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 kif을 대통령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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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 河駿坰 ** 요 약 본고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성장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2008 년 신발전체제'내용과 주요 명제들의 타당성을 검토한 후 신발전체제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 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발전체제는, 그 기본 방향 은 투자주도형보다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에 가까우나 실행계획으로 들어가 면 투자주도형 전략과 혁신주도형 전략이 혼재되어 있으면서 실제로는 성장 률 목표치를 중시하는 등 투자주도형 전략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으 로 보인다. 신발전체제 실행계획의 주요 명제들 중에서 투자를 통한 성장률 제고,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투자 확대 등은 일반의 상 식과는 달리 이론적실증적 기반이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R&D 투자를 강조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신발전체제가 잘 작동 하려면 원래의 취지 , 즉 구발전체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의도대로 명실상부한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서 굳건히 뿌리내릴 필요가 있다. 인적 자본 및 R&D 투자의 효율을 높여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신발전체제 주요 명제들의 취약한 연결고리들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 관점의 수요확대보다는 생산성 중심의 공급능력 확충에 성장전략의 초점을 맞출 필요 가 있다. 핵심 주제어 : 2008년 신발전체제, 투자주도형 성장전략, 혁신주도형 성장전략 JEL 분류기준 : E65, E20, O53 * 본 논문에 대해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백웅기 교수님, 김종일 교수님, 이기영 교수님을 비롯 한 패널위원님들과 한국경제의 분석패널 참가자들, 그리고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분들께 깊 이 감사드린다. 최초심사일(2008115), 최종심사일(2008418) ** 한양대학교 경상대학 경제학부 조교수, Email: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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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河駿坰**

    요 약

    본고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성장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2008년 신발전체제'의

    내용과 주요 명제들의 타당성을 검토한 후 신발전체제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

    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발전체제는, 그 기본 방향

    은 투자주도형보다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에 가까우나 실행계획으로 들어가

    면 투자주도형 전략과 혁신주도형 전략이 혼재되어 있으면서 실제로는 성장

    률 목표치를 중시하는 등 투자주도형 전략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으

    로 보인다. 신발전체제 실행계획의 주요 명제들 중에서 투자를 통한 성장률

    제고,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투자 확대 등은 일반의 상

    식과는 달리 이론적․실증적 기반이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R&D 투자를 강조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신발전체제가 잘 작동

    하려면 원래의 취지, 즉 구발전체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의도대로

    명실상부한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서 굳건히 뿌리내릴 필요가 있다. 인적

    자본 및 R&D 투자의 효율을 높여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만 신발전체제 주요

    명제들의 취약한 연결고리들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기적 관점의

    수요확대보다는 생산성 중심의 공급능력 확충에 성장전략의 초점을 맞출 필요

    가 있다.

    핵심 주제어 : 2008년 신발전체제, 투자주도형 성장전략, 혁신주도형 성장전략

    JEL 분류기준 : E65, E20, O53

    * 본 논문에 대해 유익한 논평을 해주신 백웅기 교수님, 김종일 교수님, 이기영 교수님을 비롯

    한 패널위원님들과 한국경제의 분석패널 참가자들, 그리고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분들께 깊

    이 감사드린다.

    최초심사일(2008년 1월 15일), 최종심사일(2008년 4월 18일)

    ** 한양대학교 경상대학 경제학부 조교수, Email: [email protected]

  • 142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Ⅰ. 머리말

    “경제살리기”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면서 거시경제

    운용의 패러다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예상이 직간접적으로 환율, 금리 등 각종 시장

    변수들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새 정부는 7% 성장

    을 명시적 목표로 제시하고 있어 성장전략 측면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가능

    성이 크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집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새

    로운 정책틀은 “2008년 신발전체제”로 명명되고 있다. 신발전체제는 과거 발전

    체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그 구체적이고 일관된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여러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신발전체제가

    기업투자 촉진을 통해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가장 역점

    을 두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을 가지기 어렵다.

    그러나, 투자촉진을 통한 성장률 제고와 고용확대라는 명제는 지극히 당연하

    게 들림에도 불구하고 그 이론적․실증적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설비투자의 성장률 제고 효과나 고용창출 효

    과 등에 대해서는 ‘고용 없는 성장’에서처럼 수많은 복잡한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신발전체제의 주요 명제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검토는 한국경

    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작업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명

    박 정부가 추구하는 ‘신발전체제’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핵심 명제들이

    이론적․실증적으로 얼마나 타당한지를 먼저 검토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신발전

    체제의 핵심 명제들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필자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본고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제Ⅱ장에서는 경제발전과 적정 거시경제정

    책 패러다임에 대한 일반적 논의를 소개한다. 제Ⅲ장에서는 신발전체제의 성격

    을 대통령선거 공약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보고서, 기획재정부의 액션플랜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43

    등을 통해 알아본다. 제Ⅳ장에서는 신발전체제의 주요 명제들을 추출한 후 이를

    우리나라와 주요 국가들의 데이터를 통해 평가한다. 제Ⅴ장에서는 신발전체제

    주요 명제들이 잘 작동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장단기 투자의 조화문제,

    단기적 거시안정화정책의 적정성 문제 등에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 보

    고자 한다. 제Ⅵ장에서는 결론을 제시한다.

    Ⅱ. 경제발전과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이명박 정부에서 강조되고 있는 신발전체제는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발전하

    는 데 필요했던 (구)발전체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

    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발전체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선진국 도약을

    위해서는 과거의 정책패러다임이 새롭게 변화하여야 한다는 인식이 뒷받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정권의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에 정책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구)발전체제와의 차별성

    이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경제의 발전단계가 바뀌는 데 따른 정책 패러다

    임의 변화 필요성이라는 인식도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의 발전단계에 따른 정책 패러다임 또는 성장전략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서는 이론적․실증적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러한 논의는 주로 개발도상국

    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느냐, 즉 여러 나라들의 경제발전 수준이 서로 수

    렴하느냐의 문제를 중심으로 진전되었다. 만일 후진국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

    연히 선진국으로 수렴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성장전략의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연적인 수렴은 발견하기 어려웠고,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수렴이론들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수렴이론은 크게 절대적 수렴, 조건부 수렴, 클럽 수렴이론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실증적 관점에서 볼 때 클럽 수렴이론이 현실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1) 클럽 수렴이론에서는 여러 나라들의 소득수준이 선진국 수준으

    1) 절대적 수렴이란 모든 나라가 동일한 소득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을, 조건부 수렴이란 각 나라

  • 144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로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 클럽, 중진국 클럽, 후진국 클럽 등 클럽들 사

    이에서는 발산이 이루어지되 클럽 내에서만 수렴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후진국(또는 중진국) 클럽에 속한 나라들이 중진국(또

    는 선진국) 클럽으로 소속을 변경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 된다. 실제로 클럽

    의 소속을 변경할 수 있었던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매우 드물다. 우리나라의 경우

    는 후진국 클럽에서 중진국 클럽으로 발돋움한 것이 사실인데, 이는 세계사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기보다는 ‘기적’이라고도 불리는 상당히 예외적인

    사례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에 의하면 이렇게 클럽의 소속을 변경하는 것이 어려운 것

    은 각 클럽의 소속을 결정하는 것이 조건부 수렴이론에서처럼 저축률, 인구증가

    율 등 몇 가지 수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기술혁신 역량, 제도, 정책 및 관습 등

    매우 변화시키기 어려운 요인들이기 때문이다(Howitt 2000; Howitt and Mayer

    -Foulkes 2003). 즉, 중진국이 선진국이 되기 어려운 것은 중진국에 맞게 자리잡

    힌 제도와 정책 패러다임이 선진국에 맞는 제도와 정책 패러다임으로 바뀌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의 발전단계에 따라 제도와 정책 패러다임을 적절히 바꾸어야 한

    다는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Acemoglu, Aghion, and Zilibotti

    (2006), Aghion and Howitt(2004) 등의 연구를 참고할 만하다. 이들은 클럽 수렴

    이론을 기초로 해서 Gerschenkron(1962)의 경제발전관을 슘페터적 성장이론에

    접목시켜 경제의 발전단계에 적합한 최적의 성장전략을 동태적인 관점에서 모색

    한다.2) 이들의 연구에서 추출할 수 있는 핵심적인 명제는 경제발전의 초기단계에

    유효했던 투자주도형(investment-based) 성장전략이 경제가 성숙해 가면서 오히려

    가 저축률 등의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소득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을, 그리고 클럽 수렴이란

