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27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 을 중심으로 김 성 숙 * 임 부 연 ** 본 연구는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의 숲 을 중심으 로 드러난 생명사상과 존재론적 의미를 해명하고 이를 통하여 인간과 자연 세계 내 존 재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자 하였다 그 결과 첫째 숲과 자연은 그 자체 생명과 죽음의 공간이며 그곳은 인간의 본래 고향으로써 그 전체로 존재하는 생명세계 임을 드러내었다 둘째 자연과 숲이 인간으로부터 주문을 강요당하고 이로 인해 숲과 인간 은 극심한 갈등과 대립상태에 빠짐으로써 생명세계는 존재망각의 사태에 빠졌으나 셋째 명세계는 사이 존재인 인간의 본래적 삶을 향한 시적사유를 통해 회복될 수 있음을 드러내 었다 본 연구는 유아교육이 유아들이 본래 지니고 있는 시적 사유라고 말할 수 있는 생명과 생태의 감수성 을 보존하고 또한 고양시킴으로써 인간과 자연은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을 겸손 히 받아들일 것을 요청하였다 주제어 미야자키 하야오 생명사상 존재론 원령공주 もののけ논문 접수 수정본 접수 게재 승인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플러스 연구원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교신저자

Upload: others

Post on 02-Oct-2020

0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 생태유아교육연구

    2013. 제12권 제4호 , 123 - 149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

    김 성 숙* ․ 임 부 연**

    요 약

    본 연구는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숲’을 중심으

    로 드러난 생명사상과 존재론적 의미를 해명하고, 이를 통하여 인간과 자연, 숲, 세계-내-존

    재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자 하였다. 그 결과 첫째, 숲과 자연은 그

    자체 생명과 죽음의 공간이며, 그곳은 인간의 본래 고향으로써 그 전체로 존재하는 생명세계

    임을 드러내었다. 둘째, 자연과 숲이 인간으로부터 주문을 강요당하고, 이로 인해 숲과 인간

    은 극심한 갈등과 대립상태에 빠짐으로써 생명세계는 존재망각의 사태에 빠졌으나, 셋째, 생

    명세계는 사이-존재인 인간의 본래적 삶을 향한 시적사유를 통해 회복될 수 있음을 드러내

    었다. 본 연구는 유아교육이 유아들이 본래 지니고 있는 시적 사유라고 말할 수 있는 ‘생명과

    생태의 감수성’을 보존하고 또한 고양시킴으로써 인간과 자연은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을 겸손

    히 받아들일 것을 요청하였다.

    주제어 미야자키 하야오(miyazaki hayao)

    숲(forest)

    생명사상(thought of life)

    존재론(ontology)

    원령공주(もののけ姫)(princess mononoke)

    ※ 논문 접수 : 2013. 10. 31 / 수정본 접수 : 2013. 12. 20 / 게재 승인 : 2013. 12. 22*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BK21 플러스 연구원

    ** 부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교신저자, [email protected])

  • 124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Ⅰ. 서 론

    최근 숲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활기를 띠고 있다. 나무에 자신의 몸을 묶어 자신들

    의 삶의 터전인 숲을 지키고자 했던 인도의 토착민들과 나무를 껴안아 벌목꾼들로부터 숲

    을 지키고자 했던 히말라야 원주민의 투쟁, 지구의 허파와도 같은 아마존 원시림을 보전하

    고자 하는 많은 환경단체의 활동 등은 세계의 이목과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이에 유엔총

    회는 2011년을 숲의 지속적인 관리와 보전을 위한 세계 산림의 해로 선포하였고, 우리나라

    또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수목원과 자연휴양림을 적극 조성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학교 숲 가꾸기와 숲 유치원은 많은 이들의 호응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숲 유치원 관련

    세미나에는 수백 명의 유아교육기관장, 교사, 학부모가 참석하여 숲 문화에 대한 당위성에

    공감하며 이를 적극 실행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현상으로 근대과

    학기술시대 이후 실증주의와 합리적 이성에로 지나치게 치중하였던 학교문화가 지난 1세기

    동안 주변적인 가치로 여겼던 아이들의 감성 혹은 정서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음을 보

    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과 숲은 꽤 훼손되고 또한 파괴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

    실이다. 지금 즉시 바깥에 나가서 우리 주변을 둘러보거나 창밖을 내다보면 마치 옷을 벗

    겨놓은 듯 혹은 원형탈모를 앓는 듯 거대한 흙더미만 남아있는 안타까운 산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숲 훼손을 염려하는 많은 이들의 지속가능한 숲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

    에도 불구하고 자연보존과 산업 자본주의의 욕망과의 조율은 여간 쉽지 않은 것처럼 보인

    다. 따라서 최첨단 과학 기술로 문명화된 도시에서 원 자연 혹은 원시적 숲의 흔적을 찾기

    란 쉽지 않다. 이제 숲은 인간의 구체적 삶의 곁에서 물러나 멀찍이 배경으로만 자리하고

    있거나 다만 축소된 형태로 도시 가운데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으로 대부분 남아있는 것

    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왜냐하

    면 특히 숲은 ‘미야자키 스타일’로 불릴 만큼 그의 사상과 작품의 기본 모태로써(최보영, 이

    인성, 2007: 69), 그가 작품에서 드러내는 숲은 자생적 생명력을 가진 존재임을 드러내며 또

    한 숲과 인간의 조우를 둘러싼 문제를 가시적으로 담아냄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교섭에 대

    한 사유와 성찰을 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의 작품 속에서 숲은 인간에 의해 훼손

    되거나 파괴되는 무능력하고 죽은 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있는 생명체로써 식물과 동

    물, 심지어 ‘토토로’와 같은 괴상한 형상의 생명체로 등장한다. 그리고 숲 존재들과 인간과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25

    의 관계를 불가분 존재연관으로 엮어내며 우리들에게 자연과 인간의 공존, 생명의식 등에

    대해 강력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따라서 「원령공주」에서 드러나는 숲은 한 등장인물로써

    사건을 주도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역동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존재인 것이다.

    숲을 전경으로 펼쳐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많은 작품가운데, 특히 「원령공주」는

    1997년 작품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애니메이션계에 현재까지도 여전히 신화적인 작

    품으로 남아 있다(최보영, 이인성, 2007). 의 영화담당 편집자인 장-미셀 프로동은

    “「원령공주」는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특유한 예술형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하는 논의에

    도전을 제기하면서도 동시에 논의를 초월해 버린다”(Schneider, 2005, 재인용)고 극찬하였

    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원령공주」는 단지 영화산업과 소비문화의 관점에서 파악되는

    대중문화의 한 장르이기 보다는 오히려 현대인들에게 숲과 인간의 공속에 관한 사유와 반

    성, 해명과 통찰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개시하는 ‘예술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하이데거(1952/1996)가 예술작품을 통해서 자연과 세계-내-인간들과의 복잡한 연

    관과 더불어 삶에 관한 진리를 드러내고자 함과 같이 「원령공주」또한 현대인들에게 생명

    력과 풍요로운 대자연의 대표적 범주인 숲을 통해 세계 내 존재하는 모든 존재와 인간 현

    존재의 공존에 관한 해명과 통찰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원령공주」는

    하나의 기호에 또 다른 기호를 중첩시켜 의미의 사슬을 확장시키는 예술로써의 커뮤니케이

    션을 지향’(이종한, 2005)함으로써, 그 자체 생명력을 지닌 존재인 대자연이 과학기술을 인

    간 탐욕의 수단으로 무차별 이용함으로 인해 존재 망각의 상태에 이르렀으며, 대자연의 대

    표라고 할 수 있는 숲을 통해 인간들에게 생명의식에 대한 사유, 즉 존재 지향적 사유로

    안내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예술작품인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동양적인 세계와 서양적인 세계를 넘나드는 광활한 상상력을

    통하여 지구촌 여러 나라에서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김종태,

    2011).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논의는 국내에서 저서(박성수, 2005; 황의웅, 1998)와

    번역서(남도현, 2002), 평론(하재봉, 2004; 헬렌 메카시, 2004), 연구논문(김남석, 2007; 김영

    아, 1998; 김종태, 2010; 2011; 김준수, 2008; 모경숙, 2006; 박수미, 2008; 정동희, 1999; 진은

    경, 2006) 등을 통하여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루어진 「원령공

    주」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들은 하나의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하여 이토록 많은 관심과 연

    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할 정도로 놀랍다. 「원령공주」에 대한 논의를 내용별로 살펴보

