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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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분쟁의 아픔을 딛고 다시 쓰는 미래 Interview “콘텐츠는 다양해졌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입니다” Hot Issue ‘이서현 보고서’가 말해주는 국내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 아동권리실현을위해 노력하는세이브더칠드런의 계간소식지입니다 2014 봄호 Vol.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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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Children Quarterly Report #128_March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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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기획특집 분쟁의 아픔을 딛고 다시 쓰는 미래

Interview“콘텐츠는 다양해졌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입니다”

Hot Issue‘이서현 보고서’가 말해주는 국내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의 계간 소식지입니다

2014 봄호

Vol.128

Page 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stckorea

www.facebook.com/savethechildrenkorea

me2day.net/sckorea

happylog.naver.com/sc.do

Vision우리는 모든 아동이 생존, 보호, 발달 및 참여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는 세상을 꿈꿉니다.

Mission우리는 세상이 아동을 대하는 방식에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아동의 삶에 즉각적이고도 오래 지속되는 변화를 이루어내고자 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법인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74 우)121-881T 02-6900-4400 F 02-6900-4499서울경기지부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로 174 5층 우)121-881T 02-2126-4091 F 02-2126-4044대전지부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76번안길 23 몽마르뜨빌딩 2층 우)305-335T 042-826-0161~2 F 042-826-0163전북지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건산로 139 우)561-831T 063-254-1177 F 063-254-3636대구지부

대구광역시 동구 아양로 291 우)701-866T 053-625-1600 F 053-625-0102부산지부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로 685 영동빌딩 9층 우)613-812T 051-758-7731~2 F 051-752-8810수서종합사회복지관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56길 11 우)135-885T 02-459-5504 F 02-451-9421백양종합사회복지관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51-305-4286 F 051-305-3048인천아동복지종합센터

인천광역시 남동구 용천로 208 인천사회복지회관 201호 우)405-233T 032-421-6100 F 032-421-6110염리청소년독서실

서울특별시 마포구 숭문8길 29 우)121-871T 02-701-9240 F 02-719-6810홍은청소년공부방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5길 15우)120-842T 02-391-4031 F 02-391-4029부산백양지역아동센터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70-4270-2425 F 051-305-3048전북새움지역아동센터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1가 727-59 우)561-831T 063-241-1171 F 063-254-3636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

대구광역시 동구 아양로 291 우)701-866T 053-982-1601 F 053-625-0102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

서울특별시 마포구 신수로 46 401호 우)121-856T 02-422-1391 F 02-3143-1392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 279 서호빌딩 405호 우)420-849T 032-662-2580 F 032-612-6337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광덕4로 112 슈마프라자 203호 우)425-807T 031-402-0442 F 031-402-0140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

인천광역시 남구 경원대로 899 우)402-061T 032-434-1391 F 032-439-1391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울산광역시 중구 성안3길 21 우)681-300T 052-245-1391 F 052-245-1390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 119 원빌딩 2층우)121-873T 02-796-1406 F 02-790-2966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로 685 영동빌딩 9층 우)613-812T 051-758-8801~2 F 051-752-8810노을어린이집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42길 12 월드컵아파트 805동 1층 우)121-902T 02-305-9880 F 02-305-9901서대문구청직장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 224 우)120-826T 02-323-3360 F 02-322-3360수서민들레어린이집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56길 11 우)135-885T 02-3412-7979 F 02-3412-7977양천신나는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남로 94 우)158-077T 02-2642-6963 F 02-2645-4248은화어린이집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중앙로7길 63-8 우)120-102T 02-391-3248 F 02-379-9052한별어린이집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남51길 23우)135-878T 02-569-8711 F 02-445-8711백양민들레어린이집

부산광역시 사상구 모라로 192번길 20-33 우)617-083T 051-305-3223 F 051-302-5020안산신나는그룹홈 울산신나는아동쉼터

세이브더칠드런 지부 및 국내 사업장

14

Page 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ISSN | 2092-5824발행일 | 2014년 3월 17일발행처 | 세이브더칠드런발행인 | 김미셸기획·편집 | 세이브더칠드런 커뮤니케이션부주소 | 서울시 마포구 토정로 174전화 | 02-6900-4400팩스 | 02-6900-4499홈페이지 | www.sc.or.kr디자인 | 디자인스튜디오 203 02-323-2569인쇄 | 팩컴코리아

04 포토 에세이

06 기획특집 분쟁의 아픔을 딛고 다시 쓰는 미래

14 긴급구호 현장에서 슈퍼태풍 하이옌, 그후 4개월 아이들이 대가를 치르는 어른들의 전쟁

18 Zoom in People 한국외대 김춘식 교수 “콘텐츠는 다양해졌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입니다”

22 Hot Issue ‘이서현 보고서’가 말해주는 국내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

24 나누는 사람들 우리도 후원합니다

26 내 생각은 이래요 사랑의 매, 있다 없다?

28 영화로 보는 아동권리 단 하루에 담긴 차별과 추방의 역사

30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34 세계의 현장에서

2014 봄호 Vol.128Contents

표지사진 태풍 하이옌으로 전기가 끊긴 필리핀 레이테 섬의 두라그 지역에서 앤톤 데일(13)이 태양열 전등을 이용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앤톤을 비롯해 이 지역 400명의 아이들에게 태양열 전등을 제공했습니다. © Heddin Halldorsson / Save the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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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04 2014 Spring

포토 에세이 |

Page 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05Save the Children

아이들의 앞이 아니라 옆에서

아이들과 함께 아동권리를 외치는

아동권리 옹호자 영세이버가 되겠습니다.

- 박서연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들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 권서경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움직이기보다는

최선의 마음, 사랑의 마음으로 이 활동을

채워나가려 합니다.

- 정채호

인권, 아동권리, 캠페인, 옹호……

멀게만 느껴졌던 가치들에 다가서면서

2박3일 양성 과정을 무사히 마친

푸릇푸릇한 청춘들이

영세이버로 첫 발걸음을 뗍니다.

글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상준

영세이버는 아동권리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하는 대학생 모임으로, 1년 동안 국내외 이슈와 관련된 아동권리를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동권리 옹호활동을 직접 기획·진행합니다. 올해는 86명의 영세이버가 활동합니다.

Page 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네팔 바그룽 주 아마르 초등학교 2학년 교실의 읽기 수업. 분쟁 직후 등록률이 40%대였던 이 학교는 2011년에 100% 등록률을 달성했습니다.

사진 한겨레신문

기획특집 |

Page 7: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분쟁의 아픔을 딛고 다시 쓰는 미래“폭격이 시작됐을 때 우린 교실에 있었어요.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도망쳤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시리아에 살던 파티마(10, 가명)의 가족은 내전이 심해지자 결국 레바논으로 피난을 갔습니다. 내전이 시작되기 전 파티마의 학교생활은 평범했습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이제는 너무나 간절한 소망이 되어버렸습니다. 분쟁의 참혹함은 인명 피해나 건물 파손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분쟁지역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합니다. 학교를 못 다닌 채로 나이가 많아져 버린 아이들은 분쟁이 끝난 뒤에도 교육에서 소외되기 쉽습니다. 분쟁은 한 세대의 미래를 앗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6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을 겪은 지역에서 “미래를 다시 쓰자Rewrite the Future”라는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Page 8: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기획특집 |

08 2014 Spring

평화구역으로서의 학교 바그룽 주 아르갈 행정마을의 아마르 초등학교에 들어서니

“평화구역으로서의 학교Schools as Zones of Peace” 선언문이 눈에 들

어옵니다. “수업은 어떤 식으로도 방해 받거나 중단되어선 안

된다”, “교내에서 폭력이 사용되어선 안 된다”, “학교에서는 어

떤 종류의 차별도 존재해선 안 된다”는 내용과 15개 주요 정당

대표자의 서명이 담겨 있습니다.

네팔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내전을 겪었습니다. 중부

내전을 겪은 네팔 바그룽 주에서 펼쳐진 교육 사업

“미래를 다시 쓰자”네팔 중부의 산골. 지프차로 가파른 비포장길을 올라가던 도중 딜 카말 초트리(29) 씨가 건너편 산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 학교에 정부군이 들어와 학생들 앞에서 마오주의자를 총으로 쏘았어요.” 초트리 씨의 중학생 시절은 학교에 거의 매일 정부군이나 마오주의자 저항세력이 들이닥치던 시절이었습니다. 내전으로 학교는 무서운 곳이 되었고 아이들은 배움의 공간을 잃어버렸습니다. 2006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을 겪은 지역에서 “미래를 다시 쓰자”라는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2009년부터 5년간 네팔 바그룽 주에서 교육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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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9: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산악지대인 바그룽 주는 마오주의자 저항세력이 발흥한 지역

이어서 분쟁의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정치집단이 학교를 점거,

폐쇄하거나 선전선동 거점으로 활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정부군이 저항세력을 잡기 위해 무기를 들고 학교에 들어오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등하교 길과 학교가 위험해 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르 초등학교에서

27년째 가르치고 있는 프라마난다 가우탐 교장 선생님은 내전

이 끝나고도 한동안 학생들의 등록률이 40%대였다고 회상합

니다. 그러던 아마르 초등학교가 2011년부터 100% 등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르 초등학교만이 아닙니다. “미래를 다

시 쓰자” 사업이 진행된 바그룽 주 10개 행정마을의 학교 95개

중 90개가 초등학생 학령 100% 등록률을 달성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는 “평화구역으로서

의 학교” 운동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 운동은 학교란 무력을

포함한 모든 폭력, 정치세력의 개입, 그리고 차별과 학대가 없

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목표로 2001년 네팔에 처음 소개됐습

니다. 지역 주민, 지역 정치집단, 지방정부 등이 논의에 논의

를 거쳐 취지에 동의하면, 이들이 함께 학교를 평화구역으로

선포하고 행동규칙을 스스로 마련합니다. “미래를 다시 쓰자”

프로그램이 진행된 95개 학교 중 65개가 평화구역을 선언했습

니다. 보방 행정마을의 학부모 데비람 카야트 씨는 전에는 정

치집단이 대대적인 파업을 주도하면 수업이 중단되기 일쑤였

는데 학교를 평화구역으로 선언한 뒤에는 그런 일이 없다며

기뻐했습니다.

