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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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6. 07 ~ 06. 16 iCO 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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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2014. 06. 07 ~ 06. 16iCOOP생협 북유럽 협동조합 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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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Finland to Sweden

Finland

to

Sw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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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OP생협의 활동가 유럽연수는 꿈을 꾸고 오는 시간인 것 같습니

다. 생협 활동은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신

바람 난다고만 하기엔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 늘 몸과 마음

이 바쁩니다. 열심히 하면서도 우리가 잘 하고 있는지, 방향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수는 치열하게

고민해온 활동가에게 활력을 줍니다. 또 자신을 성찰하고, 앞으로 비전

도 상상해보는 일석 삼조의 시간인 듯합니다. 이번 유럽연수로 누구나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복지국가, 핀란드와 스웨덴을 다녀왔습니다. 연수

단의 짧은 일정으로는 협동조합과 그 사회를 엿보는 정도였지만 복지

사회의 바탕, 협동조합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먹

거리부터 장례서비스까지 조합원의 생활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핀란

드의 S그룹, 주식회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웨덴의 KF생협,

풀뿌리에서 즐거운 민주주의를 만들고 있는 민중의집. 연수단이 찾은

이곳 사람들의 노력과 뜨거운 목소리가 여러분에게도 잘 전해지길 바

랍니다. 아직은 사람들이 흔히 접하긴 어려운 곳입니다. 이번 기록이

더 나은 현실을 만들고자 행동하는 사람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면 좋겠

다는 연수단의 바람을 단장으로서 대신 전하고 싶습니다.

| 책 앞에

Prologue

2014년 상반기 iCOOP연수단 단장 오 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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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Finland to Sweden

Finland Coop Story |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6

1. 펠레보가 곧 협동조합의 역사 82. 핀란드 소매업계 1위, S그룹 생협을 가다 143. 생협 활동가가 본 S그룹의 이모저모 184. 실행이 답이다. 핀란드 어린이집의 힘 225. 협동조합이 성장하면 어떤 모습일까요? 276. 1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31

table of contents

Prologue | 책앞에 3

S마켓, 프리즈마

육아협동조합

S그룹 Sok

Pellervo 협동조합연합회Pellervo-Seura ry

F i n l a n d h e l s i n k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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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목차

Sweden Society, Coop, people |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36

1. 2등의 도전, KF에서 Coop으로 382. 거대한 두 생협이 걸어온 길 423. 스웨덴의 힘은 공부하는 시민 484. 편견을 버려라! 민주주의가 즐겁다 535.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사람들 58

Appendix | 부록부록 1. iCOOP연수단 방방곡곡부록2. 사진으로 만나는 북유럽 연수기부록 3. 핀란드, 스웨덴, 한국 협동조합 현황부록 4. 배우자, 읽자 스웨덴과 핀란드

Sweden stockholm

Diary | 연수단 일기 62

Epilogue | 맺는말 68

COOP매장

민중의집 연합회

시민교육협회

K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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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land

Coop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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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Finland to Sweden 8

1. 펠레보가 곧 협동조합의 역사 핀란드 펠레보협동조합연합회를 찾아서

Finland to Sweden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핀란드’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뭘까? 오로라, 여름이면 해가지지 않는 백야, 경쟁 없는 교육,

그리고 노키아 정도일 것이다. 그만큼 핀란드는 낯선 곳이다. 핀란드 협

동조합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스스로를 협동조합의 나라라고 했다. 핀

란드에선 통계적으로 거의 모두가 협동조합에 가입해 있고 협동조합의

시장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협동조합 자

료는 거의 없다. 무엇보다 역사가 현재를 보여주듯 핀란드 협동조합이

어떤 경로를 거쳐 왔는지 궁금했다. 핀란드 협동조합 전반에 대한 소식

도 듣고 싶었다.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여러 곳의 추천을 받아 핀란드

협동조합 지원기관 펠레보 협동조합연합회(이하 펠레보)를 추천받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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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보의 역사는 핀란드 협동조합 역사와 맞물려 있습니다.” 펠레보의 창립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펠레보의 대외협력 담당자인 한나 무까(Hanna Muukka)가 한 말이었다. 12세기부터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던 핀란드는 한국처럼 주변 강대국으

로부터 끊임없는 시련을 겪은 나라이다. 스웨덴과 러시아 사이 전쟁에서 1808년 핀란드는 러시아로 편입된다. 하지만 행정, 언어, 법. 화폐 등 국가를 자율적으로 운영했

다. 비록 속국이었지만 핀란드의 정체성은 온전했다. 헬싱키를 수도로 한 것도 이 시기다. 그러나 1899년 2월 러시아가 공산혁명의 조짐으로 내부 정세가 불안정해지자 토지개혁을 통해 핀란드를 완전히 장악하기 시작한다. 러시아는 교육, 언어, 행정, 법률 체계는 물론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이유로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연주도 금지

시킨다. 이에 맞서 핀란드 지식인들은 저항했다. 이것이 핀란드 협동조합에 새로운 전기가 됐다. 핀란드 지식인 중 일부는 강대국에 맞서 저항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래가 없다고 보고 민족의식을 지키기 위해 민중계몽이 필요하

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위기를 현실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나름의 묘안이었던 셈이다. 그 중 한 명이 핀란드 협동조합의 아버지 하네스 겝할트(Hannes Gebhardt)이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 협동조합을 만들어 농민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뭉치면 러시아에 쉽게 무너지지 않고 핀란드의 근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Pellervo History를 쓴 막쿠 퀴이스마

(Markku Kuisma)는 “하네스는 협동조합이 핀란드의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막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사회

경제적으로 공고한 협동조합 운동은 권력에 의해 쉽게 와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회고한다. ‘농민과 민족을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어라’ 이것이 핀란드 협동

조합의 시작이자 펠레보의 시작이다.

9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핀란드 협동조합은 핀란드 역사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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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아버지, 핀란드 독립운동을 협동조합으로

‘들판’을 뜻하는 펠레보는 1899년 10월 한네스와 헤드비그 겝할트 부부

(Hannes&Hedvig Gebhardt)가 시작했다. 한네스는 산림담당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전국 소작농들의 비참한 현실을 목격하면서 농민의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유럽에서 전해들은 아일랜드 협동조합 소식에 자극받아 소작농의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농업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게 된다. 반면 한네스의 아내였던 헤드비그

는 여성주의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남편 한네스와 달리 여성해방의 관점에서 소비자

협동조합의 역할을 남다르게 인식했다. 펠레보는 지금도 농업협동조합과 깊은 연관

성을 가지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네스를 비롯한 10여명의 자문단들은 핀란드 전국

을 순회하며 협동조합을 알렸으며, 10년 만에 소비자협동조합과 협동조합은행, 낙농

협동조합 등이 거의 모든 지역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때 생긴 협동조합은행들은 후에 핀란드 국가의 자금을 지역사회로 전달하는 허브역할을 하는 등 국가경제의 든든

한 인프라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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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연합회, 펠레보협동조합연합회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은 아래로부터 위로, 즉 지역에서 출발해 연합회를 만든다. 그런데 펠레보는 중앙에서 먼저 연합회를 만든 다음 지역에 협동조합을 만들어 연합회 가입을 독려해 나갔다. 이는 연합회의 성격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보다 농민들의 협동조합 참여를 독려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면서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중간지원 조직으로 변화된 탓일 것이다. 펠레보를 만든 한네스 겝할트의 또 다른 업적

은 바로 핀란드에 국제협동조합 원칙을 알리는 일이었다. 소작농과 부농의 엄연히 다른 경제적 지위 속에서 그들에게 민주주의나 교육을 가르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도 민주주의나 정치적 중립성, 사회적 책임, 교육, 공동의 기여 같은 원칙을 알리

는데 나섰다. 민주주의 가치가 농민들에게 채 받아들이기도 전에 선구적으로 민주주

의를 강조한 점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부농과 빈농을 동등하게 대해 당시 많은 반대

에 부딪치기도 했다. 펠레보는 이후 ICA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핀란드에 국제협동조

합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펠레보 창립 2년 후, 1901년 핀란드에서는 국제협동조합 원칙을 근간으로 한 협동조합법이 제정된다. 펠레보가 없다면 핀란드 협동조합의 역사

가 어떻게 달라졌을지 자못 궁금해질 정도이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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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펠레보협동조합연합회의 모습

오늘날의 펠레보는 265개 회원 협동조합 중 2/3가 협동조합은행으로 구성

되어있다. 농업과 임업 관련 경제연구소, 훈련기관과 더불어 브뤼셀에 별도의 사무소

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출판과 상담, 컨설팅, 교육과 훈련 등이다. 사업내용은 일반적인 협동조합 지원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사업 수입 비율은 예상과 달랐다. 잡지와 출판물 수익이 67%를 차지하며 부동산 수익이 28%, 회비가 4%를 차지

하고 있었다. 특히 출판물의 경우 협동조합, 일반 잡지 등을 발행하고 있으며 실제 18명의 직원 중 11명이 출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부동산 수익의 경우는 펠레보의 역사

가 오래돼 초기에 만들어두었던 토지와 건물들이 헬싱키의 경제성장과 함께 지대가

치가 상승하면서 발생한 수익이라고 했다. 펠레보에게 잡지는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1899년 협동조합 창립부터 농촌계몽을 위해 꾸준히 협동조합을 알리는 잡지를 발행해왔는데 110년이 지난 지금도 ‘홈 펠레보’와 ‘팜 펠레보’라는 정기 잡지 두 종류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 연수단이 방문한 회의실에는 19세기부터 발행된 펠레보 간행물들을 박물관의 문화재처럼 보관되어 있었다. 펠레보가 이 사업을 어떻게 느끼

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100여년이 넘도록 협동조합의 역사를 이어온 핀란드는 인구의 84%, 400만 명이 일인당 2.1개의 협동조합 멤버십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인구에 비례한 조합

원 수를 보면 핀란드는 분명 협동조합이 가장 활발한 국가다. 그런데도 펠레보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협동조합을 알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렇게 협동조합이 발전한 나라

에서도 협동조합을 알리는 것이 목표라는 말에 조금은 놀랍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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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전혀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협동조합을 알리는 일은 공통적인 과제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뿐이다. 2014년 핀란드 협동조합의 아버지 한네스 겝할트의 창립 11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펠레보의 역사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한국 협동조합이 1세기를 넘으면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척박하고 추운 땅에서 고군분투하며 협동조합운동을 이끌면서 걸어왔을 핀란드 협동조합선구자

들의 모습. 우리가 걸어가는 오늘은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미래가 될 것이라는 구절이 가슴에 와 닿은 순간이었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오 미 예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생각한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명제는 늘 삶을 심플하게 정리해준다. 생협활동의 맛은 기대와 설렘과 호기심이 가득한 여성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그 맛을 한번 알게 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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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 소코스(SOKOS) 10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헬싱키 시내 건물들이 대부분 8층 이하였으니 소코스 백화점

은 주변에서도 가장 높이 솟은 빌딩이다. 이곳 레스토랑에서는 스카이

라운지처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S그룹에서 국제협

력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ICA 글로벌 이사회 이사이기도 한 안나 산

타마키를 만나기로 했다. 그 와중에 한국에서 온 생협 엄마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레스토랑 한편의 어린이 놀이방이었다. 각종 장난감. 전

자오락기, 트렘블린과 탈것들이 꽤 넓은 공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유럽

사람들이 여유 있는 식사를 마칠 동안 성미 급한 아이들은 이 놀이방에

서 놀이에 열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이런 거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떠올랐다.

2. 핀란드 소매업계 1위, S그룹 생협을 가다마트부터 레스토랑, 주유소, 장례서비스까지 조합원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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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의 오늘과 어제

S그룹에는 레스토랑이 상당히 많다. 다음날 만난 지역조합 중 하나인 호크 엘란토(Hok-Elanto)생협의 마케팅 담당 매니저의 말에 의하면 호크 엘란토가 운영하

는 것만 해도 109개라고 한다. 식사와 술을 함께 할 수 있는 레스토랑, 라이브 까페, 댄스클럽이 있는 젊은 층을 위한 식당, 패밀리 레스토랑, 이탈리아식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등 종류와 내용도 다양하다. 핀란드에서 S그룹의 역사는 길다. 1904년 러시아 왕정의 지배를 받던 시절에 12개의 지역 협동조합이 모여 만들어 졌으며 그 후 4년 만에 도매부문 중 가장 큰 회사가 됐다. 하지만 S그룹도 도시화 현상으로 농촌이 붕괴되기 시작하던 1980년대에는 큰 타격

을 입기도 했다. 대부분의 매장이 농촌에 자리했기 때문이다. S그룹은 185개에 이르

던 지역 조합을 35개로 합병해 구매와 사업의 효율화를 발판삼아 위기를 넘긴다.

