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진단...세를 내는 수도권 대표가구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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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세입자 가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올해 평균적인 전세가 격 증가분을 대출이자로 환산할 경우 전세 재계약 가구의 추가부담액은 약 3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월세이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증부 월세가구들도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가구들의 추가부담액은 전세나 월세를 유지하는 가구의 두 배 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주택 투자가 마이너스 성장했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은 1~2년의 시차를 두고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주택투자 감소가 컸던 지역일수록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다. 주 택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2009년을 기점으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매매가격은 보합 세를 보이고 있다. 기대상승률 하락은 전세공급을 월세로 전환시켜 추가적으로 전세가격을 높이고 월세이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속도는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지만 전세가격 상승기조 자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 택공급은 내년에 올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부족을 해소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공급증가가 충분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장기적 성장능력의 저하,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 기대상승률이 다시 반등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향후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정부의 주택공급 축소 정책은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하우스푸어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할 것이지만 세입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전월세 가격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주택의 수급이기 때문이다. 주택의 공급조절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 만 적정한 규모의 주택공급을 통해 주택가격이 연착륙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임대료 보증제도의 도입, 주택 임대관리업의 활성화 등으로 전월세 전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진단 이근태 수석연구위원 [email protected] 류상윤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1. 임대차 시장 동향 및 가구부담 2.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3. 향후 전망 4. 정책적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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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전세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세입자 가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올해 평균적인 전세가

격 증가분을 대출이자로 환산할 경우 전세 재계약 가구의 추가부담액은 약 3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월세이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증부 월세가구들도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가구들의 추가부담액은 전세나 월세를 유지하는 가구의 두 배

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주택

투자가 마이너스 성장했기 때문이다. 주택공급은 1~2년의 시차를 두고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주택투자 감소가 컸던 지역일수록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다. 주

택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2009년을 기점으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매매가격은 보합

세를 보이고 있다. 기대상승률 하락은 전세공급을 월세로 전환시켜 추가적으로 전세가격을 높이고

월세이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속도는 다소 둔화될 여지가 있지만 전세가격 상승기조 자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

택공급은 내년에 올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부족을 해소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공급증가가 충분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장기적 성장능력의 저하,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 기대상승률이 다시 반등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향후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정부의 주택공급 축소 정책은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하우스푸어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일조할 것이지만 세입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전월세 가격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주택의 수급이기 때문이다. 주택의 공급조절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

만 적정한 규모의 주택공급을 통해 주택가격이 연착륙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임대료 보증제도의

도입, 주택 임대관리업의 활성화 등으로 전월세 전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진단

이근태 수석연구위원 [email protected]류상윤 책임연구원 [email protected]

1. 임대차 시장 동향 및 가구부담

2.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3. 향후 전망

4. 정책적 시사점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3

1. 임대차 시장 동향 및 가구부담

주춤하던 전세가격 올해 들어 다시 치솟아

전세가격 상승이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2011년 평균 10% 이상 급등

했던 전세가격은 지난해 다소 진정되는가 싶더니 지난해 말부터 다시

오름세를 재현하고 있다(<그림 1> 참조). 특히 올해 후반으로 갈수록 상

승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전세가격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는데 2010년 1

월 대비 올 11월까지 약 4년 동안 전국 전세가격지수의 상승률은 26%에

달했다. 연평균 6% 이상 높아진 셈이다.

이 기간중 전세가격지수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경남(36%),

대구(35%), 부산(31%)의 순이었다. 반면 전북, 인천, 제주, 전남은 20%

이하로 가격이 안정되었다(<그림 2> 참조). 수도권 지역은 24%로 전국

평균과 유사한 상승세를 보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서울, 경기 등 지역에

서 상승속도가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가 35%

올라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소득증가보다 전세가격 상승 더 빨라

사실 올해 전세가격 상승률은 11월까지 전년대비 2.8%로 2011년보다는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고통이 크게 느

껴지는 것은 이미 높아진 가격이 추가적으로 더 상승하면서 세입자 가

구의 부담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세가격 상승세가 국민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면서 가계가 버텨낼 수 있는 여력이 점점 줄어드는 상

황이 발생했다.

