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이사 선임 보류… 이사회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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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egudae Shinmun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http://unews.daegu.ac.kr ·1964년 1월 5일 창간 <주간> 훈 : 큰 뜻을 품어라 건 학 이 념 : 사랑·빛·자유 교육 목적 : 만인복지를 지향하며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창의적 인재 양성 교육 목표 : 유능한 전문직업인 배출 선도적 복지인력 양성 진취적 민주시민 육성 http://www.daegu.ac.kr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로 201 대구대신문은 대학신문 중 유일하게 시각장애 학생을 위해 읽어주는 신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VOICEYE NOTE / 김 덕 진 / 이 길 순 / 유 희 원 / 850-5630 / 850-5661~2 / 850-5637~8 / 850-5639 / 영남일보 발행 및 편집인 DU문화원장 편집국장 DU문화원장실 2 우리 사회 뿌리내린 ‘ 무관심’ 3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인권침해 4 내 마음속 고민 ‘ 그린라이트를 켜줘’ 5 지구온난화, 과학사기?! 8 그린캠퍼스 탐방 이달의 행사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24일 서 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제97차 회의에서 우리대학(영광학원)의 임시이사 선임을 전 격 보류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4일 교육부 가 영광학원 이사 5명을 전원 승인취소하고 사분위에 명단을 추천한데 따른 것으로, 사 분위원들은 승인취소된 직전 이사 중 구재 단 추천 이사들이 교육부의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함에 따라 이에 대한 법 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정상화를 위한 범대책위원회(범대위) 는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가진 집 회에서 이사승인취소를 촉구한 데 이어 사 분위 회의가 열린 24일에도 범대위 소속 교 수, 학생, 직원과 학부모 등 130여명이 정부 서울청사 별관 후문 앞에서 임시이사 선임 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학장협의회 의장인 김인숙 조형예술대 학장은 “교육부가 이사 들의 임원 승인을 최소한 만큼 사분위에서 는 지체없이 임시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부디 우리대학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한 결 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 웅 총대의원회 의장도 “오늘이 마지막 결의 대회였으면 좋겠다”며 학교가 하루빨리 정 상화되기를 기원했다. 사분위의 임시이사 선임 보류 결정에 따 라 우리 대학은 당분간 ‘ 이사 공백’ 사태를 면할 수 없게 됐다. 이제 구성원들의 관심이 ‘ 정상화를 위한 교직원 공동대책위원회(공 대위)’ 와 직전이사인 박영선 이사가 서울행 정법원에 제출한 ‘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취소’ 소송 결과에 쏠리고 있다. 한편 사분위는 다음 달 28일 열리는 제98 차 회의에서 우리 대학 임시이사 선임 문제 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권미성 기자 [email protected]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임시이사 선임 보류… 이사회 공백 ‘ 어쩌나’ 우리대학은 ‘ 강의소개 동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 을 통해 올 한해 60개 과목에 대해 동영 상 강의계획서를 제작한다. 강의계획서를 ‘ 문서’ 가 아닌 ‘ 동영상’ 으로 제작하는 것은 문서보다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에 익숙 한 세대인 학생들에게 강의 정보를 보다 효과 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동영상 강의계획서에는 주차별 수업내용, 평가방법 및 과제, 교재소개, 수업에 대한 유 의사항 등이 담긴다. 또한 동영상 강의계획서 와 함께 강의 교안도 함께 탑재해 보다 상세 한 강의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교육개발센터는 지난 11일 영상 제작 스튜디오에서 강의를 소개하는 동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강의에 나선 양흥권 교수 (지역사회개발·복지)는 미리 준비한 강의소 개 PPT 자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가 며 10여분 가량 진행된 촬영을 마쳤다. 양 교 수는 “강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은 물론 학생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 했다. 김민희 교육개발센터 소장은 “강의소개 동 영상 콘텐츠 제작사업은 강의에 대한 효과적 인 정보 제공을 통해 학생들의 강의 선택권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이라며, “다양한 교육개발 사업을 통해 교육중심대학으로서 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 작된 동영상 강의계획서는 통합온라인학습 지원시스템인 e-Class에 탑재돼 다음 학기 수강신청 시 활용될 예정이다.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동영상 강의계획서 제작, “정보전달 효과적” 교육개발센터, 학습지원시스템 탑재 수강신청시 활용 4월 6일(일) - 제1학기 수업일수 1/3선 4월 21일(월)~25(금) - 제1학기 중간시험기간 - 여름계절수업 희망수강신청 기간 4월 28일(월)~5월 7일(수) -2014학년도 제1학기 부·복 수전공 신청기간 ‘ 비호생활관에서 일반인이 처음으로 기 숙사 생활을 하게 됐다. 올해 사회복지학과 에 입학한 김하은 학생의 기숙사 룸메이트 는 ‘ 엄마’ 다. 학교 당국은 지체장애 1급으 로 거동이 불편한 딸을 옆에서 돌보기 위해 어머니 박미정(48세)씨의 기숙사 생활을 특별히 허락했다. 박미정 씨는 “집이 울릉도라 통학하거나 따로 집을 구해 생활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며, “학교 측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딸 이 무사히 졸업장을 받는 그 날까지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기숙사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등·하교가 편해졌다는 점이다. 대학 진학 전까지 업어서 딸의 등·하교를 도맡아 온 아버지 김태관(48세)씨는 “그동안 주변에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하나같이 장애학생 이 다니기에는 대구대만한 곳이 없다는 얘 기를 들었다”며 이젠 등·하교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한시름 덜었다고 했다. 친구들의 얘기를 잘 들어줘 친구들 사이 에서 인기가 좋은 김하은 씨는 “다른 사람 들의 얘기를 듣고 같이 공감하고 상담해 주 는 일을 좋아한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 험을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192명의 장애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는 우리대학은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 원실태 평가에서 4회 연속(‘ 03년, ’ 05년, ‘ 08년, ’ 11년)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최고 교육환경을 갖춘 교 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엄마와 딸 함께 기숙사서 ‘ 동고동락’ 어머니 박미정씨, “무사히 졸업할 때까지 옆에서 지킬 것” 범대위 소속 13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24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후문에서 임시이사 선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김초롱 기자 사분위, 28일 재논의하기로 우리대학 동아리 한국기독학생회(IVF)에 서는 기독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 새로 고침’ 이라는 소통의 장을 연다. ‘ 새로고침’ 은 기독교의 잘못들에 대해 사 과하고, 캠퍼스와 사회의 이슈를 주제로 비 호인과 소통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IVF는 2 주에 한번씩 벽보를 통해 사회문제와 대학 생활에 관한 의견도 개진할 예정이다. 기독교 인식개선 위한 ‘ 새로고침’ “임시이사 선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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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egudae Shinmun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http://unews.daegu.ac.kr ·1964년 1월 5일 창간 <주간>

•교 훈 : 큰 뜻을 품어라

•건학이념 : 사랑·빛·자유

•교육 목적 : 만인복지를 지향하며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창의적 인재 양성

•교육 목표 : 유능한 전문직업인 배출

선도적 복지인력 양성

진취적 민주시민 육성

http://www.daegu.ac.kr 경북 경산시 진량읍 대구대로 201대구대신문은 대학신문 중 유일하게 시각장애

학생을 위해 읽어주는 신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 VOICEYE NOTE ●

• / 김 덕 진

• / 이 길 순

• / 유 희 원

• / 850-5630

• / 850-5661~2

• / 850-5637~8

• / 850-5639

• / 영 남 일 보

발행 및 편집인

DU문화원장

편 집 국 장

DU문화원장실

행 정 실

편 집 국

팩 스

인 쇄 처

2우리 사회 뿌리내린 ‘무관심’

3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인권침해

4 내 마음속 고민

‘그린라이트를 켜줘’

5지구온난화, 과학사기?!