    여러 나라들이 초기조건에 따라 일종의 클럽으로 나뉘어 선진국들은 선진국의 성장경로로 수

    렴하고 후진국은 후진국의 성장경로로 수렴하는 것을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Galor(1996)을

    참조

    2) Gerschenkron은 후진국 경제는 제도적 요인에 따라 선진국에 비해 성장속도뿐 아니라 산업의

    생산 및 조직구조에서도 차이점이 발생함을 지적하였으며, 슘페터적 성장이론에서는 기술혁

    신이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됨을 보이고 있다. 좀 더 자세한 논의에 대해

    서는 하준경(2003)을 참조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45

    발전의 장애요소로 변질될 수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이를 혁신주도형(innovation

    -based) 성장전략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경제가 비수렴함정(non-convergence trap)에3)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함정에 빠진 경제는 선진국 클럽에 수렴하지

    못하고 중진국이나 후진국 클럽에서 정체상태에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Rodrik(2004)도 유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경제개발 초기에는

    투자를 증진할 수 있는 단기적 관점의 정책들이 유효할 수 있으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질의 제도, 즉 법에 의한 지배(rule of law), 소유권의

    두 성장전략의 차이점과 정책과제

    성장전략

    투자주도형 전략- 기술모방- 투자율의 상승- 요소투입량 증가 및 기업규모 확대

    혁신주도형 전략- 기술혁신- 효율적 요소 이용- 연구개발집약도의 증가

    전략의 전환을 위한정책과제

    기술발전방식 선진기술의 모방 자체기술의 개발자체기술 개발 유인 제공,기초과학 연구의 활성화

    기업조직 수직계열화핵심부문 집중 및 아웃소싱

    원활한 구조조정 유도

    경영진의 특징오랜 경험을 통한 경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출

    혁신을 장려하는 제도적 환경 조성

    기업지배구조 내부자의 지배주주(외부자) 지배주주권리의 보호

    회계 및 경영 투명성 제고

    산업구조 독점적 경쟁도의 증가 공정경쟁 제도 확립

    경제주체들간

    의 관계비공식적, 장기적 공식적, 단기적

    지연․학연의 배제 및부패근절

    교육제도 초중등교육 중심 고등교육 중심대학교육의 질적 향상 유도 및 공교육 지출 비중 확대

    거시경제정책고도성장 : -성장부문 재정지원 -정부주도 정책금융

    안정성장 : -건전재정 -독립적 통화정책

    선진국형 경제정책을 위한 제도적 환경 조성 및 관행개선

    자료 : 하준경(2003)

    3) 비수렴함정이란 후발경제가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어느 수준 이상으로 좁히지 못하는 정체된

    상황을 말한다. 그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은 하준경(2003)을 참조

  • 146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확립, 시장의 원활한 작동, 안정적 거시경제정책, 사회적 안전망과 민주적 기업

    경영 등의 제도적 장치들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특히 저

    개발 상태에서 성장을 촉발하는 것과 지속적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성장을 지속시키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임을 강조

    하고 있다.

    이상의 연구들을 보면 대체로 경제발전의 초기단계에서는 요소투입과 설비투

    자, 선진기술의 모방 등을 중심으로 하는 투자주도형 전략이 주효한 반면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한 단계에서는 연구개발투자, 효율성 향상, 원천기술의 확보 등을

    통한 혁신주도형 전략이 더 적합하게 된다.4) 하준경(2003)에 따르면 두 가지 상

    이한 성장전략의 차이점, 그리고 전략의 전환을 위한 정책방향은 다음의

    과 같이 요약된다.

    이제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신발전체제가 어떠한 성장전략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재 발전단계에서는 어떠한 성장전략이 적합한지 등의 문제

    를 논의하기로 한다.

    Ⅲ. 2008년 신발전체제의 성격

    1. 신발전체제의 주요 내용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현재 ‘2008년 신발전체제’의 내용을 자세히 일관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자료의 양이 많지 않고 그 내용도 상당 부분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신발전체제는 무엇보다도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후보 시절부터 역설

    4) 이밖에도 Aghion and Howitt(2004)은 적정제도(appropriate institutions)라는 관점에서 발전의

    초기에는 초․중등교육이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혁신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고

    등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운찬(1990), 조순(1994) 등이 內燃

    的(intensive) 성장과 外延的(extensive) 성장의 개념을 통해 유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개

    발 초기에 경제가 단순할 때에는 요소투입량을 늘리는 외연적 성장이 유효하나 경제가 복잡해

    지는 단계에서는 요소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내연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47

    해온 하나의 정책적 화두로서 과거 고도성장 시대의 발전체제를 업그레이드하겠

    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신발전체제는 “1987년의 (민주화) 체제를 뛰어

    넘는 국가 선진화의 전략이자 철학”이라고 한다. 또 “이명박 정부의 의의는 건국

    과 산업화, 민주화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일류국가

    로 만드는 것”이며 “2008년 신발전체제를 완성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선진화로

    가는 길”이라는 설명도 찾을 수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발전체제와 과거의

    (구)발전체제는 다음의 와 같은 대비를 보이고 있다.

    에서 제시된 신발전체제의 내용은 대체로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는 선진

    경제의 조건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앞의 에서 제시한 혁신주도

    형 성장전략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각종 언론보도에서도

    신발전체제의 주요 내용은 경제와 삶의 질의 선진화, 국가주도형 발전에서 민간

    주도형 발전으로의 발전모델 전환, 성장의 혜택이 중산층과 서민에게 돌아가는

    체제 등이라고 알려져 있다.

    (구)발전체제와 신발전체제의 비교

    (구)발전체제(산업화단계) 신발전체제(선진화단계)

    국가주도 발전 국가, 사회간 시너지 협력을 통한 발전

    양적 성장 추구

    (先성장 後복지)

    질적 성장 추구

    (성장과 복지간 善循環구조 구축)

    헌법정신과 현실의 괴리 법치의 확립과 헌법 존중

    평균주의에 입각한 인재의 대량생산 체제 다원주의 가치, 개성, 창의 존중 인재 양성

    닫힌 민족주의글로벌 스탠더드와 내셔널 스탠더드의

    조화

    低신뢰사회 高신뢰사회

    자료 : 청와대 홈페이지

  • 148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그러나 의 내용은 다소 추상적이고 선언적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또 참여정부에서도 이 표에 나오는 유사한 내용들, 예컨대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

    적인 성장, 先성장 - 後복지보다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등이 지속적으로 강조된 바 있어 만 가지고서는 신발전체제 고유의 특징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신발전체제의 내용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정책목표와 내용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대통령선거 이전에 발표된 한나라

    당 대선공약집과 2008년 2월에 발표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정과제 보고서,

    그리고 2008년 3월에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액션플랜을 살펴보자. 이들 보고서들

    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과 같다.