조합원을 위한 혜택, 그린카드

지금은 세계의 경제가 불황기에 접어든 때이

다. 2014년에 S그룹은 이 많은 사업을 어떻게 이끌며 자국 내 소매업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을까? 그 힌트

를 그린카드에서 찾았다. S그룹은 신용카드 기능이 있는 멤버십카드를 조합원에게 발행하는데 이 카드의 색이 초록색이어서 ‘그린카드’ 라 부른다. 그린카드에는 S그룹의 조합원이 누리는 다양한 보너스 혜택이 들어 있다. 그린카드의 첫 번째 혜택은 조합원이 이 카드를 들고 S그룹 소속의 사업체를 이용하면 정한 비율만큼 할인을 받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용한 금액에 대한 보너

스를 적립 받는다. 이 보너스는 월별로 집계하여 다음 달에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돌려준다. 보너스 지급률은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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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조합이 정한다. 조합원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너스 금액의 상태를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다. 이렇게 그린카드는 사업을 이용한 조합원에

게 이용한 만큼 혜택을 돌려둔다. 그 덕에 조합원은 자신이 조합의 소비자일 뿐 아니라 주인이라는 생각을 매번 구매할 때 마다 느끼게 된다고 한다. 2013년 한 해 동안 지급한 보너스 금액은 총 373만유로(약 49억9천만

원)다. 이는 협동조합이 아니면 펼칠 수 없는 정책이다. 그 덕에 현재 S그룹의 시장점

유율은 45%, 조합원수 210만 명으로 핀란드 전체 가정의 80%가 조합원이다.

S그룹의 직선제와 생각보다 높은 출자금

이렇게 큰 협동조합이지만 임원은 전체 조합원의 직선으로 선출하고 있다. 투표 는 온라인

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조합원의 투표 참가율

은 20%정도. 조합은 조합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캠페인도 벌이고 맥주할인권, 유아의류 할인권을 지급하면서 홍보하기도 한다. 어려워도 굳이 조합

원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서 직선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핀란드의 생협을 보니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 기업을 많이 닮아가지 않았을까하는 막연한 우려가 무색해졌다. 조합원 가입출자금은 100유로

(한화 약 133,800원)이다. 전체 조합원의 가입출

자금을 한화로 환산하면 약 2,800억 원에 달한다. 유럽의 다른 소비자협동조합과 비교도, 한국과 비교해도 비싼 편이다. 그래도 온 국민이 S그룹조합

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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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몸집을 줄이고 살아남기를 하고 있을 때 핀란드의 S그룹은 조합원을 위해 주유소, 친환경 에너지사업, 장례서비스에 이르는 매우 다양

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S그룹도 불황기를 건너기 위해 가지고 있던 제조업체를 모두 매각하였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여전히 사업 내용이 매우 많다. 그럼에도 S그룹이 다양한 사업을 큰 무리 없이 이끌어내는 가장 큰 힘은 조합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을 첫 번째로 삼는 S그룹의 가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자신들의 가치가 조합원에 대한 혜택, 경쟁력 있는 직원, 혁신과 변화, 책임감 있는 사회공헌,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수익성이라고 했다. S그룹이 조합원을 주인으로 하는 협동조합의 원칙을 무기로 온 세계가 겪는 불황의 바다를 잘 건널 수 있기를 바란다.

안 상 연 이십대 말까지 부산에서 살았다. 결혼 후 삼십대는 광주에서, 사십대는 남원에서 보냈다. 2014년 남원아이쿱생협 이사장직을 마쳤다. 생협 일 외에 진보정당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구례자연드림파크에 견학 오시는 손님들께 안내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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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은 시장 점유율 45%의 생협이다. S그룹

은 공정무역, 유기재배, 알레르기 방지식품 등

의 분야를 특화해 사회적으로 생협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협동조합

의 나라답게 S그룹은 조합원에게 핀란드 어디

에서든 다양한 서비스와 광범위한 네트워크

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S그룹은

조합원들을 세분화해 소규모 지역 매장과 도

심지역의 편의점과 슈퍼마켓, 교외의 하이퍼

마켓 등 다양한 조합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매장 전략을 가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서

로 다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5가지 콘셉

트의 매장들을 둘러보자.

3. 생협 활동가가 본 S그룹의 이모저모 S그룹의 마트를 찾다

18Finland to Sw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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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ket, 작지만 다 갖췄다

매장 천장 전광판에는 S카드(그린카드)가 최대 5%란 숫자와 함께 걸려있다. 많이 이용할수록 높은 보너스를 받는다 . S그룹의 매장은 NB와 PB브랜드 모두 취급하는데 PB브랜

드는 Rainbow이며 내셔널 브랜드보다 20~40% 저렴하다. X-Tra는 가장 저렴

한 상품 라인으로 저가 상품을 공략한다. 이는 독일에서 핀란드로 진출한 할인 업체와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반 조리 식품도 있다. 가공식품, 조리식품의 위생 관리에 대해 질문했다. 그들은 공장이 아닌 매장에 있는 조리대에서 바로 조리해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공장에서 가져오지 않고 직접 조리한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며 한 말이었다. 핀란드인의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조리식품이 많아졌다

고 했다. 맞벌이 여성이 늘어나고 1인 가구의 증가로 조리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S그룹은 조합원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고 있었다. 무엇이 가장 잘 팔리는지 물었다. 매장에서 가장 주력 상품은 우유, 핵심 물품은 맥주다. 신기한 점은 핀란드에서 알콜 농도 3.5% 이하의 주류만 팔도록 법으로 규제되어 있어

미국산 수입맥주도 여기에 맞춰 3.5도로 팔고 있었다. 매장의 물품은 재고량이 일정량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주문이 된다. 하루에 1~5회 배달을 받을 수 있고 두 시간 내에 선반에 진열할 수 있어 매장의 저장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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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 매장에만 있는 것

S그룹 매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합원들을 위한 서비스다. 매장에 들어서면 학생들이 쿠폰을 들고 있는 포스터가 눈에 띈다. 이것은 S그룹 임원 선거 때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썼던 것이라고 했다. 대학생들에게 맥주할인권을, 임신

부와 아기 엄마들에게는 아동용의류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조합원들이 서로 물물교

환을 하는 게시판도 있다. 한국에서는 온라인으로 교환할 법한 내용들이 이렇게 매장 게시판으로 만들어놓으니 조합원들의 살림살이가 눈에 보이는 듯 했다. 우리가 방문

한 날에는 집에서 안 쓰는 가구, 아이들 놀이기구를 교환한다는 게시물이 붙어있었다. 또 있다. 식품을 취급하는 매장에서 냉장은 생명과 같다. 하지만 동시에 에너지 낭비

의 주범이기도 하다. S그룹은 매장 에너지 효율을 개선

하기 위해 냉장 칸에 모두 유리문을 달았다. 고객 입장

에서는 문을 열고 닫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에너지 절약

이라는 원칙이 불편함을 이겼다. 냉장고의 냉각 열을 모아 다시 난방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Prisma(프리즈마), 모든 것을 한 곳에

이곳은 핀란드에서 가장 큰 하이퍼마켓으로 그야말로 거대한 쇼핑몰센터이다. ABC 주유소와 Deli, 레스토랑이 단층인 한 건물에 위치해 있다. Deli를 포함

해 직원은 220명, 하루 객수는 6~7천명에 이르지만 아직 개점한지 3개월도 채 안 돼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

다고 했다. S그룹은 최근 하이퍼마켓 한편에서 직접 배송할 수 있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시작했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시장과 비교해볼 때 늦은 점이지만 핀란드

의 상황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우리를 안내해준 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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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온라인 공급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프리즈

마의 주 타깃은 가족단위의 조합원들이

다. 매장에는 가족들의 캠핑용품, DIY용품, 정원 용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매장을 둘러보니 꽤 큰 규모의 온실이 있었는데 이곳은 꽃과 나무 그리고 정원 용품들을 파는 공간이다. 핀란드 시민들의 여유 있는 삶과 그 시간에 무엇을 즐기고 있는지 짐작케 하는 곳이다.

짧은 견학 시간 내에 배우고 익히기엔 그들의 이야기는 멈춤이 없었고 다 담기에도 부족했다. 그래도 하나는 꼭 물었다. “이 매장의 미션은 무엇입니까?” “조합원

들에게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

다.” 누구나 다 알지만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특히 협동조합에는 더욱 더. 그만큼 그들의 말이 비현실적으로 들릴 정도로 그들의 규모는 거대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미션을 지켜내기 위한 그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배 희 수오십 둘. 생협과 함께 청춘을 보냈다. 뭐 그렇다고 딱히 빛나는 청춘은 아니었지만…….심심할 때면, 말랑하고 달콤하게 그리고 경쾌하게 늙고 싶다고 자주 생각한다. 매사 감탄 할 것이 많은 노인의 모습은 얼마나 멋진가!!! 현재는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언제까지나 즐기고 싶어, 몸이 건강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중이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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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Finland to Sweden

4.

'päiväkoti’라는 말을 풀어보면 'päivä'는 'day', 'koti'는 ‘home', 즉 'Day

Home', 'Day Care Center'로 ’낮에 지내는 집‘이라는 의미이다.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교육인 만큼 이번 연수에서 공동육아협동

조합을 견학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는데 안나 산타마키의 소

개로 손녀 릴리아가 다녔던 어린이집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결론부

터 말하면 ’별 것 없다‘랄까. 그런데 그 별것 없는 어린이집에 문제의 답

이 숨어있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했

다. 필요하면 움직였다.

실행이 답이다. 핀란드 어린이집의 힘부모들이 만든 어린이집 쿠이틴맨 패배코티

(Kuitinmäen päiväko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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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면 만들어라

이곳은 25명의 부모들이 직접 출자해 만든 어린이집으로 헬싱키 근교 아파

트 1층에 위치하고 있다. 1970년대 초반 헬싱키와 인근 위성도시의 인구가 빠르게 늘었지만 주변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어린이집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

다가 이곳에 막 이사 와서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던 두 엄마가 움직였다. 어린이집의 필요성을 알리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이를 공감한 25가구가 함께 하게 되었고 지금까

지 이르게 되었다고 했다. 그간의 과정이 길고 지난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방정부

를 찾아가 필요한 서류들을 알아보는 일부터 교사를 구하고, 공간을 꾸미고 청소하는 일은 모두 부모들의 몫이었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가구와 장난감은 집에서 가져왔다

고 했다. 이 어린이집은 협동조합으로 등록되어 있거나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는 않다. 구성원의 필요에 의한 사업체라는 점이 연수단에겐 흥미로운 곳이었다.

협동조합보다 더 협동조합 같은 곳

“여기는 아이들을 위한 곳입니다. 뭔가를 배우기 위해 목표를 세우거나 무언가를 해야 하는 곳이 아니에요.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잘 노는 것이죠. 아이들

은 놀이를 통해 사회성과 협동, 질서, 자립을 배우게 됩니다.” 크리스티 원장이 강조한 것은 아이들이 가장 아이다울 수 있는 모습이 무언인가 라는 점이었다. 이곳에 있는 1~5세의 아이들은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할까? 이곳은 부모가 직장에 나가 있는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밖에서 친구들과 뛰놀면서 그 나이에 배워야 할 사회규범이나 인성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민간 어린이집인 이 어린이집 교사들이 휴가를 가 있을 때는 인근의 다른 국공립 어린이집이 대신해서 아이들을 돌봐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의 양육이 부모의 책임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고 있다

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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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Finland to Sweden

특별한 교육은 없지만 그래서 특별한 어린이집

특별히 이곳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오래되어 교사들이 경험이 많아요. 100명씩 다니는 시립어린이집에 비해 아이들이 적어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이 더 선호하죠.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에 대해 의논하고 운영해가죠. 보육료도 국공립 보다 높지만 중요한 것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결정하여서 만족도가 더 높습니다.” 어린이집을 섭외해준 S그룹 안나 산타마키의 손녀는 이미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초등

학교를 다니지만 여전히 어린이집을 찾는다고 했다. 어린이집에서 보낸 적지 않은 시간 때문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비해 비싸고, 부모들의 손도 많이 가는 곳이지만 이렇게 꾸준히 운영되는 이유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바로 아이들을 위한 집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가장 먼저 알기 때문이다.

