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고등학교 5차 북미주동창회 총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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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이화여자고등학교 5차 북미주동창회 총회 강연 원고 2013년 9월 7일 오전 10시, Philadelphia, Pennsylvania 강연자: 이혜성(1958년 이화졸업, 1994~2000 이화여고 제 8대 총 동창회장, 현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총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제목: “삶 속의 삶을 찾아서: 이화정심의 재음미” (이 글은 이총장의 강연 내용을 풀어서 정리한 것입니다. 강의 중에 사용했던 ppt를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삶 속의 삶을 찾아서: 이화정신의 재음미” 2013년 9월 7일, 오늘은 우리들 모두가 이화동창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기쁘고 감사하 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Philadelphia에서 열리는 이화여자고등학교 제5차 북미주동창회 총회에 서 강연을 하게 된 것을 참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많은 감회에 젖어 있습니다. 저의 이런 감회는 이화와 저와의 특별한 두 가지 관계 때문입니다. 첫째로 저와 저의 가족은 이화와 아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1958년에 이화여고를 졸업했고, 1965년부터 1968년까지 이화여중에서 국어교사로 있 었는데 이 3년간의 교사 생활이 저의 교육자로서의 career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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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이화여자고등학교 5차 북미주동창회 총회 강연 원고ewhagirls.net/wp-content/uploads/2013/09/Ewha_USA_Speech.pdf(이 글은 이총장의 강연 내용을 풀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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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고등학교 5차 북미주동창회 총회 강연 원고

2013년 9월 7일 오전 10시, Philadelphia, Pennsylvania

강연자: 이혜성(1958년 이화졸업, 1994~2000 이화여고 제 8대 총 동창회장,

현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총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제목: “삶 속의 삶을 찾아서: 이화정심의 재음미”

(이 글은 이총장의 강연 내용을 풀어서 정리한 것입니다. 강의 중에 사용했던 ppt를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삶 속의 삶을 찾아서: 이화정신의 재음미”

2013년 9월 7일, 오늘은 우리들 모두가 이화동창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기쁘고 감사하

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Philadelphia에서 열리는 이화여자고등학교 제5차 북미주동창회 총회에

서 강연을 하게 된 것을 참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많은 감회에 젖어 있습니다.

저의 이런 감회는 이화와 저와의 특별한 두 가지 관계 때문입니다.

첫째로 저와 저의 가족은 이화와 아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1958년에 이화여고를 졸업했고, 1965년부터 1968년까지 이화여중에서 국어교사로 있

었는데 이 3년간의 교사 생활이 저의 교육자로서의 career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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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그 때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여럿 참석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저는 그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어느 반, 몇 번이었는지도 기억합니다.

그만큼 저는 그들과 참 좋은 관계에서 공부했었습니다. 그 후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이

화여고 총동창회장으로 일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많은 사회적 직책을 맡아왔었습니다만

‘이화여고 총동창회장’이라는 직책을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이화여고 재단이사로도 일했습니다.

또한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대로 우리 아버지 이인수 선생님께서는 1954년부터 1977년까지

23년 동안 이화여고에 봉직하시면서 이화를 참 사랑하셨고, 저희들 6자매가 모두 이화여고

를 졸업했습니다. 맏딸인 이혜원은 1955년에, 둘째인 저는 1958년에, 셋째는 1964년에, 이

자리에 참석하고 있는 넷째는 1966년에, 다섯째는 1969년에, 여섯째는 1975년에 이화를

졸업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들의 교육의 역사는 이화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저와 저의 가족은 이화와 아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둘째로, 오늘 제가 이정화 선배님과 함께 이 중요한 자리에서 강연을 하게 된 사실이 참으

로 뜻이 깊습니다. 여기에 계시는 여러분들은 잘 기억하시지 못할지도 모릅니다만, 1955년

에 이정화 선배님께서 쓰신 “그리운 아버님 춘원(春園) 이광수”라는 책이 그 당시 대단한

화제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 아버지 이인수 선생님께서 저의 반 국어를 담

당하셨는데, 어느 날 국어 시간에 “춘원은 당신의 딸이 당신에 관한 책을 썼는데, 이 다음

에 나에 대해서는 누가 써 줄까?”라고 하시자 우리 반 친구들이 일제히 “혜성이가요!”라고

합창을 했는데, 그 때의 감동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후에 저는 여러 차례 우리 아

버지에 대한 글도 썼고 이야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바로 오늘 이정화 선배님과 함께 제가

강연을 하게 되었고 제 강의 내용에 우리 아버지 이야기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

다. 그래서 오늘 이 순간 저는 깊은 감회에 젖어 있습니다.