    면 원령공주에 담긴 신앙(김강희, 2008; 오은경, 2004; 최경민, 2009), 작품 속의 캐릭터 분

    석(신문희, 2007; 안예진, 이원석, 2007; 양세혁, 김일태, 2008; 오종석, 윤호창, 2003; 최보영,

    이인성, 2007), 생태학적 윤리 의식(김남석, 2007; 김종태, 2011) 등 다양한 시각에서 활발한

  • 126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선행연구들의 대부분은 주로 주인공의 영웅적 일대기, 성

    장 등의 관점이기보다는 자연과 문명, 생태적 윤리, 히로인 등의 시각에서 이루어졌음을 발

    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가 「원령공주」에서 자연과 인간의 공속을 연구주제로 삼으

    려는 것은 또 다시 표면적인 어떠한 논의들을 상투적으로 반복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

    다. 그러나 본 연구는 자연과 인간의 이분법적인 규정, 영웅의 일대기, 에코페미니즘 등의

    관점에서 조금 벗어나 숲을 중심으로 자신의 존재를 염려하고 자신의 존재와 끊임없이 관

    계 맺으면서 어떠한 형태로건 선택하고 결단을 내리는 등장인물들-아시타카와 산, 에보시와

    제철소의 남녀들, 지코 승려, 시시신과 다른 여러 신들, 코다마들-의 독특한 ‘있음’의 방식

    즉 존재론적 시각에서 「원령공주」가 드러내는 존재 진리를 성찰하기를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들 숲 혹은 자연과 인간의 근원적인 모습과 그 존재 연관을 드

    러내는 것은 유아들의 창의적 인성을 계발하고 육성하는 주체인 유아교사를 고양된 생명의

    식과 존재에의 부름에 경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에 유익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복잡한 도심 가까이 혹은 도심 한 코너에 작은 숲 공원을 조성하고, 심지어 높고

    낮은 빌딩의 옥상에도 녹지 혹은 습지를 조성하며, 작은 아파트 베란다에 화초를 심고 정

    원을 가꾸는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숲의 훼손을 염려하고 숲을

    그리워하며 또한 그곳에서 잠시나마 안식하고픈 인간의 본향에 대한 동경을 담아낸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퓌시스로서의 숲 존재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이 전개되는 장소임을 깨

    달았음과 이에 인간과 숲 혹은 자연이 조화롭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이를 단편적으로나마 실천하는 모습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관점에서 최근 유아교육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산책활동과 숲 유치원은

    유아들로 하여금 숲을 대상화시켜 숲을 단순히 과학적․분석적 지식을 위한 관찰대상으로

    규정하려는 것이기 보다 오히려 숲과의 친밀한 교감과 소통을 통해 숲이 드러내어 주는 진

    리를 발견하고 세계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찾고자 하는 소망과 그를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숲으로 들어가기’는 인간 자신과 지구상의 뭇 생명

    존재들의 삶의 근원적 토대인 숲의 훼손 및 파괴로 인한 생태적 위기와 그와 더불어 초래

    된 인간 자신의 목전에 들이닥친 삶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처음부터 다시 출발해 보기

    위한 일종의 방법론적 회귀인 것이다(도정일, 송무, 이남호, 황종연, 황호덕, 김상환, 권혁범,

    문광훈, 정정호, 최장집, 조규형, 2004).

    그러나 숲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숲을 조성하고 숲과의 친밀함을 형성하고자 하는 우리

    의 모습이 단지 숲에 관한 ‘존재자 지향적’(염재철, 2008)인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27

    지 우리의 태도를 한번쯤 되돌아보고 깊이 성찰하는 것은 중요하다. 즉 숲의 존재가 그 자

    체로 인간 존재의 바탕으로서 인간과 더불어 공속하는 생명의 존재 그 자체임을 간과하고

    유아의 건강을 위한 효과적인 치유 수단 또는 유아의 정서함양이나 혹은 과학적 탐구 등의

    풍부한 교육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교육 공간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꾸어지

    고 보존되어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는 것은 아닌지 숲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가 특별히 하이데거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적 사유를 따라가려는 것은 그의 사유가

    특정 사회에서의 특정한 현상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 전체를 관통하면서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인류의 사유 경향성에 맞서는 사유로서 자연과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고 고정시키는 사유방식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Steiner, 1996). 특히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사유를 함축적으로 담아낸 「예술작품의 근원」에서 예술작품 속의 사물은 단순

    히 보이는 그대로의 사물과는 달리 다른 어떤 것을 말한다(Heidegger, 1977/2008b). 예술작

    품 속의 사물은 다른 어떤 것을 공개적으로 알리고 개시하며 또한 자기 속에 다른 어떤 것

    을 함께 가져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작품 속의 사물의 사물다움은 ‘있음 그 자체로’의

    존재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다른 존재들과 분리되거나 고립되지 않고 오히려 복잡하게

    얽힌 연관을 통해 서로-서로 더불어 삶을 드러낸다(Heidegger, 1952/1996). 특히 현존재인

    인간은 다른 존재들을 염려하고 심려하는 ‘사이 존재’로써 자신에게 떠맡겨진 책임을 이행

    하는 본래적 존재인데, 이는 전 우주적인 수준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첨착하여 모든 존재자들, 특히 인간 현존재의 근원에 관하여 묻을 수 있으며, 그 물음은 또

    한, 그리고 분명하게 묻는 자 자신의 본질을 문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Steiner, 1996/1978).

    특히 오늘날과 같은 과학기술문명에 의한 전 지구적 지배 시대에 그의 존재론의 근본 의도

    는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 그 자체로서 드러나는 생명의 존재 전체를 해명하기 위해 매우

    유익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하이데거가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계와 대지의 진리를 열어 밝히려던

    사유방식을 빌어 숲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작품 속의 등장인물, 사건, 배경에 담겨있는 생명

    의식과 숲과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 기호 사용자에게 무엇인가를 대신하

    여 나타낼 수 있는 한 대상이라고 규정한 퍼스의 기호론의 맥락에 비추어볼 때, 원령공주

    에서의 숲은 숲에서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을 상징하며 동시에 특정한 공간을 드러내는

    기호로써 나타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생명체와 특정 공간으로서의 숲과 인간의 관계를 사

    유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바탕이 무엇인지, 그리고 더불어 공속함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

    해 물음을 던질 수 있으며 이와 같은 과정에서 생명의식과 존재의 진리를 해명할 수 있을

  • 128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것이다. 이를 통하여 숲과 거기에서 생명을 보존하며 살고 있는 무수한 존재자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은, 현 시점에서 생태 혹은 환경담론에 휩싸인 우리들에게 생명

    의식에 대한 사유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리고 현대 과학기술문명시대

    가 직면한 숲과 생태계의 파괴, 나아가 전체 세계의 위기를 극복해 내기 위한 힘과 지혜를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생명사상과 존재론은 어떠한가?

    Ⅱ. 연구 방법

    1. 분석대상

    본 연구는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2003년 4월 국내 개봉작「원령공주」(모노노

    케 히메: もののけ姫)의 DVD판(대원DVD, 애니메이션, 133분, 전체 관람가, 2008년 3월 출시)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원령공주」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

    로’ 등으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계의 세계적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97년작. 생명사상

    을 바탕으로 하되 인간 대 자연이라는 도식적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자연과 휴머니즘의 충

    돌이라는 인류의 해묵은 딜레마를 형상화한 수작이다. 제작비 240억 원과 14만 4천장의 작

    화 등 기록적인 물량을 투입한 이 영화는 97년 개봉당시 일본에서 1,420만 명을 동원하였

    으며, 2002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상영되기 이전까지 일본 영화사상 최고 관객을

    기록했으며, 일본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세계 애니메이션계에 현재까지도 신화적인 작품

    으로 남아 있다(http://www.bestanimation.co.kr). 그리고 수작업을 고집했던 미야자키 하야

    오 감독이 최초로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도입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http://www.munhwa.com).

    2. 분석방법

    맥루한(Mcluhan, 1994)이 논했던 바와 같이 미디어는 인간의 감성과 의식의 지구적 확장

    이며, 특히 만화와 텔레비전은 시청자들이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쿨(cool)미디어’이다. 이

    러한 그의 논점을 고려할 때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것은 서사를 이끌고 가는 등장인물들의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29

    행위와 발화, 등장인물이 경험하는 사건을 체험하는 것이며, 이는 ‘독자는 그들이 말하는

    것, 즉 대화와 행위에 표현된 도덕적 기질적 특성들을 천부적인 것으로 해석’(이명섭, 1985)

    하는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서사에서 인물과 사건은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료하게 드러내주는 기호로 작용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이면에 드러내고 있는 기의가 무엇인지 주의 깊게 생각하도록 하는 주요 통로이

    다. 특히 글과 그림의 결합으로 출발한 애니메이션은 만화만의 아이콘으로 사람이나 사물

    과 장소 혹은 생각까지도 이미지로 형상화시키고 기호화하여 메시지를 제시한다. 즉 만화

    와 애니메이션은 유기적 생물체의 복잡하고 미묘한 속성을 단순하고 절묘하게 개념화시키

    면서, 언어 이상으로 상징체계를 무한히 확장시키는 것이다(이종한, 2005).