정부의 협조와 부모들의 실행력

어린이집 운영에 지방정부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부모들이 출자해

서 만들었지만 임대료, 교육비, 놀이터, 주변 공원 등 사회기반시설을 위해 지방정부

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 크리스티 원장은 정부가 이렇게 부모들이 만드는 어린이집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도 했다. “국가가 만드는 경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부모들이 만드는 경우엔 관리나 비용 면에서 정부의 부담은 적어지고 만족도는 훨씬 높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좋아하죠.” 일동 파안대소했다. 부모들이 알아서 돈을 내니 정부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국에도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있다. 정부는 ‘부모협동 어립이집’으로 인가해 지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뒷얘기를 들어보면 까다로

운 행정 절차 때문에 이런저런 시간을 낭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핀란드와 한국, 어떤 차이일까? 쉽게 답하기 어려웠지만 핀란드의 패배코티는 부모들의 의지

와 정부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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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핀란드의 같지만 다른 어린이집

한국의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학습위주의 교육 그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에

서 출발했다. 핀란드는 공공시설에 대한 부족을 사회구성원들이 해결하기 위해 시작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형식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한국의 공동육아 협동조합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지나친 간섭 같은 것은 핀란드

에선 없다. 혹시 몰라 부모들이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교육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는

지 물어봤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아, 아이들의 성장 속도에 맞춰 교육이 달라지기는 해요. 또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는 다른 내용의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교육을 부모와 함께 협의해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부모의 욕심으로 강요된 교육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아이들의 필요에 따라 부모와 협의한다고 했다. 통역이 불충분한 게 아닐까 의문이 잠시 들었지만 일관되게 그들은 교육은 선생님의 영역이라

고 답했다.

쿠이틴맨에서 발견한 가장 매력적인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필요하니까 함께 만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다. 생협의 조합원은 대부분이 주부이다. 그중 젊은 주부들이 많고 대부분 아이가 하나 아니면 둘이다.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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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놀면서 사회성이 키워진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핀란드에

서는 아이들이 충분히 놀 수 있도록 부모와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일 것이다. 조합원 중에는 강좌나 행사가 있어도 아이 때문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다. 이런 조합원을 대상으로 ‘육아 품앗이’나 ‘공동 놀이방’등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공간이 있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니 우선 작게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핀란드를 다녀와서 복지국가 어린이집에 무언가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가 편견

이자 함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하면 만들고 그 필요를 정부가 잘 도와주는 것이다. 거대한 이상이 필요를 넘어설 구실은 없다. 실행이 답이다.

강 혜 진대구참누리iCOOP생협 이사장으로 5년차.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내년 봄 임기를 마치고 무엇을 할 것인가가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몸은 하나라... 책상 위 한편에 잔뜩 쌓여있는 책들이 숙제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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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이년 전만해도 협동조합 진영 안팎에선 협동조합이 커져가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나같이 조합원수가 늘어나고 외

연이 확장되면 협동조합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얘기였다. 그럴 때 마다

협동조합의 가치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들의 염려가 무엇

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을 때 얼마나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지, 조합원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얘기하는 이는 찾

기 어려웠다. 나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보지 못한 것은 꿈꿀 수 없는 상상

력 탓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기도 했다. 북유럽 핀란드 생협 연수,

짧은 방문 일정으로 깊이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핀란드 생협이

조합원에게 주는 편익은 뚜렷했다. 그들은 그들 조건과 환경 속에서 나

름의 돌파구를 찾은 듯 계속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돌파구는 조합

원이었다.

5. 협동조합이 성장하면 어떤 모습일까요? 핀란드생협S그룹과 한국의 iCOOP생협을 비교하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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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Finland to Sweden

조합원 욕구에 대응하는 다양한 컨셉

핀란드생협 S그룹의 조합원수는 210만 명이다. 핀란드 국민 540만 명 중 거의 40%에 해당하는 숫자다. S그룹의 매장사업은 핀란드 소매유통시장에서 점유

율 50%를 차지해 주식회사 K그룹과의 경쟁에서 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핀란드의 유통시장은 쉽게 S그룹과 K그룹, 그리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해외 유통자본 정도이

다. 1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S그룹은 먹을거리 중심의 매장 외에 일상에서 필요

한 모든 물품을 구비하는,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주유소. 백화점, 호텔, 자동차판매, 여성 뷰티점, 레스토랑, 커피숍 심지어 장례서비스 등 생활에 필요

한 모든 사업을 다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핀란드의 일반은행과 제휴해 매장 안에 은행(S Bank)도 넣었다. 일상생활이 모두 생협의 반경 안에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이

다.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iCOOP생협의 다양한 매장

2013년 한국의 생협 조합원수는 모두를 다 합해도 전체 가구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80만 명 정도다. 그 중 iCOOP생협은 20만 명, 1% 남짓이다. 한국 생협

은 해외 생협과 조건이 다르다. 주요 사업은 친환경 농산물 유통이고 비조합원은 이용할 수 없다. 조합원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한국생협은 출발도 늦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늦게 출발한 iCOOP생협은 초기부터 조합원을 중심에 두면서 무점포 사업을 시행하고 매장사업은 2006년 말부터 시행

했다. 결과적으로 조합원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조합원이 합리적인 가격에 안정적인 공급을 원하면 그것을 중심으

로 정책이 설계됐다. 이제 iCOOP생협

의 자연드림매장은 전국 150개가 넘고, 지역에 따라 컨셉도 다양하다. 어떤 곳은 판매장만 있고 다른 곳은 공정무역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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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를 비롯해 지역시민들이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지역에는 정책

적 목표를 가지고 매장을 포함해 교육 공간, 게스트하우스, 공연장도 겸비해 지역에

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든다. 이제 전국에 6곳이 생겼다. 영리를 추구하는 주식회사라면 하지 않을 선택들이다.

조합원을 위한 같지만 다른 정책

같지만 다른 점도 있다. S그룹

의 조합원은 그린카드(조합원카드)를 만들어준다. 구매금액에 따라 1-5% 할인받

을 수 있고 S그룹 조합원의 사업이용액

은 ‘이용고 배당’처럼 보너스로 지급받을 수도 있다. 조합원은 생협이 소유하고 있는 어느 사업장을 이용하던지 조합원 혜택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S그룹의 보너스 지급은 S뱅크의 조합원 은행구좌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은행은 생협과 조합원을 이어주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반면 iCOOP생협은 조합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배당이 없다. 결산 후 이익이 발생

해도 이를 조합원에게 배분하지 않고 신규설비 투자나 물품가격 인하 등에 사용한다.

S그룹이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조합원의 이용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개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반면 iCOOP생협에선 사업적 결실은 조합원 모두가 골고루 혜택을 받게 된다. 이는 S그룹의 첫 번째 미션이 조합원의 혜택인 반면 iCOOP생협에선 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유기농산물을 공급하는데 사회적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

도 하다. 이는 핀란드와 달리 한국 생협이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특수성과 일반 시장에서 유기농산물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유통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모습이기도 하다. 조합원에게 혜택을 주고자하는 목표는 S그룹과 iCOOP생협 모두 같다. 조건의 차이가 다른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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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효율성을 위한 통합

핀란드의 S그룹은 80년대 각 지역 조합들이 비효율적으로 운영하던 물류

창고 등을 없애고 권역을 크게 5개로 통합했다. 매장을 체인스토어 형태로 개편하면

서 사업을 새롭게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생협들이 IMF로 큰 위기를 겪었던 것과 비교할 때 핀란드는 도시화에 따른 지방의 이촌 현상이 큰 위기였다. 인구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핀란드에서는 조합원이 도시로 떠나자 지방에 위치한 회원생협은 큰 위기를 맞았다. 그들은 권역을 통합하고 사업을 체계화하면서 그 위기를 극복했다. 핀란드생협 S그룹은 어려운 시기를 넘기며 지금은 소비자협동조합의 선두에 서 있다.

iCOOP생협은 한국 가구 수의 1% 힘으로 전남구례에 친환경유기식품 클러

스터인 ‘자연드림파크’를 만들었다. 더 큰 규모의 괴산 클러스터도 공사가 한창이다. 구례 자연드림파크를 가본 조합원은 안다. 조합원의 힘으로 만든 그곳에서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자고 일어날 때마다 생협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을... 구례에 병원이 들어서고 괴산에 학교와 마을이 들어서는 걸 상상해보면 보다 더 큰 미래도 곧 손에 잡힐 듯 선명해진다. 이 모든 게 1%의 힘이다. 만약 3%가 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핀란드 시장점유율 1위의 협동조합 S그룹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제 1%의 힘으로 작은 결실을 맺었다. iCOOP생협 조합원들이 한국 가구 수의 2%, 3%가 되면 마을 어귀마다 조합원들을 위한 일들이 더 많이 펼쳐질 것이다. iCOOP생협에도 돌파구는 조합원이다.

오 미 예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생각한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명제는 늘 삶을 심플하게 정리해준다. 생협활동의 맛은 기대와 설렘과 호기심이 가득한 여성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그 맛을 한번 알게 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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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는 올해부터 조합원 1명으로도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2014년 1월 1일 개정된 핀란드 협동조합 법에 따른 변화다. 협동조합의

주식 거래도 가능하며 주식의 액면가가 아닌 시가를 통한 주식거래도

가능하다. 주식거래에 따른 차익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번 개정안은 유

한책임회사법(LLC)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일부 내용은 유한책임회사법

과 100% 동일하고 협동조합에 대한 법적 규제와 제한사항도 많이 삭제

됐다. “이게 협동조합법이야?” 누구는 이런 생각을 가질지도 모른다. 핀

란드에서도 2014년 1월 협동조합 법률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협동조합

정체성에 큰 위험이 된다며 비판을 맞기도 했다. ICA(세계협동조합연

맹)에 가입되어 있는 펠레보 협동조합은 이를 두고 “수수께끼 같은 법”

이라는 말도 했다. 그런데 들춰보면 이 수수께끼가 흥미롭다. 핀란드의

협동조합 법률 개정안을 묻기 위해 핀란드 협동조합 지원기관 펠레보

를 찾았다.

6. 1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둘러싼 핀란드의 새로운 도전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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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Finland to Sweden

협동조합의 나라, 하지만 협동조합의 경쟁력은 인정받지 못해

핀란드에 협동조합 법률이 시행된 건 1901년이니 공식적인 협동조합의 역사만 1세기가 넘었다. 전 국민의 84%가 최소 한 협동조합의 조합원이고 모든 협동조

합의 조합원 수를 합하면 핀란드 전체 국민수의 두 배다. 핀란드인 한 명당 최소 2.1개 이상 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핀란드의 수도협동조합은 정부를 대신해 지방 곳곳 물을 대며 협동조합의 공적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나라’라는 핀란드 인들의 자부심 밑바닥에는 이런 움직일 수 없는 사실들이 있다. 그런데 펠레보의 대외

협력담당자 한나 무까(Hanna Muukka)는 핀란드는 협동조합의 나라이지만 사람들

이 협동조합을 주식회사와 동등한 경쟁력을 가진 사업체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특히 창업할 때 그렇다고 했다. 법률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한 말이었다. 수수께

끼는 협동조합 경쟁력, 거기에 있었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와 같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개정안이 협동조합 정체성에 비판을 불러

올 만큼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100년간 법이 4번 바뀌었는데, 이번에 가장 큰 틀에서 달라졌어요.” 기존

의 법률과 개정된 법률의 차이

도 물었다. “기존의 법률의 근간이 세계협동조합 원칙이었

다면 이번에 개정된 법률은 유한책임회사법에 근거한 현대화된 협동조합법입니다.” 그는 우려 섞인 질문이 이어지자 이번 개정안의 취지를 한마디로 설명했다. “창업할 때 사람들은 협동조합을 매력 있고 경쟁력 있는 사업체로 인식하지 않아요. 협동조합

이 주식회사와 비교할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 협동조합을 하면서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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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핀란드 연수에 앞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핀란

드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의 발표를 앞두고 협동조합법 개정안은 협동조합의 운영체

계를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과 이해관계자들이 운영상의 불필요한 비용

을 지불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설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제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협동조합 법률은 협동조합을 상징

협동조합에 대한 개념은 협동조합 법률과 밀접하다. 그렇다면 1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정한 법률에서도 핀란드가 가지고 있는 협동조합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핀란드는 이번 개정안에서 협동조합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정부의 규제나 감시의 대상으로 두지 않고 필요한 규칙은 조합원의 자치규

정, 즉 정관으로 정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 등 일부 제한 사항이 엄격히 적용되는 한국과 다른 부분이다. 핀란

드에선 협동조합에 꼭 필요한 내용은 비의무적 규제로 명시하고 주요한 내용은 조합의 정관이나 자체 규약으로 정할 수 있도

록 했다. 한마디로 필요에 따른 사업체라는 협동조

합 본래의 역할을 지키되 규제와 제한이 아닌 자치

와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법률에 ‘협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복무한다. ‘협동조

합의 주식거래에서 발생한 차익은 조합의 정관으로 별도로 명시하지 않는 한 조합에 적립해야 한다. ‘조합의 정관에 따라’ 와 같은 내용에서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이 말하는 협동조합의 경쟁력은 자치와 자율에서 시작된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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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Finland to Sweden

협동조합이 경쟁력을 갖기 위한 조건, 자치와 자율

“핀란드에는 2010년 기준으로 협동조합이 4,300여개가 있어요. 핀란드는 GNP대비 협동조합의 비중이 가장 큰 나라입니다. 그런데 대다수는 아직은 작은 협동조합이에요.” 그중 90년 경제위기이후 새롭게 생겨난 협동조합이 3,000여개 이른

다고 덧붙였다. “협동조합은 딱히 한 분야를 정할 수 없을 만큼 IT, 디자인, 출판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해 있습니다.” 국가경제의 위기마다 협동조합이 더욱 활발히 설립할 수 있도록, 또 작은 협동조합들이 어려움 없이 자본을 모으고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는 말로 한나와 인터뷰를 마쳤다. 한국에서 생협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은 비조합원의 이용을 제한하고 의료 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의료서비스의 특수성에

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지 않는 한 비조합원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경쟁력을 위해 협동조합은 자치를 강화해야 하는가,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위해 보다 분명한 국가규제가 필요한가. 핀란드는 이 질문에 답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운이 꽤 길었던 생각이었다.