이 강연은 저의 “가장 잊을 수 없는 강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 강연의 제목은 “삶 속의 삶을 찾아서: 이화 정신의 재음미”입니다.

“삶 속의 삶”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열심히 사는 삶, 내가 진정으로 살고자 하는 삶”

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배워 온 “이화정신”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다시 음미하면서 앞으로 우리 이화가 지녀야 할 비젼을 같이 생각

해 보는 것이 제 강의의 요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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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화정신

이화여고의 교육 철학은 기독교 이념의 토대 위에 자유 · 사랑 · 평화의 교훈을 실천하는

데에 있습니다. 이화총동창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저는 이화동창회의 표어를 참여 · 협력 ·봉

사로 세웠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들이 재음미해야 할 이화정신의 핵심을 기독교 이념에 둔

교육철학과 자유 · 사랑 · 평화를 목표로 한 교훈과 참여 · 협력 · 봉사의 동창회 표어로 규

정하고자 합니다. 지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이화여고 총동창회장으로 일하면서 저는

이화동창들의 모교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6년 동안 동창회장으로 일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했는데 그 중에서 특별히 말씀드

리고 싶은 것은 첫째로, 유관순기념관 의자 1,500여개를 교체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간

모금운동을 했던 일입니다. 그 때는 마침 우리나라가 IMF를 당한 때여서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1999년까지 모든 동창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3억원을 모금했습니다. 군 소

리 없이 정성으로 모여진 돈으로 의자를 깨끗이 교체한 사실은 참으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둘째로는 2000년에 졸업생 합창대회를 시작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이 졸업생 합창대회는

격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각 학년마다 합창반을 조직하여 이화여고 동창회실에 모여서 열

심히 합창연습을 하면서 참으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화여고를 오래 전에 졸업한 오륙십

대의 동창들이 마치 현재 이화여고 재학생인양 들떠서 신나게 합창을 하고, 때때로 원로 동

창들이 찬조출연을 하는 모습, 이것은 이화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매년 개교기념일마다 동창회에서 바자회를 개최하는 일입니다. 그 행사에 쏟

는 동창들의 열정이 또 대단합니다. 그리고 해마다 졸업생 재상봉 모임이 있는데, 그 규모

와 행사내용이 다채로워지고 있고 모교에 보내는 성원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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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을 우리 이화동창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은

이화정신이 밑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넘쳐흐르는 기쁨과 흥분 역시 이화정신의 표현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들은

참 멋진 모교를 가지고 있는 복된 동창들입니다.

3. 이화동창의 특성

이화동창들의 특성은 우선 모교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대단하다는 것과 예술적 감성이 뛰

어나고, 지혜롭고 멋스럽고, 열정적이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당당한 태도라고 할 수 있

습니다. 또한 이화동창들은 세련되고 우아하고 품격있고 유쾌하고 능력있는 여성들입니다.

게다가 진실한 종교적인 신앙심을 가지고 숨어서 봉사하는 훌륭한 시민들입니다. 또한 이화

동창들은 생명력이 넘치는 영원한 젊음을 지니고 있는 극성스럽고 시끄러운 집단이기도 합

니다. 이화 동창들의 특성을 나열하면서 저는 우리 이화 동창들의 특성이 참으로 뚜렷하고

다양함에 놀랐습니다.

몇 년 전에 저는 K여고 100주년 기념 미술전시회에 초대를 받아 그 자리에 갔었습니다. 전

시회장에는 좋은 작품들과 우아하게 차려 입은 많은 졸업생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우리 이화

와는 전혀 달라서 어리둥절했습니다. 이화에서 이런 행사를 하면 졸업생들이 신이 나서 웃

고 즐기면서 기쁨에 넘쳐있을 텐데 여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를 초대한 분이 저에게 어

떠냐고 물어서, “우리하고는 참 다르네요,” 그랬더니 어떻게 다르냐고 다시 묻기에 저는

“여기는 생명력이 없고 열정과 기쁨이 없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지요. 그래요, 이화 동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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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게는 넘쳐나는 생명의 힘이 있습니다. 동창회장 일을 하면서 제가 느꼈던 또 다른 점은

동창들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하는 임원들의 대부분이 이화 재학생 시절에 노천극장의 무대

와 거울지에 이름을 날리던 그토록 빛나는 “Shining Star" 들은 아니었지만, 그들 모두에게

는 별보다 빛나는 능력과 열정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화정신은 우리들을 정말로 훌륭

한 여성으로 길러주었습니다.