전세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득 상승이 그것을 상회한다면 임차 가구의

부담은 완화될 수 있다. 실제 전세 재계약을 하는 가구들의 입장에서 보

면 2011년 1분기까지는 지난 2년간의 전세가격 상승률보다 일인당소득

-4

-2

0

2

4

6

8

10

12

14(%)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전국

수도권

<그림 1> 올해 들어 전세가격 상승률 다시 상승

주 : 전년 동월비

자료 : 한국감정원

(단위 : %)전남

제주

인천

전북

경북

강원

서울

대전

울산

충남

광주

경기

충북

부산

대구

경남

15.5

15.6

16.4

18.4

20.2

23.1

24.3

24.4

전국 평균 25.7

25.9

26.1

26.1

26.8

28.0

30.9

35.0

36.2

<그림 2> 2010년 이후 전세가격 상승률 경남이 가장 높아

주 : 2010년 1월 대비 2013년 11월의 전세가격 상승률

자료 : 한국감정원

(%)

2008 2009 2011 20132010 2012

전세가격

1인당 GNI

0

5

10

15

20

25

<그림 3> 2011년 2/4분기 이후 전세가격 상승률을 소득상승률이 못 따라가

주 : 계약기간(2년)을 고려하여 각 분기 전세 가격지수, 1인당

GNI(명목)의 2년 전 동기 대비 상승률을 비교

자료 : 한국감정원, 한국은행

4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증가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그림 3> 참조). 하지만 2011년 2분기부터 상황은 역전

되어 올 3분기까지도 전세가격 상승률이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현상이 지속되었

다. 이 기간중 재계약 시점이 도래한 가구들은 소득보다 빨리 늘어나는 전세가격 부

담을 크게 느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13년 1/4분기에 우리나라의 평균 일인당소

득은 2년전과 비교했을 때 6.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전세가격은 11.2% 상승했다.

주택보유가구, 월세전환 가구도 어려운 상황

최근의 주택시장의 변화는 전세가구뿐 아니라 월세전환 가구, 주택보유 가구의 어

려움도 확대시키고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매매가격은 하향 내지 정체

되면서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산 하우스푸어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서도 정체상태가 이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매매가격 비율(아파트)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3.11=68.5) 2001년의 정점 수준(2001.11=69.5)에 근접해가고 있다.

임대차 유형별로 보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

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DB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는

2011년 월 평균 12,940건에서 2013년에는 16,820건으로 늘었다.1 이에 따라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5%에서 올해 1/4분기에는 30%로 높아

졌으며 10월에는 34%로 증가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그림 4> 참조). 현재 월세

이율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월세로의 전환은 임

차가구 부담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추가 전세보증금 마련에 연간 이자비용 32만원

2년만에 전세 재계약을 하게 되는 가구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해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계산해보았다. 이는 전세가격 상승분만큼 대출한

다고 가정했을 때의 이자부담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올해 전국 평균 전

세가격은 9,300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약 720만원 늘어났으며 여기에

1 국토교통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DB는 확정일자를 부여받은 전월세 거래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들어

뚜렷이 늘고 있다.

(만원/년)

0

20

40

60

80

100

120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전국

서울

<그림 5> 전세 가구의 추가 부담 2011년에 가장 높아

주 : 평균전세가격(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세가격지수,

보증대출금리를 이용하여 계산

자료 : LG경제연구원

(%)

전세

월세

20

30

40

50

60

70

80

2011 2012 2013

<그림 4> 2013년 들어 월세 비중 뚜렷이 증가

주 :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월세의 비중

자료 :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 DB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5

평균 대출이자율 4.4%를 곱하면 전세 재계약 가구의 추가부담액은 32만원으로 계

산된다.

2011년의 71만원보다는 줄어든 수치인데 이는 전세가격 상승률이 2011년보다 낮

았고 또 금리도 하락했기 때문이다(<그림 5 참조>).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2011년 계약시보다 줄어들었지만 부담이 누적되기 때문에 세입자 가구의 입

장에서는 어려움이 더 커졌을 수 있다.

물론 기존 전세자금을 대출에 의존했던 가구는 금리하락으로 전체적

인 주거비부담이 낮아졌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전세 보증금을 모

두 대출에 의존하고 있던 가구라면 2013년 재계약시 추가 부담은 오히

려 마이너스가 된다. 그렇지만 2011년 가계금융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 가구의 보증금 중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7%

에 지나지 않았으며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 보증금을 마련한 가구는 전

체 전세 가구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2

주택유형별로 보면 아파트 가구의 추가부담액이 2013년 60만원으로

평균을 상회한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지역이 4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서울(40만원), 울산(38만원) 순으로 나타난다(<그림 6> 참조).

수도권 지역이 전세가격 상승률에 비해 추가부담액이 큰 것은 평균 전

세가격이 1억9백만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기 때문이다.

월세 가구도 주거비 부담 늘어

월세가격지수가 2011년 9월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일견 월세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월세가구의 주거비

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그림 7> 참조). 월세가격지수는 보증금 없이 집세를 모

두 월임대료의 형태로 내는 완전월세를 가정해 집계하는 지수이다. 그러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세가구의 85%가 보증부 월세였다. 보증부

월세는 보증금을 맡기기 때문에 전세의 성격과 월세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

전세가격지수는 올라가고 월세가격지수는 내려가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는 보증

2 기존 보증금 중 대출의 비중이 7%였다고 가정하면 전세 가구의 추가 부담액은 32만원에서 25만원으로 줄어든다

월세가 보증금의

5.0%보다 적은 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난다.