    이와 같은 관점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퍼스(Peirce)의 의미작용이론(theory of

    signification)에 따라 분석하고자 한다. 퍼스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자연

    현상이나 비의도적인 발현물(unintentional manifestation)들도 기호로 파악될 수 있으며 의

    미를 발현시킨다. 따라서 「원령공주」에서의 외양, 행동, 발화, 욕망, 습관, 윤리 등을 중심

    으로 전개되는 등장인물들의 행위와 사건, 배경, 색상, 조명 등은 그 자신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주제의식 및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행하는 기호인 것이다.

    즉 기호 사용자가 마음속에 이해하는 그림(icon)이며, 이것이 곧 해석체인 것이다. 따라서

    「원령공주」의 등장인물과 사건, 배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분석은 작품을 통해서 말하

    고자 바를 해석하는 하이데거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해석하려는 해석

    자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심리적인 이해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기호

    (Representation)

    대상

    (Object)해석체

    (Interpretant)

    상황의 설정

    캐릭터의 행위

    사람, 사물, 장소 등

    모든 이미지들의

    형상화

    해석자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심리적인

    이해

    [그림 1] 퍼스의 기호의 3항 구조와 의미

    이처럼 퍼스의 기호학인 의미작용이론의 맥락에서 기호로 작동하는 「원령공주」에서의

    모든 등장인물과 사건현상에 대해 ‘왜?’라고 던지는 물음은 그 아래로 흐르는 생명의식과

    존재지향성이라는 탈은폐된 진리에 대한 응답을 찾을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 130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기호/ 대상해석체

    사건 및 배경(등장인물)

    1 ․ 멧돼지 재앙신이 인간마을을 공격함(멧돼지 재앙신) 인간세계에 대한 자연재앙

    2․ 멧돼지 재앙신의 죽음과 그로부터 저주를 받음(죽

    은 재앙신, 마을사람들, 아시타카)죽음의 지경에 이른 자연의 재앙이 인간에게 전가됨

    3․ 마을의 무녀가 아시타카에게 저주를 풀 방법을 알

    려줌(무녀, 아시타카, 마을원로들)실존이행의 요구와 결단 타자성 인정요구

    4․ 저주를 풀기 위해 서쪽마을로 떠나는 아시타카(아

    시타카, 동생)실존적 책임-떠맡음-존재이행

    5․ 인간과 인간의 전쟁을 목격하고 관여함(아시타카,

    병사들)인간의 욕망, 반목, 전쟁/ 존재망각

    6․ 아시타카가 지코보에게 시시신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시시신의 숲을 찾아 떠남(아시타카, 지코보 승려)자연과 인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아시타카의 ‘염려’

    7․ 늑대 일족과 인간의 갈등, ‘모로’가 총상을 입음(늑

    대일족, 타타라마을 사람들, 상처입은 두 사내)자연의 생명력/ 자연과 인간의 극한 갈등

    8 ․ 아시타카가 상처 입은 두 사내를 돌봄/ 코다마 출현인간에 대한 염려와 연민/숲의 생명존재들/ 인간의 고향

    9․ 철광을 생산하는 타타라 마을에서 멧돼지를 죽인

    원인을 찾음(아시타카, 타타라마을 사람들)인간중심주의 공동체/부품화, 대상화된 자연-자원의 저장소로의 전락

    10․ 성성이들의 원한과 저주에 대한 산의 협상(산, 성

    성이들)자연의 인간에 대한 원한과 저주/자연의 신령성 약화

    11․ 산의 타타라 마을 공격, 산과 에보시와의 갈등(산,

    에보시)자연과 인간의 갈등/ 사이존재로서의 산의 존재/

    12 ․ 멧돼지들과 인간의 처참한 전쟁 인간과 자연의 갈등, 증오, 반목, 전쟁

    3. 분석절차

    본 연구의 분석 절차는 분석 장면 선정, 하이데거의 예술철학에서 제시하는 핵심개념을

    토대로 분석하고, 이론적 삼각측정 실시로 이루어졌다. 구체적인 분석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 もののけ姫)의 DVD판(대원DVD)을 3번 이상 집중하여 관람하고 이와 함께 한글번역 대본을 읽으면서 본 연구의 목적에 합당하다

    고 판단되는 장면과 스크립트를 캡처하였다. 그리고 영상 해석을 위한 분석 장면을 선정하

    기 위해 원령공주 스크립트의 스토리 라인에 따라 화면이 전환되는 부분을 기준으로 총 51

    개의 장면으로 나누었다. 그 중 생명의식과 존재론이 강렬하게 드러나는 특별한 사건을 중

    심으로 22개 장면을 선정하고, 이를 유목화하여 상위범주 3개와 그에 따른 하위범주 2개,

    총 6개의 소제목을 도출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표 1과 같다.

    분석범주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31

    13․ 인간의 공격에 의한 늑대신 모로와 멧돼지신 옷코

    토누시의 죽음과학주의 상징물: 화승총/ 인간과 자연의 전쟁과 점차 약해지는 자연

    14․ 산과 에보시의 갈등, 산에게 겨냥한 에보시의 화승

    총에 아시타카가 총상을 입고 쓰러짐

    산의 자연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인간 간, 인간과 자연 간의 갈등/메신저로서의 아시타카

    15․ 산이 아시타카를 시시신의 숲에 데려다주고 호수에

    눕힘/ 시시신의 도움으로 상처를 회복하게 됨/ 생명과 죽음 그 자체인 시싱

    생명과 죽음 그 자체인 시시신/생명이 자라는 숲과 어머니의 자궁같은 호수/아시타카의 초월적 자아로의 성장

    16․ 에보시가 시시신에게 화승총을 쏨/ 화승총에서 푸

    른 싹이 돋고 자라남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죽음/ 죽음에서의 구원/ 희망

    17 ․ 시시신의 죽음과 무차별적 공격/ 코다마들의 죽음인간의 무차별적 파괴성/ 전체 자연의 죽음

    18 ․ 지코보가 시시신의 목을 가지고 달아남인간의 극단적 집단이기주의/ 몰적 존재로의 전락

    19 ․ 산과 아시타카가 시시신의 목을 시시신에게 돌려줌메신저, 사이존재/ 인간의 자연에 대한 반성

    20 ․ 시시신의 부활과 자연의 새로운 생명의 회복자연의 생명과 죽음의 동시적 존재/자연의 무한한 생명력과 포용

    21 ․ 에보시의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에 대한 깨달음인간과 자연의 회복/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삶’에 대한 깨달음

    22 ․ 산과 아시타카의 약속/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떠남‘더불어 삶’/생명과 생태의 공동체/ 타자성 인정/ 전체성으로 승화

    둘째, 이차적인 분석으로 선정된 22개의 장면을 대상으로 각 장면을 주의 깊게 반복하여

    시청하면서 등장인물의 발화와 표정, 관계들, 사건의 원인과 결과, 배경, 분위기, 색 등이

    주는 인상을 중심으로 그러한 기호들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관련 선행연구와 웹사이트

    의 의견을 참고하여 파악하였다. 셋째, 그리고 전체 장면들에서 이를 한글 스크립트와 함께

    반복하여 보면서 일차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참고하여 하이데거가 예술작품을 통해 드러내

    려고 했던 존재론적 시각에 첨착하여 그 의미를 해석하였다. 끝으로 분석 내용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유아교육전공 박사 5인으로 구성된 논문세미나에서 분석대상 장면선

    정과 해석에 관해 질문과 점검을 받았으며, 최종적으로 유아교사교육전문가 1인에게 점검

    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

    Ⅲ. 연구결과

    「원령공주」는 생명과 죽음 그 전체로서의 숲, 존재망각의 위기에 놓인 숲과 인간, 그리

  • 132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고 위기극복을 위하여 인간 현존재에게 시적사유를 요청하는 숲의 존재를 밝히 드러냄으로

    써, 우리들로 하여금 현대과학기술시대 위기의 본질을 숙고하고 그에 관한 사유의 전향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 찾기를 촉구하고 있다(강학순, 1999).

