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대응방안 · 2016. 1. 29. · 특별기고 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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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대응 최 준 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 . 머리말 새도우보팅제도(shadow voting, 의결권 대리행사제도,중립 투표 *그림자투표제도)는 예탁결제원에 주식을 예탁한 주권발 행회사가 예탁결제원에 요청하는 경우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찬 반투표 비율에 따라 중립적인 법으로 예탁결제원이 의결권을 행사하게 하는 제도이다. 1991년에 도입된 이 제도는 성원 미 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주주총회 보통결의는 발행주식총수의 1/4 이상이 찬성하 여아 결의가 이루어지고,특별결의의 경우에는 1/3 이상이 찬 성하여아 한다. 그런데 주식이 극도로 분산된 이른바 좋은 지 구조를 가진 기업일수록 1/4 또는 1/3의 주주가 주주총회에 출 석하기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감사(또는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의 경우에는 발행주식총수의 3%를 넘는 대주주의 의결권은 행 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감사선임결의에 있어서 아 주 유용한 제도가 바로 새도우보팅제도이다. 그런데 2013년 자 본시장법의 개정으로 이 제도가 2015년 1월 1일부터 폐지된다. 새도우보팅제도 폐지는 이 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 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이 제도가 소수의 경 영진이나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는 것,오 히려 주주총회 활성화의 장애요인이 되었다는 것,나아가 실제 출석하지 않은 주주가 출석한 주주와 동일한 비율로 출석한 것 으로 간주하는 것은 정상적인 의결권행사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새도우보팅제도가 의안의 찬반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 는다고는 하나 의결정족수에 합산됨에 따라 의안의 승인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중립적인 견지에서의 의결권행 사라고 볼 수 없다는 것 등이다. 새도우보팅제도가 주주총회 활 성화의 장애요인이 되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새도우보팅 을 믿고서 기업들이 주주들의 총회 출석을 강하게 독려하지 않 았던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2014년 3월에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상한 일들 이 일어났다. 2013년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회사 700여개 중 80개가 넘는 회사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임기가 만료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새로 선임하였다. 그 중 30여개 회사는 멀쩡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사임시키고 다시 동일 인물을 재선임하는 절차 를 취하였다. 예년에 없던 이와 같은 이상한 일이 발생한 이유는 앞에서 말 한 바와 같이 새도우보팅제도가 폐지됨으로써 임원 (이人 h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선임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고자 한 것이다. 임원을 선임하지 못하면 상법위반 은 물론이고 상장폐지 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와 같은 편법으로 일단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임명한 후 그 들의 임기가 만료하는 3년 내에 어떤 조치를 강구할 시간을 벌 게 되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러한 편법도 통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가? 14 「상장」 2014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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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대응방안

    최 준 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 . 머리말

    새도우보팅제도(shadow voting, 의결권 대리행사제도,중립

    투표 * 그림자투표제도)는 예탁결제원에 주식을 예탁한 주권발

    행회사가 예탁결제원에 요청하는 경우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찬

    반투표 비율에 따라 중립적인 방법으로 예탁결제원이 의결권을

    행사하게 하는 제도이다. 1991년에 도입된 이 제도는 성원 미

    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주주총회 보통결의는 발행주식총수의 1/4 이상이 찬성하

    여아 결의가 이루어지고,특별결의의 경우에는 1/3 이상이 찬

    성하여아 한다. 그런데 주식이 극도로 분산된 이른바 좋은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일수록 1/4 또는 1/3의 주주가 주주총회에 출

    석하기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감사(또는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의 경우에는 발행주식총수의 3%를 넘는 대주주의 의결권은 행

    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감사선임결의에 있어서 아

    주 유용한 제도가 바로 새도우보팅제도이다. 그런데 2013년 자

    본시장법의 개정으로 이 제도가 2015년 1월 1일부터 폐지된다.

    새도우보팅제도 폐지는 이 제도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

    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이 제도가 소수의 경

    영진이나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는 것,오

    히려 주주총회 활성화의 장애요인이 되었다는 것,나아가 실제

    출석하지 않은 주주가 출석한 주주와 동일한 비율로 출석한 것

    으로 간주하는 것은 정상적인 의결권행사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새도우보팅제도가 의안의 찬반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

    는다고는 하나 의결정족수에 합산됨에 따라 의안의 승인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중립적인 견지에서의 의결권행

    사라고 볼 수 없다는 것 등이다. 새도우보팅제도가 주주총회 활

    성화의 장애요인이 되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새도우보팅

    을 믿고서 기업들이 주주들의 총회 출석을 강하게 독려하지 않

    았던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2014년 3월에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상한 일들

    이 일어났다. 2013년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회사 700여개 중

    80개가 넘는 회사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임기가 만료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새로 선임하였다. 그 중 30여개 회사는 멀쩡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사임시키고 다시 동일 인물을 재선임하는 절차

    를 취하였다. 예년에 없던 이와 같은 이상한 일이 발생한 이유는

    앞에서 말 한 바와 같이 새도우보팅제도가 폐지됨으로써 임원

    (이人 h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선임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고자 한 것이다. 임원을 선임하지 못하면 상법위반

    은 물론이고 상장폐지 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와 같은 편법으로

    일단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임명한 후 그

    들의 임기가 만료하는 3년 내에 어떤 조치를 강구할 시간을 벌

    게 되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러한 편법도 통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가?

