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학 연구 · 2019. 11. 6. · ‘뿌라나’라는 말은 브라흐마나 (brāhmaṇ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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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학 연구 제17호(2017년 4월) 한국요가학회 한국요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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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가학 연구제17호(2017년 4월)

    한국요가학회

    한국요가학회

  • Korean Society of Yoga Studies

    President Seo, Jong-soon(Wonkwang Digital University)

    The Journal of Yoga StudiesNo. 17. (April, 2017)

    Editor in Chief Park, Kwangsoo Wonkwang University

    Editors Kim, Jae-Min Dongguk University

    Kim, Seong-Cheol Geumgang University

    Lim, Seung-Taek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Cho, Ok-Kyeong Seoul University of Buddhism

    Jung, Mi-suk Dongbang University

    Kwak, Mi-Ja Choonhae College of Health Sciences

    Professor Park, Kwangsoo

    Office of the Editorial Board, Korean Society of Yoga Study

    Kyohak College, Wonkwang University

    Iksandaero 460, Jeonbuk

    South Korea (54538)

    Office Tel.: +82-63-850-7169

    Cellular Phone: +82-10-9866-7974

    Email : [email protected]

    Homepage: www.k-yoga.org

    한국요가학회

  • 4

    │권두언┃

    요가학회 가족 여러분

    2017년 요가의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날이 성장하고 커지는 요가의 대규모 행사와 축제, 컨퍼런스가

    이곳저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요가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지원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역간 경계가 무색하고 국가간 경계가

    문제되지 않는 요가월드는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원하는 세계인들의

    공동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요가월드가 커지는 만큼 요가연구도

    깊어지고 넓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국에서 요가연구의 역사가 길지 않는 어려운 조건에도 많은

    분들이 좋은 논문들을 보내주셨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대학원에

    요가학과를 두고 있는 인도 망갈라대학에서 두 분이 투고를 해주셔서

    해외간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원전연구 관련 문을식 교수님의 「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는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부분을 연구하셨고,

    아직 한국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박띠요가의 연구는

    「박띠는 ‘믿음’(śraddhā)인가, ‘사랑’(preman)인가?」(원광대 장지영님)에서

    귀한 요가영역을 연구해 주셨습니다. 하타요가 그 중에서도 아사나

    에 편중된 요즘의 요가풍토에 이러한 학문적 연구는 요가 연구의

    지평을 넓혀 요가인들에게 요가의 풍요로움을 알려주는 계기가 될

    4

  • 5

    것입니다. 또한 요가의 다양한 시도가 의미 있는 「요가에서의 신체

    자각이 정서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서불대 장진아님)도

    연구해 주셨습니다.

    해외논문으로서 Mr. Hrushikesha P, Dr. K. Krishna Sharma의 「Effect

    of Yoga Therapy on the CD4 Counts and Haemoglobin among HIV

    infected Subjects Effect of Yoga Therapy」는 실험논문을 쓰시고 있는

    분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입니다. AJITHESHA N H교수의 “YOGA

    THERAPY AS AN ALTERNATIVE MEDICINE IN MODERN ERA”도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인정과 긍정 위에서 부족한 점, 개선할 점,

    미래지향점을 찾아 조금 더 나은 요가계가 되도록 하였으면 합니다.

    이번 요가학연구 발간에 공이 많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요가학회

    문제관련 부회장님과 임원진 여러분 모두 의견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좋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편집이사이신 박광수 교수님 총괄해주

    시고 논문심사까지 고생하셨습니다. 안필섭 학술이사님 늘 학술대

    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심준보 총무이사님

    두루두루 모든 관련 업무를 총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순규

    총무간사님 필요한 손길마다 아끼지 않고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편집의 일을 도우신 장소연 간사님 고맙습니다.

    끝으로 귀한 옥고를 주신 필진 여러분 요가학연구를 빛내주셔서 감

    사드립니다. 심사위원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요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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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연구가 요가인 모두에게 귀중한 자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봄에 어울리는 라마끄리슈나의 메시지를 담아봅니다.

    발바닥에 가시가 박히면

    또 다른 가시로 그 박힌 가시를 뽑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혜의 가시로 무지의 가시를 뽑아버려야 한다.

    그리하여

    진리를 깨닫게 되면 가시는 둘 다 버리게 된다.

    무지의 가시뿐 아니라

    지혜의 가시마저도 버리게 된다.

    2017년 4월 28일

    원디대 서울캠퍼스에서

    한국요가회 회장 서종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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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제17호, 2017년 4월)│

    ■ 권두언 / 서종순(학회장)·4

    제1부 연구 논문 문을식(서불대) 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_11 장지영(원광대) 박띠는 ‘믿음’(śraddhā)인가,

    ‘사랑’(preman)인가? _41

    장진아(서불대) 요가에서의 신체 자각이 정서 조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 _67

    Mr. Hrushikesha P., Dr. K. Krishna Sharma

    Effect of Yoga Therapy on the CD4 Counts and

    Haemoglobin among HIV infected Subjects Effect

    of Yoga Therapy _96

    제2부 기고 논문 AJITHESHA N H YOGA THERAPY AS AN ALTERNATIVE

    MEDICINE IN MODERN ERA _113

    제3부 북리뷰 정승석 『요가사전』 _123

    한국요가학회 회칙 회칙과 규정 _127 심사 규정 _136

    투고규정과 원고작성 원칙 _140 연구윤리규정 _150

    휘보 _156 후원금 현황 _158 기간호 목록 _159

    임원 _166

  • 연구 논문

    제1부

  • 문을식(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email protected]

    국문초록

    『바가바따 뿌라나』는 18종류 대뿌라나 가운데 가장 중요한 뿌라나

    의 하나로, 대략 9-13세기쯤에 작성되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의 사상

    적 주류는 베단따 사상이다. 상캬 철학은 무신론이지만 『바가바따 뿌라

    나』는 힌두들에게 힌두 신앙의 토대를 제공하는 민중적인 신앙복음서로

    서 유신론적 경향을 띤다. 그럼에도 『바가바따 뿌라나』에 보이는 상캬

    사상은 고전 상캬 철학과 유사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고전 상캬

    철학은 25원리로 체계적으로 말하지만, 이것은 여러 원리들을 제시하며

    각기 약간씩 다른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바가바따 뿌라나』와 상캬 철

    학에서 차이를 보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가바따 뿌라나』에서는 최고자아(Brahman)를 첫 원리로 세우

    지만, 상캬 철학에서는 뿌루샤와 쁘라끄리띠의 두 원리를 최고 원리로

    본다.

    둘째, 보편적 자아는 질료인이면서 동력인이라고 하는데 상캬 철학에

    서는 쁘라끄리띠가 질료인이라면 뿌루샤는 동력인이다.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Īśvarakṛṣṇa의 Sāṃkhya Kārikā의 상캬 사상과 관련하여 -

  • 12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셋째, 『바가바따 뿌라나』는 유신론적 경향을 띠어 자재신 이슈바라와

    순수정신 뿌루샤를 동격으로 보지만 상캬 철학은 유신론적인 신격을 안

    정하지 않는다.

    넷째, 『바가바따 뿌라나』는 세 속성들의 평형상태가 깨져 전개되어

    나올 때의 결과들이 상캬 철학과는 다르게 설명한다.

    다섯째, 『바가바따 뿌라나』는 다섯 지각기관이나 다섯 행위기관에 대

    한 설명은 자세하나 다섯 미세원소나 다섯 거친 원소에 대한 설명은 구

    체적이지 않다.

    여섯째, 불이일원론 베단따 개념인 환영과 시간 정신 등과 같은 용어

    들이 자주 등장하며, 이것을 상캬 사상과 결부시켜 설명을 시도하지만,

    이것은 상캬 사상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요소들이다.

    이와 같이 『바가바따 뿌라나』와 상캬 철학에 담긴 내용은 베단따의

    입장에서 상캬의 사상적 요소를 포용하려는 의도가 『바가바따 뿌라나』

    안에 깔려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주제어: 바가바따 뿌라나, 상캬 철학, 뿌루샤, 쁘라끄리띠, 다섯 지각기

    관, 다섯 행위기관, 세 속성

    Ⅰ. 들어가는 글

    Ⅱ. 바가바따 뿌라나의 이해

    Ⅲ. 바가바따 뿌라나에서 상캬 사상

    Ⅳ. 나가는 글

    목차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13

    Ⅰ. 들어가는 글

    뿌라나(Purāṇa)는 2대 대서사시 『마하바라따(Mahābhārata)』1)(서력 전 400~

    서력 후 400년 무렵)와 『라마야나(Rāmāyaṇa)』(서력 전 2세기 무렵)가 성립된 뒤

    에 이들과 관계되는 여러 종교와 철학적인 문제들을 더욱 발전시켜서

    성립된 힌두교 성전의 하나다. 뿌라나(purāṇa)는 본래 ‘옛 이야기’(purāṇam-

    ākhyānam)2)를 의미하며 종교문학의 고유명사로 정착되어 있다. ‘뿌라나’는

    ‘다섯 번째 베다(pañcama Veda)’3)인 ‘보통사람들의 베다’로 불릴 정도로 힌

    두교의 대중적인 성전이고, 인도의 민간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오

    늘날 인도인의 정신생활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백과사

    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4) 뿌라나는 수따(Sūta)라고 불리는 방랑시인들이

    부른 시구로, 주로 사원이나 성지 등에서 불려졌다. 이에 18종류가 전해

    오고 있다.5)

    1) 『마하바라따』는 넓게 보면 『바가바드 기따(Bhagavad Gītā)』도 포함된다. 왜냐하면 그의 내용이 『마하바라따』의 제 6편 「비쉬마품」 제25~42장까지 전체 18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둘을 서로 구분하여 따로 보고 있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다음을 참고. 문을식(2012), pp.52~6 참조.