협동조합의 정관을 통한 협동조합의 자치

핀란드의 협동조합법률 개정에는 얘기한 것과 같은 이런 사정이 있다. 주식회사가 쉽게 설립이 가능하고 보편적인 사업체로 인식된다는 점과 비교해봤을 때 협동조합은 분명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COOP Finland에 야르모 한니넨(Jarmo Hanninen)은 법률 개정안의 목적은 ‘협동조합이 필요한 것은 조합원이 정하게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간섭이나 규제가 아닌 협동조합을 최소한

의 사업체로 법률이 보장하고 세세한 규정은 협동조합이 알아서 정하라는 것이다. 이는 분명 토론과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에서도 협동조합이 새롭게 설립되면서 정체성과 이들의 운영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경제에서 작동하는 협동조합의 자치는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가, 협동조합이 다른 법인체보다 불필요한 부담을 갖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 나아가 협동조합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본 증가와 조합원 강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이런 질문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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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의 실정에 맞게 여기서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핀란드는 이제 다른 수준에서 협동조합을 고민하고 있는지 모른다. 헬싱키

의 도심 한복판에는 S그룹의 호텔과 백화점이 도시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다. 생협이 운영하는 편의점, 주유소가 도시에 즐비하고 1,000여개에 달하는 수도 협동조합이 지방의 젖줄을 관리하고 있다. 펠레보를 찾은 날 펠레보는 창립 115주년

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1세기를 이제 막 돌아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

는 핀란드 협동조합. 달리 말하면 국가가 협동조합의 자치를 보장하는데 꼬박 1세기

가 걸린 셈이다. 훗날 이 시도가 핀란드의 협동조합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김 현 하 iCOOP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외부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무얼까, 고민하고 상상하며 하루하루 새롭게 배우고 있다. 그 길에서 만난 사람과의 인연도 즐겁다. 삶은 여행과 같다고 했던가. 세상엔 배울 것과 떠날 곳과 사랑할 것이 너무 많다.

핀란드 협동조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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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den

Society,

Coop,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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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Finland to Sweden

스웨덴 생협 KF는 위기상황이다. 그리고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있었다. 2013년 기준 경쟁업체인 주식회사 ICA(이카)는 스웨덴 식품유통업체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KF의 점유율은 21.3%이다. ICA의 점유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격해오는 기업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Axfood(스웨덴), Citygross(스웨덴) 등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Lidl(독일), Netto(덴마크) 등 해외 유통자본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KF는 1960년대까지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했지만 1970년대 ICA가 등장하면서 역전을 당했다. 교육 담당자인 헤칸 앤더슨(Håkan Andersson)은 80년대 너무 행복에 취한 것이 이유라고 했다. KF는 그래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 사업체 명칭을 KF에서 coop으로 변경하고 친환경, 유기농으로 차별화하기 위해 매장을 새로운 컨셉의 초록색 coop매장을 계속 오픈하고 있다. 인상적인 디스플레이에서 그들의 절치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유럽에도 식품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 KF가 유기농 상품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표가 분명해 보였다.

1. 2등의 도전, KF에서 Coop으로 스웨덴 생협 KF의 새로운 비상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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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2등의 절치부심, 조합원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다

스웨덴에선 온라인 쇼핑이 시작단계이다. 앞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

할 것이라는 건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마케팅 브리핑 담당자인 린다 클라(Linda klar)는 시작한지 몇 주 안 되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라며 맞춤형 할인제도, CRM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개개인의 주문내역 정보를 가지고 추적, 분석해서 조합원들의 기호를 고려해 좋아할 것 같은 물품을 이메일로 추천하고 쿠폰을 증정하는 프로그램입

니다. 예를 들어 밀가루를 많이 샀다면 밀가루나 밀가루와 관련된 할인쿠폰을 증정하

고 유기농을 선호한다면 유기농 물품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KF에서 시작하고 있었다. 작년부터 시작한 물품 시식단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었다. “조합원들이 홈페이지에 신청을 하면 한 가지 물품에 대해서 무료 이용쿠폰이 나옵니다. 쿠폰을 받아서 먹어보고 의견을 받는 형식입니다. 아무래도 들른 김에 다른 물품도 구매하게 돼 쿠폰 발급이 매출증가로 이어집니다. 5,100명 정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린다는 이 프로그램이 조합원과 함께하는 혁신적인 시도라고 설명

했다. 블로그 기자들을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유기농물품 견본품을 예쁘게 포장해서 보내어 피드백을 받고 홍보할 수 있게끔 유도 한다고 했다.

조직이 바뀌고 있다. 협동조합 효율화와 새로운 시장의 등장

리더십이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언제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다면? 업무의 목표가 분명히 있고 목표에 맞게 교육과 훈련이 제공되어도 직원이 조직이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한다면? 인사이동이나 퇴사 조치가 이루어진다. 인사교육 담당자 마리카 제드어

(Marika Zadler)는 부드럽지만 다소 냉정하게 말했다. 물론 조치 이전에 교육과 대화

가 선행된다. KF는 5개 그룹으로 분리되었다가 구조조정을 거치며 하나의 조직으로 재편되었다.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화가 목표라고 했다. 요즘은 입사하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기본적인 업무역량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사업도 소매사업 중심으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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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Finland to Sweden

로 축소되고 있다. 조합원들이 시간이 없어 대규모의 하이퍼마켓을 다 둘러볼 시간이 없고 소비자들이 신속함과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레스토랑에서 지출을 많이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스웨덴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지면서 사업의 구조도 달라

지고 있었다. 하이퍼마켓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고 빈공간은 임대를 주고 있다고 한다. coop매장 중에선 500평 규모의 매장이 가장 효율성이 높고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새로운 매장 새로운 컨셉, 친환경과 유기농으로 차별화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형형색색의 색깔을 강조하는 과일코너의 디스플

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캔 종류와 음료수도 수북수북 쌓아놓아 푸짐해보였다. 곡선 형태의 물품 진열도 특이했다. 곳곳에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빵 만드는 공정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계단과 TV를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공간, 아이들 장난감, 슬러시, 쇼핑을 함께 따라 할 수 있는 작은 아동용 카트... 매장 곳곳에 아이들을 위해 기획된 공간들이 시선을 모았다. 연수단이 방문한 매장은 2013년도에 오픈한 850평 규모의 매장이었다. 조합원 카드가 있으면 셀프 계산이 가능한 전산화

도 갖춰있었다. 고객의 약 25%가 이용한다고 했다. “바쁜 스웨덴 사람들은 점점 효율

성과 편리함을 원합니다. 셀프 계산도 그렇고 델리 코너

도 그래서 도입됐습니다. 여기에 오면 매장 한편에서 막 만들어진 요리를 주문해서 가져갈 수 있습니다.” 티켓

을 뽑아서 번호에 불이 들어오면 구매할 수 있는데 최대 6명까지 대기하기도 한다고 델리 코너 담당자는 친절

하게 설명해주었다. 메뉴는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고 했다.매장 안에는 카페도 있었고 우편물을 취급하는 곳도 있었다. 마지막 연수단 눈에 띈 것은 매장 건물 벽에 걸린 대형 걸개현수막 사진이었다. 친절히 매장을 안내해

준 부점장과 매니저 그리고 직원들이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모델이 아닌 매장매니저의 사진이라

니. 근사한 디스플레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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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황 혜 주 울산시민iCOOP에서 2007년 마을지기로 활동을 시작해 2013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1등보다는 꼴찌가 맘 편한 사람이다. 경쟁엔 자신이 없다. 맘 편한 게 최고! 하지만 자본주의 기업과의 경쟁에서는 협동조합이 이겼으면 한다. KF 협동조합이 힘내길 빈다.

아쉽게도 스웨덴에서 1등을 달리고 있는 유통

업체인 ICA 매장은 편의점 형태 한곳밖에 가보지 못했

다. 담당자 헤칸 맨더슨은 ICA가 조금 더 경영을 잘 한다고 인정했다. 1등과 2등의 경쟁. 협동조합이 주식회사

와 경쟁하는 모습이 낯설기도 했지만 항상 해외 1위의 협동조합, 점유율 1위의 협동조합만 듣다 2등의 이야기

를 들으니 묘한 감정이 생겼다. 시장에서 불어오는 거대한 경쟁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게 혼신의 힘을 다하는 KF의 모습에서 기시감 같은 것이 들었던 모양이다. 한국의 협동조합도 꼭 참고해볼만한 지점이다. KF매장에

서 사용하는 장바구니와 비닐봉투에는 하나같이 이렇

게 적혀 있었다.“Jag äger” “내가 소유한다.” 연수단은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주인임을 알리는 그 연두색 장바

구니를 기념품으로 샀다. 위기상황을 알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도전과 혁신을 하고 있다. 식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동물의 복지, 지속가능한 환경도 가치로 두고 운영한다고 한다. 2년쯤 후 다시 한 번 KF를 방문해 그들의 위기가 어떻게 극복되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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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Finland to Sweden

북유럽의 두 생협, 핀란드 S그룹과 스웨덴 KF그룹은 같은 북유럽 내에 있지만 다른 역사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핀란드의 첫 협동조합은 러시아가 핀란드를 지배했던 1899년 펠레보협동조합연합회(Pellervo Society)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 이후 1901년 협동조합법 제정을 기점으로 다양한 협동조합이 핀란드 전역에서 설립되며 1904년 12개의 협동조합이 효과적인 구매사업을 위하여 지금 S그룹의 사업부분인 SOK Corporation(Suomen Osuuskauppojen Keskuskunta)이 탄생한다. 이에 반해 스웨덴 소비자협동조합의 시작은 18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70년대부터 산업화를 겪으며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노동운동, 협동조합운동이 활성화하기 시작한다. 20여년 후인 1899년, 40개의 협동조합이 모여 KF(Kooperativa Förbundet)를 만들고 핀란드의 SOK Corporation와 마찬가지로 도매사업을 시작하면서 각자의 기반을 다졌다. 1899년은 이 두 협동조합이 시작된 원년이다.