(단위 : 만원/년)

대전

전남

전북

인천

부산

제주

경북

강원

충북

경남

경기

충남

광주

울산

서울

대구

6.3

10.6

11.5

12.7

18.2

18.5

22.2

23.6

24.0

27.4

28.4

30.2

31.3

전국 평균 32.0

37.7

39.5

45.7

<그림 6> 전세 가구의 추가 부담 올해는 대구가 가장 높아

주 : 계산 방법은 <그림 5>와 같음.

자료 : LG경제연구원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2011 2012 2013

월세가격지수

월임대료

<그림 7> 월세가격지수가 하락 해도 월임대료는 상승

주 : 2011.1=100. 수도권. 월세가격지수=(월

세보증금 × 월세이율 + 월임대료)라는

식에 2011년 가계금융조사의 수도권

평균 월임대료/보증금 비인 1.88%를

적용하여 월임대료를 계산.

자료 : LG경제연구원

6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금 비율이 얼마냐에 따라 주거비 부담이 늘었을 수도, 줄었을 수도 있다. 전월세 가

격지수의 상대적인 변화 크기를 고려했을 때 2013년 3분기 기준으로 월세가 보증금

의 5.0%보다 적은 수도권 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난다.3 예를 들어

보증금이 1,000만원일 때 월세가 50만원보다 적었던 가구는 보증금이 변하지 않았

을 경우 더 많은 월세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월세자료 이용이 가능한 수도권

지역을 살펴보면 보증부 월세의 평균 보증금은 1,700만원이고 월세는 32만원으로

월세/보증금 비율은 1.9%에 불과하다(2011년). 따라서 대부분의 월세가구에서 부담

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월세 가구의 추가 부담도 전세 가구와 같이 계산해볼 수 있다. 평균 보증금과 월

세를 내는 수도권 대표가구의 경우 재계약시의 추가부담액은 2013년 평균 11만원으

3 2013년 3분기에는 2년전에 비해 전세가격지수는 5.7% 상승, 월세가격지수는 1.3% 하락했다.

수도권 보증부 월세의

평균 보증금은

1,700만원, 월임대료는

32만원이었다.

서울 고령가구, 도쿄 고령가구에 비해 주거 불안에 노출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의 최근 인구주택총조사(2010년)를 활용

하여 서울과 도쿄에 거주하는 가구의 자가 거주 비율을

비교해보았다(그림8). 가구주 연령별로 볼 때 중요한 차

이는 도쿄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자가에 거주하는 비

율이 높게 나타났지만 서울에서는 60대를 정점으로 70

대 이상부터는 연령이 높을수록 자가비율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연령별 자가 거주 비율의 격차는 80

대 이상이 22%p로 가장 컸고(서울 51%, 도쿄 73%) 그

다음은 40대, 50대의 순이었다.

40-50대에서 자가 거주 비율이 낮은 것은 전세제도

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목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 외에 전세제도라는 대

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층의 자가 거주 비중

이 낮은 것은 조금 다른 측면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자

녀에 대한 증여가 중요 원인이겠지만 이와 함께 노후대

비 부족으로 소득이 없는 고령 가구가 보유주택을 팔아

서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측

된다.

우리나라 고령자의 빈곤율(소득)은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고령 가구는 소득뿐만

아니라 주거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

는 것이다. 특히 고령 가구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낮은 1

인 가구와 여성 가구주의 가구에서 일본과의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난다.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은 대출 여력이 부

족하고 소득원이 빈약한 고령 전세 가구, 그리고 상당수

의 보증부 월세 가구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40

-20

0

20

40

60

80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이상

격차(%p)

서울(%)

도쿄(%)

<그림 8> 서울 고령가구의 자가거주비율 도쿄보다 낮아(2010년)

주: 격차=자가거주비율(서울)-자가거주비율(도쿄)

자료 :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한국), 국세조사(일본)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7

로 추정된다. 전세가구의 추가부담액 31만원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월세가구의 평균적인 주택가치가 전세가구보다 낮기

때문이다. 비교가능하도록 주택가치의 차이를 보정하면4 월세가구의

추가부담액은 21만원으로 늘어난다.

월세 전환 가구는 2배 이상의 부담에 직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 세입자가구의 부담이 가장 클 것이다. 월세

이율(전월세 전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출 이자율보다 높다.

2013년 9월 기준 전국 평균 월세이율은 0.82%(연리환산 9.8%)로 대출 금리의 2.4

배에 달했다(<표 1> 참조). 보증금 증가액이 모두 월세로 전환되는 가구는 매월 부담

하는 금액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세가구, 월세가구, 월세 전환가구의 통계 집계가 모두 가능한 수도권을 기준으

로 비교해볼 때 월세 전환가구의 추가부담은 70만원으로 다른 가구들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9> 참조). 특히 추가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가구일수록 월세로

의 전환이 빈번했을 것으로 생각되고 이에 따른 어려움도 더 크게 느꼈을 것이다.

