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분쟁 관련 최근 대법원의 상반된 판결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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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주가연계증권(ELS) 분쟁 관련 최근 대법원의 상반된 판결에 대한 고찰 성희활 교수 (인하대 법전원) 【 목 차 】 Ⅰ. 서론 : 논의의 배경과 경과 Ⅱ. 최근 주요 대법원 판결 요지 Ⅲ. BNP파리바 사건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Ⅳ.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 주장에 대한 일반론적 비판 Ⅴ. 미국의 유사사례와 검토의견 Ⅵ. 결론 I. 서론 : 논의의 배경과 경과 최근 대법원은 일련의 주가연계증권(ELS: Equity-linked securities) 관련 소송들에서 헤 지거래가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최종 판결들을 내렸다. 그런데 거의 동일해 보이는 사실관계에 대하여 대법원 부별로 상반된 판시가 나오면서 주가연계증권 관련 분쟁은 법리적으로 일단락 되지 못하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주가연계증권 관련 소송을 촉발한 것은 2009. 4월 한화증권이 판매한 ‘제10회 한화스마트 주가연계증권(ELS)(기초자산 : SK, POSCO)’ 관련 헤지거래였다. 2009. 4. 22. 동 상품의 만기상환시 수익률(22%) 지급조건이 만기상환일 종가 기준으로 SK의 경우 119,625원 이상이었으나, 만기일 장 마감직전 헤지거래를 수행한 외국계은행의 집중적인 대량 매도물량으로 인해 종가가 119,000원으로 형성되어 만기상환 조건이 무산되었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22%의 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원금 대비 25.39%의 손실을 보았다는 민원을 관계기관에 제기하면서부터였다. 2) 동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이후 3) 투자자들로부터 ELS 1) 한국경제, “[취재수첩] 혼란 부추기는 ELS 판결”, 2016.3.15; 머니투데이, “'복불복' ELS 판결…대법 원에 쏠리는 의문들”, 2016.3.17; 조선비즈, “주가연계증권(ELS)이 헷갈려...대법원, 한달 사이 엇갈린 판결”, 2016.3.25. 2) 사실 이 건 발생 훨씬 이전에도 주가연계증권 관련 헤지거래가 시세조종을 야기할 위험이 이미 몇 차 례 언론에서 다루어지고 관계 당국으로부터 제재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였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매일경제, “ELS 관련 불공정거래 금감원, 방지 시스템 구 축”, 2003.6.18. (인터넷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만기 때 주가지수가 상품 가입 때보다 일정% 이 상 상승하면 확정 수익률을 주겠다고 약속한 ELS 상품의 경우 지수 상승률과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조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쿠키뉴스, “시세조종 등 한 증권사 징계”, 2007.3.14. (인터넷판)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주가연계증권(ELS)의 헤지거래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 주식 3개 종목의 종가에 집중적으로 관여해 시세를 특정 가격이 유지되도록 유도한 우리투자증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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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분쟁 관련 최근 대법원의 상반된 판결에 대한 고찰

성희활 교수 (인하대 법전원)

【 목 차 】

Ⅰ. 서론 : 논의의 배경과 경과Ⅱ. 최근 주요 대법원 판결 요지Ⅲ. BNP파리바 사건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Ⅳ.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 주장에 대한 일반론적 비판Ⅴ. 미국의 유사사례와 검토의견Ⅵ. 결론

I. 서론 : 논의의 배경과 경과

최근 대법원은 일련의 주가연계증권(ELS: Equity-linked securities) 관련 소송들에서 헤지거래가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최종 판결들을 내렸다. 그런데 거의 동일해 보이는 사실관계에 대하여 대법원 부별로 상반된 판시가 나오면서 주가연계증권 관련 분쟁은 법리적으로 일단락 되지 못하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1)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주가연계증권 관련 소송을 촉발한 것은 2009. 4월 한화증권이 판매한 ‘제10회 한화스마트 주가연계증권(ELS)(기초자산 : SK, POSCO)’ 관련 헤지거래였다. 2009. 4. 22. 동 상품의 만기상환시 수익률(22%) 지급조건이 만기상환일 종가 기준으로 SK의 경우 119,625원 이상이었으나, 만기일 장 마감직전 헤지거래를 수행한 외국계은행의 집중적인 대량 매도물량으로 인해 종가가 119,000원으로 형성되어 만기상환 조건이 무산되었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22%의 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원금 대비 25.39%의 손실을 보았다는 민원을 관계기관에 제기하면서부터였다.2) 동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이후3) 투자자들로부터 ELS

1) 한국경제, “[취재수첩] 혼란 부추기는 ELS 판결”, 2016.3.15; 머니투데이, “'복불복' ELS 판결…대법원에 쏠리는 의문들”, 2016.3.17; 조선비즈, “주가연계증권(ELS)이 헷갈려...대법원, 한달 사이 엇갈린 판결”, 2016.3.25.

2) 사실 이 건 발생 훨씬 이전에도 주가연계증권 관련 헤지거래가 시세조종을 야기할 위험이 이미 몇 차례 언론에서 다루어지고 관계 당국으로부터 제재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였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매일경제, “ELS 관련 불공정거래 금감원, 방지 시스템 구축”, 2003.6.18. (인터넷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만기 때 주가지수가 상품 가입 때보다 일정% 이상 상승하면 확정 수익률을 주겠다고 약속한 ELS 상품의 경우 지수 상승률과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조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쿠키뉴스, “시세조종 등 한 증권사 징계”, 2007.3.14. (인터넷판)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주가연계증권(ELS)의 헤지거래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 주식 3개 종목의 종가에 집중적으로 관여해 시세를 특정 가격이 유지되도록 유도한 우리투자증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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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무산에 대한 유사 사례에 관하여 민원제보가 쇄도하였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유사 사례가 추가적으로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ELS의 기초주식에 대한 감리를 실시한 후 관련 회원사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하였다.4)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금융위원회는 「ELS 발행 및 운영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였고,5) 거래소는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을 제정, 공표하였다.6)

이후 다수의 주가연계증권 관련 분쟁이 소송으로 진행되었고, 소송의 양상은 민사소송, 형사소송, 증권집단소송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주가연계증권 관련 분쟁이 일었던 초기에 관련 논문을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7) 당시 필자의 주장 요지는 주가연계증권의 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시세조종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논거들을 제시하였다.

첫째, 헤지거래를 위하여 꼭 기초자산인 현물을 보유하여야 하는지 의문이다. 주식워런트증권(ELW)이나 주식선물 등 대안이 있고, 장외파생상품으로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꼭 그것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투자자의 수익이 확정되는 특정 시점에 매각하여 수익 확정을 불발시켜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물론 주식선물 등 기타 상품은 유동성 측면 또는 상관계수가 1이 아닌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오차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을 보유하는 것보다 헤지비용이 증가하는 측면은 있다. 그러나 사회적 비난을 야기하기 보다는 다소의 헤지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건전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투자자에 대한 상환을 위하여 보유 주식의 매도가 불가피하다고 하는데, 굳이 보유주식을 논란이 많은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의 장 종료시점에 처분하여야 하는가? 투자자에 대한 상환을 위해서는 증권사의 보유 현금이나 차입 재원으로 상환할 수도 있다. 그리고 보유 주식의 매각을 만기일 당일 종가 결정시가 아니라 시간외매매로 할 수도 있고 다음날 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 현금보유나 차입에 따른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고, 시간외매매의 경우 매수자 모색에 실패하여 처분을 못할 수도 있고, 또 다음날 매각하는 경우 오버나잇에 따른 가격변동 위험도 있다. 그러나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이런 내부적 리스크 때문에 특정일 종가 결정시에 보유 주식을 매도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은 조금도 손해볼 수 없다는 생각이 아닌가 한다. 즉 자신들의 비용을 최우선시 하여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건 말건 시장은 충격을 받건 말건 대량으로 매도하여 가격을 끌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셋째, 다단계 조기상환형 ELS의 경우 증권회사 등의 주장에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할 수

회원제재금 9000만원을 부과했다.”)3) 한국경제, “외국사 ELS 수익률 조작 파문”, 2009.5.14. (인터넷판) (“재테크 수단으로 큰 인기를 모으

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을 조작,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사례가 처음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한화증권이 지난해 4월 판매한 ELS를 운용해온 캐나다 대형 은행이 이 상품이 투자했던 종목(기초자산)의 주가를 1년 만기일인 지난 4월22일 고의로 떨어뜨려 한국거래소가 조사 중이다. 이 상품 투자자들은 1년 동안의 투자수익 22%를 날린 것은 물론 25% 정도의 원금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4) 엄세용, “자본시장에서의 ELS 규제 및 감독방향 :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을 위주로, 연세법학연구, 제2호제2호, 2010. 12, 13면. 제재조치는 회원사에 대해서는 회원제재금 및 회원주의, 행위자 및 감독자들에 대해서는 감봉.견책요구 및 경고.주의요구 등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엄세용, 위의 논문, 15면 참조.

5) 금융위원회, “ELS 발행 및 운영 관련 제도개선 방안”, 보도자료, 2009.9.10.6) 한국거래소, “『주가연계증권(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 제정․시행”, 보도자료, 2009.9.22.7) 성희활, “자본시장법상 연계 불공정거래의 규제현황과 개선방향 : 주가연계증권(ELS) 연계거래를 중

심으로”, 금융법학회 제16회 학술대회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의 규제」 발제문, 2009.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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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다단계 조기상환형 ELS에서 특정 조기상환일에 종가가 기준가격 이상을 실현할 것으로 보여 상환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헤지용으로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처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회사 등의 주장이다. 이렇게 특정 조기상환일 종가 결정시에 무리하게 매도를 하려다 보니 저가에 매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저가 매도의 결과 조기상환의 필요성이 없어지면 다음 조기상환일에 대비하여 또 헤지용 매수를 하여야 한다. 과연 이것이 합리적인 거래행위인가? 만약 조기상환이 이루어지는 가격으로 종가가 결정되고 따라서 상환을 위하여 그 다음날 매도한다면 조기상환일 종가 결정시에 매도한 저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매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주식의 보유 포지션을 하루 밤 더 가져가더라도 거기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변동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버나잇에 따른 가격변동 리스크를 굳이 피해야 한다면 사전에 조건부 시간외매매(종가가 조기상환가격 이상일 경우에만 매매)나 장외거래를 약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거래구조가 저가 매도후 재매수를 하는 거래구조 보다 더 합리적일 것이다.

넷째, 순수한 헤지 목적이라 하더라도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의 위법성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지거래를 수행한 증권회사나 외국계 은행의 주장과 같이 헤지의 합리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곧 그 거래가 합법적이라는 논리는 성립되기 어렵다. 증권회사 등이 주장하는 헤지의 합리성은 재무적 관점에서의 합리성일 뿐이고, 그것도 자신들의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차원에서의 내부 사정일 뿐이다. 경제적 합리성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합법적인 행위이냐는 것이다. 개별 주체의 합리적인 행위가 사회 전체적인 정의를 위한 법을 훼손하는 것은 용인되기 어려운 행위이다.

다섯째, 더욱이 자본시장법상 연계 불공정거래의 경우 다른 시세조종 조항에서 요구하는 불법적인 목적성이 현저히 약화되어 있다. 시세조종 규정인 제176조는 제1항의 경우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 제2항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 그리고 제3항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연계거래 조항인 제4항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와 관련하여 ... 증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상장증권의 매매 관련성은 현물의 매도가 있으므로 충족이 되고, 증권의 매매, 즉 ELS라는 파생결합증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익의 부당성은 행위의 불법성 내지 반사회성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앞의 사례들에서 특정 행위 즉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 종가에 관여하여 시세를 변동시킨 행위는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소지가 높고, 따라서 그러한 반사회적 행위의 결과 발생한 이익은 곧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8)

8) 당시 필자는 ELS 헤지거래가 연계거래인 점에 주목하여 연계거래 규제조항을 직접 적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으로 보았는데, 이후 각종 소송에서 시세조종의 성립을 인정한 판결들은 헤지거래에 의한 시세변동 행위가 제176조제3항의 시세고정·안정행위에 해당되기에 충분하다고 보아 동조 제4항의 연계거래나 제178조의 사기적 부정거래 조항 등은 굳이 적용하지 않은 것 같다. 한편, 시세고정·안정행위는 현재의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가격대로 상승.하락시킨 후 그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 또한 포함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도3131 판결에 따르면, “유가증권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은 유가증권의 현재의 시장가격을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키는 경우뿐 아니라, 행위자가 일정한 가격을 형성하고 그 가격을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키는 경우에도 인정되고, 행위자가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매매거래를 한 것이라면 그 매매거래가 일정한 기간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의 매매거래도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3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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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논문 발표 시점 이후 관계 당국의 관련 규제가 정비되는 한편 학술적 검토도 많이 이루어졌다. 핵심 쟁점인 헤지거래의 시세조종 해당 여부에 관한 주요 문헌들의 주장 요지를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시세조종의 성립을 인정하는 입장이 대부분이다.9) 이와 달리, 시세조종의 성립을 부정하는 일부 소수 입장이 있는데, 필자나 여타 논자들의 주장과 상반되기에 그 주요 논지를 여기서 정리해 본다. 첫째, 정상적인 델타헤지거래를 일종의 신의칙 위반행위로 의율하게 된다면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헤지거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적인 시세고종·안정 목적으로 인정되기 어려우며, ‘증권의 매매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도 인정되기 어렵다. 셋째, 중도상환일/만기일 이후에 헤지 보유분을 처분해야 한다면 금융투자업자는 하루 동안의 가격변동위험을 떠안는 것이다. 발행사가 ELS 발행으로 노출된 포지션을 적절히 헤지하지 못하면 발행사는 ELS 발행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발행사의 위험은 ELS 가격이나 수익률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결국 ELS 시장 자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넷째, ELS 발행사의 손익은 중도상환 등과 무관하여 주가연계증권의 발행사와 투자자간에는 이해상충 관계가 없다. 즉 ELS 발행사로서는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더라도 ELS 발행사가 지급해야 하는 중도상환금은 델타헤지거래 결과 처분한 기초자산의 매각대금을 통해 자연스럽게 충당될 뿐만 아니라, 잔여기간 동안 발생할 수도 있는 추가적인 중도상환의무 또는 만기상환의무를 확정적으로 면하게 되어 운용위험과 거래비용 부담을 더 이상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에 ELS 운용기간이 늘어나게 되면 지급해야 할 쿠폰이 증가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함께 증가하는 헤지 거래 비용과 운용리스크를 부담하게 되므로 중도상환조건의 성취가 금융투자업자에게 불이익이 된다고 할 수 없다.10)