2. 거대한 두 생협이 걸어온 길 핀란드 S그룹과 스웨덴 KF의 같은 점 다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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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북유럽의 두 소비자협동조합

효율적인 도매사업이라는 필요에 의해서 사업연합을 꾸린 두 생협은 1895년 ICA(국제협동조합연맹)이 발족되자마자 1900년대 초반에 가입하고 그 이후 계속해서 사업 확장과 협동조합의 성장을 경험했다. S그룹은 1952년에는 첫 백화점을 오픈하였고 호텔체인도 시작한다. 1950년대에는 200개 이동형 매장이 지역을 다니

면서 식품판매로 경쟁회사인 K그룹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다. KF는 1909년 제조업 부문에 진출해 생산기반을 다졌다. 백화점, 할인점 등 다양한 매장을 오픈했고 1941년에는 셀프서비스 방식의 소매제도를 도입해 스웨덴에서는 선구적인 소매업체로 자리매김했다. 1970년대는 스웨덴 국민 전체의 50%(172만 세대)가 가입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성공 후 위기는 온다

수십 년간 확장과 성장을 거듭하던 S그룹과 KF에 위기가 찾아온다. 1950년대부터 핀란드는 농촌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경제체질이 변하면서 농촌을 기반으로 했던 S그룹은 큰 위기가 겪게 된다. 이때 6,000개 매장 중 1,200개 매장을 매각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S그룹의 회원조합이 도산한다. 당시 유일한 흑자사업이었던 백화

점과 부동산 매각으로 회원조합의 손실을 메우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스웨덴 KF는 1970년대부터 조직이 거대해지고 경영이 복잡해지면서 조합원의 요구를 신속

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또한 세계화와 더불어 다국적 유통자본과 스웨덴의 소매기

업들이 시장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며 KF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오고 있었지만 KF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시장점유율 1위마저 빼앗기고 만다.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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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Finland to Sweden

위기가 기회다

1983년 18%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S그룹은 S-83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한다. 내용은 사업효율성을 위해 185개 지역조합을 35개 권역조합으로 통합하

고 사무실 및 물류를 통폐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했다고 S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1988년에는 조합원 배당을 일률적인 2%에서 이용고에 따른 1~5%로 지급하고 지역마다 달랐던 매장 컨셉을 프렌차이즈 매장과 같이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갖도록 조정했다. 이 밖에 공급시스템의 중앙 집중 그리고 소매사업 중심

의 사업전개로 소비자협동조합의 정체성과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2005년 드디어 라이벌이었던 K그룹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 그리고 지금까지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1986년 142개 회원 생협의 40%가 적자인데다 더 이상 부채를 갚기 어려워지자 구조조정으로 소매부문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벌이게 된다. 이때 생산, 여행, 석유 등의 사업을 매각하고 여기서 얻은 자금을 소매사업에 재투입했다. 이 부분은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S그룹과 KF는 80년대 후반 해외시장과의 경쟁이 전면화 되면서 공장을 매각하고 유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유를 묻자 S그룹의 관계자는 소비자협동조합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

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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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그룹은 어떻게 시장 점유율 1위를 이뤘나

S그룹과 KF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도중 위기를 맞이했고 소매사업 집중 등 비슷한 전략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위기를 넘긴 S그룹의 현재 시장점유율

은 45%로 계속해서 핀란드 소매시장의 1위다. 우리가 만난 S그룹의 전(前)부회장 안나 산타마키(Anne Santamäki)는 ‘조합원의 혜택’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이용고에 따른 조합원 배당, 출자금 이자 지급, S그룹의 조합원 카드인 그린카드 보너스 등 조합

원들이 S그룹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은 다양하다. 그 덕분에 이들 조합원수는 210만 명으로 핀란드 전체 가정의 80%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주유소, 친환경에너

지사업, 장례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체를 전개하면서 조합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

고 있다. 이들의 성공엔 지정학정인 요인도 존재한다. 핀란드의 면적은 338,145㎢로 헬싱키와 그 주변을 제외하면 인구밀도가 매우 낮다. 다국적기업이 핀란드로 진출하

고 싶어도 인프라를 설치하고 유통체인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S그룹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핀란드 전 지역의 유통망을 정비하고 물류흐름을 만들어 냈다. 독일의 저가 도매업체인 리들(Lidl)은 핀란드에 진출하여 자리 잡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고 한다. 이들의 점유율은 이제 5%이다.

위기를 돌파하려는 KF의 고군분투

KF는 한때 18%까지 떨어진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EU 시장통합의 여파로 계속해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2002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3국의 생협이 다국적기업에 맞서며 글로벌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코업 노르덴(Coop Norden)을 설립했지만 같은 북유럽 지역이다 손치더라도 서로의 다른 조건과 환경으로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코업 노르덴은 2007년 해체되면서 지금

은 핀란드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구매 성격인 코업 트레이드(Coop Trade)로 남아있

다. 2010년 방문했을 때도 KF는 조합원 보너스 제도, 독자브랜드 강화 등 다시 한 번 1위 탈환을 위하여 꾸준하게 혁신을 해오고 있었다. 2014년 다시 찾은 KF는 이전보다 더욱 강화된 구조조정을 전개하고 있었다. 5개 내부 그룹을 하나로 통합하고 사업을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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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Finland to Sweden

소매로 더욱 집중하며, 새로운 매장 브랜드 coop을 탄생시켰다. 이미 상당히 벌어진 ICA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이들이 선택한 차별화 정책은 친환경 브랜드이다. 문제는 KF의 물품이 저렴하지 않고, PB브랜드가 질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소비자들

의 선입견이 큰 장애물이라고 PB브랜드 담당자인 린다 클라(Linda Klar)는 말한다.

행복에 겨워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S그룹과 KF는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

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거대한 두 생협이 걸어온 길은 모든 사업에서 위기는 반드시 온다는 경고로 들릴 정도로 그들은 비슷했다. S그룹은 위기를 딛고 일어섰고 KF는 20%라는 적지 않은 점유율로 와신상담하고 있다. 새로운 매장의 컨셉, E-Commerce의 도입, 사옥 이전, 구조조정 등 불과 몇 년 전의 방문과는 다른 모습이다. KF는 구조

조정과 개혁으로 1위를 탈환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벌이는 중이다. 전 세계 기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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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희 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대외협력팀에서 국제협동조합연맹(ICA)과 국제교류 업무를 맡고 있다. 점점 해외협동조합과 교류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을 실감한다. 늘 새로운 마음과 다짐으로 iCOOP생협을 해외에 알리는 일에 나서지만 마음 한구석은 책임감에 늘 무겁다. 그럼에도 기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나선다.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경제위기에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 큰 홍역을 치른 S그룹은 다각적

인 사업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조합원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신규 사업의 기회를 찾기

도 했다. 가만히 이들의 여정을 듣다보면 협동조합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위기를 맞지만 그 위기의 강도는 더 강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들

에게 있어 협동조합에 대한 이념적 정체성은 위기와 생환의 과정에서 낄 자리가 없어

보였다. 그들은 온전히 살아남아 조합원의 편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간단하지만 강렬

한 미션을 지키기 위해 위기 속에서 오늘도 분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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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Finland to Sweden 48

3. 스웨덴의 힘은 공부하는 시민 협동의 미래, 스웨덴 시민교육을 만나다

완벽한 사회는 없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행복하다고 주저 없이 말하는 사회가 있다. 엄마 뱃속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 바로 스웨덴이다. 사회갈등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낮고, 국민행복지수가 덴마크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스웨덴도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다. 20세기 초반까지 스웨덴은 가난한 농업국이었다. 농사를 짓기 어려웠던 돌밭뿐인 척박한 환경을 가진 나라였다. 가난과 실업 때문에 186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인구의 1/3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곳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복지국가 스웨덴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사민당’이라는 합리적이고 혁신적인 정치세력, 또 국민에게 존경받는 뛰어난 정치 지도자들, 건강한 종교집단과 문화 등등 많은 원인들이 얘기된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선택한 것은 이 땅 스웨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말을 빌리면 협동과 민주주의가 스웨덴인의 유전자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실패 속에서 배웠다고 했다. 그들이 계속 배울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iCOOP생협이 질문하고 스웨덴 시민교육협회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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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49

스웨덴 시민 교육은 어떻게 시작됐나?

교육의 중요성을 느낀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서 학습을 시작한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금주운동, 자유교회운동, 협동조합운동 등 당시 사

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행됐다. 사민당이 집권하면서 국가

의 지원이 이루어졌고, 2006년 시민교육에 관한 법률도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중앙정부, 주정부, 기초 자치단체가 재정 지원을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나?

교육은 정치적인 이념을 넘어서는 문제다. 심지어 극우단체를 제외한 보

수정당에서도 시민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지해준다. 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 재정지원을 이유로 정부가 간섭하는 경우는 없다.

스웨덴 시민교육위원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스웨덴 시민교육협회는 스웨덴 정부와 의회가 권한을 위임한 ‘비영리단

체’이다. 이 협회는 정부보조금을 지원할 대상을 결정하고,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시민교육협회에는 2개의 민중고등학교협회와 1개의 시민단체협의회가

회원조직으로 가입되어 있다. 현재 스웨덴 시민교육은 10개의 단체들이 담당

하고 있는데 이중 노동자교육협회(ABF)가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전체

시민교육의 30%를 담당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스웨덴에는 28만 개의 학습 서클이 있다. 매년

인구의 10%가 넘는 100만 명이 참가한다. 150개 이상의 민중고등학교는 18

세 이상의 성인을 위한 비정규 대안교육을 진행한다. 민중 고등학교 졸업은

정식 학위 인정은 해주진 않지만 기업들이 채용할 때는 인정받는다.

레베카 스벤슨은 스웨덴 시민교육협회의 국장으로 시민교육 일선에

서 일하고 있다. 주로 사업의 자원배분과 사업의 평가를 담당하고 있

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스웨덴의 시민교육은 무엇일까? 그를 통해

스웨덴 시민교육협회의 노력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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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Finland to Sweden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에서 개인들은 교

육에 대한 자신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

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많은 학습 서

클이 왜 필요한가?

스웨덴 교육의 목표는 민주

주의를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다. 즉 ‘비판적인 민주시민을 양성

하는 것’이다. 비판적인 시민이 끊

임없이 정치를 감시하고 새로운 의

견을 제시해야 사회가 건강하게 발

전한다. 학습 서클은 사람들이 자

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인

발전에 참여하게 하는데 기여한다.

또한 함께 협의하고 협력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익

힌다. 이는 개인의 능력이 고양되

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

민들의 사회적 의식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스웨덴이란 사회

전체가 문화적으로 민주적으로 발

전하게 하므로 교육은 더 많이 필

요하다.

주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나?

언어, 역사, 사회적 이슈, 댄

스, 요리, 목공 등 아주 다양하다.

최근에는 매년 10만 명씩 늘어나

는 이주자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다.

시민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시민교육은 세 가지 목표가 있

다. 첫 번째는 사회의 교육 격차를

줄이는 것, 두 번째는 민주주의 강

화, 세 번째는 개인의 숨겨진 재능

과 자질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것

이다. 교육은 자발성과 자유가 가

장 중요한 바탕이므로 스스로가 만

들어가는 학습 서클이 아주 중요하

다. 더불어 협동과 토론, 성찰을 기

반으로 하는 학습과정 속에서 사람

들은 민주주의를 배우고 익히게 된

다.

지금은 과거의 스웨덴과 달리 살기 좋

은 나라가 됐다. 이미 목적을 달성한 것

이 아닌가?

스웨덴에서도 교육을 포기하

거나 실패하는 개인이 생긴다. 그

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다시

사회로 복귀하게 돕는 것은 중요하

다. 시민교육은 어떤 사정이든 배

움을 그만 둔 사람들이 의지만 있

다면 누구나 다시 공부할 수 있도

록 기회를 제공한다. 또 전에 모르

던 배움에 대한 동기와 능력을 발

견하는 것도 개인의 인생에선 아주

중요하다. 스스로의 재능을 발견해

서 자신의 삶을 발전시켜 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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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얻게 되므로 사회의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다. 개인의 자유를 넓히

면서 사회의 민주주의가 확장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단순히 투표나 정치참여와

같은 제한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데 재능의 발견도 민주주의로 보는 것

이 인상적이다. 스웨덴의 대학진학률을

얼마나 되나?

대학 진학률은 50%를 밑돈다.

대학 진학과 무관하게 정규 교육과

정에서 이탈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있다.

한국에서는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고

있어 사회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다.

80% 놀라운 숫자이다.

초기 스웨덴 시민교육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조직된 시민들을 길러냈다.

현재는 주로 취미 활동이 중심인데 이

에 대한 문제인식은 없는가?

그것도 민주주의의 하나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실행하

는 것이 중요하다.

회원단체 중에는 종교단체도 있던데 시

민교육을 위한 자금이 자신들의 종교를

홍보하거나 증진시키는데 사용되지는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고 그

런 일이 일어난 적도 없다. 자유와

자발성이 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

이므로 어떤 단체들이 운영하든 교

육 과정은 민주주의를 증진한다.

지금 직면한 이슈는 무엇인가?

스웨덴도 도시화가 진행되면

서 지방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시민 교육이 지역과 밀착해 교육을

진행해야하지만 중앙정부의 지원

금과 비교해 지방정부의 지원 예산

이 점차 줄고 있어 걱정이다. EU가

입 이후엔 이주노동자나 난민들의

유입이 본격화 되면서 이들을 위

한 시민교육도 큰 화두다. 이들에

게 스웨덴어를 가르치고 노동시장

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

무교육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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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 100년 역사의 스웨덴, 그 저력을 레베카의 답변 속에서 만난다. 그들도 저절로 누리게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특별한 어떤 것이 아니라, 쌓여야 할 시간이 기본이라는 것도 희망적이다. ‘1만 시간의 법칙’, 무엇이든 일정한 양 그 이상이 투여되어야만 새로운 질을 만들 수 있다. 매월 열리는 조합원 모임이 1,800여개에서 2,800여 개, 3,800여 개가 되게 만들어 보는 것,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원을 만나는 것, 모른 체 하는 조합원 마음의 문을 부지런히 두드리는 것. 이제껏 우리가 해 온 활동을 더 성실하게, 더 많은 이들과 함께 실천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오게 할 거라고 스웨덴 시민교육은 담담하게 우리에게 말했다.