4. 메리 스크랜톤(May Scranton, 1832~1909)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 온 메리 스크랜톤여사는 1886년에 이화학당을 설립하여 소

외된 여성에게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을 실시한 한국여성 신 교육의 창시자입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스크랜톤여사가 버려진 여자 아이와 남에게 업신여김

을 받는 고관대작의 첩들을 데려다가 가르쳤다는 점입니다. 그분의 기독교 이념, 즉 사랑과

섬김과 올바름의 실천이 곧 이화정신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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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화의 큰 스승 신봉조 교장 선생님(1900~1992)

신봉조 교장선생님은 한 평생을 이화와 한국 여성 교육에 바치시면서 우리 모교 이화를 오

늘의 이화로 만드신 우리들의 큰 스승이십니다.

신 교장선생님은 늘 “여승의 멩에”를 주장하셨는데 그 분은 언제나 “여성”을 “여승”이라고,

“명예”를 “멩에”라고 발음하셨습니다. 그 분은 기독교 이념의 토대 위에 자유 · 사랑 · 평화

의 교훈을 실현하시면서 원대한 꿈을 가지고 미래를 예견한 여성 교육자이십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이화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학교다. 왜냐하면 학생들

은 모두 독특한 개성을 가진 우수한 여승(성)들이고, 선생님들은 사계의 권위자들이시고, 교

정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아름답고 훌륭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시면서 우리들의 모교

에 대한 자긍심을 깊이 각인시켜 주셨습니다.

실제로 이화에서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체육 등에서 뛰어난 재

능을 발휘하는 학생들을 높이 칭찬하는 행사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우리들은 모두 훌륭하고

실력있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학 교수로 가셨습니다. 김숙동

영어 선생님, 박재혁, 조정섭 수학 선생님, 조혁구 국어선생님, 박희진 영어 선생님등등의

수업시간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또한 선생님과 학생간의 관계가 자유롭고 인간적이

었다는 특징도 있었습니다. 이화의 이런 자유로운 독특한 교실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재미

있는 일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960년 대에는 반공 교육이 중요했는데 어느 사회(공민)

시간에 간첩을 잡아내는 표어를 지으라는 과제가 있었답니다. 거기에 나온 표어 중 걸작은

“알고보니 ○○○도 간첩이었다”였다고 합니다. 물론 ○○○은 바로 그 시간 담당 선생님이

셨지요.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가 너무나 유쾌하게 그 시간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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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짧은 일화가 이화만의 독특한 교사-학생 관계를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당시에, 아니 21세기인 지금의 이 시대에도, 대한민국의 어느 교실에

서 이런 광경이 일어날 수 있었겠어요?

신 교장 선생님은 또 “거울”지를 창간하셔서 학생들의 교양을 넓혀주셨고, 학생들이 글을

쓰고 다른 친구들의 글을 읽을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거울을 통해서 많은 학생작가들이 등

장했고 학생기자들이 활동했었지요. 그리고 1970년대 그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노

천극장을 교정에 지으시고 그 자리에서 연극반 학생들이 그리스의 비극 “에렉트라”를 공연

했습니다. 굉장히 높은 예술적 수준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셨던 행사였습니다.

또한 Scranton Hall을 지을 때는 학생들로 하여금 벽돌작업을 하게 했고 건축이 완공된 후

에는 학생들이 직접 건물에 칠할 페인트 색을 결정하게 하시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 일

에 함께 참여하는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우리 학교의 교훈인 자유 · 사랑 · 평화를 실제로 실현하게 하셨던 의도였습니다. 그래서 우

리들의 의식 속에는 이화정신이 깊이 뿌리내려져 있습니다.

신 교장 선생님께서는 좋은 학생을 선발하고 좋은 교사를 초빙하는데 열성적이셨고, 졸업생

들의 성취를 대단히 기뻐하셨습니다.

