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뒷문채용’, 짓밟히는 청년의...

1
오피니언 15 2020년 7월 24일 금요일 | 제22493호 어린이집 급식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제(22일)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 을 열고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 가 있다고 폭로했다. 이들이 공개한 일부 어린이집의 급식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난다. 식판에 두어 수저 분 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 생선 살 과 깍두기 조금이 전부다. 오전에 만든 죽을 오후에 그대로 제공하는 어린이집의 급식 사진도 공개됐다. 학부모들에게 국내산 고기를 먹인다고 해놓고 스 페인산을 먹인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런 밥을 먹이 나. 더 기막힌 것은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다.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 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 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들어 전국 유치원· 어린이집 급식에 대한 위생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하지 만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마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 른 내용의 급식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거나, 부랴부 랴 실제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료를 숨기 고 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인 급식실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판국이니 급식 일지 나 식단표 관리도 제대로 안됐을 것이고 아이들의 영 양 관리인들 체계적으로 했을지 의문스럽다. 이래서 야 어떻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겠는가. 어린이집의 급식은 아이들의 평생 건강에까지 영 향을 미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보육시설이나 학 교급식을 국가 장래를 위한 투자로 여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인식은 확산되고 있지만 급식 문제 는 해마다 되풀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보육을 영리의 수단 정도로만 여기는 일부 어 린이집 종사자들의 잘못된 인식과 적당히 점검 시늉 만 내면서 뒷짐을 지고 있는 당국의 안일한 자세 때 문이다. 여기에다 적발되더라도 행정지도나 시정명 령 정도에 그치는 느슨한 처벌 관행 등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보육노조의 주장과 달리 제주에는 성실 하고 훌륭한 어린이집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당국은 보 육현장과 소통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급식 관리에 나 서야 한다. 또 급식 수준이 우수한 어린이집을 표창 하고, 불량 급식을 단속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학부모도 감시와 견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모두의 노력이 병행돼야 어린이집의 급식 수준 이 높아지는 걸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극복해야 할 환경민원 가운데 대표적인 게 악취 민원이다. 악취는 개인 또는 업체의 잘못으로 불특정 다수 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로 이런 상황이 나온다면 해 당 업체 또는 업소에 대한 관리·감독관청이 나서 해 결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현실적으로 개인 또는 업 체가 야기한 악취 문제에 대해 피해를 당하는 개인이 해당 업체 등에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해안변에서 전분공장 악 취민원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악취 민원을 관리해야 할 제주도는 여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 아 선량한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본지 취재팀이 찾은 서귀포시 표선면 하 천리 속칭 난돌~소구막 일대 해안도로. 서로 이웃한 전분공장 2곳에서 발생하는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 렀다. 한 주민은 “양돈장 악취보다 훨씬 심하다”며 “여름만 되면 문을 열고 살지 못 한다”고 토로했다. 악취를 따라갔더니 도로 바로 옆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분쇄한 뒤 전분 성분을 뽑아내고 남은 찌꺼기들 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채 보관되고 있었다. 건조 와 발효가 덜 된 것 같은 찌꺼기 더미가 심각한 악취 를 유발하고 있었다. 찌꺼기에서 검붉은 침출수까지 발생해 시멘트 바닥에 고인 채 썩고 있었다. 두 전분 공장의 배출수는 악취는 물론 바다 오염까지 유발한 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주민과 해녀들은 물탱크 바 닥에 슬러지가 수십 년간 쌓여 부패했는데도 단 한 번도 씻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폐수가 제대로 정화되 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전문기관과 복합악취 검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데 그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표선지역은 양돈장 악취문제를 비롯해 양돈장 신 축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번에 전분공장 악취가 발생한 지역은 전국 에서 몰려든 수많은 올레 여행객들이 지나는 길목이 다. 지척에는 많은 피서객이 찾고 있는 표선해수욕장 이 있다. 또 주변에는 펜션 등 숙박시설도 영업 중이 다. 그런데 이처럼 장기간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겪 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정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곳은 악취발생시설을 관리·감 독해야 하는 제주도다. 사실 전분공장이라는 개인시 설에 대한 행정의 직접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여름 장마에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악취 때문에 창문까 지 열지 못 한 채 고통 받는 주민들의 호소를 더는 외 면해선 안 된다. 사설 어린이집 급식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표선 전분 공장 악취, 행정 여태 뭘 했나 ‘인국공 사태’. 지금 대한민국에서 회 자되는 말이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단어가 요즘은 웬만하면 다 아는 신조 어가 됐다. 