2.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지난 수년간 주택공급 감소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의 매매가격, 전월세가격 등 가격변수들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우선 주택의 실제 거주수요와 공급

이라는 수급요인, 그리고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라는 기대요인이

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매매가격은 미래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만 전월세가격은 주로 주택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

4 보증부 월세 가구의 평균 주택가치는 전세 가구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격을 직접 비교할 수 없으므로 보증부 월세를

전세로 환산하여 비교해보면 수도권 평균 전세 보증금은 1억원인데 비해 보증부 월세의 전세 환산 보증금은 5,200만원이었다.

<표 1> 월세이율, 가장 낮은 곳은 서울 지역 아파트

8개시도 수도권 서울 지방

종합 0.82 0.81 0.78 0.85

단독주택 0.89 0.87 0.83 0.94

아파트 0.68 0.64 0.58 0.72

연립주택 0.87 0.86 0.83 0.91

오피스텔 0.82 0.81 0.78 0.89

주 : 2013년 9월

자료 : 한국감정원(2013), 우리나라 월세시장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

월세 전환

(만원/년)

70.3

31.1

21.2

전세 월세

<그림 9> 월세 전환 가구의 추가 부담이 가장 높아

주 : 2013년 평균. 수도권. 계산방법은 본문과

<그림7> 참조. 단, 월세(보증부 월세) 가구

의 추가 부담은 주택가치를 고려하여 1.9배

로 환산.

자료 : LG경제연구원

-20

-15

-10

-5

0

5

10

15

20-25

-15

-5

5

15

25(%) (%)

1998 2002 2006 2010 2013

주거용 투자(←)

전세가격(→)

<그림 10> 주거용투자 변화는 시차를 두고 전세가격에 반영

주 : 전세가격 상승률은 주택투자와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역계열로

그림. 즉 주택투자가 늘어나면 1~2년의 시차를 두고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남.

자료 : 한국감정원, 통계청

8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정되는 경향이 크다.

주택수요가 인구요인 등에 의해 완만하게 변하는 반면 주택공급은 매년 변동폭

이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세가격은 주택공급과 상당히 밀접한 모습을 보여 왔

다. 과거 추이를 보면 주거용 건물 투자의 변화는 약 1~2년의 시차를 두고 전세가

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10> 참조).

외환위기 이후의 주택건설 급감(1998-2000년 평균 -7.9%)은 2년 후인 2000년

1900년대 이후 한국 전세제도의 변화

문헌 상에서 전세(傳貰)라는 단어가 최초로 발견되는 것은

1899년 4월 13일의 황성신문 기사로 알려져 있다. 자기집을 빚

쟁이가 마음대로 남에게 전세 줬다가 마침내는 팔아버렸다며

집주인이 재판소에 고소한 내용이다. 그밖에는 1905-1909년

동안 잃어버린 전세문서를 무효화하는 광고가 가끔 신문에 실

렸다. 한편 이 시기 신문 기사에서 월세(삭세라고도 함)는 관공

서, 상가나 외국인들이 이용한 사례가 보인다. 이것은 일본인들

이 민법 상의 관습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관습조사”의 결과

보고서에서 주거용은 전세, 상업용은 월세가 일반적이라고 하

였던 것과 일치한다.

전세가 널리 확산된 것은 1950년대 이후

한일합방 이후 주거용에서도 월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이주 일본인들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1916년 11월 매일신

보에는 “차가난(借家難)”이라는 시리즈 기사(1~5)가 실렸는데

그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1 “[경성에서] 이전에는 집값

이 싸서 지금보다 집없는 사람도 적었고 재산을 사랑하는 정도

가 지금과 같지 않았으므로 집없는 사람이 친척이나 지인의 집

을 빌어 드는 일도 많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약간의 돈을 맡기

고 전세를 드는 일이 있었고 소위 삭월세2라 하는 것은 옛날에

없던 제도이다. 그런데 이 새로이 들어온 삭월세의 제도라는 것

이 요새는 극히 유행하는 지경에 이름은 전에 보지 못하던 일

이다.” “나중에 받았던 돈을 도로 내어주는 전세보다 조금씩이

나마 다달이 아주 먹는 삭월세가 이익이 많으므로 몇 채 집 가

진 사람은 전세를 주었던 것이라도 월세로 바꿔버리고 그밖에

1  일부 현대어로 바꿈.