    1. 그 전체로 존재하는 생명세계

    우리가 숲 그 자체의 존재와 숲과 인간 현존재와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 및 태도 변

    화를 통해 모든 강요와 억압이 사라진 존재연관의 참다운 모습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그리

    하여 본래적 삶을 회복하고 하고자 한다면, 하이데거가 사유한 퓌시스의 숲, 즉 ‘있는 그

    자체로서의 자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하이데거 존재론의 근본 의도는 그

    자체로서 드러나는 존재 전체를 해명하기 위한 것으로,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재론적 이해

    를 통해 현존재로서 인간들의 숲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과 태도에 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

    져주기 때문이다.

    1) 생명과 죽음, 그 자체의 숲

    「원령공주」에서 대자연을 대표하는 숲은 퓌시스(physis), ‘그 전체로서 있는 것 그대로’

    (Heidegger, 1952/1996)로 드러난다. 퓌시스 안에서 무수한 생명체들은 곳곳에서 잉태되고

    서식하며 엄청난 생명에너지를 뿜어내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수한 혼돈과 이질적인

    것들을 넉넉하게 포용한다. 그래서 숲은 인간 존재와 숲의 존재들, 그리고 여러 신들의 존

    재마저도 서로-서로-더불어 조화롭게 흘러가는 공존의 공간이다. 하이데거에 맥락에 비추

    어보면 이러한 모습은 ‘사물의 사물다움’ 그리고 ‘일렁이는 존재연관’(Heidegger, 1952/1996)

    의 모습으로, 인간을 비롯한 무수한 존재들이 스스로의 생명 운동으로 그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드러내며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은 채 각각의 경지에 더불어 속하며 서

    로 완성된 이해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은「원령공주」의 매 장면에서 드러난다. 작품 전체에서 숲은 크고 작은 움

    직임으로 율동을 하고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고요한 모습으로 조용히 다가온다. ‘고요함’

    은 ‘비어있다’는 의미로 맑음과 밝음, 고요와 투명의 상태로써 인간과 사물, 세계의 근원적

    인 모습이다(도정일 외, 2004). 이 고요함 속에서 존재들은 태어나고 탄생과 죽음, 치유와

    재생의 역동적인 순환 속에서 상호 연관하여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숲은 서로-서

    로 옮아가면서 만나는 무한한 관계성이 열려있는 무한공간을 상기시키며, 또한 모든 존재

    들을 포용하고 심지어 인간의 기습과 폭력으로 인한 파멸의 상태에서 조차도 여전히 부활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33

    [그림 2] 생명과 죽음 그 자체인 시시가미

    의 생기를 한껏 내뿜으며 생명의 기운을 전해주고 있다.

    또한 작품 중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늑대소녀 ‘산’(모노노케 히메)의 존재도 부활의 기

    운을 온전히 전해주고 있다. 산은 인간들에 의해 숲에 버려져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연약한 아기였으나 늑대일족과 숲의 존재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를 무자비하게 훼손

    하고 그들을 몰아내려는 인간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자신들의 딸로 기꺼이 받아들여

    그 생명을 보존시키고 혈족의 관계를 맺은 것이다. 여기에는 어떠한 이기적인 모습이나 탐

    욕을 발견할 수 없으며, 타자성이 인정되고 있다. 오히려 인간의 딸을 살려준 늑대가 두렵

    고 혐오적인 괴물로 다가오기 보다는 생명을 부여하고 지키고 보존하는 생명의 존재, 감사

    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존재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 모든 공간과 시간, 사건에는 생명의 관

    계만이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은 생명의 관계는 시시신의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생명 그 자체로 있는’

    생령이 형상화된 신적 존재인 시시가미가 죽

    음에 이른 아시타카에게 생명의 힘을 불어넣

    어 주었을 때, 옷코토누시는 생명파괴의 주범

    인 인간의 상처를 치료한 시시신의 행동에 의

    문을 제기하며 아시타카를 위협한다. 이에 모

    로가 옷코토누시에게 “시시신께서는 생명을

    주시기도 하고 가져가시기도 한다”라고 단언

    한 것은 이를 잘 반영해 준다. 또한 시시가미는 당시 지배세력인 막부와 지코보 승려의 사

    욕을 채우기 위한 음모와 계략에 의해 자신의 생명이 도륙 당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

    을 죽음을 거름삼아 전체 세계를 부활시키는 풍요로운 생명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풍요로

    운 생기 그 자체이다. 절도와 균형을 잃고 맹목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서로의 원망과 저주

    에 놓여있는 인간들 간의 전쟁,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들 간의 전쟁으로 인해 파멸의 지경

    에 이른 전체 세계와 대지를 생명의 기운으로 치유하고 그 관계를 회복시키는 시시가미는

    생명 그 자체로 있는 존재인 것이다.

    하이데거 존재론의 맥락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은 생명성은 ‘그 전체로서의 있는 것 그

    대로의 자연스러운 놓아둠’(Heidegger, 1952/1996) 혹은 ‘어떤 것을 그것의 고유한 본질에로

    자유롭게 놓아둠’(Heidegger, 1954/2008a)으로 지속가능하다. 따라서 숲이 존재이도록 하는

    것은 인간이 규정한 참조체계 내에서 숲에 저장되어 자원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외적인

    힘이 아니다. 세계-내-존재로서의 인간과 숲의 존재자들을 비롯한 모든 존재자들이 모두가

    진정한 제자리에 놓일 때 서로가 존재의 소리를 듣고 상호침투하며 참 존재의 모습을 볼

  • 134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그림 3] 물 속에서 치유받고 있는 아시타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인간은 세계와 대지 위에 또 그 가운데 터를 삼은 현존

    재로서 뭇 존재들과의 더욱 아름답고 풍성한 관계맺음의 지혜를 발휘하는 존재로 서 있어

    야 한다. 이를 통해 숲과 인간은 더불어 세계 속에 거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연

    은 삶의 근원적 토대로서 세계-내-존재하는 모든 이들의 통일과 질서를 지탱하는 전체이

    다.

    2) 치유와 회복을 위한 힘의 근원으로서의 숲

    인간은 처음부터 우주와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섭리 속에 있으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

    왔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동물과 식물 그리고 무수한 생명체와 더불어 복잡한 존재연관으

    로 삶의 구체적 경험을 전개하고 거주하며 직접적인 삶을 살아 온 것이다. 특별히 숲은 어

    떤 미지의 세계이자 영적인 세계의 원형이며, 아울러 모든 생명의 근원으로 마치 거대한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곳이며 생명의 숨을 내어주는 지구의 허파와 같은 곳이다(김재희,

    2000). 이러한 관점에서 숲, 자연의 생명세계는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을 말로 형용할 수 없

    도록 도저히 가늠하고 측량할 길 없는 숭고함과 두려움을 주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 자연은 어떠한 형태로든 치유의 공간을 가지는데, 그 공간

    은 주로 물이 있는 공간으로 나타난다. 생명

    의 근원인 물을 풍성히 머금고 있는 숲은 세

    상 속에서 상처받고 좌절한 이들을 그 품속

    에 보듬고 그 상처를 쓸어내리는 치유와 회

    복의 힘의 근원인 것이다. 이는 에보시의 화

    승총에 맞아 죽음에 이른 아시타카가 물속에

    서 생명의 기운을 품은 채 죽음과 같은 잠을

    자고 있는 장면은 마치 어머니 자궁의 양수

    속에서 고요히 세상 밖으로 깨어날 날을 기다리며 세상 밖에서 살아갈 힘과 지혜를 자기

    속에 키우고 있는 태아를 연상시킨다. 이곳에서 아시타카는 내적 성장을 거듭하며 초개인

    적 자아로 성장하는 것이다(박기수, 2010).