“평화구역으로서의 학교”는 분쟁 시기뿐 아니라 평화 시기

에도 유의미한 개념입니다. 학교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안전

하게 보호받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화구역을 선포한 학교의 행동

규칙에는 남아와 여아의 화장실 분리, 체벌 금지, 학교 내 음

주와 흡연 금지, 성별이나 카스트에 따른 차별 금지 등의 내용

도 들어 있습니다. “미래를 다시 쓰자”가 진행된 학교 중 47개

학교가 체벌 금지를 선언했고, 149명의 교사가 아동친화적이

고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교수법을 교육받았습니다.

아동친화적인 환경에서 교육 효과도 쑥쑥 학교가 아동친화적 공간이 된 효과는 교육의 질로도 나타납

니다. 타라 행정마을의 말라라니 중등학교 선생님들은 아동

참여형 교수법을 교육 받았습니다. 일방적, 강압적인 훈육을

탈피해서 학생들의 참여와 그룹 활동을 최대한 유도하는 교수

법으로, 날씨 차트, 투데이 게시판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수업

방식이 시도되자 2011년 43%이던 이곳 3학년의 학업성취도가

1년 뒤에 52%로 올라갔습니다.

“미래를 다시 쓰자” 사업이 시작된 2009년만 해도 내전이 끝

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많았

09Save the Children

1 바그룽 주 아르갈 행정마을의 영유아 발달센터(유치원)에서 선생님과 함께 노래와 율동을 하는 아이들. 2 첩첩산중에 촘촘히 일궈진 계단식 논. 바그룽 주의 주요 산업은 농업이지만 땅이 부족해 소출이 충분치 않습니다. 3 바그룽 주 타라 행정마을의 팔림 독서캠프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의 받아쓰기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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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0: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기획특집 |

10 2014 Spring

지역사회와 함께 다시 쓰는 미래

“외부 단체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자리를 잡고나면 그 운영의 주도권이 지역사회로 이전되어야 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느냐 아니냐는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가난한 마을은 가진 것이 없다? 바그룽 주의 마을들은 대부분 첩첩산중에 있습니다. 제주도만한 면적의 바그룽 주에 포장도로가 6개밖에 없어서, 아르갈 행정마을에서 겨우 15km 떨어진 타라 행정마을로 가는 데 비포장도로로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그나마 건기에는 지프차로 갈 수 있지만 우기에는 걷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지역의 주요 산업은 농업입니다. 가파른 산에 촘촘히 계단식 논밭을 일궈 농사를 짓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땅이 부족해 소출이 충분치 않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열너덧 살만 되면 중동이나 인도 등지로 일을 하러 갑니다.

흔히 말하는 “가난하고 열악한 지역”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역은 자원도 역량도 없어 외부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만 같습니다. 물론 열악한 시설을 개보수하고 부족한 교구를 마련하는 데에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은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지난 5년간 10개 행정마을에 48개의 교실이 새로 지어졌고 물이 새던 흙바닥 교실은 위생적인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가난하고 열악한 마을에 자원과 역량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지역주민들이 일궈가는 프로그램 타라 행정마을의 팔림 독서캠프를 위해 파슈파티 칸델 할아버지 (사진 가운데)는 자신의 집 마루 공간을 공짜로 제공했습니다. 트리실리 초등학교 1학년인 손주 두 명을 둔 칸델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를 듣는 것이 참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칸델 할아버지의 개인적 선행 이야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독서캠프 실행을 결정하고, 마땅한 장소를 물색하고, 칸델 할아버지에게 장소 제공 의향을 묻고, 독서캠프 선생님을 맡아줄 자원봉사자를 찾는 등의 일을 모두 트리실리

초등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주도했다는 점입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선생님과 지역주민 총 9명으로 구성돼 3년의 임기 동안 학교의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합니다.

보방, 보호라가웅, 타라, 아디가리촐의 4개 행정마을에서는 “가웅식샤 바카리(마을 교육 기금)”라고 불리는 기금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교에 못 오는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마을 주민들이 먼저 자체적으로 기금을 모으면 지역 정부, 지역 교육청, 그리고 현지 NGO인 가자유스클럽이 각각 같은 액수만큼 보태는 매칭 펀드입니다. 가웅식샤 바카리 덕분에 총 195명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학교와 마을의 발전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주민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아르갈 행정마을의 아마르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우기 때 학교 담벼락 일부가 무너지자 마을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하루종일 돌을 나르며 담을 다시 쌓기도 했습니다.

마을 마을을 속속들이 누비는 파트너 NGO 가자유스클럽각 마을이 가진 자원과 역량이 발굴, 개발, 전파될 수 있는 것은 세이브더칠드런의 바그룽 주 현지 파트너 NGO인 가자유스클럽이 이곳 마을들을 속속들이 누비며 활동하는 덕분입니다. 행정마을마다 가자유스클럽의 지역자원개발 담당 활동가가 상주해 학교, 영유아 발달센터, 독서캠프 등을 돌아다니면서 프로그램 진행상황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지역의 교사와 주민들이 도입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 전파하고 확산시킵니다.

아르갈 행정마을의 지역자원개발 담당자 찬드라 펀 씨(사진 왼쪽)는 어느 학교에서 선생님이 네팔의 동물들을 소재 삼아 단어를 가르칠 때 검은코뿔소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을 실물로 보여주며 수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글자를 순전히 ‘문자’로만 가르치게 되어 있는 기존 교과서를 탈피해 “멀티미디어”를 도입한 셈입니다. 찬드라 펀 씨는 이렇게 문자를 시각화하는 수업 방식을 모바일 회의를 통해 확산시켰습니다. 모바일 회의는 가자유스클럽 활동가가 주선하는 비정기 모임으로, 아르갈 행정마을의 경우 교사,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지역주민 등 30~40명이 참석합니다.

가자유스클럽에서 “미래를 다시 쓰자” 프로그램의 실행평가 총괄을 맡고 있는 딜 카말 초트리 씨(사진 오른쪽)는 외부 지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의 자립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러한 철학이 “미래를 다시 쓰자”가 성공한 비결인지 모릅니다.

글 바그룽 주: 김승진(커뮤니케이션부) 사진 한겨레신문

온 마을이 배우고 커나가는 교육 사업

“우리 아이들 다니는 학교인데, 뭐라도 힘을 보태야지.” 아르갈 행정마을의 아마르 초등학교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지난 우기에 무너진 학교 담벼락을 다시 쌓기 위해 돌을 나르고 있습니다.

© 김승진

/세이브더칠드런

Page 1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11Save the Children

집에 직접 꾸민 “읽기 공간”에서 등교 전에 공부 중인 모니시(오른쪽)와 베우 프라사드 형제. 모니시는 도덕책, 베우 프라사드는 과학책을 읽는 중입니다.

고 아이들을 학교로 돌아오게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습

니다. 하지만 5년 사이 거의 100% 등록률이 달성된 만큼 이제

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저학

년 학생들이 이후의 모든 학습에 기본이 될 읽기쓰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난해에는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이 시행되

었습니다.

아르갈 행정마을에 사는 모니시 로카(3학년)와 베우 프라사

드 로카(6학년) 형제는 매일 아침 “읽기 공간”에 나란히 앉아

서 책을 읽습니다. 읽기 공간은 아이들이 집에 직접 꾸미는 공

부 공간입니다. 로카 형제는 직접 만들고 그린 철자표, 숫자판,

그림 등을 읽기 공간 옆 벽에 한가득 붙여 놓았습니다. 읽기

공간에서는 학교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북뱅크에서 빌려온 책

을 읽기도 합니다.

산골 마을에서는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제는 북뱅크를 통해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뱅크는 학교에도 있고 토요일마다 열리는 독서캠프에도 있

습니다. 12월의 어느 날, 타라 행정마을의 한 가정집에 마련된

팔림 독서캠프에서 20여 명의 아이들이 책의 이야기를 그림으

로 표현해 보고 낱말카드 게임도 하면서 왁자하게 시간을 보

내고 있었습니다. 입구 한쪽에는 까맣고 자그마한 상자 하나

가 보였습니다. 독서캠프마다 갖추고 있는 ‘미니 도서관’이었습

니다. 아이들은 여기에서 책을 빌려 갔다가 그 다음 주에 반납

합니다.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에는 아이들이 읽기쓰기에 재미와

습관을 붙일 수 있는 독서캠프, 북뱅크, 책 친구, 읽기 공간 등

의 활동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재와 교구

를 제공하고 선생님, 자원봉사자, 지역주민들에게 프로그램

진행 방법을 교육합니다. “문해력 향상”은 23개 초등학교에서

진행되었으며 이곳 학생들을 대상으로 90개의 독서캠프가 운

영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공부 사실 아이들이 독서캠프에 오는 이유는 “재미있어서”입니다.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니 친구, 형, 누나를 따라 독서캠프를 찾

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아디가리촐 행정마을 브다토

크 독서캠프의 락스미 선생님은 등록된 수보다 항상 더 많은

아이들이 온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독서캠프는 힘든 집안

일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2학년과 3학

년인 시타와 테지 자매는 날마다 장작을 모으고 염소를 먹일

꼴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도 토요일 아침이면 꼬박꼬박 독

서캠프에 나와 책 읽는 시간을 만끽합니다.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안 된 어린아이들에게도 재미있게 공

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영유아 발달

센터(유치원)”입니다. 아버지는 외지로 돈 벌러 나가고 어머니

는 집안일과 농사일로 하루종일 바쁜 상황에서 어린아이들은

제대로 보살핌을 받기가 힘듭니다. 혼자 흙장난을 하며 시간

을 보내던 아이들이 이제는 유치원에서 노래와 율동도 배우고,

씻는 법과 숫자 읽는 법도 익힙니다. 2010년에는 1학년 아이

중 유치원에 다녔던 아이의 비중이 20.41%였는데 2013년에는

39%로 늘었습니다.