2  몇 달치 월세를 미리 내는 지금의 ‘사글세’와는 다른 것으로 그냥 월세의 의미

월세 받으러 다니기를 괴롭게 여기거나 그렇지 않으면 팔려고

애를 써도 팔리지 않고 덩어리돈은 쓸 일이 있는 사람이라야

부득이 전세를 주기 때문에 아무쪼록 삭월세를 받는 이보다 손

해를 당하더라도 많이 당하지 아니하려 한 즉 전세돈을 높이는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기사는 새롭게 도입된 월세가 경제적인 이유로 전세를

대체하며 확산되어 가는 현상을 묘사하고 있다. 최근의 월세로

의 전환과 유사한 점도 있어서 흥미롭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시기 전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개벽 1922년 6월호에 실린

기사는 경성에서 총 임차가구의 20-25%가 전세제도를 이용

하고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 기사는 “차가인의 이해관계로

는 월세에 비하여 전세가 유리하므로 그 수입이 확실하고 다

소의 저축이 있는 자는 전세에 의할 자 많겠고 저축이 없고 수

입이 불확실한 자 즉 빈민·무직계급자가 다수 월세에 의할

월세의 확산을 알리는 매일신보 기사(1916.11.18)

외환위기 이후의

주택건설 급감은

2000년부터 높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9

부터 두 자리 수의 높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2001년 이후에는 정부

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정책과 수도권의 제2신도시 건설, 재건축, 재개발 등으로 연

간 5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이 분양된 바 있는데 이는 2003~2005년 기간중 전세가

격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전세가격 상승세는

2008년 이후 4년간 주택투자가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공급이 부족했던 데 따른 것이

다. 올해 들어 주택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완공에 이르기까지는 시차가 존재

2008년 이후 4년간

주택투자는 마이너스

성장하였다.

”“

1900년대 이후 한국 전세제도의 변화

터임으로 거주비 부담은 유산계급자보다도 무산계급자에

게 중과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943년 경성제국대

학 법률학반의 조사에서도 전세는 주요한 임대차 관행으

로 중시되었다.

다시 상황이 역전되어 전세가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로 보인다. 1949년 조사에서 서울의 27만

가구의 주거형태 분포는 자가 10만, 월세 10만, 무상 4만,

전세 2만이었다. 여전히 월세가 더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1962년의 표본조사(서울)에서는 자가 54%, 전세

25%, 월세 16%로 전세와 월세의 비중이 역전되었다. 최

초로 전세와 월세가 구별된 전수조사인 197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는 서울 거주 가구 중 38%가 전세, 14%가 월

세를 살고 있었다(전국은 전세 17%, 월세 16%). 이후 전세

비중은 1995년에 서울 44%, 전국 30%까지 상승하였다.

임대 이유, 전세형태, 계약기간도 바뀌어

임대인이 소유주택을 전세 놓는 이유도 일견 비슷해보이지만

전세 형태의 변화와 함께 달라졌다. 서울을 대상으로 한 1981년

의 표본조사에서 세를 주게 된 동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구입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37.6%)였고 두번

째는 “방이 남았기 때문에”(27.8%)였다. 약 20년 후인 1998년

의 주거실태조사(수도권)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주택마련자금

(전세 포함)으로 사용”한다는 응답이 54.2%로 가장 많아 첫번

째 사유는 비슷했으나 두번째 사유는 그 전과 달리 “주택신축

비용으로 활용”(17.2%)이 차지했다.

이러한 차이는 전세형태의 변화를 반영한다. 1980년에는 전

세의 80% 정도가 이른바 ‘독채전세’가 아니라 주택의 일부를

빌리는 형태였다. 따라서 임대인이 투자 목적으로 비거주 주택

을 구입하면서 전세를 들이기보다는 주로 자가 구입의 한 방편

으로서 전세를 활용했던 것이다. 주택 일부 임차는 1930년대

경성의 조선인 가구에서 이미 확대되어 가구수/주거수 비가

1931년에는 1.1이었지만 1938년에는 1.4에 이르렀다. 주택의 전

부를 임차하는 것이 보편화된 것은 1990년대 들어 아파트가 주

거의 일반 형태로 자리잡아 가면서였다.

전세계약의 기간도 바뀌었다. 일제시기 전세제도의 특징은

계약기간이 100일(또는 3개월)이었다는 것이다. 1981년의 표

본 조사에서는 계약기간이 6개월인 가구가 67%, 1년인 가구가

21%였던 것으로 나타나 기간이 길어졌지만 여전히 평균적으

로 1년 미만이었다. 그 후 1981년 3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

정되어 최소한의 보장 임차기간이 1년이 되었고 1990년 개정

법의 시행으로 그 기간은 2년으로 늘어나 지금의 관행으로 정

착되었다.

<표 2> 주택 임대의 경제적 목적

주 : 1981년 조사는 다가구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전월세 모두가 대상이나 전세가 86.7%로

대부분을 차지. 1998년의 수치는 전세의 경우.