8그린캠퍼스 탐방

● 이달의 행사 ●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24일 서

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제97차 회의에서

우리대학(영광학원)의 임시이사 선임을 전

격 보류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14일 교육부

가 영광학원 이사 5명을 전원 승인취소하고

사분위에 명단을 추천한데 따른 것으로, 사

분위원들은 승인취소된 직전 이사 중 구재

단 추천 이사들이 교육부의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함에 따라 이에 대한 법

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정상화를 위한 범대책위원회(범대위)

는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가진 집

회에서 이사승인취소를 촉구한 데 이어 사

분위 회의가 열린 24일에도 범대위 소속 교

수, 학생, 직원과 학부모 등 130여명이 정부

서울청사 별관 후문 앞에서 임시이사 선임

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학장협의회 의장인

김인숙 조형예술대 학장은 “교육부가 이사

들의 임원 승인을 최소한 만큼 사분위에서

는 지체없이 임시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부디 우리대학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한 결

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

웅 총대의원회 의장도 “오늘이 마지막 결의

대회였으면 좋겠다”며 학교가 하루빨리 정

상화되기를 기원했다.

사분위의 임시이사 선임 보류 결정에 따

라 우리 대학은 당분간 ‘ 이사 공백’ 사태를

면할 수 없게 됐다. 이제 구성원들의 관심이

‘ 정상화를 위한 교직원 공동대책위원회(공

대위)’ 와 직전이사인 박영선 이사가 서울행

정법원에 제출한 ‘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취소’ 소송 결과에 쏠리고 있다.

한편 사분위는 다음 달 28일 열리는 제98

차 회의에서 우리 대학 임시이사 선임 문제

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권미성 기자 [email protected]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임시이사 선임 보류… 이사회 공백 ‘ 어쩌나’

우리대학은 ‘ 강의소개 동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 을 통해 올 한해 60개 과목에 대해 동영

상 강의계획서를 제작한다. 강의계획서를

‘ 문서’ 가 아닌 ‘ 동영상’ 으로 제작하는 것은

문서보다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에 익숙

한 세대인 학생들에게 강의 정보를 보다 효과

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동영상 강의계획서에는 주차별 수업내용,

평가방법 및 과제, 교재소개, 수업에 대한 유

의사항 등이 담긴다. 또한 동영상 강의계획서

와 함께 강의 교안도 함께 탑재해 보다 상세

한 강의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교육개발센터는 지난 11일 영상

제작 스튜디오에서 강의를 소개하는 동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강의에 나선 양흥권 교수

(지역사회개발·복지)는 미리 준비한 강의소

개 PPT 자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가

며 10여분 가량 진행된 촬영을 마쳤다. 양 교

수는 “강의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은 물론

학생과의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

했다.

김민희 교육개발센터 소장은 “강의소개 동

영상 콘텐츠 제작사업은 강의에 대한 효과적

인 정보 제공을 통해 학생들의 강의 선택권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사업”이라며, “다양한

교육개발 사업을 통해 교육중심대학으로서

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

작된 동영상 강의계획서는 통합온라인학습

지원시스템인 e-Class에 탑재돼 다음 학기

수강신청 시 활용될 예정이다.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동영상 강의계획서 제작, “정보전달 효과적”

교육개발센터, 학습지원시스템 탑재 수강신청시 활용

● 4월 6일(일)- 제1학기 수업일수 1/3선

● 4월 21일(월)~25(금)- 제1학기 중간시험기간- 여름계절수업 희망수강신청기간

● 4월 28일(월)~5월 7일(수)-2014학년도 제1학기 부·복수전공 신청기간

‘ 비호생활관에서 일반인이 처음으로 기

숙사 생활을 하게 됐다. 올해 사회복지학과

에 입학한 김하은 학생의 기숙사 룸메이트

는 ‘ 엄마’ 다. 학교 당국은 지체장애 1급으

로 거동이 불편한 딸을 옆에서 돌보기 위해

어머니 박미정(48세)씨의 기숙사 생활을

특별히 허락했다.

박미정 씨는 “집이 울릉도라 통학하거나

따로 집을 구해 생활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며, “학교 측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딸

이 무사히 졸업장을 받는 그 날까지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기숙사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등·하교가 편해졌다는 점이다. 대학 진학

전까지 업어서 딸의 등·하교를 도맡아 온

아버지 김태관(48세)씨는 “그동안 주변에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하나같이 장애학생

이 다니기에는 대구대만한 곳이 없다는 얘

기를 들었다”며 이젠 등·하교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한시름 덜었다고 했다.

친구들의 얘기를 잘 들어줘 친구들 사이

에서 인기가 좋은 김하은 씨는 “다른 사람

들의 얘기를 듣고 같이 공감하고 상담해 주

는 일을 좋아한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

험을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192명의 장애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는 우리대학은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

원실태 평가에서 4회 연속(‘ 03년, ’ 05년,

‘ 08년, ’ 11년)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최고 교육환경을 갖춘 교

육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엄마와 딸 함께 기숙사서 ‘ 동고동락’어머니 박미정씨, “무사히 졸업할 때까지 옆에서 지킬 것”

범대위 소속 13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24일 서울정부청사 별관 후문에서임시이사 선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김초롱 기자

사분위, 28일 재논의하기로

우리대학 동아리 한국기독학생회(IVF)에

서는 기독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 새로

고침’ 이라는 소통의 장을 연다.

‘ 새로고침’ 은 기독교의 잘못들에 대해 사

과하고, 캠퍼스와 사회의 이슈를 주제로 비

호인과 소통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IVF는 2

주에 한번씩 벽보를 통해 사회문제와 대학

생활에 관한 의견도 개진할 예정이다.

기독교 인식개선 위한 ‘ 새로고침’

“임시이사 선임하라!”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기획

얼마 전 언론매체를 통해 방송된 서울 송파구에서 일

어난 ‘ 세 모녀 동반자살 사건’ 은 힘든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끝내 목숨을 끊어버린 세 모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다. 이를 제외하고도 TV 브라운관 속에는 생활고를 이기

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와 자살을 하는 사연들이

속속들이 올라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일부에

서는 새로운 복지체제의 개선 방안을 요구하기도 하지

만,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무관심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 모녀 동반자살 사건 이후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

한 사회적 노력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이도 잠시, 연이

어 울산에서 생활고로 인한 자살사건이 발생했다. 청각

지체장애를 가진 40대 중반의 여자와 그녀의 아들이 집

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이들 역시 세 모녀의 경우

와 마찬가지로 생활고의 시련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은 최소한 한 달이나

지나 발견됐다는 것. 이 사실만 보아도 우리 사회가 얼마

나 무관심으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다. 힘든 현실 속에서

사회적인 벽 앞에 가로막힌 그들이 택할 수 있었던 것은

극단적인 행동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는 복지사각지대를 재점검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기를 바라면서 정작 자신의 양심과 최

소한의 인간성은 바꾸려 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사회적 시스템이 구축되고 실행에 옮긴들, 사회적 발전

에 맞춰 우리의 인성적인 면모도 같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 이웃사촌’ 은 이제 옛말?

“생활고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소식을 듣고 정말

안타까웠다. 정부의 도움도 필요하기는 했지만 그 전에

주변의 관심도 있었다면 비극적인 선택은 없었을 것 같

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 또한 주변인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정말 친한 친구들이 아니라

면 내 삶을 살아가기 바쁘기 때문에 주변사람을 둘러볼

시간도 없다.” 하민영 학생(지리교육·12)은 이번에 자

살사건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 깊게 자리 잡은 ‘ 무관심’ . 누

군가가 길을 가다가 봉변을 당하거나 아파 쓰러져도 못

본 척 지나가곤 한다. 아는 사이가 아닌 이상 사건에 휘

말리지 않으려고 한다. 타인의 일에 휘말리려 들지 않으

려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많지만, 굳이 이유를

든다면 급격한 사회발전 속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이기

심 때문이 아닐는지. 우리 사회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

기보다는 자신의 권리 찾기에만 급급해졌다. 조금이라

도 자신의 울타리 안에 누군가가 들어오려 하면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하면서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그렇다보니 괜한 일에 휘말렸다간 자신

에게도 피해가 돌아올까 노심초사하며 오히려 그 상황

을 회피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

의 권리를 주장하지만 실은 역으

로 타인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기

싫다는 핑계로 타인과의 경계선

에서 그들에 대한 무관심을 형성

하고 있다.

