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언덕되어준적이있는가pdf.ihalla.com/sectionpdf/20171013-72849.pdf ·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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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했던 계획이 초라해졌다. 용두사 미가 따로 없다. 국가 주도로 진행된 민군복합항 크루즈 관광테마거리 조성 사업이 바로 그런 꼴이다. 당초 계획보 다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배정 된 국비마저 집행하지 못했다. 지역발 전사업 으로 추진한 크루즈 관광테마 거리 조성사업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강정마을 지역발전 사업 가운데 하나인 크루즈 관광테마 거리 조성사업에는 국비와 민자 64억 원씩 총 12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크루즈 관광테마거리에는 96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8888㎡)을 비 롯 걷고 싶은 거리, 지역특산물 등 쇼 핑 스트리트, 이벤트 홀, 녹지광장(694 3㎡)이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 완공된 크루즈 관 광테마거리에 실제 투입된 사업비는 국비 37억원이 전부다. 그러니까 128억 원짜리 사업이 37억원짜리 사업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사업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업대상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 면서 민간투자가 무산되자 지난해 3월 사업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대형 버스 23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휴식공간, 화장실 등을 갖추는데 그쳤 다. 걷고 싶은 거리와 지역특산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은 사라졌다. 이 때 문에 사업부지가 당초 민군복합항 앞 도로 인근 토지 1만5831㎡ 규모에서 항 만 내 4461㎡ 규모로 대폭 축소됐다. 결 국 미처 쓰지 못한 국비 22억원까지 반 납했다. 사업부지가 3분의 1 규모로 크 게 줄면서 크루즈 관광테마거리가 지역 발전사업이라는 당초 취지를 사실상 살 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어설프기 짝이 없다. 크루 를 내세운 관광테마거리라면서 고 작 대형버스 23대 세울 수 있는 주차 장을 만들었다. 그 정도의 주차장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소화할 있다고 보는가. 어림도 없을 것이다. 특히 관광테마 로 삼으면서 정작 중요한 지역특산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쇼 핑공간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주민소 득과 연계시킬 수 있는 핵심시설까지 아예 없애버렸다. 이러고도 크루즈 관 광테마거리를 지역발전사업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부지 확보가 어렵다고 하나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추진하지 아니함만 못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국가정원은 제주의 자연자원 등을 활용 제주만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제대로만 추진하면 제 주의 새로운 그린오션으로서 성장 가 능성이 크다. 더욱이 제주는 오름과 곶 자왈은 물론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 코 3관왕이라는 매력과 이점을 지니고 있다. 그 어느 곳보다 국가정원 조성사 업의 적지로 평가되는 이유다. 그런데 윤곽을 드러낸 제주국가정원 조성 기 본계획은 제주다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주도는 지난 11일 제주국가정원조 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국가정원 사업 대상지는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 리오름 일대다. 용역팀은 사업대상 면 적 170㏊ 가운데 물영아리오름이 포함 된 1등급 절대보존지역인 66㏊를 제외 한 104㏊를 중심으로 국가정원을 조성 하는 2개의 기본구상안을 제시했다. 1 안은 물영아리오름 일대의 자갈이 많 은 토양 특성을 고려해 생육이 적절한 대나무를 활용한 테마정원을 조성하는 안이다. 2안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제주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정원 을 제시했다. 사업비는 1안은 1960억 원, 2안은 1300억 원이 각각 투입될 것 으로 전망됐다. 용역 중간 단계의 제시된 안이긴하 나 보고회에서는 대부분 보완이 필요 하다는 비판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 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제주의 특색을 제대로 담아낼 것을 주문했다. 현재 제 시된 시설은 놀이공원 수준에 그친다 는 혹독한 비판도 나왔다. 아닌게 아니 라 대나무를 활용한 테마정원이 얼마 나 제주자연과 정취를 담아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2안 역시도 마찬가지 다. 무색무취한 국가정원으로는 차별 화와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주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도 구체성이 부족하다. 물영아리오 름 일대는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생활터 전으로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주민 소 득 연계방안이나 고용창출 등을 포함 좀 더 심도있는 밑그림이 필요하다. 그 래야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이 사업은 정부의 적 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 정 부의 지원과 설득을 이끌어낼 수 있도 록 제주도와 용역진이 타당성있는 계획 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정원 조성 제주다움 제대로 담아내야 어설프기 짝이 없는 크루즈 관광테마거리 현장시선 열린마당 그래픽 뉴스 열흘간의 황금 추석 연휴를 끝내고 우 리는 일상으로 복귀했다. 바쁜 일정 속 에 다소 무관심했던 가족들과 대화도 하고, 여행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 고,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나를 위해 자연과 벗하면서 힐링(healing)의 시 간들을 가졌다. 