권 미 옥iCOOP소비자활동연합회에서 활동국장을 맡고 있다. 밥 먹고 하는 일은 다양한 조합원 활동을 고민하는 것. 걸어가는 자들이 길을 만들 듯 사람의 얼굴을 한 사회는 그 사회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들의 실천으로 만들 수 있다는 위안과 희망을 찾고자 오늘도 여전히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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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사람들 스웨덴 민중의 집

작년부터 대전 유성지역 시민사회진영에서 민중의 집을 준비하고 있다. 정경섭 마포 민중의 집 대표에게 강의를 듣고 민중의 집 설립에 대한 자문도 받았다. 한국에서 민중의집 전도사인 정경섭 대표가 iCOOP생협 대전센터의 다양한 공간을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마음 한편은 더 무거워졌다. 운 좋게 다른 지역 조합보다 먼저 센터를 만들었지만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센터가 생기고 나서 지역사회에서도 많이 주목하고 있는데, 지역에서 생협센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다. 그러던 차에 이번 상반기 북유럽 연수에 참가하게 됐다. 그곳에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iCOOP연수단은 6월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민중의 집 두 곳과 마을극장을 방문해 풀뿌리 자치운동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민중의 집은 지역사회에서 무엇인가?”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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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를 지켜 나가는 곳, 부 민중의 집(BOO Peoples House)

부 민중의 집 대표 보세(Bosse Ståldal)는 민중의 집의 산증인이다. 그는 오래전에 업무에서 은퇴했다가 최근 민중의 집 재정상황이 어려워져 다시 현장에 복귀

했다. 민중의 집이 어려울 때 그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부 민중의 집의 특징 중 하나는 춤추고 노래하고 즐기는 ‘문화의 집’이다, 여기서는 1998년부터 매년 카니발을 열고 있다. 아이들이 노래 부르면서 행진하고 센트럴 파크에서는 대규모 콘서트가 열려 주민 모두 흥겨운 축제의 시간을 갖는다. 실제로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도 했다.“이 카니발에서 노래한 가수는 예전 민중의 집에서 노래를 배웠던 학생 중 한명입

니다. 그가 가수로 성공하고 다시 돌아와 카니발에서 자신을 가수가 되게해준 민중의 집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BOO지역은 요즘 사람들이 줄고 있다. 그는 스톡홀름의 도시화 밀도가 높아지면서 주변의 위성도시들이 점점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 되고 있다고 했다. “민중의 집은 지역의 중심이 되어서 지역 문화를 지켜 나가는 곳입니다. 교외에는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도 있어요. 그러므로 우리

가 활발하게 활동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시는 잠만 자는 곳이 될 거예요.” 그는 도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민중의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앞으

로 음악관과 도서관도 지어 지역문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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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의 집, 피스크사트라 민중의 집(Fisksatra Peoples House)

교외에 위치한 나카(Nacka)라는 지역은 약 7,300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주민의 50%가 60개국에서 온 이주민이다. 이곳 민중의 집은 이런 특징이 십분 발휘되

는 곳이다. 이곳의 창립자 또한 아프리카 가나에서 온 이주민이다. 그를 소개해준 민중의 집 관계자는 이 지역 민중의 집 창립자 요셉(Joseph Tekie)을 두고 ‘영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민중의 집을 만들기 위해 5년 동안 고생해 지자체로부터 초등학교 옆 건물을 얻어 피스크사트라 민중의 집(Fisksatra Peoples House)을 열었다. 지금 요셉

은 이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민중의 집을 연다고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가 운영비의 30~40%를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회비와 사업 수익으로 해결한다. 게다가 이곳은 가난한 이민자가 모인 지역이라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보할 수 없는 우선순위가 있다. 이곳은 가난한 지역으로 이민자, 실업자가 많아서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데 민중의 집에서 청소년

들과 정의, 정치 같은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꿈을 심어주고 있다. 아이들은 방과 후에 학교 옆 민중의 집으로 올 수 있어 탈선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고 했다. 이렇게 민중의 집에서 성장한 사람이 성인이 되어 민중의 집 일꾼이 되어 청소년들과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재원이 없고 실업율도 높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주민

들은 스스로 피스크사트라 민중의 집(Fisksatra Peoples House)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주민들이 스웨덴 사회에

서 잘 적응하여 살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있다. 민중의 집은 이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그야말로 ‘집’이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마을 극장 리오(Rio)

도시로 중산층이 새롭게 이주하면서 문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민중의 집 연합회는 마을극장을 만들어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면서 지역주민들

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 극장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입구에서 만난 이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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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운영 책임자인 앨런은 전 세계에서 개봉되는 영화중에서 양성평등을 실천하

는 영화에 ‘A’마크를 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A’마크를 받는 조건은 간단하다. 첫째

는 2명 이상의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야 한다. 그리고 그 두 여주인공이 각자 이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두 여성이 남자얘기가 아닌 다른 주제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면 그 영화는 ‘A“마크를 받는다. 얼마

나 많은 영화가 A마크를 받았을까?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이 간단한 세 조건을 만족

시키는 영화는 3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아바타, 몬스터 주식회사 등 각종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예로 언급하며 이 조건을 맞춘 영화가 많지 않다고 했다. 앨런에

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영화는 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할 수 있습니

다. 특히 영화만큼 아이들에게 고정관념이나 어떤 인식을 주입하는데 효과적인 도구

는 없으니까요. 만약 아이들이 왜곡된 성의식을 가지게 된다면 더 이상 영화와 오락

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앨런의 작은 시도로 이 동네 극장 리오는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며 BBC, CNN, GUARDIAN 등 많은 언론에 소개됐다. 이 밖에도 리오에서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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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신 현 숙 2010년 대전 유성구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활동가들과 함께 대전아이쿱생협을 창립하였고 현재까지 이사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2012년 iCOOP생협 대전센터를 개소하면서 지역에서 우리의 공간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때 가장 관심 있게 들여다 본 곳이 바로 ‘민중의 집’. 이번 연수를 통해 고민의 실마리를 찾아 iCOOP생협의 센터들이 지역사회에 더욱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페라, 오케스트라, 발레 실황 등을 실시간으로 지역 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왜 오페

라일까?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부유해야만, 특정 도시에만 살아야 향유할 수 있는 문화는 평등한 문화가 아닙니다. 어느 지역에 살던 모두가 문화를 누릴 권리가 있어요. 저희 극장에서는 현지에서 진행되는 오페라와 발레를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받아서 지역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합니다.” 앨런이 운영하는 작은 극장 리오에서는 양성평등의 영화와 고급문화가 함께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평적인 문화, 문화를 모두가 평등하게 누리는 것. 이곳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한 단어로 들렸다.

스웨덴은 인구가 96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하지만 민중의 집은 500개가 넘고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

기 위해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공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공간에서 남녀노소 모두 문화를 통해 즐겁게 만나며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한국은 마을이 해체되면서 각자 아파트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살고 있다. 한국 사회야 말로 민중의 집과 같은 공간이 절실하다. 그러려면 응당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을 해나갈 사람이 필요하다. 스웨덴 민중의 집에는 지역사회를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보세, 요셉, 엘런. 모두 다 지역사회를 바꾼 영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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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편견을 버려라! 민주주의가 즐겁다 스웨덴 민중의 집에서 만난 새로운 민주주의

Democracy(민주주의)는 '사람들의 권력, 즉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 형태'를 뜻한다. 스웨덴도 지금의 민주주의 토대가 만들어지기까지 불의에 항거한 많은 사람들의 투쟁과 노력의 과정이 있었다. 우리와 닮은 모습이다. 그런데 그들의 민주주의는 불편하고 어색한 것이 아니라 즐겁고 유쾌해 보였다. 그 한가운데에는 민중의 집이 있다. 자신의 권리를 맘껏 표현하고 참여하며 지역주민들과 만나는 민주주의. 성숙한 민주주의의 한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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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민중의 집 없는 스웨덴은 없다.

스웨덴의 잘 갖춰진 복지 제도, 노사의 사회적 대타협 등의 뿌리에는 민중의 집이 있다. 민중의 집은 스웨덴 사회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풀뿌리 지역 조직이다. 19세기 말 기업과 노동자의 대립으로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화하며 노동·문화·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19세기 말에 시작된 민중의 집은 20세기 복지국가를 거쳐 현재 530여 개로 늘어났고 한 해 3,300여 만 명이 다녀간다. 현재는 노동자·서민의 문화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간의 형태 역시 공연무대, 모임장소, 갤러리, 영화

관, 스튜디오, 레스토랑, 카페 등 다양하다. 우리가 만난 스웨덴 민중의집 연합회 대표

는 민중의 집 성장 동력으로 문화 욕구를 꼽았다. 민중의 집에서 열린 음악공연이 노동자와 서민이 집결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20세기 초부터 문화는 민중

의 집 운동의 핵심이었고 문화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확산시키는 것이 여전한 목표"라며 "문화를 매개로 노동자, 서민의 참여 정신과 주체적인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핵심 모티브"라고 강조했다.

민중의 집의 시작

역사적 기록이 정확히 남아 있지 않지만 민중의 집의 시작은 벨기에로 보고 있다. 벨기에 민중의 집이 덴마크로 넘어왔고, 바다 건너 스웨덴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스웨덴 민중의 집은 19세기 말 노동운동과 노조가 조직화를 시작하면서 노동

자들이 방해받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초기 민중의 집 대다수는 산업화 된 지역에서 만들어졌는데, 이는 노조 활동이 활발한 곳에 민중의 집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주나 지방정부는 혁명적이고 저항

적인 기관에 토지를 임대해 주지 않아 도시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에 민중의 집은 주로 자리 잡게 된다. 1901년이 되어서야 스톡홀름 시내 중심부인 노라 본토리아트(Norra Bantorget) 북부 철도 광장에 문을 열었는데 이곳은 전통적으로 스웨덴 사민당의 거점 지역으로 스웨덴 노총 본부가 있는 곳이다. 애초에는 노동조합운동이 성장하면서 사민당에 종속되는 것을 노조가 반대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흐름에 갈등하던 사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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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들은 지역에 당과 노조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게 된다. 이러한 흐름의 결과물이 ‘민중의 집’이다. 한마디로 민중의 집은 노동운동과 풀뿌리 정치운동의 필요에 의한 결과인 셈이다.

민중의 집의 과제

노동운동과 풀뿌리 정치의 사명을 갖고 태어난 민중의 집이지만 오늘날 스웨덴 시민들은 예전에 비해 문화적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정치적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실제 노동자들의 문화욕구 충족이라는 민중의 집의 활동이 시대가 변화하면서 문화소비자들의 문화센터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문제인식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부 민중의 집(BOO Peoples House)은 앞으로 민중의 집은 더 다양한 도전과제를 받고 있다며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주었다. 그 중 하나는 도시화가 집중

되면서 외곽 위성도시들이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 되면서 지역사회가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 스스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민중의 집의 명제는 오늘날 스웨덴 사회의 환경 속에서 계속 도전 받고 있는 과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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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민주주의는 즐겁고 행복하다.

댄스, 음악, 연극, 영화, 페스티발 등 민중의 집에서 진행되는 문화 활동이 어떻게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것일까? 문화를 매개로 민주시민의식을 성장시키고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민중의 집은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해 가는 스웨덴 사람

들을 만나는 곳이다. 민중의집 연합회 대표인 칼레 나탄손은 시대가 변했지만 민중의 집의 운영 목적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얘기한다. 모두에게 평등한 권리와 기회를 주는 것, 도시화가 고도로 진행되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도시의 노동자들을 다시 조직하여 삶의 주체로 변화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요즘 새롭게 늘어난 과제도 있다. 바로 난민 문제이다. 스웨덴의 새로운 도전 과제를 이들은 또 어떤 과정으로 해결해 나갈까? 10년 안에 다시 한 번 방문하자고 우리 북유럽 연수단은 소심하게 손가락을 걸어본다.

오 경 아 2011년부터 평택오산iCOOP생협 이사장을 맡고 있다. iCOOP생협 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협동조합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민중의 집 모델을 보면서 무언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북유럽 연수를 통해 활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스웨덴 사회, 협동조합,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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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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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일요일 헬싱키의 여유

키아스마(Kiasma) 현대 미술관에 갔다. 미술관 4층에서 내려다 본 바깥은 한가로워 보였다.