졸업생들의 연주회에 열심히 참석하셨고, 졸업생들의 글이 신문에 실리면, 잊지 않고 격려

하시고 칭찬해 주셨던 진실로 큰 스승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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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화의 영원한 스승 이인수 선생님(1911~1990)

이인수 선생님께서는 23년간 이화의 국어교사로 봉직하시면서 참으로 이화를 사랑하셨고,

봉사클럽인 이화샛별 클럽을 창설하시면서 “인간의 고귀한 본성”을 고취시키기에 헌신하신

우리 이화의 영원한 스승이십니다. 선생님의 일생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맡겨진 일에 최

선(最善)을 다해서 진심으로 성실하게 정진(精進)하시면서 인간의 고귀한 본성을 지키고 키

워가시는 삶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생동안 가르치시는 국어교과서이지만 매일 수업준

비를 철저하게 하셨습니다. 국어 시간에 모윤숙의 장시(長詩)인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암송하시고,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과 송강 정철(松江 鄭澈)

의 송강가사를 줄줄이 암송하시면서 정열적으로 수업에 임하셨습니다. 학생 지도에도 남달

리 열심이셔서 담임학생 하나하나에게 진심을 다해 지도하셨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선생님

께서는 나를 참 사랑해주셨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정신세계를 맑

게하기 위한 노력으로 많은 금언들을 아침마다 담임반 교실에 깨끗하게 정서하셨고, 학생들

이 보내는 편지에는 일일이 답장을 해주셨고, 아무리 직은 일이라고 학생들이 잘한 일에는

아낌없는 칭찬을 하셨습니다. 또한 잘 못한 일에 대해서는 준엄한 책망을 진지하게 하셔서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시는 선생님이셨습니다. 1954년에 이화에 부임하셔서

곧 “항시 남을 돕고 남을 위하고 남을 섬기는 생활, 얻기 보다는 베푸는 생활을 목표로 살

수는 없을까?”를 생각하시면서 “샛별클럽”을 창설하시고는 교내에서는 교정 및 변소 청소,

여름 방학에는 농촌 봉사로 안면도에 가서 문맹퇴치와 부녀자 교육을 실시하셨는데, 저는

이것이 ‘새마을 운동’의 효시라고 생각합니다. 겨울 방학에는 고아원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

셨는데 선생님께서는 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서 참으로 정진하셨습니다. 샛별클럽은 현재

도 이화여고의 동아리로 건재하고 있으며 내년에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가질 계획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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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습니다. 샛별 졸업생들은 샛별정신을 잊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또 늘 “여성이 깨어야 민족이 산다”라는 신념을 가지시고 이화의 딸들과 선생

님 자신의 딸들이 각자 자기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격려하시면서

아름답고 품위 있고 교양있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여성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은 또한 당신의 별명인 “6시 5분전”을 사랑하셨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6시 5

분”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6시 5분 전”이라고 한 것은 이화학생들의 뛰

어난 재치라고 감탄하시면서 그 별명을 사랑하셨습니다. 저희 자매들은 이런 이화의 영원한

스승님이 육친의 아버지이심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7. 이화의 영원한 스승 이인수 선생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시던 귀한 말씀들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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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화는 복(福)있는 학교

127년의 역사를 가진 이화는 참으로 복 있는 학교입니다. 이화교육의 핵심은 기독교 이념

에 있고 그를 바탕으로 자유 · 사랑 · 평화의 교훈을 실현하는 데에 있습니다. 복 있는 학교

이화여고는 우리들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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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디지털 시대

저는 요새 다니엘 튜더(Daniel Tudor)가 쓴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책

을 읽고 있습니다.

다니엘 튜더씨는 옥퍼드대 출신으로 2002 월드컵 때 한국에 왔다가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서 영어교사, 증권회사 직원으로 일했고 지금은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으로 있습니다. 이

영국인은 “한국을 우뚝 서게 한 한국인의 경쟁의 힘이 오늘날 한국인을 괴롭히는 심리적 원

인”이라고 진단하면서 한국은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발전한 기적을 이루었지만 기쁨을 잃

은 나라라고 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곧 경쟁 하면서 산다는 것과 같다고 표

현했습니다. 한국인은 경쟁심과 압박감 속에서 대학교, 결혼, 직장 등을 선택하면서 사는데

이 경쟁심과 압박감은 어린 시절부터 갖게 되고 심지어 은퇴 후에도 계속 가지고 있다고 합

니다. 한국에는 교육으로 인한 신 양반계급이 생기고 공부기계로 전락한 어린이들은 유년기

를 잃어버리고, 성인들은 일하는 기계로 살아가면서 성형수술과 자살률과 이혼률이 OECD

국가 중에서 상위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체면 인플레이션 속에서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며 블행해 한다고 했습니다. 행복할 수 있는 환경에 살면서도 불행 타령을 계

속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표현한 그의 혜안이 놀랍습니다.