분쟁의 아픔을 딛고 다시 쓰는 미래

네팔에서 분쟁은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서

마냥 절망하고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전쟁과 가난으로 자신들

은 갖지 못했던 교육의 기회를 아이들에게만은 누리게 해주려

는 노력이 세이브더칠드런의 지원과 만나 결실을 맺고 있습니

다. 바그룽 주가 새로운 미래를 써나갈 수 있도록 언제나 응원

하겠습니다.

글 바그룽 주: 김승진(커뮤니케이션부), 김미경(해외사업부) 사진 한겨레신문

Page 1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기획특집 |

12 2014 Spring

신분 구성

남녀 비율여

43%

남: 1,282명여: 966명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바그룽 주 RTF 사업 현황

RTF 사업 직접 수혜자 영유아 발달센터 현황

RTF란?RTF(“미래를 다시 쓰자” Rewrite the Future)는 세이브더칠드런이 분쟁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사업입니다.

네팔 바그룽 주 RTF 사업비(5년 총계)

15 8000만원억

1. 아동 2. 어른

10,996명 2,248명

1. 세이브더칠드런과 정부가 정한 영유아 발달센터 최소기준

3. 초등학교 1학년 중, 영유아 발달센터에 다녔던 학생

2013년 39.00%

2010년 20.41%

2. 2013기준, RTF 사업 구역 내영유아 발달센터 수

4. 세이브더칠드런의 8가지 기준을 만족시키는 곳

2013년 62.00%

2010년 20.00%

개40

 건물 6개의 학습 코너 화장실 식수 훈련받은 선생님 놀이도구(실내, 실외) 운영위원회  구충제와 예방접종

남57%

신분 구성

소수민족3,238명

44% 39%

13%29%

달리트(불가촉천민)

4,789명

남녀 비율남

51%여

49%

남: 5,629명여: 5,367명

달리트(불가촉천민)285명

Darling달링

Devisthan데비스탄

Adhikarichaur아디가리촐

Khunga쿤가

Argal아르갈

Bobang보방

Boharagaun보호라가웅

Hilla힐라

Hatiya하티야

Tara타라

소수민족887명

바그룽 주 Baglung District

Page 1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13Save the Children

바그룽 주 Baglung District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272km 떨어진 서부 산악지대. 59개의 행정마을(VDC)과 1개의 주도(Municipality)로 이뤄져 있음

2013년 새로 등록한 학생명630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RTF 사업이 진행된 곳

2009년에 2개 행정마을에서 시작돼 2012년부터 10개 행정마을로 확대.

Darling달링

Devisthan데비스탄

Adhikarichaur아디가리촐

Khunga쿤가

Argal아르갈

Bobang보방

Boharagaun보호라가웅

Hilla힐라

Hatiya하티야

Tara타라

Nepal네팔

China중국

India인도

Bhutan부탄

Bangladesh방글라데시

학교 현황

체벌 금지 선언한 학교개47

초등학생 (1~5학년)100% 등록률 달성 학교

개9011,097명

학교 수개95

초등학생 수

아동친화학교 선언한 학교 개23

‘평화구역으로서의 학교’ 선언한 학교

개65

문해율 향상 프로그램 진행 학교

개23

교사, 학생, 학부모 행동강령 마련한 학교

개86

5년간 새로 지어진 교실 개48

독서캠프 현황

운영중인 독서캠프개90

·매주 토요일·1~3학년 대상·‘미니 도서관’ 운영

인도양

인도

중국

인포그래픽

최유민

| 20

3인포그래픽연구소

바그룽 주 Baglung District

Page 1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재해로 무너진 일상을 재건하는 하이옌 피해 지역 구호 활동

슈퍼태풍 하이옌, 그후 4개월P h i l i p p i n e s지난해 11월 8일 슈퍼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남부를 강타했습니다. 사망자가 6000명 이상, 이재민이 410만 명에 달하며, 50만 채나 되는 집이 완전히 무너지거나 날아갔습니다. 4개월간 활발한 복구활동이 벌어졌지만 지역민의 생계가 달린 산업이 대부분 파괴돼 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3개년의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일시적 구호를 넘어 지역사회의 재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14 2014 Spring

긴급구호 현장에서 |

1

2

3 4

Page 1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1 파나이 섬 주민들이 태풍으로 망가진 배를 수리하고 있습니다.

2 레이테 섬 동부에 사는 어부 엘리오스 보코 씨는 배를 잃었습니다.

3 레이테 섬 동부의 알레그레 초등학교는 학교 건물이 한쪽 벽만 남았습니다.

4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친화공간 담당 직원이 아동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5 세이브더칠드런과 국제의료구호단체 멀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동식 보건소에서 멀린 소속 간호사가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15Save the Children

무너진 생계를 되살리기 레이테 섬 동부 산토니니오 마을에 사는 엘리오스 보코(58)

씨는 유엔 난민기구가 제공한 천막에서 지냅니다. 보코 씨는

어부이지만 태풍 때 고기잡이배가 없어져 돈을 벌어 집을 지

을 일이 막막합니다. 인근의 불로드 마을은 주민 거의 전부가

벼농사나 코코넛 재배에 종사하던 마을입니다. 그런데 태풍

과 뒤이은 폭우로 논은 모조리 쓸려가거나 침수됐고 코코넛

나무도 남아난 것이 없습니다. 3모작을 하던 지역이지만 올해

벼농사는 한 번이나 짓게 될는지 알 수 없습니다. 코코넛은 다

시 심어서 자라려면 6~8년이나 걸립니다. 레이테 섬 서부 팅

허브 마을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코코넛, 바나나 등을 재배하

던 마을이지만 농업 기반이 죄다 망가졌습니다. 지역 산업이

돌아가지 않으니 사람들은 외지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팅

허브 마을에서만도 태풍 이후에 여성 30~40명이 도시로 돈

을 벌러 가서 엄마 없이 지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태풍 발생 4개월이 지난 현재, 세이브더칠드런은 인도적지

원의 초점을 장기적 재건으로 옮겨 지역민의 생계 회복을 지

원하고 있습니다. 토사로 막힌 관개 수로를 복구할 수 있도록

9개 지역 농민협회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2월초까지 1600

여 농민의 논에 수로가 복구됐습니다. 복구작업에 고용된 사

람들은 소득이 생기고, 수로가 뚫리면 농사도 가능해지므로

일석이조입니다. 또한 부서진 배를 수리할 수 있도록 어민들

에게 현금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산업이 회복돼 지역사회에

소득이 늘면 지역경제 회복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될 것입니다.

장기 재건의 핵심, 교육과 의료

태풍은 학교나 병원이라고 피해 가지 않았습니다. 학교 수업

은 태풍 발생 두 달이 지나서야 부분적으로 재개되었고 아직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합니다. 피해가 컸던

지역에서는 의료시설이 90%나 파괴된 곳도 있습니다. 레이테

섬 동부 알레그레 마을 아이들은 태풍 이후 계속된 비로 발

이 마를 새가 없어 다들 피부병이 생겼습니다. 발이 따갑고

아프지만 연고가 없어서 그대로 두는 형편입니다.

장기 재건에는 교육과 의료 시스템의 회복이 필수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월초 현재 39개 학교에 임시학습센터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본래의 학교 건물이 수리되지 못했더라도

수업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총 2만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

교들의 수리를 도왔고, 교구와 학습자재도 지원했습니다. 46

곳의 아동친화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심리정서 상담도 받고 다

양한 놀이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이동식 보건소를

통해 9000명 이상을 진료했으며, 6~59개월령 아이들 8000

명을 대상으로 영양실조 검사도 실시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까지 아동 약 11만 명을 포함해 30

만 여 명의 하이옌 피해 주민을 지원했으며, 3개년 계획을 통

해 총 110만 명(아동 80만 명 포함)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세

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지난해 11월 40만 달러, 올해 3월 25

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추가 지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글 김승진(커뮤니케이션부), 김지연(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중앙일보5

Page 1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16 2014 Spring

긴급구호 현장에서 |

남수단 레이크 주의 아웨리얼 지역에 사는 알렉(12, 여, 가명)

의 집은 나무 아래 플라스틱 기둥을 세우고 담요를 덮은 임시

천막입니다. 우간다 캄팔라에서 학교를 다니던 알렉이 남수

단 보르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왔던 중에 내전이 일어났습니

다. 피난 도중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가족들도 제각각 흩어지

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총소리를 들어봤어요. 처음엔 늪지대 쪽으

로 도망쳤는데 거기에 숨어 있던 무장 세력이 피신하

러 간 사람들을 공격했어요. 그래서 다시 이곳으로

도망쳐 왔을 땐 있을 곳이 없어서 3주 동안 갈대로

매트를 만들어서 강물 위에서 지냈어요.”

알렉은 배를 타고 나일강을 건너서 이곳에 무

사히 도착했습니다. 2011년 7월에 수단에서 독립

한 아프리카 동북부의 신생국 남수단에서는 지

난해 12월 15일 시작된 내전으로 피난에 나선 국

내 피난민이 70만 여 명에 이르고, 나라를 떠나 국

경을 넘은 사람이 17만 명이나 됩니다.