헤지거래는 ELS 뿐만 아니라 주식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과 같이 연계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에서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고, 나아가 연계거래 일반적으로 보면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과 관련한 공매도 등과도 관련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에 있어서 헤지거래나 연계거래에 대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법리를 확립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이 글은 우선 II장에서 최근 일련의 대법원 판결들에 대해서 판결요지를 정리하고 이에 대한 필자의 검토의견을 간략히 제시한다. 대법원 판결들 또한 학계의 논의와 비슷하게 다수의 판결은 조건성취 방해나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의 성립을 인정하는데 반해 일부 판결은 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필자는 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므로 대법원 판결중 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판결에 대해서는 별도로 Ⅲ장에서 판결문을 자세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Ⅳ장에서는 헤

9) 시세조종의 성립에 긍정적인 문헌들로서 출간시기에 따라 열거하면, 나승철, “주가연계증권(ELS)에 있어서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상충”, 기업법연구, 제24권제4호(통권 제43호), 2010.12; 김홍기, “자본시장법상 연계불공정거래 규제체계 및 입법론·해석론에의 시사점 : 주가연계증권(ELS) 연계거래를 중심으로”, 연세법학연구 제2권제2호, 2010.12; 엄세용, 자본시장에서의 ELS 규제 및 감독방향 :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을 위주로, 연세법학연구, 제2권제2호, 2010.12; 김주영, “헤지거래기법을 이용한 투기거래와 이에 대한 법적 규제”, 증권법연구, 제12권제3호, 2012.1; 김창희, “주가연계증권 연계 불공정거래행위 : 상환평가일에 이루어진 기초자산 대량매각행위의 위법성을 중심으로”, 저스티스, 한국법학원, 통권 제137호, 2013.8; 맹수석. “ELS투자에 있어서 증권회사의 고객보호의무”, 선진상사법률연구, 제72호, 2015; 나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델타헤지거래 관련 분쟁의 분석”, 증권법연구 제17권제1호, 2016.4 등이 있다.

10) 이상 이숭희, “ELS 분쟁의 현황과 법적 쟁점”, 연세법학연구, 제2권제2호, 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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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거래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주요 쟁점들에 대하여 일반론적인 입장에서의 검토의견을 제시한다. Ⅴ장에서는 미국에서의 유사 사례들인 Masri case와 Koch case 등을 살펴본 후 우리 법제와의 비교 분석 및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최근 주요 대법원 판결 요지

1. 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RBC) 사건 (피고) (증권집단소송 허가 청구) (대법원 2015. 4. 9. 자 2013마1052 결정)

(1) 사실관계

이 사건은 한화증권이 2008. 4..25. 포스코 & SK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한화스마트 10호 ELS‘에 관련된 것이다. 이 상품의 만기는 2009. 4. 22.이었는데, 만기일 종가 시점에 시세 관여적 헤지거래가 수행되었다. 이에 백투백헤지를 담당한 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RBC)에 대한 증권집단소송 허가를 청구한 사건으로서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제179조의 부정거래 책임을 인정하여 집단소송 허가를 결정하였다.

(2) 대법원 결정 요지

“특정 시점의 기초자산 가격 또는 그와 관련된 수치에 따라 권리행사 또는 조건성취의 여부가 결정되거나 금전 등이 결제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경우에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수단이나 기교 등을 사용하여 금융투자상품에서 정한 권리행사나 조건성취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고, 위반행위로 인하여 금융투자상품 투자자의 권리·의무의 내용이 변경되거나 결제되는 금액이 달라져 투자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투자자는 부정거래 행위자에 대하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은 투자자에게 상환될 금액이 기초자산의 상환기준일 종가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상대방이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를 위반하여 기초자산인 에스케이 보통주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킴으로써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조건 성취가 무산되었고 그로인하여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만기에 투자금 중 일부만 상환받아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재항고인들의 청구는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 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판결에 대한 검토의견

이 사건의 하급심에서 피고 측은 “부정거래행위에 대한 배상책임에 해당하려면 ‘투자자가 위반행위로 인해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한 경우’에 해당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위반 행위 이전에 ELS를 매수해 보유만 했다”는 논리를 폈다. 피고 측의 주장은,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라는 위반행위가 있고 나서 금융투자상품(ELS)의 매매를 한 자가 그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라는 인과관계의 시간적 순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투자자들이 주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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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증권을 매매한 것은 위반행위가 있기 전 이었으므로 제179조에 따른 책임을 물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피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투자자들은 위반 행위 이전에 ELS를 매수해 보유한 자에 불과하므로 자본시장법 179조 따른 손해배상 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의 선후관계에 대하여 기계적인 문언 해석을 하지 않고 법 규정의 취지를 감안하여 부정거래 요건을 유연하게 해석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대법원의 해석은 무리가 없으며, 특히 부정거래의 포괄성을 감안할 때 일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부당한 행위는 규제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언어라는 것이 사람의 생각을 100% 완전하게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할 때 법 조문의 해석은 기계적인 해석 보다는 법의 취지를 감안한 기능적 해석이 어느정도 불가피하다. 더욱이 자본시장법 제179조는 피고 측의 해석과 같이 행위의 선·후에 따른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도 있지만, 그 문장은 얼마든지 달리 볼 여지도 충분하다.11) 즉, “위반행위” 후에 그 “위반행위”에 기인하여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한 자에 대해서만 손해를 배상하라는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이와 달리 “위반행위” 때문에, 그 “위반행위”의 앞뒤에 관계없이 특정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한 자에 대하여 그 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는 식으로도 충분히 해석 가능한 것이다. 즉 피고 측의 해석은 “위반행위로 인하여” 문구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한 자” 문구를 수식하지만, 이와 달리 “위반행위로 인하여” 문구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한 자가 그 매매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수식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후자의 경우에는 전자와 달리 위반행위와 매매행위가 시간의 선.후는 관계없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면에서는 원고의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라는 행위가, 조건이 걸려 있는 ELS와 같은 상품에서는 일반상품과 달리 1회의 매매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조건의 성취 여부가 최종 결정될 때 까지 “매매” 행위가 완결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여지도 크다.

2. 대우증권 (피고) 사건 (민사)

대우증권이 피고인 사건에서 대법원은 2015. 5. 14. 동일자로 2건의 판결, 즉 2013다2757 판결과 2013다3811 판결을 내렸다. 이 2건의 판결은 사실관계와 판시가 동일하다.

(1) 사실관계 이 사건은 대우증권이 2005. 3. 16. 삼성SDI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195회 삼성SDI 신

조기상환형 ELS’에 관한 것이다. 다투어진 헤지거래가 발생한 것은 2차 중도상환 평가일인 2005. 11. 16. 로서 자본시장법 시행 전인데, 원고 측은 자본시장법과 동일한 내용의 구 증권거래법에 의거하여 다투는 대신, 민법상 조건성취 방해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이 건에서 원고들은 만기시까지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2008. 3. 19. 만기시에 약 30%의 손해를 보았다.

11) 자본시장법 제179조 (부정거래행위 등의 배상책임) ① 제178조를 위반한 자는 그 위반행위로 인하여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한 자가 그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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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증권회사가 약정 평가기준일의 기초자산 가격 또는 지수에 연계하여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을 발행하여 투자자에게 판매한 경우에는, 증권회사가 설사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위험회피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도, 약정 평가기준일의 기초자산 가격 또는 지수에 따라 투자자와의 사이에서 이해가 상충하는 때에는 그와 관련된 위험회피거래는 시기, 방법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기초자산의 공정한 가격형성에 영향을 끼쳐 조건의 성취를 방해함으로써 투자자의 이익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법원은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과 관련된 델타헤지거래로 삼성SDI 보통주를 매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위험회피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뢰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과 같이 중간평가일의 기초자산 가격이 중도상환조건을 성취시키는 가격에 근접하여 형성되고 있어 그 종가에 따라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커서 피고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는 상황에서는 피고는 중도상환조건의 성취 여부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방법으로 헤지거래를 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해야지 그 반대로 중도상환조건의 성취를 방해함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를 저버리는 헤지거래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도 하였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중간평가일의 접속매매시간대에는 매도 주문 시 그 호가 대부분을 직전체결가보다 높게 제시하여 대부분의 계약 체결이 무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오히려 총 70,000주의 매수 주문을 내기도 하는 한편, 단일가매매시간대에는 같은 시간대 전체 매도 주문의 약 79%를 차지하는 134,000주에 관하여 매도 주문을 하면서 그중 94,000주에 관하여는 기준가격인 108,500원에 미치지 못하는 호가를 제시하였고, 단일매매시간대 전까지 기준가격인 108,500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던 삼성SDI 보통주가 피고의 위와 같은 대량매도 주문으로 인하여 종가가 108,000원으로 결정되었고, 결국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도상환조건 성취가 무산되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원고들에 대한 투자자보호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서 신의성실에 반하여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중도상환조건 성취를 방해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하였다.

(3) 판결에 대한 검토의견

대우증권 사건은 자본시장법의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이 아니라 민법상 조건성취 방해를 이유로 한 상환금 청구소송으로 진행되었다.12) 그렇지만, 헤지거래가

12) 민법상 조건성취 방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입증부담의 완화 및 과실상계 배제 등의 이점이 있어서라고 한다. 한누리 법무법인, “ELS 상환방해 첫 소송 제기”, 보도자료, 2009.8.10. (“이번 소송은 증권사가 ELS의 조기상환여부를 결정하는 기초자산의 가격을 조작한 불법행위를 했음을 주장하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아니라 증권사의 매매행태가 신의칙 위반행위임을 주장하면서 민법 제150조에 의거하여 ELS 조기상환조건의 성취를 주장하는 상환금청구소송이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의 경우에는 증권사가 기초자산의 주가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조기상환조건 성취를 주장하는 소송은 증권사의 특정 매매행태가 신의칙위반행위임을 입증하면 되기 때문에 승소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과실상계도 적용될 여지가 없어 승소시 예상되는 보상금액도 크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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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정당한 행위인지 여부가 부당한 조건성취 방해의 성립을 좌우하므로 기본적인 법리와 논리 구조는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한 소송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 판결은 피고가 종가 단일가매매시에 과도한 매도 주문(같은 시간대 전체 주문의 약 80%인 134,000주)을 내고, 거기에 더하여 피고의 매도주문중 70%에 해당하는 94,000주는 상환기준가격 이하로 매도 주문을 제출함으로써 결국 종가가 상환기준가격을 하회하여 상환조건이 성취되지 못한 것이 피고의 헤지거래의 부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1인의 매도주문량이 종가 단일가매매시 총 주문량의 80%나 차지한다면, 그 매도주문은 상환기준가격을 상회하거나 체결 여부에 관계없이 그 수량의 출회만으로도 주가에 상당한 하방 압력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더욱이 그 매도주문중 70%는 상환기준가격 이하로 제출되어 실제 상환기준가격을 하회한 체결가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는 것은 합리적인 상식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넘은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

3. 미래에셋증권 (피고인) 사건 (형사)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1280 판결)

(1) 사실관계

미래에셋증권은 2008. 4. 18. 포스코와 SK에너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357회 ELS를 발행하였다. 동사는 이 사건 ELS를 포함하여 총 123개 ELS의 전체 기초자산을 기초자산별로 통합하여 헤지업무를 수행하였고, SK에너지(공소외 3 주식)에 관하여는 이 사건 ELS등 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9개 ELS를 통합하여 헤지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인은 2차 조기상환기준일인 2009. 4. 15. 종가 결정시점에 대량의 매도를 통하여 종가를 상환기준가 아래로 하락시켰다.13)

(2) 판결 요지

대법원의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이 사건 기준일에 가까워질 무렵 증가하는 델타값에 따라 공소외 3 회사 주식을 매수하여 그 보유량을 늘렸으나, 이 사건 기준일이 지남으로써 델타값이 감소될 것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 기준일에 이르러는 공소외 3 회사 주식을 상당량 매도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기준일 오전 상승세에 5,000주를 매도한 외에는 현실성 없이 높은 가격으로 100,000주의 매도주문만을 한 채 14:30경까지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보유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이 사건 기준일에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주가는 09:40경 이후 14:30경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상환기준가격인 96,000원을 상회하고 있었고 공소외 2 회사 주식의 주가는 상환기준가격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기준일에 이 사건 ELS의 조기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었는데, 피고인은 위와 같이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가 단일가매매 시간대 직전 20분 동안 60,500주를 직전가격 대비 저가 및 동일가로 매도함으로써 14:30경 97,000원대에 있던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주가를 단일가매매 시간대 시작