    을 보면 신발전체제의 내용들이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되어 있다. 특징

    적인 것은 7% 경제성장이 가장 핵심적인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300만개 일자리 창출,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등 여러 부문에서

    양적인 목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

    신발전체제의 주요 거시경제정책 과제

    한나라당 대선공약집

    (2007.12)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정과제보고서(2008.2)

    기획재정부 액션플랜

    (2008.3)

    ㆍ7% 경제성장 달성

    ㆍ300만개 일자리 창출

    ㆍ서민 주요 생활비 30% 절감

    ㆍ2013년까지 국민소득 3만불

    ㆍ2017년까지 국민소득 4만불

    ㆍ2017년까지 7대강국 도약

    ㆍ규제완화, 감세, 법질서 확립,

    공공개혁

    ㆍ투자활성화 조치

    ㆍR&D 투자 GDP의 5%

    ㆍ친기업․친시장 정책

    ㆍ7% 성장

    ㆍ300만개 일자리 창출

    ㆍ투자환경 개선 - 감세,

    규제개혁

    ㆍ신성장동력 확충

    ㆍ7% 성장능력을 갖춘 경제

    (2008년에는 6% 내외 성장)

    ㆍ경기회복

    ㆍ금리, 환율의 안정적 운용

    ㆍ감세, 경기보완적 재정운용

    ㆍ경상수지 안정, 경상수지

    흑자기반 조성

    ㆍ수출증대 및 규제완화로

    투자 확대

    ㆍR&D투자 확대

    자료 : 한나라당(2007), 대통령직 인수위원회(2008), 기획재정부(2008)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49

    단은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활성화임을 알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액션플

    랜에서는 이에 더해 수출증대와 경상수지 흑자라는 또 다른 목표가 추가되고 있

    고 환율과 금리의 안정적 운용이라는 수단도 이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R&D 투자의 확대는 장기적 성장동력 확충과 관련해서 계속 강조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세부과제부터 일관되게 제시된 신발전체제의 거시정책 패러다임은 (1)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의 확대와 이를 통한 성장률 제고, (2) 투자확대

    를 통한 고용확대, 이에 더해 (3) 수출지원을 통한 기업 투자 확대를 주요 내용으

    로 하고 있으며, (4) 중장기적으로 R&D 투자의 확대까지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2. 성장전략으로서의 신발전체제의 성격

    이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에서는 질적인 성장을 강조하고 있어 신

    발전체제가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에 가까울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는데,

    에서는 기업들의 투자를 강조하고 있고 기업투자의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투자주도형 성장전략의 성향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에서도 R&D 투자의 확대와 같은 혁신주도형 전략에 가까운 내용

    도 찾아볼 수 있다.

    즉, 지금까지 나온 자료들로 미루어 볼 때 신발전체제는 (구)발전체제와의 차

    별성을 강조할 때에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

    정책과제들을 보면 투자주도형 전략과 혁신주도형 전략이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신발전체제의 정책과제들이 구체화될수록 투자주도형 전략의 성격이

    점점 더 강해지는 측면도 발견된다. 2008년 3월의 기획재정부 액션플랜에서는

    수출증대와 경상수지 흑자가 강조되고 있고, 환율과 금리를 통한 기업 지원도 도

    모한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이는 기술혁신과 생산성 등 중장기적 관점의 과제

    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업투자 지원에 정책의 무게중심이 놓여 있다는 추

    측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다.

  • 150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Ⅳ. 신발전체제의 주요 명제들의 타당성 검토

    이제 이론적․실증적 관점에서 신발전체제가 현실에서 잘 작동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 보자. 신발전체제의 주요 명제들은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5) (1) 기업

    투자의 활성화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다. (2) 기업투자의 확대를 통

    해 고용을 확대할 수 있다. (3) 수출을 증대하여 기업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4)

    R&D 투자를 확대하여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제고한다. 이상의 명제들의 타당성

    을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상황에 비추어 평가해 보자.

    1.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

    가. 설비투자와 노동인구당 성장률

    우선 기업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명제의 타당성

    을 검토해 보자. 전통적인 솔로우 모형(Solow 1957)에서는 투자율의 상승은 성장

    률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 즉, 경제가 하나의 균형에서 새로운 균형

    으로 이동하는 이행기(transition period)에 자본스톡이 늘어나면서 성장률이 일시

    적으로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자본의 한계생산성 체감 때문에 투

    자율의 상승은 성장률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된다.

    한편 내생적 성장모형들에서도 투자율의 증가는 궁극적으로 성장률을 높이지

    못한다. Lucas(1988)의 인적자본을 통한 성장모형에서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율이

    높아지지 않는 한 경제성장률은 오르지 않으며, Aghion and Howitt(1992), Howitt

    (1999) 등의 R&D 기반 성장모형에서도 R&D 투자율이 높아지지 않는 한 성장

    률은 높아지지 않는다. 이들 모형에서 설비투자 증가가 성장률을 높이지 못하는

    이유는, 솔로우 모형에서와 마찬가지로 물적 자본이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을 따

    5) 감세와 규제완화가 투자를 확대한다는 명제도 추가될 수 있으나 감세와 관련된 부분은 재정

    정책을 제외한 거시경제 정책만을 대상으로 하는 본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므로 논의에 포함

    시키지 않았다. 또 규제완화의 경우에도 아직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있고, 그

    자체가 또 다른 방대한 작업을 요하는 일이라 분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51

    르기 때문에 투자율을 높일수록 자본의 생산성이 떨어져 생산에 대한 기여가 계

    속 줄기 때문이다.

    다만 AK 모형과 같이 자본의 한계생산성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는 모형

    에서는 투자율 상승이 성장률의 지속적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AK 모

    형의 함의는 실증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현실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

    계가 있다(Jones 1995).

    이렇게 볼 때 투자율의 상승을 통한 성장률 제고라는 명제는 일정한 기간 동

    안에 국한된 이행기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영구적인 성장률 제

    고를 노린다면 투자확대가 설비투자가 아닌 인적자본이나 R&D 투자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적어도 현재까지 기업투자의 확대는 설비투자의 확

    대를 그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실제 우리나라에서 투자율과 경제성장률은 어떠한 관계를 보였는지 알

    아보자. 은 우리나라의 노동인구당 GDP 성장률과 설비투자율의 추이를

    보여준다. 노동인구당 GDP 성장률은 GDP 성장률에서 15~64세 인구의 증가율을

    차감한 것이고, 설비투자율은 설비투자 금액을 GDP로 나눈 것이다. 우선 노동인

    구당 GDP 성장률은 1990년대에 비해 다소 하락하기는 하였으나 일정한 추세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정된 DF(Augmented Dickey-Fuller) 단위근 검정에서

    도 노동인구당 GDP 성장률은 단위근을 갖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설

    비투자율의 경우에는 1990년대 중반 피크를 보이다가 다소 하락하였으나 최근에

    는 서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율은 단위근 검정에서 단위근

    을 갖는 것으로 나타나 기간에 따라 다소의 추세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변수들 사이에 체계적 관계가 있는지를 보기 위해 이들 사이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예측하는 AK 모형을 설정해 보자.6) 즉, 경제의 총생산함수는 다음의

    식(1)과 같고, 이 함수에서 가장 중요한 상태변수(state variable)인 K의 변화는 식(2)

    와 같다.

    6) 물론 다른 성장모형들에서는 원천적으로 투자율과 성장률 간의 이행기적 관계를 넘어선 장기적

    관계를 배제하고 있으므로 분석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 152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1)

    (2)

    단, 여기서 Y는 경제의 총생산, K는 총자본스톡, A는 생산성을 나타내는 계수,

    s는 투자율, 그리고 δ는 감가상각률이다. A와 δ는 상수로 가정한다. 이제 위의

    식(1)을 (2)에 대입한 후, 경제성장률을 구해 보면 다음의 식(3)을 얻을 수 있다.

    (3)

    즉, AK 모형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투자율 s에 의해 결정되며, 이 두 변수들

    사이에는 선형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그러나 에서 경제성장률과 설비

    투자율은 사실상 별다른 관계를 갖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설비투자율은 비

    정상적인(non-stationary) 시계열인 반면 성장률은 정상적인(stationary) 시계열이

    기 때문에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결과이다. 그러면 성장률을 HP 필터링하여 단기

    적인 경기변동을 제거한 시계열은 어떠한가. HP 필터링한 경제성장률은 ADF 검

    정법에 따라 단위근을 갖고 있는데, 이를 설비투자율과 비교해 볼 때, 두 시계열

    우리나라의 노동인구당 GDP 성장률과 설비투자율

    - 1 0

    - 5

    0

    5

    1 0

    1 5

    2 0

    1 9 7 1 1 9 7 3 1 9 7 5 1 9 7 7 1 9 7 9 1 9 8 1 1 9 8 3 1 9 8 5 1 9 8 7 1 9 8 9 1 9 9 1 1 9 9 3 1 9 9 5 1 9 9 7 1 9 9 9 2 0 0 1 2 0 0 3 2 0 0 5 2 0 0 7

    설 비 투 자 율 경 제 성 장 률 노 동 인 구 당 성 장 률

    자료 : 통계청 데이터베이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53

    사이의 단순 상관관계는 0.2로서 그 크기가 그리 크지 않다. 그리고 좀 더 엄밀

    하게 요한슨(Johansen) 검정을 이용하여 두 시계열 사이의 공적분 관계를 검토해

    보면 공적분 관계는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공적분 벡터가 (1, -0.0470)으로