저는 튜더씨의 진단에 동의하면서, 우리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디지털 시대의 급작스

러운 도래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 기기의 놀라운 기능 때문에 기억력

과 계산력이 감퇴되고 인간적인 소외를 느끼는 디지털 치매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닙니다. 인터넷의 출현으로 누구나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도 인터넷 컴퓨터의 마우스와 스마트 폰의 지배를 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우리

의 뇌를 얄팍하게 만들어서 옛날의 뇌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미래학자들은 염려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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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니다. 미처 처리할 수 없는 다량의 정보들을 손쉽게 얻게 됨으로 인해 인간의 독자적인

생각과 느낌과 표현의 자유는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의 고뇌와 열정으로 얻어낼

수 있었던 진리들을 지금 사람들은 컴퓨터 마우스의 클릭으로 너무나 쉽고 빠르게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 대신에 쉽게 얻은 지식은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에, 마우스에 의지하고 스

마트 폰 밧데리가 방전되고 나면 당황하게 되는 이런 비인간적인 세상 속에서 살고 있습니

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위엄이 있고 인간만의 고귀한 능력이 있다

고 믿습니다. 인터넷의 발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간 그 자체의 속성을 우리는 구축해

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삶 속의 삶”, 즉,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 성실히 열심히 사

는 삶, 인터넷의 위력에도 흔들리지 않을 진정한 인간으로 사는 삶을 찾아가는 길은 무엇일

까?”를 같이 생각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10. 삶 속의 삶을 찾아서

일생을 교육자로 지내오면서 제가 깊이 신봉하는 교육적이고 철학적인 신념은 “누구에게나

그에게만 독특한 무궁한 잠재능력이 있다”는 것과, “자기 성찰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은 발

견하고 개발될 수 있다”는 것과 “이런 과정을 통해 누구나 그 나름대로의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는 숨겨진 날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정과 학교와 사회로부

터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합니다. 오늘 저는 인간이 진정으로 배워야 할 지식과 자기성찰에

대해서는 제가 좋아하는 중동 지방의 성인의 일화와 그들이 가르침에 사용하는 짧은 이야기

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의 참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개인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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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직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저의 개

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일화는 고대 중동 지방에서 한 때 유행했던 신비주의 수피즘

(Sufism)을 구축한 Al-Ghazali(1058~1111)의 이야기입니다. 알 가잘리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수도승 밑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그는 매우 성실한 학생이었으므로, 스승의 말씀을 열

심히 듣고, 노트에 필기하면서 그 말씀들을 묵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도둑이 들어서

모든 것을 훔쳐갔는데, 그의 소중한 노트도 그 속에 끼어 있었습니다. 너무나 놀란 그는 그

도둑을 뒤쫓아가서 그 도둑에게 자기의 노트 만은 돌려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자 도둑

은 낡은 노트를 꺼내들고 흔들면서 “이까짓 종이 조각이 왜 그리 중요하냐?”라고 물었고 알

가잘리는 “그 노트에는 인생을 가르치는 참 지식이 들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

러자 그 도둑은 껄껄 웃으면서 “남에게 도둑 맞을 수 있는 지식은 참 지식이 아니다.”라면

서 그 노트를 알 가잘리에게 돌려 주었습니다. 알 가잘리는 그 도둑의 말이 신이 그에게 들

려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고 인생을 가르칠 수 있는 참 지식을 찾기 위해 일생 동안 정진했

다도 합니다. 저는 이 일화를 통해서 우리 동창들이 가지고 있는 참 인생의 지식, 즉 남에

게 도둑 맞지 않을 참 인생의 지식은 “이화정신”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음으로 수피즘에서 이용하는 “자기성찰”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중동 지방의 어느 밝은 광장에서 한 젊은이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

에 있던 수피즘 도사가 젊은이에게 무엇을 찾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열쇠를 찾고 있습

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도사도 그 젊은이와 함께 열심히 열쇠를 찾았으나 열쇠는

아무데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사는 “도대체 열쇠를 어디서 잃어버렸는가?”라고 물었고