    이와 같은 관점에서 자연의 대표적 범주라고 할 수 있는 숲은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우

    거진 공간’(한국어 위키백과, daum)이라는 사전적 풀이를 훨씬 능가하는 전체 생명세계이

    다. 숲에서 모든 생명 있는 존재들은 자신의 성장을 마치면 죽고 자라고 썩고 그 자리에서

    또 태어난다. 만약 그 생명을 다하여 시들어진 나뭇잎과 풀이 썩어 수북이 쌓인 것을 모두

    거둬내어 버린다면 그 아래에 그리고 그 둘레의 터 삼아 살고 있는 존재들은 모두 건강하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35

    지 못하거나 죽는다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코다마’들은 아마도 이 모든 존재들을 대표하는 가시적인 형상일지도 모른

    다. 그들의 두려움을 모르는 듯한 순수한 모습은 둥근 선과 흰색으로 표현된 그들의 아기

    같은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아시타카의 말대로 그들은 원래부터 이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

    는 존재로써 인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길을 내어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 오히려 인간들은 이 숲을 두려워하는데, 이는 숲이 인간의 전경에서 배

    경으로 물러난 까닭에 자연이 더 이상 인간에게 친밀한 존재가 아님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코다마들이 아시타카가 사내를 들춰 업은 형상을 모방

    하여 온 사방에서 인간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숲을 적시는 잔잔하고 신선

    한 생명의 기운들이 아시타카와 사내를 감싸고 보호한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왜냐하면 아

    시타카와 사내가 코다마들의 안내로 숲을 무사히 빠져나왔을 때 아시타카의 오른팔에 있던

    저주의 상흔은 훨씬 가벼워졌고, 사내의 상처 입은 몸이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느

    낌은 우리의 모습은 어쩌면 본능적으로 잃어버린 자신의 삶의 온전한 전체에 대한 실마리

    를 되찾거나 회복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유아들이 숲에서 오히려

    그들의 미성숙한 근육에 힘과 균형을 얻는다(이인원, 최기영, 2007; 이명환, 2006; 임재택,

    하정연, 이소영, 신주연, 2012)거나 아토피로 인해 온 몸이 부스럼으로 덮인 어린 유아들이

    숲에서 그 상처를 치유 받는 것(김경목, 2012; 유영 외, 2011; 이상일 외, 2010)은 잃어버린

    본래성을 찾은 유아들의 생명적 반응이 아닐까하는 짐작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이 모든 숲의 존재들은 각기 명확히 구분되어 자신의 고유성으로 독자적으로 존

    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얽히고설킨 채 그들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처럼 숲-안에 생명의

    존재들이 이미 거주하고, 숲 또한 그들 존재-안에 머무르고 있기에 숲은 인간을 비롯한 무

    수한 생명과 존재를 떠받치고 있는 토대이며 곧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전체’(전영우, 1992)

    인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자연을 그리워하고 동경하며 그 곳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근원적

    인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인간 개인의 근원적 행복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평형

    적인 관계에 놓여있기에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행복의 기율로 돌아갈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도정일 외, 2004).

    그러나 최첨단의 과학기술혁명으로 문명화된 현대 도시에서 원래 모습의 자연이나 숲의

    흔적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좀 더 편안한 삶과 물질적인 번영을 위해서 나무들

    은 베어지고 숲에 살고 있던 생명 존재들은 삶의 터는 걷어내어 버림으로써 인간과 자연사

    이의 기존 질서는 위기를 맞게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136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2. 존재의 망각상태에 빠진 생명세계

    1) 주문을 강요당하는 숲

    살아있는 숲에서 비롯된 토착적인 임업과학은 나무를 단순히 목재로 보지 않는다. 나무

    나 식물을 살아있는 것으로 보는 전통적 관점에서 식물은 단지 물질 덩어리가 아니며 섬유

    질 하나하나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명체인 것이다(김재희, 2000). 그러나 17세기 이후 근

    대 자연과학과 이에 근거한 이념은 인간 이성의 발달과 거대한 물질문명의 완성을 우위에

    둠으로써 숲을 인간을 위한 탐구와 분석의 대상으로서 협소하게 조망하였다. 이와 같은 생

    명세계로서의 숲에 대한 인간의 몰이해로 인해 인간은 자신들이 숲의 무수한 존재들에게

    무엇인가를 내놓기를 닦달할 수 있는 권위와 능력을 가진 존재자로, 자연과 숲은 인간에게

    필요한 지식과 자원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내주어야 하는 수단적 존재로 그 가치를 규정하

    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결과 인간은 숲에게 에너지를 내놓으라고 닦달하는 비본래적 태

    도를 취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자연의 분노는 성성이들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성성이들: 나무 심었다. 나무 심고 나무 심었다. 모두 인간이 뽑는다. 숲은 돌아오지 않는다. …

    인간 죽이고 싶다.

    성성이들의 본래 숲에 나무를 심는 현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인간을 저주하고 인간에

    게 공격을 가하기 위해 시시로 틈을 노리고 있는데, 그 이유가 나무를 심고 또 나무를 심

    는데, 인간이 모두 뽑아버려서 숲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성성이들

    의 눈은 저주와 분노로 뻘겋게 달아올라 있고 그들의 몸둥아리는 빛을 잃은 채 다 타버린

    숯처럼 시커멓고 흉측하다. 이 같은 존재들의 비본래적 모습들은 오로지 인간중심적인 시

    각을 가진 에보시를 중심으로 철광을 채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대한 물질문명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타타라 마을 사람들의 욕망과 지코보 승려를 앞세운 조정의 계략과 음모에

    서도 엿볼 수 있다. 그들에게 숲은 단지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 죽임의

    방식을 통한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서 강제적, 무차별적으로 채굴해내는 객관적 대상에 불

    과한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산들의 주인들과 현자들을 저주와 분노를 심어주는 비본래적 존재로 퇴락

    한 것이다. 그들에게 숲과 자연은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이기 보다는 단지 목재나 석탄, 철

    등의 자원 저장고이며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 강제적으로 채굴해낼 수 있는 대상에 불과하

    다. 심지어 그들은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여 생명 그 자체인 시시신의 생명까지도 자신들의

    사적인 욕망을 위해 착취하고자 한다. 이와 같이 강요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놔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37

    둠의 상태에 있는 존재들을 그 자체의 고유성을 무시한 채 ‘하나의 방식’만을 인정하도록

    ‘닦달하고’ 몰아가는 것(Hedegger, 1977/1998)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과학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네(techne)는 본질적 의미에서 단순히 실생활에서

    무엇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것’(김용식, 1997)을 의

    미한다. 즉 테크네는 그 어원이 ‘존재를 명확하게 하는 방법’(이기상, 2010)으로써, 본래의

    의미에서 기술자나 과학자는 존재의 본질 또는 특별한 세계를 드러내는 데 성공한 ‘시인’과

    도 같다. 그러므로 본질적 의미의 techne와 현대기술의 techne의 차이는 전자가 책임과 사

    색을 의미하는데 비해 후자는 ‘지배와 도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물질문명의 발달은 현대기술의 techne를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택함으로써, 그 결과 인간은 이제 세계 내 존재들을 서로-서로 부품으로서만의 가치로 간

    주하게 되었다. 기계론을 주조로 하는 근대 과학이 정통성을 확보하면서 자연은 이제 생명

    이나 영성을 지닌 신비스런 존재가 아니라 과학문명의 진보를 위해 인간의 손아귀에 붙잡

    힌 실험재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저 부품의 주문자로서 존재하게 되자마자 그

    자신마저도 그저 한낱 부품으로서 전락하게 된 것이다(Heidegger, 1954/2000; 1954/2008a).

    세계-내-존재들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실존적 책임을 지닌 인간들은 ‘자연이라는 교과서’를

    자원 저장고의 위치와 자원을 캐어내는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 등에 관한 도구로서만 간주

    하며 언제든지 필요한 부품으로 꺼내어 쓸 수 있다고 거드름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2) 숲과 인간의 갈등과 대립

    17, 18세기 계몽주의와 근대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주체와 자유의지에 막강한 힘을

    실어주었으며 더불어 물질적 풍요로움과 편안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반

    면 인간 외 타 존재를 지극히 홀대하는 경향에 치우치게 됨으로써 ‘더불어 삶’이라는 생명

    세계의 원리를 훼손시킴으로써 궁핍함과 위기의 사태를 초래하였다. 이에 캐롤린 머천트는

    17세기 과학혁명의 지독한 업적은 우주에 대한 생명론적 감수성을 제거함으로써 자연을 살

    해한 결과로 드러난다고 하였다(김재희, 2000, 재인용). 작품 속에서 인간들은 사적인 욕망

    을 위해 숲의 존재들에게 도발과 위협에 가하고, 이에 대해 저항하는 늑대 멧돼지 성성이

    들과의 대척하고 반목하고 전쟁하고 한다. 심지어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여 생명 그 자체인

    시시신의 생명까지도 도발하고 착취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다. 이에 숲과 인간의 조화

    로운 공존이 깨어지고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상태로 치닫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사태는 인간이 자신들의 본래적 고향인 숲이 전하는 바를 듣고 보고 느끼는 감

    각이 둔탁하게 하고 사유능력이 상실하게 된 까닭에 타자들의 존귀함이 철저히 배제된 위

  • 138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그림 4] 시시가미의 목을 가지고

    달아나는 지코보승

    기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숲은 인간과 유

    리되고 대립의 상태에 놓이게 되어 생명세계는

    균열되어 궁극적으로 지배-피지배의 수탈과 착취

    의 관계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도정일 외, 2004)

    그런데 그렇게 되자마자 인간 또한 자신의 자아

    조차 상실하게 되는 ‘최고의 위험의 상

    태’(Heidegger, 1954/2000; 1954/2008a)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언하였듯이 과학의 참된 본질 즉 ‘techne’는 우주와 자연이라는 거대한 생명체

    에 대한 보다 주의 깊은 실존적 이해를 통해 생명세계-내-인간과 자연 간의 새로운 관계

    를 설정함으로써 인간과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려는 존귀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러한

    사실은「원령공주」에서 매우 급박하게 이어지는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시시가미에

    게 겨눈 화승총에서 갑자기 생명의 싹이 돋아나고 그것이 순식간에 무성한 잎으로 자라나

    는 장면은 그 장면을 보는 이로 하여금 세계 내 존재의 생명의식에 대한 반성적 각성을 촉

    구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작품의 절정부분에서 이러한 장면을 연출시키는 것은 아마

    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과학기술 세계를 염원하는 마음과 그 의도가 반영된 것

    은 아닐까 추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미 원시세계로 돌아가기는 불가능

    한 기술세계에 거주하고 있으며, 따라서 현재의 세계를 보다 인간다운 것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이선일, 1999).