    설비투자율의 공적분 계수가 0.0470의 매우 작은 값을 갖고 그 표준오차는 0.0465

    로 매우 커서 투자율 상승이 경제성장률에 체계적으로 양(+)의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투자확대를 통한 성장률의 지속적 제고라는 명제 자체가 이론적․실증적

    으로 뒷받침되기가 쉽지 않다. 1986~1988년 기간의 경우를 보면 노동인구당 성

    장률이 8%를 넘었으나 설비투자율은 10.1~11.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 수

    준은 투자부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2003~2007년의 10.8~11.4% 수준

    에 비해 높지 않다. 다만 1994~1996년의 기간에는 설비투자율이 각각 14.1%,

    15.2%, 15.6% 수준까지 상승했고 노동인구당 성장률은 각각 7.2%, 7.7%, 5.7%를

    기록하였다. 즉, 투자확대를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라는 명제가 실제로 뚜렷이 확

    인되었던 기간은 1994년과 1995년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투자율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몇 년 정도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지속적 성장률 제고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즉 투자의 증대 자체가 총수요 측면에서는 당장 성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의 한계생산성 또는 효율성이 높아지지 않

    는 한 공급능력의 확대를 수반한 지속적 성장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운 것이다.7)

    이제 이러한 점을 OECD 국가들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나. 우리나라의 투자와 자본스톡 - OECD 국가들과의 비교

    투자의 효율성과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투자 관련 지표들을 여타 OECD 국가

    들과 비교해 보자. 공정한 비교를 위해서 국가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데이터를 가

    공한 Penn World Table 6.2의 자료에서 추출한 투자율들을 보면, 다음의 와 같다. 에서 우리나라의 투자율은 1995년, 2000년, 2003년 모두 단연

    7) 다시 말해, 설비투자율을 높이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률 제고 효과(growth effect)보다는 단기

    적인 수준 제고 효과(level effect)를 도모하는 데 적합함을 알 수 있다.

  • 154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의 데이터는 아직 이용가능하지 않으나 우리나라의

    설비투자율이 2003년에 비해 약간 상승했고 건설투자율이 약간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율은 최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OECD 국가들의 투자율 비교

    자료 : Penn World Table 6.2

    다음으로 1인당 자본스톡을 계산해 보자. 우선 경제의 총자본스톡 K는 영구재

    고법(perpetual inventory method)을 이용하여 산출하였다. 영구재고법에 따르면,

    t년도의 자본스톡 Kt는 다음과 같다.

    (4)

    여기서 I는 해당연도의 투자를 의미한다. I의 값은 Penn World Table 6.2의 투

    자율 ki와 Y를 곱하여 산출할 수 있으므로 감가상각률 δ가 주어질 때 초기연도의

    자본스톡을 구하기만 하면 K의 시계열을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초기연도(1950

    년)의 자본스톡은 초기연도의 투자액을 향후 1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55

    에 감가상각률 6%를 더한 수치로 나눈 후 이를 다시 (1-0.06)으로 곱하고 여기에

    초기연도 투자액을 더하여 다음의 식과 같이 산출하였다.

    (5)

    그리고 그 다음 해부터는 전년도 자본스톡에 (1-0.06)을 곱해 감가상각분을 차감

    한 뒤 그 해의 투자액(ki×Y)을 더하여 자본스톡을 산출하였다.

    이렇게 산출한 자본스톡을 Penn World Table을 이용하여 계산한 노동자의 수

    로 나눈 노동자 1인당 자본스톡을 나라별로 비교해 보면 다음의 과 같

    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1인당 자본스톡은 미국의 67% 수준이고, OECD 30개국

    중에 22위로 하위권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투자율이 다른 나라들보다 높기 때문에 1인당 자본스톡의

    격차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1995년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자본스톡이 미국의

    OECD 국가들의 1인당 자본스톡 비교(미국=1)

    자료 : Penn World Table 6.2를 이용하여 저자가 계산

  • 156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61.5% 수준(23위)이었으나 2000년에는 64.9%(22위), 2003년에는 67.3%(22위) 수

    준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자본스톡 수준은 미국, 캐나다, 서유럽, 일본 등 전통적

    선진국 바로 다음의 수준이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자본스톡이 선진국 수준으로 얼마나 빨리 수렴하

    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 1인당 자본스톡의 수렴속도를 구해 보자. 이를 위해 1995

    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과의 1인당 자본스톡 격차를 몇 % 줄였는지를 계산하여

    그림으로 나타내 보면 다음의 와 같다.8) 여기서 우리나라는 아일랜드

    다음으로 미국과의 격차를 빨리 줄여나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투자

    율이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으로부터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본스톡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의 투자율이 주요

    OECD 국가들에 비해 높은 것은 우리나라가 동태적으로 선진국에 수렴해 가기

    1인당 자본스톡의 수렴속도(1995~2003)

    주 : Penn World Table 6.2를 이용하여 저자가 계산

    8) 이 계산에 사용된 식은 다음과 같다.

    수렴속도년의미국대비비율년의미국대비비율년의미국대비비율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57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투자율이 다른 나라들

    보다 얼마나 더 높아야 하는지, 그리고 높은 투자율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에

    기여하는지 등의 문제들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보자. 자본의 한계생산성은 콥더글러스 생산함수를 가정하

    여 자본의 평균생산성을 구한 후 자본에 대한 소득분배율 0.3을 가정하여 산출

    하였다. 즉, 생산함수가 식(6)과 같다고 가정한 후 자본의 한계생산성 MPK와 평균

    생산성 APK 사이의 관계를 식(7)과 같이 도출하였다.

    (6)

    (7)

    단, Y는 GDP, A는 총요소생산성, K는 자본스톡, L은 노동력을 의미하며 는

    자본소득분배율 또는 총생산의 자본탄력성을 나타낸다.

    OECD 국가들의 자본의 한계생산성 비교

    주 : Penn World Table 6.2를 이용하여 저자가 계산

  • 158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본의 한계생산성은 OECD에서 28위로 최하위권

    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자본의 한계생산성은 1995년

    21위에서 2000년 27위, 2003년 28위로 하락해 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설비투자를 늘려도 성장률이 쉽게 올라가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투자를 늘려도 생산으로 원활히 연결되지 않

    고 생산성이 점차 떨어진다면 투자 확대가 경제성장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총요소생산성 수준과 그 수렴 상황을 살펴보자. 총

    요소생산성은 자본의 한계생산성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와 성장의 관계

    를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식(6)의 생산함수를 이용하

    여 자본의 한계생산성을 구하면 식(7)과 같은데, 자본의 한계생산성은 1인당 자본

    스톡 K/L의 감소함수이며 총요소생산성 A의 증가함수임을 쉽게 알 수 있다.

    Penn World Table 6.2의 자료를 이용하여 각국의 자본노동비율을 계산하고 자

    본소득분배율을 0.3으로 가정하여 각국의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A의 수준을 계산한 후 이를 미국의 A로 나누면 다음의 과 같다.9)

    OECD 국가들의 총요소생산성 수준(미국=1)

    9) 각국의 자본소득분배율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0.3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자본소득분배율에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영업자의 노동소득이 통계에서 자

    본소득으로 잡히기 때문인데, 이를 정확히 조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통계에 나타난 자본소득

    분배율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59

    에서 우리나라의 총요소생산성 수준은 2003년에 미국의 56.1%로서

    OECD 30개 국가 중 24위에 해당한다. 이는 자본스톡의 경우(미국의 67%, 22위)

    에 비해서 상당히 뒤처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 총요소생산성의 수렴속도를 보면,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거리를 3.5%밖에 좁히지 못하였으며, 수렴속도 순위는 20

    위에 그친다. 이는 자본스톡이 같은 기간 미국과의 거리를 15.0% 줄였고 수렴속

    도 순위도 2위를 기록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수렴속도가 이렇게 느린 것은 미국

    과의 생산성 격차가 상대적으로 커 수렴속도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

    에 비추어 매우 부진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자본스톡의 수렴속도는 세계최고 수준인 반면 총요소생산성의 수렴

    은 저조하기 때문에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이를 반

    영하여 설비투자가 성장률을 높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을 보면 미국 대비 자본스톡 비율은 급속히 높아져서 1992년부터는