“저의 집에서 잃었습니다.” 라고 젊은이는 대답했습니다. 도사는 “그런데 왜 여기서 찾고

있는가?”라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젊은이는 “여기가 더 밝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는 것입니다. 여기서 열쇠는 인생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빛은 교육

의 힘을, 우리 집은 우리들 자신의 모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 짧은 이야기의 핵심은 우리들이 찾고자 하는 우리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은 교육을 통해

쌓여지지만 그 알맹이는 자기 자신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성찰(自己省察), 즉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스스로 자기인식(自己認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저는 이 짧은 이야기가 진지하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기를 인식하고, 자기의 능력을

발견하고 키워가야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968년부터 1970년까지 Boston 근처의 Billerica라는 작은 town에서 초등학교 교사

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일을 어떻게 했을까 아득하지만, 그 당시 저는 이 일이 얼

마나 어려운지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일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지(無知)

의 만용(蠻勇)이었지만 그 2년 동안 참 많은 진리를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그 때의 경험 하

나를 말씀드리겟습니다.

제가 담임했던 4학년 교실에 개리 에임스(Gary Ames)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그는 공부도

잘 했고 친구들에게도 인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산수를 너무나 싫어해서 10-5=5,

4x2=8 등의 간단한 산수도 못 풀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산수를 싫어

했습니다. 선생인 저는 개리를 A student로 만들고 싶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PTA Meeting

때 개리의 어머니에게 방과후 30분 동안 제가 개리에게 산수 개인지도를 하고 싶다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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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어머니는 “선생님 호의는 감사하지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사양하고

싶습니다. 첫째 이유는 개리에게 쓸데없는 열등감을 갖게 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지금

개리는 학교 생활을 즐기고 산수는 재미가 없어서 안 할 뿐이지 그 애에게 능력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지 지금 산수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른 친구들은

다 집에 가는데 혼자 남아서 가외의 공부를 한다는 사실로 자기의 능력과는 상관 없이 쓸데

없는 열등감을 가지게 될 것 같아 염려스럽습니다. 다른 이유는 이와는 정 반대인데, 개리

는 자기가 공부를 안해서 산수 점수가 나쁜데, 선생님에게서 자기만 특별 개인지도를 받는

다는 생각으로 자기 능력과는 상관 없이 쓸 데 없는 우월감을 갖게 될 것 같아서 사양하겠

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평범한 가정 주부의 말이 제가 여러 권의 교육학 교과서를 읽으

면서 배웠던 원리보다 더 많은 진리를 가르쳐주었기 때문에 저는 저의 이 경험을 그 동안

수천 번 인용했습니다. 이 부인의 말대로 우리는 정말로 우리의 능력과는 상관도 없이 얼마

나 많은 쓸데 없는 열등감과 쓸데 없는 우월감에 시달리면서 살아왔고 또 살고 있습니까?

다니엘 튜더씨가 지적한대로 우리는 우리의 경쟁의 힘으로 기적을 이룬 나라에서 바로 그

경쟁하려는 마음 때문에 기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경쟁의 마음은 쓸데

없는 열등감과 우월감에 원인이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우리의 실

력을 인식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삶 속의 삶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들은 누구나 우리를 내부에 우리 자신을 펼쳐나

갈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날개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입니다. 이화의 교육은 우리들 모두에

게 있는 보이지 않는 날개를 펼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이화동창들은 재학생 시절에는 shining star가 아니었지만 모두들 자기에게 숨겨져 있는 날

개를 펼쳐서 각자가 처해 있는 위치에서 많은 업적을 쌓으면서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고 있

다고 확신합니다. 오늘 여기 Philadelphia에서 몇 안 되는 임원들이 이처럼 훌륭한 행사를

마련하고, 로비에 가득한 미술작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이 전문가들만의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면서 이화인들 각자의 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날개의 힘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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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로벌 시대의 이화

127년의 역사를 가진 이화는 이제 “세계 속의 이화”로 발돋움해야합니다.

한국여성 신교육의 발상지인 이화는 기독교 이념을 토대로 한 이화정신을 재음미하면서 여

성의 능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21세기의 화두인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으로 당당한

세계인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들 동창들은 이 일을 위한 씨앗 역할을 합시다. 좋은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습니다.

오늘 우리 이화동창들은 “삶 속의 삶을 찾기 위하여 이화정신을 재음미하면서 보람있고 기

쁜 나날을 이루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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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