그리고 이 ‘인국공 사태’는 집권여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 세대 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 사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 공)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을 함축한 것이다. 인국공이 인천 국제공항에 근무 중인 비정규직 중 정 규직 전환대상자 2000여 명을 직접 고 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출발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넘어 취업준비생들의 반 발을 불렀다. 공채를 통해 인국공에 입 사를 준비하려던 젊은이들이 반발했 다.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목소 리를 높였다. 이 대열에 제1야당인 미래 통합당도 가세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국공의 정규직 전 환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실망 을 줬다”고 비판했다. 인국공이라는 한 기관에서 발생한 이 상황에 대한민국 2030 세대가 동병 상련의 심정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 는 가운데 제주에서는 지방정부인 제 주도가 관리·감독하는 지방공공기관 에서 ‘음습한 채용’이 대거 적발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 32건 적발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제주도가 관리· 감독하는 도내 20개 지방공공기관의 2018년 10월~지난해 10월 채용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 결과 다양한 편법과 변칙이 동원 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직원 공개채용 때 동점자가 나오자 동점자 중 1명에게 공고문이 정한 합격자 결정 기준과 다 르게 보훈가점을 줘 최종 합격시켰다. 시험전형위원을 내부 직원으로만 구 성해 합격자를 결정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 사업이 아닌데도 비정규직을 정 규직 전환 대상으로 삼아 특별 채용 했 다. 직원 공개채용에 인사위원회 심의 도 없이 응시자격을 제한했다. 인사위 원회의 심의내용과 다르게 시험전형 방법과 합격자 결정 방법을 임의로 변 경했다. 전형 위원을 응시자와 이해관 계가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 합격자를 부정하게 결정했다. 개방형 직위 공모 공고를 자체 홈페이지에만 게재했다. 도감사위는 이번 적발된 32건에 대 해 행정상 조치와 10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취할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바로잡겠다’ 겉도는 대책 “조직 개편을 통해 공공부문 채용 비 리 근절을 위한 전담조직을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를 채용해 채용전담팀을 구성‧운영하겠다. 자녀들이 공정하게 채용되길 바라는 부모 마음으로 인사‧ 채용 비리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 불과 2년 전인 2018년 8월 2일 제주 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공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공부문 채용비리 근절책 발언 중 일 부다. 그런데 이번 도감사위의 감사결 과는 원 지사의 이 언급을 ‘허명이 공언’ 으로 만든 셈이 됐다. 채용 비리는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 화될 수 없다. 채용 비리는 음습한 권력 을 앞세워 타인의 취업 기회를 말살하 는 범죄 행위다. 반칙으로 기회를 빼앗 은 행위다. 공정한 경쟁을 부정하고 선 량한 사회구성원이 추구하는 공동체 의 선(善)을 훼손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제주도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개선하겠다’ ‘바로잡겠다’ 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때뿐이다. 여론 이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뒷 문 채용과 공채를 빙자한 ‘사전 내통 채 용’ 등 음습한 관행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공정한 경쟁 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공 동체의 선을 파괴하는 사실상의 범죄행 위가 반복됐다. 산하 공공기관의 인사 문제 조차 제대로 ‘평정’하지 못 하면서 어떻게 ‘더 큰 제주’를 꺼낼 수 있는지. 내가 당당해야 상대에게도 당당함을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지방공기업 ‘뒷문채용’, 짓밟히는 청년의 꿈 독자 기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봄을 만끽하지 도 못 하고 어느 새 계절이 바뀌어버렸 다. 이른 장마 탓에 연이어 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날씨는 지난해보 다 더욱 무더워질 것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은 하 반기가 시작되는 달이며 재산세 납부의 달이기도 하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현재 사실상 소유자에게 부과 되며 사실상 소유자를 알 수 없으면 공 부상 소유자가 내야 한다. 주택, 건축물, 선박, 항공기, 별장에 대해 과세되는 세 목이 재산세인데 7월은 그 중에서도 건 축물, 선박, 항공기에 대해 과세된다. 주택은 본세가 20만원 이하인 경우 7 월에 일괄부과되지만 20만원을 초과하 는 경우는 50% 부과 고지 대상이므로 1기분은 7월에 납부하고 2기분은 9월 에 내야 한다. 재산세에서 올해 제일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코로나19 극 복을 위한 착한 임대 인을 대상으로 재산 세가 감면된다는 점 이다. 감면 대상은 임 대차 계약을 유지하는 임차인에게 임대 료를 10% 이상 내린 상가건물 소유자이 며 세액 감면율은 10~50% 범위로 임대 료 인하율에 따라 감면액도 달라진다. 감면 신청은 올해 말까지 제출서류를 구비한 후 시청 세무과나 읍·면사무소 와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또 지난달부터 ‘지방세입계좌 납부서 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납부자들이 더 욱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 서 비스가 도입되기 전에는 타행에서 납부 하거나 업무시간 외 납부 시 납세자가 이체수수료를 부담했었지만 현재는 고 지서에 기재된 전자납부번호를 지방세 입 계좌번호로 활용해 전국 21개 은행 에서 이체수수료 없이 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착한 임대인 감면 제도와 지방세입계좌 납부서비스를 적 극적으로 활용해 슬기롭게 재산세를 납 부하기를 바란다. 재산세 납기일은 이 번 달 31일까지이며 납기 내 납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절세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기롭게 재산세 납부하기 오지향 서귀포시 정방동 ※ 사외 칼럼·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흥남 칼럼 편집인