    총요소생산성의 미국 대비 비율보다도 높아진 반면 총요소생산성 수준은 1990년

    대 이후 미국과의 격차가 매우 더디게 줄고 있다.10)

    총요소생산성 수준의 수렴속도(1995~2003)

    주 : Penn World Table 6.2를 이용하여 저자가 계산

    10) 에서 2000~03년의 TFP 증가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기간이 매우 짧고 카드버블 등 성장률의 추가적 상승 요인들이 있었으므로 이것만을

    가지고 TFP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한진희․신석하(2008)

    는 2001~05년 기간 중 TFP 증가율이 이전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160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국 가TFP증가율

    (95~00)

    TFP증가율

    (00~03)

    TFP증가율

    (95~03)

    TFP수준

    (95)

    TFP수준

    (00)

    TFP수준

    (03)

    Luxembourg 4.84% -0.07% 3.00% 1.241 1.439 1.456

    Ireland 5.72% 2.37% 4.47% 0.803 0.973 1.059

    United States 1.88% -0.44% 1.01% 1.000 1.000 1.000

    Norway 2.29% 0.58% 1.65% 0.885 0.903 0.931

    Belgium 1.51% 0.27% 1.04% 0.888 0.871 0.890

    Austria 1.96% 0.14% 1.28% 0.842 0.845 0.860

    United Kingdom 1.99% 0.87% 1.57% 0.816 0.820 0.853

    Netherlands 2.59% -0.44% 1.45% 0.818 0.847 0.848

    France 1.73% 0.22% 1.17% 0.830 0.824 0.841

    Australia 1.58% 1.45% 1.53% 0.792 0.781 0.826

    Canada 2.40% 0.45% 1.67% 0.756 0.776 0.797

    Italy 1.18% 0.18% 0.80% 0.800 0.773 0.787

    Denmark 1.98% -0.20% 1.16% 0.774 0.778 0.784

    Sweden 2.51% 0.71% 1.83% 0.718 0.741 0.767

    Germany 1.52% 0.01% 0.95% 0.764 0.750 0.760

    Switzerland 1.06% -0.37% 0.52% 0.774 0.743 0.745

    Spain 2.08% 0.70% 1.56% 0.709 0.716 0.741

    Iceland 3.24% -0.09% 1.99% 0.684 0.732 0.740

    New Zealand 1.06% 1.88% 1.37% 0.710 0.681 0.731

    Finland 4.35% 1.49% 3.28% 0.608 0.688 0.729

    Japan 0.11% -0.11% 0.03% 0.700 0.641 0.647

    Greece 1.91% 2.76% 2.23% 0.564 0.565 0.622

    Portugal 1.64% -0.95% 0.67% 0.615 0.608 0.599

    Korea 0.94% 2.09% 1.37% 0.545 0.520 0.561

    Hungary 2.15% 3.50% 2.65% 0.467 0.473 0.532

    Czech Republic 0.82% 2.00% 1.27% 0.478 0.453 0.488

    Mexico 2.19% -2.05% 0.60% 0.434 0.441 0.420

    Poland 3.03% 1.18% 2.34% 0.357 0.378 0.397

    Slovak Republic 2.67% 3.67% 3.05% 0.337 0.350 0.396

    Turkey 0.37% -1.33% -0.27% 0.356 0.331 0.322

    30개 국가 중

    우리나라 순위27위 5위 17위 24위 24위 24위

    OECD 국가들의 TFP 증가율 및 수준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61

    우리나라 TFP 및 1인당 자본스톡 수준의 미국 대비 비율 추이

    주 : Penn World Table 6.2를 이용하여 저자가 계산

    2. 투자확대를 통한 고용제고

    다음으로 투자확대를 통한 고용제고라는 명제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를 보면 설비투자증가율과 고용증가율 사이에는 항상 정의 관계만 있는 것은 아

    니다. 제조업 고용증가율의 경우에는 설비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음의 값을 기

    록한 해가 많다. 즉, 투자증가가 오히려 제조업 고용감소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

    다는 것이다. 전체 고용의 경우에도 설비투자 증가에 대한 탄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에서는 설비투자 10억원당 제조업 취업자수 증가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1990년대 중반 이후 대부분의 기간 동안 그 값이 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2005년에는 설비투자 10억원당 제조업 취업자수는 0.7명이 감소하였고, 2006

    년에는 0.8명, 2007년에는 0.5명이 각각 감소하였다. 이는 이른바 ‘고용없는 성

    장’이 우리나라 경제에서도 발견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162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우리나라의 설비투자증가율 및 고용증가율 추이

    자료 : 통계청 데이터베이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 10억원당 제조업 취업자수 변화 추이

    자료 : 통계청 데이터베이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63

    투자는 고용을 늘린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실제 투자의 고용창

    출 효과는 여러 상이한 힘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난다. 우선 자본 - 노동의 대체

    효과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주어진 생산수준에서 투자가 증가할 때 노동

    이 자본으로 대체되어 일자리가 감소하는 효과를 말한다. 다음으로 생산확대 효

    과가 있는데, 이는 주어진 자본 - 노동 비율 하에서 투자의 증가가 생산량 증가와

    함께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효과이다. 이 두 효과 중에서 생산확대 효과는 투자증

    가가 상품가격 하락과 수요증가 및 신규진입 촉진을 야기할 경우 원활히 발생한

    다. 그러나 만약 투자증가가 잠재적 경쟁자의 진입억제와 독점도 증가로 이어지

    게 되면 오히려 생산량 및 일자리 감소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투자의 생산확대 효과보다는 투자가 자본 - 노동

    대체효과를 통해 고용을 줄이는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양적인 측면에서 실업률 자체는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인데, 이는 서비

    스업이 제조업에서 방출된 고용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6

    년의 실업률은 3.5%, 2007년의 실업률은 3.2%로서 실업률 자체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다. 20대 청년실업률도 2007년 7.1%로서 2006년의 7.7%보

    다 다소 낮아졌다. 결국 문제는 실업률 자체라기보다는 고용의 질이고 이는 고용

    흡수 역할을 주로 담당하는 서비스업의 생산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제조업의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투자확대가 양적․질적으로 고용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으로는 뚜렷한 근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

    고 할 수 있다.

    3. 경상수지 흑자와 기업투자 확대

    한편 2008년 3월의 기획재정부 액션플랜에서는 수출증대와 경상수지 흑자가

    강조되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추이를 살펴보자. 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를 보이고 있다. 2008년

    초 경상수지 적자가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것이 적자기조로의

    항구적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164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한편 수출증대를 통한 경상수지 흑자가 투자를 확대하여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지는 사실 불확실하다. 우리나라가 과거 수출주도형 경제성장 전략을 채

    택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경상수지의 흑자를 도모한 것은 아니었다. 즉 수출을

    우리나라 경상수지 및 구성요소들의 추이

    (단위 : 백만달러)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우리나라 GDP의 주요 구성항목 비중 추이

    (단위 : %)

    -10

    0

    10

    20

    30

    40

    50

    60

    70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consumptionequip. invest.

    net exportgovt. consumption

    자료 : 통계청 데이터베이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65

    크게 늘리면서 동시에 수입도 많이 늘렸고 이에 따라 국내소비와 투자도 많이

    느는 방식의 거시경제 운용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를 보면 실제로 순

    수출(net export)이 양의 값을 기록했던 것은 외환위기 이후의 기간에 한정된다.