자료 : 다세대거주단독주택의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1981), 서울 및 수도권 지역 ’98 주거실태조사

1981년 (%) 1998년 (%)

구입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37.6 주택마련자금으로 사용 54.2

방이 남았기 때문에 27.8 주택신축비용으로 활용 17.2

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11.8 금융기관에 예금 9.5

목돈이 필요해서 10.5 기존채무 상환 7.3

자주 집을 비우기 때문에 10.5 자녀 결혼비용 및 교육비 2.7

무응답 1.8 부동산투자 2.3

기타 6.9

10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하기 때문에 아직 입주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주택공급이 부족했던 지역에서 전세가격 상승

세가 높게 나타난다. 주요 지역별로 금융위기 이후 평균 주택공급과 전

세가격 상승률을 보면 뚜렷한 역관계가 나타난다(<그림 11> 참조). 대

구광역시의 경우 2008년 이후 3년간 주택건설 기성액 증가율이 연평

균 -37%를 기록해 가장 주택공급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0

년 이후 최근까지 전세가격 상승률도 9.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밖에 주택건설이 크게 줄어든 광주, 충청북도, 경상남도 등이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주택공급이 확대된 제주도, 대전, 인천, 전라남

도 등은 전세가격 상승률이 전국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모습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에 대한 상승기대 하향세 전환

주택공급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주택의 매매가격이 하향세 내지는 보합세 수준에 머물

고 있는 것은 가격상승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즉 수급측면에서는 가

격상승 요인이 존재하지만 기대 측면에서는 하락요인이 작용해 두 힘이

서로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매매가격 비율과 월세이율을 통해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 움

직임을 추산해볼 수 있다. 균형상태에서 전세나 월세로부터의 기대수

익률이 같다는 가정하에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을 구해보았다. 2009

년 이후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하향추세를 보여 현재까지 계속 떨

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2> 참조). 단기적인 가격상승률이 등

락을 거듭하는 데 비해 기대상승률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사

람들이 보다 장기적인 흐름에 기반해 가격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기 때

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은 보다 장기적인 주택

가격 상승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가

격상승률을 보면 금융위기 이후 꾸준한 하향추세로 돌아서 기대상승률

과 유사한 모습을 나타낸다.

0

1

2

3

4

5

6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그림 12> 주택가격 기대 상승률 하락 추세

주 : 주택가격 기대상승률 = (월세이율×12)×(1-전세가격/

매매가격) 으로 계산. 이는 전세와 월세를 통한 자본의 기대수익

률이 같다는 가정하에서 계산된 수치임(아래 수식 참조).

즉 월세이율이 일정하다면 향후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낮을

수록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비슷해지며 만약 전세가격/매매

가격 비율이 기대가격 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예를 들어 기대상승률이 떨어지는 데도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전세보다는 월세

를 선호하게 되면서 월세이율이 낮아지게 됨.

다만 실제 기대상승률은 위의 식에서 전월세의 추가적인 부담요

인, 예를 들어 월세를 받지 못할 리스크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음.

추가 부담요인이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기대상승률의 흐름을 볼

수 있으나 기대 상승률 수치 자체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주택가격 기대상승률 × 주택가격

전세를 놓을 때의 기대수익률 = 주택가격-전세가격

월세×12 + 주택가격 기대상승률×주택가격월세를 놓을 때의 기대수익률 = 주택가격

2

4

6

8

10전세가격상승률(%)

대구

광주

충북

경북

전북

경남울산

강원

충남

경기전국

서울부산

전남

인천

대전

제주

주택건설증가율(%)

-50 -40 -30 -20 -10 0 10 20 30 40

<그림 11> 금융위기 이후 평균 주택공급과 전세 가격 상승률은 뚜렷한 역관계

주 : 주택건설 증가율은 2008년 대비 2011년 연평균 주택건설 기성액

증가율, 전세가격 상승률은 2010년 1월 대비 2013년 10월까지

연율환산 전세가격 상승률임

자료 : 한국감정원, 통계청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11

2009년부터 주택의 기대가격상승률이 한 단계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

후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이 한 단계 떨어진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인

다. 경제성장률은 우리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실질소득과 비례하

게 될 것인데 성장률이 낮아지면 그만큼 실질소득 증가율이 낮아지게 된다. 이는 그

만큼 주택에 거주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

국 주택수요의 감소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수요 감소 우려가 불거진 것도 금융위기 직후

이다. 주택구입 주력세대인 중년층 인구가 2011년을 전후로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에서

도 과거 일본, 미국과 같은 주택가격 급락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대중적인 호응을 얻

었던 바 있다. 이는 당시까지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유지하고 있던 부동산 불패신화를