13) 한편, 이 건은 2009. 10. 14. 3차 조기상환기준일에 그 기초자산인 두 종목 모두 상환기준가격 이상이 되어 원금에 약정수익을 더한 금액을 투자자들에게 반환하고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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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에 상환기준가격인 96,000원까지 하락시켰고,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들어서는, 한국거래소의 거래시스템에 의하여 실시간으로 예상체결가격과 예상체결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서, 14:52:00경 당시 예상체결가격보다 500원 낮은 95,500원에 7,000주의 매도주문을 하여 예상체결가격이 95,500원으로 하락하고 예상체결수량이 매도주문량에 가깝게 증가하는 것을 보고 당시의 시장상황을 확인한 다음, 장 마감 1분 10초 전인 14:58:50경 예상체결가격이 97,400원인 상황에서 이보다 1,500원이나 낮은 95,900원에 무려 50,000주의 매도주문을 하여 예상체결가격을 상환기준가격 아래인 95,900원으로 하락시켰으며, 이후 단일가매매 시간대의 거래방식을 고려하여 96,000원 이상의 매수주문이 유입되더라도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생각으로 장 마감 12초 내지 5초 전인 14:59:48경, 14:59:50경 및 14:59:55경 각 95,800원에 10,000주씩 합계 30,000주의 매도주문을 하여, 결국 추가매수세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기준일에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종가가 상환기준가격인 96,000원보다 100원 낮은 95,900원에서 결정되도록 하였다.“

“이상과 같은 거래의 동기와 태양 및 그 밖에 앞서 본 이 사건 ELS에 관하여 제기된 민원에 대한 공소외 1 회사의 대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기준일에 공소외 3 회사 주식의 종가를 이 사건 ELS의 상환기준가격인 96,000원 미만으로 인위적으로 형성 및 고정시킬 목적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은 방식으로 장 마감 직전에 단일가매매 시간대 전체 공소외 3 회사 주식 거래량의 80%가 넘는 87,000주에 대하여 상환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집중적인 매도주문을 함으로써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3항에 정한 시세고정행위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비록 델타헤지를 위하여 위와 같은 수량의 공소외 3 회사 주식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의 존재가 피고인에 대한 시세고정목적의 인정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한편 이 사건 1심 법원은 무죄 취지로 판단하였는데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다. “ELS 발행기관으로서는 ELS 발행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 상환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른바 ‘델타헤지’라는 금융기법을 통해 ELS의 기초자산을 거래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고, 이러한 델타헤지가 기초자산의 거래로 이루어지는 이상 그로 인한 주가변동도 시장요인에 의한 정상적인 수요, 공급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심 법원은, ELS는 헤지거래로 인해 현물과 파생상품에서의 손익이 상쇄되어 전체적으로 손익이 0으로 유지되는 구조로서, 이 건의 경우에도 기초자산에서의 매매 및 평가 손실이 ELS 자체의 평가수익으로 충분히 상쇄되는 만큼 시세고정의 유인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동 법원은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ELS의 2차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2회의 추가 상환의무를 부담하게 되고(실제로 이 사건 ELS는 3차 중간평가일에 중도상환조건이 충족되어 36%의 수익을 지급하였다),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경우에는 추가로 소요되는 헤지비용이 절감되고 새로운 ELS 상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함으로써 수수료 이익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ELS 2차 중간평가일의 조건미성취를 위한 시세고정에 대한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도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벌금형 1천만원을 부과하였다. 2심 법원의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다. 다소 길지만 판결 이유가 정치하고 중요한 법리를 설파하였다는 점에서 참고 가치가 높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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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일반적으로도 ELS 발행사는 헤지거래의 일환으로 기초자산을 만기까지 운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변동성을 이용한 차익거래의 기대이익이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ELS의 중도상환을 방해하여 당장의 손실을 피하고 기초자산을 차기 평가일 또는 만기까지 계속 운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기대하기 위한 시세고정의 유인 내지 동기도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ㅇ “피고인이 당시 중도상환을 대비하여 헤지물량을 대량 청산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피고인은 장중, 특히 오전 상승세에도 5,000주를 매도한 외에는, 체결되지 못할 현실성 없는 호가에 100,000주의 매도주문만을 한 채 적극적으로 물량 청산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ㅇ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에 이러한 매도량 78,763주는, 종가 동시호가 시간대에 체결된 공소외 3 회사 주식 전체 거래량인 97,087주의 81.1%에 달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 시장 전체의 가격을 장악하였으며, 호가관여율이 24.3%에 이른다...즉 피고인은 위와 같이 매도주문을 하면서 매 주문 당시에 그 주문으로 인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단일가매매 방식에 내재적인 계산 원리에 의해 도출되는 결과로써 종가가 조건성취가격인 96,000원 아래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나아가 자신의 위와 같은 매도주문으로 인하여 종가가 96,000원 아래에서 결정됨으로써 이 사건 ELS의 중간상환조건이 성취되지 못할 것임에도 그와 같은 매도주문을 감행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실제로 종가가 조건성취가격인 96,000원 보다 낮은 95,900원으로 결정되었다.”

ㅇ “(델타헤지에 따른 매매라는 주장에 대하여) 우선 무엇보다도, 피고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예상체결가격보다 낮은 절대 다량의 매도주문을 제출함으로써 종가를 조건성취가격 이하로 하락시켰음에도, 그와 같은 행위의 이유가 조건성취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조건성취에 대비하기 위한 행위로써 조건성취 자체를 무산시켰다는 것에 다름 아니므로 모순된 주장이다.”

ㅇ “만일 피고인이 진정으로 중도상환조건이 성취될 경우를 대비한 헤지거래를 하였다면, 피고인의 매도행위가 최소한 조건성취가격인 96,000원 아래로 종가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는 노력 하에 당시 예상체결가격인 97,400원을 기준으로 한 매도호가를 냈어야 할 것인데, 그와 같은 사정을 찾아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객관적으로는 종가를 95,900원에 적극적으로 형성시키는 매도주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나아가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확실한 헤지물량 청산을 위하여 조건성취가격 보다 1틱 아래의 매도호가 주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관하여는, △△증권 제157호 ELS, □□□□증권 제647호 ELS, ◇◇증권 제1785호 ELS 등 유사상황에서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예상체결가보다(조건성취가격도 아니고) 높거나 같은 가격으로 매도한 반증 사례가 있다. 또한 외국계 증권회사 등에서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예상체결가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시장가 매도주문을 한 반증 사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종가 시간대가 아니라 중도상환일 오전부터 장중 접속매매 시간대에 분산매매를 통해 적극적으로 헤지물량을 전부 청산한 반증 사례도 있다.“

ㅇ “(ELS 발행사는 자산운용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적절한 방법으로 헤지, 즉 리스크를 회피 내지 관리할 의무가 있고, 델타 헤지 방법이 현재까지는 헤지 방법으로 이론적 현실적으로 유용한 툴로 사용되고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델타 헤지는 단지 기업의 리스크 관리 기법일 뿐이고, 델타 헤지 방법이 가지는 이론과 현실의 격차로 인하여 델타 헤지 방법 자체가 트레이더에게 일정한 재량을 부여하고 있으며, 따라서 델타 헤지라는 이름 하에서도 각 발행사나 트레이더마다 다양한 거래 형태와 방식을 취하고 있는 사실과, 피고인 역시 시스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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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는 델타값을 참조하였을 뿐 실제로는 현실의 다양한 변수와 시장상황을 고려하고 전문적 지식에 기초하여 독자적인 판단 하에 매도·매수 여부, 시기, 수량 등에서 일정한 재량을 가지고 헤지 거래를 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그러므로 델타 헤지라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거래에 관하여 규율하는 법령 등 제반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고, 때문에 그에 관하여 종래 감독기관이 아래와 같이 지속적으로 주의를 환기시키며 관리 감독을 해 왔다.”

ㅇ “㈒ 중도상환일 직전 전량 매도 필요성 주장에 관하여 ① 마지막으로, 델타 헤지 원리에 의하면 이 사건과 같이 중간평가일에 주가가 기준가격(배

리어) 근처에서 움직일 경우 델타값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델타값을 0으로 맞추고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는 중도상환일 직전에 반드시 당해 ELS의 헤지 수량을 전량 처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본다.

② 델타 헤지 원리에 의하면 이론적으로 1개 ELS에 있어서 중도상환일 또는 만기에는 반드시 기초자산인 주식이 전량 처분되어야 한다는 점이나 중간평가일 즈음에 주가가 배리어 근처에서 움직이는 경우의 델타값의 추이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는 있다.

③ 그러나 그와 같은 주장은, ELS 발행사가, ⓐ 단 1개의 ELS만을, ⓑ 엄격한(주가 변동에 의한 델타값 변화를 헤지비율 변화에 수시로 밀접하게 반영) 델타 헤지 방법에 의해 자산관리 하고, ③ 그 1개 ELS 기초자산 외에는 유동성이 0이라는 가정 하에서 이론적으로 성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④ 그에 반해 현실에 있어서는, ㉮ 이 사건과 같이 약 120개 ELS의 약 4,000억 원 상당 기초자산을 종목별로 통합하여 관리하면서 델타값도 통합된 형태로 산출하여 참조하는 환경 하에서는 더욱 위험이 분산되고 자산관리가 안정되므로, 통합관리 풀 중 1개 ELS 중간평가일 무렵에 기초자산 주가가 배리어 근처에서 움직임으로 인해 급격히 변동하는 델타값을 관리하는데 따르는 위험(고가매수와 저가매도에 따른 매매손실 리스크)과 비용(대규모 거래에 따르는 비용 등)에 대비하여 더욱 안정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유동성 문제도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 특히 법령에 의해 ELS 발행사는 영업용순자본을 충분히 확보한 조건 하에서만 상품을 발행하도록 되어 있어 실제로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서도 안 된다. 따라서 실제로는 1개 ELS 중간평가일에 주가가 배리어 근처에서 움직이는 특수한 상황 하에서 도출되는 델타값의 이론적 수량을 맞추기 위해 당해 주식 종가 시간대 10분 사이에 저가 대량 매도에 따르는 리스크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론적 수량을 실제로 전량 매도할 필요성이 반드시 인정된다고 보기에는 이론적·현실적 근거가 부족하다.

⑤ 또한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의 경우 중간평가일 종료 직전에 델타값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가 중간평가일을 경과하면서 델타값이 0으로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이 급등하는 델타값의 변동은 주가 변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주가는 기준가격 근처에서 별반 변동이 없으므로) 중간평가일이 다가옴으로써 시간가치가 변화하는 데에 따른 것이므로, ㉮ 델타 헤지 원리는 델타지표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주가’ 변화에 따라 델타값이 변하는 것을 지표로 하여 저가매수·고가매도의 형태로 주식 매매를 하는 방법인 점, ㉯ 그런데 이 경우 주가 변동은 미미한데 기준일 도래라는 ‘시간가치’의 변화에 따라 델타값이 급등하는 것이므로, 중간평가일을 경과하면서 저절로 변하는 시간값의 변화에 따라 델타값도 저절로 안정될 것이어서, 단지 델타값을 관리하기 위함이라면 중간평가일이 경과하는 찰나의 순간을 지나가면 되는 것으로도 볼 측면이 있을 뿐 아니라, ㉰ 델타 헤지에 있어서 델타값을 관리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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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는 델타값을 지표로 하여 기초자산의 포지션을 조정함으로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함이지 거래의 리스크와 비용을 감수하면서 무조건 델타값 자체를 맞추는 것이 목적이 아닌 점, ㉱ 중간평가일이 다가오면서 주가가 배리어 근처에서 변동하는 경우 델타값의 급등에 관하여 피고인은 이론적으로 델타값이 무한대로 된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과연 그러한 이론적 수치를 헤지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델타값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인 주13)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이러한 경우 반드시 중간평가일 종료 직전까지 주식을 대량 보유(내지 이를 위한 대량 매수)하였다가 곧바로 전량 매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 델타 헤지 원리에 따른 필연적인 방법인지도 의문이다.“

(3) 판결에 대한 검토의견

헤지거래의 정당성이 부인된 다른 판결들과 마찬가지로 이 건에서도 시세조종 책임을 인정한 핵심적인 이유는 과도한 종가관여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기준일에 대상 주식이 상환기준가격을 훨씬 상회하여 보유물량을 상당량 매도할 필요가 있었음에도 장중에는 현실성 없이 높은 가격으로 매도주문을 내놓아 매도 시늉만 하다가 종가 결정시에 헤지를 핑계로 과도하게 개입하여 자신이 원하는 가격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특히, 종가 단일가매매 진입 직전에 97,000원대의 주식을 상환기준가격인 96,000원까지 하락시키고, 단일가시간중 장 마감 1분 10초전에 예상체결가격이 97,400원인 상황에서 무려 1,500원이나 낮은 가격에 5만주의 대량 매도주문을 통하여 상환기준가격 바로 아래인 95,900원으로 하락했고, 이후에도 장 마감 12초전에서 마감시까지 상환기준가격을 하회하는 95,800원에 3만주나 매도하여 결국 종가가 상환기준가격보다 단지 100원을 하회하는 가격에 결정되도록 하였다. 종가 단일가매매시에 피고인의 매도물량 약 8만주는 동 주식 단일가매매 총 거래량의 80%에 달하는 매도관여율에 해당한다. 이러한 매매행태와 집중적인 관여는 거래소의 단일가매매 메카니즘, 즉 예상 체결가격 및 수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매매제도를 악용하여 원하는 가격을 만들어 낸 시세조종의 징표로 볼 수 밖에 없다.