이런 무관심은 방관자들을 대

거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며, 결과

적으로 앞서 언급했던 ‘ 무관심’

이 사회적인 문제로도 대두된 것

이다. 이것이 도를 넘어 주위에 모

든 사람이 위급한 상황을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면? 그렇다면 정말

지나가는 사람이 칼을 맞고 쓰러

져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것

이 당연하게 되는 사회가 올 것이

다. 그리고 사회 울타리 밖에서 갈

수록 소외되어가는 사회적 약자의 안타까운 사연은 더

이상 큰 이슈가 되지 않는 온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회

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인정(人情)을 되찾아야

“요즘 사회는 예전보다 많이 메말라있고 삭막해져 있

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민들 간에 정이라는 것이 많

이 있었는데 경제가 발전하고 나라가 잘살게 될수록 점

점 자신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주변사

람에게 관심을 갖고 정을 베푸는 문화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류주원 학생(사법·12)은 우리사회의 문제점

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앞서 말했듯이 요즘 사회는 예전보다는 많이 삭막해

져있다. 회색빛의 고층 건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

라가면서 우리 마음도 회색빛으로 물들어 감정이 메말

라지고 있다. 이제 물질만능주의나 이기주의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사회현상으로 모두가 스스럼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생활고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비단 복지사회시스템의 허점 때문만은 아니다. 복

지를 실현해주는 체제, 큰 덩어리의 오점이 생긴 데는 각

개개인의 오점도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개개인의 생각

이 이미 타인에게 안일해지고 있는데 체제만이 완벽해

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스스로가 주위에 관심을 가질 때

시스템의 사각지대도 찾아낼 수 있고 틀린 부분은 고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동네 분들에게 먼저 인사도 건네

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안부라도 물어보자. 자그

마한 관심부터 시작해보자. 작은 변화는 어느새 큰 변화

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우리 마음속에 강력히 뿌리내린 무관심을 몰아

내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것은 당연할 것

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고 절망만 한다면 더 이상 해

결책은 없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오래 걸릴 뿐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

할 때다.

평소에 주변의 작은 일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살펴보

자. 그리고 근접해 있는 사람들인 가족, 친구부터 시작하

자. 자신의 주위사람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어

찌 타인을 돕겠는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아주 작은 것

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위의 약자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고 인사말만이라도 건네 보자. 당신의 미소 하나가

차가운 세상에서 얼어붙은 타인의 심장을 다시 따뜻하

게 데울 수 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은

복지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사회적 관심이 더욱 중요하

다. 이제 권리보호라는 명분 아래 그어놓은 타인과의 경

계선을 넘어 한 발짝씩 다가서는 것은 어떨까.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 VOICEYE NOTE ●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 무관심’ , 당신은?생활고 못이겨 목숨끊는 ‘ 사회적 약자들’ … ‘ 복지사회’ 의 현주소

출처 : 한국경제TV

회색빛의 고층 건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면서 우리 마음도 회색빛으로

물들어 감정이 메말라지고 있다. 이제 물질만능주의나 이기주의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사회현상으로 모두가 스스럼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파파라치와 사생팬, 인권에 눈감은 자들

대중의 관심을 업으로 가진 연예인들은 작업 현장이

아닌 일상생활에서조차 직업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

로 감당해야 하는 불편함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그들

을 몰래 또는 대놓고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

에 담아내려는 파파라치와 사생팬이 그 예다.

“사생팬도 팬이기 때문에 과분한 사랑도 감내해야 한

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일상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부

탁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극성 사생팬으로 골머리를

앓는 아이돌 그룹 JYJ의 멤버 김준수가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심정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24시간 그들

을 따라다니고 시도 때도 없이 사진을 찍는 것은 일부일

뿐이다. 개인정보 수집 및 남용과 통화내용 도청은 물론,

숙소 무단 침입 등 그들의 사랑은 도를 넘어섰다. 일부 사

람들은 그것을 사랑이 아닌 ‘범죄’라 칭할 정도다. 심지

어 그들이 ‘획득’한 연예인의 사생활은 거래의 대상이 되

거나 협박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연예인에게 생명과도

같은 ‘이미지’를 악용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연예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한 언론사는 국가대표 선수 김연아의 사

생활을 훔쳐보며 약 6개월간 잠복 취재를 한 끝에 열애설

을 보도한 바 있다. 그들은 연예인도 아닌 운동선수의 일

상을 엿보고 보도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고, 결국 김연아 측은 온라인상의 허위사실 유포와 심

각한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

혔다. 그들은 전시품이나 동물원의 동물이 아니다. 그들

도 우리와 똑같이 인권과 사생활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

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대중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

순간 감시당하며 위협받는 정글 속에 갇혀 살고 있다. 그

런데 요즘, 이러한 현상은 오직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

은 아닌 듯하다.

빛의 속도로 전파되는 ‘ 개인정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인 약 3~4년 전만 해도 위와

같은 이야기는 인지도를 가진 유명 인사들에게 국한된

이야기였다. 그러나 언제든지 손에 들고 다니면서 고화

질 사진을 찍고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면

서, 일반인들에게까지 그 피해가 뻗쳤다.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간편하게 찍을 수 있게 됐고, 타인의 허락도 없이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SNS와 같은 매체를 통해 공유하

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즐겨하

는 SNS인 만큼, 그 확산 속도는 어마어마하다. 특히 그 게

시물이 비판의 의도를 담고 있을 경우, 사진 속 주인공은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의 신상 정보를 유출 당함은 물론

인면수심의 댓글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는 경우가 허

다하다. 개인이 자유롭게 글을 게시하여 별다른 제재가

없는 SNS의 특성상 그 내용의 사실 여부는 판단하기 어

렵다. 사람들은 오직 단순한 궁금증으로 무료함을 채워

줄 것을 찾을 뿐이다. 관점에 따라 어떤 이의 행동과 발언

이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는 법인데, 단면

적으로 보이는 것만을 믿는 데에 익숙해진 듯하다. 넘치

는 흥밋거리들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인권과 사생활 존

중 따위는 잊은 지 오래다.

스마트폰이 가져온 일상의 변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면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얼마나 신경 쓰이는지 몰라

요. ‘추하게 자는 내 모습이 찍히면 어떡하나’ 하는 예민

한 마음에 졸다가도 문득 깨서 주위를 둘러보곤 해요.”

주현정(작업치료·12) 학생의 등굣길은 오늘도 피곤하

다. “페이스북만 봐도 무방비 상태의 타인 사진을 허락도

없이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

게 인권을 침해받고 웃음거리가 되곤 하는데, 그 피해자

가 내가 되지 말란 법은 없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지하철

맞은편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만 봐도 괜히 힐끔

힐끔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주변인들을 의식하고 눈치보고, 사진이라도 찍힐까 조

마조마한 그 모습이 마치 파파라치에 시달리는 연예인의

경우와 흡사하다. 장소를 막론하고 타인의 동의 없이 촬

영하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그런데 이런 행태가 왜 쉽사

리 문제시되지 않는 것일까? 타인의 사진을 함부로 찍어

올리는 것은 초상권과 명예훼손 등의 법적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 초상권은 자기의 초상이 무단으로 촬영되거

나 그 사진 등이 사용되지 않도록 할 권리다. 간혹 초상권

이 ‘얼굴’ 사진에만 해당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해 기준은 얼굴뿐만 아니라 특정 신체부위에도 해당된

다. 이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배포하거나 영리적인 목적

을 위해 사용한 경우 초상권 침해가 되는 것이다.

