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년 노동법 이슈 및 노사관계 전망 2016년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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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속·확대될 전망이다. 따 라서 각 기업에서는 이를 도입·적용하는 과정에서 노무담당자뿐만 아니라 HR부서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지겠다. 여기에서 는 HR측면에서 2016년 노사쟁점 이슈와 대책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16년 국내기업의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 속·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고용조정이 노사관계의 새로운 불안요소로 대두한 가운 데, 특히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강력한 노동 개혁 드라이브로 인한 노정간, 노사간 갈등이 충분히 예 상되는 바다. 특히, 취업규칙 변경기준과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이 제 정되면, 각 기업에서는 이를 도입·적용하는 과정에서 노 무담당자뿐만 아니라 HR부서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질 것이다. 이하에서는 HR측면에서 2016년 노사쟁점 이슈 와 대책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16 노동법 이슈 노사관계 전망 50 January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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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6 년 노동법 이슈 및 노사관계 전망 2016년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속·확대될

2016년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속·확대될 전망이다. 따

라서 각 기업에서는 이를 도입·적용하는 과정에서 노무담당자뿐만 아니라 HR부서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지겠다. 여기에서

는 HR측면에서 2016년 노사쟁점 이슈와 대책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16년 국내기업의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

속·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고용조정이 노사관계의 새로운 불안요소로 대두한 가운

데, 특히 집권 4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강력한 노동

개혁 드라이브로 인한 노정간, 노사간 갈등이 충분히 예

상되는 바다.

특히, 취업규칙 변경기준과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이 제

정되면, 각 기업에서는 이를 도입·적용하는 과정에서 노

무담당자뿐만 아니라 HR부서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질

것이다. 이하에서는 HR측면에서 2016년 노사쟁점 이슈

와 대책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16년 노동법 이슈 및 노사관계 전망

50 January|2016

인 력 운 영

Page 2: 2016 년 노동법 이슈 및 노사관계 전망 2016년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속·확대될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둘러싼 주요 이슈

정부와 여당은 청년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양극

화 해소를 위해 5대 법안 개정이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입

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고용영향평가를 통해 노동

개혁 5개 법안 개정이 이뤄지면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15

만 명 정도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

며, 9월 15일 노사정대타협 이후 국내 주요 대기업은 노

동개혁을 전제로 2017년까지 16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

속한 바 있다. 경총에서 실시한 조사(2016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 2015.12)에 의하면 CEO의 61.8%가 정

부가 제시한 4대 개혁(공공·금융·교육·노동) 중 ‘노동개

혁’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응답했으며, 노동개혁 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 ‘대

중소기업간 근로조건 완화’ ‘정규직 과보호 완화’ 등을

꼽았다.

통상임금 명확화 및 근로시간 단축 이슈

근로기준법 개정은 크게 통상임금 범위의 명확화와 근

로시간 단축으로 요약된다. 통상임금의 경우 통상임금

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 2013.12.18, 2012

다89399)을 토대로 ‘통상임금’의 정의를 ‘소정근로에 대

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

로 사전에 정한 일체의 금품’으로 하여 시행령이 아닌 법

률에 명시하고, 근로자의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달리 지

급하기로 정한 금품은 제외하도록 하는 네거티브방식으

로 법률에 규정하되, 구체적인 범위는 시행령에 위임하는

형식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에 대한 논란은

2013년 대법원 판결 이후 그동안 소송이나 노사합의 등

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으므로, 법이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개정법안 내용은 4가지로 정리

된다. 첫째, 1주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법정근로시

간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에서 52

시간(법정근로시간 40시간+휴일근로를 포함한 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하되,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4년간 한시적으로 추가 8시간 연장

근로를 허용한다. 둘째, 근로시간 특례업종(노사가 합의

하여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하여 근로할 수 있는 업종)을

현행 26개에서 10개로 축소한다. 셋째, 탄력적 근로시간

제 단위기간 확대(2주 단위는 1개월로, 3개월 단위는 6개

월로)와 재량근로 대상업무를 조정하고 넷째, 근로시간저

축계좌제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된 상태에서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를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보

완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바,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생

산설비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잔업이나 회의축

소 등의 업무방식개선도 필요하다. 또한 휴가사용을 확대

하고, 유연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행 ‘선

택적 보상휴가제(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하고 수당을 받

는 대신 휴가를 사용하는 제도)’가 ‘근로시간저축계좌제

(선택적 보상휴가제와 유사하나 적치된 시간이 없어도 휴

가를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보충해 줄 수 있는 제도. 마이

너스 통장과 같은 개념)’로 개정되면 그 활용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휴가사용을 눈치보지 않도록 의무화하고,

법 안 주요 내용

근로기준법통상임금 범위 명확화, 근로시간 단축,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 탄력적 근로시간제 대상기간 확대,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등

기간제근로자보호법 사용기간 연장, 계약갱신 횟수 제한, 이직수당 지급 등

파견근로자보호법 파견업종 확대

고용보험법 구직급여 지급수준 확대, 급여일수 연장

산재보상보험법 출퇴근 재해 인정

<그림 1> 노동개혁 5대 법안

www.hrinsight.co.kr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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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집중휴가제(Block Leave :

휴가사용기간 하한선을 두는 제도. 예를 들어, 1회 휴가는

최소 5일 이상 사용)도 고려할 만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의 단위기간이 확대되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는데, 특히 특례업종에서 제외되

는 업종의 경우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시간제의

활용이 도움이 될 것이다.