대법원과 2심 법원은 1심 법원의 무죄 판시 취지, 즉 ELS 관련 헤지거래는 현물과 파생상품에서의 손익이 상쇄되어 전체적으로 손익이 0으로 유지되는 구조로서 시세조종의 동기가 없다는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인이 이 사건 ELS의 중도상환을 방해하여 당장의 손실을 피하고 기초자산을 차기 평가일 또는 만기까지 계속 운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기대하기 위한 시세조종 동기의 존재를 인정하였다. 피고인측의 주장은 헤지거래의 교과서적인 설명에 불과할 뿐 현실에 맞지 않으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급법원들의 입장이 타당하다.

동 건의 2심 법원은, 피고인의 대량매도는 조건성취에 대비하기 위한 정상적인 헤지거래라는 주장에 대하여, “조건성취에 대비하기 위한 행위로써 조건성취 자체를 무산시켰다는 것에 다름 아니므로 모순된 주장”이라고 논박하였는데 전적으로 타당한 지적이다. 공매도 규제 논리와 비교하여 보자. 우리 법은 공매도의 경제적 기능을 인정하여 허용하기는 하지만 그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직전가 이하로 매도주문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업틱룰 규제를 두고 있다. 이 규제로 인하여 공매도 주문으로 주가하락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더라도 시세조종으로는 보지 않는 것이다. 만약 업틱룰이 없거나 또는 업틱룰을 무시하고 직전가 이하로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여 주가를 직접적으로 하락시킨다면 이것은 명백한 시세조종이 되는 것이다. 델타헤지거래도 직전가격을 중심으로 체결가능한 가격에 순차적 점진적으로 매매된다면 최소한의 정당성은 주장해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 건 2심 법원이 지적하였듯이 “당시 예상체결가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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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00원을 기준으로 한 매도호가를 냈어야 할 것인데, 그와 같은 사정을 찾아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객관적으로는 종가를 95,900원에 적극적으로 형성시키는 매도주문을 한 사실”은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당한 헤지거래로 인정받으려면, 2심 법원이 설시한 바와 같이 예상체결가보다 높거나 같은 가격으로 매도하거나, 상환일 오전부터 접속매매 시간대에 분산매매를 통한 헤지물량 청산 등이 바람직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2심 법원이 종가 단일가매매시 시장가 매도주문에 대하여 일반적인 관행 등을 들어 정당성을 쉽게 인정하는 듯한 판단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시장가주문은 하한가주문에 비해 가격영향 의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일가매매에서는 접속매매에서 가격대 위치가 수시로 변동하는 시장가주문의 특성이 희석되어 사실상 하한가주문과 동일하게 되므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여 주가하락을 도모하는 강력한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종가 단일가매매에서 시장가 주문은 시세변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상하는 지표로 볼 수도 있다.

4. 도이치뱅크 (피고) 사건 (민사)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2740 판결)

(1) 사실관계

이 사건은 한국투자증권이 2007. 8. 31. 국민은행과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부자아빠 제289회 ELS’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 도이치은행은 백투백헤지거래를 수행하였다. 동 ELS는 조기상환조건을 성취하지 못해 만기까지 이르게 되었고, 만기일인 2009. 8. 26. 종가 결정 시점에서 피고는 대량의 매도주문으로 KB금융(국민은행) 주가를 상환기준가격 아래로 끌어내려 피고들에게 투자원금 대비 약 25%의 손실을 야기하였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을 부인하고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의 성립을 인정하였는데, 그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이 사건 주식의 매도와 매수를 반복해 오다가 이 사건 기준일인 2009. 8. 26. (1) 접속매매시간대 중 ① 이 사건 주식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오전에는 8,182주만을 직전 체결가인 53,500원에 매도한 반면, ② 이 사건 주식의 가격이 상승하여 이 사건 기준가격을 약간 밑돌거나 넘어선 오후에는 14회에 걸쳐 합계 106,032주를 매도하였으며, (2) 단일가매매시간대인 14:50:00부터 15:00:00까지는 계열사가 아닌 씨엘증권 서울지점을 통하여 시장가매도주문 방식으로 두 번에 걸쳐 합계 128,000주를 매도하였다(이하 이 사건 기준일의 피고의 위와 같은 주식매도를 포괄하여 ‘이 사건 주식매도행위’라 한다). 위 단일가매매시간대의 주식매도는 모두 이 사건 주식의 예상체결가격이 54,800원으로 이 사건 기준가격을 근소하게 넘어선 시점에 이루어졌는데, (1) 14:55:19에 96,000주를 매도함으로써 예상체결가격이 53,600원으로 하락하였고, (2) 14:58:47에 32,000주를 매도함으로써 예상체결가격이 54,500원으로 하락하였다. 이 사건 기준일 당시 피고의 이 사건 주식에 관한 매도관여율은 장중에는 7.24%였으나 종가시간대에는 46.9%였고, 직전가 대비 저가주문 비율은 장중에는 16%였으나 종가시간대에는 46%에 이르렀다. 결국 이 사건 기준일의 이 사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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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종가는 이 사건 기준가격에 40원 못 미치는 54,700원으로 결정되었고, 이로 인해 피고는 한국투자증권에 수익 만기상환조건이 충족되었다면 지급하였어야 할 약 113억 원보다 훨씬 적은 약 66억 원만을 지급하였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원고들을 비롯한 투자자에게 같은 금액만을 지급함으로써 원고들이 원금 손실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 사건 기준일 당시 이 사건 주식의 가격이 손익분기점인 이 사건 기준가격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주식의 기준일 종가를 낮추어 수익만기상환조건의 성취를 무산시킴으로써 한국투자증권에 지급할 금액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자 할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고 보이고, (3) 이 사건 주식매도행위의 태양을 보더라도, 접속매매시간대 중 이 사건 주식의 가격이 올라간 오후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특히 단일가매매시간대에 이르러서는 이 사건 주식의 예상체결가격이 이 사건 기준가격을 근소하게 넘어서는 시점마다 가격하락효과가 큰 시장가주문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주식을 대량 매도하였고 그 매도관여율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실제로 예상체결가격이 하락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주식의 가격을 낮출 의도로 이 사건 주식의 가격 내지 예상체결가격의 추이를 줄곧 살피면서 이 사건 주식매도행위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 따라서 앞에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주식매도행위는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과 관련하여 수익 만기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도록 이 사건 주식의 기준일 종가를 낮추기 위하여 이루어진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 사건 주식매도행위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과 관련하여 피고 자신을 위한 위험 회피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2심 법원은 대법원과 달리 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헤지거래의 정당성을 부인한 1심 법원의 판결을 파기하였다. 그 판시 요지는 다음과 같다. “델타헤지의 필요성: 금융기관들은 자산운용 건전성 확보를 위해 헤지를 통한 위험관리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이는 구 증권거래법은 물론 자본시장법에 따른 법령상 의무이며, 특히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그 위험을 감안하여 장외파생상품의 매매에 따른 총 위험액을 한도 이내로 유지하고 그 위험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따라서 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의 경우 그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고 헤지하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확보함으로써 고객의 위탁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금융기관의 공공성에 비추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는 의무이다. 즉, ELS 관련 거래의 경우에도 기초자산이 시장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반드시 위험관리를 하여야 하고, 그 방식이 델타헤지 기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델타헤지는 ELS 발행의 전제조건으로 보편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는 헤지방법일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건전성을 위해 법령상 강제되는 헤지거래의 한 방법이라고 할 것이고, 여기에 모든 주식매매가 영향력의 크고 작음의 차이만 있을 뿐 주식시장의 주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점을 더하여 볼 때 헤지거래로 형성되는 시장가격도 시장요인에 의한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단지 거래수량이 많다거나 매매시기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만으로 델타헤지로 인한 주식매매가 인위적인 시장조작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심 법원은 또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특정일의 종가에 의하여 산정된 델타값에 따라 다음날 보유할 현물주식 수량을 맞추어 나가는 것이 적절한 델타헤지 원리라고 볼 경우 금융기관은 특정일의 다음날까지 현물주식의 보유에 따른 리스크(overnight risk)를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에게 부당한 위험을 용인할 것을 요구하는 셈”이라고 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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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을 부인한 1심 법원의 판시 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LS를 발행한 금융기관이 ELS 발행으로 인한 위험관리 및 투자자들에 지급할 상환재원 확보를 위하여 오로지 델타헤지거래를 해야 할 법령상ㆍ계약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하고, 나아가 델타헤지는 위험관리를 위하여 금융기관이 자체 개발하여 실행하는 금융기법의 한 방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므로(자본시장법상 금융기관들은 자산운용 건전성 확보를 위해 헤지를 통한 위험관리의무를 부담하고 있기는 하나,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에서 금융기관들에 대하여 그와 같은 위험 관리수단으로 반드시 델타헤지의 방법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 델타헤지 원리 에 따라 기초자산에 대한 매수 또는 매도거래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이 사건 ○○금융 보통주 매도행위가 정당성을 가진 적법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 ③ ♤☆☆☆☆☆은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에게 기초자산 주식의 매매, 기초자산과 관련된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 매매, 다른 기관과의 장외 파생상품거래 등과 같은 위험회피거래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하기는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기초자산 가치의 변동으로 인한 위험관리 및 투자자들에 지급할 상환재원 확보를 위하여 기초자산 중 일부 주식의 매매를 통한 델타헤지거래를 하고, 특히 델타헤지 원리에 따라 이 사건 기준일 장 종료시까지 보유한 ○○금융 보통주를 전부 매도해야 한다는 내용을 고지한 사실은 없다. ④ 피고는 헤지를 위하여 보유하고 있던 기초자산의 가치가 ELS 가치와 정확하게 상쇄되기 위하여는 그 기초자산을 ELS 만기일 종가로 매도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실제 델타헤지 원리에 따를 경우 보유하고 있는 기초자산을 ELS 만기일 종가에 모두 매도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와 같은 델타헤지의 이론적 원리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 장 종료 전까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더라도 무조건 보유 주식물량을 다 처분해야 한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은 헤지물량의 처분을 구실로 만기 기준일 단일가매매시간대에 대량의 저가매도를 통하여 주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3) 판결에 대한 검토의견

이 사건의 특징은 종가 단일가매매시에 시장가 매도주문으로 장 개시후 종가 결정 직전까지의 총 매도량(약 115,000주)을 넘는 128,000주를 대량 매도한 점이다. 이러한 매도주문으로 이 사건 주식에 관한 피고의 매도관여율은 장중에는 7.24%였으나 종가시간대에는 46.9%였고, 직전가 대비 저가주문 비율은 장중에는 16%였으나 종가시간대에는 46%에 이르렀다. 결국 피고 1인의 매도주문에 따라 종가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이 건의 2심 법원은 BNP파리바 사건의 대법원 판결과 유사한 논리로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시세조종의 성립을 부인하였다. 2심 법원의 판결과 그에 대한 검토의견은 제Ⅲ장에서 BNP파리바 사건에 대한 검토의견에서 같이 다루기로 한다.

이 건의 1심 법원은 델타헤지의 정당성을 부인하였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주목할 만한 것은 델타헤지거래에 따르는 위험의 공시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기초자산 가치의 변동으로 인한 위험관리 및 투자자들에 지급할 상환재원 확보를 위하여 기초자산 중 일부 주식의 매매를 통한 델타헤지거래를 하고, 특히 델타헤지 원리에 따라 이 사건 기준일 장 종료시까지 보유한 ○○금융 보통주를 전부 매도해야 한다는 내용을 고지한 사실은 없다.”고 판시하여 피고측의 공시에 따른 면책 주장을 기각한 점이다. 1심 법원의 판단에 동의하며, 이 부분에 대한 검토는 델타헤지거래에 대한 일반론적 비판을 다룬 제Ⅳ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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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NP파리바 (피고) 사건 (민사)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7264 판결)

(1) 사실관계

이 사건은 신영증권이 2006. 3. 8. 하이닉스와 기아자동차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발행한 ‘제136회 ELS’에 관한 것으로서, 피고 BNP파리바는 백투백 헤지거래를 수행하였다. 제1차 조기상환기준일인 2006. 9. 4. 기아자동차는 상환가격 부근에서 등락을 하였고, 피고는 종가 결정시에 대량의 매도주문을 통하여 동 종목의 주가를 상환기준가격인 15,562.5원에 단지 12.5원 미달되는 15,550원으로 형성되도록 하였다. 이 ELS는 이후 조기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만기에 이르렀고, 2009. 3. 4. 만기시 원고는 투자원금 대비 약 30%만 지급받아 손실이 70%에 달하였다.