    14 「상장」 2014년 9월호

  • 특별기고 丨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대응방안

    II . 새도우보팅제도에 관한 설문분석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2014년 주주총회를 개

    최한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2014.

    3. 7.부터 4. 18.까지 설문조人ᅡ를 실시하였다. 이 설문조사에서

    는 2014. 3. 5. 기준 유가증권시장 729개 상장사 중 412개사

    (응답률 56.5%)가ᅡ,코스닥시장 1,002곳개 상장사 중 510개사(응

    답률 50.9%)가 응답하였다. 1,73口개 상장회사 중 9227개 회사

    가 응답한 것이다. 이 설문에 대한 답변은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각 회사에서 주주총회 실무를 담당하는 실무

    자들의 판단인 점에서 상당히 신뢰성이 있다고 본다. 이 설문에

    대한 결과분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2014년에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도우보팅을 요

    청한 회사는 917구개 회사 중 497구개 회사로 54.2%에 이른다. 아

    직도 새도우보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3년 주주총회에서 새도우보팅을 요청한 회사가 144개사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회사 724굿개 회사의 35.8%에 이른다는

    분석결과가 있었는데,금년에는 의존도가 더욱 심화되었다. 새

    도우보팅을 요청한 안건은 감사(250개 회人 h 76.0%) 또는 감

    사위원 선임(63개 회사,19.1%),정관변경(59개 회사,17.9%)

    의 비율이 비교적 높다. 이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감사 및 감사

    위원선임에 있어서는 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므로 새도우보

    팅을 이용하지 않으면 감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새도우보팅제도 폐지로 발생될 구체적인 어려

    움은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에 대하여 ‘감사 또는 감사위원 선임

    곤란’을 꼽은 응답이 592굿개 회人 h 65.6%였다. 그리고 특별결

    의도 어렵다는 응답이 154구개 회사,17.1%,보통결의도 어렵다

    는 회사가 104굿개 회사,11.5%였다. 결과적으로 새도우보팅제

    도의 폐지에 대하여 826곳개 회사,91.9%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

    답하였다.

    III. 새도우보팅제도의 갑작스러운 폐지의 부당함

    새도우보팅제도가 도입된 근본 이유는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무관심하므로 총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

    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주주총회를 ‘觀客없는 戯 劇’이라고 하였

    다. 더구나 오늘날에는 주주가 주식을 소유하는 이유가 과거와

    는 크게 달라졌다. 현대 주식투자의 개념은 소유에서 거래’로

    전환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주식 투자자의 평균보유기간은

    2010년 기준 0.58년이라 한다. 매매회전율은 2009년 241%,

    2010년 176%로 미국,유럽,아시아의 주요 증권거래소와 비

    KLCA Monthly Journal Vol.477 15

  • 특별기고 丨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대응방안

    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다른 조사에 의하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주식 1개 종목 평균보유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

    우가 48.8%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같이 3 〜6개월이면 주식을

    처분하는 주주들은 주주총회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언제든 매매차익을 취하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펀드나 기관

    조차도 3개월 정도면 갈아탄다. 대부분의 소액주주는 총회에 참

    석할 마음이 없다. 지배주주가 없고 주식이 소액주주들 사이에

    널리 분산된 경우를 우리는 은연중에 바람직한 주주구성으로 칭

    송한다. 이러한 회사일수록 주주총회의 결의가 어렵게 되므로

    바람직한 주주구성일수록 총회의 성립과 결의는 어려워지는 아

    이러니가 생긴다. 이를 해결해 주었던 것이 이른바 새도우보팅

    제도였다. 특히 감사(또는 감사위원) 선임시 모든 대주주는 3%

    를 초과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3% rule),새도우보팅

    제도조차 폐지되면 감사의 선임이 가[능할지 지극히 불분명하다.

    감사선임시 의결권제한과 새도우보팅제도는 같이 움직이는 제

    도인데,의결권 제한은 固守하면서 새도우보팅제도만 폐지하였

    다. 이로인해 내년부터 많은 회사에서 감사선임이 난망해진다.

    참으로 대책없는 행정이라 하겠다.