비정규직 보호

기간제 근로와 관련하여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가 본

인이 원할 경우 사용기간을 2년 연장하여 최대 4년까지

로 허용하고, 연장 사용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

우 퇴직급여 외에 연장기간동안 지급된 급여의 10%를 이

직수당으로 지급하며, 생명·안전분야의 핵심업무에 기간

제 근로자 사용을 금지하고, 계약갱신 횟수를 3회로 제한

하여 소위 쪼개기 계약을 금지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파견근로에 관해서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주조·금형·용

접 등 뿌리산업 및 고소득 전문직·고령자 등에 대해 파견

근로를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을 연장하여 근무하게

하다 정규직 전환을 거부하는 경우 퇴직급여 외에 이직수

당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과 근로관계 종료시 갱신기대권

을 둘러싼 다툼이 예상될 수 있으므로, 추가 연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사회보장의 강화

고용보험법 개정은 실직한 근로자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구직급여를 평균임금 50% 수준에

서 60%로 올리고, 구직급여 소정급여일수도 현행(90일

~240일)보다 30일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출

퇴근 재해와 관련하여 1단계로 버스·지하철·철도 등 일

반 대중교통·자전거·택시·도보 출퇴근에 업무상 재해

를 인정하고, 2단계로 승용차와 이륜차·화물차·카풀(car

pool)에까지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대 지침의 제정과 대책

2대 지침이란 ‘노사정 대타협(2015.9.15)’에서 마련

하기로 합의한 근로계약 해지의 기준과 절차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명확화를 말한다. 근로계약의 해지 기준과 절차

를 마련한다는 것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는 것을 말한다. 조직이 성과중심

으로 재편되고 더구나 정년이 연장되는 상황에서 저성과

자 관리가 조직관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근로자들은 자신의 업무성

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겠지만 회사는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기업은

종업원에 대한 평가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

아야 한다. 지금의 평가제도는 대부분 평가항목이 구체적

이지 못하고 추상적이거나 단순하며, 평가결과의 공정성

을 담보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미약하여, 평가자의 자의

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이런 평가

제도와 평가결과로는 성과급의 지급과 연봉산정에 반영

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반해고의 기준으로 삼는다

는 것은 절대적으로 무리다. 최근 종래 보기 어려웠던 성

과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노사간에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이 현실화되면 많은 기업에

서 성과평가의 공정성 다툼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기준 완화는 정년연장으로 인한

임금피크제 도입 및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된 것으로 취업

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사업장은 ‘취업규칙’ 외에 ‘단체협

약’이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업장과 노동

조합이 존재하더라도 조직대상이 아닌 관리자에게는 취

업규칙이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보

52 January|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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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4: 2016 년 노동법 이슈 및 노사관계 전망 2016년 노사관계는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노동개혁 이슈 등으로 인해 여전히 노사정간의 갈등이 지속·확대될

면 취업규칙 개정절차는 민감한 문제이다. 잘 알다시피 근

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94조), 예외적으로 ‘사회통념상 합

리성’이 있으면 동의를 받지 않더라도 효력을 인정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 1988.5.10, 87다카2853 외).

그런데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기준이 추상적이므로 이것

을 구체화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

건이 완화되면 임금체계 개편뿐만 아니라 일반해고조항

의 신설 등 다른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에도 영향을 미

칠 것으로 예상된다.

60세 법정정년제의 시행과 과제

2016년은 우리나라 민간기업에서 60세 이상 법

정정년제가 시행되는 첫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그 대상이다.

60세 법정정년제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던져준다. 60

세 정년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근로자들이 ‘생애 주된 일

자리(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에서

그 때까지 고용이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우

리나라 기업에서 규정상의 평균정년은 57세였지만 실제

퇴직연령은 53세 정도로서, 정년퇴직자는 5%에 불과하

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법정정년제가 제대로 정착되

기 위해서는 임금제도의 개선과 노사정 각 주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지금은 ‘60세 정년’을 이야기하지만 조만간 ‘65세 정

년’ 나아가 ‘정년제 폐지’가 현실화될 것이다. 정년연장

과 관련해 이슈가 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성과주의 임금

제도로 이행하는 과정 중에 나타난 과도기적인 임금체계

로서, 임금체계 개편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인력대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그 대책

으로 임금제도의 개편, 직무급제의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정년연장이 ‘주된 일자리’에서 장년층의 고용기간을 연

장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청년층의 고용에 부정적

인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임금제도의 보완이 요구

되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 장기적으로는 직무급제의 도

입이, 과도기적으로는 임금피크제가 거론된다. IMF 이후

‘한국형 연봉제’ 형태로 성과급제가 도입됐지만 고직급

화로 인한 인건비 증가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데, 이에 대

한 대안이 직무급제이다.

또한 정년연장 대책으로 ‘점진적 퇴직제(Gradual

Retirement)’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 고령화의 대책으

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면 점진적 퇴직을 보장하는 근

로시간 단축형 임금피크제(피크연령에서 임금을 감액하

면서 동시에 근로시간도 단축해 주는 것)가 하나의 대안

이 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장년

층의 경력개발과 대체직무의 개발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역 멘토링제도(reverse mentoring ; 젊은 직원이 장년근로

자에게 소셜미디어나 문화트렌드 등을 가르쳐 주는 것)

를 통한 역량개발, 사회적 기업육성 등 퇴직전문인력에 적

합한 사회공헌형 일자리 발굴, 이직 후를 대비한 CDP 수

립, 창업지원이나 교육과정 운영 등의 퇴직지원프로그램

(Outplacement) 운영, 장년친화적 직무개발(상담·자문·

컨설팅·강의·교육훈련·홍보·계약·조사·민원처리 등),

영화 ‘인턴’에서 보여 준 것처럼 시니어 인턴프로그램

(20,30대의 젊은 세대에게 그동안 쌓은 경험·지식을 전수

해 주는 것)의 활용 등이 요구된다.

최영우고용노동연수원 교수[email protected]

www.hrinsight.co.kr 53

2016년 노동법 이슈 및 노사관계 전망인 력 운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