타인의 신체를 촬영함으로 인해 당사자의 명예를 실추

시키거나 정신적 고통을 가하게 되면 우리에게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도 우리는 이런 현실에 무뎌져 ‘그러려니’ 하고만 있는

것 같다. 초상권은 법으로도 명백히 명시된 것으로, 우리

는 다시 한 번 명심하여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해결보다는 사진 찍기에만 열 올리는 구경꾼!?

눈앞에서 싸움이나 폭행과 같은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저 말리거나 신고를 하는 등 해결방법을 찾는 이보

다는 구경꾼이 되어 촬영하기에 바쁜 사람들이 더 많다.

“페이스북 영상만 봐도 남이 찍은 게 되게 많잖아요. 사

람들이 말릴 생각은 안 하고 사진부터 찍고…. 그런 광경

은 이제 지하철이나 버스, 길거리 등 장소를 막론하고 흔

히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주현정 학생은 익숙하지만 분

명 문제가 있는 현실을 덤덤하게 꼬집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그렇게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대

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흥밋거리 또는 잠깐의 비판 요

소로써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바라보기만 하는 구경꾼에 머물고 있는 것일까?

렌즈로 보는 세상에 익숙해진 나머지 현실에 뛰어들

용기와 의지를 잃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나’라는 존

재보다는 ‘타인’에 관심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닐까. 나

에게서 만족을 찾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좀 더 자극적

인 것들을 외부에서 찾고 싶어하는 것이다. 나보다 못한

남을 보며 위안받고, 관심받고 싶은 욕구를 SNS상으로

푸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의 ‘잠재적 파파라치 습성’

은, 그 충족되지 못한 상태가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이 아

닐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본다.

물론, 그렇게 촬영을 하여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때때

로 범죄나 억울한 상황에서는 증거자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건의 단편적 모습만이 담겨 SNS 속에서 잠깐의

흥밋거리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촬영을 하는

사람들 중 당사자의 동의를 받은 이는 그 누구도 없다.

“어쩌다 길거리에서 작은 소동이라도 있을 때면 어김없

이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찍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그게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렇듯 주

현정 학생이 말하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스마트폰

이 발달한 시대의 폐해라 할 수 있다. 흔히 볼 수 있지만,

문제가 있는 모습에 우리는 너무도 무뎌져 있다.

방관자(구경꾼)에서 구원자로

‘방관자 효과’ (구경꾼 효과)는 위에서 언급한 ‘흔히 있

는 광경’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심리 이론이다. 방

관자 효과는 주위에 사람들이 많은 경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책임이 분산되어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도움을 주겠지’하는 심리적 요

인으로 도와줄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

어진다는 것. 반대로 목격자가 적을수록 도움을 주는 확

률은 높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관자 효과를 깨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어떤 한 사람이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

도 그것에 동조해서 주변 대다수의 사람들이 도움을 주

게 되어 있다는 것이 그 연구결과다. 우리는 이 사실을 명

심해야 한다. 당장 길거리에 언뜻 취객으로 보이는 사람

이 쓰러져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바쁘게 길을 지나쳐 가

는 사람이 태반이고, 몇몇 사람들은 그 모습을 찍기에만

관심이 있다.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최소

한의 예의다. 당신은 그들과 똑같이 지나치거나 사진을

찍을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라도 나서서 신고를 하고 도

움을 청할 것인가? 주변의 상황에 정복당하기보다는 먼

저 행동하는 비호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기획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시대, ‘ 누구든 잠재적 파파라치’

● VOICEYE NOTE ●

파파라치(paparazzi)유명인사의 사생활을 카메라에 찍어 타블로이드판 신문에 거액을 받고 파는 프리랜서 사진기사를 지칭하는 파파라초(paparazzo)의 복수형. 1997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죽음으로 몰았던 교통사고가 파파라초들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사생팬특정 연예인을 밤낮없이 쫓아다니며 사생활을 알아내려는 극성팬을 지칭

아이돌 그룹 JYJ의 박유천 씨가 사생팬을 피해 주차장을 불안하게두리번거리고 있지만 이 cctv도 사생팬이 설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꽃피는 봄이 왔다는 걸 실감나게 하는 요즘, 이제 곧 벚

꽃이 피기 시작하면 한반도는 꽃내음으로 가득찰 것이

다. 우리대학 역시 꽃향기가 아름다운 캠퍼스를 물들일

것이다.

비호인들은 이 좋은 날씨에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

을까. 어떤 이는 고학년이 되어 사회의 출발선에 다가온

자신을 돌아 볼 수도 있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그 속의 문제들에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재학생은

그 나름대로 고민이 있고, 이제 입학한 새내기 또한 나름

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프로그램으로 떠오르고 있는 j

방송사의 ‘ 마녀사냥’ 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코너 중에

‘그린라이트를 켜줘’가 있는데, 원래 ‘그린라이트’의 의

미는 야구에서 루상에 나간 주자가 스스로 판단해서 자

의로 도루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표현이다. 그리고

‘그린라이트를 켜줘’는 마녀사냥이 만들어낸 사랑의 직

진신호를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본지는 비호인들의 고민(연애뿐만이 아니라)을 들어보

고, 그린라이트를 켤 수 있게 돕고자 한다.

1. 대학생활 편

술이 약해 선배들과의 술자리가 걱정된다. 어

떡하면 좋죠?

새내기이기에 대면식이나 개강 파티에서 선

배가 주는 술은 꼬박꼬박 받아 마셔야한다. 너무 뒤로 빠

지면 선배입장에서는 마음에 안들 수 있다. 그렇지만 정

못 마시겠다면 당당히 말해라. 그렇다면 선배도 이해해

줄 것이다.

신입생이라 처음 수강신청을 했는데, 대학 공부법은 어

떻게 다르지?

대학 공부, 학점관리의 핵심은 일단 앞자리에 앉아서

교수님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복습하기가 핵심이다.

친구들은 대외활동도 잘 하고 다른 학교 친구들도 잘 사

귄다는데.

1학년은 자신의 내공을 쌓는 시기다. 천천히 어떤 대외

활동이 진짜 하고 싶은 건지 생각해보면서 동아리, 봉사

활동, 캠페인참여 같은 활동들을 하면 활력소가 될 것이

다. 그런데 대학신문사는 어떤가. ̂ ;̂;(깨알홍보)

무엇을 하든 뒷심이 부족하다. 지금 하는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평소에 관심이 있었으니 대외활동을 신청하지 않았겠

는가. 끝까지 잘 마무리하려면 일단 지금 하고 있는 활동

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끝까지 해내야지’라는 생각으

로 노력해보라.

남들보다 멋진 삶을 살고 싶은데, 방법을 몰

라요!

남들보다 멋진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 자체

가 훌륭하다. 당신은 당신만의 멋진 삶을 현재 충분히 살

고 있는 것이다. 남을 부러워말고, 당신만 생각하라. 그럼

충분히 멋진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전역이 내년인데 2015년은 과연 오는 걸

까?

믿기지 않겠지만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 현재의 군복무를 잘 수행하고 즐겁

게 지내라. 전쟁이 나지 않는 이상 2015년에는 반드시 민

간인이 될 수 있다!

2. 연애 편

친구가 남친이 없다. 남자가 다가와도 철벽

을 치는걸 보니 연애는 글러먹었다!

철벽을 친다는 것은 그만큼 눈이 높다는 것

일수도 있고, 연애에 있어 진지하고, 조심스럽다는 것 일

수도 있다. 오히려 조급하게 아무 남자나 만나서 사귀는

것보단 그게 나을지도.