    일각에서는 “주식교환과 주식이전,회사의 합병과 분할 등의

    경우에는 새도우보팅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데,그럼에도 불구하

    고 지난 30년 동안에 새도우보팅이 적용되지 않아 M&A 등을

    할 수 없었다는 이아기는 듣지 못하였다.”는 의견도 있고,“대주

    주가 원하는 감사를 정하지 못해서,또는 대주주의 의견대로 내

    용이 결정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 말은 타당하지 않다. 요즈음에는 지배주

    주가 존재하는 회사 또는 계열회사 간에서만 주주총회가 필요

    한 합병을 하고 있는 실태를 몰라서 하는 애기이다. 최근 ‘카카

    오’와 ‘다음’ 이 합병하였는데,두 회사 모두 절대적인 지분을 가

    진 대주주가 존재하므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아무런 문제되

    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할 수

    없는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충분한 ‘자산양수도’ 방식으

    로 영업양수도가 이루어진다. 예컨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지

    분인수도 이사회 결의만으로 이루어졌다. 경제개혁연대가 조사

    한 자료를 보면 회사의 순자산의 300〜400%에 이르는 자산인

    수도 모두 이사회 결의에 의해 결정되었다. 2013년도 합병에

    의한 기업결합 중 비계열사 간의 합병은 겨우 3건©.5%)에 불

    과하고 대부분 계열사 간의 합병이 154건(26.3%)이었다. 계열

    사 간의 합병은 대주주가 존재하므로 주주총회 문제가 없다. 그

    러므로 새도우보팅제도가 적용되지 않아도 합병 등에 문제가 없

    었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다.

    물론 새도우보팅제도가 존재함으로써 기업들이 주주들로 하

    여금 총회에 참석하도록 독려하는 등의 활동이 미약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소수주주보호가 미흡하다는 것과

    소액주주보호는 다른 문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소수주주는

    외국계 펀드 등 2대주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하여 소

    액주주는 이른바 증권시장의 개미를 말한다. 소수주주를 보호하

    는 제도를 강화하는 것은 펀드 등을 보호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고,개미들에게까지는 일반적으로 그 보호가 미치

    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새도우보팅제도는 몇 개 남지 않은 상장회사를 위한 혜택

    중 하나였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작년 한 해 유가증권시장에 새

    로 상장된 기업은 4개분이고,코스닥시장 기업공개도 작년에

    는 37개에 그쳤다. 2010년 10조,2011년 4.3조였던 공모금액

    도 2012년에는 1조원,2013년에는 1조 3천억원으로 감소하였

    다. 상장회사에 대한 규제강화와 맞물려 상장에 대한 아무런 혜

    택도 없다면 상장은 계속 줄어들 것이고 자본시장은 고사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세계 시장은 점차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의 사업모회사가 외국에 자회사를 설

    립한 후 외국 자회사가 본사가 되어 국내회사를 관리하는 방식

    이 활용되고 있다. 결국 사업자회사는 한국에,지주회사는 해외

    에 두는 방식이다. 이를 VIE(variable interest entity) 방식이라

    한다. 국내법이 따라가지 못하면 외국으로의 탈출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회사법 등 경제 관련 법률이 규제법으로 작용한다면 기

    업을 외국으로 쫒아내는 결과가 될 것이다. 지금도 양질의 일자

    리는 크게 줄어들고 있고 청년들의 미래는 사라지고 있다.

    IV.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들

    새도우보팅제도의 폐지로 기업들 자발적 노력에 의하여 효과

    가 있을 것으로 실무자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의결권대리행사

    권유제도(위임장 확보)의 활성화 및 보유주식이 많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 외에 기관투자자

    에게 의결권행사를 요청하는 것도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회사

    일수록 이러한 제도의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자투표를 의무화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

    나 전자투표를 한다고 해서 주주들의 참여율이 갑자기 높아질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컴퓨터에 접속하고 인증절차를 거

    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아만 권리의 행사가 가卜능한 전자투표

    보다는 서면에 체크하여 우체통에 넣기만 하면 되는 서면투표가

    더 간편한데,실제로는 서면투표도 거의 이용되고 있지 않다. 상

    장회사의 경우 지분 1% 이하 보유주주에 대한 주주총회 소집통

    지를 공시로써 대체할 수 있고,기업은 이것을 상장회사의 특례

    16 「상장」 2014년 9월호

  • 특별기고 丨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대응방안

    규정 중 가장 도움이 되는 제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서면투

    표의 경우는 서면투표지를 우편 발송하여아 하기 때문에 공시로

    써 갈음할 수 없으며,기업에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부담

    이 되는 제도이다. 또한 노력에 비하여 주주들이 얼마나 응답할

    런지도 미지수이다.