그러나 이 연휴 동안 우리 주변에는 자녀들 없이 추석 연휴 를 홀로 지낸 독거노인, 아이 손을 잡 고 고향에 가고 싶은 싱글맘, 시설에 입소해 있어서 추석 연휴에도 가족들 과 함께하지 못한 중증장애인이 외로 이 긴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이들에게 긴 연휴는 어쩌면 흐르는 눈물을 삼키 며, 하루하루를 일상보다 더 힘들게 버 텼을지도 모른다. 2017년 7월 30일 경기연구원이 발표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Ⅴ :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구성에 따른 삶 의 만족도에서 1인 가구가 49.8%, 2인 가구 56.8%, 3인 가구 56.4%로 1인 가 구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았으며, 4 인 이상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60.7% 로 1인 가구에 비해 10.9% 이상 만족 도가 높았다. 특히 1인 가구가 여가를 함께 보내는 대상이 가족일 경우 삶의 만족도는 61.9%였고 직장동료 52.7%, 친구 지인 49.6%, 동호회 구성원 48.7 %로 조사되었다. 반면 여가를 혼자 보 낼 경우 삶의 만족도는 40.6%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외로움과 쓸쓸함이 삶의 만족도에 매우 크게 작용함에도 우리는 이런 내용들을 통계 자료로만 활용하고, 추석 연휴에 누군가가 찾아 와주길 바라는 그분들의 친구가 되어 주지 못한 것 같다. 제주에서 동네의 어른에게 삼촌 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개 인적으로 정감이 가고 큰 의미를 둔다. 삼촌 이라는 호칭은 친인척 간의 촌 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이웃사촌 보다 더 큰 연대감으로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담소를 나누면서 문안을 서로 주 고받으며, 축하와 격려로 공동의 행복 (collective happiness)을 추구하고, 불행을 함께 지혜로 이겨나간 공존(共 存)의 호칭이라고 본다. 2017년 3월 통계청 삶의 질 종합지 발표에서도 공동의 행복(collec- tive happiness) 추구가 삶의 질에 영 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특 히 10년간 1인당 GDP 29% 늘 때 의 질 지수 는 12% 정도 개선되어, 경 제가 성장해도 삶이 행복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안 전(22.2%)에서는 많은 부분 삶의 질 개선이 되었으나, 가족 공동체(-1.4%) 에서는 매우 낮게 나타나 관계가 의질 의 영향을 주고 있음에 주목하 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공동의 행복보다는 개인의 행복 추구가 늘고 있으며, 누군 가의 언덕이 되어 주기보다는 경쟁으 로 이겨야 하는 냉혹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생활밀착형 미 래지식 100 의 저서에서 경제 성장과 삶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으며, 모두 행복할 때 삶의 만족도가 높음 을제 시하고 있다. 이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누군가의 언덕이 되어 주는 이 타적(利他的) 삶이 결국 내 삶의 만족 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삶이 절망적이라 더 이상 기댈 곳 없는 한 개인에게 나라가, 사회가, 마 을공동체가 마지막으로 또 다른 개인 한 사람이 언덕이 되어 줄 때 모든 사 람들이 삶의 만족도가 높은 행복 국가 가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 누군가의 비밀 언덕, 누군 가의 비빌 언덕, 누군가의 희망 언덕이 되어주는 이타적인 삶을 살아 보지 않 으시겠습니까? 오피니언 면의 외부필자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경미 제주여성애인상담소누군가의 언덕 되어 준 적이 있는가 제주특별자치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에서 4박 5일 동안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2차 청소년 정서치유 힐링 캠프를 운영했다. 멘토 라는 이름으로 캠프에 참가 하게 된 나는 캠프가 시작되기 전까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많 았지만 캠프에 참가한 23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과의 4박 5일 일정은 나 에게 색안경을 벗을 수 있도록 해주 었다. 일반 청소년처럼 밝고 순수한 모습, 때로는 열정을 분출하는 그들 은 학교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 른 청소년보다 세상 안에 먼저 들어 와 있는 그냥 청소년들이었다. 처음에는 23명의 청소년들이 23가 지의 색을 내고 있어서 처음엔 당황 스러웠지만, 캠프가 진행될수록 23가 지의 색이 따로 또는 같이 조화를 이 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상처가 덜한 청소년이 상처가 더한 청소년을 격려하고 일으켜 세우고, 강하게 버 티던 청소년이 자신의 서러운 이야기 를 꺼내 놓으면서 함께 울음을 터뜨 리기도 했다. 나만 힘들거나 나만 서 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멘 토들과 더불어 힘을 얻어가고 있었 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청소년들은 캠프 프로그램에 빠져들고 있었고, 뒤로 처져 있던 청소년들은 자진하여 대열에 들어서고 있었다. 서로 존중해 가는 분위기가 이렇게 도 변화를 부를 수 있구나 라는 생각 에 소름이 돋는듯한 쾌감을 느꼈다. 앞 으로 나타날 미래가 비록 순탄한 길이 아니고, 학교 청소년보다 조금은 외롭 고 굴곡 있다 하더라도 캠프에서 만난 청소년들이라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 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나는 그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프로 그램이 끝난 현재도 응원하고 있다. 세상 안에 미리 들어와 있는 청소 년들아! 이제 세상을 향해 느리지만 힘찬 걸음을 내디딜 시간이야. 너희들 의 선택이 후회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깊이 꿈꾸자. 조동민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학교 밖 청소년꿈, 어디까지 꿔봤오피니언 2017년 10월 13금요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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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누군가의언덕되어준적이있는가pdf.ihalla.com/sectionpdf/20171013-72849.pdf · 좀 더 심도있는 밑그림이 필요하다.그 래야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거창했던 계획이 초라해졌다. 용두사