Upload: others

Post on 30-Sep-2020

1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Page 1: 지방공기업 ‘뒷문채용’, 짓밟히는 청년의 꿈pdf.jejuilbo.net/2020/07/24/20200724-15.pdf · 만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마나 ‘눈 가리고 아웅’

오피니언 152020년 7월 24일 금요일 | 제22493호

어린이집 급식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제(22일) 제주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구성된

제주평등보육노동조합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

을 열고 일부 어린이집 급식이 양과 질 모두에 문제

가 있다고 폭로했다. 이들이 공개한 일부 어린이집의

급식 사진을 보면 눈물이 난다. 식판에 두어 수저 분

량의 쌀밥과 작은 두부 1조각만 들어있는 국, 생선 살

과 깍두기 조금이 전부다. 오전에 만든 죽을 오후에

그대로 제공하는 어린이집의 급식 사진도 공개됐다.

학부모들에게 국내산 고기를 먹인다고 해놓고 스

페인산을 먹인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이런 밥을 먹이

나. 더 기막힌 것은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의 경우다.

점검이 나오는 날을 제외한 1년 내내 아무런 반찬 없

이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먹

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 들어 전국 유치원·

어린이집 급식에 대한 위생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하지

만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하나마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실제 제공했던 급식과는 다

른 내용의 급식 서류를 한꺼번에 준비하거나, 부랴부

랴 실제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했던 음식 재료를 숨기

고 불량한 위생 상태를 덮기 위해 대대적인 급식실

청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판국이니 급식 일지

나 식단표 관리도 제대로 안됐을 것이고 아이들의 영

양 관리인들 체계적으로 했을지 의문스럽다. 이래서

야 어떻게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겠는가.

어린이집의 급식은 아이들의 평생 건강에까지 영

향을 미친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보육시설이나 학

교급식을 국가 장래를 위한 투자로 여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인식은 확산되고 있지만 급식 문제

는 해마다 되풀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보육을 영리의 수단 정도로만 여기는 일부 어

린이집 종사자들의 잘못된 인식과 적당히 점검 시늉

만 내면서 뒷짐을 지고 있는 당국의 안일한 자세 때

문이다. 여기에다 적발되더라도 행정지도나 시정명

령 정도에 그치는 느슨한 처벌 관행 등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보육노조의 주장과 달리 제주에는 성실

하고 훌륭한 어린이집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당국은 보

육현장과 소통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급식 관리에 나

서야 한다. 또 급식 수준이 우수한 어린이집을 표창

하고, 불량 급식을 단속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학부모도 감시와 견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모두의 노력이 병행돼야 어린이집의 급식 수준

이 높아지는 걸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극복해야 할 환경민원 가운데 대표적인 게

악취 민원이다.