풀밭에 앉거나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웃통을 벗고 해바라기를 하는 남자들. 여름이

짧은 이 곳 사람들은 여름을 특별히 즐긴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 8시가 지났는데 아직도 밖은 대낮처럼 환하다. 백야다. 일요일 저녁, 한국 거

리들은 불야성을 이룰 시간인데 거리에 사람이 없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둘러보니 다른 가

게들도 문을 닫았다. 일요일은 보통 5시부터 문을 닫기 시작해서 6시면 슈퍼마켓을 빼고 대부

분의 매장은 문을 닫는다고 했다. 다른 삶의 조건이 다른 거리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6월 9일 월요일 아침 협동조합의 크기를 상상하지 마라

본격적인 연수가 시작되었다.

백 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펠레르보(Pellervo) 협동조합에 갔다. 건물 자체가 펠레르보 협

동조합의 소유다. 상상했던 크기가 아니다. 점심을 먹으러 간 SOKOS(협동조합연합 S-그룹

소유의 사업체)는 더 컸다. 헬싱키 중앙역 앞을 왔다 갔다 할 때 봤던 빌딩. 그 건물 전체가 협동

조합 소유라니,.. ‘한국의 대기업이 협동조합이라면’ 이라는 상상이 가능한가? 여기서는 그 상

상이 현실이 된다.

6월 9일 월요일 점심 S그룹 레스토랑에서

연수단 일행은 핀란드 협동조합 관계자 네 명과 함께 긴 테이블에 빙 둘러 앉아서 식사를

했다. 전채 요리로 연어와 생선이 나왔고, 주 메뉴는 안심 스테이크였다. 음식 맛 또한 근사했다.

옆에 앉은 한나에게 헬싱키 거리에는 노숙자와 거지를 볼 수 없고, 빈부차가 없어 보인다며 핀

란드의 좋은 점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아이를 키우기가 좋으며 여성이 살기 좋은 양성이 평등

한 나라라고 바로 대답한다. 아름다운 레스토랑과 여성이 살기 좋은 나라, 이 두 가지 공통점은

협동조합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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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화요일 헬싱키 전체가 박물관

S-그룹 사옥 복도에서 우리 눈길을 잡은 것은 그림이었다. 복도의 벽마다 있는 추상화, 인

물화, 유화, 종류도 다양한 그 그림들. 디자인 박물관으로 가는 길, 어디가 박물관인지 헷갈렸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쳐다보며 걸어갔는데 알고 보니 그냥 아파트다. 오래 전의 집들이 옛 모

습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공사 중인 6층 건물 전체에 내린 아주 큰 현수막 자체가 그림이다.

멀리서 보면 공사 중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헬싱키 전체가 박물관처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비가 온다. 후다닥 우산을 꺼내 쓰고 보니, 주위에는 아무도 우산을

쓰고 있지 않다. 심지어는 자전거도 그대로 타고 간다. 비는 촉촉이 오고 있는데 말이다. 가금

비옷 입은 사람들만 보인다. 매일 네 시에서 다섯 시쯤이면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그러니 비에

익숙한가 보다. 아니면 비야 오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여유일까?

6월 11일 수요일 미끄럼틀을 타며 일하는 기업, 스웨덴생협 KF그룹

새로 이사왔다고 하는 KF사옥은 깨끗하고 크다. 로비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확 띄는 건물

한 가운데의 미끄럼틀이 신선한 충격이다. 2층에서 1층으로 타고 내려올 수 있는 진짜 미끄럼

틀이다. 아래에는 매트도 깔려있다. 타보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지만……. 손님이니까.

이런 세심함은 매장으로도 이어진다. KF의 최신 컨셉 매장이라는 ‘COOP’을 방문했을 때,

이전에 본 매장들과 다른 느낌이 들었다. 매장 중간 중간의 진열 코너는 흔한 일자형이 아니고

반달 모양이어서 많은 상품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맥주 코너 중간에는 맥주 통에 맥주를 담고

과일과 함께 진열했다. 캠핑용 음식은 나무 상자 안에 진열하고 천장에 전통 빵을 매달았다. 제

빵코너의 중간에는 올라서서 빵 만드는 안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게 계단이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장소라고 한다. 저 안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이들은 얼마나 궁금할까, 그 궁금증을 풀어

주는 눈 맞춤 배려다. 비밀 극장이라고 부르는 TV가 달린 조그만 공간도 있다. 어린이용으로

깃발 달린 카트, 레고 놀이판 등 아이들이 와서 즐거운 곳이다. KF, 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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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목요일 부러운 민중의 집, 동네 극장

민중의 집 ‘Boo Peoples House’는 넓지만 소박한 건물이다. 들어서자마자 편해졌다. 익숙

한 iCOOP생협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태껏 다닌 곳 중에서 가장 편한 곳이다. 조합원들이

오고가며 모임도 하고 행사도 하는 바로 그 분위기다. 다른 것이 있다면, 입구에서도 잘 보이는

큰 댄스 연습실이다. 먹는 것과 춤추는 것.

두 번째로 방문한 민중의 집 ‘Fisksatra Peoples House’도 현관 입구가 바로 식당이다. 현

관 문 열면 바로 있는 식당은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를 환영한다는 의미란다. 이 곳 운영비의

30%를 지자체에서 지원 받고 있는데, 몇 년간 끈질기게 요구하고 싸운 결과라고 한다. 그냥 되

는 것은 없다. 스웨덴이라 하더라도 시민 스스로 요구하고 움직여야 한다.

날 민중의집 연합회에서는 한 군데를 꼭 더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동네극장 ‘RIO’였다. 깨

끗하고 따뜻한 분위기에, 음식도 먹을 수 있고, 다양한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를 보고 얘기하는

것은 누구나 같이 할 수 있다. 소외된 사람들을 끝없이 배려해서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게 하

는 것이 민중의 집의 역할이고 북유럽 복지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6월 13일 금요일 걷고 또 걷고

연수만큼 여행도 만만치 않다. 나이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iCOOP연수단의 열정 탓을 하

고 싶을 뿐. 버스타기엔 다 애매한 거리다. 무조건 다 걸었다. 걷고 또 걷고. 조금은 살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몫했다. 음식들이 아무래도 고칼로리였으니까…….그래도 덕분에 시차

에 적응할 필요 없이 숙소에 들어오면 쓰러져 자기 바빴다. 의도된 일정?

6월 13일 밤 다락방에서 모여

연수만큼 여행도 만만치 않다. 나이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iCOOP연수단의 열정 탓을 하

고 싶을 뿐. 버스타기엔 다 애매한 거리다. 무조건 다 걸었다. 걷고 또 걷고. 조금은 살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몫했다. 음식들이 아무래도 고칼로리였으니까…….그래도 덕분에 시차

에 적응할 필요 없이 숙소에 들어오면 쓰러져 자기 바빴다. 의도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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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Finland to Sweden

스웨덴에선 도수가 더 높은 주류는 허가된 가게에서만 판매를 하는데 오후 3시면 문을 닫

는다. 우리가 숙소에 돌아오면 6시가 넘어서 대부분 가게가 다 닫혀있다. 아무리 늦어도 6시에

는 퇴근 할 수 있는 이곳이야 말로 정말로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학습 동아

리와 민중의 집에서 만나고, 문화를 즐기고, 공부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싱거운 맥주를 들이키

면서 이런 여유를 부러워했다.

6월 14일 토요일 스웨덴의 여유 : 운하, 스칸센 민속박물관

헬싱키에서 삼일을 보내고 스톡홀름으로 넘어 왔을 때는 마치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사

람처럼 낯설었다. 감라스탄 거리에는 온통 관광객으로 넘쳐 났고, 걸어서 다 구경하기에는 스

톡홀름은 너무 컸다. 조용한 헬싱키에 비해 번잡한 스톡홀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스웨덴의 민속촌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경치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생각이 바뀌었다.

감라스탄에 있는 카페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운하를 따라서 한참을 걸어갔다. 날은 맑았으

나 바람이 많이 불어 재킷 안에 스웨터를 껴입었다.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파랬고, 눈부시게 파

란 운하에는 하얀 요트가 무수히 떠있었다. 반대편에는 지은 지 오래된 아름다운 호텔들이 호

수를 바라보며 쭉 늘어서 있었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보면서 경쾌하게 걸었다.

선착장에는 로얄 운하를 한 바퀴 도는 페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었다. 많

은 사람들이 보도를 꽉 채우고 있어서 우리는 자전거 도로 위를 지나갔다. 간간히 대여 자전거

를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우리를 피해서 달려갔다. 운하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도

상쾌하게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6월 15일 일요일 이제 끝났다!

연수 일정은 역시나 iCOOP생협답게 빽빽하다. 처음에 떠날 때 ‘복지국가 유럽을 보고 오

면, 빈부격차와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가 더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했다. 북유

럽이 부럽고 좋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더 힘이 난다. 그들도 오랜 역사 속에서 협동의

전통을 쌓아 온 결과로 만든 거라는 것, 지금도 끊임없이 요구하고 행동해서 얻어진 것이라는

점을 눈으로 보고 나니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느껴진다. 이제 내일이면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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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손 선 지 대구행복아이쿱생협의 대곡활동국장. 조합원을 만나고 활동하는 일이 즐겁다. 범생이의 탈을 쓴 아웃사이더. 남들 다 하는 것 보다는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한 번 사는 인생, 나만의 색깔로 재미있게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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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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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Finland to Sweden

돌아온 지 며칠 뒤였다. 마을지기 교육으로 꽃꽂이를 했다. 마을모

임에서 조합원들과 하는 더하기 활동을 지기들이 미리 해보는 시간

이었다. 강사는 마을지기 중 한 명이다. 꽃을 보는데 가슴이 설레었

다. 연수를 가기 전이었다면, 교육 내용은 무조건 협동조합이어야 하고 꽃꽂이는 수단 정도로 여겼을 거다. 근데 뭔가 달랐다. 꽃꽂이하

는 내내 강사와 즐거워하는 마을지기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배우는 사람들은 ‘꽃이 너무 예뻐요.’를 연발하며 작품을 완성해갔고, 그런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이 모습이 민주주의고 협동조합 교육이다. 자기가 가진 능력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베풀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즐겁게 같이 하고, 서로 격려하고 행복해 하는 것. 보는 사람도 행복하고 뿌듯함

에 벅차올랐다. 앞으로 이렇게 즐거운 것들로 가득 채워서 협동조합 활동을 할 것이다. 북유럽 연수가 깨닫게 해 준 커다란 선물이다.

손선지

COOP이라는 글자가 보이기만 하면 이성을 잃고 카메라를 들이

대는 iCOOP연수단.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마도 카메라

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모두 모으면 2천장은 족히 될 거다. 10일간의 일정에 열 한명이 하루 열 장씩만 찍었다고 해도 천장이 넘는데 연수기간 내내 신기한 것은 다 찍었으니.

핀란드의 S그룹을 방문하고 나니 내가 S그룹의 활동가가 된 듯해 호텔, 슈퍼,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지나가면서 나오는 주유소마다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는 언제 다시 북유럽 와보겠냐며 또 찍었다. 혹시라도 놓칠까봐 카메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얼마나 즐거웠는지...

보고서 쓰느라 녹음한 것 틀어놓고 사진을 한 장 한 장 멈춰보니 그 때의 설렘이 그대로 되살아난다. 다들 어쩜 그렇게 체력이 좋은지! 지금에서야 이야기지만 국제 미아 될까봐 한 눈 팔지도 못하고 따라

다니느라 진짜, 힘들었다.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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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맺는말

여행은 신선하고 이국적인 것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갖게 한다. 그들에겐 일상이지만 여행자에겐 새롭다. 여행자의 눈으로 도시를 산책하는 일은 그래서 그만큼 더 즐거웠다. 이따금 멈추어 상점을 들러 보는 시간, 반가이 받아 줄 이들을 생각하며 소소한 것들을 사는 시간,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를 걷는 시간 모두 소중한 기억이 될 것 같다.

이번 연수에서 내가 본 것들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역사에 어떤 모델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이든 생협의 미래를 보다 완성도 있는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한 배움의 기회였다. 곧 비행기가 인천공

항에 도착한다. 다시 돌아왔다.배희수

연수 떠나기 며칠 전 6월 4일 지방선거가 있었다. 울산은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압승을 했다. 교육감도 보수 교육감이 당선되었다. 대의

제 정치의 균형이 깨졌다. 결과에 의문이 들었다. 연수를 떠났다. 그것도 복지국가 북유럽으로 떠났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협동조합과 민중의 집을 다니니 부럽기도 했다. 이미 너무 많이 가진 나라의 국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F협동조합은 사업에서 가장 우선으로 하는 것이 조합원 이익이

라고 했다. 민중의 집은 지역의 소외된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끊임없이 민주주의를 교육하고 있었다. 내 마음은 거대한 규모의 협동조합 기업보다는 민중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춤추고 노래하고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영화를 선정하여 상영

하고 함께 즐기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배운다. 꼭 피켓을 들고 뛰어

나가지 않아도, 목청 높여 무언가를 외치치 않아도 조용히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지 않을까?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본 하늘이 너무 파래서 가슴에 박혔다. 계속 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 사회도 소득 불균형이 해소되고, 아이들

이 성적에 대한 고민 없이 행복하게 학교에 다니고, 탈핵이 되어 나의 가슴에 이 하늘이 파랗게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황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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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Finland to Sweden

연수 사전 학습회 때는 스포일러에게 줄거리가 알려진 싱거운 영화가 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빛이 어슴푸레 남아있는 백야의 밤 12시, 헬싱키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흥분되었다. 그리고 내내 즐거웠다.

