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뒷문채용’, 짓밟히는 청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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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152020년 7월 24일 금요일 | 제22493호
어린이집 급식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제(22일)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
을 열고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
가 있다고 폭로했다. 이들이 공개한 일부 어린이집의
급식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난다. 식판에 두어 수저 분
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 생선 살
과 깍두기 조금이 전부다. 오전에 만든 죽을 오후에
그대로 제공하는 어린이집의 급식 사진도 공개됐다.
학부모들에게 국내산 고기를 먹인다고 해놓고 스
페인산을 먹인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런 밥을 먹이
나. 더 기막힌 것은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다.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
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
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들어 전국 유치원·
어린이집 급식에 대한 위생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하지
만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마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
른 내용의 급식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거나, 부랴부
랴 실제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료를 숨기
고 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인 급식실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판국이니 급식 일지
나 식단표 관리도 제대로 안됐을 것이고 아이들의 영
양 관리인들 체계적으로 했을지 의문스럽다. 이래서
야 어떻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겠는가.
어린이집의 급식은 아이들의 평생 건강에까지 영
향을 미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보육시설이나 학
교급식을 국가 장래를 위한 투자로 여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인식은 확산되고 있지만 급식 문제
는 해마다 되풀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보육을 영리의 수단 정도로만 여기는 일부 어
린이집 종사자들의 잘못된 인식과 적당히 점검 시늉
만 내면서 뒷짐을 지고 있는 당국의 안일한 자세 때
문이다. 여기에다 적발되더라도 행정지도나 시정명
령 정도에 그치는 느슨한 처벌 관행 등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보육노조의 주장과 달리 제주에는 성실
하고 훌륭한 어린이집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당국은 보
육현장과 소통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급식 관리에 나
서야 한다. 또 급식 수준이 우수한 어린이집을 표창
하고, 불량 급식을 단속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학부모도 감시와 견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모두의 노력이 병행돼야 어린이집의 급식 수준
이 높아지는 걸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극복해야 할 환경민원 가운데 대표적인 게
악취 민원이다.
악취는 개인 또는 업체의 잘못으로 불특정 다수
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로 이런 상황이 나온다면 해
당 업체 또는 업소에 대한 관리·감독관청이 나서 해
결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현실적으로 개인 또는 업
체가 야기한 악취 문제에 대해 피해를 당하는 개인이
해당 업체 등에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해안변에서 전분공장 악
취민원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악취 민원을
관리해야 할 제주도는 여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
아 선량한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본지 취재팀이 찾은 서귀포시 표선면 하
천리 속칭 난돌~소구막 일대 해안도로. 서로 이웃한
전분공장 2곳에서 발생하는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
렀다. 한 주민은 “양돈장 악취보다 훨씬 심하다”며
“여름만 되면 문을 열고 살지 못 한다”고 토로했다.
악취를 따라갔더니 도로 바로 옆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분쇄한 뒤 전분 성분을 뽑아내고 남은 찌꺼기들
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채 보관되고 있었다. 건조
와 발효가 덜 된 것 같은 찌꺼기 더미가 심각한 악취
를 유발하고 있었다. 찌꺼기에서 검붉은 침출수까지
발생해 시멘트 바닥에 고인 채 썩고 있었다. 두 전분
공장의 배출수는 악취는 물론 바다 오염까지 유발한
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주민과 해녀들은 물탱크 바
닥에 슬러지가 수십 년간 쌓여 부패했는데도 단 한
번도 씻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폐수가 제대로 정화되
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전문기관과 복합악취 검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데 그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표선지역은 양돈장 악취문제를 비롯해 양돈장 신
축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번에 전분공장 악취가 발생한 지역은 전국
에서 몰려든 수많은 올레 여행객들이 지나는 길목이
다. 지척에는 많은 피서객이 찾고 있는 표선해수욕장
이 있다. 또 주변에는 펜션 등 숙박시설도 영업 중이
다. 그런데 이처럼 장기간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겪
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정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곳은 악취발생시설을 관리·감
독해야 하는 제주도다. 사실 전분공장이라는 개인시
설에 대한 행정의 직접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여름 장마에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악취 때문에 창문까
지 열지 못 한 채 고통 받는 주민들의 호소를 더는 외
면해선 안 된다.
사설
어린이집 급식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표선 전분 공장 악취, 행정 여태 뭘 했나
‘인국공 사태’. 지금 대한민국에서 회
자되는 말이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단어가 요즘은 웬만하면 다 아는 신조
어가 됐다. 그리고 이 ‘인국공 사태’는
집권여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 세대
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 사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
공)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을 함축한 것이다. 인국공이 인천
국제공항에 근무 중인 비정규직 중 정
규직 전환대상자 2000여 명을 직접 고
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출발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넘어 취업준비생들의 반
발을 불렀다. 공채를 통해 인국공에 입
사를 준비하려던 젊은이들이 반발했
다.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목소
리를 높였다. 이 대열에 제1야당인 미래
통합당도 가세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국공의 정규직 전
환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실망
을 줬다”고 비판했다.