전쟁 피해자의 절반은 아이들

모든 재난과 전쟁 피해 인구의 절반은 아이들입니다. 지난 2

월 19일 남수단 보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펼친 세이브더칠

드런 현장 직원은 “전쟁 이후 이 근처 공동묘지에는 아이들의

무덤이 가득하다”고 목격담을 전했습니다. 부상을 당해도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평생 장애를 갖게 되는 아이들도 많습

니다. 또 깨끗한 식수가 없어 핏물과 오물로 더럽혀진 냇물과

강물을 마시다 보니 아이들은 온갖 질병과 전염병을 달고 삽

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경험하는 정신적인 충

격과 피해는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듭니다. 엠마

누엘(10, 남, 가명)도 알렉처럼 아웨리얼의 수풀

더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마을이 공격

을 받으면서 엠마누엘은 같은 방에서 주무시던 할

머니의 손을 잡고 도망쳤습니다. 무사히 배를 타고

나일강을 건넜지만 부모님과 형제들의 생사는 알

분쟁으로 무너진 일상을 재건하는 남수단 피난민 구호 활동

아이들이 대가를 치르는 어른들의 전쟁S o u t h S u d a n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총성과 폭탄 소리 속에서, 믿기지 않는 현실을 매순간 마주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른도 감내하기 힘든 절망과 비극이 이 아이들의 일상을 삼켜버리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으로 고통 받는 남수단 아이들을 위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혼자 배를 타고 보르를 탈출해 아웨리얼에 도착한 아이를 안고 있는 한 남성.

Page 17: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17Save the Children

지 못합니다. 엠마누엘은 아직도 강 건너편에서 폭탄과 총 소

리가 들려올 때마다 불안하고 겁이 납니다. 집으로, 학교로,

일터로 돌아갈 가능성이 눈앞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부모와 헤어지게

된 아이들은 분쟁에 대한 아픈 기억만큼이나 부모에 대한 그

리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5살 제임스(남, 가명)

도 그중 한 명입니다. “도망치다가 부모님과 헤어지게 됐어요.

지금은 삼촌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데 가족들이 보고 싶고 학

교에서 공부를 하고 싶어요.”

분쟁의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아이들만을 위해 마련된 안전한 장소에서 다만 몇 시간이라

도 흥미있는 활동에 몰두하면 아이들은 조금씩 아픈 기억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수도 주바와 아웨

리얼, 동부 이쿼토리아 주의 니뮬레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

며, 아웨리얼에 있는 피난민 캠프에서 아동보호 프로그램을 주

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1월 남수

단 분쟁 피해자를 위해 5만 달러의 긴급구호 기금을 지원했습

니다. 이곳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지역

사회가 보살필 수 있도록 마을 내에 위탁가정 몇 곳을 시범 운

영하고 있습니다. 또 주바, 아웨리얼, 니뮬레에서 ‘가족 찾기 프

로그램’을 통해 제임스와 같은 처지에 있는 약 1500명의 남수단

아이들을 미아로 등록했고, 이중 150여 명이 가족과 상봉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전쟁을 경험한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가슴

속의 아픔과 상처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세이브더

칠드런이 아웨리얼과 주바에서 운영하는 ‘아동친화공간’에서

는 아이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어루만져주는 맞춤 상담을 진

행하고 또래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놀이 프

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아동친화공간 옆에는 세이브더칠드런과 국제의료구호단체

멀린이 운영하는 ‘이동식 보건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분쟁

의 충격을 극복하려면 심리정서적인 보살핌도 중요하지만 신

체적 건강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니뮬레 지역에

서 세이브더칠드런과 멀린은 3만 5000여 명의 피난민에게 의

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동식 보건소에서 15세 미만의 아

이들 1만 5000명에게 홍역과 소아마비 예방주사를 접종했고

아이들의 기초 건강검진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분쟁의 아픔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의

울음과 비명 소리를 밝은 웃음으로 바꾸어 주기 위해, 또 아

이들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계

속적인 지원을 해나갈 것입니다.

글 김지연(커뮤니케이션부) 사진 세이브더칠드런

1 내전을 피해 배를 타고 나일강을 건너 아웨리얼 지역에 도착한 아이들.

2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보호 담당 직원이 피난 도중 가족과 헤어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3 니뮬레 지역에서 세이브더칠드런과 멀린이 피난민 아동과 가족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1

2

3

Page 18: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Zoom In People |

18 2014 Spring

‘한국 미디어의 아프리카 재현 방식과 수용자 인식 조사’를 진행한 김춘식 교수 인터뷰

“콘텐츠는 다양해졌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입니다”I n t e r v i e w

‘아프리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그 이미지는 지난 10여 년간 아프리카에서 국민총생산GNP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중산층이 늘고 있으며 휴대폰 가입자 수가 5억 명이 넘는다는 사실과도 관련있나요?TV, 신문,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을 접하지만 그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요? 얼마 전 문제가 된 포천의 ‘아프리카 박물관’ 관계자가 짐바브웨와 부르키나파소 출신 이주 노동자들에게 “아프리카 사람이니까 1달러면 하루 종일 살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한 것은 현재 우리가 아프리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Page 19: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19Save the Children

“콘텐츠는 다양해졌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입니다”

적인 존재를 그려야 할 거고요. 그런데 그림이 매우 구체적이

고 그린 사람에 관계없이 이미지가 유사하다는 것은 거의 획

일화된 정보를 수용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초등학생 외에도 인터뷰를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나 인상 깊었던 대답이 있었나요?

성인 대상 인터뷰로 기억을 하는데요. ‘아프리카는 문명과 거

리가 먼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도 아파트가 있느냐, 차가 있

느냐.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결국 아프리카는 미개하다고만 생각하지 도시화나 문

명과는 굉장히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또 아프리카를 ‘흑인’, ‘굶주림’ 등의 이미지로만 생각하다 보니

어떤 분은 지난 2010년 대지진을 겪은 중앙아메리카의 아이

티 같은 곳을 아프리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은 미디어가 아프리카를 어떤 모습으로 다루

고 있으며 이것이 사람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아보기 위해 <한국 미디어의 아프리카 재현 방식과 수용자 인

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조사의 책임연구원인 한국외

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김춘식 교수를 만나보았습니다.

우선 연구 과정과 결과를 간단히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주요 신문과 방송에 2012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게재,

방영된 아프리카 관련 뉴스 526건, 광고 17건, 비뉴스 TV프

로그램 122건 등을 분석했습니다. 조사 결과 아프리카 관련

방송 뉴스의 절반 이상이 총기와 같은 폭력적 장면을 담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대부분의 뉴스가 내전이나 기근

과 같이 갈등적이고 부정적인 ‘상황 전달’에 치우쳐 있고 문제

의 원인이나 해결방안에 대한 분석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모금 광고와 다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들은 아

프리카인을 대부분 나약하고 피동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개인

이나 가족이 겪는 참혹한 불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초등, 중등, 고등, 대학생 및 일반인으로 구분해서 초점 집단 인터뷰도 진행하셨는데요, 각 집단별로 아프리카를 인식하

는 데에 특징이 있나요? 집단에 따라서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 모두 아프리카

지역이나 지역민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유사합니다. 차이가

없어요. 참 희한한 결과죠. 왜냐하면 연령은 20~30년 차이가

나지만 그 연령 차이만큼 다양성은 관찰되지 않았거든요. 그

것은 현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아프리카 현지를

가봤거나 현지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었던 사람과 그렇지 않

은 사람 사이에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어요.

초등학생들에게 아프리카에 대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보

라고 했을 때 대부분 아프거나 힘들어 하는 사람 등을 굉장히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그린다는 내용을 보고 놀랐습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게 되면 아마 개인마다

그린 그림이 달라져야 되겠죠. 뚜렷한 대상보다는 조금 추상

검은색은 까매서 나빠 보여요.

- 초등학생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원시시대 같은 느낌이 들어요.

- 중학생

초점 집단 인터뷰에서 초등학생이 그린 아프리카의 이미지. 아프리카인을 구정물을 마시고 배가 고픈 사람으로 묘사했습니다.

Page 20: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Zoom In People |

20 2014 Spring

식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왜곡된 이미지를 더 강하게 갖게 되

는 것이군요?

그렇죠. 요즘에는 어린이들도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를 통해 아프리카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될 텐데, 이런 데서

아프리카를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동영상들을 보면

아프리카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거의 없어요. 미디어는

다양해도 콘텐츠는 굉장히 유사하고, 따라서 한번 가진 이미

지가 계속 고착되죠.

반면, 아프리카 현지와 현지인들을 경험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에는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말씀이 인상적인

데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탄자니아에서 1년간 생활하고 온 직장인이 있었어요. 아프리

카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상당수가 아프리카 사람들이

정치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있느냐고 반문했어요. 그런데 이

분은 ‘아프리카에서는 민주주의, 사회주의 같은 개념보다는

나를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느냐 아니냐의 기준으로

사람을 뽑기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실제로는 사회주의적인

성격을 띠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현지를 경험한 사

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이러한 차이는 맥락을 이해하느냐

아니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아프리카를 묘사의 객체,

대상체로서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 지역에

가게 되면 그들이 주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죠. 그리고

사회의 특정 부분이 아닌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

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

해하게 되죠. 우리도 다른 지역에 가거나 학년이 올라가서 반

이 바뀌어도 친해지려면 최소한 몇 개월의 시간이 필요한데

단지 한두 번의 아프리카 관련 미디어를 보고 아프리카 전체

를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문제가 있죠.

방송 광고 등을 통해 인도적지원을 홍보하는 단체들의 경우

에는 어쩔 수 없이 아프리카 지역이 처한 어려움이나 열악함

을 부각해야 하는 현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켜서 감성을 자극하는 접근이 모금에

효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죠. 하지만 이런 접근의 한계는 아

프리카에 대해 장기적 도움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아프리카라는 큰 대륙을 하

나의 나라처럼 인식하고 있잖아요? 아프리카는 50개 이상의 국가로 이뤄진 대륙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 안에 있는 국가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요. 북

아프리카 지역은 유럽이나 중동으로 이해를 하고 있고, 사하

라 사막 이남 지역은 개별 국가가 아닌 하나의 집단, ‘아프리

카 대륙’이라는 단일 국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경향이 모든 연령대에서 동일하게 발견되는 이유는 아프리카

를 다루는 미디어는 굉장히 다양해졌지만 미디어에서 유통되

는 정보, 콘텐츠의 다양성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집단 간 아프리카 인식에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

는데, 획일화된 미디어를 접한 초등학생들이 자라면서도 인

게으르고 의욕이 없을 것 같고 교육받지

못할 것 같아요.- 직장인

몇 초에 한 명씩 죽는다는 캠페인을 보면

죄책감이 들어요.- 대학생

다른 초등학생이 그린 아프리카인 역시 아랫도리만 걸친 채 배가 고파 울고 있습니다.