깨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융위기 이후 주택공급 둔화로 전세

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은 떨어지면서 매매가격

상승률이 전세가격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것도 전세가격 상승요인

최근에는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전세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자

주 제기된다. 미래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경우 주택을 구입하

기보다는 세를 들어 살려고 하는 수요가 커지기 때문에 전세에 대한 초과수요가 생

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바뀌어서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효과

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주택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주

택을 팔려고 시도했던 집주인들은 해당 주택을 비워두기보다는 세를

놓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공실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매매되지 않은 주택들이 대부분 전월세 공

급으로 대체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세수요가 늘어난 만큼 매매되

지 않은 주택의 전세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안정 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다만 가격상승 기대가 떨어지게 되면 전세공급이 월세로 전환되면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바뀌어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10

-5

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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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5

0

1

2

3

4

5

6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기대상승률(←)

전세가격(→)

<그림 13> 전세가격은 주택가격 기대상승률과 상관관계 높지 않아

자료 : 통계청, 한국감정원

12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서 전세가격이 높아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월세이율이 전세금을 금융기관에 예

치하는 이자율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전세를 선택한 이유는 주택구입 자

금이 부족해 전세금을 이용했거나 혹은 전세금을 가지고 새로운 주택구입에 사용했

을 가능성이 크다. 즉 전세금 규모만큼 본인의 직접적인 주택투자 금액을 줄이는 레

버리지를 일으킨 것이다.

기대상승률이 낮아지면 집주인은 굳이 전세자금을 이용해 주택투자를 하고자 하

는 유인이 줄어들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진다. 이에 따라 전세의 공급이 월

세로 일부 전환되면서 전세가격은 상승하고 월세이율은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상승률 변화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효과는

주택의 수급변화에 따른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과 전세가격과의 관계는 뚜렷하지 않다(<그림 13> 참조).

3. 향후 전망

주택공급 부진 중기적으로 지속될 전망

내년에 주택수급 여건은 다소 호전될 여지가 있다. 지난 4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

였던 주택투자가 올 상반기에는 플러스 증가세로 돌아선 바 있다. 주택공급에 따른

시차가 1~2년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의 주택투자 증가가 내년 이후부터는

실제 주택공급 증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추계에 따르면 내년도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28.5만호로 올해 20.9만호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내년 입주물량 확대가 주로 비수도권 지역에 집중되면서 수도권의 공급

부족 현상은 크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서울지역의 입주물량은 2.8만호

에서 3.1만호로 3천호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며 수도권 전체로도 약 7천호

증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주택수급 여건은

호전될 여지가 있지만

수도권의 공급부족

현상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13

더욱이 올해 늘었던 주택건설투자가 내년에는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는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하우스푸어 문제, 건설사 경영난 등이 과도한 주택공급 때

문인 것으로 판단하고 공공부문의 주택공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공공분양주택의

공급물량을 기존의 연 7만호에서 2만호 이하로 축소하기 위해 2013~17년까지의 신

규 인허가 물량을 1만호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하였으며 민간주택도 공급속도 조절

을 위해 승인 후 의무 착공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결국 내년에 입주물량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내후년부터는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며 중기적으로 주택공급이 미진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가격 기대상승률 반등 여력 크지 않아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국

내경기는 향후 다소 호전될 여지가 있다. 지난해 2.0%, 올해 2.8% 성장에서 내년에

는 3%대 중반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경기의 호전이 주택가격 기

대상승률 증가로 이어질 것인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내년의 3%대 성장은 2000년대 평균 4~5% 성장에

비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선진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세계

교역이 크게 살아나지 못하고 더욱이 원화도 절상되고 있어 수출이 우리경제를 이

끌어가는 힘이 높지 못하다. 중기적으로도 우리경제는 평균 4% 성장을 달성하는 것

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을 구매하는 데 있어 장기적인 가격상승

기대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다시 높아지기는 어려

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요인들을 종합해볼 때 향후 전세가격은 상승속도 측면에서는 다소 둔화

될 여지가 있지만 상승기조 자체는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공급은 내년

에 올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주택공급 부족을 해소할 정도로 충분하

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가격 상승률 하락으로 전세보다는 월세로 공급하

는 경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거주 형태가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추세

가 이어지는 가운데 월세 이율은 소폭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

중기적으로 우리경제는

평균 4%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4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지역별로 보면

전세/매매가격 비율과

전세비중은 유사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

“이 월세이율 하락이 주거비 부담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전세가격 상승으로

평균적인 주거비 부담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

만 특히 수도권 지역의 공급증가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도권의 전

세난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가속될 전망

전세/매매가격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역이나 주거형태에 따라 전세거래에 따

른 위험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 전세계약의 만기가 도래하거나 어떤 사정으로 주택