    3. 시적 사유를 통해 회복되는 생명세계

    21세기의 최첨단의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생명의 거룩함을

    깊고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시적 사유의 능력일 것이다. 시적 사유는 무엇보다도 뭇 존

    재들에게 마음을 쓰고 생명의 신성함과 경외심을 갖는 인간의 본래 마음으로, ‘존재자 지향

    적’인 안목에서 벗어나 ‘존재 지향적’(염재철, 2008)인 안목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1) 본래적 삶을 향한 사유

    현대과학문명은 인간에게 밝고 환한 빛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그 이면의 그늘진 어둠도

    함께 제공하였다. 따라서 문명이 인간에게 끼친 혜택을 부인할 수 없음과 동시에 현대기술

    문명이 인간과 자연생명세계에 미친 어두운 그늘도 부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39

    이러한 위기의 본질을 숙고하고 사유의 전향을 통하여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를 촉구하였는데(강학순, 1999), 그 사유는 뭇 존재들의 다양한 면모들을 배제하지 않고 감

    싸 안기 위해 ‘존재의 깊이’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통해 성취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현존재가 떠맡은 ‘책임’(Verantwortung)(Heidegger, 1977/1998)으로 해명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데거는 다른 존재들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이와 같은 삶은 현존재

    가 살아내야 하는 본래적 삶이라고 한 바 있다. 현존재는 철저히 잊혀버린 바 된 뭇 존재

    들의 깊이에 귀를 기울이고 존재지평에서 울려나오는 새로운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에 대해

    숙고하고 응답해야 할 실존적 책임이행의 의무가 있는 것이다(이선일, 1999).

    무 녀: 아시타카야, 그대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각오가 되었느냐?

    아시타카: 예. 재앙신에게 화살을 쐈을 때 결심했습니다.

    무 녀: 누구도 운명은 피할 수 없는 법이네,

    다만 기다릴 것인지 찾아 나설 것인지는 스스로가 정할 수 있겠지.....그곳으로 가서 흐

    림 없는 눈으로 매사를 살펴본다면, 어쩌면 그 저주를 끊을 길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작품의 초반에 아시타카가 재앙신을 쓰러뜨리고 그 저주의 상흔을 몸에 지니게 됨으로써

    느끼는 불안은 아시타카의 실존적 죽음을 의미한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인간은 불안과 직

    면할 때 참된 자기의 실존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아시타카가 본래는 ‘어떤 산의 이름난 주

    인’이던 멧돼지 ‘나고’가 재앙신으로 변질된 원인을 밝히고, 또한 그의 원한으로 자신에게

    오염된 저주와 재앙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자신의 고향을 떠나게 되는 것은 그의 불안을 통

    한 실존을 경험하고 동시에 자신의 고향과 전 생명세계에 대한 실존적 책임을 기꺼이 떠맡

    은 것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떠맡음’에는 ‘흐림없는 눈으로 매사를 살펴봐야 함’을 전제한다. 이 ‘흐림없는

    눈’이란 일본어로 ‘마코노(まこと)’라고 읽은 성(誠)으로, 마코토 정신이란 ‘대상과의 정서적

    교감 또는 공감을 통해 전체성에 자기를 내어주고 순수하게 귀일하는 정신’이며, ‘인간관계

    에서 타자와 자신을 속이지 않는 주관적 심성의 순수함’을 의미한다(박규태, 2005). 따라서

    실존적 책임이행은 세계-내-존재들에게 경청하고 그에 응답함으로써 각 존재의 타자성을

    인정하고 전체성에 귀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같은 실존적 결단과 선택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로써, 인간을 존

    재의 목자로서 인간 사이의 좁은 책임에서 벗어나 자연과 심지어는 신들에게까지 책임의식

    을 가지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이 사유를 통해 모든 존재자들이 본디 무엇으로 서 있고, 또

    어떻게 있는지 그 탈은폐된 것을 있는 자체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

  • 140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유는 자연의 한 요소로서 그 스스로를 제시하고 있으며(Whitehead, 2001), 따라서 시인의

    내면성에서 비롯된 시적 사유는 위기의 숲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생명세계의 살림으로서의

    전체성으로 확장되어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엄청난 지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을 통해서 볼 때, 숲 문화의 전 세계적인 관심과 열성은 인간이 생명세계

    에 대한 사유를 통해 실존적 책임을 자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숲의

    훼손이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는 것은 퓌시스로서의 숲이 바로 인간들 자신의 삶과 밀착

    된 생명세계라는 것을 깨달았음과 이어서 숲 훼손을 염려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이 상황을

    ‘떠맡으려는’ 존재이행에 대한 시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원령공주」는 문명의

    건설을 위해 자연의 파괴를 합리화시켜 온 우리들에게 인간 또한 퓌시스적 자연, 생명세계

    에 속해 있음을 강렬하게 상기시켜 준다(박규태, 2005)

    2) 시적으로 거주하는 ‘사이’ 인간: 소년 아시타카

    「원령공주」에서 시적 사유를 하는 ‘시인’은 숲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하여 자

    신의 생명을 담보한 인간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재앙신에 의해 아시타카의 몸에 오염

    된 죽음의 상흔은 ‘불안’과 그와 함께 동반된 ‘결단’이라는 존재론적 사건으로 볼 수 있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불안’은 현존재의 근본 기분으로 세계의 근원적인 개현의 가능성으로

    나아가게 한다. 즉 일상적인 생활에 안주하고 살아가던 삶에서 아시타카는 불안이라는 기

    분에 사로잡힘으로써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 내 존재를 심려하게 된다. 즉 이 불안은

    아시타카가 다른 존재자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자신의 내면세계로 도피해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시타카는 죽음에 대한 불안을 통해 자신이 처해진 상황과 마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죽음 앞에서 도피하지 않고 그것을 용기 있게 인수하면서,

    일상성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의 본래적인 가능성을 선택한다. 이것을 하이데거는

    ‘죽음으로의 선구’(Heidegger, 1977/1998)라고 하였다. 따라서 아시타카가 자신이 죽음으로

    내던져져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은 것은 숲과 인간의 세계가 죽음에 처해 있음을 한

    갓 객관적인 사실로서 단순히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타카의 실존방식을

    전적으로 뒤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타카는 숲의 존재들이 자신과 함께 세계 속에 더불어 거주하는 존재들이라는 진리를

    드러내기 위해 숲의 정령들과 사적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화해를 중

    재한다.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맥락에 비추어보면 이와 같은 아시타카의 모습은 신들과 인

    간들 사이에 거주하는 ‘사이-존재’(Heidegger, 1981/2009)이다. 아시타카는 생명세계의 회복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41

    을 위하여 숲의 정령들과 인간들 사이에 ‘내던져져’ 자신에게 ‘떠맡겨진’ 책임을 이행해나간

    다. 염려와 배려, 사랑과 연민, 평화와 공존의 염원이 깃들인 아시타카의 온 몸짓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많은 존재자들을 원망하거나 투기하지 않은 채 그들 모두를 감싸 안으려

    는 전령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의 몸짓은 존재의 탈은폐된 진리를 해명하고 인간과 자연

    의 화해와 평화의 공존을 위한 시적 사유가 담긴 의지이며, 이는 생명세계의 회복 가능성

    을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적 사유의 회복은 존재의 진리를 되찾으려 것으로 결코 막연한 과거로의 되돌