    2) 스가누마 아키라(菅沼晃, 1982), p.92.3) T.M.P. Mahadevan(1984), p.35.4) Georg Feuerstein(1990), p.279.5) 18 대뿌라나(MahāPurāṇa)는 다시 삿뜨바(sattva), 라자스(rajas), 따마스(tamas)의 세 속성

    (trivguṇas)을 지닌 삼신일체(tri mūrti)인 비슈누(Viṣṇu), 쉬바(Śiva), 브라흐마(Brahmā) 신과 관련지어 나누어 말한다. 첫째 우주를 지탱하고 유지하는 비슈누 신은 삿뜨바(sattva) 속성에 속하는 비슈누 신에 관한 뿌라나이고, 우주를 창조하는 브라흐마는 라자스 속성을 지닌 브라흐마 신에 관한 뿌라나이며, 그리고 우주를 창조적으로 파괴하는 쉬바 신은 따마스 속성과 관련시키는 쉬바 신에 관한 뿌라나로 구분한다. 이들 각각에는 6개 뿌라나가 있다. 1. 삿뜨바 속성을 지닌 비슈누 신에 속하는 뿌라나: ⑴ 비슈누(Viṣṇu) 뿌라나(23,000개), ⑵ 바가바따(Bhāgavata) 뿌라나(18,000개), ⑶ 나라다(Nārada) 뿌라나(25,000개), ⑷ 가루다(Garuḍa) 뿌라나(19,000개), ⑸ 빠드마(Padma) 뿌라나(55,000개), ⑹ 바라하(Varāha) 뿌라나(24,000개)가 있다. 2. 라자스 속성을 지닌 브라흐마 신에 속하는 뿌라나: ⑴ 브라흐마(Brāhma) 뿌라나(25,000개), ⑵ 브라흐마바이바르따(Brahmavaivarta) 뿌라나(18,000), ⑶ 브라흐만다(Brahmāṇḍa) 뿌라나

  • 14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뿌라나’라는 말은 브라흐마나(Brāhmaṇa), 또는 우빠니샤드(Upaniṣads)

    와 같은 옛 문헌 안에서는 역사시(itihāsa)와 연결시켜 설명하였다. 옛날부

    터 뿌라나는 일반적으로 다음 다섯 가지 특징/주제를 가지고 있다. ⑴창

    조(創造, sarga): 우주의 창조, ⑵재창조(再創造, pratisarga): 우주의 주기적인 파

    괴와 재건, ⑶계보(系譜, vaṃśa): 신과 성선(聖仙, ṛṣi)의 계보, ⑷마누의 시기

    (manvantari): 최초의 인간 마누부터 시작하는 인류기(人類紀), ⑸왕조의 역

    사(vaṁśānucarita): 태양족[日族, Sūrya Vaṃśa]과 달족[月族, Candra Vaṃśa]의 가계에

    서부터 신고(新古)의 왕조 역사가 그것이다.6)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이하 Bh-p로 약칭)는 18개 대 뿌라나(Mahāpurāṇa) 가운데 가장 중요한 뿌라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도 뿌

    라나들이 모두 힌두교의 종파적 문헌들이기 때문인지 한국에서는 별로

    연구된 적이 없다. 이 뿌라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검색하여 찾

    은 Bh-p에 대한 국내 연구로는 류경희 박사의 「비슈누파 뿌라나에 나타

    나는 종교 사상과 의례의 성격」이라는 1편의 연구논문밖에 찾지 못하였

    다. 이 논문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힌두교 사상과 힌두 의례의 성격

    에 대한 연구7)이다. 이 논문은 베단따 사상 등과 같은 어떤 특정한 사상

    (12,000), ⑷ 마르깐데야(Mārkaṇḍeya) 뿌라나(9,000), ⑸ 바이비쉬야(Bhaviṣya) 또는 바이비쉬야뜨(Bhaviṣyat) 뿌라나(14,000개), ⑹ 바마나(Vāmana) 뿌라나(10,000개)가 있으며, 3. 따마스 속성을 지닌 쉬바 신에 속하는 뿌라나: ⑴ 바유(Vāyu) 뿌라나(14,000개), ⑵ 링가(Liṅga) 뿌라나(12,000개), ⑶ 스깐다(Skanda) 뿌라나(84,000개), ⑷ 아그니(Agni) 뿌라나(12,000개), ⑸ 맛스야(Matsya) 뿌라나(13,000개), ⑹ 꾸르마(Kūrma) 뿌라나(8,000개) 등이 있다. 이상은 주뿌라나인 마하(Mahā) 뿌라나라고 한다면, 부뿌라나인 우빠뿌라나(Upapurāṇa)도 18종류가 있다. 곧 사나뜨꾸마라(Sanatkumāra), 나라싱하(Nārasiṃha), 나라디야(Nāradīya), 쉬바(Śiva), 바루나(Varuṇa), 두르바사스(Durvāsas), 까삘라(Kāpila), 마나바(Mānava), 우샤나스(Uśanas), 바루나(Vāruṇa), 깔리까(Kālika), 삼바(Sāmba), 사우라(Saura), 아디뜨야(Āditya), 마헤슈바라(Maheśvara), 데비바가바따(Devībhāgavata), 바시슈타(Vāsiṣṭha), 비슈누다르못따라(Viṣṇudharmottara), 닐라마따(Nīlamata) 뿌라나 등 18 종류 뿌라나가 있다. 여기서 괄호 안의 숫자는 전체 구절의 수이다. 이들 대뿌라나 18종류와 부뿌라나 18종류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 문헌들을 참고하면 유익하다. Vettam Mani(2010), pp.617-9; 스가누마 아키라(문을식 역, 2003), p.112.

    6) 스가누마 아키라(문을식 역, 2003), pp.110~11.7) 현재 힌두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들은 비슈누, 쉬바, 여신(śakti: 쉬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15

    을 연구하지 않고, 비슈누 파 문헌 가운데8) 이 Bh-p에 나타난 사상과 의

    례에 대한 성격을 개괄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논문은 비슈누 파에 속하는 Bh-p에 보이는 상캬 사상을 상

    캬 철학의 근본 교설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오는 이슈바라끄리슈나의

    『상캬 까라까(Sāṃkhya Kārikā)』(이하 SK로 약칭)의 내용과 대비하여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Ⅱ. 바가바따 뿌라나의 이해

    18개 주요 뿌라나들 가운데 비슈누 파에 속하는 주요 뿌라나들로는

    비슈누 뿌라나와 Bh-p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가운데서 Bh-p가 비

    슈누 뿌라나의 핵심 내용들을 담고 있어 주요한 뿌라나 문헌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9), 달리 『슈리마드 바가바따(Śrīmad Bhāgavata)』라고도

    불린다. 주요 뿌루나들은 동시에 성립되지 않고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성

    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면 이들 뿌라나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 Bh-p

    는 언제쯤 성립되었을까? 성립 연대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주장

    하고 있다. 벳땀 마니(Vettam Mani)에 따르면, ‘이 뿌라나를 지은 사람은 13

    세기에 살았던 발라데바(Baladeva)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

    바 신의 여성력으로 숭배를 받는 여신)들이다. 그리고 이 신들을 각각 최고의 신으로 신봉하는 비슈누 파(Vaiṣṇava, Vaiṣṇavism), 쉬바 파(Śaiva, Śaivism), 샥따 파(Śākta, Śāktism)가 힌두교의 3대 종파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 3대 종파의 문헌은 각각 상히따(Saṃhitā), 아가마(Āgama), 그리고 딴뜨라(Tantra)이다.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을 참고. 스가누마 아키라(문을식 역, 2003), pp.113~4.

    8) 이 뿌라나는 비슈누 파에 속한 것이지만, 그것을 특별히 바가바따(bhagavata)라는 이름으로 찬탄한 것이므로 ‘비슈누 파’를 ‘바가바따 파’라고도 불리며 널리 알려져 신앙되고 있다. 스가누마 아키라(문을식 역, 2003), p.113.

    9) Vettam Mani(2010), p.617; Georg Feuerstein(1990), p.49; 류경희(2011), p.136.

  • 16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나 11세기에 생존했던 벵갈 지방 출신 바랄라세나(Vallālasena)의 몇몇 저술

    안에 인용되고 있기 때문에 13세기에 지어졌다는 설과 충돌한다고 하며,

    정확하게 연대를 말하고 있지 않다.’10) 게오로그 호이에르스타인(Georg

    Feuerstein)은 750년 무렵에 지어졌다고 하고, 스가누마 아키라는 10세기 무

    렵이라고 한다.11) 그러나 타가레(Tagare)는 이 뿌라나의 연대와 저자를 말

    하면서 ‘성립연대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다양한 견해들이 존재

    한다’고 말하면서, 가장 이르게는 Dikshitar의 300년설부터 가장 늦게는

    Burnoof, Wilson, Colebrook 등의 1300년설까지 열세 가지 다른 연대를

    제시하고 있다. Tagare는 이들 가운데 10세기, 또는 9세기 무렵에 지어진

    것을 가장 일반적인 성립연대로 보고 있다.12) 따라서 앞의 네 학자의 견

    해를 종합하더라도 정확하게 몇 세기에 지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

    지만 어림잡아 9~13세기 무렵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Bh-p의 구성은 12편(skanda) 18,000구절(śloka: 4×8=32음절)로 이루어져 있

    다. 주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다루고 있다. 제 1편은 저자로 언급되는

    븨야사(Vyāsa)가 Bh-p를 쓴 과정과 비슈누 신의 활약과 화신(化身, avatāra)에

    대해 듣는 것의 이점들. 제 2편은 상캬(Sāṃkhya) 철학의 창조 이론과 신의

    다양한 현현. 제 3편은 최고 진리와 개아(jīva)의 본성, 상캬, 요가와 신애

    (bhakti) 요가에 대한 가르침. 제 4-9편은 신의 나타남과 고대 왕조에 대한

    많은 신화들. 제 10편은 비슈누의 화신인 끄리슈나의 생애에 대한 긴 설

    명, 곧 브린다반(Vrindavan)에서 소년 시절과 소치기 소녀(Gopī)들과의 에로

    틱한 놀이, 끄리슈나가 깡샤(Kaṃśa)와 전투에서 승리한다는 이야기, 신의

    초월과 내재 문제. 제 11편은 샹캬 요가 사상과 세 속성에 대한 설명, 해

    탈의 세 가지 길을 다룬다. 끝으로 제 12편은 9편의 왕조사를 다시 서술

    10) Vettam Mani(2010), p.617.11) 스가누마 아키라(문을식 역, 2003), p.113.12) G. V. Tagare trans(1978), Introduction ⅹⅹⅹⅳ -ⅴ.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17

    하고 Bh-p가 최고의 뿌라나13)라고 끝을 맺고 있다.14)

    위의 각 편 주제들에서 보듯이, Bh-p는 베단따 사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서 그에 버금가게 요가와 상캬의 가르침도 가득 차 있다.15)

    따라서 Bh-p에 나타난 상캬 사상을 정통 상캬 사상의 근본경전으로 취

    급받고 있는 『상캬 까리까』의 내용과 대비하며 논의를 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주로 제 3편과 제 11편에 나오는 내용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다.

    Ⅲ. 바가바따 뿌라나에서 상캬 사상

    1. 뿌루샤와 쁘라끄리띠

    제 11편 24장은 상캬 요가에 대한 설명으로 되어 있다. 상캬 요가

    (Sāṁkhya yoga)의 가르침을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은 주재자의 말이 있어 주

    목된다. “이제 [까삘라와 다른 성인들과 같은] 옛 성인들이 분명히 결정적으

    로 알아낸 상캬교설을 당신에게 완전하게 설명해 주겠다. 이것(상캬 철학)

    을 실현함으로써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과 다른 것 등 사이의] 잘못된 차이

    의 개념에 의해 일어나는 [즐거움과 고통 등과 같은 이원성의 형태에서 벗어나]

    환영(幻影, māyā)을 즉각 소멸할 수 있다.”(Bh-p.11.24.1)16) 이 말은 SK.1-2게

    송을 생각나게 한다. 거기에는 지금까지 수많은 가르침들은 인생의 모

    13) Bh-p.12.13.14~23.14) 류경희(2011), p.140.15) Georg Feuerstein(1990), p.49. Bh-p에는 빠딴잘리의 요가 수뜨라(Patañjala Yoga sūtra)에

    나오는 8가지 요가(aṣṭāṅga yoga)의 내용도 44개 시구로 보인다(3.28.1~44). 물론 여기에 나오는 것은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16) ( )의 내용은 부연 설명하는 것이라면, [ ]의 내용은 원문에 없는 내용을 필자가 보충한 것임.