연하남(새내기)의 과한 대시가 부담스럽다.

어디서 배부른 소리인가. 지금은 부담스럽겠지만 지나

고 나면 후회할걸? 있을 때 잘하자. 과하다고 생각지 말

고 그 사랑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한 상대방이 사랑을 주면 나도 사랑을 베풀 줄 알아야 한

다. 한쪽만 주는 사랑은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준 사랑은 미련 없이 돌아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도 기

억하라.

난 왜 혼자일까.. 벚꽃은 매년 피고 또 지는데,

내 인생은 언제쯤 활짝 필까.

시를 사랑하는 당신은 감성이 풍부하다. 당

신의 인생을 개화시켜 줄 따뜻한 햇빛 같은 존재는 꼭 찾

아 올 것이다. 지금은 홀로 찬바람을 버텨내는 중. 기다려

라, 얼어붙은 땅은 꼭 녹는다.

23년씩이나 살아왔는데, 왜 연애를 못하는 거

지? 난 모태솔로인건가? 진지하게 연애 한번 해

봤으면.

모태솔로인 사람들을 유심히 보면 유형들이 나눠져 있

다. 1. 시간이 없다고 핑계 대는 사람, 2. 인위적인 만남은

싫다며, 소개팅을 거부하는 사람, 3. 저 좋다는 사람은 밀

어내고, 나 싫다는 사람은 끌린다!, 4. 뭔가 외롭긴 하지만

절실하진 않아. 먼저 물어보고 싶다. 위의 항목에 자신이

해당되는 항목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진정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해보았다고 장담할 수 있나?

누구나 살아가다보면 고민을 하게 되고, 그 고민 때문

에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미래에 난 어떤 삶을 살고 있

을까’ , ‘잘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사람은 하루만

해도 수백, 수천가지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앞서 살펴본 비호인들의 고민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겪

거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다. 그런데 20대의 고민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모두

가 자신의 상황과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

민을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고민도

적당히 생각도 적당히 뭐든 적당히 하면 좋겠다.

이제 봄도 성큼 다가왔는데, 고민이나 생각은 잡시 접

어두고, 봄나들이는 어떤가. 금쪽같은 내 청춘, 이때가 아

니면 언제 즐길 수 있을까. 대구대신문은 여러분의 청춘

을 응원합니다!

권미성 기자 [email protected]

● VOICEYE NOTE ●

기획

출동! 비호인들의 고민해결사

“내 마음 속 고민의 그린라이트를 켜줘”

동성로 김연아 선수의 벽화

를 어떻게 알게 되었나.

매달 한 번씩 치과진료를

가는데, 예약시간에 늦어 평소

와 다른 길로 가다 김연아 선

수 벽화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낙서로 훼손된 김연아 벽화를 복원하게 된 이유는.

당시 소치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편파 판정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나도 마음이 아팠었다.

그런 와중에 발견해서일까, 낙서된 채 방치된 벽화가 상

당히 보기에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거리를 지나

며 낙서를 좋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 ‘일단 고쳐봐

야겠다’라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추운 날씨에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작

업을 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시작할 당시엔 덥기도 했다. 지인 중 벽화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있어 부탁을 해봤지만 그 친구 나름의 출범

식 준비로 인해 시간이 맞질 않아서 조언을 듣는 것만으

로 만족해하며, 작업을 했다. 홀로 그림을 고치긴 했지

만 지나가던 사람들이 응원을 해줘서 묘한 기분이 들기

도 했다.

그림 전공자가 아니기에 처음에 막막했을텐데, 낙서

된 벽화를 고치려고 붓을 잡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일단 고민되었던 부분은 배색을 어떻게 할지 하는 것

이었다.

원래 그림은 락카 스프레이로 그려진 것이라 수정에

사용된 아크릴물감이 이질감을 만드는 건 불가피했다.

따라서 최대한 원작에 변형을 피하려 노력했고, 한 시간

쯤 지났을 때는 괜히 시작한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눈앞

이 깜깜했다.

벽화에 낙서한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군가 노력을 쏟아 만든 결과물을 조롱거리로 만드

는 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한편으론

그곳에 있었던 낙서나 내가 복원한다고 칠한 물감이나

그의 작품에 손을 댄 것이라서 주인의 입장으론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비호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기가 시작되고 캠퍼스에 활기가 넘쳐 보기 좋다. 곧

벚꽃이 필 시기가 다가오는데, 비호인들은 연애도 하고,

보람차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길 바란다.

권미성 기자 [email protected]

김연아 선수 훼손 벽화 복원나선 최지원(신문방송·09) 학생 미니인터뷰

기획

몇 년 전 한국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던 ‘황우석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는 ‘과학사기’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런데 무려 ‘지구온난화’가 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이 의구심이 사실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

다. 전 세계인들은 언론에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고 과학자들을 향한

신뢰는 바닥을 칠 것이다. 특히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관여하고 있는

국제적인 기구,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여러 차례에

걸쳐 지구온난화에 대한 보고서를 보이며 세계의 곳곳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 때문에 ‘과학사기’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며 전 지

구적인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 협상의 과학적 토대는 무너져 내

릴 것이다.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그 진실은 무엇

일까?

2010년 초 IPCC가 2007년에 공개했던 4차 보고서의 내용의 일부가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면서 논란은 시작되었다. 그 보고서에는 ‘ 2035

년경에는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예측이 과학

적 검증 없이 포함되었고, 그것에 확고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1999년 인도의 한 빙하학자의 주장을 충분한 검증절차 없

이 보고서에 포함시키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로 인해 노벨평화상까

지 받은 IPCC의 권위는 흔들렸고, 엄밀하고 신중한 과학적 검증 절차

를 걸쳐서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떨어졌

다. 결국 IPCC의 실수는 지구온난화는 거짓이라는 논란의 불씨에 기

름을 붓는 셈이 되었다.

지구온난화는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주기에 맞춰 일어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

고 이야기한다. 우리기후는 1500년 주기로 변화하고, 빙하기와 간빙기

가 반복되어왔기 때문에 지금의 온난화도 단지 옛날부터 지구에 찾아

오던 기후변화 중 하나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차를 몰고, 에어컨을 켜고, 공장을 돌리면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신가스의 배출 때문에 지구의 기온이 올라간다고 알고 있지

만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은 주로 역사적 기후변화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지난 1000년의 주요기후변화의 원인을 이산화탄

소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도

대기 하층에 더 많은 열이 가둬지지 않는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으

며, 남극 빙하 코어(빙하에 구멍을 뚫어 추출한 얼음조각)를 분석해 역

사적 기후 변화를 살펴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 이후 지구의 온

도가 높아졌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800년이 지난 다음에야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1940년대

이산화탄소량이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지구의 온도는 떨어진 사례들

이 있다.

이처럼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

실이지만 그 원인은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닐뿐더러 지구의 정상적인

기후변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20세기 덴마크의 연구 결과에

서 1940년대에 이산화탄소량의 증가와 상관없이 태양의 활동과 지구

의 온도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

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왜곡된 사실

을 증명하는 많은 근거가 언론에 공개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그들의 말대로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와 관계없는 자연적

현상이라면, 어째서 우리들은 지구온난화를 인간들의 활동으로 인해

생긴 재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IPCC는 통

상적으로 자연과학자들의 기구로 이해되고 있지만, 실제로

각국 정부의 관료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IPCC

의 보고서는 경제·정치적 이해관계가 뒤섞여 과학적 불확

실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확실성이 상당하며 기구 자체도

정치적이다. 결국 지구온난화라는 문제를 이산화탄소와 연

관 지어 기후학자들은 투자를 받고,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한 전 세계적인 수많은 동맹이 이루어져 있다. 즉, 지구온

난화에 수만의 직업이 달려있는 엄청난 규모의 사업이기 때

문에 과학적 사실이 왜곡되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앞서 말한 내용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사실이 왜곡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온실가스에 의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과학자들도

상당수다. 또한 이 외에도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둘러싼 견해

는 아주 다양하다. 그 많은 견해들 중 지구온난화가 실제 인

간들이 만들어낸 온실가스에 의해 생겨난 현상인지, 아니면

태양의 활동과 관련된 지구의 자연현상인지 우리는 아직 확

실하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언론을 통해 들어왔던

지구온난화가 온실가스와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의

혹이 제기되고 있고 그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에 과학적 의문을 품을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지구

온난화는 전 지구적 차원의 이슈인 만큼 언론들은 우리에게 정보를 제

공해야할 의무가 있고 우리 역시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스스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다운 기자 [email protected]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지구온난화, 사상 최악의 과학 스캔들?!