악취는 개인 또는 업체의 잘못으로 불특정 다수

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로 이런 상황이 나온다면 해

당 업체 또는 업소에 대한 관리·감독관청이 나서 해

결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현실적으로 개인 또는 업

체가 야기한 악취 문제에 대해 피해를 당하는 개인이

해당 업체 등에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현

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해안변에서 전분공장 악

취민원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악취 민원을

관리해야 할 제주도는 여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

아 선량한 주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본지 취재팀이 찾은 서귀포시 표선면 하

천리 속칭 난돌~소구막 일대 해안도로. 서로 이웃한

전분공장 2곳에서 발생하는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

렀다. 한 주민은 “양돈장 악취보다 훨씬 심하다”며

“여름만 되면 문을 열고 살지 못 한다”고 토로했다.

악취를 따라갔더니 도로 바로 옆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분쇄한 뒤 전분 성분을 뽑아내고 남은 찌꺼기들

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채 보관되고 있었다. 건조

와 발효가 덜 된 것 같은 찌꺼기 더미가 심각한 악취

를 유발하고 있었다. 찌꺼기에서 검붉은 침출수까지

발생해 시멘트 바닥에 고인 채 썩고 있었다. 두 전분

공장의 배출수는 악취는 물론 바다 오염까지 유발한

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주민과 해녀들은 물탱크 바

닥에 슬러지가 수십 년간 쌓여 부패했는데도 단 한

번도 씻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폐수가 제대로 정화되

지 않고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전문기관과 복합악취 검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데 그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표선지역은 양돈장 악취문제를 비롯해 양돈장 신

축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특히 이번에 전분공장 악취가 발생한 지역은 전국

에서 몰려든 수많은 올레 여행객들이 지나는 길목이

다. 지척에는 많은 피서객이 찾고 있는 표선해수욕장

이 있다. 또 주변에는 펜션 등 숙박시설도 영업 중이

다. 그런데 이처럼 장기간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겪

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정상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곳은 악취발생시설을 관리·감

독해야 하는 제주도다. 사실 전분공장이라는 개인시

설에 대한 행정의 직접적인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 여름 장마에

무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악취 때문에 창문까

지 열지 못 한 채 고통 받는 주민들의 호소를 더는 외

면해선 안 된다.

사설

어린이집 급식 국이나 물에 밥만 말아…

표선 전분 공장 악취, 행정 여태 뭘 했나

‘인국공 사태’. 지금 대한민국에서 회

자되는 말이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이

단어가 요즘은 웬만하면 다 아는 신조

어가 됐다. 그리고 이 ‘인국공 사태’는

집권여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 세대

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 사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

공)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논란을 함축한 것이다. 인국공이 인천

국제공항에 근무 중인 비정규직 중 정

규직 전환대상자 2000여 명을 직접 고

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출발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넘어 취업준비생들의 반

발을 불렀다. 공채를 통해 인국공에 입

사를 준비하려던 젊은이들이 반발했

다. ‘채용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목소

리를 높였다. 이 대열에 제1야당인 미래

통합당도 가세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국공의 정규직 전

환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실망

을 줬다”고 비판했다.

인국공이라는 한 기관에서 발생한

이 상황에 대한민국 2030 세대가 동병

상련의 심정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

는 가운데 제주에서는 지방정부인 제

주도가 관리·감독하는 지방공공기관

에서 ‘음습한 채용’이 대거 적발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 32건 적발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제주도가 관리·

감독하는 도내 20개 지방공공기관의

2018년 10월~지난해 10월 채용실태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 결과 다양한 편법과 변칙이 동원

된 것으로 확인됐다. 임직원 공개채용

때 동점자가 나오자 동점자 중 1명에게

공고문이 정한 합격자 결정 기준과 다

르게 보훈가점을 줘 최종 합격시켰다.