    아감이 아니다. 즉 시적 사유는 일탈되고 비틀어진 것을 다시 제자리로 놔두는 것인바 이

    것은 다시 투쟁화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 투쟁은 불화나 반목이 아니며 전쟁과 죽음과

    파멸로 왜곡된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를 고양시키기 위한 복잡하고 한없는 존재의 일렁임

    인 것이다(Heidegger, 1952/1996). 작품 속에서 아시타카는 자신 몸과 영혼을 괴롭히는 저

    주의 상흔과 투쟁하며, 숲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들과의 전쟁을 시도하는 숲의 존재자들과

    그리고 그 숲의 모든 존재자들을 수호하려는 산과 투쟁하고, 숲의 존재가 존중받아야 할

    생명존재임을 잊어버린 인간들과의 투쟁을 통해 생명세계의 진리를 드러낸다. 따라서 아시

    타카의 시적 사유를 통한 존재론적 투쟁은 근대 자연과학과 형이상학의 출몰이후 잊혀진

    존재의 본래성이 회복되도록 하는 존재 지향적인 모습을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적 사유는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최고조에 다다른다. 인간을 원망하고 저

    주하던 숲의 거주자인 ‘산’ 또한 인간임을 깨우쳐주는 아시타카의 시적 사유와 그리고 죽음

    에 내몰린 존재자들의 치유와 구원을 위하여 시시가미의 생명을 돌려주기 위한 아시타카와

    산의 치열한 모습은 이미 본래부터 숲과 인간이 세계-내-존재로서 ‘더불어 거주’하고 있는

    분리 불가능한 혼연일체임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숲으로 돌아가려는 산과 인간의 세계로

    돌아가는 아시타카의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는 숲과 인간이 거대한 대지-세

    계를 터 삼아 함께 존재의 일렁임으로 거주하는 존재임과 또한 인간은 대자연의 수호신으

    로서 숲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책임과 위임을 부여받은 현존재임을 드러낸다. 이와 같이

    시적 사유에서 인간은 모든 존재의 이웃으로 생명의 생태공동체를 위한 창조적인 협력자로

    존재하는 것이다.

  • 142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Ⅳ. 결 론

    본 연구는 하이데거가 예술작품을 통하여 세계와 대지의 진리를 열어 밝히려고 하였던

    사유방식을 빌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가 드러내고 있는 생명

    의식과 숲과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그 전체로 존재하는

    생명세계, 존재의 망각상태에 빠진 생명세계, 시적사유를 통해 회복되는 생명세계의 면모를

    드러내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본 연구는 첫째, 자연의 파괴를 합리화시켜 온 인간 그 자신

    또한 ‘퓌시스적 자연에 속해 있음을 강렬하게 상기시켜 줌’(박규태, 2005)으로써 인간과 자

    연은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을 ‘생명과 생태의 감수성’으로 이해하고 수용하여야 함을 드러내

    었다. 생명과 생태의 감수성은 우주와 자연,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거주하는

    각 존재의 고유한 특성을 틀리다거나 없애버려야 할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것의 고유한

    본질에로 자유롭게 놔둠’(Heidegger, 1954/2008a)으로써 서로서로 공명하는 화합으로 흘러

    가려는 인간의 본래성이며, 이는 곧 ‘시적 사유’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놔둠’에로의

    마음 씀과 실천은 각 존재로 하여금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가치를 힘껏 실현함으로써 진

    정한 생성과 창조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현존재의 ‘염려’이며 ‘배려’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깊은 생명과 생태의 감수성은 특히 유아로 하여금 세계 내 존재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책임 의식’을 발현시키며 아울러 그에 부응하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사실 몰적 가치에 매몰되고 이웃 존재와 단절된 채 살

    아가는 경향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현대인에게 자신이 아닌 타자에 대한 사랑과 책임의식,

    그리고 전체성에 봉사하라는 요구는 반갑지 않고 낯선 부름일 수 있다. 그러나 생명과 생

    태공동체는 개인이 자신의 최선의 힘을 공동체를 위해서 사용할 때에만 개방되며, 개인의

    최선의 힘이 공동체에 책임 있게 행사될 때에야 개인은 자신의 온전한 성숙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송순재 고병헌, 황덕명, 2002). 띠라서 생명과 생태적 감수성은 생명과 생태성

    이 지속되는 사회를 위해 반드시 개인이 가져야 할 품성인 것이다. 이 책임 있는 의식과

    행위는 타율에 의한 수행적 책임을 넘어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존재론적 책임을 가질 수 있

    는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으로, 피히테는 ‘사랑은 존재의 근본적 정서’라고 하였

    다(송순재 외, 2002, 재인용). 사랑을 통해 모든 존재들을 감싸 안는 도덕적 세계가 솟아오

    르고 자신은 물론 타자들의 존재와 삶을 염려하고 존중하고 신뢰하는 마음과 행위가 발현

    되는 것이다.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43

    둘째, 따라서 본 연구는 생명과 생태공동체가 지속되기 위하여 자신은 물론 타자에 대한

    사랑과 책임의식을 지향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드러내었다. 특히 자연과 그 속에 거주하는

    무수한 생명체를 만나는 경험은 세계 내 모든 존재들과 더불어 더욱 성숙하고 풍부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통찰력을 키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참교육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

    에서 최근 유치원에서부터 초중고등학교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숲 유치원과 숲 체험교

    육은 생기가 뿜어져 나오는 ‘일차적이고 근원적인 생활세계’(한국현상학회, 1998)로 데리고

    가서 현존재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그 본래적 모습으로 회복시키기 위한 교육적 노력이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장 현존재에 가까운 유아’(엄태동, 2010)를 숲으로 안내

    하는 것은 유아들로 하여금 ‘산’의 모습처럼 자유로운 사고에 방해받지 않으며 몸과 마음과

    영혼이 그 본래적 모습 곧 ‘유아다움’으로 살아나도록 하기 위한 것이며, 또한 ‘아시타카’의

    모습처럼 생태적 감수성과 생태적 공동체에 대한 지혜를 기르도록 도우는 교사의 ‘책임이

    행’인 것이다. 그리하여 유아는 점차 감성과 지성의 조화로움으로 ‘아시타카’와 같은 시적사

    유를 할 수 있는 ‘사이 존재’ 즉 우주,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생명의 관계로 연결하는 ‘메신

    저’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자연 혹은 숲에서 유아들이 그 본래적 모습을 찾아

    가는 존재론적 사건들은 생태 혹은 생명성을 강조하는 많은 유아교육 분야의 선행연구들에

    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강영식, 김용숙, 2012; 곽노의, 2011; 나귀옥, 김경희, 2012; 임재

    택, 하정연, 이소영, 신주연, 2012). 이외에도 많은 선행연구들은 숲, 자연에서의 활동은 비

    록 어린 유아일지라도, 아니 오히려 어린 유아이기 때문에 생명과 생태의 감수성을 무한히

    자유롭게 흡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주와 자연과 숲, 이 세계가 드러내는 탈은폐된 진

    리를 깨달을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즉 유아들은 숲과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과 영혼의

    자유로움으로 숲의 존재 각각의 고유성과 서로의 차이점과 다양성에 주목하면서 숲과 자

    연, 우주의 풍요로움을 몸으로 체득하며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은 유아로 하여금 숲에 대한 실용적인 의미를 넘어서 그 존재연관과 진리의

    드러남에 더불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 참여 속에서 유아는 숲과 자연, 우주에 경외

    심과 겸손함을 갖게 되고 나아가 모든 존재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는 것이다. 숲에 대한 사랑과 경외심이 담긴 사유는 ‘자연에 대한 기술정책적 진단과 처

    방 그리고 정치적 동원과 호소에 의존하는 운동보다 더 본질적이며 삶의 전체성에 가까운

    원리’(도정일 외, 2004)라고 하였다. 따라서 유아교육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온 마음을 다

    하여 우주와 자연, 세계 내 무수한 존재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아

    름답고 즐거운 대화의 축제로 유아들을 안내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유아로 하여금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생명, 한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며, 나아가 온 우주와 교감하며

  • 144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더불어 속하고 더불어 생활하는 생명공동체로 향한 삶의 차원을 열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맥락에서 아시타카의 마음과 산의 마음은 이 시대에 우리의 잃어버린 마음

    이며 지금 숲으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인물, 사건, 배경을 중심으로 그 기호들이 주는 의미를 해석하는데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색채, 선의 방향성과 그 느낌 등의 요소에는 다소 간과하고 있다. 원

    령공주의 미야자키 감독이 컬러시스템의 변화를 완성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음(유민호,

    민미경, 2010)을 고려할 때, 이후 연구에서는 원령공주의 각 장면에서 드러나는 색채 등의

    요소들이 추가되어 연구됨으로써 생명사상과 존재론이 보다 풍요롭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45

    참고문헌

    강영식, 김용숙(2012). 생명존중 숲 체험활동이 유아의 환경 감수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 열

    린유아교육연구, 17(2), 1-18.