미가 따로 없다. 국가 주도로 진행된

민군복합항 크루즈 관광테마거리 조성

사업이 바로 그런 꼴이다. 당초 계획보

다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배정

된 국비마저 집행하지 못했다. 지역발

전사업 으로 추진한 크루즈 관광테마

거리 조성사업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강정마을 지역발전

사업 가운데 하나인 크루즈 관광테마

거리 조성사업에는 국비와 민자 64억

원씩 총 12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크루즈 관광테마거리에는 96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8888㎡)을 비

롯 걷고 싶은 거리, 지역특산물 등 쇼

핑 스트리트, 이벤트 홀, 녹지광장(694

3㎡)이 조성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 완공된 크루즈 관

광테마거리에 실제 투입된 사업비는

국비 37억원이 전부다. 그러니까 128억

원짜리 사업이 37억원짜리 사업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사업 규모가 줄어든

것은 사업대상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

면서 민간투자가 무산되자 지난해 3월

사업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대형

버스 23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휴식공간, 화장실 등을 갖추는데 그쳤

다. 걷고 싶은 거리와 지역특산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은 사라졌다. 이 때

문에 사업부지가 당초 민군복합항 앞

도로 인근 토지 1만5831㎡ 규모에서 항

만 내 4461㎡ 규모로 대폭 축소됐다. 결

국 미처 쓰지 못한 국비 22억원까지 반

납했다. 사업부지가 3분의 1 규모로 크

게 줄면서 크루즈 관광테마거리가 지역

발전사업이라는 당초 취지를 사실상 살

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어설프기 짝이 없다. 크루

즈 를 내세운 관광테마거리라면서 고

작 대형버스 23대 세울 수 있는 주차

장을 만들었다. 그 정도의 주차장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소화할 수 있다고

보는가. 어림도 없을 것이다. 특히

관광테마 로 삼으면서 정작 중요한

지역특산물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쇼

핑공간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주민소

득과 연계시킬 수 있는 핵심시설까지

아예 없애버렸다. 이러고도 크루즈 관

광테마거리를 지역발전사업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부지 확보가

어렵다고 하나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추진하지 아니함만 못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국가정원은 제주의