● VOICEYE NOTE ●

중세시대가 지금보다 지구의 온도가 더 높았다?(단위=℃)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논쟁들

유엔 과학자들이 내놓은 추정치

온난화 옹호론자 주장 비판자 지적 진행상황

“지난 2000년간 겪어보지 못한 온난화 현상이벌어지고 있다” IPCC 3차 보고서(2001)

“히말라야 빙하가 2035년 이내에 녹아 없어질수 있다” IPCC 4차 보고서(2007)

“인간이 지구 온난화 현상의 주범” IPCC 4차 보고서(2007)

“네덜란드 국토의 56%가 해수면보다 낮으며GDP의 65%가 이 지역에서 나온다”IPCC 4차 보고서(2007)

“온난화 측정을 잘못한 오류다” 다른 측정치를 사용하면 중세가 지금보다 더 뜨거웠다”

“2350년의 오기일 가능성 있다”(BBC)

“지난 15년간 온난화라고 할 만한 심각한 온도 상승은 없었다”영국 이스트앵글라이대 필 존스 기후연구소장

“네덜란드 국토에서 해수면보다 낮은 곳은 20%에 불과하고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9%”네덜란드 정부

미국의회, 2004년 진상조사“비판론에 상당한 근거 있다”

IPCC부회장“빙하소멸 보고서 재검토하겠다”

논란 진행 중

“범람 위험에 있는 면적을 가리키는 것이었다”IPCC, 해명 및 사과

문제 제기한 언론인이 제시한 추정치

유럽의 평균온도 변화 추이

자료-유엔 IPCC홈페이지, BBC, 데일리텔레그래프

20세기 평균온도

비정상적 기온 변화 수치

1000년 1200년 1400년 1600년 1800년 2000년 900년 1100년 1300년 1500년 1700년 1900년 2000년

1996년1.0

0.5

0

-0.5

1.0

9.5

9.0

1년간 지구 빙하가 60% 늘어났다.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여론

사 설

임시이사 파견과 대학의 정상화

교육부가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 5명 전원에 대하여 취임승인을 취소

했다. 우리 대학의 법인이사 전원을 해임한 것이다. 해임의 사유는 임원

간의 분쟁이다. 대학의 발전과 미래는 안중에도 없이 학교 경영권에만 눈

이 멀었던 일부 이사들 때문에 법인이사회가 파행을 거듭하다 철퇴를 맞

았다.

이미 여러 차례 비정상적인 이사회의 운영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았음

에도 법인이사회가 모르쇠로 일관했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이 과정에서

오랜 세월 쌓아온 사회적 명예와 평판에 흠집을 남긴 채 도매금으로 해임

된 이사들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교육부의 임시

이사 파견은 대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 대학의 진정한 정상

화도 이루어야 한다.

사학으로서 우리 대학의 올바른 정상화는 교육의 공공성과 사학의 자

주성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가능하다. 사학의 자주성은 학교법인

의 정체성을 말한다. 우리 대학의 정체성은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관’과

‘대구대학교 대학헌장’을 통해 확인되는 대학설립 이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년간의 임시 이사체제 끝에 2011년 7월 이루어

진 우리 대학의 정상화는 학교법인의 정체성회복이 아닌 설립자의 재산

권회복을 정상화로 상정하는 우(愚)를 범하였다.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설립자는 학교법인의 설립과 함께 그 역할이 종료되는 것이다. 설립 이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발전되는 사립대학은 창업자로 표현되는

설립자 개인의 회사가 아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설립자가 법인이사회에

참여하여 학교법인의 정체성 구현을 위한 성실한 관리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설립자의 숭고한 설립이념은 학교법인 정관을 통해

유지된다.

따라서 학교법인의 정이사는 학교법인의 설립이념을 가장 잘 실현하

고 학교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설립자의 유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은 설립자 유족의 재산 상속 차원에서 정

이사 체제를 구성하다보니 “홍익인간 이념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만인

복지의 실현”이라는 교육이념은 온데간데없이 맹목적 경영권 욕심에 노

예가 된 이사들로 인해 전원 해임이라는 참화를 당한 것이다.

우리 대학의 현실에 대해 지역사회는 설립자 유족과 구 재단 측의 학교

운영능력 부재를 다시 확인하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대학 내부에서는 총

장의 부재 속에서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행정업무의 크고 작은 실수가 이

어지고 있다. 당장 교육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의 태풍

을 이겨낼 수 있는 구성원들의 역량결집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조만간 구성될 임시이사 체제는 대학운영의 중심축인 총장을 신속히 임

명하고 두 해 앞으로 다가온 우리 대학의 건학 60주년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승리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기대한다.

1970년대 초등학생 대부분이 보았던 ‘로

버트 태권브이’라는 만화영화에는 메리라는

인조인간이 나온다. 인조인간 메리는 늘 인

간이 되고 싶어 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이 느

끼는 감정, 그 중에서도 특히 행복에 대해 느

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메리처럼 모든 사람

은 행복을 추구하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지극히 추상적인 이 감정에 충실하

다.

19세기에 등장한 공리주의자들은 개인행

위의 윤리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목표로

추구하는 데 있다고 한다. 개인적 행복의 합

이 결국 사회의 최대 행복이 될 수 있으며, 더

많은 사람이 행복을 느끼게 하여 사회 전체

적으로 최대행복 상태가 되도록 행동해야 한

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

의 근원을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 양을 측

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의 논리 속에는

적어도 한 사회의 행복의 양과 그 근원이 다

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말

해서 한 사회의 최대행복을 위해서는 사회

내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는 어떠하며 그 안

에서 발생되는 행복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이다.

실제로 개인의 행복은 스스로 충전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직·간접적인

관계 속에서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

다. 부모는 밥 잘 먹는 아이를 보면 행복해지

고, 학생은 칭찬 받으면 행복해지고, 아이들

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오락시설을

이용하면서 행복해질 수도 있다. 또 많은 사

람들은 다른 사람 때문에 불행해진다. 가까

운 사람이 죽거나 아파서 불행해지고, 사돈

이 땅을 사서 불행해지기도 한다. 결국 행복

은 사회 내 사람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배가

되기도, 사라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0조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도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한국 사회는

행복한 사람들보다 불행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얼마 전 자신의 블로그에 말 그대로

돈 자랑을 하며 행복해 하던 22세의 의료재

단 부이사장이 고급외제차를 타고 질주하다

과속혐의로 잡혀서 많은 시민들의 공분을 샀

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를 과시함으로써

행복을 느낀 사람은 소수였지만 그로인한 상

대적 박탈감을 느낀 사람은 다수였다. 또 중

·고등학교에서는 소수 학생의 학교폭력으

로 자살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많은 사

람들이 관계의 단절과 소외로 발생될 수 있

는 우울증으로 자살을 한다는 기사가 심심찮

게 들린다.