시험전형위원을 내부 직원으로만 구

성해 합격자를 결정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 사업이 아닌데도 비정규직을 정

규직 전환 대상으로 삼아 특별 채용 했

다. 직원 공개채용에 인사위원회 심의

도 없이 응시자격을 제한했다. 인사위

원회의 심의내용과 다르게 시험전형

방법과 합격자 결정 방법을 임의로 변

경했다. 전형 위원을 응시자와 이해관

계가 있는 사람으로 구성해 합격자를

부정하게 결정했다. 개방형 직위 공모

공고를 자체 홈페이지에만 게재했다.

도감사위는 이번 적발된 32건에 대

해 행정상 조치와 10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취할 것을 제주도에 요구했다.

#‘바로잡겠다’ 겉도는 대책

“조직 개편을 통해 공공부문 채용 비

리 근절을 위한 전담조직을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를 채용해 채용전담팀을

구성‧운영하겠다. 자녀들이 공정하게

채용되길 바라는 부모 마음으로 인사‧

채용 비리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

불과 2년 전인 2018년 8월 2일 제주

도 산하 공공기관 경영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공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공부문 채용비리 근절책 발언 중 일

부다. 그런데 이번 도감사위의 감사결

과는 원 지사의 이 언급을 ‘허명이 공언’

으로 만든 셈이 됐다.

채용 비리는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

화될 수 없다. 채용 비리는 음습한 권력

을 앞세워 타인의 취업 기회를 말살하

는 범죄 행위다. 반칙으로 기회를 빼앗

은 행위다. 공정한 경쟁을 부정하고 선

량한 사회구성원이 추구하는 공동체

의 선(善)을 훼손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제주도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개선하겠다’ ‘바로잡겠다’

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때뿐이다. 여론

이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뒷

문 채용과 공채를 빙자한 ‘사전 내통 채

용’ 등 음습한 관행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공정한 경쟁

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공

동체의 선을 파괴하는 사실상의 범죄행

위가 반복됐다. 산하 공공기관의 인사

문제 조차 제대로 ‘평정’하지 못 하면서

어떻게 ‘더 큰 제주’를 꺼낼 수 있는지.

내가 당당해야 상대에게도 당당함을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지방공기업 ‘뒷문채용’, 짓밟히는 청년의 꿈

독자 기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봄을 만끽하지

도 못 하고 어느 새 계절이 바뀌어버렸

다. 이른 장마 탓에 연이어 비가 내리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날씨는 지난해보

다 더욱 무더워질 것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은 하

반기가 시작되는 달이며 재산세 납부의

달이기도 하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현재 사실상 소유자에게 부과

되며 사실상 소유자를 알 수 없으면 공

부상 소유자가 내야 한다. 주택, 건축물,

선박, 항공기, 별장에 대해 과세되는 세

목이 재산세인데 7월은 그 중에서도 건

축물, 선박, 항공기에 대해 과세된다.

주택은 본세가 20만원 이하인 경우 7

월에 일괄부과되지만 20만원을 초과하

는 경우는 50% 부과 고지 대상이므로

1기분은 7월에 납부하고 2기분은 9월

에 내야 한다.

재산세에서 올해

제일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코로나19 극

복을 위한 착한 임대

인을 대상으로 재산

세가 감면된다는 점

이다. 감면 대상은 임

대차 계약을 유지하는 임차인에게 임대

료를 10% 이상 내린 상가건물 소유자이

며 세액 감면율은 10~50% 범위로 임대

료 인하율에 따라 감면액도 달라진다.

감면 신청은 올해 말까지 제출서류를

구비한 후 시청 세무과나 읍·면사무소

와 동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

또 지난달부터 ‘지방세입계좌 납부서

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납부자들이 더

욱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 서

비스가 도입되기 전에는 타행에서 납부

하거나 업무시간 외 납부 시 납세자가

이체수수료를 부담했었지만 현재는 고

지서에 기재된 전자납부번호를 지방세

입 계좌번호로 활용해 전국 21개 은행

에서 이체수수료 없이 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착한 임대인 감면

제도와 지방세입계좌 납부서비스를 적

극적으로 활용해 슬기롭게 재산세를 납

부하기를 바란다. 재산세 납기일은 이

번 달 31일까지이며 납기 내 납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절세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기롭게 재산세 납부하기

오 지 향서귀포시 정방동

※ 사외 칼럼·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흥남 칼럼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