    순수출의 증가는 내수 비중의 감소를 가져오게 되는데, 특히 2004년 이후에는

    순수출의 비중이 급증하면서 소비의 비중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설

    비투자는 순수출에 의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순수출의 급증과 그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은 GDP에서 해외수요 비중의 증가

    를 의미하므로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소비를 비롯한 내수의 위축을 동반하는 것

    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주요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관찰된다(). 수출과 수입을 모두 늘리면서 내수를

    확충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내수를 확충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아시아국가들의 외환위기 전후 GDP 대비 경상수지(좌) 및 투자율(우) 추이

    -15

    -10

    -5

    0

    5

    10

    15

    20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00 01 02 03 04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말레이지아 태국

    (%) (단위 : %)

    15

    20

    25

    30

    35

    40

    45

    50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00 01 02 03 04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말레이지아 태국

    (%) (단위 : %)

    자료 : IMF

    4. R&D 투자 확대를 통한 장기 성장률 제고

    R&D 투자의 확대가 성장률을 높인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

    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하준경(2005) 등의 연구에서 R&D 투자의 효율성은 선

  • 166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진국보다는 낮지만 R&D 투자율 증가가 장기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존재함을

    보인 바 있다. 를 보면 우리나라의 R&D 집약도(또는 GDP 대비 R&D

    투자비중)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6년에는 3.23%를 기록하였다. 이는 경제발

    전에 따른 후발자의 이득 상실을 만회하게 하여 성장률의 급속한 하락을 제어하

    는 역할을 하면서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R&D 투자를 GDP의 5%까지 높이겠다는 신발전체제의 전략은 성장잠

    재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의 R&D

    투자 효율성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하준경(2005)에 의하면 우

    리나라의 R&D 투자 효율은 미국의 절반 이하로 분석된 바 있다. 따라서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책제언

    부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과 R&D 집약도(점선) 추이

    -8

    -4

    0

    4

    8

    12

    16

    1970 1975 1980 1985 1990 1995 2000 2005

    grow th ra te R&D in tensity

    자료 : 통계청 데이터베이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67

    Ⅴ. 정책제언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신발전체제의 주요 명제들 중 기업투자와 관련

    된 부분은 이론적․실증적 기반이 상당히 취약하다. 특히 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

    장률 제고, 투자확대를 통한 고용창출,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투자확대 등의 명

    제는 그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 여기서는 이들 명제들이 현실에서 타당성을 갖도

    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찾아보기로 한다.

    1. 신발전체제 주요 명제들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가. 투자확대를 통한 성장률 제고 - 투자효율성 제고

    투자가 성장으로 원활히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낮기 때

    문이다. 즉, 투자의 효율이 낮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 생산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의 효율을 높여야 하며, 투

    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적자본 이외에 1인당 생산을 높이는 요인들, 즉

    인적자본과 기술의 질, 그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앞서 보았듯이 식(6)의 콥더글러스 생산함수 에서 자본의 한계

    생산성은 이다. 자본의 한계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는 총

    요소생산성 A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노동력의 질을 높이

    고, 기술을 혁신하고,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결국 인적자본과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 생산의 효율성 향상, 그리고 사회적

    자본의 축적 등이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사실 신발전체제

    가 주장하는 ‘질적인 발전’이 추구해야 할 바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신발전

    체제의 구체적 실행계획들에서 엿보이는 기업 설비투자 중심의 문제해결책은 이

    를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인적자본과 기술혁신, 그리고 생산성에 좀 더 명시적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11) 보다 근본적으로 기업투자를 정부가 직접적으

  • 168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로 조절하는 시대는 지났으므로 생산요소와 생산환경의 질을 높이는 정부 본연의

    일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나. 투자확대를 통한 고용창출 - 고부가가치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의 육성

    투자확대를 통한 고용창출 역시 실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무

    엇보다도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설비투자가 고용창출력이 낮은 산업

    또는 자본장비율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즉, 전자부품,

    전기, 도소매업, 오락문화, 자동차 산업 등 2000년 이후 설비자산이 많이 증가한

    상위 5개 산업은 오락문화산업을 제외하고는 고용창출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

    타났다( 참조). 반면 제조업 중 고용창출력이 높은 산업들은 대부분 사양

    산업들로서 투자가 미미한 수준이다. 예컨대 가죽․가방 및 신발산업은 10억원

    투자 시 96.6명 고용(2000~04년 평균)이 증가하나 투자는 2000~05년 평균 -509

    억원이었으며, 섬유제품은 10억원 투자의 고용창출력이 20.5명이지만 투자는 평

    균 -8,829억원이었다.

    설비자산 증가 상위 5개 산업의 고용창출력

    설비자산 증가 상위 5개 산업연평균 설비자산

    증가액연평균 고용증가

    투자 10억원당 고용증가

    전자부품,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4조 985억원 8천명 2.1명

    전기, 가스 및 증기업 2조 7,841억원 1천명 0.5명

    도매 및 소매업 2조 4,276억원 -3천명 -1.2명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 산업 1조 6,694억원 1만 3천명 8.0명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1조 4,703억원 8천명 5.2명

    주 : 설비자산 증가액은 2000~2005년 평균이며 고용증가는 2000~2004년 평균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11) 물론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과제이기는 하나 사회적 자본은 인적자본이나 연구

    개발에 비해 총생산함수에서 다루기가 쉽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분석을 하지 않기로 한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논의는 우천식․김태종 등(2007)을 참고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69

    이와 같이 노동절약적인 IT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이 주력 수출산업이자 경제

    의 성장동력이 됨에 따라 제조업에서 “수출 → 투자 → 고용”의 연결고리가 크

    게 약화된 것이다. 즉, 1990년대 이전에는 당시 주력 수출산업이었던 경공업에서

    투자의 고용창출력이 컸으므로 수출증가가 투자증가 및 고용증가로 연결되었으

    나 현재의 주력 수출산업들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미약한 것이다.

    그렇다고 저부가가치 사양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질이 낮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고용창출력이

    큰 산업들을 발굴하여 육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즉,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에 대한 투자를 유도함과 아울러 인적자본(즉, 고용)과의 보완성이 큰 R&D 투자

    등 고용창출력이 강한 부문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조업 설비투자 자체도 과거와는 달리 인적자본과 기술에 대한 투자에 의해

    유발되는 경향이 강화되는 등 우회성이 커지고 있어 인력 및 기술에 대한 투자

    는 중장기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게 된다. 미국에서도 1999년에 R&D 등 무형자

    산에 대한 기업투자 추정액이 1조 달러를 기록하면서 그 규모가 유형자산에 대

    한 투자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다(Corrado, Hulten, and Sichel

    2006). 현재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고용창출력이 큰 산업의 예로는 정보처리 및

    기타 컴퓨터 운용관련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

    산업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중소기업 투자의 활성화도 고용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설

    비투자에서 기업규모별 비중을 보면 외환위기 이후 종업원수 5,000명 이상 대기

    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300명 미만 중소기업의 비중이 낮은 수준에서 정체

    된 가운데 중견기업의 비중이 크게 하락하였다. 즉, 2001년과 2005년 사이의 투

    자비중 추이를 보면, 종업원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은 5.67%→4.14%, 종업원수

    300~4,999명인 중견기업은 45.74%→28.86%, 종업원수 5,000명 이상 대기업은

    48.59%→66.99%로 변화하였다(산업은행의 서베이 조사, 산업은행 웹페이지 참

    조).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수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중소기업의 수

    만 늘어나는 것이다.12) 다시 말해,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중견기업층이 취약하며,

    12) 실제로 KDI의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수 300~1,000명 미만 중견기업 수는 1993년 924개에

    서 2003년 647개로 감소하였고 1994년 56,472개의 중소 제조업체 중 10년 뒤인 2003년까지

  • 170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중견기업층에서 퇴출되기는 쉬워도 중소규모의 기업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층

    으로 진입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성장하면서

    투자와 함께 대규모의 고용을 창출하는 동태적인 과정이 미약해져 경제의 고용

    창출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

    에서 투자가 용이하게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고용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

    다.

    다.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투자확대 - 가격경쟁력보다는 기술혁신에 초점

    단기적인 관점에서 경상수지 흑자와 내수확대는 양립하기 어렵다. 내수의 확

    충은 대부분의 경우 경상수지 적자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2004년 이후의 경상수

    지 흑자는 국민소득 중 소비비중의 감소를 수반하면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그 만큼 개선되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이와

    같이 소비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투자의 대폭적 확대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투자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추진 가능하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환율의 인위적 상승과 같은 수단으로 수출의 가격경쟁

    력을 높여 경상수지를 개선하는 것은 일부 수출산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거시적 관점에서는 소비와 투자의 위축을 가져오기 쉽다.13)

    결국 경상수지 흑자와 투자확대를 모두 꾀하려면 환율 등 수요측면에 초점을

    둔 접근법보다는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정책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기

    술경쟁력을 높여 국내상품에 대한 해외수요를 가격 비탄력적으로 만들어야 하

    며, 그래야만 내수의 확대가 경상수지 흑자와 병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경쟁

    력을 높이는 것 역시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종업원수 300명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에 불과하였다.

