 해설하고 아름다움의 가치를 분석하였

서평자_ 윤 진 훈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 명지대학교 행정학 박사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

■ 원 제 : Quand la beaute nous sauve

■ 저 자 : 샤를 페팽(Charles Pepin)

(파리 정치 대학 철학 교수)

■ 역 자 : 양혜진

■ 출 판 사 : 이숲

■ 출 판 일 : 2016. 2.■ 쪽 수 : 194

목 차

들어가며

1장. 조화를 엿보다

2장. 의미를 체험하다

3장. 리비도를 승화하다

4장. 신비를 영접하다

감사의 말

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박물관의 큐레이터(curator)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아름다움의 해석에 다양하게 접근하기 위해서 세 명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직장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워킹맘

으로서 바쁜 일상에 쫓기는 중년여성인 주인공 뤼시와 그녀의 아들, 그리고 열정적으로 여자를 유혹하는 바람둥이 남

자이다. 이들 세 명의 인물들이 각각 좋아하는 미술작품과 음악을 소개하고, 그들이 느끼는 아름다움의 차이와 가치를

평가한다. 그리고 ‘미학’에 대하여 대표적인 이론을 제시했던 칸트, 헤겔, 프로이트의 주장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주장한다.

칸트의 미학사상은 아름다움을 ‘순수한 아름다움’과 ‘부속적 아름다움’으로 구별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후자는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하는 아름다움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순수한 아름다움이지 부속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다. 따

라서 칸트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예술의 아름다움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천재의 작품을 대할 때 그의 의

도, 즉 그가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 묻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대하듯 그의 작품을 대하는 것이다. 헤

겔은 1830년 『미학』에서 아름다움이 어떻게 그 시대의 감각을 드러내고 특정한 가치들을 상징화하는지를 제시하면서

예술의 역사를 다시 읽었다. 그는 언제나 문화의 본질과 그 문화가 낳은 형식미의 전형을 관련짓는다. 또한 아름다움과

진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무언가가 진실하기에 그것이 아름답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헤겔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특히 예술을 철학에 귀속시키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형태에 무감각하다고 하였으며, 순수한 아름다

움을 가치의 형상화로 환원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프로이트는 미적 쾌락은 인간성에 내재하는 초자아와 이드 사이에

서 벌어지는 갈등의 휴전 상태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억압되어 있던 공격적이고 성적인 충동을 정신적인 방식으로 충

족시키려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 아름다움을 작품의 감상자는 물론 창작자도 강렬하고 무의식적인 쾌락을 체험하는

기회로 보았다. 저자는 칸트를 통해 아름다운 대상 앞에서 느끼는 자유를 생각할 수 있고, 헤겔을 통해서 이념적 의미

를 전달하는 아름다움의 능력을 이해할 수 있으며, 프로이드를 통해서는 아름다움으로 촉발되는 리비도(욕정)의 활동

이 얼마나 강렬한지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가 말하는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는 능력에 대한 표현을 인용하고자 한다. “아름다움은 이해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소유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름다움은 우리가 반사적으로 지식인이나 소유

주로서 행동하지 않게 하고, 소유욕과 편협한 합리주의에서, 대상을 정복하겠다는 강박관념에서 우리를 해방한다. 오

늘날은 상대주의 시대지만, 아름다움은 우리 영혼의 깊은 곳에서 타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절대적인 욕망이 꿈

틀거리고 있음을 일깨운다. 오늘날은 현실주의 시대지만, 아름다움은 경이로운 것들의 존재를 우리에게 일깨운다. 오

늘날은 무감각의 시대지만, 아름다움만 건재하다. 아름다움은 곳곳에 나타나 우리를 사로잡고, 냉소하지 말고 경탄하

라고 부추긴다. 아름다움은 우리를 치유하고 단련하며, 존재하는 것 그대로를 사랑할 힘과 존재할지도 모를 무언가를

희망할 힘을 준다. 아름다움은 우리가 점점 이방인이 되어가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아름다움은 다

시 우리를 세계로, 삶으로, 우리 자신에게로, 타인에게로 돌아가게 하고, 실존할 능력을 회복해준다. 아름다움은 우리

에게 그토록 많이 주고 그토록 조금밖에 바라지 않는다. 그저 눈을 뜨고 바라봐주기만을 바란다.”

국회도서관 (TEL. 02-788-4124)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