자연자원 등을 활용 제주만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제대로만 추진하면 제

주의 새로운 그린오션으로서 성장 가

능성이 크다. 더욱이 제주는 오름과 곶

자왈은 물론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

코 3관왕이라는 매력과 이점을 지니고

있다. 그 어느 곳보다 국가정원 조성사

업의 적지로 평가되는 이유다. 그런데

윤곽을 드러낸 제주국가정원 조성 기

본계획은 제주다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주도는 지난 11일 제주국가정원조

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용

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국가정원

사업 대상지는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

리오름 일대다. 용역팀은 사업대상 면

적 170㏊ 가운데 물영아리오름이 포함

된 1등급 절대보존지역인 66㏊를 제외

한 104㏊를 중심으로 국가정원을 조성

하는 2개의 기본구상안을 제시했다. 1

안은 물영아리오름 일대의 자갈이 많

은 토양 특성을 고려해 생육이 적절한

대나무를 활용한 테마정원을 조성하는

안이다. 2안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제주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정원

을 제시했다. 사업비는 1안은 1960억

원, 2안은 1300억 원이 각각 투입될 것

으로 전망됐다.

용역 중간 단계의 제시된 안이긴하

나 보고회에서는 대부분 보완이 필요

하다는 비판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

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제주의 특색을

제대로 담아낼 것을 주문했다. 현재 제

시된 시설은 놀이공원 수준에 그친다

는 혹독한 비판도 나왔다. 아닌게 아니

라 대나무를 활용한 테마정원이 얼마

나 제주자연과 정취를 담아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2안 역시도 마찬가지

다. 무색무취한 국가정원으로는 차별

화와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주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도 구체성이 부족하다. 물영아리오

름 일대는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생활터

전으로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주민 소

득 연계방안이나 고용창출 등을 포함

좀 더 심도있는 밑그림이 필요하다. 그

래야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이 사업은 정부의 적

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 정

부의 지원과 설득을 이끌어낼 수 있도

록 제주도와 용역진이 타당성있는 계획

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정원 조성 제주다움 제대로 담아내야

어설프기 짝이 없는 크루즈 관광테마거리

현장시선

열린마당 그래픽 뉴스

열흘간의 황금 추석 연휴를 끝내고 우

리는 일상으로 복귀했다. 바쁜 일정 속

에 다소 무관심했던 가족들과 대화도

하고, 여행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

고,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나를 위해

자연과 벗하면서 힐링(healing)의 시

간들을 가졌다. 그러나 이 연휴 동안

우리 주변에는 자녀들 없이 추석 연휴

를 홀로 지낸 독거노인, 아이 손을 잡

고 고향에 가고 싶은 싱글맘, 시설에

입소해 있어서 추석 연휴에도 가족들

과 함께하지 못한 중증장애인이 외로

이 긴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이들에게

긴 연휴는 어쩌면 흐르는 눈물을 삼키

며, 하루하루를 일상보다 더 힘들게 버

텼을지도 모른다.

2017년 7월 30일 경기연구원이 발표

한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Ⅴ :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구성에 따른 삶

의 만족도에서 1인 가구가 49.8%, 2인

가구 56.8%, 3인 가구 56.4%로 1인 가

구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았으며, 4

인 이상 가구의 삶의 만족도는 60.7%

로 1인 가구에 비해 10.9% 이상 만족

도가 높았다. 특히 1인 가구가 여가를

함께 보내는 대상이 가족일 경우 삶의

만족도는 61.9%였고 직장동료 52.7%,

친구 지인 49.6%, 동호회 구성원 48.7

%로 조사되었다. 반면 여가를 혼자 보

낼 경우 삶의 만족도는 40.6%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외로움과 쓸쓸함이

삶의 만족도에 매우 크게 작용함에도

우리는 이런 내용들을 통계 자료로만

활용하고, 추석 연휴에 누군가가 찾아

와주길 바라는 그분들의 친구가 되어

주지 못한 것 같다.

제주에서 동네의 어른에게 삼촌 이

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개

인적으로 정감이 가고 큰 의미를 둔다.