    13) 윤석현(2004)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수출의 환율탄력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하락하였고,

    설비투자의 수출 탄력성도 빠른 속도로 하락함으로써 수출의 설비투자에 대한 영향력이 크

    게 줄어들었으며, 수입자본재의 환율탄력성이 크게 낮아져 환율 상승이 자본재 수입비용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환율의 설비투자에 대한 자본재 수입 비용경

    로가 수출을 통한 수익경로를 압도하는 상황에서는 고환율이 설비투자 확대에 부정적인 영

    향을 줄 수 있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71

    2. 인적자본 및 기술혁신 투자 -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의 정착

    결국 신발전체제의 성공을 위한 관건은 요소투입보다는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

    는 것, 특히 인적자본과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인적자본과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온 것은 사

    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들이 아직 경제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인적자본과 기술혁신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야말

    로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가. 인적자본 투자의 효율성 제고 - 공교육과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우선 우리나라의 인적자본 투자 현황을 살펴보자. 는 GDP 대비 교

    육비 지출액 비중의 추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공급측면’ 시계열은 공적․사적

    교육기관들의 수입액으로부터 한국은행이 공급측면에서 추정한 비중을 보여준

    다.

    GDP 대비 교육비 지출액 비중

    0.0%

    2.0%

    4.0%

    6.0%

    8.0%

    10.0%

    12.0%

    1985

    1987

    1989

    1991

    1993

    1995

    1997

    1999

    2001

    2003

    2005

    공 급 측 면

    수 요 측 면

    자료 : 교육인적자원부, 한국은행, 통계청

  • 172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반면 ‘수요측면’은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통계연보 및 통계청에서 조사한 가계

    지출내역으로부터 추정한 교육비 지출액 비중이다. 두 가지 측정방법 사이에 상

    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두 시계열 모두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음은 틀림없다.

    다음으로 투자구성을 살펴보자. 우선 GDP 중 초중등공교육비 비중과 고등공

    교육비 비중을 보면 과 같다. 공교육비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도

    우리나라 초중등교육비의 비중은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고등교

    육에 대한 지출비중은 1999년 이후 정체상태에 있다.

    이와 같은 고등교육의 상대적 위축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1인당 GDP로 나눈

    지표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참조). 늘어난 대학생 수를 감안

    하면 1인당 교육비 기준으로 볼 때 고등교육의 상대적 위축이 더 명확해지는 것

    이다. 고등교육의 위축 현상은 사교육비를 감안하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비는 고등교육보다는 초중등교육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한 투자비중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아보

    자. 통계청의 가계소비조사에서 나타나는 “보충교육비”로 사교육비를 추정해 보

    면 최근 사교육비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교육비가 GDP

    의 3.6%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R&D 지출액보다도 큰 규모이다.

    GDP 대비 초중등교육비 및 고등교육비 지출액 비중(공교육)

    0.0%

    0.5%

    1.0%

    1.5%

    2.0%

    2.5%

    3.0%

    3.5%

    4.0%

    4.5%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초 중 등 공 교 육 비 고 등 공 교 육 비

    자료 : 교육인적자원부, 한국은행, 통계청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73

    1인당 GDP 대비 학생 1인당 초중등공교육비 및 고등공교육비 비율

    0 %

    5 %

    1 0 %

    1 5 %

    2 0 %

    2 5 %

    3 0 %

    3 5 %

    4 0 %

    4 5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1 인 당 G D P 대 비 학 생 1 인 당 초 중 등 공 교 육 비

    1 인 당 G D P 대 비 학 생 1 인 당 고 등 공 교 육 비

    자료 : 교육인적자원부

    GDP 대비 공교육비 및 사교육비 비중(수요측면)

    0.0%

    1.0%

    2.0%

    3.0%

    4.0%

    5.0%

    6.0%

    7.0%

    1985

    1986

    1987

    1988

    1989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2000

    2001

    2002

    2003

    2004

    2005

    공 교 육 비 비 중 (수 요 측 면 ) 사 교 육 비 비 중 (수 요 측 면 )

    자료 :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청, 한국은행

    이와 같이 초중등 및 사교육 위주의 교육투자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대

    체로 부정적이다. 하준경(2006a)의 분석에 따르면, GDP 대비 사교육비 지출비중

    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중

    등공교육비의 비중이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는 불분명한 반면 고등교육비의 비중

  • 174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은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14) 이는 경제성장에 따라

    고등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함에도(김용진․이종화․하준경 2006) 불구하

    고 우리나라에서는 반대방향, 즉 초중등 사교육 위주로 인적자본 투자가 이루어

    져 투자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인적자본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등교육과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특히 고등교육에서 교수 1인당 학생수를 낮추는 투자

    가 경제의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김용진․이종화․하준

    경 2006)을 참조할 만하다. 공교육에 대한 투자가 늘어 사교육이 줄어든다면 그

    것은 가계의 생활수준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 R&D 투자의 효율성 제고 - 혁신과정과 자원에 대한 투자

    R&D 투자의 효율성과 관련해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조사한

    국가과학기술혁신역량 지표들에 대한 하준경(2006b)의 분석을 참고할 만하다.

    KISTEP에서는 혁신지표들을 혁신성과, 혁신과정, 혁신자원, 혁신환경, 혁신활동

    지표 등으로 나누어 OECD 국가들에 대한 수치를 계산하였는데, 우리나라는 이

    들 지표들 중 혁신활동 부문이 가장 우수했으며 혁신환경은 보통, 혁신자원과 혁

    신과정이 부족했고 특히 혁신과정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장

    직접적 투입지표인 혁신활동(4위)은 혁신성과(18위)로 원활히 연결되지 못하고

    14) 하준경(2006a)에 따르면, 장기적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다음의 공적분 분석 결과에서 GDP

    대비 사교육 지출비중이 공교육 지출비중에 비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떨어뜨리는 효과

    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교육비 공교육비

    여기서 사교육비 비중의 생산성 저하 효과는 비교적 유의한 반면 공교육비 비중의 생산성 저

    하 효과는 표준오차가 너무 커서 판별하기 곤란하다. 다음으로 초중등공교육비와 고등공교육

    비에 대한 비슷한 분석에서 다음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하준경 2006a).

    초중등공교육비 고등공교육비

    그런데 여기서는 trace statistic은 1% 유의수준에서 공적분관계가 존재함을 나타내지만 max

    -eigenvalue statistic은 공적분관계를 보여주지 않으므로 관계의 신뢰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초중등공교육비의 생산성 저하 효과는 표준오차가 커서 거의 알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고등공교육비의 생산성 증가 효과는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75

    있는데, 이는 혁신자원과 혁신과정의 취약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실증분석 결과 혁신성과에 영향을 유의미하게 많이 주는 지표들은 혁신과정

    과 혁신자원인데, 이 두 가지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혁신활동이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혁신자원이 빈약하

    고 혁신과정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혁신성과 부진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혁신과정은 산학연 협력, 기업간 협력, 국제협력 등과 관련된 지표들로 이루어

    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간 협력과 국제협력 관련 지표들이 매우 부진하여

    기업간 기술협력 정도는 21위, 연구원 1인당 국제공동 특허건수는 20위, GDP 대

    비 해외직접투자 비중은 26위에 그치고 있고, 이들이 혁신과정 지표들을 끌어내

    리고 있다. 한편 혁신자원은 인적자원, 혁신조직, 지식자원 등의 지표들로 구성되

    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모든 구성요소들이 골고루 부족한 것으로 나타

    났다. 인구 만명당 연구원수는 14위, 이공계 박사비율은 17위, 랭킹 100위 이내

    대학수는 13위, 논문수(스톡)은 14위 등으로 혁신자원이 전반적으로 취약하다.15)

    혁신과정 지표의 구성내역(음영부분은 우리나라 취약 분야)

    부 문 세 부 지 표 출 처

    혁신과정

    산학연협 력

    연구원 1인당 산학연 공동특허건수 특허청 2006

    정부, 대학의 연구개발비 비중 기업재원의 비중

    OECD R&D Statistics, MSTI 06/1

    기업간협 력

    기업간 기술협력정도IMD The 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 2004-2006 (3년 평균)