이 경매에 넘어가게 됐을 때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깡통전세’ 문제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보증금을 고려한 실질 담보인정비율(LTV)이 70%, 총부채상환비율(DTI)이

50%를 넘는 주택의 비율이 2013년 6월 현재 전체 전세주택의 9.7%에 이르는 것으

로 추정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에 고유한 전세제도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은 오래 전부터 지속되

었지만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전세금을 주택투자자금으로 이용하려는 임대인들

의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가격의 기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전세

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전세가격이 매

매가격의 일정 비중 이상으로 높아지는 지역에서는 전세자들의 위험성이 커지

면서 전세제도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주택가격이 조금만 하락해도 전세금

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일정 비율(예컨대 80%)을 넘어서면 주택가격의 하락위험이나 경

매에 넘어갔을 때의 가격하락 등을 고려해 전세입주를 꺼리는 경향이 크게 높

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전세/매매가격 비율과 전세비중은

유사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그림 14> 참조). 전세/매매가격 비율이 높은 광

주에서 전세비중이 38%로 가장 낮게 나타나며 반대로 전세/매매가격 비율이

가장 낮은 서울 강남 지역은 전세비중이 62%로 가장 높았다.

30

40

50

60

70

80광주

대전 대구

부산

전국

인천강북

경기

수도권

서울강남

울산

전세/매매가격비율(%)

전세 비중(%)

30 40 50 60 70

<그림 14> 전세/매매 가격비율이 높을수록 전세비중 낮아

주 : 전세비중=전세/(전세+월세)

지역별 2010년 평균

자료 : KB국민은행

LGER

I 리포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15

정부정책은 전세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

4. 정책적 시사점

공급조절 정책은 세입자 부담 확대 요인

주택보유자와 전세 및 월세입자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모두를 만족시

키는 주택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책의 방향이 주택가격을 높이는지 혹은

낮추는지에 따라 주택보유자와 무주택자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주택정책 방향은 공공주택 공급 축소와 거래활성화를 통한

주택가격 상승 유도, 임대주택 확대 및 전월세 자금지원 확대 등이다. 이중 공공주

택 공급 축소와 거래활성화, 주택자금 대출확대 정책은 가격 상승 및 거래확대를 유

도해 하우스푸어의 어려움을 줄이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격이 떨어

질 경우 주택담보로 대출을 받은 하우스푸어 가계의 부실이 커지고 이것이 금융부

문으로 확산되어 안그래도 재무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리

스크를 방지하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정적자나 공기업 부채부

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공급의 역할을 정부부문에서 민간부문으로 더 이전

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는 주택공급을 줄이면 가격이 오르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고 이

에 따라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보다는 주택공급

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이 높아지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 전세가격을 결

정하는 주된 요인은 주택의 수급요인이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확대 및 전월세 자금 지원 확대 등 세입자들을 위한 정책도 제시하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제약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정책의 효과는 세입자들의 부담

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건설기업의 부실이 누적되어 있고 부동산 관련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

황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의

공급조절 정책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공급축소가 과도할 경우에는

주택 및 전세가격 상승으로 무주택자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적정한 규모의 주택공급을 통해 주택가격이 연착륙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16 LG Business Insight 2013 12 11

LGERI 리포트

월세 거주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통계의 개선도

요구된다.

“있다.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중이 계속 높아지지 않도록 주택가격 상승률을 물가상

승률 이내로 유지하여 장기적으로 서서히 주택보유 부담을 줄여야 할 것으로 생각

된다.

주택수요를 늘리기 위한 주택대출 지원 확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주

택가격의 평균 상승률이 떨어져 있고 가계의 부채부담이 큰 상황임을 고려할 때 부

동산 관련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수요확대를 위해서

는 거래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들이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 높은 취득세, 양도세

중과세 등 주택가격의 대세상승기에 필요했던 제도들은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세전환에 따른 부담 축소에 주력해야

그동안 주택가격의 상승기대에 따라 무주택자들이 전세를 통해 매매가격보다 저렴

한 가격으로 주거수요를 누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대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주택가격 기대상승률 저하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계속 가까워지는 가운

데 전세는 점차 월세로 바뀌어갈 가능성이 높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해당 임차 가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이율을 낮추는 방안을 강

구해야 할 것이다. 임대료 보증제도의 도입, 주택 임대관리업의 활성화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월세 거주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통계의 개선도 요구

된다. 현재의 완전월세 개념에 기초한 월세가격지수는 대다수 보증부 월세 가구의 부

담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월세로의 전환이라는 현상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가구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좀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월세 상한제 시행은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보증부 월세제도하에서는

보증금과 임대료 혹은 월세이율 등 어느 부분에 상한을 설정해야 하는지 설계가 매

우 복잡해지게 된다. 더욱이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상황에

서 상한의 설정이 시장의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거나 변화의 흐름을 제한하는 역

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www.lg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