이러한 우울함과 불행이 난무하는 사회임

에도, 사회제도는 여전히 특정한 집단의 행

복추구에만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우

울함과 불행을 대부분 개인의 성격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개인의 행복은 사회 속에서

구축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집단이 아닌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부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국민총행복지수를 측정하고, 국가가

경제지수보다 중요하게 높여야 하는 가치로

국민의 행복을 인식하고 있다. 행복을 수치

화한다는 것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국

민의 행복을 경제성장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그들이 고고해 보인다.

칼럼

이영아(지리교육과 교수)

행복을 추구할 권리

● VOICEYE NOTE ●

현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게

통용되는 언어는 다름 아닌 영어다. 우

리 일상생활에도 영어가 우리말로 사용

되는 단어들이 많이 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슈퍼마켓, 버스, 택시, 토스트, 카

드 등등 우선 떠오르는 단어만으로도

누구든 A4용지 한 장은 채울 수 있을 정

도다.

흔히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아올린다

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단골손님 중

하나가 바로 영어 실력이다.

현재 우리들이 말하는 대표적인 영어

능력 시험으론 토익, 토플, 텝스가 있는

데 이들 중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바로 토익이다. 비호인들 역시 토익을

가장 많이 응시하고 있으며 대학교 행

정부도 영어 관련 규정을 세우는 기준

을 토익으로 잡고 있다.

그런데 토익이 무슨 말의 약칭인지

생각 해 보았는가? TOEIC은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이라는 말의 약칭이다. 단어 그대로 뜻

을 풀어보자면 국제적인 대화를 위한

영어 시험이란 뜻이다. 여기서 핵심 포

인트는 바로 Communication 이란 단어

이다. 우리가 어학을 공부 하는 최종 목

적은 바로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

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하기

위함에 있다.

언제 부터 우리는 영어를 토익이란

시험에서 정하는 기준으로 점수를 측정

받은 다음 단순히 졸업 성적증명이나

기업 입사를 위한 제출용으로 밖에 사

용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

을 들을 수 있다는 뜻이고 들을 수 있다

면 그것에 대한 글자를 알고 이를 받아

적을 수 있고, 받아 적을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이고, 읽을 수

있다면 이를 말을 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영어에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우리가 우리말을 아는 다

른 이에게 ‘미역국’ 이라는 단어를 말하

고 이를 똑같이 발음해보라고 하면 상

대는 그 단어를 들을 것이며 이를 빈 공

책이든 머릿속이든 적게 된다. 그렇게

해서 적힌 글자는 그 사람의 혀를 통해

서 말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보듯이 어

학은 단순히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어

느 특정요소에만 중심을 두는 것이 아

니다. 4가지의 순환에서 어느 하나라도

기능을 못 하면 우리는 그 언어를 제대

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얘기들 중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토익은 성적이 높은데 회화

가 잘 안 된다는 고민이다. 이는 앞서 말

한 4가지 요소 중 하나 또는 2가지 이상

이 그 기능을 못하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토익은 주어진 말을 읽거나 들

어서 이를 머릿속에 받아 적고 나서 그

요소들만 가지고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문제를 푸는 나 자신이 대화하는데 필

수 능력인 말 하는 방식은 완전히 배제

되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언어공부의 가장 큰

목표는 해당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위함이다. 가장

좋은 어학 공부는 책만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말하는 것이다. 우

리들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엄마’ , ‘아

빠’ 라는 단어를 말해 보라고 하였던 것

을 생각해보자. 직접 말해 보는 것이 언

어를 학습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

주지용(사회복지·12)

토익 점수 숫자에만 매달리지 말자독자투고

그림. 김다운

여론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혹시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상처받는 습관

이 있지는 않은가? 그리곤 스스로 만든 그 상

처에 괜히 기가 죽어 발전 없는 열등감에 사

로잡힌 것은 아닌가?

열등감과 자극은 다르다. 열등감은 나를

낮추고 주눅 들게 하며, 괜한 시기심을 유발

할 뿐이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여 열등감으

로 힘들어 하는 것은, ‘ 나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고 인정하는 꼴이다. 때론 내 안의

그 열등감이 타인을 향한 화살이 되어 잘못

표출되기도 한다. 또 ‘ 나는 원래 이런 사람’

이라는 합리화로 스스로에게 옳지 못한 면죄

부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런 열

등감은 또 다른 후회를 몰고 와 지독한 악순

환이 반복된다.

하지만 자극을 받는다는 것은 멈춰있던 차

에 시동을 거는 것과 같다. 꺼져있던 ‘ 나’ 라

는 향초에 불을 지피는 것과 같다. 자극받을

줄 아는 사람의 미래는 밝다. 자극은 반드시

의지와 행동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자극받은

사람은 타인이나 스스로를 미워하지도, 옳지

못한 합리화로 제자리에 머물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극을 준 타인이 고마운 은인이자

동반자가 된다. 자신의 성장과 기대되는 미

래를 떠올리며 현재를 즐기기에 웃을 수 있

고, 웃는 사람은 빛나는 법이다.

그리고 향초에 불을 피워본 사람은 알 것

이다. 가지각색의 향초가 저마다의 매력적인

향을 내뿜듯, 우리도 모두 제각각의 향기를

지닌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같은 향을

지속적으로 맡으면 후각이 둔해지듯, ‘ 나’ 의

좋은 향을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자극이란, 내 향에 적응되어 태만해질 수 있

는 나를 바로잡아주는 다른 사람의 고마운

향이다.

러시아의 고골리라는 작가는 이런 말을 했

다. “청춘은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

히 행복하다”고. 우리는 수 백 갈래의 길을

눈앞에 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시절

에 있다. 지금의 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

도 있다. 지금의 내가 너무나도 작고 초라하

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기를 거

치는 것은 좀 더 훌륭한 어른으로 자리 잡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하는 것은 어떨

까.

그 때까지는 좀 부딪히고 깨져도, 힘들어

도 즐겁게 견뎌내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나

잊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 나를 사랑하라’ 는

것. 나를 사랑하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니까. 모두가 아낄만한, 그럴

만한 사람이니 스스로를 마음껏 사랑했으면

좋겠다.

미래에 대한 걱정보단 기대로, 생각보단

행동으로 20대를 채우는 아름다운 시절을 보

냈으면 한다. 그리하여 ‘ 내 꿈을 이뤘다’ 고,

‘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 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 우리 모두가 ‘ 나’ 라는 향에 흠뻑 취

할 수 있는 그런 삶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 나’ 라는 향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기자의눈

● VOICEYE NOTE ●

3월도 1주일여밖에 남지 않았는데, 개

강 후 학교생활에 만족도는.

이제 2학년이 되었는데 딱히 힘든 것

은 없는 것 같다. 인간관계도 원만하고

생활할 만하다.

학교생활에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주

는 요소가 있다면.

아무래도 ‘ 학점’ 이 아닐까. 이제 갓 새

내기에서 벗어나 2학년이 되었지만 벌써

부터 취업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취업에

있어서 학점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 더욱

학점에 신경이 쓰인다. 이른 감도 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점이 걱정되는 것

이 당연한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인간관

계나 다른 요소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 기준으로 말하자면 취업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취업 문턱이 조금만 낮더라

도 이만큼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 것 같

다. 그래서 ‘ 자유’ 를 바라고 온 대학에서

오히려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또는

추천해 주고 싶은 방법이 있다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즐겨한다. 운

동을 좋아해서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한

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힘들었던 생각들

을 잊을 수 있다. 뭐든지 자신이 좋아하

는 일들을 하다보면 그날의 힘들고 안 좋

았던 일들이 잊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계속 스트

레스를 받는 일을 생각하면 그 또한 스트

레스일 것이다.

같은 고민을 안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

지금 잠깐 힘든 것이다. 힘든 일이 있

다면 자신도 모르게 좋은 일도 찾아 올

것이다. 그리고 힘든 일에 너무 스트레스

를 받을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의 압박감

을 견디고 자신을 성장시킨다면 더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요즘 들어 인간관

계에 있어 자신의 스트레스를 주위의 친

한 친구들에게 화풀이 식으로 푸는 사람

들이 있는 것 같다. 당연히 그 스트레스

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불만스러울 것

이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이해할 필요

도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신

뢰하고 있다는 뜻도 되지 않겠는가.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길거리 인터뷰

박준연(재활공학·13)

“여러분은 스트레스 어떻게 푸세요?”