(2) 판결 요지

이 사건은 1심 법원에서 대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BNP파리바의 델타헤지거래에 대하여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 성립을 부인하였다. 대법원의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일반론으로서 대법원은 “금융투자업자가 파생상품의 거래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 시장에서 주식 등 그 기초자산을 매매하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헤지(hedge)거래가 시기, 수량 및 방법 등의 면에서 헤지 목적에 부합한다면 이는 경제적 합리성이 인정되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헤지거래로 인하여 기초자산의 시세에 영향을 주었더라도 파생상품의 계약 조건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작하는 등 거래의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시세조종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구체적 판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2)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운용하는 ELS 관련 스와프 계약 등에 관하여 델타헤지를 하면서 이 사건 기준일에 인접한 2006. 8. 30.까지는 전체 옵션 델타값과 근사하게 실제 주식 보유량을 유지하는 등 비교적 델타헤지의 원리에 충실하게 헤지거래를 하여 왔고, 특히 2006. 8. 28.부터 2006. 8. 30.까지 3 거래일 동안 이 사건 주식 1,804,040주를 매수한 결과 그에 상응한 만큼 이 사건 주식의 주가 하락이 저지되기도 하였다. (3) 이 사건 주식의 이 사건 기준일 시초가는 상환기준가격인 15,562.5원보다 높은 16,100원으로 결정되었고 이는 전날 종가인 15,800원보다 높은 가격이었기 때문에 당일 주가 상승으로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조건이 성취될 가능성이 있었고, 그 경우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그 델타값에 따라 1,691,928주를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 (4)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의 접속매매시간대(9:00~14:50)에 1,645,080주에 대하여 상환기준가격인 15,562.5원을 350원 이상 상회함과 동시에 직전체결가와 같거나 높은 가격인 15,950원에서 16,600원 사이의 호가에 매도 주문을 하였는데 이는 처분이 필요한 수량에 근접한 규모이고 그 호가도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과 함께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에 관한 헤지거래를 담당하였던 유비에스 은행이 한 매도 호가와 비교하여도 과도하게 높은 가격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특히,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 정오 이전에는 주가상승을 예상하여 직전체결가보다 높은 호가를 제시하였다가 주가가 상승하지 아니하자 정오를 지나서는 대부분 물량을 직전체결가의 2호가 이내로 나누어 매도 주문하여 555,080주를 매도한 점이나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한 매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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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수량은 유비에스 은행의 그것보다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에 더 폭넓은 호가의 주문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 접속매매시간대에 한 매도 주문이 허수 주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은 또한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대량매도행위가 정당한 델타헤지거래라고 판단하였다. “① 단일가매매시간대 직전의 이 사건 주식의 주가는 15,950원에서 형성되어 있어 당일 종가가 상환기준가격 이상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그 경우의 델타값에 따라 주식 보유 수량을 조절하고 나아가 투자자에 대한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아직 처분하지 못한 이 사건 주식 약 100만 주를 단일가매매시간대에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 ②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 14:57:03부터 14:58:04까지 3회에 걸쳐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20만 주씩 합계 60만 주에 대하여 시장가로 한 매도 주문은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당일 장 종료 전에 상당한 수량을 매도할 필요가 있었던 점, 시장가 주문은 지정가 주문보다 우선하여 계약 체결을 하기 위한 주문으로 다른 증권회사 등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주문인 점 등에 비추어 가격 하락을 목적으로 한 주문으로 보기 어렵다. ③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같은 날 14:58:32와 14:58:49에 20만 주씩 호가 15,600원에 한 매도 주문은 그 전에 시장가로 한 60만 주의 매도 주문과 함께 이 사건 주식의 종가가 15,600원 이상으로 결정되어 상환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처분하여야 하는 물량인 약 100만 주에 맞추기 위한 주문으로 보이고, 그 호가도 상환기준가격을 넘는다. ④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같은 날 14:59:13와 14:59:21에 20만 주씩 호가 15,500원에 한 매도 주문은 이 사건 기준일 종가가 15,600원으로 결정되어 상환조건이 성취되더라도 그 전에 한 호가 15,600원의 40만 주 매도 주문이 시간 순서에서 후순위로 밀려 계약 체결이 무산될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대법원은, “(6)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이 사건 기준일에 상환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델타값에 따라 처분하여야 할 수량만큼을 2006. 9. 1. 또는 이 사건 기준일의 접속매매시간대에 모두 매도할 수 있었다고 하기 어렵고, 설령 그와 같이 매도하였더라도 그 경우 이 사건 주식의 이 사건 기준일 종가가 상환기준가격을 상회하여 결정되었으리라 단정하기 어려운 점, 주가연계증권의 조건성취 여부는 상환기준일의 종가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델타헤지를 수행하는 금융기관은 상환기준일 장 종료 직전에 헤지거래를 수행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점, 다만 거래 현실에서는 주식의 유동성이 제한되어 있어 그것이 항상 가능하지는 아니하므로 그 대안으로 상환기준일 접속매매시간대 또는 그 전에 미리 일부 물량을 처분하기도 하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이 2006. 9. 1. 또는 이 사건 기준일의 접속매매시간대까지 델타값에 따른 주식 전부를 분할 매도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7)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에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이 무산되더라도 만기까지 남아 있는 5차례의 상환기일에 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더 많은 원리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고, 이 사건 기준일 무렵 연간 누적 손익금액(Year To Date Profit & Loss)에서 상당 규모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이 조기에 상환되면 헤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기준일 종가를 상환기준가격 아래에서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3) 판결에 대한 검토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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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ELS 관련 소송에서 헤지거래의 정당성이 인정되어 피고나 피고인의 책임이 부정된 대법원 판결은 BNP파리바의 경우가 유일하다. 이 외에는 대우증권의 민법상 상환금 청구 소송이나, 도이치뱅크의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소송 및 증권집단소송의 허가 결정, 그리고 미래에셋증권의 형사소송 등 대부분의 소송에서 대량매도에 의한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이 부인되고 있다.

따라서 BNP파리바 사건의 특성과 책임 부인의 논리는 보다 정밀하게 분석될 필요가 있어서 이에 대한 검토의견은 다음 장에서 서술한다.

Ⅲ. BNP파리바 사건 판결에 대한 비판적 검토

이 장에서는 BNP파리바 사건 관련 대법원과 하급심 판결들이 구체적으로 설시한 부분별로 필자의 검토의견을 제시하도록 한다.

1. 대법원 판결

ㅇ 설시 요지: 상환 기준일 시초가가 기준가인 15,562원보다 훨씬 높은 16,100원으로 결정되었고, BNP파리바는 상환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환 대비 보유물량 처분을 도모하였다. 시가 결정 이후 접속매매에서 15,950원에서 16,600원 사이의 호가에 매도 주문을 제출함으로써 무리 없는 처분을 도모하였고 약 55만주를 처분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매도주문은 매도 시늉만 하는 허수주문이 아니었다.

√ 검토의견: 이 부분은 재판부 판단대로 상환기준가를 상회하는 가격대에서 무리없이 매도가 이루어졌고 매도량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접속매매 시간대에 최소한의 물량에 대해서 그것도 매도 시늉만 한 다른 사건들과는 다소 차이를 인정할 수 있다.

ㅇ 설시 요지: 종가 단일가매매 진입 가격은 15,950원으로서 BNP파리바는 남은 보유물량 약 100만주를 추가 처분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14:57:03부터 14:58:04까지 3회에 걸쳐 이 사건 주식에 관하여 20만 주씩 합계 60만 주에 대하여 시장가로 한 매도 주문은 합리적이고 유사 사례에 비추어 보아도 타당한다. 즉 시장가주문이 가격 하락을 목적으로 한 주문이 아니다.

√ 검토의견: 이런 상황에서 만약 하한가주문을 제출했다고 한다면, 합리적인 처분 행위가 아니라 종가 관여로 해석될 소지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시장가주문은 하한가주문에 비해서 시세 관여의 의도는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접속매매가 아닌 단일가매매시 시장가주문은 하한가주문과 사실상 동일하다. 따라서 이런 민감한 시기의 시장가주문은 주가의 대폭 하락을 의욕하였다고 해석될 여지가 크다.

ㅇ 설시 요지: 14:58:32와 14:58:49에 20만 주씩 호가 15,600원에 한 매도 주문은 기준가를 상회하기 때문에 문제가 안된다.

√ 검토의견: 기준가는 상회하지만 대량의 매도 호가가 기준가에 매우 근접한 가격에 쌓이는 것은 매도세를 압박하여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동 주문만 분리하여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주문 양태를 종합적으로 고찰하면 기준가를 하회하는 주문과 함께 이러한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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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문이 쌓이면 주가하락 압박이 매우 커지게 된다.

ㅇ 설시 요지: 14:59:13와 14:59:21에 20만 주씩 호가 15,500원에 한 매도 주문은 이 사건 기준일 종가가 15,600원으로 결정되어 상환조건이 성취되더라도 그 전에 한 호가 15,600원의 40만 주 매도 주문이 시간 순서에서 후순위로 밀려 계약 체결이 무산될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 검토의견: 단일가매매시에는 예상 체결가가 공개되기 때문에 거래자는 자신의 주문에 따라 예상 체결가의 변동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종료 직전에 기준가 이하의 주문을 대량으로 제출한 것은 기존의 매도 주문만으로는 예상 체결가(종가)가 기준가를 상회하므로 이를 기준가 이하로 끌어내릴 의도하에 제출하였다고 해석될 여지가 크다.

ㅇ 설시 요지: 피고 비엔피 파리바 은행은 이 사건 기준일에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의 상환이 무산되더라도 만기까지 남아 있는 5차례의 상환기일에 조건이 성취되는 경우 더 많은 원리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고, 이 사건 기준일 무렵 연간 누적 손익금액(Year To Date Profit & Loss)에서 상당 규모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주가연계증권이 조기에 상환되면 헤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기준일 종가를 상환기준가격 아래에서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검토의견: 이번에 상환이 무산되더라도 만기까지 5회 남아있는 상환 기회에 더 많은 원리금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에 시세조종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다음 상환시에 기간 경과에 따라 좀 더 많은 원리금을 지급하는 것은 맞지만 그 금액의 차이는 크지 않다. 또한 그 상환 가능성은 누구도 알 수 없는데 반해 이번에 지급해야할 부담은 현존 하는 것이므로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연간 누적손익액이 상당 규모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현재 당장 지급해야 하는 상환 금액은 부담이자 손실이기 때문에 회피 욕구는 충분하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조기상환 받았다면 미래의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 없이 확정 수익을 얻고 재투자 기회도 누렸을 것이므로 이 사건이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였음은 명확하다고 할 것이다.14)

2. 1심 법원 판결

ㅇ 설시 요지: 델타헤지로 인한 주가변동과 상환조건 변동 위험에 대한 공시가 필요하며, 신영증권은 이를 수행했고 따라서 투자자는 위험을 알고 투자한 것이다.

√ 검토의견: 공시가 시세조종의 위법성을 조각할 수는 없다. 그리고 포괄적이고 원칙적으로 기술된 헤지거래에 따른 위험을 일반투자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리라는 것은 기대할 수 없으므로, 제대로 된 공시라면 보다 상세한 설명과 유사사례들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 부분은 Ⅳ장에서 상세히 다룬다.

ㅇ 설시 요지: “위 피고의 트레이더가 15,500원에 마지막으로 매도주문을 낸 후 기아자동

14) 한국거래소의 입장은, “투자자는 회원의 종가관여로 조기상환이 무산되는 경우 「수익을 즉시 실현할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상실」한 것이고, 만기까지는 그 손익이 시장상황에 연계되는 「불확실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조기상환이 무산된 이후 중도환매를 요청하더라도 공정시세를 기준으로 상환받게 되므로 조기상환에 비해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엄세용, 앞의 논문, 17-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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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주식의 예상체결가격은 장 종료 약 30초 전인 14:59:30경 15,500원이었다가 장 종료 약 15초 전인 14:59:45경 15,550원으로 1호가(50원)가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머지 시간 동안 추가적인 매수 주문이 따랐다면 기아자동차 주식의 종가는 15,550원보다 1호가(50원) 높은 15,600원에 형성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해당 트레이더는 14:59:21에 마지막 주문을 낸 이후에는 아무런 추가 매도주문도 내지 않은 점에 비추어 위 피고는 델타헤지에 따라 당일 보유요구량을 맞추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 검토의견: 15,550원도 상환기준가를 하회하므로 개입할 필요가 약하고 만약 추가매수주문이 들어왔다면 피고 트레이더도 즉시 추가매도주문을 낼 수 있었으므로 이를 가지고 피고 트레이더의 선의를 쉽게 추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해석이다.

ㅇ 설시 요지: 장 종료 이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해당 수량을 매도하는 방법은 매매계약 체결 여부가 불분명하고 장 종료 이후의 주식시장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할 금융기관으로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 검토의견: 자신의 작은 손해를 피하기 위해 고객에게 큰 손해를 입혀도 된다는 자세야말로 금융기관으로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행위일 것이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기껏해야 하룻밤 오버나잇에 따르는 위험을 부담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도 다음날 손해를 본다는 것도 확실하지 않고 오히려 이득을 볼 수도 있으므로 위험은 중립적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15) 그런데 피고의 작은 위험 회피 행위로 원고는 16%의 이익 대신 오히려 70%의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ㅇ 설시 요지: 만약 위 피고가 조기상환조건 성취를 무산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단일가매매시간에 대량의 주식을 저가에 매도한 것이라면, 통상적으로 비정상적으로 하락한 주가는 본래의 가격으로 회복되는 것이고 위 피고는 다음 상환을 위해 델타헤지를 수행하면서 정상으로 회복된 주가에 기초자산인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수하여야 하는 반면 낮아진 종가로 100만 주를 매도함으로써 그 차액만큼은 위 피고의 현실적인 손실로 남게 된다. 실제로 위 피고는 단일가매매시간 중의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로 인하여 낮아진 종가에 기아자동차 주식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약 12억 원 상당의 손실16)을 본 반면, 이 사건 기준일에 제1차 조기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음으로써 약 9억 원의 이익17)을 보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주가하락으로 인해 3억 원 상당의 현실적인 손실이 발생하였다. 즉, 위 피고로서는 제1차 조기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더라도 얻는 이익이 없다.