삼촌 이라는 호칭은 친인척 간의 촌

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이웃사촌 보다

더 큰 연대감으로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담소를 나누면서 문안을 서로 주

고받으며, 축하와 격려로 공동의 행복

(collective happiness)을 추구하고,

불행을 함께 지혜로 이겨나간 공존(共

存)의 호칭이라고 본다.

2017년 3월 통계청 삶의 질 종합지

수 발표에서도 공동의 행복(collec-

tive happiness) 추구가 삶의 질에 영

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특

히 10년간 1인당 GDP 29% 늘 때 삶

의 질 지수 는 12% 정도 개선되어, 경

제가 성장해도 삶이 행복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 이후 안

전(22.2%)에서는 많은 부분 삶의 질

개선이 되었으나, 가족 공동체(-1.4%)

에서는 매우 낮게 나타나 관계가 삶

의 질 의 영향을 주고 있음에 주목하

게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공동의 행복보다는

개인의 행복 추구가 늘고 있으며, 누군

가의 언덕이 되어 주기보다는 경쟁으

로 이겨야 하는 냉혹한 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생활밀착형 미

래지식 100 의 저서에서 경제 성장과

삶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으며, 모두

행복할 때 삶의 만족도가 높음 을 제

시하고 있다. 이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누군가의 언덕이 되어 주는 이

타적(利他的) 삶이 결국 내 삶의 만족

을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삶이 절망적이라 더 이상 기댈 곳

없는 한 개인에게 나라가, 사회가, 마

을공동체가 마지막으로 또 다른 개인

한 사람이 언덕이 되어 줄 때 모든 사

람들이 삶의 만족도가 높은 행복 국가

가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 누군가의 비밀 언덕, 누군

가의 비빌 언덕, 누군가의 희망 언덕이

되어주는 이타적인 삶을 살아 보지 않

으시겠습니까?

※ 오피니언 면의외부필자기고는본지의편집방향과일치하지않을수도있습니다.

김 경 미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장

누군가의 언덕 되어 준 적이 있는가

제주특별자치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에서 4박 5일 동안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2차 청소년 정서치유 힐링

캠프를 운영했다.

멘토 라는 이름으로 캠프에 참가

하게 된 나는 캠프가 시작되기 전까

지 잘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많

았지만 캠프에 참가한 23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과의 4박 5일 일정은 나

에게 색안경을 벗을 수 있도록 해주

었다. 일반 청소년처럼 밝고 순수한

모습, 때로는 열정을 분출하는 그들

은 학교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

른 청소년보다 세상 안에 먼저 들어

와 있는 그냥 청소년들이었다.

처음에는 23명의 청소년들이 23가

지의 색을 내고 있어서 처음엔 당황

스러웠지만, 캠프가 진행될수록 23가

지의 색이 따로 또는 같이 조화를 이

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상처가

덜한 청소년이 상처가 더한 청소년을

격려하고 일으켜 세우고, 강하게 버

티던 청소년이 자신의 서러운 이야기

를 꺼내 놓으면서 함께 울음을 터뜨

리기도 했다. 나만 힘들거나 나만 서

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멘

토들과 더불어 힘을 얻어가고 있었

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청소년들은

캠프 프로그램에 빠져들고 있었고,

뒤로 처져 있던 청소년들은 자진하여

대열에 들어서고 있었다.

서로 존중해 가는 분위기가 이렇게

도 변화를 부를 수 있구나 라는 생각

에 소름이 돋는듯한 쾌감을 느꼈다. 앞

으로 나타날 미래가 비록 순탄한 길이

아니고, 학교 청소년보다 조금은 외롭

고 굴곡 있다 하더라도 캠프에서 만난

청소년들이라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

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나는 그

청소년들을 응원하기 시작했고, 프로

그램이 끝난 현재도 응원하고 있다.

세상 안에 미리 들어와 있는 청소

년들아! 이제 세상을 향해 느리지만

힘찬 걸음을 내디딜 시간이야. 너희들

의 선택이 후회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깊이 꿈꾸자.

조 동 민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학교 밖 청소년… 꿈, 어디까지 꿔봤니

오피니언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