  • 18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든 괴로움[一切皆苦]을 다 없앨 수 있다고 하였지만 그것들은 확실한 것도

    궁극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상캬

    교설은 나타남[顯現, vyakta, buddhi/mahat 이하 23원리], 아직 나타나지 않음[未顯

    現, avyakta, mūla prakṛti=pradhāna]과 아는 자(jñā, puruṣa)의 차이를 식별하는 뛰

    어난 수단(viveka khyāti, 식별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든 괴로움을 다

    없앨 수 있다고 SK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 가지 괴로움17)의 압박 때문에 그것들을 없애는 원인(수단)에

    대한 탐구가 있다. 만약 [괴로움을 소멸하는 수단은] 이미 알라져 있어 그

    것(탐구)이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이미

    아는 원인/수단은] 확실한 것도 궁극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전승

    된 것(베다)도 이미 알려져 있는 것(수단)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괴로움

    을 소멸시키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부정이나 소멸이나 우열(優

    劣)에 관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과 정반대의 것이 한층 뛰어나

    다. [왜냐하면 이 뛰어난 수단은] 현현, 미현현, 아는 자를 구별하기 때문

    이다.”(SK.1-2)18)

    여기서 현현(vyakta), 미현현(avyakta), 아는 자(jñā) 가운데 ‘현현’은 지성

    적 마음(buddhi) 이하 23원리(tattva)들, ‘미현현’은 근본 물질원리(mūla prakṛti,

    pradhāna)라면, ‘아는 자’는 순수정신인 뿌루샤(puruṣa)인데 이들 셋이 다르

    17) 모든 주석서에는 의천고(依天苦, ādhidaivika), 의내고(依內苦, ādhyātmika), 의외고(依外苦, ādhibhautika). 여기서 의천고는 추위, 더위, 바람, 비, 천재지변 등에 의한 괴로움이고, 의내고는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둘로 나누어지는데, 신체적인 괴로움은 바람에 의한 병, 열병, 가래의 불균형에 의해 생기는 괴로움이고, 정신적인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원수와의 만남, 얻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함으로써 오는 괴로움이 있다. 의외고는 외적인 원인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사람, 짐승, 조류, 뱀, 초목 등에 의해 생긴 괴로움이 있다. 『금칠십론』, p.1245a.

    18) “duḥkhatrayā’bhighātāj jijñāsātad-abhighātake hetau, dṛṣṭe sā’pārthācen nai’kāntā’tyantato ’bhāvāt. dṛṣṭavad ānuśra-vikaḥ, sa hy aviśuddhi-kṣayā’tiśaya-yuktaḥ, tad-viparītaḥśreyān, vyaktā’vyakta-jña-vijñānāt”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19

    다고 식별해 알 때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상캬 철학을 실현함으로써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과 다른 것

    들 사이의 잘못된 차이의 개념으로 일어나는 즐거움과 고통 등과 같은

    이원성의 형태에서 벗어나 환영을 즉각 소멸할 수 있다.’고 하는 표현은

    SK와 표현에서 다를지 모르지만, 둘 다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런데

    환영은 상캬 철학이나 요가철학보다는 불이일원론(advaita-vāda) 베단따 학

    파에서 주로 사용된 용어이다.19) 그것은 현상세계는 참된 세계가 아니고

    허깨비처럼 거짓으로 나타난[假現된, vivarta] 세계임을 나타낸 것이다. 그

    러므로 이런 환영으로부터 벗어나면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참 자

    아/최고 자아가 나타나는 진실한 세계가 실현된다고 본 것이다.

    Bh-p에는 상캬 요가적 요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그것의 기본

    조류는 대체로 베단따적이다. 왜냐하면 뿌루샤나 쁘라끄리띠는 요가철

    학이나 상캬철학의 이원론에서는 최고원리의 2대 원리로 보지만 불이일

    원론 베단따 학파에서는 그들은 유일한 실재인 브라흐만(Brahman)이라는

    보편적 자아/최고 자아(paramātman)에 종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

    다.(Bh-p.11.24.3) 따라서 지금부터는 뿌루샤, 쁘라끄리띠20) 그리고 현현들

    을 차례로 살펴보면서 SK의 내용과 어떤 것이 같고 다른 지를 고찰하고

    자 한다.

    19) 불이일원론 베단따의 선구자로 알려진 가우다빠다(Gauḍapāda, 7세기)의 편저로 전하는 『만두꺄 까리까(Māṇḍūkya kārikā)』(이하 게송의 표시는 GK로 약칭)에서 찾을 수 있다. GK.1.16에서 마야는 무지(avidyā)이고 시작도 없는 무지(anādi avidyā)의 잠에서 깨어날 때 불생(不生, aja), 둘이 아닌(advaita) 제4위(turīya)에 이른다고 한다. 또 GK.4.58에서는 “발생한다[라고 생각되는] 모든 존재는 진실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들의 발생은 māyā와 같다. 그리고 그 māyā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dharmāya iti jāyante jāyante te na tattvataḥ, janma māyopamaṁteṣāṁsāca māyāna vidyate)”라고 하여 마야가 어떤 의미이고, 그 특성이 무엇인지를 잘 밝혀주고 있는 게송으로 보이며, 그것은 곧 현상과 진실이 둘이 아니고 본질적으로는 하나라는 불이일원론적 사고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20) 이 글에서 쁘라끄리띠는 근본 물질원리인 pradhāna(勝因)이므로 이하에서는 pradhāna나 mūla prakṛti로 쓰지 않고 모두 쁘라끄리띠로 쓸 것임을 밝혀둔다.

  • 20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1) 뿌루샤

    Bh-p에서는 상캬철학과 마찬가지로 개아(jīva)는 최고 자아가 투사되

    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로부터 이원론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아

    는 자’와 ‘아는 자의 인식대상’의 둘이다.21) 여기서 ‘아는 자’는 뿌루샤이

    고 ‘그것의 대상’은 쁘라끄리띠라고 하며, 그들은 환영의 형태로 현상세

    계에서 이원론을 이룬다고 말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실재인 브라흐만

    은 언어와 마음의 영역을 초월한다.22) 그것은 마야 형태로 이원적 존재

    인 것처럼 되어 그것이 개아에 반영된 것이다. 둘 가운데 하나는 [원인

    과 결과라는] 양면을 가지고 있는 쁘라끄리띠이다. 다른 측면은 인식자이

    고, 그것을 뿌루샤로 표시한다.”(Bh-p.11.24.3-4) 여기서 미현현인 쁘라끄리

    띠가 원인과 결과라는 양면을 지닌 인식 대상이라면, 뿌루샤는 인식자이

    다. 그러므로 SK에서는 뿌루샤는 쁘라끄리띠로부터 전개해 나오는 현현

    들과 어떤 면에서 다르고, 또 어떤 면에서는 같다고 말하고 있다. 뿌루

    샤는 다수이지만 쁘라끄리띠는 하나이고, 현현은 다수이다. 그래서 뿌루

    샤는 쁘라끄리띠와 다르고, 현현과는 같다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현현

    은 세 속성이고, [3속성과] 분리되지 않고, [인식주체가 아니고 인식] 대상이고,

    [모든 뿌루샤에] 공통되고, 정시적인 것이 아니고, 능동적인 생산성을 가지

    고 있다. 쁘라다나는 [앞의 여섯 가지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23)] 같다. 뿌루샤는

    그것과 정반대이지만 [어떤 점에서는] 같다.”(SK.11)24)

    또한 쁘라끄리띠가 관조의 대상이라면 뿌루샤는 관조자(sākṣin)이

    21) Ganesh Vasudeo Tagare(1978), p.2071.22) 브라흐만은 불가언설/말로 표현할 수 없고(nirvacana) 불가사의한/생각이 미치지

    않는(acintya) 존재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우빠니샤드에서는 브라흐만 또는 아뜨만의 본질은 ‘아니다 아니다(neti neti)라는 말로 표현한다.

    23) SK.10, “hetu-mad anityam avyāpi sakriyam anekam āśritaṃliṅgam, sāvayavaṃparatan-traṃvyaktaṃ, viparītam avyaktam”

    24) “triguṇam aviveki viṣayaḥsāmānyam acetanaṃprasava-dharmi, vyaktaṃ, tathāpradhānaṃ, tad-viparī-tas tathāca pumān”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21

    다.(Bh-p.11.22.17; SK.19) 뿌루샤가 쁘라끄리띠를 관조하게 되면 그때부

    터 쁘라끄리띠는 강력하게 동요되고, 세 속성의 균형이 깨지면서 현상

    세계의 전개, 곧 Bh-p에서는 우주의 황금알의 창조가 시작된다고 한

    다. “태초에 우주를 창조할 때 쁘라끄리띠는 원인과 결과 둘의 기능

    을 갖는다. 그것의 속성들인 삿뜨바(sattva, 純質)와 다른 것들(라자스와 따마

    스)를 통해 그것은 창조된 존재 상태를 취한다. 반면에 뿌루샤는 증인

    (sākṣin)으로 남아 있다. 뿌루샤가 [쁘라끄리띠를] 힐긋 관조하면 [그것은] 뒤

    흔들리며 스며든 채로 존재하는 마하뜨(mahat)와 다른 원리들은 함께 결

    합하여 쁘라끄리띠에 의해 주어진 힘을 강화하여 우주의 알을 창조한

    다.”(Bh-p.11.22.17-8) 여기서 우주의 알(hiraṇya garbha; 황금태)은 베단따 전통

    과 요가학파 이전의 전통에서는 ‘처음 태어난 존재’로 보고 있다. 그것

    이 상캬 학파가 형성된 뒤 상캬 전통에서는 지성적 마음(buddhi), 또는 마

    하뜨(mahat)와 같은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25) 이러한 의미라면 상캬 학

    파에서 형이상학적 우주론에서 보는 것과 표현에서 차이가 있을 뿐 의

    미는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Bh-p를 번역한 Tagare는 한정불이일원론 베단따 학파의

    “Vīra-rāghava’s Bhagavata Candrikā, a Com. on the Bhāgavata Purāṇa”의 내용을 인용하여, “뿌루샤는 개아이다. 그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물들

    을 비출 때 그는 스스로 빛나는 존재로 여긴다. 무생물(jaḍa)이 비추는 것

    과 달리, 그의 인식은 자신과 다른 것들이 의식이 되므로 자신에 쓸모

    가 있다. 그는 몸, 감각기관들, 감각적 마음, 다섯 생기들이라 결과물을

    갖는 쁘라끄리띠와 다르다. 그러므로 그는 쁘라끄리띠의 삿뜨바 속성과

    다른 속성들로부터 자유롭다. 그는 브라흐마 신에서 풀잎까지 거친 몸

    (sthūla śarīra)과 미세한 몸(sūkṣma śarīra)에 들어감으로써 온 우주에 스며들어

    25) Georg Feuerstein(1990), p.140.