    강학순(1999). 하이데거의 근대성 비판에 대한 이해: 근대의 ‘있음’에 대한 존재사적 해명.

    하이데거와 근대성. 한국하이데거학회 편. 13-48.

    곽노의(2011). 숲 유치원에서의 놀이와 인성교육에 관한 연구. 홀리스틱교육연구, 15(3),

    1-23.

    김강희(2008).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와 고료(御靈)신앙.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학위논문.

    김경목(2012). 산림공간유형에 따른 산림치유 효과에 관한 연구. 충북대학교 대학원 박사학

    위논문.

    김남석(2007).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생태의식 연구. 한국언어문화,

    34. 45-83.

    김영아(1998).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관한 연구.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

    위논문.

    김용식(1997). Heidegger 철학에서 본 가르침의 예술. 교육현상의 재개념화: 현상학, 해석

    학, 탈현대주의적 이해. 허숙, 유혜령(2002) 편 서울: 교육과학사.

    김재희(2000). 깨어나는 여신. 서울: 정신세계사.

    김종태(2010).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자연

    과 인간. 한국문예비평연구, 32, 349-373.

    (2011).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 나타난 세

    계관: 인물과 사건에 관한 분석적 논의를 중심으로. 한국콘테츠학회논문지, 11(7),

    110-120.

    김준수(2008).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혼종적 이미지. 한국콘테츠학회논문

    지, 8(12), 160-167.

    나귀옥, 김경희(2012). 숲 유아교육기관의 자연적 공간에서의 놀이 활동 탐색. 유아교육연

    구. 32(6), 139-165.

    남도현(2002). 미야자키 하야오 론, 서울: 써드아이.

    도정일, 송무, 이남호, 황종연, 황호덕, 김상환, 권혁범, 문광훈, 정정호, 최장집, 조규형

  • 146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2004). 사유의 공간. 서울: 생각의 나무.

    모경숙(2006).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분석.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박규태(2005).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일본. 서울: 살림.

    박기수(2010). 모노노케 히메의 스토리텔링 전략 연구. 인문콘텐츠, 17. 533-553.

    박성수(2005). 애니메이션 미학. 서울: 향연.

    박수미(2008). 청공과 대지를 향한 영원한 노스텔지어 미야자키 하야오론. 일본사상, 14.

    223-248.

    송순재, 공병헌, 황덕명(2002). 영혼의 성장과 자유를 위한 교사론. 내일을 여는 책.

    신문희(2007). 미야자키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소녀이미지: 전통적 소녀 이미지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안예진, 이원석(2007). 원령공주 캐릭터 심리유형분석, 한국콘텐츠학회 종합학술대회 논문

    집. 5(2), 703-707.

    양세혁, 김일태(2008).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히로인의 성격구조. 한국콘텐

    츠학회논문지, 8(8), 90-102.

    엄태동(2010).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를 통해 본 현대의 병과 아동 현존재를 위한 교육. 초등

    교육연구, 23(3), 153-172.

    염재철(2008). 예술작품을 향한 존재자 지향적인 길과 존재 지향적인·길. 미학. 53. 95-126.

    오은경(2004). 애니메이션을 통해 본 일본인의 신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유민호, 민미경(2010).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컬러 시스템 분석. 애니메이션연구,

    6(1), 56-77,

    유영, 이승민, 서성철, 정지태, 이성재, 박수진, 박찬우(2011). 숲 치유캠프가 소아환경성질환

    에 미치는 임상적, 면역학적 효과. 한국산림휴양학회지, 15(2), 85-93.

    이기상(2010). 쉽게 풀어 쓴 하이데거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그 영향. 서울: 누멘.

    이명섭(1985). 세계문학비평용어사전. 서울: 을유문화사.

    이명환(2006). 숲유치원의 교육학적 원리와 실제. 열린유아교육연구, 11(1), 125-152.

    이상일, 안강모, 이광신, 권헌교, 조혜진, 김종희(2010). 국립공원 치유캠프가 아토피피부염

    환장 미치는 영향. 한국산림휴양학회지, 14(2), 45-50.

    이선일(1999). 하이데거와 현대성 비판의 문제, 하이데거와 근대성. 한국하이데거학회 편,

    107-134.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47

    이수진(2003). 모노노케 히메-‘자연 對 인간’ 숙명적 충돌 형상화. http://www.munhwa.com

    에서 2013년 10월 15일 인출

    이인원, 최기영(2007). 자유 숲 놀이에 나타난 유아의 놀이 경험. 열린유아교육연구, 12(2),

    273-301.

    이종한(2005). 기호학적 분석을 통한 영상 애니메이션 연구. 방송공학회지, 10, 85-98.

    임재택, 하정연, 이소영, 신주연(2012). 숲 활동에서 형성되는 유아들의 관계탐색. 열린유아

    교육연구, 17(4), 119-145.

    전영우(1992). 숲에 대한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숲과 문화, 1(5), 39-42.

    정동희(1999). 애니메이션작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분석: “붉은 돼지”를 중심으로. 경희

    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진은경(2006).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 나타난 에코페미니즘. 비교문학. 39. 143-161.

    최경민(2009).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考: 작품 속에 담긴 원령신앙을 중심으로. 원

    광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최보영, 이인성(2007).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소녀 캐릭터의 상징성

    에 관한 연구. 복식, 57(1), 66-82.

    하재봉(2004).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에 나타난 불교적 세계관. 석림, 37. 181-196.

    한국어 위키 백과사전. http://www.daum.net에서 2013년 10월 20일 인출

    한국현상학회(1998). 자연의 현상학. 서울: 철학과 현실사.

    황의웅(1998).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 서울: 예솔.

    헬렌 매카시(2004). 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조성기 역). 서울: 인디북

    BestAnime 애니검색. http://www.bestanimation.co.kr/Library/Animation/Info.php?Idx=332

    에서 2013년 10월 1일 인출

    Heidegger, M. (1996). 예술작품의 근원. (오병남 역). 서울: 예전사. (원저 1952년 출판)

    Heidegger, M. (1998). 존재와 시간. (이기상 역). 서울: 까치. (원저 1977출판)

    Heidegger, M. (2000). 동일성과 차이. (신상희 역). 서울: 민음사. (원저 1954출판)

    Heidegger, M. (2008a). 강연과 논문. (이기상, 신상희, 박찬국 역). 서울: 서광사. (원저

    1954출판)

    Heidegger, M. (2008b). 숲길. (신상희 역). 경기: 나남. (원본발간일 1977년)

    Heidegger, M. (2009). 휠더린 시의 해명. (신상희 역). 서울: 아카넷. (원저 1981출판)

    McLuhan, M. (1994). 미디어의 이해. (김성기 역), 서울: 민음사. (원저 2002출판)

  • 148 ․생태유아교육연구 제12권 제4호

    Schneider, S. J. (2005).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정지인 역), 서울: 마로니에

    북스.

    Steiner, G. (1996). 하이데거. (임규정 역). 서울: 지성의 샘. (원저 1978출판).

    Whitehead, A. N.(2001). 상징작용: 그 의미와 효과. (정연홍 역). (원저 1959출판).

  •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속의 생명사상과 존재론에 대한 연구: 「원령공주」에서 나타난 ‘숲’을 중심으로․149

    Abstract

    Thought of life and ontology in the ‘forest’ in the work of

    miyazaki hayao: focusing on the princess mononoke

    Sung Sook Kim, Boo Yeun Lim

    This study tried to explain the thought of life in the forest and its ontological meaning in

    a long Japanese animated film Princess Mononoke (もののけ姫) from Director MiyazakiHayao, and in the process, it gave us a chance to think back on the state of ourselves, our

    forests and our places as “beings in the world.”

    First, the study revealed that forests and nature are the spaces of life and death, and as the

    humans’ original habitat the “world of life” existed as a whole. Second, the study showed that

    humans and forests fell into a severe situation of conflict and confrontation so that the world

    thrown into a state of ‘Seinsvergessenheit’ because human beings force to fulfill the their order

    to nature. Third, the study proved that the world of life can be healed via the poetic thinking

    of the original lives of human beings that are, as it were, inter-beings. Finally, the study

    suggested that preschool education should help young children keep and enhance their

    sensibilities of life and ecology, which can be define as their native poetic thinking, so that

    they can accept the fact that nature and humans are to live in peace and harm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