Page 21: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1Save the Children

사람들이 어떤 아프리카 아이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 감정적

으로 모금에 동참할 수는 있지만, 일회성 후원을 넘어 실제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왜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문

제인지 등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구호단체들의 방송 광고를 보면 축 늘어진 채 얼굴에 파리

가 붙은 아이들이 나오거나, 곧 죽을 아이니 기억하지 말라는

내레이션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를 접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쌍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을 버거워해요. 굉장히 불

편합니다. 협박하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어쩌다 한두 번 봤

을 때는 충분히 공감되는데 매번 똑같은 접근이 이뤄지면 피

하게 되죠. 장기적으로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후원을 받는 나라들이 단순한 ‘구호의 대

상’이 아닌 함께 성장하고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연구는 방송 광고 등을 활용하는 세이

브더칠드런의 활동에도 혹시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구호단체들의 경우, 모금액을 많이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철학을 갖고 아동의 문제에 접근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정의와 인권을 어떻게 더 많이 구현할

것인지, 장기적으로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 개선에도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

아요. 세이브더칠드런은 다른 구호단체보다 훨씬 ‘아동’에 초

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러한 목소리를 더 많이 내는 것도

필요하겠죠. 사실 세이브더칠드런이 먼저 이러한 프로젝트를

제안해준 것 자체에 놀랐어요. 여타 구호기관과는 다른 철학

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되고 획일화된 인식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면 좋

을까요?

아프리카와 우리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

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아동’에 대한 문제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보고요. 우리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이 중요

하듯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 역시 중요한 문제죠.

어른의 시각이 아니라 아이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 아이들

을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관점이 사회 전반으로 파급돼야 할

것 같아요. 이러한 인식이 공유되어야만 아프리카 문제에 대

해서도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신은정(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지연(커뮤니케이션부)

“우리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이

중요하듯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 역시 중요한 문제죠.

어른의 시각이 아니라 아이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고 생각하는

관점이 파급돼야 할 것 같아요.”

Page 22: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2 2014 Spring

Hot Issue |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 위원회’ 활동 결과

‘이서현 보고서’가 말해주는국내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2013년 10월 경북 울주에서 이서현 양(8)이 함께 살던 새엄마의 학대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아동보호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었습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의 주도로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 위원회’가 구성됐으며 두 달에 거쳐 진상조사가 실시됐습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에 대한 국내 최초의 진상조사 보고서인 ‘이서현 보고서’는 보건복지부에 전달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에 기여하게 될 예정입니다.

신고가 있었는데도 재학대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

건의 전과정을 짚어보면서 어떤 단계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

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이양은 2010년부터 약 3년 반 동안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

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 신고가 들어온 2011년에 2개 지

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총 22차례 개입을 시도했지만, 아

위원회(위원장 남윤인순 국회의원)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2

개월간 진상조사를 진행했습니다. 24개 관련 기관과 개인을

대상으로 서면질의를 한 뒤, 피해자 이양이 거주했던 포항, 인

천, 울산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 울산 시청, 경찰, 이양이 다

녔던 유치원, 초등학교, 병원의 교사와 의사 등 33명을 만나

면담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2년 반 전에 최초

2013년 12월 11일 아동학대로 숨진 이서현 양의 49제를 맞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Page 23: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3Save the Children

이서현 양 사망사건 이후 경과

동보호체계의 제도적 허점과 이로 인한 소극적 대처가 맞물

려 이양의 죽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최초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이뤄진 2011년 5월에

는 상담원이 학대 여부를 판정할 때 사용하는 스크리닝 척도

에 학대의 재발 가능성을 가늠할 지표가 없었습니다. 이에 따

라 학대의 지속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고, 아동을 학대행

위자에게서 곧바로 격리시키는 조치가 아닌 원가정 보호조치

가 내려졌습니다. 또 학대행위자와 아동의 관계가 제대로 파

악되지 않아 친모의 소재를 찾지 못했습니다. 아동보호전문

기관은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할 권한이 없어서 가족관계

파악에 제약이 있는데다 이혼 가정에서 학대가 발생했을 경

우 비양육 부모의 소재를 파악하는 절차가 복잡해 신속한 대

응이 이뤄지기 어려웠습니다.

사례가 한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2011년 7월에 이양 가족이 포항에서 인

천으로 이사하면서 이양 사례도 해당 지역으로 이관되었습니

다. 당시에는 관할 지역이 바뀔 경우 전산 시스템상 종결 조치

를 취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양 기관의 해석이 달랐

고 의사소통이 미흡해 인수인계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못했습

니다. 또 이관을 받은 기관에서 추가적인 개입을 시도하긴 했

지만, 학대행위자가 상담을 거부할 때 기관이 이를 강제할 권

한이 없어 개입이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제도가 명목뿐이었다는 점도 드러났습

니다. 교사, 의사, 아동복지 공무원 등 아동학대를 발견하기

쉬운 직업군에 있는 사람은 학대 징후를 발견했을 때 의무적

으로 신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양이 사망할 때까지

추가적인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양이 마지막으로 거

주한 울주에서 이양이 다녔던 학원, 학교, 병원 등의 신고의

무자 중 이에 대해 교육을 받았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

다. 또 의무자가 신고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되어 있지

만, 어떤 절차와 기준으로 의무 불이행을 조사하고 판단할지

에 대해서는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의무이행을 강제할 방법

이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크리닝 척도 개선, 학대행위자에 대한 강제적 개입 등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개입 지침이 변경되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어느 정도 개선되었습

니다. 하지만 학대의 사전 예방과 재학대 방지에 초점을 맞춘

실질적인 대책은 여전히 많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또한 아동

보호전문기관이 기계적인 척도나 절차에만 의지하지 않도록

상담원의 역량을 키우고 경험 있는 상급자의 지휘권을 강화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

간에서 열린 서명운동을 통해 총 2만 6543명의 시민이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함께 촉구해 주셨습

니다. 1월 24일, 위원회는 ‘이서현 보고서’ 초안과 서명 명부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은 제도의 미비점이 고쳐지고, 또 개선된 제도가 명목에 그치

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해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

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김은정(권리옹호부) 사진 남윤인순 의원실

5일 | 보건복지부, 울산시에 신고의무자 의무 불이행 조사 지시

21일 | 울산지검, 박씨에 살인죄 등 적용해 구속 기소

25일 | 세이브더칠드런 등 민간 단체, 국회의원, 아동복지·법률 전문가들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 위원회’(이하 ‘위원회’) 구성, 조사 시작

24일 | 이서현 양 사망29일 | 경찰, 계모 박씨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4일 | 경찰, 박씨 혐의를 상해치사에서 학대치사, 상습폭행, 아동학대 등으로

변경하고 검찰에 송치

12일 | 경찰, 이양의 친부를 학대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

31일 | 국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과 ‘아동복지법 일부 개정안’ 의결

24일 | 위원회, 조사 결과 중간 발표 및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서명 전달

28일 | 정부,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조기 발견·보호 종합대책’ 확정

201310월

11월

12월

2월

20141월

Page 24: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4 2014 Spring

나누는 사람들 |

“농사지어 아프리카 친구 돕는 아이들”

전북 4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지난 1월 17일 전라북도 전주시의 아이

들 60여 명이 세이브더칠드런의 전북지

부를 통해 200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초

등학교 연령 아이들이 모으기 쉽지 않

은 큰돈이기도 했지만 더욱 놀라운 점

은 이 후원금이 아이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번 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전주시에 있는 덕진, 우

아, 인후, 중산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로, 2012년부터 삼성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우리

가 먹는 농산물을 직접 키워보면서 농

산물의 소중함도 깨닫고 자연생태도 체

험해보는 농사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

던 것입니다.

첫해에는 벼를 길렀습니다. 직접 볍씨

도 뿌리고 모내기도 하고 잡초도 뽑아

주며 벼를 수확했습니다. 이렇게 재배한

쌀의 일부는 지역아동센터의 후원자에

게 감사 선물로 드리고 일부는 지역 어

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데 사용했

습니다.

두 번째 해인 지난해, 농사에 한결 익

숙해진 아이들은 이제 더 다양한 작물

에 도전했습니다. 약 300㎡의 땅에서 옥

수수, 배추, 사과, 검정쌀을 재배했습니

다. 전북농업기술원을 찾아 농사짓는

법도 배우고, 시시때때로 거름도 주고

잡초도 뽑아가며 지극정성으로 길렀습

니다. 수확한 농작물을 인근 전통시장

인 모래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도 아이

들의 몫이었습니다. 이렇게 한 해의 결

실을 팔아 모은 수익이 약 200만 원. 아

이들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자

신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긴 이 수익

금을 아프리카 지역 아이들을 위해 후

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후원금을 전달하는 자리에 참석한 권

지우(13) 양은 한 해 동안의 농사체험을

돌이켜보며 말했습니다. “농사가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어요. 그래도 친구들

과 함께 옥수수를 딸 때는 참 즐거웠어

요. 우리가 직접 키운 농작물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어

기뻐요.”