    전자투표가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이유는 투표참여자 및 투

    표 방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총회일까

    지 전자투표에 참여한 의결권의 수가 얼마가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고,따라서 과연 주주총회가 성립하여 결의가 성립할 수 있

    을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막연히 이러한 제도에 의존하여

    총회가 성립되기를 기다리기에는 총회 무산의 위험이 지나치게

    크다. 전자투표는 총회 전날 오후 5시에 마감되는 즉시 회사에

    결과가 자동으로 통보된다. 투표율이 매우 저조하더라도 손쓰기

    에는 이미 늦은 시점이 된다. 전자투표제도가 보조적인 제도는

    될 수 있어도 이 제도만 믿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의결

    권대리행사 권유제도(위임장 확보),보유주식이 많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요청,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행사 요청

    등의 방법은 직접 확인 또는 의결권 행사 약속이 가卜능하고,정확

    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총회성립여부 및 결의 성립여부에 대한

    예측은 가능하므로,그나마 가능한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대안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첫째,전자투표제도를 실시하는 회사에 대하여는 새도우보팅

    이 가ᅡ능하도록 하면 이 두 제도의 결합으로 주주의 참여도를 높

    이면서 총회의결도 보장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보므로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둘째,감사 또는 감사위원 선임시 의결권 제한 규제를 조속히

    폐지하여아 한다.

    셋째,외국의 많은 입법례에서 보듯이 주주총회의 결의요건

    에서 발행주식총수 대비 비율 요건을 폐지하고 보통결의는 출석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특별결의는 출석의결권의 2/3 찬성으로

    상법을 개정하여아 한다.

    넷째,차등의결권주식을 인정하여아 한다. 법무부의 상법

    (M&A관련 규정)개정특별위원회는 M&A활성화를 위한 회사법

    개정작업을 수행하였고 이를 토대로 한 상법개정안이 이미 입법

    예고 되었다. 내용을 보면 역삼각합병,삼각주식교환,삼각분할

    합병,소규모영업양도제도 도입,회사분할제도의 개선 등을 주

    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구조개편을 위한 법률이

    마련되면 적대적 M&A가 급증할 수가 있는데,이에 대한 대응

    책은 마땅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차등의결권주식의 인정은

    무엇보다도 적대적 M&A에 대한 강력한 방어수단이 된다는 점

    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또한 기업편법승계로 대기업의

    회장들이 배임죄로 구속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으며,새도우

    보팅제도의 폐지에 따른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차등의결

    권을 부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보유기간에

    따라 다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방법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예컨대 1년 보유에 1의결권을 주는 것이다. 10년을

    보유하면 10개의 의결권이 주어진다.

    다섯째,무의결권의 이익배당우선주를 대량으로 발행하는 것

    이다. 주주들이 은행금리보다는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의결권 있는 보통주는 지배주주가 가지고 이익

    배당우선주는 소액주주들이 갖는 구조가 되며,기업의 지배권은

    지배주주가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사임면권에 관한

    종류주식,거부권부주식 및 차등의결권주식을 도입하고,무의결

    권부 이익배당우선주식의 발행을 확대하는 것도 새도우보팅제

    도 폐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여섯째, 마지막으로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시기를 유예하여아

    한다. 지금 국회가 공전하고 있다. 2014년 8월말까지 우리 국

    회는 0건의 입법을 하였다. 위에서 말한 입법적인 조치는 단기

    간에 이루기 어렵다. 확실한 입법적 구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

    다린 후에 폐지해도 늦지 않다.

    V . 결 어

    새도우보팅 제도의 폐지는 업계의 주주총회 업무에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충격적인 조치이다. 지금까지는 다소 안일하게

    주주총회를 대비하였다는 점을 질책하는 성격도 있다. 새도우보

    팅제도를 믿고 주주들이 총회에 오든,오지 않든 신경도 쓰지 않

    은 측면이 있다. 이제 새도우보팅제도가 폐지되는 처방을 받은

    순간에도 자발적인 노력은 도외시하면서 다시금 주주총회가 원

    활히 성립될 수 있도록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만하

    는 것은 모든 것을 너무 쉽게만 처리하려고 한다는 느낌마저 불

    러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주주총회의 성립을 위한 기업의 자

    발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의 자구노력에 대한 요청만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 주주들의 무관심이라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을 부정

    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는 그동안 정책입안자가 간과

    하였던 것임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이 반드시 필요하

    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자본시장법에서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회사에 대하여는 새도우보팅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고 자

    본시장법 시행령을 고쳐 새도우보팅제도 폐지시기를 유예할 것

    을 촉구한다. 당장 내년 정기총회가 몇 달 남지 아니하였다. Θ

    KLCA Monthly Journal Vol.47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