  • 22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있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뿌루샤가 개아라는 것은 상캬적으로

    이해한다면, 이 둘은 다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것으로 이

    해된다. 왜냐하면 먼저 2대 원리의 하나로서 독존 상태(kaivalya)의 뿌루샤

    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아직 독존상태가 되는 않는 윤회상태(saṃsāra), 곧

    쁘라끄라띠와 결합되어 있는 상태라면 뿌루샤는 아직 해탈하지 못한 개

    아의 수만큼 여럿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후자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

    된다. 또한 SK이든 Bh-p든 둘 다 뿌루샤는 다른 어떤 것으로부터 창조되

    지 않는 것이라든지, 또는 시작이 없이 영원하며 속성이 없다고 하는 설

    명은 SK와 같은 것26)으로 이해된다.(Bh-p.3.26.3; SK.1127))

    2) 쁘라끄리띠

    상캬 철학의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쁘라끄리띠이다. 이것은

    뿌루샤의 관조를 통해 세 속성의 균형상태가 깨지면서 전개를 시작한

    다.(Bh-p.11.22.18) Bh-p에서 상캬의 우주론은 제11편 24장에 설명되고 있

    다. Bh-p.11.24.3~4에는 “전체 무차별적인 실재인 브라흐만은 언어와 마

    음의 영역을 초월한다.28) 그것은 마야 형태로 이원적 존재인 것처럼 되

    어 그것이 개아에 반영된 것이다. 둘 가운데 하나는 [원인과 결과라는] 양

    면을 가지고 있는 쁘라끄리띠이다……”라고 하며, SK와 달리 브라흐만

    이라는 궁극적 실재가 개아에 반영되어 뿌루샤와 쁘라끄리띠로 나타난

    다고 말한다. 나아가서 쁘라끄리띠는 브라흐만을 강력하게 뒤흔들고 뿌

    루샤의 관조로 쁘라끄리띠의 세 속성은 균형상태가 깨져 전개한다. 앞

    26) G. V. Tagare(1978), p.367.27) 뿌루샤는 SK.11에서 말하고 있는 현현과 같은 점은 뿌루샤나 현현들은 여럿이라

    는 것뿐이고 나머지는 그것들과 정반대이다. 곧 세 속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그것들과 분리되어 있으며, 인식주제이고,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인 본성으로 하고 있다. 또 영구적이기 때문에 시작이 없고, 인과관계를 넘어선다.

    28) 각주 22.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23

    의 두 문장은 SK의 상캬 사상과 다르다. SK에서는 단지 뿌루샤가 쁘라

    끄리띠의 관조를 통해 세 속성의 균형상태가 깨짐으로써 현상세계가 전

    개된다고 하는데 반해, Bh-p에서는 그것과 함께 브라흐만이라는 보편적

    궁극적 실재가 강력하게 뒤흔듦과 함께 뿌루샤의 관조를 말하고 있다.

    Bh-p의 설명은 불이일원론 베단따의 입장과 상캬 철학의 이원론이 혼용

    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쁘라끄리띠는 아직 전개되지 않는 미현현 상태이다. 다시 말해 그것

    은 삿뜨바(sattva), 라자스(rajas), 따마스(tamas)라는 세 속성(tri-guṇa)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이 세 속성은 참 자아의 속성이 아니라 쁘

    라끄리띠의 속성이다.(Bh-p.11.22.12) 따라서 참 자아는 속성이 없다. 마찬

    가지로 뿌루샤도 속성이 없기 때문에(SK.11) 쁘라끄리띠와 다르다. 따라

    서 Bh-p.11.22.29에서 ‘쁘라끄리띠는 뿌루샤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쁘라끄리띠는 세 속성의 평형상태가 깨짐으로써 이 현상세계

    가 창조되어 변화의 지배를 받지만, 뿌루샤는 변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

    한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참 자아는 쁘라끄리띠의 현현들에 의해 알려

    진다면, 쁘라끄리띠는 참 자아에서 발견된다. 그래서 ‘나’라는 개아의 개

    념은 쁘라끄리띠와 참 자아가 함께 있을 때만 알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둘이 함께 있지 않고 분리되어 있다면 ‘개아’라는 개념은 성립되지 않는

    다. 또한 쁘라끄리띠가 참 존재(sat)의 질료인과 뿌루샤의 버팀목이라는

    말은 상캬철학과 서로 소통할 수 있지만, 시간 정신(time spirit)이 그것의

    현시자라는 것은 상캬 철학에는 언급되지 않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래

    서 브라흐만인 참 존재는 쁘라끄리띠, 뿌루샤와 시간으로 이루어졌다(Bh-

    p.11.24.19)고 하는 구절은 상캬 철학에서는 생소한 내용이다.

    Bh-p.3.26.15-7에 따르면, “시간(kāla)은 25번째 원리이고, 시간은 자

    재신(Īśvara)의 초인적인 힘으로 여긴다. 시간은 쁘라끄리띠의 지배를 받

  • 24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는 개아에게 죽음이나 윤회와 같은 두려움을 준다고 한다. 시간 때문

    에 그 자신을 몸과 동일하게 보는 ‘자기에 대한 집착’(ahaṃkāra)에 현혹되

    는 것이다. 원래 평형상태에 있는 쁘라끄리띠의 아직 현현하지 않는 속

    성(avyakta guṇa)들에 동요를 일으키는 것이 ‘시간’이라고 명시한다.” 이 내

    용에서 보면, 시간은 유신론적인 자재신의 힘, 또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

    러나 상캬 철학은 무신론이기 때문에 그것과는 다른 관점이지만, 요가

    철학의 근본경인 『요가경(Yogasūtra)』(이하 YS로 약칭)29)과는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였듯이 이 뿌라나는 유신론인 비슈누 파

    에 속하는 문헌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그것에 상응하는 원리나 논리

    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정통 상캬 철학과는 다른 원리나 논리로 설명하

    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2. 다른 23원리들

    쁘라끄리띠는 속성들을 지닌 물질적인 존재의 최초 원인이다.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Bh-p는 유신론의 성격을 띤 종교문헌이고 상캬

    철학은 무신론의 철학이기에 둘 사이에는 유신론적이냐 무신론이냐 하

    는 가장 기본적인 면에서 차이를 볼 수 있다. 그런 진술은 세 속성들이

    현상세계에로 전개할 때 어떻게 되는가 하는 문제에서도 그것은 발견된

    다. Bh-p.11.24.5에서 “나에 의해 강력하게 동요된 채로 존재하는 쁘라

    끄리띠와 뿌루샤 모습을 띤 주재자의 관조에 의해 세 속성들은 전개된

    다.”(Bh-p.11.24.5)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라는 말과 ‘뿌루샤의 모습을

    띤 주재자’가 주목된다. 먼저 ‘나’는 베단따적인 이해로 보면, 보편적 자

    아인 브라흐만이다. 그런데 베단따 철학에서 이것은 브라흐만이 현상세

    29) YS.1.23~4; 이슈바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고. 문을식(2008).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25

    계의 질료인과 동력인이 다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상캬 철학적인 이해

    에서 보면, 속성이 없는 순수존재(nirguṇa sat)는 그것의 질료인과 동력인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상캬 철학에서는 속성이 없는 것으로부터 속성이

    있는 존재(saguṇa-sat)로 전개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캬철학

    에서는 ‘나’라는 절대 존재를 쁘라끄리띠보다 상위의 원리로 세우지 않

    는다. 뿐만 아니라 쁘라끄리띠와 뿌루샤는 이러한 불이일원론 베단따가

    부딪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상세계의 질료인과 동력인이라는 2대

    원리를 세운 것이다. 쁘라끄리띠는 그것의 질료인이라면, 뿌루샤는 그것

    의 동력인이다.

    그런데 같은 2대 원리를 세우는 요가철학에서 보면, 보완적인 원리로

    이슈바라(Īśvara)라는 자재신을 세운다. 그것은 브라흐만이나 뿌루샤의 속

    성이 없는 순수존재(nirguṇa-sat)에 속성을 가진(saguṇa) 신앙의 대상이 되는

    원리이다. 요가철학에서 보면, 그것은 YS.1.24에서 “이슈바라는 번뇌, 업,

    과보, 마음에 축적된 잠재력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수한 뿌루샤다.”30)

    라고 하여 ‘특수한 뿌루샤’(puruṣa viśeṣa)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에 대한 븨야사의 설명을 보면, “번뇌(kleśa)들이란 무지(avidyā), 자기에 대한 집착(as-

    mitā), 탐욕(rāga), 혐오(dvedveṣa), 생명에 대한 집착(abhiniveśa)[의 다섯 가지]가 있

    다.(YS.2.3)31) 업(karma)들이란 선(kuśala)과 불선(akkuśala)이고, 과보(vipāka)란 업

    들의 이숙과(vipāka phala, 異熟果)이며, 마음에 축적된 잠재력(karmāśaya)이란

    결과에 따르는 잠재인상(vāsanā)들이다. 그것들은 마음에서 진행되고 있지

    만 사실은 뿌루샤에 의해 지시된 것들이다. 왜냐하면 뿌루샤는 그 결과

    를 경험하는 자(bhoktṛ, 享受者)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이 경험의 결과를 인

    지하는 그 특수한 뿌루샤가 이슈바라다.”32) 이처럼 상캬와 요가철학에서

    30) “kleśa-karma-vipākāśayair aparāmṛṣṭaḥpuruṣa-viśeṣa īśvaraḥ”31) “avidyāsmitā-rāga-dveṣābhiniveśāḥkleśāḥ”32) YsBh.1.24; 비사야(정승석 역주, 2010), p.58.