√ 검토의견: 이 논리는 피고가 이 헤지거래로 이익을 본 것이 아니라 손실이 발생한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이런 비합리적인 거래를 의도적으로 했겠느냐 하는 것인데, 이 가정에는 상당한 논리적 결함이 있다. 재판부는 조기상환조건이 성취되지 않음으로써 9억원의 이익만

15) 파생상품의 만기일 직후 기초자산의 가격은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만기일 효과’라 한다. 이러한 ‘만기일 효과’의 원인에 대한 흥미있는 분석에는 시세조종의 개연성도 있다. 우민철·김지현, “주가연계증권의 만기일 효과에 대한 연구”, 산업경제연구, 제27권제3호, 2014, 1158면. (“Stoll and Whaley(1987)는 선물의 만기일 근처에서 기초자산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거래량과 변동성이 증가되며, 익일에 가격이 회귀되는 이례현상을 만기일 효과라고 하였다. 이들은 만기일 효과를 분석하면서 만기일의 비정상적인 거래량 증가, 변동성 확대와 가격하락, 익일 가격 반등의 원인으로 주가지수 차익거래, 현금 결제 및 만기일 시장 제도 이외에 시세조종의 개연성을 언급하였다.”)

16) 단일가매매시간 직전 주가 15,950원에서 종가 15,550원을 뺀 400원이 기아자동차 주식 1주당 손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주식 대량매도행위 이후 위 피고가 보유한 기아자동차 주식은 총 298만 주이므로 약 12억 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다.

17) 조건성취시 지급비율은 108.05%로 324억 원인 반면, 조건불성취시 차후 예상되는 지급비율은 105.13%로 315억 원이므로 약 9억 원 상당의 이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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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것이라고 계산하지만, 이는 다음 조기상환시에 상환이 일어날 경우 지급되는 금액과의 차이만을 계산한 것이고, 만약 계속하여 조기상환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만기 상환시에는 원고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이 건 헤지거래로 없었다면 지급되었을 금액인 324억을 크게 하회할 수 있으리라는 것, 실제 이 상품은 조기상환되지 않고 종료되어 원고들이 원금대비 무려 70%의 큰 손해를 본 것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조건 불성취로 피고가 이득을 본 금액은 재판부의 판단대로 단순히 9억원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200억원이 넘는 매우 큰 것이었고, 이러한 이득을 감안하여 피고는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킨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BNP파리바 사건 판결에 대한 검토의견 소결

이 사건이 다른 사건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상환 기준일 접속매매에서 기준가 보다 높은 가격대의 매도주문으로 55만주에 달하는 상당한 물량을 처분한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시세하락을 도모하지 않았고 과도한 종가관여로 시세조종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접속매매에서도 매도 시도를 했다는 시늉만 하는 여타 사건에서의 허수성 주문과는 분명 차이가 있는 것은 인정된다.

그러나 종가 단일가매매에서 60만주의 시장가주문을 통한 큰 폭의 시세하락을 도모한 점이라는지, 장 마감 불과 수십초를 남겨두고 40만주를 기준가를 하회하는 가격에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여타 사건과 큰 차이가 없는 과도한 종가관여 행위로 판단된다. 그리고 피고가 수익과 손실이 거의 균형을 이루기에 굳이 시세의 하락을 도모할 동기가 없다고 하였으나 이는 상당히 비현실적인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부족하다. 결론적으로 BNP파리바 사건이 여타 판결과 달라야 할 필연성은 찾기 어렵다 할 것이다.

Ⅳ.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 주장에 대한 일반론적 비판

대량매도에 의한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측은 기본적으로 헤지거래는 정당행위라는 입장이다. 우리 형법은 제20조(정당행위)에서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델타헤지거래가 법령에 의한 행위인 지, 업무로 인한 행위 내지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인 지 각각 검토한다. 이어서 공시에 따른 면책 주장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1. 델타헤지거래는 법령상 요구되는 의무적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의 법령에 의한 행위로 볼 수 있는가 ?

피고 측은 헤지거래(델타헤지거래)는 법령상 의무라고 주장하고, 일부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 즉 “금융기관들은 자산운용 건전성 확보를 위해 헤지를 통한 위험관리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바, 이는 구 증권거래법은 물론 자본시장법에 따른 법령상 의무이며, 특히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그 위험을 감안하여 장외파생상품의 매매에 따른 총 위험액을 한도 이내로 유지하고 그 위험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따라서 파생상품거래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의 경우 그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고 헤지하는 것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확보함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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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위탁재산을 보호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금융기관의 공공성에 비추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는 의무이다. 즉, ELS 관련 거래의 경우에도 기초자산이 시장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반드시 위험관리를 하여야 하고, 그 방식이 델타헤지 기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델타헤지는 ELS 발행의 전제조건으로 보편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는 헤지방법일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자산운용 건전성을 위해 법령상 강제되는 헤지거래의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18)

해당 법원들은 법령상 의무라는 판단의 근거로 다음과 같은 일련의 법규를 제시한다.

자본시장법 제166조의2(장외파생상품의 매매 등) ①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는 장외파생상품을 대상으로 하여 투자매매업 또는 투자중개업을 하

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 2. 장외파생상품의 매매에 따른 위험액이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할 것 3. 영업용순자본이 총위험액의 2배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그 미달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새로운 장외파생

상품의 매매를 중지하고, 미종결거래의 정리나 위험회피에 관련된 업무만을 수행할 것 5. 월별 장외파생상품의 매매, 그 중개·주선 또는 대리의 거래내역을 다음 달 10일까지 금융위원회에 보

고할 것

자본시장법 제31조(경영건전성기준) ① 금융투자업자는 경영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하여 금융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경영건전성기준을 준수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적절한 체계를 구축·시행하여야 한다. 4. 그 밖에 경영의 건전성 확보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자본시장법시행령 제35조(경영건전성기준) ① 법 제31조 제1항 제4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말한다. 1. 위험관리에 관한 사항 금융투자업 규정 제3-42조(위험관리체제) ① 금융투자업자는 각종 거래에서 발생하는 제반 위험을 적시에 인식·평가·감시·통제하는 등 위험관리를

위한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② 금융투자업자는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부서별, 거래별 또는 상품별 위험부담한도·거래

한도 등을 적절히 설정·운영하여야 한다. ③ 금융투자업자는 각종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위험, 운영위험, 신용위험 및 유동성위험 등 각종

위험을 종류별로 평가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근거 법규들을 그 취지에 입각하여 유연하게 해석을 한다 해도 어디에도 헤지거래를, 그것도 분쟁의 대상이 된 바와 같은 방식의 델타헤지거래를 수행하라는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유지하라는 의무는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요구일 뿐, 구체적인 위험관리기법은 금융투자업자의 자율 사항일 뿐이다.19) 금융투자업자는 자신의 이익과 법령상 금지규범과 대고객 관계의 이해상충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위험관리체제를 갖추고 내부통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를 하지 말라는 자본시장법의 금지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이다. 법은 금지되는 행위 유형을 자세히 열거하고 있고 그에 더하여 포괄적 금지규정까지 두고 있으며, 예외적으로 취급되어야 할 경우 그 예외 사항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법에서 시세조종의 예외로 인정되는 경우는 시장조성과 안정조작 뿐이며,20) 이 예외의 경우도 자세한 규

18) 예를 들어, 도이치뱅크가 피고인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다2740 판결의 2심 판결인 서울고등법원 2012. 12. 14. 선고 2012나12360 판결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 인정); BNP파리바가 피고인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7264 판결의 1심 판결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11. 24. 선고 2011가합46604 판결 (델타헤지거래의 정당성 인정).

19) 나지수, 앞의 논문, 139-140면도 같은 의견.20) 자본시장법 제176조제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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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항을 열거하는 한편 엄격한 감독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21) 즉, 금융투자상품의 시세에 의도적·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다 위법적인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자본시장법의 기본 정신인 것이다. 분쟁의 대상이 된 방식과 같은 델타헤지거래 없이는 ELS와 같은 상품을 판매·운용할 수 없다면 ELS 상품 도입시에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법령상 예외 조치를 마련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더욱이 델타헤지거래는 시세조종 이라는 금지 규범 위반 외에도 대고객 관계에서의 이해상충 회피 의무도 문제가 된다. 업자 자신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 법은 그 이해상충 관계를 회피하거나 아니면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22) 관련 사건들에서 헤지거래를 한 금융회사들은 하룻밤 오버나잇에 따르는 약간의 손해마저 감수할 수 없다며, 고객에게 엄청난 손해를 초래하여 분쟁을 야기하는 한편 사회적 평판도 스스로 해치고 있다.23) 건전성 유지를 요구하고 있는 법 정신에 비추어보면 이러한 행위야말로 법에 위반되는 부적절한 위험관리행위이며 부실한 내부통제라고 볼 수 있다.

2. 델타헤지는 정당한 업무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부합하는 행위인가 ?

델타헤지는 금융권에서 거의 예외없이 사용되는 보편적 위험관리기법으로서 금융투자상품의 판매와 운용 관련 당연히 요구되는 정도의 거래인가? 업계의 관행을 보면 델타헤지는 고도의 위험관리기법으로서 널리 사용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헤지거래는 증권회사가 자신의 위험을 관리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통상적인 영리행위에 불과하고, 델타헤지를 수행할 지 여부는 판매나 헤지를 담당한 금융회사의 자율적 사항에 불과하다.24) 최근 일부 증권회사는 ELS 판매대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례25)도 있

21)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03조~제206조는 법의 위임에 따라 시장조성·안정조작 수행 자격, 방법, 가격 제한, 보고와 감독 등 각종 규제사항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22) 제44조 (이해상충의 관리) ①금융투자업자는 금융투자업의 영위와 관련하여 금융투자업자와 투자자 간, 특정 투자자와 다른 투자자 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파악·평가하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른 내부통제기준(이하 "내부통제기준"이라 한다)이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이를 적절히 관리하여야 한다.

②금융투자업자는 제1항에 따라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파악·평가한 결과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미리 해당 투자자에게 알려야 하며, 그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부통제기준이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낮춘 후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여야 한다.

③금융투자업자는 제2항에 따라 그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23) 윤선중,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구조화상품의 규제방안에 대한 연구”, 재무연구, 한국재무학회, 제25권제4호, 2012.11, 546-547면은 오버나잇 리스크의 크기를 분석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평균 오버나잇 절대변화량은 1% 가량으로서, 평균적으로 장종료 익일 개장까지 1%의 절대가격 변화가 관찰된다고 한다. 그러나 변화량 중간값에서 확인되듯이 변화는 매우 대칭적이어서 평균적으로는 0의 값을 가진다고 한다. 이 분석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이 정도의 작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하여 평판 손상도 감수하고 고객과의 분쟁을 야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위험관리인지 의문이다.

24) 헤지거래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공식 평가는 다음과 같다. ① ELS 헤지거래는 감독기관이 승인하거나 규정에서 정하여진 표준화된 매매방식이 아님, ② 헤지거래 실제매매는 자동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매매타이밍, 매매규모 결정 등에서 운용자의 재량 내지 자의성이 상당히 개입되는 구조임, ③ 각 발행(운용)사가 ELS 발행시 투자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설계되어 운영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각 회원사마다 상이함. 엄세용, 앞의 논문, 16면.

25) 뉴스핌, “부동산 '숨겨둔' 현대증권 ELS, 투자자만 모르네”, 2015.8.28. (“...케이파이 ELS를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 시선에는 불안감이 묻어난다. 현대증권 케이파이가 각종 투자관련 신고서 등 공식적으로 기초자산을 '코스피200'지수로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은 해외 부동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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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등 누구나 사용하는(또는 사용해야 하는) 정도의 절대적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또한 시세를 변동시키지 않으면서 헤지를 할 수 있는 대체수단(시간외거래, 장외 거래 등)

이 있음에도, 굳이 장중에 헤지를 하겠다는 것은 시세의 변동으로 초래되는 고객의 손실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업무행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26) 한편 업무상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행위라 하더라도 법에 다른 금지규범과 충돌하는 경우에도 그 업무행위의 정당성이 인정될 지 의문이다.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특별법상 규범과 충돌되는 경우에는 단순히 형법상 인정되는 업무행위라는 이유만으로 그 정당성이 용인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지 여부를 살펴본다. 일반적으로 사회상규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의 지배적인 사회윤리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행위”, “국가질서의 존엄성을 기초로 한 국민일반의 건전한 도의감 또는 공정하게 사유하는 일반인의 건전한 윤리감정”, “사회생활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일상적 규칙” 등으로 규정된다. 판례에 따르면, “본조에 규정된 사회상규는 그 입법정신에 비추어 국가질서 존중성의 인식을 기초로 한 국민일반의 건전한 道義感을 지칭한다.”27)

그리고 사회상규를 판단하는 이론적 기준으로서 통설적 입장은, ① 가해자의 이익(위법판단여부)과 피해자의 이익(법익에 대한 침해)을 저울질하여 판단한다는 利益衡量의 原則(Güterabwägungsprinzip) ② 행위목적과 행위수단의 정당성·비례성을 구하며, 비례성에는 긴급성·보충성 등이 포함된다는 比例性原則(Verhältnismäβigkeitsprinzip) ③ 사회적 상당성 그리고 ④ 違法性阻却의 一般原理 등이 제시된다. 판례도 이와 유사한 규범원칙을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① 해당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②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③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④ 긴급성, ⑤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28)

이러한 입장에 비추어 보면, ① 해당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거니와, ② ~ ⑤의 요건은 그 어디에도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측면에서는 종가 결정시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과도한 종가관여 행위로 상당성을 결하고 있다고 할 것이고, ③ 법익균형성 측면에서는 자신의 조그마한 손실 회피를 위해서 자신을 믿고 투자한 고객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균형성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며, ④,⑤ 긴급성이나 보충성 측면에서도 상환기준가 결정 직후 시간외거래나 익일거래 등의 대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파이 ELS가 기초자산과 상관없는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서 꾸준히 문제시 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증권 측은 "투자 자산의 운용과 관련해 별도의 법규상 제약이 없다"며 18호까지 시리즈 발행을 이어오고 있다.”)