인국공이라는 한 기관에서 발생한
이 상황에 대한민국 2030 세대가 동병
상련의 심정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
는 가운데 제주에서는 지방정부인 제
주도가 관리·감독하는 지방공공기관
에서 ‘음습한 채용’이 대거 적발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 32건 적발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제주도가 관리·
감독하는 도내 20개 지방공공기관의
2018년 10월~지난해 10월 채용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 결과 다양한 편법과 변칙이 동원
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직원 공개채용
때 동점자가 나오자 동점자 중 1명에게
공고문이 정한 합격자 결정 기준과 다
르게 보훈가점을 줘 최종 합격시켰다.
시험전형위원을 내부 직원으로만 구
성해 합격자를 결정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 사업이 아닌데도 비정규직을 정
규직 전환 대상으로 삼아 특별 채용 했
다. 직원 공개채용에 인사위원회 심의
도 없이 응시자격을 제한했다. 인사위
원회의 심의내용과 다르게 시험전형
방법과 합격자 결정 방법을 임의로 변
경했다. 전형 위원을 응시자와 이해관
계가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 합격자를
부정하게 결정했다. 개방형 직위 공모
공고를 자체 홈페이지에만 게재했다.
도감사위는 이번 적발된 32건에 대
해 행정상 조치와 10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취할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바로잡겠다’ 겉도는 대책
“조직 개편을 통해 공공부문 채용 비
리 근절을 위한 전담조직을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를 채용해 채용전담팀을
구성‧운영하겠다. 자녀들이 공정하게
채용되길 바라는 부모 마음으로 인사‧
채용 비리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
불과 2년 전인 2018년 8월 2일 제주
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공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공부문 채용비리 근절책 발언 중 일
부다. 그런데 이번 도감사위의 감사결
과는 원 지사의 이 언급을 ‘허명이 공언’
으로 만든 셈이 됐다.
채용 비리는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
화될 수 없다. 채용 비리는 음습한 권력
을 앞세워 타인의 취업 기회를 말살하
는 범죄 행위다. 반칙으로 기회를 빼앗
은 행위다. 공정한 경쟁을 부정하고 선
량한 사회구성원이 추구하는 공동체
의 선(善)을 훼손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제주도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개선하겠다’ ‘바로잡겠다’
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때뿐이다. 여론
이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뒷
문 채용과 공채를 빙자한 ‘사전 내통 채
용’ 등 음습한 관행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공정한 경쟁
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공
동체의 선을 파괴하는 사실상의 범죄행
위가 반복됐다. 산하 공공기관의 인사
문제 조차 제대로 ‘평정’하지 못 하면서
어떻게 ‘더 큰 제주’를 꺼낼 수 있는지.
내가 당당해야 상대에게도 당당함을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지방공기업 ‘뒷문채용’, 짓밟히는 청년의 꿈
독자 기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봄을 만끽하지
도 못 하고 어느 새 계절이 바뀌어버렸
다. 이른 장마 탓에 연이어 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날씨는 지난해보
다 더욱 무더워질 것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은 하
반기가 시작되는 달이며 재산세 납부의
달이기도 하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현재 사실상 소유자에게 부과
되며 사실상 소유자를 알 수 없으면 공
부상 소유자가 내야 한다. 주택, 건축물,
선박, 항공기, 별장에 대해 과세되는 세
목이 재산세인데 7월은 그 중에서도 건
축물, 선박, 항공기에 대해 과세된다.
주택은 본세가 20만원 이하인 경우 7
월에 일괄부과되지만 20만원을 초과하
는 경우는 50% 부과 고지 대상이므로
1기분은 7월에 납부하고 2기분은 9월
에 내야 한다.
재산세에서 올해
제일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코로나19 극
복을 위한 착한 임대
인을 대상으로 재산
세가 감면된다는 점
이다. 감면 대상은 임
대차 계약을 유지하는 임차인에게 임대
료를 10% 이상 내린 상가건물 소유자이
며 세액 감면율은 10~50% 범위로 임대
료 인하율에 따라 감면액도 달라진다.
감면 신청은 올해 말까지 제출서류를
구비한 후 시청 세무과나 읍·면사무소
와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또 지난달부터 ‘지방세입계좌 납부서
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납부자들이 더
욱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 서
비스가 도입되기 전에는 타행에서 납부
하거나 업무시간 외 납부 시 납세자가
이체수수료를 부담했었지만 현재는 고
지서에 기재된 전자납부번호를 지방세
입 계좌번호로 활용해 전국 21개 은행
에서 이체수수료 없이 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착한 임대인 감면
제도와 지방세입계좌 납부서비스를 적
극적으로 활용해 슬기롭게 재산세를 납
부하기를 바란다. 재산세 납기일은 이
번 달 31일까지이며 납기 내 납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절세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기롭게 재산세 납부하기
오 지 향서귀포시 정방동
※ 사외 칼럼·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흥남 칼럼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