  • 26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동력인은 뿌루샤이고, 뿌루샤는 질료인인 쁘라끄리띠를 관조함으로써

    현상세계의 전개가 시작된다고 하는 것이 상캬와 요가철학의 기본 입장

    이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문은 베단따적 요소와 상캬-요가적 요소가 혼

    합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Bh-p.11.22.11에서는 뿌루샤와 이슈바라는 조금도 차이가 없

    다고 말한다. 이 책을 번역한 Tagare는 뿌루샤를 영어로 번역하면서 ‘In-

    dividual Soul’로, 이슈바라는 ‘God’으로 영역하고 있다. 상캬 철학에서 뿌

    루샤를 2대원리의 하나로 볼 때는 순순한 의식으로서 ‘참 자아’로 보고,

    쁘라끄리띠와 결합되어 있을 때는 다수로 보는데 Bh-p에서는 아예 개아

    (jīva)와 같은 것으로 보고, 둘은 모두 지성적 마음과 의식을 특징으로 가

    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슈바라는 삿뜨바 속성에 내재해 있다고 한 사

    실로 미루어 보건대, 이런 사고는 『요가경』에서 이슈바라는 ‘특수한 뿌

    루샤’라고 한 것을 상기하면 둘 다 속성을 지닌 것으로 이해된다.

    1) 내적 기관과 외적 기관

    요가-상캬 사상에서 기관은 내적 기관(antaḥkaraṇa)과 외적 기관(bahiṣ-

    karaṇa)의 둘로 나누어진다. 내적 기관은 보통 ‘지성적 마음’(buddhi), ‘자기

    에 대한 집착’(ahaṁkāra, 아집), ‘감각적 마음(manas)’의 셋을 말한다. 이 셋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Bh-p에는 이와 다르게 설명하고

    있어 주목된다. 거기에는 세 속성들로부터 지성이 전개되어 나오는 것

    이 아니라 우주적 활동에 의해 특징짓는 첫 번째 변이/변화(vikāra)로서 수

    뜨라(sūtra)가 전개된다고 말한다. 곧 이어 우주적 지성인 대각(mahat)이 전

    개되는데 그때 대각은 수뜨라와 함께 전개되며33), 그것으로부터 ‘자기에

    대한 집착’이 전개되어 나오는데, ‘자기에 대한 집착’은 개아를 속인다

    33) ‘수뜨라’라는 개념은 고전 상캬 철학에서는 나오지 않는 개념이며, 그것은 순전히 Bh-p의 공헌이라고 한다. G. V. Tagare(1978), p.2072.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27

    (Bh-p.11.24.6)고 한다.

    이처럼 ‘자기에 대한 집착’은 개아를 속임으로써 현상 세계의 모든

    존재들이 세 속성의 유형에 따라 전개된다. “‘자기에 대한 집착’에는 세

    유형(sāttvika/vaikārika, rājasa/taijasa, tāmasa)이 있다. 그것은 본래 지성이 있는 것

    [생물]과 물질적인 것[무생물] 둘 다, 소리[聲], 접촉[觸], 맛[味], 향기[香], 형

    상[色]이라는 다섯 미세 원소(pañca tanmātra), 다섯 지각기관(pañca buddhīndri-

    ya), 다섯 행위기관(pañca karmendriya)과 감각적 마음(manas)의 원인(kāraṇa)이

    다.”(Bh-p.11.24.7) 또한 ‘자기에 대한 집착’은 현상세계의 원인이기 때문에

    그것이 지닌 세 속성은 어느 하나의 속성이 다른 두 속성들보다 세력이

    강할 때 각기 다른 전개양상을 띠게 된다.

    먼저 ‘자기에 대한 집착’의 세 유형들 가운데 ‘무지한 따마스적인 자

    기에 대한 집착의 유형’(tāmasa ahaṁkāra)으로부터는 다섯 미세 원소, 이들

    로부터는 허공, 바람 불, 물, 흙이라는 거친 다섯 원소(pañca mahābhūta)들

    이 전개된다. 둘째로 ‘동적인 라자스적인 자기에 대한 집착’(rājasa ahaṁkāra)

    으로부터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다섯 인식기관과 ‘언어

    기관, 손과 발과 같은 행동기관, 배설기관과 생식기관’이라는 다섯 행위

    기관이 생겨난다. 셋째로 ‘선한 삿뜨바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sāttvika

    ahaṁkāra)으로부터는 다섯 지각기관과 감각적 마음을 주재하는 11신격들

    이 전개된다.(Bh-p.11.24.8)고 한다. Bh-p를 가장 오래 전에 주석한 것으로

    전해오는 Bhāvāratha Dīpikā에 따르면, 11개 신격들은 1-4. 우주의 1/4를

    관장하는 신들, 5. 바람신(Vāyu), 6. 태양신(Sūrya), 7. 현명한 자(Pracetas)/바루

    나 신(Varuṇa), 8. 쌍둥이 동자 신(Aśvinīkumāras), 9. 화신(Indra), 10. 인드라 신

    의 다음으로 태어난(upendra) 비슈누 신(Viṣṇu), 11. 일월신(Prajāpati-Candra) 등

    이다.34) 이 내용은 상캬 철학의 SK의 내용과 대비하면, 몇 가지 점에서

    34) G. V. Tagare(1978), p.2073 각주1 재인용. 그런데 여기에 제시된 신들의 수는 정확히 맞지만, 원문이 없어 제대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 28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Bh-p에서는 선한 삿뜨바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11

    신격들이 전개되어 나온다고 하는데 반해, SK에서는 선한 삿뜨바 속성

    이 동적인 라자스 속성과 결합하여 감각적 마음, 다섯 지각기관과 다섯

    행위기관이 전개된다고 한다.(SK.25) 그때 ‘감각적 마음’은 내적 기관이

    지만 다섯 지각기관이나 행위기관은 외적 기관의 노릇도 하며, 이들 10

    기관들은 대상이 밖으로부터 들어올 때 안팎의 경계인 문(dvāra)이라면,

    ‘감각적 마음’은 ‘지성적 마음’과 ‘자기에 대한 집착’의 내적 기관과 함

    께 문을 통해 들어오는 감각자료들을 능동적으로 종합하여 정리하고 분

    석하고 확인하는 ‘문지기’(dvāri) 노릇을 한다고 한다. “지성적 마음은 다

    른 내적 기관(자기에 대한 집착과 감각적 마음)과 함께 [과거, 현재, 미래의] 모

    든 대상을 취해 파악한다. 이 때문에 내적 기관의 셋[지성적 마음, 자기

    에 대한 집착, 감각적 마음]은 문지기이고, 나머지 [외적 기관인 다섯 지각기

    관과 다섯 행위기관의 열 개 기관]은 문이다.”(SK.35)35)라고 말한다.

    둘째, 무지한 따마스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이 동적인 라자스 속

    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과 결합하여 선한 삿뜨바 속성보다 우세할 때는

    Bh-p와 SK의 내용이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만 Bh-p에서는 선한 삿뜨바

    속성보다 우세하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지만 전후 맥락으로 보았을 때

    서로 통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셋째, Bh-p에서는 동적인 라자스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다섯 지각기관과 다섯 행위기관이 전개되어 나온다고 하지만, SK에서는

    “[동적인 라자스 속성의] 열정적인 [자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양자(삿뜨바 속성

    과 따마스 속성의 것들)가 [출현한다].”(SK.25)라고 말하고 있어, 11개 기관들,

    냥 나열된 것만 세면 11신격이 되지 않고, 적게는 8개, 많게는 10개밖에 되지 않으므로 필자가 임의대로 번호를 붙여 맞추려고 한 것임을 밝혀둔다.

    35) “sā’ntaḥkaraṇābuddhiḥsarvaṃviṣayam avagāhate yasmāt, tasmāt trividhaṃkaraṇaṃdvāri, dvārāṇi śeṣāni”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29

    다섯 미세원소와 다섯 거친 원소들이 모두 출현한다고 본 것이다. 이것

    은 각각 선한 삿뜨바 속성과 결합할 때와 무지한 따마스 속성과 결합할

    때에 따라 달리 전개되어 나온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넷째, Bh-p에서는 선한 삿뜨바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11

    신격이 나온다는 내용은 무신론인 상캬 철학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

    내용이다. 그러므로 상캬 철학은 유신론적 성격을 지닌 Bh-p와는 다른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두 전적에서는 거의 같은 구조로 논의되고 있지만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신론적 성격의 문헌이냐 유신론적 성격의 문헌이냐에

    나타난다. 인도 사상과 문화는 후대로 내려올수록 헌신적인 신애(bhakti)

    등의 신앙이 성행함으로써 유신론적 성격이 강화되는 경향을 볼 수 있

    고, 또한 후대에 제작된 많은 힌두문헌들은 유신론적 성격을 강하게 띠

    고 있다.

    또 SK에서 ‘감각적 마음’은 내적 기관/사유기관으로서 분별(saṁkalpa)이

    다. 하지만 외적 기관 가운데 지각기관과 상응하면 지각기관이라고 하

    고, 행위기관과 상응하면 행위기관이기 때문에 두 기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 사실은 SK.27ab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자기에 대한 집

    착에서 변이한 11무리 가운데서) 감각적 마음은 [지각기관에서는 지각기능의 성

    질, 행위기관에서는 행위기관의 성질을 취하기 때문에] 양자의 성질을 지닌다.

    [그때 양 기관의 작용을] 분별할 수 있다. [또 다섯 지각기관과 다섯 행위기관과]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감각적 마음도 마찬가지로] 기관”36)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SK의 주석서 가운데 하나인 『금칠십론』에서는 “이러한 감

    각적 마음은 지각기관과 행위기관의 작용(vṛtti)을 분별할 수 있기 때문이

    36) SK.27ab “ubhayā’tmakam atra manaḥ, saṃkalpakam indriyaṃca sādharmyāt”

  • 30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다. …… 중략 …… 그렇다면 어떻게 이와 같은 감각적 마음을 기관이

    라고 할 수 있는가? 왜냐하면 그것은 10기관과 서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곧 10기관은 ‘자기에 대한 집착’의 삿뜨바 속성이 우세할 때 그것으로부

    터 생겨나기 때문에 감각적 마음도 또한 10기관과 함께 작용하며, 10기

    관이 지은 작용을 감각적 마음도 또한 동일하게 짓는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적 마음은 기관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다.”37)고 한다.