작은 이들의 큰 나눔 어린이와 노숙인. 아직 주머니가 가볍고 자신을 돌보는 것도 쉽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스스로 세이브더칠드런의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우리도 후원합니다P e o p l e

Page 25: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5Save the Children

“집 잃은 아픔을 나누는 노숙인의 후원”

산마루교회 노숙인

“노숙인들이 필리핀 태풍으로 피해를 입

은 아이들을 위해 돈을 모았습니다”

지난해 말 세이브더칠드런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습니다. 전화를 한 곳은

서울 신공덕동의 산마루교회. 이 교회

는 서울역과 가까워 노숙인들이 자연스

럽게 찾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7년 전부터 일요일 아침이면 노숙인들

과 함께 예배를 하고 식사를 나누었습

니다. 그러던 지난 11월,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하자 이곳의 이주연 목사

는 노숙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도 도

움을 받는 사람들이지만 갑작스럽게 재

해를 입은 필리핀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

나마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노숙인 약 80명이 십시일반으로 모

은 후원금이 13만 1130원이었습니다.

“저희도 많이 놀랐습니다. 별로 크지

않은 돈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 분들에

게는 자기 호주머니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후원금을 전달하던 전도사 이동선

씨는 ‘소중한 돈’임을 재차 강조하며 말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노숙인이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벌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40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여기

에 참여하지 않고 길에서 돈을 얻는 경

우에는 하루 5000원 정도를 손에 쥘 수

있다고 합니다.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는 경우도 있지만 거주지나 연

락처가 명확하지 않은 노숙인이 일자리

를 얻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귀한 후원금이다 보니 모아놓

고도 어디에 전달해야 할지 한 달 가까

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긴 고민 끝에 내

린 결론은 ‘재해 현장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어린이’였고 그래서 이들

은 세이브더칠드런에 후원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조심스런 연락 끝에, 후원에 참여한

정목환(가명, 62) 씨로부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후원에 참여한 이유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가장 큰 고통

을 받는 사람은 어린이들입니다. 어려운

생활이지만 나만을 위해 살기보다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즐겁게 후원했습니다.”

정목환 씨는 태풍 피해를 입은 하이

옌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앞길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절망 속에서

도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

겠습니다. 희망을 품고 견디면 더 나은

내일이 틀림없이 올 것입니다.”

정리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그림 허경미

Page 26: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내 생각은 이래요 |

26 2014 Spring

질문을 했는데 버릇이 없다며 때리셨죠. 남자아이들이 더는 못 참겠다며 교

장실로 내려가 항의를 했어요. 전례 없던 일이라 교장 선생님께서는 매우 심

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교사를 교체하는 조치를 바로 취해주셨죠.

Q ‘사랑의 매’는 있다, 없다?

허균 | ‘사랑의 매’란 게 교사 자의에 의해 정해지고 있

어요. 아는 친구가 선생님께 매를 맞고 억울해서 신

고한 적이 있는데, 경찰이 와서 조사라고 한 게 ‘사

랑의 매였습니까, 아니었습니까?’ 한마디뿐이었다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어느 선생님이 사랑의 매가

아니었다고 하겠어요?

이진화 | 예전에는 저도 아이들을 통

제하기 위해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아동권리 옹호 서포터즈이자 아동기를 지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청춘. 2박3일 영세이버 양성 과정에 참여한 영세이버 5기 다섯 명이 체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체벌을 받은 기억부터 자신이 체벌을 한 경험, 체벌만큼 아팠던 언어폭력 등 100분이 부족할 정도로 열띤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아동권리 옹호 서포터즈의 100분 심야토론

사랑의 매, 있다 없다?S u p p o r t e r s ’ V o i c e

Q 체벌의 기억

이진화 | 초등학교 때 점심을 교실에서 먹었어

요. 당시 선생님은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삼으셨던 분인데, 한 친구가 먹지 못

하는 음식이 있어서 남겼어요.

선생님이 불같이 화내시면서 식판을 들린

채 친구를 복도로 내쫓았어요. 이어진 꾸지람

에 그 친구가 부들부들 떨더니 쓰러졌죠. 그런

데도 선생님은 사과를 하지 않으셨어요. 그 모

습을 보는 제게도 충격이었어요. 제가 좋아했

던 선생님이라 더욱 그랬죠.

민소영 | 초등학교 4학년 때 보조교사 선생님

이 아이들의 머리를 때리셨어요. 저도 맞았어

요. 그 나이에 궁금한 게 많으니까 ‘왜?’라는 1

Page 27: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7Save the Children

Q 체벌의 시작과 나아갈 길

김수인 | 저는 체벌에 완전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도 과외를 해보니까 저절

로 체벌이 아이들을 다루는 방법으로 여겨지더라고요. 익히 알려진 방법이

니까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생각을 못하니 ‘말을 안 듣는다=맞아야 한다’란

기존 관념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방송부를 할 때 선배들에게 무척 혼났어요. ‘나는 선배가 되

면 안 그래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선배가 되니 똑같이 하고 있더라

고요. 마음이 쫓기니 제가 보고 배운 대로만 한 거예요. 지금은 미안해서 그

후배들과 연락도 못하고 있어요.

류하미 |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보다 무엇이 잘못인지 짚

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때리거나 인격을 해치는 일로는 아

이가 반성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하게 하니까요.

김수인 | 예전에는 지금 보기에 ‘어떻게 저렇게 야만적으로 때리지?’라는 생

각이 들 정도로 때려도 문제가 되지 않았잖아요. 마찬가지로 미래에 우리 사

회가 더 성숙해지면 지금 손바닥을 때리는 것도 ‘어떻게 저럴 수가’라며 보지

않을까요? 정리 고우현(커뮤니케이션부) 사진 김상준

요. 그러다가 체벌근절 Q&A를 읽고 나서 생

각이 바뀌었어요. 우리 사회가 폭력을 범죄로

보면서도 동시에 폭력을 통해 아이들을 훈육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체벌

은 결국 강자가 약자를 때리는 것이잖아요.

민소영 | 대부분의 체벌이 갑자기 생겨난 분노

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주 특수한 경

우가 아니면 사랑의 매란 불가능하다고 봐요.

2

1 ‘폭력을 통한 훈육’이라는 체벌의 근본적 모순을 이야기하는 이진화 씨.

2 체벌이 교육적 의미보다 순간의 감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민소영 씨.

3 아동권리 옹호 서포터즈 영세이버 양성과정 중 체벌에 대한 토론에 참여한 영세이버 5기.

심야 100분 토론 참여자

이진화(22) 전북 영세이버

김수인(23) 서울경기 영세이버

민소영(23) 서울경기 영세이버

허균(23) 부산 영세이버

류하미(22) 전북 영세이버

체벌이란?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체벌을 ‘정도에 상관없이 물리적 힘을 사용하며, 이 폭력이 어느 정도의 고통이나 불편함을 일으키도록 의도된 모든 처벌’이라고 정의합니다. 보통 비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가벼운’ 신체적 벌과 가혹한 처사 역시 모두 체벌

에 포함됩니다. 덧붙여 위원회는 무시하거나 창피주기, 으르기 등 비신체적이더라

도 모멸적인 처벌은 아동권리협약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참고 | 아동권리위원회 일반논평 8호

‘체벌을 금지하면 아이들이 버릇이 없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시나요?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www.sc.or.kr) 자료실에서 체벌근절 Q&A를 확인해보세요.

왼쪽의 QR코드를 통해 지면에 담지 못한 100분 토론의 자세한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3

Page 28: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8 2014 Spring

영화로 보는 아동권리 |

집시는 오래전 인도를 떠나 페

르시아를 거쳐 천년 가까이 유럽

을 떠돌다 이제는 아메리카 대륙

에서 오스트레일리아에까지 널리

퍼져 살고 있는 떠돌이 집단입니

다. 워낙 한곳에 뿌리내리고 살아

오지 못했기에 공식적인 인구통

계조차 없이 음악이나 춤, 옷차림,

타로카드처럼 독특한 문화적 ‘스타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유

럽의 관광지에서는 구걸이나 소매치기로 악명이 높기도 합니

다. 그러나 실제 집시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들 집시에게

는 세상이 어떤 곳일지는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제62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은

헝가리 감독 베네덱 플리가우프의 <바람처럼Just the Wind>은 집시

에게 세상이 얼마나 가혹한 곳인지를 바람처럼 흔들리는 영상

으로, 바람처럼 스산하게 헤집어 보이는 영화입니다.

헝가리 숲속의 황량한 오두막, 몸져 누워 있는 할아버지에

게 빵조각 대충 뜯어 넣은 아침을 챙겨 먹이고 아이들에게는

꼭 학교에 가라고 당부하고 나선 엄마는 길섶 풀밭 청소며 학

교 강당 청소처럼 허드렛일로 가족을 보살피느라 고단합니다.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할 나이에 혼자 일어나 학교에 가는 딸

안나, 가라는 학교 대신 잡동사니 주워 모으며 숲속 이곳저곳

을 기웃거리며 다니는 아들 리오, 하나같이 남들과 눈길이라

도 마주치면 잔뜩 도사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바람처럼>은 이들 집시 가족이 겪는 단 하루를 담은 영화입

니다. 그런데 이 하루는 집시가 겪어온 역사이며, 집시가 맞닥

뜨린 현실이며, 집시 하나하나가 살아내는 평생이기도 합니다.

안나는 캐나다로 떠난 아빠와 학교 컴퓨터로 잠시 영상통

화를 하면서도 반가운 웃음보다 기다림에 바싹 타들어가는

마음을 인사로 전하고, 학교 물건이 없어졌다며 매서운 눈매

로 훑어보는 선생님에게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심지어 체육

복을 갈아입는 탈의실에 남학생들이 들이닥쳐 옆에서 함께

옷 갈아입던 친구를 거칠게 추행하는데 말리지도 못하고 도

망치듯 빠져 나갑니다.