보낼곳e-mail: [email protected]: 053)850-5639 tel: 053)850-5637~8※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학생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형식에 제한없이

글을 보내주세요. ̀

제853호 2014년 3월 26일 수요일 문화

지난 해 초여름 모방송사에서는 우리대학의 그린캠

퍼스 전경을 담아 방송에 내보냈다. 방송에 담겨져 있

는 우리대학의 모습은 말 그대로 푸른빛으로 둘러싸인

그린캠퍼스였다. 방송에 보내졌던 이유는 바로 우리대

학에 찾아온 ‘ 후투티’ 라는 희귀새 때문. 후투티는 희귀

여름 철새로,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간해선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던 새가 우리

대학 연구실 건물에 자리 잡았던 것이다. 우리 대학은

이처럼 친환경적인 조건 탓에 희귀새 뿐만 아니라 다양

한 동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본지는 우리대학이 내세

우는 ‘ 그린캠퍼스’ 를 직접 돌아다니며 자연 생태계를

카메라를 통해 직접 관찰하는 기회를 가졌다.

자연과 하나 되는 공간들

이른 아침에 비호생활관 쪽에서 울리는 수탉들의 울

음소리는 우리대학의 하루가 시작됨을 알린다. 높은 가

지 위에서 내려와 어느새 모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닭

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닭들의 우리 옆으로는 애지원이

라는 호수가 있는데, 그 곳에서는 숲오리가 아침을 맞

아 깃털을 정리하고 있다. 또 다른 숲오리들은 몸이라

도 푸는 것처럼 호수의 물살을 가르며 이리저리 헤엄치

고 있기도 하다. 닭들과 숲오리들의 분주한 아침 맞이

준비를 보고 있자면 참 부지런하다는 생각이 든다. 반

면에, 닭 우리의 왼쪽 편으로는 잠에서 깨지 못하고 꾸

벅꾸벅 졸고 있는 백구 한 마리가 있다. 백구의 이름은

‘ 복덩이’ 라고 하는데 오며가며 사람들의 손을 많이 타

서인지 카메라를 들이대도 별 반응이 없다.

한참을 복덩이와 새들을 관찰하며 발걸음을 놀리는

사이, 어느새 애지원 근처의 벤치에 도달했다. 벤치 주

위에는 아직 꽃이 피지 못한 식물들의 덤불들이 자리하

고 있다. 차차 매서운 북쪽 찬바람들이 사라지고 난다

면 꽃들이 활짝 피겠거니 그 모습이 새삼 기대가 된다.

옆으로 우뚝 솟아오르는 분수도 장관이다. 애지원을 뒤

로하고 햇볕이 잘 내리쬐는 인도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벌써 개화한 꽃들이 눈에 띈다. 아침 이슬을 온 몸에 머

금고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모습들이 장관이다. 시각적

으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지만 코 속 깊숙이 들어오

는 꽃내음 또한 지나칠 수가 없다. 꽃들만 있는 것이 아

니다. 비호생활관과 각 단대들 주변으로는 사시사철 푸

르른 솔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솔 나무를 제

외하고 아직은 나뭇가지가 없는 앙상한 나무들 위로는

까치가 둥지를 틀고 연신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을 관찰

가능하기도 하다. 이뿐만 아니라 둥지가 없는 새들을

위해 사람들이 만든 인공둥지들도 설치된 모습을 보니

우리대학의 자연존중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이런 자연물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

설치한 조형물들. 솔숲 사이로 길을 내어 지름길을 만

든 곳도 있으며 도서관과 솔 나무들 사이로는 공부에

지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목재로 만들어진 쉼터가 있

다. 또한 학교 밖으로는 넓은 문천지 호수가 위치해 있

는데, 옆으로 인도를 내어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 있도

록 했다.

이렇듯, 학생들의 주위로는 푸르른 솔 나무들과 다채

로운 꽃들, 시야를 탁 트이게 하는 문천지 호수가 있다.

이들 주위로는 또 여러 야생동물들이 눈과 귀를 자극한

다. 이들과 같이 학교생활을 하고 있자니, 매캐한 공기

는 잊고 자연의 품속에서 숨을 쉬는 것만 같다. 여기가

바로 우리대학의 그린캠퍼스, 자연과의 ‘ 물아일체’ 를

몸소 느낄 수 있다.

캠퍼스의 작은 친구 고양이

우리대학은 넓은 캠퍼스를 자랑하는 만큼 많은 길고

양이(길냥이)들이 서식한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길냥이지만, 캠퍼스 한 곳에 ‘ 터를 잡은’ 녀석들은 유독

더 정이 가기 마련이다. 그중 가장 많은 학생들이 보았

음직한, 우리대학 열람실 1층 편의점 앞 4마리의 길냥

이들의 하루를 엿보았다.

기자가 아침 일찍 그곳을 찾았을 때는 녀석들이 보이

지 않았다. 고양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장소는 눈에 잘

띄어 알아보기 쉬웠지만, 잘 곳을 찾을 때는 역시 사람

들의 발길이 뜸한 곳을 찾는 모양이다. 햇살이 쨍쨍 내

리쬐는 오후 어디선가 나타난 녀석들은 여유롭게 일광

욕을 즐긴다. 편의점 앞 나무벤치, 사람들의 휴식을 위

해 마련된 장소가 이미 그들에겐 익숙한 보금자리로 자

리 잡은 듯 하다.

익숙해진 건 그곳을 지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발밑에서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활보하거나 말거나 개

의치 않고 학생들은 저마다 탁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

거나 사색을 즐긴다. 간혹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사진을 찍거나 먹을 것을 나눠주기도

했다. 여느 길냥이처럼 경계심 많은 녀석들은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주린 배를 채운다.

친해지고 싶어 다가가 보았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들

의 휴식을 방해한 듯했다. 네 마리 고양이의 주목을 한

번에 받는 것은 꽤나 부담스러웠다. 가족임을 증명하듯

똑 닮은 호박색 눈동자들이 우리의 움직임을 따라 이리

저리 고개와 함께 돌아간다. 그 중 조금 어려보이는 새

끼 고양이 한 마리는 커다란 카메라를 손에 쥔 우리가

신기했는지 살금살금 다가와 눈치를 살피는 듯했다. 호

기심 많은 녀석은 렌즈를 응시하며 발을 갖다 대는 과

감함도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이라도 자세를 바꾼

다거나 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순식간에 저만치 물러났

다. 빳빳이 세운 꼬리가 눈에 띄었다.

우리는 다음날, 녀석들의 이목을 끌 야심작 ‘ 소시지’

를 들고 그곳을 다시 찾았다. 아니나 다를까, 네 마리의

길냥이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그들은 준비한 소시지가

동나자마자 우리에게 흥미를 잃은 듯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은 여느 때처럼 나른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바닥을

뒹굴고 사람들의 발밑을 서성이다 또 풀밭에 내려가기

도 하며.

그린캠퍼스는 평화로웠다. 부드러운 봄바람이 학생

들의 얼굴에도 불어온 듯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번져있

다. 가끔은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는 여

유를 가지면 어떨까. 마침 우리대학에는 학생들이 무료

로 대여 가능한 친환경적인 DU 바이크가 있으니까! 공

부도 좋고, 스펙 쌓기도 좋지만 하루쯤 자연과 함께 한

다면 더없이 좋은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김초롱 기자 [email protected]

유희원 기자 [email protected]

● VOICEYE NOTE ●

그린캠퍼스, 봄날 햇빛 아래 평화로운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