    그러나 Bh-p에는 SK.27ab38)와 상응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세 속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을 뿐이다. 첫째, 삿뜨바 속

    성과 관련된 것으로는, “감각적 마음이 동요될 때 감각기관들은 잠잠하

    고 그들의 대상들을 싫어하며, 몸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 감각적 마음이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을 때 나의 상태로 안내하는 삿뜨바 속성이 있

    다는 것이 확신될 수 있다.”(Bh-p.11.25.16). 둘째, 라자스 속성과 관련되는

    것으로는, “감각적 마음이 열정적인 행위들을 통해 동요되고, 그의 지적

    판단은 집중이 안 되며, 그것의 감각기관들이 가만히 있지 못할 때, 행

    위기관들은 편안하지 않고 감각적 마음은 라자스 속성이 우월하다는 것

    을 알고 혼동된 상태에 빠진다.”(Bh-p.11.25.17) 셋째, 따마스 속성과 관련

    된 것으로는, “이해하는 능력/기능이 나빠져 감각적 마음이 대상들을 통

    제할 힘을 잃게 되고, 그것의 행위들이 늘어져 (잠시) 기능을 중단하여

    무지와 낙담이 만연할 때 그것은 따마스 속성이 우세하다.”(Bh-p.11.25.18)

    SK에서 감각적 마음은 세 속성 가운데 삿뜨바 속성이 우세할 때 변이된

    37) 『大正藏』54, p.1252上: “能分別爲心根 說有兩種者 心根有二種 別是其體 云何如此 此心根 若與知根相應 卽名知根 若與作根相應 卽名作根 何以故 是心根能分別知根事 及分別作根事故 …… 心根亦如是 此心云何說爲根 與十根相似 十根從轉變我慢生 心根亦如是 與十根同事 十根所作事 心根亦同作 是故得根名” 그런데 가우다빠다(Gauḍapāda)도 이 주석과 같은 의미로 ‘감각적 마음’을 설명한다. 그렇지만 바짜스빠띠 미슈라(Vḍcaspati Miśra)는 달리 주석하고 있다. 그 가운데 두 주석가가 가장 특징적인 차이는 분별(saṁkalpa)에 대한 이해이다. 더 자세한 논의는 다음을 참고. S. S. Suryanarayana Sastri trans(1973), pp.61~2.

    38) “ubhayā’tmakam atra manaḥ, saṃkalpakam indriyaṃca sādharmyāt”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31

    결과라고 말하는데, SK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은 없고 SK.27cd에는 “[세]

    속성의 전변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감각기관 및 그것의 대상의] 다양성과

    외적인 [위치의] 구분들이 [발생한다].”39)고만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두 문헌의 차이는 세 속성과 관련지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것에

    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Bh-p에서는 세 속성 가운데 삿뜨바 속성이

    우세할 때는 신(deva)의 능력이 증가하고, 라자스 속성이 우세할 때는 아

    수라(asura)의 능력이 우세하며, 따마스 속성의 강도가 증가할 때는 악귀

    (rākṣasa)들의 능력이 증가한다(Bh-p.11.25.19)고 한다. 이처럼 신과 세 속성

    을 관련지어 말하는 것은 상캬 철학파가 형성되던 시기와 달리 이 뿌라

    나가 제작될 당시에는 유신적인 힌두신앙이 일반사회 전반에 만연하고

    있음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 세 속성과 의식의 세 상태, 더 나아가서 세 속성을 초월한 상태와

    제4 위(turīya)와 비교하여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삿뜨바 속성 때문에

    존재의 깨어있는 상태, 라자스 속성 때문에 꿈꾸며 잠자는 상태 그리고

    따마스 속성 때문에 깊이 잠자는 숙면상태로 여겨야 한다. 참 자아 자체

    인 네 번째 상태는 앞의 세 상태들 모두를 통해 지속하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Bh-p.11.25.20) 이처럼 의식의 네 상태, 세 속성의 우세와 모든 속성

    의 초월 상태가 나오는 것은 베단따적 경향으로 읽힌다. 왜냐하면 의식

    의 네 상태에 대한 교설은 우빠니샤드와 베단따 문헌들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이다.40)

    39) SK.27cd “guṇa-pariṇāma-viśeṣān nānātvaṃbāhya-bhedaśca”40) 의식의 세 상태에서 대해서는 브리하드아란야까 우빠니샤드(Bṛhadāraṇyaka

    Upaniṣad)(4.3.7~36), 찬도갸 우빠니샤드(Chāndogya Upaniṣad)(8.81~8.12.6), 빤짜다쉬(Pañcadaśī)(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설명됨) 등에서 주로 설명되고 있고, 의식의 세 상태를 초월한 제 4위 상태까지 말하고 있는 문헌은 만두까 우빠니샤드(Māṇḍūkya Upaniṣad)(3-9, 특히 OM과 관련지어 설명됨)와 만두꺄 까리까(Māṇḍūkya Kārikā)(1.1~29)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우빠니샤드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베단따 철학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모두 베단따, 이것은 그 가운데서도 불이일원론 베단따 문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설은 요가철학이나

  • 32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2) 미세 원소와 거친 원소

    미세한 원소/몸(sūkṣma śarīra)에는 ‘자기에 대한 집착’과 다섯 미세 원소(pañca tanmātra)의 6개가 있다. 이 가운데 ‘자기에 대한 집착’은 앞에서 보

    았기 때문에 생략하고, 여기에서는 다섯 미세한 원소만 볼 것이다. SK

    에 따르면, 그것들은 ‘자기에 대한 집착’이 지닌 세 속성 가운데 ‘무지

    한 따마스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과 ‘동적인 라자스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이 결합함으로써 ‘선한 삿뜨바 속성의 자기에 대한 집착’보다

    우세할 때 이들이 전개되어 나오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상캬 사상의 초

    기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고 상캬 철학이 성립되기 바로 전에 확정된 것

    으로 파악되었다.41) 그것들은 다섯 지각기관에 대응하는 것들이다. 다

    시 말해 다섯 지각기관인 시각[眼, cakṣus], 청각[耳, śrotra], 후각[鼻, ghrāṇa], 미

    각[舌, rasana], 촉각[身=皮膚, tvac]의 대상(artha)들이다.(SK.26) 그것들은 시각의

    대상인 형상과 색깔[色, rūpa], 청각의 대상인 소리[聲, śabda], 후각의 대상인

    냄새[香, gandha], 미각의 대상인 맛[味, rasa], 촉각의 대상인 접촉[觸, sparśa]이

    다.(SK.28ab)42)

    위의 내용에는 다섯 미세 원소가 모두 거론된 것이 아니고, 색 등

    (rūpā’diṣu)이라고 말하고, 그 이하는 생략하고 있다. 그러나 색 등이라고

    하고 있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것은 전연 16음절과 후연 16음절

    이라는 운문(śloka, kārikā)의 제약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서 이보다 더 중요

    한 것은 다섯 지각기관의 활동인 ‘보는 것, 듣는 것, 냄새를 맡는 것, 음

    식을 먹는 것, 만지는 것의 기능만 있을 뿐, 그 기능 말고 각 대상을 식

    상캬 철학과는 관계없는 가르침으로 보아야 한다.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을 참고. 문을식(1992), pp.107~23.

    41) 中村了昭(1982), pp.127-8, 170~3; 문을식(2013), p.189; 194.42) “색 등(=색깔과 형상, 소리, 향, 맛, 접촉)에서 5[지각기관]의 활동은 지각(곧 보다, 듣

    다, 맡다, 먹다, 만지다)만 하는 것이지, [식별까지 하는 것은 아니다](rūpā’diṣu pañcānām ālocana-mātram iṣyate vṛttiḥ)”.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33

    별하는 기능은 없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다섯

    지각기관의 대상에 대한 식별기능은 ‘감각적 마음’과 ‘자기에 대한 집

    착’, 그리고 ‘지성적 마음’이라는 내적 기관들이 담당한다는 것을 말하고

    자 한 것이다. 그래서 그 다음 구절은 이에 대해서 말한다.43) 그런데 여

    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들 다섯 미세 원소들은 단지 각기 분화된 기능의

    대상일 뿐이지 그것이 무엇인지를 식별하여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는 것이다. 이와 거의 비슷하게 Bh-p.7.7.22과 11.22.8에서도 다섯 미세

    원소라는 이름만 나올 뿐, 그것들의 구체적으로 이름이 무엇인지에 대

    한 언급이 없다. 이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섯 지각기관을 알면 그

    에 대응하는 인식대상의 이름은 상캬철학의 이론을 어느 정도 알고 있

    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음은 다섯 미세 원소로부터 전개해 나오는 다섯 거친 원소(pañca

    mahābhūta/pañca sthūla śarīra)들이다. Bh-p는 상캬 철학처럼 전체 원리(tattva)를

    25개로 고정되어 설명하고 있지 않다. 거기에서는 3, 4, 6, 7, 9, 11, 16,

    17, 25, 26 등, 다양한 원리가 제시되고 있다. 그 가운데 9, 11, 16, 17, 25

    원리를 주장하는 데에는 모두 다섯 거친 원소들이 언급되고 있다. 그 가

    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9원리에는 다섯 거친 원소라는 말은 없지만

    다섯 거친 원소가 모두 제시되어 있다. [바로 앞의 13구절에서 언급된 세 원리

    들을 설명한 뒤에] 주재자는 바로 아래 구절처럼 9원리들을 설명한다.44) 뿌

    루샤(지적 원리), 쁘라끄리띠(원초적 물질), 븨야끄따(vyakta, 현현/전개물) 또는

    43) SK.28에 따르면, 그 셋(buddhi, ahaṁkāra, manas)에는 [각각 결정적인 판단, 자기에 대한 집착, 분별이라는] 독자적인 활동이 있다. [이상의 셋과] 그들[(제28송에서 말한 10기관의 작용]은 공통적인 것이 아니다. 인식수단의 공통적인 활동은 쁘라나 등의 5바람(vāyu)이다(svālakṣaṇyam vṛttis trayasya sai’ṣa bhavaty asāmānyā, sāmānya-karaṇa-vṛt-tiḥprāṇādyāvāyavaḥpañca).

    44) 뿌루샤와 쁘라끄리띠는 우주정신/최고자아/최고자기(paramātman)의 몸을 이룬다. 모든 열 개 감각기관과 다섯 [거친] 요소들을 포함하는 아항까라는 그들 안에 다섯 감각대상/다섯 미세 원소들을 가지 있다. 그러나 여기 설명에는 ‘감각적 마음(manas)’이 빠져 있다.

  • 34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마하뜨(mahat, 우주적 지성의 원리), 아항까라(ahaṃkāra, 우주적 자아/자기에 대한

    집착), 허공, 바람, 불/빛, 물과 흙(다섯 거친 원소), 이들은 나에 의해 설명

    된 9원리들이다.(Bh-p.11.22.14) 이처럼 Bh-p의 구절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상캬 철학의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원리를 설명하는 곳에서는 다섯 미세 원소나 다섯 지각기관과 행위기관

    이 언급되고 있지만 유독 다섯 거친 요소를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

    되었다.(Bh-p.11.22.15-6)

    Ⅳ. 나가는 글

    Bh-p는 18 종류 대뿌라나 가운데 가장 중요한 뿌라나의 하나다. 그것

    은 모두 12편 18,000시구로 이루어졌다. 이것의 성립 시기는 확정적으로

    산정할 수 없지만 선배 학자들의 견해들을 살펴보면 대략 9~13세기쯤에

    작성되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많은 시구들 가운데 사상적 주류는 베

    단따 사상으로 보이지만, 그 가운데는 상캬 사상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전 상캬철학파는 무신론이지만, 이 Bh-p는 힌

    두들에게 힌두 신앙의 토대를 제공하는 민중적인 신앙복음서이므로 유

    신론적 경향을 짙게 띤다.