    국 제협 력

    연구원 1인당 국제공동특허건수 특허청 2006

    GDP 대비 해외 직접 투자비(Inward + Outward)

    OECD Economic Globalisation Indicator 2005

    자료 : KISTEP

    15) 이들 순위에 대한 연도기준 등의 내용은 과 을 참조

  • 176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결국 혁신역량이 경제적 성과로 보다 원활히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혁신

    자원을 보강하기 위한 투자, 특히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고 혁

    신과정 중에서도 기업간 협력, 국제협력을 장려하여야 할 것이다. 또 R&D 투자

    증가가 연구원수 증가로 연결되도록 연구인력 채용에 대한 유인정책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16)

    혁신자원 지표의 구성내역(음영부분은 우리나라 취약 분야)

    부 문 세 부 지 표 출 처

    혁신자원

    인 적자 원

    총연구원수OECD Main Science and Technology Indicator 2006/1

    인구 만명당 연구원수OECD Main Science and Technology Indicator 2006/1

    이공계 박사비율 (졸업 나이대 인구 대비)

    OECD Science, Technology and Industry Scoreboard 2005

    혁 신조 직

    USPTO 특허출원기관수 특허청 2006

    세계랭킹 100위 이내 대학수 2005년 더타임즈

    지 식자 원

    논문수(Stock) ISI 자료

    특허수(Stock) OECD MSTI 2006/1(USPTO와 3극특허패밀리)

    자료 : KISTEP

    3. 설비투자와 혁신투자의 장단기 관계

    지금까지 신발전체제가 성공하려면 요소투입형 설비투자보다는 인적자본이나

    기술에 대한 혁신투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신발전체제의 기

    본방향을 제시한 와는 어느 정도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업투

    자의 활성화를 통한 성장률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액션플

    16) 예컨대, R&D 인건비 지출액 증가분의 일정부분에 대한 세액공제 등 R&D 인력에 많은 자원

    을 투입하는 기업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77

    랜 등을 보면 설비투자와 혁신투자를 모두 강조하고 있고 실제 강조점은 설비투

    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설비투자와 혁신투자의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경제

    가 성장할 때에는 혁신투자가 설비투자를 유발하게 되어 있으므로 혁신투자와

    설비투자는 상충되지 않는다.17) 혁신투자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생산함수 자체가

    상방이동하므로 균형 자본스톡이 커지고 이는 설비투자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

    러나 단기적으로는 한정된 경영자원을 어떤 종류의 투자에 더 투입해야 하느냐

    는 상충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즉, 경영자의 노력이나 한정된 투자자금을 R&D

    투자에 더 투입할 것인지 설비투자에 더 투입할 것인지 선택의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최적의 투자조합을 찾자면 단기적으로는 혁신투자에 중점을 두되 중장

    기적으로 혁신투자의 성과가 설비투자를 충분히 유발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설비투자 활성화에 주력하되 중장기적으

    로 R&D 투자를 늘리겠다는 액션플랜과는 다소 상치되는 면이 있지만 단기적으

    로 계속 설비투자에 주력하다 보면 성장전략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데 주의할 필

    요가 있다.18)

    한편 중장기적으로 혁신투자가 설비투자를 유발하게 하려면 벤처기업 등 혁신

    중소기업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

    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거래 여건을 확립하고, 금융 측면에서도 탐색단계 혁신투

    자에 대한 공적 금융을 활성화하면서 동시에 벤처 캐피탈이나 모태펀드 등 금융

    시장 여건을 잘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19)

    17) 박세령․한영욱(2008)은 체화 기술진보의 개념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설비투자의 규모보다

    는 설비투자의 질을 높이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이고 있다.

    18) 단기적으로는 설비투자에 주력하고 장기적으로는 혁신투자에 주력한다는 식으로 상충문제

    를 회피하는 방식은 현실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한 설비투자에 주력하는 것으로

    귀결되기가 쉽다.

    19) 자세한 내용은 하준경(2007)을 참조

  • 178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4. 거시안정화 정책

    한편 거시안정화 정책에 대해서는 신발전체제에 고유한 뚜렷한 정책방향을 찾

    기 어렵다. 다만 기획재정부의 액션플랜에서 환율과 금리의 안정적 운용이라는

    수단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환율과 금리를 기업 투자에 도움이 되는 방

    향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가 내재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환율의 경우에는 3월 초순 이후 시장에서 정부관계자들의 환율 관련 발

    언 등에 따라 원화가 크게 절하된 바 있다. 3월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물가중시

    발언 이후 환율의 급등세는 다소 주춤해졌으나 시장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팽배

    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금리의 경우에도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의 금리인하 분위기

    조성 발언들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금리인하 전망이 대두되어 시장에서 금리의

    급변동이 초래된 바 있다.

    원/달러환율(좌축) 및 국고채금리(우축)의 변동 추이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79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보면 정부가 환율이나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들에 영향을

    주고자 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널리 퍼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정부의 행태를 예상한 투기적 거래를 부추기게 되고 만약 정부가 투기세

    력의 움직임을 추종하여 시장개입을 실행하게 되면 국부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금융 및 외환시장에서 가격변수들에 대한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시도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시키는 것은 회피해야 할

    것이다. 특히 환율정책과 관련해서는 Frankel, Schmukler, and Serven(2000)이 주

    장한 대로 완전한 고정환율(simple peg)이나 완전한 변동환율(simple float)이 아

    닌 어정쩡한 형태의 환율제도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즉, 투명성 측면에서 이 두 가지 이외의 환율제도(밴드, 바스켓, 점진적 조정)는

    열등하며 이내 시장에서 한 쪽으로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

    다. 결국 환율은 고정환율제를 채택하지 않는 한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도

    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리정책의 경우에도 선진국들에서처럼 중앙은행이 스스로 금리정책을 수행

    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도 더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가 금리정책에서 적

    절히 거리를 둠으로써 스스로 거시정책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시

    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량적인 성장률 목표 때문에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확장적 통

    화정책을 유도한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우리

    나라의 잠재성장률 수준 4%대 중반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한 확장적 통화정책

    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겨 물가불안만 가중시

    킬 우려가 있다.20) 즉, 정부의 성장률 목표는 단기적인 수요확대가 아니라 중장

    기적인 공급능력 확대를 통한 잠재성장률 상승을 겨냥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20)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기관마다 추정치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나 대체로 4%대 초반에

    서 후반에 걸쳐 있다고 볼 수 있다. 2000년에서 2005년의 평균 성장률이 4.5%이므로 여기서

    는 4%대 중반을 잠재성장률이라고 본다.

  • 180 韓國經濟의 分析 제14권 제1호(2008. 4)

    Ⅵ. 맺음말

    이상에서 새 정부의 신발전체제의 성격을 살펴보고 신발전체제의 실행계획이

    근거하고 있는 주요 명제들의 타당성을 검토한 후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신

    발전체제는, 기본 방향은 혁신주도형 성장전략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실행계획

    으로 들어가면 투자주도형 전략과 혁신주도형 전략이 혼재되어 있으면서 실제로

    는 성장률 목표치를 중시하는 등 투자주도형 전략에 무게중심이 두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발전체제 실행계획의 주요 명제들 중에서 투자를 통한 성장률 제고,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경상수지 흑자를 통한 투자 확대 등은 일반의 상식과는 달리 이

    론적, 실증적 기반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R&D 투자를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신발전체제가 모순 없이 잘 작동하려면 원래의 취지, 즉 구발전체제와의 차별

    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의도대로 명실상부한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서 굳건히

    뿌리내릴 필요가 있다. 단기적 목표 때문에 구발전체제의 정책수단들을 손쉽게

    활용하다가는 원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시장개입 의

    지에 대한 시장의 불필요한 기대를 불러 일으켜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만 키울

    수도 있다. 물론 이전 정부에서 혁신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만족스럽

    게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일단 정책기조를 바꾸고 보자는 인식도 있을 수 있으나

    이전 정부에서 혁신성과가 불만족스러웠던 이유가 혁신을 강조했기 때문인지 아

    니면 혁신투자의 효율을 낮추는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인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아직 새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양적인 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신발전체제가

    일관된 성장전략으로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잘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 2008년 신발전체제와 적정 거시경제정책 패러다임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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