실제 집시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

단 하루에 담긴차별과 추방의 역사J u s t t h e W i n d영화 <바람처럼>은 한 가족을 통해 집시에게 세상이 얼마나 가혹한 곳인지 드러내 보입니다. 누구에게 특별히 나쁜 짓을 한 적도 없는 집시들은 천년 넘는 세월 동안 차별받고 추방당하고 학살당하며, 지금도 세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Page 29: 세이브더칠드런 소식지 128호

29Save the Children

남동생 리오는 학교 대신 숲을 가로질러 불에 타 폐허가

된 어느 집에 찾아갑니다. 엉망진창 흐트러진 쓰레기 더미에

서 그나마 말짱한 잡동사니를 챙기려다 경찰이 들어서자 무

슨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소스라치게 놀라 숨습니다. 경

찰들이 주고받는 말에서 이 아이들이나 다른 집시들이 어째

서 그토록 겁에 질려 긴장하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 집에

살던 집시 가족이 살해당했고, 그것이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

라 이미 여러 차례 자행된 집시 연쇄살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

입니다. 한 가족 전부를 마치 사냥하듯 하나하나 총으로 조준

해서 죽인 살인사건에 목격자도 없고, 제보자도 없답니다. 그

사건을 두고 좀 더 젊은 경찰에게 나잇살 있어 보이는 경찰이

하는 말이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들립니다. “이 가족은 열심

히 일하는 집시였어. 굳이 죽이지 않아도 됐다고. 빈둥거리고

못된 집시들도 많은데 말이야. 어디 사는지 내가 말해줄 수도

있다고.” 핀잔을 들은 젊은 경찰이 씩 웃으며 대답합니다. “제

대로 하라는 말씀이지요?”

경찰이 떠나자 슬그머니 숨었던 곳을 빠져나온 리오가 찾아

간 곳은 더 깊은 숲 속, 감춰진 땅굴입니다. 거기에 리오는 주

워온 물건들을 풀어놓습니다. 이미 그곳에는 리오가 주워 모

은 양탄자며 요깃거리 몇 가지가 살뜰하게 놓여 있습니다. 아마

도 누나 안나를 위해 챙겨왔을 머리끈에 매니큐어까지도요.

날이 저물고 조마조마한 하루를 보낸 가족은 침대를 바짝

붙이고, 서로 몸도 바짝 기대 잠이 들지만 바스락 소리 하나

에도 소스라쳐 일어납니다. 이들 집시 가족에게 그 밤은 안식

이 아니라 가혹한 현실입니다. 어둠을 뚫고 자동차 소리가 들

려오자 리오는 다급하게 외칩니다. “뛰어. 내가 피난처를 만

들어 놨어!” 그러나 그들에게 더 이상의 아침은 없습니다.

베네덱 플리가우프 감독은 헝가리에서 한 해에 여덟 명이

살해된 실제 연쇄살인 사건을 이렇게 고발합니다. 전문 배우

가 아닌 실제 집시들이 연기하는 마리와 병든 아버지, 두 남

매의 하루는 집시들이 천년 넘는 세월 동안 겪어온 박해의 역

사가 오늘날도 여전하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이들이 떠돌게

된 것은 차별받고, 추방당하고, 학살당했기 때문입니다. 제2

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가 유태인만 학살한 것이 아닙니다. 그

때 이미 40만 명의 집시도 학살당했습니다.

살아서는 낡은 신발에 얻어 온 허름한 옷으로 지내다 총탄

에 만신창이가 되어서야 장의사가 입혀주는 새신에 고운 옷

을 입는 집시 가족을 보는 것은 너무도 덧없고 고통스럽습니

다. ‘집시 스타일’을 패션 트렌드로 소비할 줄만 알았지, 집시

의 삶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요? 글 이안(영화평론가)

1 위험이 닥치면 숨어 있을 은신처를 만드는 일이 공부보다 더 급하다고 생각하는 리오. 학교에 가는 대신 숲 주변 여기저기서 물건을 모으고 있습니다.

2 학교에서 물건이 없어지자 도둑으로 의심받고 상심에 빠진 안나. 아빠와 학교 컴퓨터로 연락하며 언제 데려가줄 수 있냐고 애원하지만 학교에서조차 안전하지 않습니다.

3 힘들게 청소일을 하며 가족들을 책임지는 엄마 마리. 캐나다에 간 남편으로부터 하루 빨리 초청장이 오기를 바라지만 상황은 점점 불안해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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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014 Spring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

사업 소식

우즈베키스탄, 김병화 마을 보건소 완공2013년 12월 GS SHOP의 지원으로 우르타치르칙 김병화 마을에서 새 보건소가 완공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이 양질의 의료 보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저학년 언어 및 산수 수업 개발네팔, 방글라데시, 말리 등 해외결연사업을 진행중인 6개 나라에서 1~2학년용 언어, 산수 교육법과 교구를 개발해 수업에 활용했습니다. 교구 제작에는 교육 전문가뿐 아니라 고학년 아동과 지역 주민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니제르, 진더 지방 보건 2차년도 사업 종료2013년 12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민간단체 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진더 지방 신생아 및 임산부 건강관리 개선 2차년도 사업이 종료되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통합보건소에 필수의약품과 의료기구를 지원했으며 말라리아 치료법과 아동질병통합관리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마을에서는 질병 예방 교육과 예방접종, 산전후 상담, 가족계획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남수단, 유혈사태 피해자 긴급지원2013년 12월 15일 남수단에서 발생한 분쟁 피해 아동과 가족을 위해 5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아동의 가족 재결합을 돕고 아동친화공간에서 교육과 심리치료를 제공하는 등 총 1000명의 아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KOICA 인도적지원 민관협력 사업 협력단체 선정외교통상부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를 통해 수행하는 인도적지원 민관협력사업의 2014/2015 협력 단체로 선정돼 3월 3일 약정식을 가졌습니다. 2015년까지 연간 20만 달러(약 2억 원)를 인도적지원 자금으로 지원받습니다.

국내 사업

Change The Future서울경기, 부산, 대전, 대구, 전북 지부에서는 빈곤아동 성장발달을 위한 통합지원사업 Change The Future를 통해 36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지원합니다. 2차년도 사업이 시작된 대전, 부산 지역의 12개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영양간식·영양제, 체육활동, 독서지도 등을 지원하며 개별 아동에 대한 상담도 실시합니다. 3차년도 사업이 진행되는 경기, 대구, 전북의 23개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지역아동센터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국내아동 결연후원금 지원사업 분기보고만 18세 미만 저소득 빈곤가정 아동이 기본적인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을 누릴 수 있도록 생계비, 교육비, 장학금, 치료비 등의 결연후원금을 지원하였습니다.

지원 시기 아동수(명) 지원금액(원)

2013년 12월 636 55,570,000

2014년 1월 629 54,549,000

2014년 2월 611 53,548,000

합계 1,876 163,667,000

위기가정 지원사업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급작스럽게 가정에 위기가 닥쳐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될 상황에 처한 아동 30명의 가정에 생계비, 교육비, 주거비, 주거환경개선비를 지원했습니다.

난민아동지원사업 협력기관 및 지원 아동 선정국내 난민아동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단법인 피난처와 난민인권센터와 협력, 올해 23가구 총 39명의 난민아동에게 교육비, 의료비, 양육비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 설명회2월 13일, 17일, 24일, 전국 45개 검사 및 외래비 지원사업 협력병원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향후 2년간 협력병원을 통해 저소득가정 아동의 의료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2014년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 전라북도 2차 협약전라북도청과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한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사업 2차 협약을 맺었습니다.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한국어뿐 아니라 엄마나라 말을 통해 엄마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해외 사업

방글라데시, 일하는 아동 보호2012년 7월부터 다카, 치타공, 쿨나, 쿠리그람 지역에서 가사 노동자로 일하거나 공장에서 일하는 1만 5000여 명의 아동에게 휴식 공간과 학습·놀이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장주에게는 아동에게 쉬는 시간과 안전한 일터 환경, 적정 임금을 제공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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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Save the Children

S a v e t h e C h i l d r e nNEWS

김아중, 윤소이 씨 캠페인대사 위촉2월 12일 배우 김아중 씨가 아프리카 여아 학교보내기 스쿨미 캠페인 대사로 위촉되었습니다. 김아중 씨는 지난해 3월 ‘희망TV SBS’를 통해 라이베리아의 여아 교육 사업장을 다녀온 것을 계기로 스쿨미 캠페인 대사가 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빈곤과 악습, 편견으로 교육의 기회를 빼앗긴 아프리카 여아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아 교육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시작되었습니다. 한편 19일에는 배우 윤소이 씨가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 대사로 위촉되었습니다. 윤소이 씨 역시 2010년 ‘희망TV SBS’를 통해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 사업이 펼쳐지는 니제르 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식량가격 폭등 등으로 영양실조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아동의 가정에 주요 생계수단인 염소를 지원해 영양과 가정 생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캠페인입니다.

권리 옹호

시리아 평화회담, 3만 2347건 서명 전달1월 22일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을 앞두고 회담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논의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3만 2347건을 모아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평화 특사에게 전달했습니다. 서명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등 9개국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3203건의 서명이 모였습니다. 3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 위원회 조사결과 발표1월 24일 울주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사무국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는 두 달간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와 제도개선 제안을 발표하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보고서 초안과 아동보호체계의 개혁을 촉구하는 2만 6543명의 서명을 전달했습니다. 4

영세이버 5기 발대식2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학생 아동권리옹호 서포터즈 영세이버 5기 교육과 발대식을 진행했습니다. 서울경기, 전북, 부산 지부에서 모인 대학생 86명은 아동권리, 옹호활동 등에 대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영세이버로 위촉되었습니다.

후원 소식

태양산업·세안산업 네팔 해외교육사업 후원2006년부터 해외사업을 후원해온 태양산업과 세안산업은 올해에도 네팔 반케지역 자나바와나 초등학교 교육사업을 후원하는 협약식을 체결했습니다. 5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인도적지원 후원지난해 12월 13일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는 태풍 하이옌의 피해를 입은 필리핀 사람들을 위한 인도적지원에 5653만 3330원을 후원했습니다. 90개 회원교에서 7만여 명의 학생이 모금에 참여했습니다. 3월부터는 네팔 학교 건립을 위해 모금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신한생명,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지원신한생명은 올해 다문화 이중언어지원 사업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에 참여하는 아동과 부모 1380명에게 단어 카드와 이중언어 교재키트 등을 제공하기 위해 55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허스트중앙, 방글라데시 Safe Home 사업 후원2월 허스트중앙은 자사의 월간지 ELLE의 ‘쉐어 해피니스 프로젝트’로 조성된 1600만 원을 방글라데시 홍등가 지역 소녀들의 보호시설 Safe Home에 후원했습니다.