    그럼에도 Bh-p에 보이는 상캬 사상은 고전 상캬 철학과 유사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이것은 아주 똑같은 내용도 있지만, 그러나 신앙 경향의

    차이 때문에 양자는 차이점도 다수 발견된다. 먼저 고전 상캬 철학은 25

    원리로 확정되어 체계적으로 말하지만, Bh-p는 여러 원리들을 제시하며

    각기 약간씩 다른 원리들도 제시하고 있다. 양 전적 사이에 상충되는 것

    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35

    첫째, Bh-p에서는 뿌루샤와 다른 보편적 자아, 또는 최고 자아(Brah-

    man)를 첫 원리로 간주하고, 그 다음 원리로 뿌루샤와 쁘라끄리띠를 제

    시한 반면에, SK에서는 뿌루샤와 쁘라끄리띠의 두 원리를 최고 원리로

    보는 이원론이다.

    둘째, 보편적 자아는 질료인이면서 동력인이라고 하는데 SK에서는 쁘

    라끄리띠가 질료인이라면 뿌루샤는 동력인이다. 이것은 브라흐만 일원

    론 베단따 학파가 브라흐만이라는 제1 원리가 질료인이면서 동력인이

    라는 모순에 봉착하자 그것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상캬 철학에서는 아예

    질료인과 동력인을 각기 다른 원리로 나누어 이원론을 제시한 것이다.

    그런데 Bh-p는 이러한 차이점을 교묘하게 공존하도록 시도를 하고 있음

    을 볼 수 있다.

    셋째, Bh-p는 유신론의 경향을 지녀서 이슈바라와 뿌루샤를 동격으

    로 놓고 있다. 이것은 속성이 없는 뿌루샤에게 속성을 부여하여 신앙의

    대상인 이슈바라와 동격으로 두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 이것은 Bh-p

    가 성립된 시기의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된다. 인도는 역사적으로

    후대로 갈수록 박띠 신앙과 같은 유신론적인 성향이 강력하게 발전하여

    전국적으로 모든 존재물에 신격을 부여하여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신앙

    운동이 활기를 띠었던 것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넷째, Bh-p에는 지성적 마음에 대한 성격규정이 확실하지 않고, ‘자기

    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전개되는 이론은 상당히 많아 나타난다. 그런데

    이것도 SK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세 속성들의 평형상태가 깨

    져 전개되어 나올 때의 결과들이 SK와 다르게 설명되는 것 등이다.

    다섯째, 다섯 지각기관이나 다섯 행위기관에 대한 설명은 그런대로

    자세하지만 다섯 미세원소나 다섯 거친 원소에 대한 설명은 구체적이지

    않다.

  • 36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여섯째, 불이일원론 베단따 개념인 환영과 시간 정신 등과 같은 용어

    들이 자주 등장하며 상캬 사상과 결부시켜 설명을 시도하지만, 이것은

    전혀 상캬철학과 부합하지 않는 요소들이다.

    이와 같이 Bh-p와 SK에 담긴 내용은 베단따적 입장에서 상캬적인 사

    상적 요소들을 포용하려는 의도가 Bh-p 안에 깔려 있는 것으로 이해된

    다.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37

    │약호 및 참고문헌│

    1. 약호

    Bh-p : Bhāgavata Purāṇa(Tagare, G. V. by translated & annotated, 1978)

    GK : Māṇḍūkya kārikā(S. Radhakrishnan, 1968)

    SK : Sāṁkhya Kārikā(문을식, 2013)

    YS : Yoga Sūtra(문을식, 2013)

    YsBh : Yoga Sūtra bhāṣya(비사야, 정승석 역주, 2010)

    대정장 : 大正新修大藏經

    2. 1차 문헌(원전)

    Debroy, D. & Bibek Debroy.

    (1996) The Shiva Purana, Great Epics of India: Purana 4, Delhi: Books for All.

    Radhakrishnan, S.

    (1968) The Principal Upaniṣads, London: George Allen & Unwin Ltd.

    Sastri, S. S. Suryanarayana trans.

    (1973) The Sāṁkhya Kārikāof Īśvara Kṛṣṇa, Madras : University of Madras.

    Tagare, G. V. by translated & annotated.

    (1978) The Bhāgavata Puraṇa, Part Ⅴ, Ancient Indian Tradition and Mythology

    Series, Vol. 11, Delhi : Motilal Banarsidass.

    眞諦 譯.

    (연대미상) 『金七十論』, 『대정장』 제54권.

    3. 2차 문헌(단행본)

    Feuerstein, Georg.

    (1990) Encyclopedic Dictionary of Yoga, London: Unwin Hyman Limited,

    Mahadevan, T. M. P

    (1984) Outline of Hinduism, Bombay(Munbai): Chetana Pvt. Ltd.

    Mani, Vettam.

    (2010) Purāṇic Encyclopaedia, Delhi: Motilal Banarsidass Publishers Private Limit-

    ed.

    문을식

    (2013) 『요가상캬 철학의 이해』, 서울: 여래.

  • 38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문을식

    (2012) 『바가바드 기따 : 비움과 채움의 미학』. 서강학술총서 041, 서울: 서강대학교출판부.

    비사야, 정승석 역주

    (2010) 『요가수트라 주석』, 서울: 소명출판.스가누가 아키라(菅沼晃)

    (1982) 『ヒンドゥ-敎』 : その現象と思想』, 東京: 評論社.스가누마 아키라, 문을식 번역

    (2003) 『힌두교』, 서울: 도서출판 여래.中村了昭

    (1982) 『サ-ンクヤ哲學の硏究 : インドの二元論』, 東京: 大東出版社.

    4. 논문

    류경희

    (2011) 「비슈누파 뿌라나에 나타나는 종교 사상과 의례의 성격」, 『남아시아연구』 제17권 1호, 서울: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pp.42~71.

    문을식

    (2008) 「Yoga-Sūtra에서 이슈바라(Īśvara)의 성격과 역할」. 『남아시아연구』 제13권 2호, 서울: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pp.25~44.

    문을식

    (1992) 「Gauḍapādīya Māṇḍūkya-Kārikā에서 第 4意識(Turīya)에 對한 考察」. 인도철학 제2집, 서울: 인도철학회, pp.105~25.

  •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에 나타난 상캬 사상 이해 39

    [Abstract]]

    An Understanding of a Sāṃkhya Thought in Bhāgavata Purāṇa :

    with regard to Īśvarakṛṣṇa’s Sāṃkhya Kārikā

    Moon, Eulsik

    Seoul University of Buddhism

    Bhāgavata Purāṇa is the important one of the eighteen MahāPurāṇas.

    This literature is was guessed which is constituted approximatively 9-13th

    century. This thoughtful mainstream is Vedānta, but many Sāṁkhya phil-

    osophical contents included in it. The Sāṁkhya Philosophy is an atheistic,

    but it is a theistic. It provides a gospel for hindus to hindu faith. Yet it

    was discovered a lot of similarities with the classic Sāṁkhya philosophy.

    Thus we can arrange in the following six points of theoretical differences

    between the Bh-p and SK literatures.

    First, Bhāgavata Purāṇa stands an Universal Self(Brahman) of the first

    principles, Sāṁkhya philosophy stands two principles of Puruṣa and

    Prakŗti. Second, An universal Self is both material cause and efficient cause

    in it, but Puruṣa is efficient cause and Prakŗti is material cause in the Sāṁkhya philosophy.

    Third, Bhāgavata Purāṇa and Sāṁkhya philosophy explain differently

  • 40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results of the three properties(tri guṇas).

    Fourth, Bhāgavata Purāṇa explains for five action organs(pañca karmen-

    driyas) and five perception organs(pañca buddhīndriyas) in detail, but a de-

    scription for a rough five elements(pañca mahābhūtas) is not concrete.

    Fifth, Bhāgavata Purāṇa explains which is associating with the terms

    of Sāṁkhya philosophy such as illusion(māyā) and time spirit, but these

    are the factors that not is consistent with the Sāṁkhya philosophy.

    Sixth, Bhāgavata Purāṇa regards in apposition Īśvara with Puruṣa

    which have theisical tendency, but Sāṁkhya Philosophy is atheism, and

    therefore it does not pretend to a deity(Īśvara).

    Thus contents of the Bhāgavata Purāṇa and Sāṁkhya Philosophy ap-

    pears almost same outwardly, but actcually these two different. Finally we

    have been read with the intention that from Vedāntic position is to em-

    brace Sāṃkhya thought elements.

    Key words : bhāgavata purāṇa, sāṁkhya philosophy, puruṣa, prakŗti, pañca buddhīndriyas, pañca karmendriyas, tri guṇa

    투고일자 17. 3. 30

    심사일자 17. 3. 31~4. 11

    게재학정 17. 4. 26

  • 장지영(원광대학교)

    [email protected]

    국문초록

    인도철학에서 박띠의 궁극적 목표는 신에 대한 헌신적이고 열렬한

    사랑을 통해 신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신과 하나가 되는 경험 즉 해탈

    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탈을 이루기 위해서 먼저 인격신에 대한 절대

    적인 봉헌이나 믿음을 제시하는데, 이러한 방법은 다른 방편들에 비해

    서 보다 수월하고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음은 신앙과 다른 차

    이를 나타내는데, 그 이유는 신앙은 관점의 성질에 속하지만 믿음은 영

    적 실재를 신뢰하는 성향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을 향한 믿

    음은 신을 향한 완전한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 또

    한 믿음을 통해 신을 향한 사랑은 신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상태가 되

    며, 이러한 상태가 박띠이다. 결국 박띠는 사랑을 통해 완성이 되며, 사

    랑은 믿음을 통해 지속 가능하게 한다. 다시 말하면 신과 완전히 하나

    가 되는 상태인 합일 즉 해탈을 이루게 된다. 이는 인간 자신 속의 참

    자아(아뜨만)와 외부의 신(브라흐만)이 일치하는 것을 경험하는 순간이 된

    박띠는 ‘믿음’(śraddhā)인가, ‘사랑’(preman)인가? -『바가바드 기따』와 『샨딜랴 박띠수뜨라』를 중심으로-

  • 42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다. 따라서 박띠에서 사랑과 믿음의 문제는 박띠를 위한 실천적인 측면

    과 완성을 위해 중요하다. 이러한 주제가 잘 드러난 박띠 문헌들 중에서

    특히 『바가바드 기따』와 『샨딜랴 박띠수뜨라』는 다른 박띠 문헌과는 다

    르게 사랑이라는 감정의 형태에 앞서 믿음의 형태를 강조하였고, 비록

    『샨딜랴 박띠수뜨라』의 문헌에는 믿음에 대한 설명이 짧지만 믿음과 사

    랑의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내어 설명된 문헌이다. 인도철학에서의 다양

    한 믿음과 사랑의 의미들을 박띠와의 관계를 통해 밝히고, 이 둘의 문제

    가 두 문헌을 통해서 박띠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따라서

    박띠에서 믿음과 사랑의 문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 아니며,

    비록 사랑보다는 믿음이 부차적일 지라도 믿음으로써의 완전한 사랑인

    박띠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수단일 것이다.