26) 한국거래소는 ELS 헤지거래 관련 회원제재 이유로, “조기(만기) 상환일에 대량 헤지거래가 필요한 경우라도, 특정시간대에 과다한 헤지거래를 집중적으로 매매하여 시세형성에 영향을 미쳐서는 아니 되며, 장중 분할매매, 시간외시장 활용 등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엄세용, 앞의 논문, 16면. 한편 이와 반대되는 의견으로는, 윤선중, 앞의 논문, 526면 참조. (“베리어옵션이나 디지털옵션이 포함된 구조화상품은 최종 상환일에 가까울수록 델타의 급격한 변화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일 혹은 익일에 헤지물량을 청산하라는 것은 델타헤지의 기본원칙과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이러한 규제 하에서 기초자산가격에 충격을 주지 않는 효과적인 헤지수단이 있을 수 없다.”)

27) 한국사법행정학회, 주석 형법 : 형법총칙(1), 형법 제20조 (장영민 집필), 584-585면.28) 앞의 주석 형법, 58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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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델타헤지는 시장 또는 가치 중립적이고 현물과 파생에서의 수익이 상쇄되어 전체적인 손익은 항상 0으로 수렴하므로 시세조종의 의도나 동기가 없는가 ?

델타헤지 모델은 설계에 있어서 운용자의 재량과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상당하고, 모델 설계자의 시각(전망과 추정)에 따라 모델에 사용되는 변수의 값이 제 각각이라서 결코 시장 또는 가치 중립적이라 할 수 없다. 즉, 운용자의 의도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모델 내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손익이 0으로 수렴되어야 하나, 현실적으로 완벽한 헤지라는 것이 어렵고 또 운용자의 재량 여지도 많아 초과 수익이 발생하거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도 헤지담당부서(통칭 Delta One 데스크라 함)에서 큰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다. 예를 들어, 2011.9. 스위스의 UBS에서 델타 원 트레이더였던 퀘쿠 아도볼리(Kewku Adoboli)는 경영진의 승인 없이 임의매매를 해 2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고, 2008.1.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이 7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내게 된 원인도 델타 원 트레이더의 규정 위반의 임의매매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는 헤지거래로 불리는 업계의 관행들이 면책을 주장할 만큼 교과서적 이론에 부합하는 순수한 헤지거래가 아님을 증명한다고 할 것이다.

4. 공시는 시세조종 책임을 조각하는가 ?

BNP파리바 사건(2013다7264)에서, ELS 판매자인 신영증권은 사업설명서에 “본 증권과 관련하여 기초자산, 기초자산 구성종목, 기초자산 또는 기초자산 구성종목과 관련된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의 매매, 기초자산 또는 기초자산 구성종목과 관련된 선물, 옵션 등의 헤지거래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헤지거래로 인하여 기초자산의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그 결과 본 증권의 상환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는 내용을 기재하였고 이를 이유로 법원은 헤지거래로 인한 주가하락에 책임을 부인하였다.

공시는 발생가능한 위험을 정직하게 알리는 것이며, 그 위험이 본인의 위법행위로 발생하더라도 공시를 하였다면 허위 내지 오해를 유발하는 부실공시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위법행위 자체의 책임은 부실공시에 따른 책임과는 전혀 다른 것이므로 위법행위를 한 당사자는 그 위법행위에 따른 책임을 져야하며, 공시가 위법행위 책임을 조각할 수는 없다. 일련의 ELS 소송들은 부실공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시세조종이라는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헤지거래가 정당행위 내지 시세조종의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 한 헤지거래자는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헤지거래의 시세조종 해당 여부는 공시와 관계없이 헤지거래 자체로 검토되어야 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위의 사업설명서상의 공시가 과연 투자자에게 그 위험성을 알리기에 충분한 공시인지 자체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헤지거래의 정확한 실태를 모르는 투자자들은, 이러한 문구가 증권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헤지거래이고, 그 헤지거래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므로, 법적 논란이 크게 제기되는 구체적 헤지거래에 대해서도 상투적으로 공시서류에 삽입되는 추상적·일반적인 문구로 면책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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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미국의 유사사례와 검토의견

우리나라 ELS 소송과정에서 헤지거래의 시세조종 해당 여부와 관련하여 미국의 Masri case 등이 시사점이 있다고 보아 상당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관련 주요 사례들인 Masri case, ATSI case, 그리고 가장 최근의 Koch case들의 요지와 그 시사점을 살펴본다.

1. Masri case (SEC v. Masri, 523 F.Supp.2d 361, S.D.N.Y. (2007))29)

(1) 사실관계 요지

이 사건 사실관계 요지는 다음과 같다. 풋옵션을 보유한 투자자가 종가 결정시 기초자산을 대량매수하여 주가를 상승시킴으로써 자신에 대한 풋옵션 행사를 저지하였다. 이에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동 투자자와 주문을 집행한 브로커를 상대로 이러한 종가관여 행위는 법령으로 금지된 행위로서 증권거래소법 §10(b)와 Rule 10b-5를 위반하였다며 법원에 제재조치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소송의 쟁점과 관련 법리

이 사건의 쟁점은 ‘공개시장거래(open market transactions)’가 시세조종의 의도 외에 다른 불법 요인이 없을 경우에도 시세조종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개시장거래’라 함은 전통적으로 시세조종의 핵심 징표로 지적되어온 가장매매(wash sales)나 통정매매(matched orders) 등 재산권의 실질적 변동이 없는 거래와 달리, 관계없는 타인과의 매매거래를 통하여 실질적 재산변동이 수반되는 거래를 말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현실거래’ 개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서, 행위의 내면적 동기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일반 거래와 동일한 거래를 말한다.30)

가장·통정매매와 달리 이러한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변동이 논란이 되는 것은, 종가결정시의 대량 거래나 공격적인 공매도 등은 주가 변동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거래는 가장.통정매매와 다른 현실거래이기 때문에 시세조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미국 증권업계의 일반적 시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EC의 입장은 현실거래라 하더라도 시세조종의 의도 하에 현실거래를 통한 주가 변동을 야기하였다면 Rule 10b-5에 위반하는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증권시장에서 일반적인 현실거래가 단지 “나쁜 의도(bad intent)”, 즉 주가를 변동시키고자 하는 의도만으로 시세조종이 될 수 있는가하는 논란으로서 소위 “공개시장 시세조종(open market manipulation)” 논란이라고도 한다. SEC는 예전부터 매매거래 그 자체 외에 다른 사기적 수단이나 행위들이 없더라도 거래자의 의도만으로 일반거래가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여 왔고, 특히 종가 결정시에 대량의 매매로 주가를 변동시키는 ‘종가관여(marking the close)’ 행위는 집중적으로 규제하여 왔다.

29)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Michael A. Asaro, “'Masri' and Open-market Manipulation Schemes”, New York Law Journal, Vol. 239 No. 91, May 12, 2008에서 주로 인용하였다.https://www.akingump.com/images/content/1/2/v4/1243/07005080021AkinG.pdf

30)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김정수, 「자본시장법원론(제2판)」, 서울파이낸스앤로그룹, 2014, 1267면 이하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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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쟁점에 대한 연방법원의 입장을 보면, 제3연방항소법원은 GFL case31)에서 시세조종의 의도 외에 다른 불법 요인이 없는 경우 현실거래에 의한 주가변동을 시세조종으로 볼 수 없다고 한다. 여기서 다른 불법요인이라 함은, 시장에 부정확한 정보를 유입하거나 시황 관련 왜곡된 인상을 창출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주식파킹, 가장·통정매매, 허위사실 유포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DC연방항소법원은 다른 불법요인 없이 시세조종의 의도만으로도 현실거래는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면서 SEC의 주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32) 한편 뉴욕증권거래소 관할인 제2연방항소법원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판결은 없으나, SEC의 입장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파악된다.33)

(3) 법원의 판결 요지

법원은 우선, 원래 종가 결정시에는 대량의 거래가 일반적이므로 이 대량매수만으로 시세조종 내지 부정거래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의 본질적 쟁점, 즉 시세조종의 의도만으로 주가를 변동시키는 현실거래가 증권법 위반행위가 되는가에 대해 여러 유사한 사건들을 분석한 후 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하였다. 다만, 현실거래가 위법행위가 되는 것은 다른 정당한 투자목적 없이 오직 주가변동을 야기할 목적으로만 행하여질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제한적으로 인용하고, “오직 시세조종의 의도만으로”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SEC가 그 시세조종의 의도가 없었다면(but for) 피고는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것을 요구하였다. 결국, 브로커에 대해서는 시세조종의 공모 혐의에 대한 입증 부족을 이유로 그가 요청한 약식명령청구(summary judgment)를 받아들여 SEC의 제재조치 요구를 기각하고, 투자자인 피고에 대하여는 합리적 거래동기를 입증할 증거 부족을 이유로 그가 요청한 약식명령청구(summary judgment)를 거부하고 본안재판 진행을 허락하였다.

Masri case와 유사한 사건으로 Kwak case를 들 수 있는데, Kwak case에서도 법원은 금지된 시세조종의 의도가 당해 매매거래의 중요한 부분을 변경하였다면(그 매매거래가 이루어진 시점의 변경 등), 종가관여는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34)

(4) 판결문의 구체적 내용 정리

Masri 법원은 SEC의 전통적인 종가관여 이론을 단순하게 받아들이지는 않고 “but for”기

31) GFL Advantage Fund, Ltd. v. Colkitt, 272 F.3d 189, 205 (3rd Cir. 2001).32) Markowski v. SEC, 274 F.3d 525 (D.C. Cir. 2001).33) United States v. Mulheren, 938 F.3d 364 (2d Cir. 1991). 이 건의 판결 요지는 피고인의 시세

조종 의도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거로 입증해야 하는데, 그러한 증거 없이 단지 현실거래로 시세변동을 야기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유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형사가 아닌 민사사건의 경우에도 동일한 결론이 내려질 지는 알 수 없다. (“If a subjective intent to manipulate a stock price cannot be demonstrated, a person cannot be convicted of that crime.It is debatable if trading in securities with intent just to affect prices is actually illegal. Assuming this is true, it is required that the Government demonstrate such intent beyond a reasonable doubt. In this case, the Government has not done this, the central portion of evidence comprised of Boesky"s conversation with Mulheren where he said it would be "great" if Gulf-Western stock rose to $45 per share followed by Mulheren"s buying of 75k in shares. No evidence was procured by the Government that Mulherenwas cognizant of Boesky"s holdings or that any quid pro quo existed. For Mulheren to get convicted, the Government had to show that Mulheren intended to manipulate as opposed to invest, and such a showing was not provided.”)

34) SEC v. Kwak, No. 3:04-cv-1331 (JCH), 2008 BL 30323, (D. Conn. Feb.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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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을 부여하여 보다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의 논거로 3가지를 제시하였는데, 1) 제2연방항소법원이 SEC의 종가관여 이론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비판적이라는 점, 2) 다른 합리적 또는 경제적 거래 동기가 있다면 의도에 관계없이 현실거래는 시세조종이 아니라는 점, 3)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모호하고, 또한 적법한 거래 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원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점 등이다.

이에 대하여 SEC는 시세조종 의도의 증거로써, 1) 거래 시기, 물량, 단계적 상승 거래 수행, 2) 주문표의 비정상적 성격, 3) 8.5일 풋옵션 만기시의 주식 매수 관련 피고의 비합리적이고 일관성이 결여된 설명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피고는 8.5일의 풋옵션 만기시 행사 가능성을 우려하여, TZA 주식 80만주를 매수하고자 하였고, 이에 피고는 대량의 매수주문을 만기일 종가 결정시에 제출하여 주가를 행사가격인 5달러 이상으로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풋옵션의 행사를 저지하였다는 것이 SEC의 주장 요지였다.

이에 대한 피고의 반론은 다음과 같았다. 1) 종가 결정시에 대량 매매는 일상적인 현상으로서 시세조종의 징표가 될 수 없다. 자신은 풋옵션 행사 가능 여부를 알기 위하여 종가 결정시까지 기다린 것이고,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대상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2) 자신의 20만주 대량매수(당일 대상주식 매수량의 75% 차지)는 오히려 시세조종 의도를 기각할 반증이 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대상주식을 5달러 이상으로 상승시키는데는 훨씬 적은 수량의 매수만으로도 가능했다는 확실한 증언이 있다. 3) SEC는 자신의 주문이 수차례 최소한 최우선매도호가(best ask)와 같거나 그 이상의 가격으로 집행되었다고 하지만, 주문을 집행한 플로어 트레이더는 그 거래는 “최량집행(best excution)”으로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유동성이 낮은 그 주식에 대량의 시장가주문을 제출하려는 시도였다고 증언하였다. 특히, 마지막으로 집행된 주문은 5와 3/8달러의 지정가주문으로서, 대상주식의 가격을 5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충분한 5와 1/8달러가 아니었는데, 이는 5와 3/8달러의 지정가주문이 장 종료전 20만주의 거래를 성사시키고자 했던 노력에 부합하는 것임을 보여준다.35)

그러나 SEC는 브로커가 피고의 주문을 받은 후 제출한 주문표에 10만주와 15만주라는 수량이 정정되어 20만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SEC의 주장인즉 피고는 브로커에게 인위적으로 5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20만주까지 매수할 것을 지시한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브로커와 그 회사 사장의 설득력 있는 설명은, 대량의 주문량과 종가 결정시점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당해 주문을 다 소화할 수 없다고 보아 그 주문수량을 점차 올린 것이었다는 것이다. 4) 마지막으로, 피고의 설명이 일관성이 없고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SEC의 지적에 대하여, i) 주당 7.5달러에 산 50만주의 대상주식의 평균단가를 낮추기 위하여 20만주를 매수하였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하였고, 2005년 deposition(사전증언조사)에서는 추가적으로 11.5. 콜옵션에 대한 헤지거래였다는 것도 진술하였다고 항변하였다.