새로운 세상, 특히 어디서나 ‘COOP’ 간판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헬싱키 시내를 걷다가 발견한 아름답고 멋진 레스토랑, 그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다. 그런데 다음날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행운을 누리다니! 150년 된 레스토랑 ‘카펠리’. 핀란드 생협 S그룹이 소유한 레스토랑이었다. 게다가 음식은 얼마나 훌륭하

던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지쳐서 자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맘 한구석에는 협동조합과 민중의 집에서 만난 사람들을 어떻게 풀어 써야할지 고민이 시작 되었다.

신현숙

북유럽에 가면 파랑새가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파랑새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곳에 있어 주기를 바랐는

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것은 파랑새가 아니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눈빛이었다. 한국에서 본 것과 같은 친숙하고 따뜻한 이웃의 눈빛이었다.

이제 내 친구들을 더욱 사랑해야겠다. 나의 이웃도 살고 싶은 사회

의 시민이 될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을 막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을 만났다. 짧은 만남에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긴 뒷모습이 읽혔다. 밝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착한 사람들, 아무

런 이해관계 없이 진심으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던 낯선 땅의 벗들, 그리고 연수기간 동안 나의 원색을 덮어준 iCOOP의 동료들, 모두 고맙다.

안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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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러 지역의 활동가들과 다양한 협동조합을 방문하여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머나먼 한국에서 찾아 와도 한결같이 가는 곳마다 친절했던 협동조합인들이 감사하다. 이들처럼 iCOOP생협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연수에서 새삼 느낀 점은 조합원들에

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유일한 존재이유라는 것, 협동

조합의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혁신을 전개해 나가는 것 그리

고 연수를 위해서 체력을 더욱 강인하게 길러야겠다는 것! 이주희

그 곳에 있는 것.

새벽 한 시가 넘어서도 지지 않던 해, 한반도에선 이제 드문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어디서든 만나는 호수와 숲과 갈매기들,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 자신의 생일파티를 하다 말고 이방인들의 길 안내를 해주던 핀란드 아가씨의 친절, 오랜 시간을 흔적

을 담은 그들의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짐작케 하는 단순한 외양의 건물들, 어쩐지 익숙해서 정겨웠던 스웨덴 거리의 눌러 붙은 껌들…….

그곳에 없는 것.

나흘 동안 머물렀던 핀란드에서 단 한 번도 울리지 않던 자동차 경적소리, 누군가에겐 적당한 편안함과 해방감을 제공하는 어두운 뒷골목, 미술관이든 관공서든 찾아볼 수 없었던 담장 또는 높은 울타리, 직책이든 명함이든 도무지 찾아보기 어려웠던 권위의식이나 겉치

레…….

부러웠다.

부럽기 그지없는 이 나라들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곳의 사람들이

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국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결국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회에 대한 바람을 가진 사람들의 실천이다. 결국은 사람이 희망이고 답이 아닐까?권미옥

맺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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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Finland to Sweden

비행기 바퀴가 인천공항에 닿자 그때 내 가슴에도 무언가가 소리

가 난다. 무언가가 끝나는 소리이자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소리. 첫 연수였다. 설레었지만 염려와 고민도 똑같이 내 마음을 부풀게 했다. ‘실수를 하면 어쩌나’, ‘혹시 통역이 잘못되면 어쩌나.’ 다행히 배려해

주시는 회장님과 활동가분들 덕분에 무리 없이 연수를 끝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해야 할 일을 세어보며 아쉬움과 들뜬 마음을 추스른다. 이 경험이 나에게 큰 도약이 되었다는 말로 흔치 않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에 감사함을 전한다.

김현하

‘설레는 첫발을 유럽 땅에 들여 놓는다. 연수 내내 이 낯선 땅은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것이다. 이 두근거림이 내 안의 열정을 깨우고 지금 서있는 길의 방향을 알려 줄 것 같다.’

헬싱키에 도착하기 직전 비행기에서 긁적거린 메모였다.

꿈같은 9일의 연수가 끝나고 다시 나의 삶터로 돌아왔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일들을 소화하면서 나는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내 안 어딘가에서 결심과 약속이 더욱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개인주의화 되고 우경화 되어 가고 있다고 언론은 섣불리 해석한다. 하지만 그들 생활 깊숙이 뿌리내려 있는 민주주의와 삶의 가치들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아직도 생활의 저변에서 싸우고, 일구고 있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 낯선 땅의 낯선 사람들이 나에게 이야기 한다. 너와 우리는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서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라고…….우리는 특별하거나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오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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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북유럽 연수라. 주위에선 다들 엄청 부러워하지만 iCOOP생협의 연수를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연수 전 빡빡한 학습과 연수 후 정리

와 보고서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부담이 되서 신청을 안 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체력이리라.

늘상 한나라의 수도라면 서울을 기준으로 생각하니 헬싱키와 스톡

홀름이 그렇게 작을 줄 누가 상상했을까. 연수단 중 누구는 이번 일주일동안 일 년치 다 걸었다고 할 만큼 도시 곳곳을 계속 걷고 또 걸었다. 여름철 백야현상으로 모두들 잠을 설쳤을 텐데 피곤한 내색 없이 서로 불편하게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했던 그녀들이 너무 예쁘다. 쇼핑이라곤 coop매장밖에 모르고, 사는 선물도 하나같

이 활동가, 직원 것만 챙기는데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짧지만 길었던 여정 속에 호텔에서 매일 평가만 했지 아쉽게도 어두운 뒷골목이 없어 여행의 감흥을 진하게 나눠보지 못한 이번 연수

단. 낯선 곳에서 긴장해서 만나느니 구례 자연드림파크에서 편안하

게 만나서 후일담과 회포를 푸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위안해본다. 오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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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간지

Append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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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1. iCOOP연수단 방방곡곡

78Finland to Sweden

2010영국

어카운트3

Cooperative group 매장

영국협동조합연합회

플리머스생협

스페인

몬드라곤

바스크 게르니카

2010이탈리아

Ipercoop 매장

레가협동조합연합회

코업이탈리아

레가에밀리아볼로냐 본부

CAAB

2011스웨덴

KF(스웨덴생협연합회)

바스타 노동자협동조합

파운텐하우스

쿰파니언

덴마크

덴마크생협연합회

액티비티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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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부록

2012스웨덴

KF(스웨덴생협연합회)

ABF

쿰파니언

민중의집

덴마크

덴마크생협연합회

쿠퍼라티오넨

민중고등학교

2013 캐나다

새스커툰파머스마켓

FCL

어피니티 신협

서스캐처원협동조합연합회

협동조합연구센터

르노아호수협동조합

MEC

주택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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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Finland to Sweden

부록2. 사진으로 만나는 북유럽 연수기

그들의 여유,

자연과 문화, 배려

북유럽의 판타지, 백야

새벽 한 시가 넘도록 지지 않던

밤, 6월에서 8월에 찾아온다는

스칸다나비아 반도의 백야

Finland

Page 81: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1

유네스코 세계 유산

수오멜린나 요새

독특한 군사건축과

여러 시대에 걸쳐 지어진

200여개 다양한 건물

눈부신 햇살 아래

푸른 바다, 뭉게구름이

환영해준 하루

Page 82: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2Finland to Sweden

헬싱키 항구의

마켓광장이 주는

쏠쏠한 재미

수오멜리나 섬과 스톡홀름으로 가는

크루즈를 타는 항구에 있는

마켓광장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은

핀란드 음식, 기념품들, 볼거리들

Page 83: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3

디자인의 나라,

핀란드

마치 그림 같은

유리공예의 유혹,

디자인 박물관

새로운 상상을 만나는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부록

Page 84: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4Finland to Sweden

핀란드 건축의 거장

알바 알토(Alvar Aalto)가 설계한

빛이 많은 서점 아카데미아

빛을

디자인 하는 나라

에밀 윅스토롬의 조각작품인

헬싱키 중앙역의

등불을 든 농부들

Page 85: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5

신고전주의 양식의 하얀 성당

헬싱키대성당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북유럽 건축의 미

자연스러운 더욱 돋보여

신비스러운 암석교회

템펠리아우키오 교회

부록

Page 86: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6Finland to Sweden

카펠리 까페에서

맛 본 핀란드

맛있는 핀란드,

잊지 못할 음식과 포도주

핀란드 협동조합인들의 우의

햇살을 즐기는 여름저녁 헬싱키 사람들

저녁이 있는 삶,

헬싱키의 여유

6시면 문을 닫는 상점들

에스플라나디 공원 풍경

Page 87: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7

따뜻한 도로 공사 - 긴 겨울과 많

은 눈을 대비하는 도로 공사

헬싱키 인상

적당한 속도의 쾌적한 교통수단,

헬싱키의 트램

경적 소리가 들리지 않던 거리,

자동차에 주눅들지 않던 자건거

부록

Page 88: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88Finland to Sweden

SWeden

중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감라스탄왕궁, 노벨박물관, 성당, 거리 풍경,

조각들, 여행객들, 돌로된 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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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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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Finland to Sweden

유모차와 휠체어가 자유로운 거리도시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유모차와 휠체어

중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감라스탄거리 풍경, 여행객들, 돌로된 길들

Page 91: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91

숲과 호수의 도시 스톡홀름, 로얄운하를 타고 맛보다- 운하와 요트, 숲

부록

Page 92: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92Finland to Sweden

스칸센 민속 박물관에서 만나는 스웨덴의 과거와 현재- 결혼식, 여러 마을과 집, 가게, 동물들

Page 93: 2014년 iCOOP생협 상반기 북유럽 연수

Finland Sweden Korea

협동조합법률제정 1901년 1987년 1960년

(2012년)

조합수 4,311개 - 13,184개(4,823개)

인구대비조합원수 84% - 53%

생협조합원수 가구의 75% 가구의 68% 가구의 2.3%

협동조합이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경제부문

전기,가스,

수도,금융

전기,가스,

수도,임대농업, 금융

생협시장점유율

93부록

( )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 현황(기본법은 2014년을 기준으로 하였음)<핀란드 2011년 기준 자료 출처 : Pellervo 협동조합연합회><스웨덴 2011년 기준 자료 출처 : KF><한국협동조합기본법 출처:기획재정부 협동조합 홈페이지><한국 2010년 기준 : 출처 : 한국협동조합연구소><한국 2010년 기준 생협 시장 점유율 출처 : 한국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운동의 현황과 과제>

부록 3. 핀란드, 스웨덴, 한국 협동조합 현황

45% 21.5% 0.5%

조합수 조합원수 사업액 매장 직원수

78개 19만명 4,279억원 141개 189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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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Finland to Sweden

부록 4. 배우자, 읽자 스웨덴과 핀란드 - 참고도서

우리가 만나야할 미래

최연혁 지음,

쌤 앤 파커스, 2012

복지국가 스웨덴

신필균 저

스웨덴을 가다,

복지국가 여행기

박선민 지음

후마니타스, 2012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하수정 지음

후마니타스, 2012

핀란드 디자인 산책

안애경 지음, 나무<수>,

2009

북유럽처럼

김나율, 이임경 지음,

네시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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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부록

스웨덴 스타일

레그란드 츠카구치

도시히코 지음

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100

일까 따이팔레 엮음, 조정주

옮김, 비아북, 2010

노르딕 모델

메리힐슨 지음

민중의 집

정경섭 지음

레디앙미디어, 2012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

정적 유토피아

홍기빈 지음

핀란드처럼_ 보고,배우고,

삶을 디자인 하라

오하시 가나, 오하시 유타로

지음, 임혜은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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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오미예

발행처 | 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발행일 | 2014년 9월 1일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로 62길 1 3층 iCOOP소비자활동연합회

전화번호 : 02-2181-7900

팩스 : 02-2181-7960

홈페이지 : www.icoop.or.kr

이메일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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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OP생협은 해외의 협동조합을 탐방하면서 다양한 사례들을 한국사회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한 협동조합을 상상하고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2010년 영국을 시작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