    주제어: 박띠, 믿음, 사랑, 헌신, 해탈, 바가바드 기따, 샨딜랴 박띠수뜨

    Ⅰ. 들어가는 말

    Ⅱ. 믿음과 사랑의 의미

    Ⅲ. 박띠 문헌에서의 믿음과 사랑

    1. 『바가바드 기따』

    2. 『샨딜랴 박띠수뜨라』

    Ⅳ. 나가는 말

    목차

  • 박띠는 ‘믿음’(śraddhā)인가, ‘사랑’(preman)인가? 43

    Ⅰ. 들어가는 말

    신에 대한 사랑만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는 인도의 박띠(bhakti)사상

    은 절대적인 사랑과 믿음(śraddhā)으로 신에게 헌신함으로써 초월적인 해

    탈을 얻을 수 있다. 박띠 사상의 기원은 『우빠니샤드』(Upaniṣad)의 ‘염상(upāsana)’1)의 의미로부터 혹은 『리그 베다』(Ṛg Veda)의 종교적 의례에 대해

    서부터 거슬러 올라가 기원을 찾는 학자들의 견해도 있다. 하지만 서사

    시대로 접어든 기원전 6세기부터 2세기까지 대중적인 종교성으로 정립

    되어 발전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시기에 보다 발전된 것으로 보

    인다.2) 이러한 박띠 사상은 자신의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해탈(mokṣa)3)로

    삼고 있는 현대의 인도인들에게 가장 가까이 존속되어온 신앙의 기본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호이에르슈타인(Feuerstein)은 박띠에 대한 정의를 일반적으로 ‘헌신, 사

    랑, 숭배, 신앙 등’의 의미로 사용4)한다고 한다. 또한 카르만(John B. Carman)

    1) 우파사나는 대체적으로 무속성 브라흐만을 숭배하는 것과 관계하며, 이 때문에 박띠 사상의 기원을 우파사나라고 간주하기도 한다.

    2) “박띠 사상의 기원에 대한 논쟁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본 저자는 그 당시의 외도(nāsika)의 사상이 흉기하고, 정통사상(āsika) 조차도 사상 체계의 재정립이 요청되었던 베다 시대의 박띠와 이후 베다 시대가 끝나고 서사시대로 넘어가면서 기존의 신의 숭배 의식 형태와 신을 향한 헌신, 사랑의 박띠 사상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리그베다의 박띠 언급과 의식만으로는 기원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본다. 따라서 박띠 사상을 체계화시키려는 서사시대의 기원으로 본다.” 라다크리쉬난, 이거룡 옮김, 『인도철학사Ⅱ』, pp.4~5.

    3) “이는 인간의 영혼이 윤회(saṃsāra)의 속박(bandha)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영혼이 일단 육체 속에 들어간 뒤에는 해탈을 이루는 완전함이나 깨달음에 도달할 때까지 윤회를 계속한다. 해탈을 추구하거나 얻는 방법은 학파마다 서로

    다르지만 대부분의 학파가 해탈을 인생의 최고 목표로 간주한다.” “해탈” 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http://preview.britannica.co.kr/bol/topic.asp?article_id=b24h3755a, 2016. 9. 17자 기사)

    4) 이렇게 박띠의 개념이 다의성으로 정확한 문맥의 해석에는 어려움이 존재하나, 여러 학자들에 의해 선호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헌신, 사랑, 경배, 숭배이다. 호이에르슈타인, 김형준 옮김, 『요가전통』, p.109.

  • 44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불완전한 세계 내의 물질의 구체화 속에서

    해탈을 구하는 것5)’이라고 했고, 모니에르 윌리암스(MonierWilliams)의 산

    스끄리뜨-영어 사전에는 ‘까르만(karman), 갸냐(jñāna)와 함께 구원을 위한

    하나의 종교적 원칙이나 방법으로서의 믿음, 사랑 혹은 헌신의 의미를

    가진다고 하였다.6) 국내 철학자 이광수는 ‘국내에서는 구체적인 연구가

    없는 상태라 어떤 의도에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고, 길희성과 정태

    성은 ‘박띠’를 ‘신애(信愛)’로 번역하여 ‘믿음과 헌신의 길’로 정의하고 있

    다. 반면 류경희는 박띠가 최고 존재인 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믿음을 전

    제로 하며, 신에 대한 지극한 사랑의 감정(bhava)7)의 상태로 정의하고 있

    다. 이처럼 다의적인 박띠의 개념 속에는 신을 향한 인간의 열렬하고 절

    대적인 헌신과 정서적 사랑의 태도가 내재해 보인다.

    이와 같이 박띠의 의미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신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는 인간의 내면에 깔려있는 사랑과 믿음의 힘을 이용한다. 즉 믿

    음은 박띠를 행하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라는 것이며, 박띠는 곧 완전한

    사랑을 의미한다. 따라서 믿음과 사랑은 박띠 사상에서 중요한 핵심 주

    제인 것이다. 따라서 사랑은 박띠(bhakti)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종

    교적인 성격을 띤 박띠는 대상인 신에게 향하는 인간들의 태도나 감정

    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박띠에서의 대상인 신의 속성이 인격신

    이거나 우주의 유일자인 브라만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의 행위가 무엇

    5) John B, Carman, ‘Bhakti’, Encyclopedia of Religion, M. Eliade, vol. 2, (New York, 1987), p.130.

    6) M. Monier-Williams(ed.), Sanskrit-English Dictionary, (2nd edn., New Delhi, 1981), p. 743.

    7) 신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에는 19가지를 언급하는데, 빤디뜨는 다음과 같이 ‘madhura bhava(연인을 향한 감각적인 사랑의 형태), kanta bhava(배우자를 향한 마음과 같은 사랑의 형태), vatsalya bhava(부모의 마음과 같은 형태), sakhya bhava(우정과 같은 사랑의 형태), dasya bhava(종이 주인에게 갖는 헌신적인 사랑의 형태)’다섯 가지가 중요한 사랑의 감정을 꼽고 있다.

    류경희, 「힌두교와 정서:박띠의 제 측면-힌두교에서 정서의 의미와 기능」, 한국종교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 2013. p.22.

  • 박띠는 ‘믿음’(śraddhā)인가, ‘사랑’(preman)인가? 45

    인지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믿음은 신에게 바치는

    행위로써 존재하게 되고, 그 믿음은 사랑이라는 감정적인 형태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박띠의 속성인 믿음과 사랑에 관련한 국외의 연구를 살펴보

    면, Minoru Hara(1998)의 ‘Note on two sanskrit religious terms Bhakti and śrad-

    dhā’ 와 Kranti Saran(2014)의 ‘Faith and the Structure of the Mind, Sophia’, 그

    리고 Rubens Turci(2015), Śraddhāin the Bhagavad Gītā: an investigation on the

    primeval expressions of the contemporary paradigm on heart-philosophy 등이 있

    고, 국내에는 김호성(2007)의 「바가바드 기따에 나타난 믿음과 행위의 관

    련성」, 이광수(1993)의 「힌두교에서의 사랑의 의미」, 류경희(2013)의 「힌

    두교와 정서:박띠의 제 측면」 등 외에는 거의 연구가 되고 있지 않고 있

    다. 따라서 박띠와 관련한 인도의 문헌들인 『바가바드 기따』, 『바가바따

    뿌라나』(Bhāgavata Purāṇa), 『샨딜랴 박띠수뜨라』, 『나라다 박띠수뜨라』(Nārada

    BhaktiSūtra) 등의 다수 문헌들이 있지만, 특히 『바가바드 기따』(이하 기따)와

    『샨딜랴 박띠수뜨라(Śāṇḑilya Bhakti Sūtra)』에서는 사랑과 믿음에 대해 구체

    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글의 목적은 두 박띠 문헌을 중심으로

    사랑과 믿음이 박띠와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한다.

    Ⅱ. 믿음과 사랑의 의미

    인도철학에서 사랑과 믿음은 신을 향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형태

    로 여러 가지의 단어로 표현된다. 또한 사랑과 믿음은 어원과 문맥과 문

    헌들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지기 때문에 우선 어원적 의미들을 정

    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믿음의 의미를 지닌 산스끄리뜨 단어 슈라

  • 46 요가학연구 제17호(2017. 4)

    다(śraddhā)를 문맥적 의미들로 살펴보면, 슈라다는 ‘faith’로 종종 번역되고 인도의 영적인 전통 안에서의 신봉자들 사이에서 사용한다. 그 외에

    도 ‘trust(확신), confidence(신뢰), loyalty(충성)’로도 쓰여지는데, ‘사랑으로부터 일어나는 끊임없는 경계’이며, ‘알아차림’이라는 의미로 단순하게 번

    역되어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주의 깊음, 알아차림’(awerness)은 ‘믿음’의

    속성에 대해 중요하며, 맥락에 따라서 ‘(당연히 기울여야 할)주의’라는 의미

    로 해석되기도 한다. 슈리 오로빈도는 슈라다에 대해서 ‘신성함의 존재,

    지혜, 힘, 사랑과 은총 등에 대한 영적인 것’이 믿음이라고 말한다. 즉

    비인격적 대상들을 향한 직접적인 행위 즉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는 것

    이다. 문법적인 동사적 형태일 때, ‘śrad-dhā’는 ‘srat(heart=감정)-dha(place=두다)’, ‘마음을 (어디에) 두다’의 의미로 이해한다. 즉 슈라다는 감정적인 것

    보다 좀 더 지적인 의미를 지니며 마음의 상태인 의식에서 발생된 행위

    로 보고 인격적인 대상들을 대할 때도 사용한다. 다시 말하면 베다의 브

    라흐마니즘 신앙의 상태를 지칭하는데 이러한 믿음에 대한 의미론적인

    형태들은 ‘사랑’과는 차이를 나타난다. 마치 사랑과 믿음에 대해서 ‘비인

    격적인 그리고 인격적인’, ‘감정적인 그리고 지적인’, 그리고 ‘힌두이즘

    그리고 베다의 바라문’등과 같이 대조된다.

    반면, 이러한 믿음이라는 단어인 슈라다를 서양에서는 ‘faith’로 번역

    하는데, 서양 종교학자 W. C. Smith(1991)8)는 ‘faith’와 슈라다가 지니는 함

    축은 같지 않다고 지적한다. 즉 ‘faith’는 종교적 전통에 의해서이거나 어떤 경우에는 그 교리에 의해서 생산되고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

    스템의 특성이 아니라 사람의 특성이며, 인격의 방향성이고 태도이기 때

    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진리를 마주할 때, 그것에 대해 단지 ‘yes’가 아

    니라 ‘Yes’라고 말하면서 보다 역동적이고 인격적인 진리 그 자체에 대

    8) Yoshitsugu Sawai, p.19.

  • 박띠는 ‘믿음’(śraddhā)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