그러나 SEC는 어느 이유도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피고가 진정으로 7.5달러에 산 주식들의 평균단가를 낮추고자 하였다면, 가격이 5달러 미만이었던 8.21일 이전에 매수하였여야 했고, 아니면 8.21에 8.5. 풋옵션이 행사될 지 여부를 지켜보았다가 필요하다면 다음날 대상주식을 매수하여 보유물량의 평균단가를 낮추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SEC는 또한 피고가 11.5. 콜옵션에 대한 헤지를 원했다면 Tentafin 계좌에 있는 2백만주나 그의 부친과의 공동계좌에 있는 250만주를 사용하면 되지, 왜 구태여 8.21.에 5달러를 넘는 가격에 매수하였는지

35) 피고의 이 항변의 취지는, 만약 시세조종의 목적이라면 5와 1/8달러의 주문으로도 충분했는데 굳이 불필요하게 그보다 높은 5와 3/8달러의 주문을 낸 것은, 주가 상승이 목표가 아니라 대량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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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을 고려한 후 법원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피고의 주장은 일관성이 없다고

할 수 없고 20만주를 5달러 이상에 산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인정되지만, SEC의 주장또한 타당한 면이 있고, 특히 피고가 시세조종의 의도가 없었더라면 당해 거래를 수행하였을까라는 중요한 이슈를 SEC가 제기하였기 때문에 피고의 약식명령청구를 기각하고 본안 심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하였다.

(5) Masri case에 대한 검토 의견 ‘현실거래’는 가장·통정매매 처럼 거래 행위 자체로 위법성을 나타내는 것과 달리 일견 정

상적인 거래로 보이는 거래로서, 현실거래를 위법적인 시세조종으로 보려면 일련의 거래에서 일정한 위법성의 징표가 포착되어야 할 것이다. 즉 현실거래를 통하여 주가가 움직여도 주가의 변동 자체만으로만 위법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증권시장에서의 거래는 많은 경우 주가 변동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여 정상적인 거래를 보호하고 비정상적인 위법행위만 규제하자는 취지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우리 법은 특정한 목적과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현실거래 규제 조항인 우리 자본시장법 제176조제2항제1호의 경우 주관적 요건으로서 “매매를 유인할 목적”을 요구하고, 객관적 행위 요건으로서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또는 “그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를 요구한다. 이 조항에 따르면 ‘불법의 목적 + 정상적인 시세 변동’의 결합만으로도 시세조종이 성립될 수 있다. 다만, ELS 사건의 경우 다른 투자자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이 없다고 판단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이 조항에 의한 시세조종의 성립 여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자본시장법 제176조제3항의 경우에는 주관적 요건으로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을 요구하면서 객관적 요건으로는 특정한 비정상적인 행위를 요구하지 않고 단지 “일련의 매매”만 요구하여 시세조종의 성립이 훨씬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서 ‘고정이나 안정’의 의미를 다른 조항에서의 ‘시세의 변동’과 비교하면, 상당 폭의 상승.하락이 아니라 일정한 가격대를 목표로 하여 큰 변동없이 그 가격대를 형성.유지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가 된 ELS 사건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고정·안정 행위로 분류될 여지가 크고 실제 법원도 시세고정·안정행위로 판단하였다.

연계거래를 규제하는 제176조제4항의 경우에는 주관적 요건으로 행위목표상품(ELS 사건의 경우 ELS)에서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을 요구하면서, 객관적 요건으로는 행위대상상품(ELS 사건의 경우 기초자산인 증권)인 기초자산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키는 행위”를 요구한다. 즉 여기서는 일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다 포함되어 유일한 불법요소는 주관적 요건인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만 있으면 시세조종이 성립하게 된다. 다만, 주관적 요소에서 목적의 ‘부당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이냐의 또 다른 문제는 남아있는데, 이는 결국 행위의 정당성 판단 여부에 따라 후행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미국은 우리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미국은 SEC가 우리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같은 구체적 시세조종 조항인 증권거래소법 제9조가 아니라 포괄적 반사기조항인 제10(b)와 Rule 10b-5를 근거로 소를 제기하므로, 특정 매매거래가 법령이 정하는 금지된 시세조종 행위인지가 법령상 명확하지 않아 구체적 사건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진다. 따라서 위와 같은 논의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포괄조항인 제178조 보다는 구체적 조항인 제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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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므로 미국과 같은 논의 전개 없이 법 조항 해석 차원에서 이미 구성요건해당성과 위법성이 상당부분 확정되게 되는 차이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변동, 시세 고정·안정행위, 연계거래 중에서, 시세고정·안정행위가 가장 쉽게 시세조종의 성립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일련의 매매는 대규모 거래에서 당연한 것이며, 고정·안정시킬 목적이란 특정 가격대에 집중되는 거래 패턴에서 자연스럽게 추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ELS 관련 헤지성 거래가 시세조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려면 애초에 헤지성 거래는 정당행위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아가 ELS 헤지거래는 구성요건이나 책임요건이 한층 완화된 제178조의 포괄적 반사기 조항인 부정거래 금지 조항에도 해당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ELS 헤지거래가 자본시장법상 위법행위에 해당된다는 점은 명확하다 할 것이다.

2. 제2연방항소법원의 ATSI case (ATSI Commc’ns, Inc. v. Shaar Fund, Ltd., 493 F.3d 87, 100 (2d Cir. 2007))36)

이 사건은 소위 ‘죽음의 나선형 금융(“death spiral financing”)이 관련된 것인데, 이는 할인된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말한다. 통상 전환사채 보유자는 대상 주식을 공매도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동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여 공매도분을 해소하는데, 이런 거래가 반복되면 여타 투자자들의 매도와 결합하여 주가는 연쇄적인 하락 현상을 나타내기에 죽음의 나선형이라 불린다. 또한 이러한 전환사채는 전환가격을 시가에 가깝게 조정하는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주가가 하락할수록 사채 보유자는 투자금 대비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가하락에 대한 동기가 발생하게 된다.37) ATSI 사건의 쟁점(소제기 사유)은 피고가 공매도를 통하여 인위적인 주가 하락을 야기하고 저가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후 공매도분을 해소함으로써 부당한 이득을 취하였다는 것이다.

제2연방항소법원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야기한 매매거래의 유일한 원인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의도만으로는 현실거래(공개시장거래)가 증권거래소법 제10(b)에 따른 시세조종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즉 공매도 사실 외에 매매거래 상황을 오인하게 하는 등의 다른 불법요소와 결합되지 않는 한 그러한 매매거래를 불법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동 법원은 또 다른 죽음의 나선형 금융이 관련된 제3항소법원의 GFL case를 인용하기도 하였다. 앞에서 소개한 바 있는 이 사건에서 제3연방항소법원은, 공매도 자체는 시세조종이 될 수 없다며 그 이유로서 공매도는 반대방향의 일반 투자자가 존재하는 적법한 거래로서, 시장을 왜곡하지 않으며 거짓된 수급상황을 창출하지도 않는다고 하였다. 즉 현실거래는 거짓된 정보를 시장에 유입하지 않기 때문에 시세조종적이 아니며, 현실거래로 인한 주가 변동은 투자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인위적이거나 시세조종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들 법원의 입장에 따르면 Masri case의 ‘but for’ 기준이나 Kwak case에서 ‘매매거래

36)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MITCHELL E. HERR, Koch v. S.E.C. (D.C. Cir. July 2015): The First Article III Endorsement of the SEC’s Marking the Close Theory, Securities Regulation & Law Report, 47 SRLR 2083, Nov. 2, 2015에서 주로 인용하였다.

37)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여 공매도 규제의 적정성, 내부자거래 여부 등 논란이 치열하다. 매일경제, “현대상선 `공매도 폭탄` 개인투자자 보호방안 찾아라”, 2016.8.10. (인터넷판); 이데일리, “급작스런 현대상선 CB발행·공매도, 개미·외국인 모두 당했다”, 2016.8.5. (인터넷판); 매일경제, “수상한 현대상선株 공매도…CB발행 공시직전 평소 5배 쏟아져”, 2016.8.4.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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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중요한 부분을 변경’ 기준도 거부될 여지가 크다. 즉 이 case들에서는 달리 적법 타당한 거래 목적이나 동기가 없다면 시세조종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제2.제3연방항소법원에서는 부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3. Koch case (Koch v. S.E.C., No. 14-1134 (D.C. Cir. July 2015))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소송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Koch는 투자자문업자로서 고객들에게 지역은행(한국의 저축은행과 비슷) 주식에 장기투자를 권유하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Koch의 고객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지역은행주의 하락을 우려하였고, Koch는 2009년 2분기 말일에 여러 지역은행주들을 대량 매집하였다. Koch의 거래는 가장·통정매매 등이 없어 일견 문제 없어 보이는 현실거래였다.

그러나 SEC는 이메일과 통화 기록 등을 통하여 Koch가 주가 상승을 의도하여 대상 주식들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부당한 종가관여 행위로 보아 증권거래소법 제10(b)와 Rule 10b-5 위반으로 제재조치를 취하였다. 이러한 SEC의 결정에 대해 Koch는 DC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였다. DC연방항소법원은 SEC의 입장에 대한 사법적 존중 (judicial deference) 입장에서 SEC의 주장을 전적으로 수용하였고, 여러 쟁점들에 대하여 Koch의 주장보다는 SEC의 주장이 옳다고 인정하였다.38)

Koch case는 아주 최근의 판결이고 그것도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이어서 향후 SEC가 현실거래에 대한 시세조종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 사건을 가장 많이 다루는 뉴욕주 관할의 제2연방항소법원의 입장이 SEC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 미국에서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의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39)

4. 미국의 유사사례에 대한 소결

이상 미국의 사례에 대한 검토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Masri case의 경우 통상적인 시세조종의 징표, 즉 통정·가장매매 등이 없어도 시세조종이 성립될 수는 있는데, 다만 시세조종의 의도가 아니라면 굳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증을 SEC에게 요구하였다는 점과, 미국은 포괄적 반사기 조항인 Rule 10b-5를 근거로 소송이 제기됨에 따라 구체적 시세조종 규제 조항인 제176조를 근거로 소송이 제기되는 우리나라와는 논의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Masri case가 우리 ELS 소송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유리하다는 명확한 결론은 도출하기 어렵다고 본다.

증권 사건을 많이 취급하는 제2연방항소법원의 ATSI case의 경우 Masri case보다 훨씬

38) Koch v. S.E.C., No. 14-1134 (D.C. Cir. July 2015), 6면 (“Additionally, we “accord great deference to the SEC’s remedial decisions” and will not disturb them unless they are “unwarranted in law or without justification in fact.”) 사법적 존중이란 행정부의 법률해석을 사법부가 가급적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Chevron case에서 확립한 원칙이다. Chevron U.S.A., Inc. v. Natural Res. Def. Council, Inc., 467 U.S. 837 (1984). Chevron case와 사법적 존중에 대한 논문으로는 황의관, “미국 사법부의 행정청 법률해석에 대한 사법적 존중에 관한 연구”, 미국헌법연구, 제24권제1호, 2013 참조.

39) 한편 이 사건에서 법원은 SEC가 Koch의 투자자문업자로서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을 소급 적용하여 제재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불가하다며 SEC의 조치를 파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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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기준을 설정하여, 현실거래의 경우 통상적인 불법의 징표와 결합되지 않는 한 비록 그 거래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시세조종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장 최근의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인 DC연방항소법원의 Koch case는 ‘사법적 존중’의 입장에서 SEC의 주장을 거의 전적으로 수용하여 시세조종의 성립을 쉽게 인정하였다. 이는 제2연방항소법원과도 다르고 심지어 Masri case 보다도 완화된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Ⅵ. 결론

현대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금융상품에 파생상품이 결합되어 복잡하고 고도화되는 금융의 파생화 현상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기초자산을 근거로 하여 설계되는 파생상품의 특성상 위험관리를 위한 헤지거래 등 연계거래 또한 필수 불가결한 현상이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되어 온 ELS 관련 헤지거래 또는 연계거래 행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될 수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그리고 선의의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는 명확한 법리가 확립될 필요가 있는데, 최근 대법원 판결이 부별로 상충되는 판시를 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각 사건들의 사실관계가 달라서 대법원의 판시가 문제없다고 보는 의견도 있겠으나, 향후 유사사건에서 사실관계의 미묘한 차이 보다는 판시 요지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거쳐 일관된 판례를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당국도 법령의 한계를 감안하여 지속적인 감독과 지침·가이드라인의 합리성을 제고하여 보다 바람직한 시장 관행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