현대건설 인도네시아 학교보건위생 개선사업 후원현대건설은 1월 인도네시아 아체뚱아 지역의 학교보건위생 개선사업에 1억 원을 후원했습니다. 이 사업으로 12월까지 이 지역 15개 학교의 학생, 교사, 지역주민 6900명에게 위생시설, 위생용품, 보건교육을 제공합니다.

이니스프리 Change The Future 후원이니스프리는 ‘그린 크리스마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판매할 때마다 제품당 500원의 수익금을 적립해 지난해 12월 Change The Future 사업에 5700만원을 후원했습니다. 또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문화상품권, 자전거, 기타를 지원했습니다.

워커힐면세점 Change The Future 후원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연말 1004개 상품의 판매 수익금 일부로 조성한 3000만 원을 Change The Future 사업에 후원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 하나키즈오브아시아 후원2008년부터 베트남 다문화가정 아동 지원사업 하나키즈오브아시아를 후원해온 하나금융그룹은 올해에도 후원 협약을 맺고 2억 9000만 원을 지원합니다.

KB국민카드 한생명 살리기 후원2001년부터 심장병 아동 수술비를 후원해온 KB국민카드는 12월 KB국민 임직원카드와 의사카드로 조성한 3566만 8331원을 국내 보건의료사업 ‘한생명 살리기’에 후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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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14 Spring

세이브더칠드런 뉴스 |

서울경기지부 | Change The Future 차일드클럽 놀이터 보수 건의 지난해 11월 22일 Change The Future 사업에 참여하여 차일드클럽에서 활동한 안산 초원지역아동센터 아동 5명이 안산시 단원구청에 놀이공간 개선안을 건의했습니다. 구청에서는 건의사항 중 일부를 받아들여 꿈동산 놀이터의 부서진 놀이기구를 수리하고 재단장했습니다.(수리 전 모습<왼쪽 사진>과 수리 후 모습) 초원지역아동센터 차일드클럽에서는 지역사회를 아동이 행복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 한 해 와동체육공원과 꿈동산 놀이터, 큰고개 놀이터, 덕인초등학교 인근을 탐방하며 위험한 요소와 개선안을 작성하여 구청에 건의했습니다. 또 경기도미술관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차일드클럽 활동을 소개하는 한편 환경미화봉사단을 조직하여 놀이공간을 청소했습니다. 차일드클럽은 놀이기구 수리 이외에도 안전하고 즐거운 놀이공간을 위해

CCTV와 그네 설치, 청소봉사단과 방범대 운영, 주의사항 표지판 교체, 금연표지판 설치 등을 건의했습니다.

서울경기지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인천, 안산, 부천의 토요베트남학교에서 아동과 가족 295명이 참여한 ‘하나토요베트남학교 송년가족잔치’를 열었습니다.

대전지부

지난해 12월 20일 Change The Future사업 결과보고회를 진행했습니다.

대구지부

지난해 12월 6일 송현여고는 신생아 모자 300개와 필리핀 인도적지원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

부산지부

2월 12일 에어부산과 협력해 김해공항에서 신생아살리기 모자뜨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6

지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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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Save the Children

S a v e t h e C h i l d r e nNEWS

수서종합사회복지관

복지관을 이용하는 청소년들로 구성된 틴세이버가 아동권리 침해사례 사진을 모아 ‘청소년이 바라는 세상’ 사진첩을 제작했습니다.

백양종합사회복지관

1월 20일 리모델링을 통해 아동·청소년 공간, 노인여가시설 등을 갖춘 복지관 건물을 재개방했습니다.

염리청소년독서실

지난해 12월 21일 독서실 지하에서 청소년 동아리 발표회를 진행했습니다.

부산백양지역아동센터

1월 17일,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들이 경주로 문화체험을 다녀왔습니다.

새움지역아동센터

지난해 12월 20일, 2013 SK에너지-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 독서대회에 참가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SBS 사장상 최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대구입석지역아동센터

1월 10일 지역아동센터 아동 36명과 대구치즈마을로 체험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서울마포아동보호전문기관2월 13일, 서대문구 아동위원협의회와 아동학대 관련 법률 제·개정안을 공유했습니다.

경기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지난해 12월 28일, 치료실 증설과 상담원 안전을 위해 부천시 원미구로 사무실을 이전했습니다. 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

지난해 12월 13일, 안산시 상록구 보육교직원 500명에게 아동학대예방교육을 제공했습니다.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

1월 6일과 13일, 울산혜인학교에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인천광역시 아동보호전문기관지난해 11월 14일부터 올해 2월 1일까지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열차 내에 아동학대 신고전화를 알리는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지난해 12월 19일, 페럼타워에서 제8회 가정위탁 세미나 ‘아동의 권리옹호를 위한 가정위탁보호제도 활성화 방안’을 열었습니다.

부산가정위탁지원센터지난해 12월 12일, 부산 지역 위탁가정과 함께하는 송년의 밤을 열었습니다.

노을어린이집

2월 21일,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습니다.

서대문구청직장어린이집

1월 23일, 만3~5세 반 아동들이 ‘어린이 직업

체험관’을 견학했습니다.

양천신나는어린이집

지난해 12월 19일, 만5세 아동 42명이 래미극장에서 영어뮤지컬을 선보였습니다.

백양민들레어린이집지난해 12월 23일, 특별활동 및 예능발표회를 진행했습니다.

은화어린이집

1월 28일, 어린이집 아동들이 설날을 맞이하여 전통 명절의식을 배웠습니다.

한별어린이집

지난해 12월 24일, 어린이집 아동들이 참여한 가운데 산타잔치를 열었습니다.

사업장 소식

염리청소년독서실·홍은청소년공부방

1월 11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세이브더칠드런 청소년기자단 틴세이버가 지난 한 해 동안의 활동을 발표했습니다. 틴세이버는 세이브더칠드런 산하 염리청소년독서실과 홍은청소년공부방을 이용하는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기자단으로 2011년부터 청소년의 시각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옹호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직접 제작한 영상과 라디오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발표는 청소년의 수면부족과 교내 상벌제도, 점심급식의 질 등을 다루었으며, 센터 내 갤러리에서는 기사를 전시했습니다. 2012년부터 틴세이버로 활동해 온 김수민(18) 양은 이날 “각자 다른 배경과 생각을 지닌 청소년이 모여 의견을 나눔으로써 인권에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갔다는 점에서 틴세이버 활동이 의미가 깊은 것 같다”며 “틴세이버 활동이 자랑스럽고 함께해 준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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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현장에서 |

34 2014 Spring

O p i n i o n

안녕하세요, 낸시 오비아스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하이옌 대

응팀에서 타클로반 지역의 분배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풍 하이옌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세이브더칠드런 인

터내셔널 차원에서 인도적지원 대응팀이 꾸려집니다. 대응팀

의 업무는 크게 프로그램 쪽과 오퍼레이션 쪽으로 나뉘는데

요,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주거, 생계, 의료, 교육, 위생 등의

영역별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오퍼레이션 담당자들은 그 프

로그램들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운영상의 일을 맡습니다.

가령 간이화장실을 짓고 가정마다 위생키트를 제공하는 위

생 프로그램이 기획됐다면, 오퍼레이션 담당자들은 필요한 자

재와 위생용품이 각 마을과 가정에 제때, 제 수량대로, 파손

없이 도착할 수 있도록 조달, 보관, 운반, 분배를 책임집니다.

물류팀과 분배팀이 이 일을 담당하는데, 저는 분배팀을 이끌

고 있습니다.

재난지역에서 분배업무를 하면서 제가 가장 신경을 쓰는 점

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디테일입니다. 150개 마을에 가구마

다 쌀을 분배한다고 생각해보죠. 마을마다 답사를 다니면서

차량과 마을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은지, 충분히 넓은지, 위험

하지는 않은지 등을 고려해 분배장소를 물색해야 합니다. 그

리고 책상은 어디에 둘지, 대기 장소의 줄은 어디로 향하게 할

지, 트럭은 어디로 들어올지, 신원을 확인하고 분배표를 받고

쌀을 받아서 나가기까지 사람들의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계

량 바가지나 포대자루 등 어떤 준비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등

소중한 구호물품, 한 치의 차질도 없이 전달하겠습니다

의 레이아웃을 사전에 아주 세세한 데까지 짜놓아야만 수혜

자들이 불필요한 혼란을 겪거나 오래 기다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협력입니다. 분배가 원활이 진행되는 데는 현지 주

민들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분배장

소를 정하고, 수혜자 가구의 명단을 만들고, 현장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등의 일을 모두 촌장님이나 이장님, 그리고 현지 주

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합니다. 마을의 상황에 대해서라면

이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지만, 이

들에게 분배가 수동적으로 구호품을 받는 일회성 사안이 아

니라 주체적으로 마을을 재건해 나가는 장기적인 과정 중의

하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안전입니다. 인도적지원이 필요한 지역은 재난으로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기 일쑤라서 물품을 손상 없이, 또 운

반 차량의 사고나 직원의 부상 없이 옮기려면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또 필리핀처럼 재해가 잦은 곳은 지원활동이 벌어지

는 와중에 또 다른 재해가 닥치기도 합니다. 분배장소가 대부

분 노천이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기 때문에 폭우나 강풍

등이 닥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저의 일은 소중한 후원금으로 마련한 물품을 그것이 꼭 필

요한 곳에 전달하는 일입니다. 이 일이 한 치의 차질도 없이 이

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글 낸시 오비아스Nancy Obias 세이브더칠드런 하이옌 대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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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012. August

Spec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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