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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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IT 기업들의 뉴스 전쟁(상) - 페이스북과 트위터 11 2015 NO.539 9 771227 539505 11 ISSN 1227-5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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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모바일스토리텔링을논하다

특 집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로봇저널리즘현황과전망

IT기업들의뉴스전쟁(상)-페이스북과트위터

112015 NO.539

97

71

22

75

39

50

5

11

ISS

N 1

227-

5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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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006 ‘이용자 퍼스트’로 생각하고 혁신하라 콘텐츠이용행태에따른모바일전략/김선호・김옥태

011 기존 콘텐츠 활용 벗어나 모바일용 스토리텔링 시작 신문의모바일용뉴스콘텐츠제작현황및성과/신한수

017 뉴스의 브랜드화와 변형된 롱폼 저널리즘 방송의모바일용뉴스콘텐츠제작현황및성과/홍원식

021 멀티미디어 활용한 ‘보는 뉴스, 입체적 뉴스’ 해외언론사의모바일용콘텐츠포맷트렌드/홍주현

특집

11 2015 / no.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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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Crawling

Event

Scoring

Event

Extraction

Key Event

Detection

Mood

Detection

News Article

Generation

Contextual

Information

집중점검

로봇저널리즘현황과전망

026 신속・효율성 뛰어나, 과도한 기대는 아직 일러

로봇저널리즘국내실험사례/이준환・김동환

031 호의적 평가 많지만 정확성・신뢰성 문제 해결해야 로봇저널리즘의가능성과한계/김영주・정재민・오세욱

언론 현장

037 조직・인력 통합 후 본격 디지털 콘텐츠 생산 시작 한국신문의디지털혁신,어디까지왔나/최영민

042 채널에서 해방된 방송 콘텐츠의 온라인 출사표 웹전용드라마‘신서유기’의의미와전망/김해원

046 우리는 ‘을’이 아닌 방송 제작의 ‘파트너’다! 독립PD근무현황과개선방안/김영미

취재기・제작기

052 난민 취재 위해 난민이 된 저널리스트

MBC‘PD수첩특집-그리스로간시리아난민’/전해리

059 돌연변이 보여준 ‘다큐멘터리의 돌연변이’ KBS‘2015KBS대기획넥스트휴먼’/이재혁

산업・정책

067 ‘끊김 없는 뉴스’와 ‘골라주는 뉴스’

IT기업들의뉴스전쟁(상)-페이스북과트위터/김익현

072 통합 뉴스저작권법 도입에 반대 목소리

유럽디지털단일시장과신문계의대응/황치성

077 유럽-미국 간 경제 이해득실에 관심 집중

유럽사법재판소의‘세이프하버’무효화판결의미/심영섭

082 명확한 재송신비 산정 기준과 제도 마련 시급

부가통신서비스의지상파방송재송신중단/전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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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87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철학을 논하다 2015년한국언론학회가을철정기학술대회/김균수

091 2세부터 성인까지 생애주기별 미디어교육 프랑스국립미디어교육센터연수기/안용순

095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1 기자의 자존심 지켜줄 정계 진출 기준 필요해

국회의원이된방송기자들/김성호

099 세상을 바꾼 보도 10 사회과학 기법 활용, 70일간 현장 밀착 취재

한국언론의심층빈곤보도개척한‘난곡리포트’/이규연

미디어 월드 와이드

103 미국

미국 대도시 중견 신문들의 몰락 / 이강원

106 영국

BBC, 자체 제작 할당량 폐지 및 독립 상업기구 출범 추진 / 김지현

110 프랑스

디지털 시대 인쇄매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 / 최지선

115 일본

넷플릭스 일본 상륙, 콘텐츠 업계 지각 변동 시작? / 곽선영

재단 소식

119 읽기 재미와 노하우를 알려주마! 2015‘독(讀)한습관’릴레이명사강연시작

11 2015 / no.539

정기구독신청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분석팀 1년 구독료 4만원(낱권 4,000원)

은행온라인으로 입금할 경우 계좌번호: 농협 056-01-103703(예금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입금 후

독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구독기간을 알려주십시오(02-2001-7512).

“부정부패 없는 청렴사회,

거듭나는 대한민국”

발행인김병호편집인우득정편집위원김영주·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센터장|김선호·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위원|

강수진·동아일보문화부장|구본권·한겨레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김익현·지디넷코리아미디어연구소장|김준호·KBS

사회2부팀장|호경업·조선일보기획팀장|홍원식·동덕여대교양학부교수진행조사분석팀오수정팀장|이상헌과장|이유미

사원|강수현인턴등록1964년3월26일라-1881호인쇄 2015년11월2일발행2015년11월5일발행처한국언론진흥재단

04520서울중구세종대로124전화(02)2001-7758팩스(02)2001-7740이메일[email protected]편집·제작아르떼203

인쇄 도야인쇄•게재된글은한국언론진흥재단의공식견해가아닌필자개인의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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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이용자 퍼스트’로 생각하고 혁신하라콘텐츠이용행태에따른모바일전략/김선호・김옥태

기존 콘텐츠 활용 벗어나 모바일용 스토리텔링 시작신문의모바일용뉴스콘텐츠제작현황및성과/신한수

뉴스의 브랜드화와 변형된 롱폼 저널리즘방송의모바일용뉴스콘텐츠제작현황및성과/홍원식

멀티미디어 활용한 ‘보는 뉴스, 입체적 뉴스’해외언론사의모바일용콘텐츠포맷트렌드/홍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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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006 신문과방송 11 2015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김선호・김옥태

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위원·한국방송통신대미디어영상학과교수

콘텐츠 이용 행태에 따른 모바일 전략

‘이용자 퍼스트’로 생각하고혁신하라

올해 모바일 뉴스 포맷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면

서 선행 연구들을 찾아보았다. 뉴스 포맷은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분야라서 선행 연구가 많지는 않

았다. 몇 개 안되는 연구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케빈

반허스트(Kevin Barnhurst)가 하버드대 쇼렌스타인

센터에 체류하면서 2002년에 발간한 보고서

였다.1 당시 미국 신문들이 어떤 포맷을 사용하

는지 분석했던 반허스트의 결론은 이렇다. “인

터넷판 미국 신문들은 온라인에 맞는 새로운

형식으로 출판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웹 버전은 인쇄 버전을 복제하고 있다.

(…) 소수의 기사만이 하이퍼링크, 이미지, 인

터랙티브 요소를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

이 연구 결과는 신문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지역 경쟁자들을 상대로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수단으로서 인터넷

을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D 게임식 뉴스까지 등장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포맷의 뉴스가 개발되

어야 한다는 지적이 당시에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시도하는 혁신적 사례들이 점차 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의

지역신문 디모인레지스터는 아이오와 지역 농부들의 삶을 3D 게임 형식을 이용해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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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신문사들은 콘텐츠 혁신과 포맷 개발에 미온적이

었다. 심지어 일부 신문사는 종이신문을 PDF로 그

대로 인쇄해 제공하기도 했다. 당시 언론사들이 가

졌던 인식은 인터넷이 전통 플랫폼의 대체재가 아

니라 보완재라는 것이었다. 물론, 인터넷 초창기에

는 그 인식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 언론사들은

전통 플랫폼에서 수익을 보전하면서 인터넷에서 소

규모의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성숙기에 도달하고, 스마트폰

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면서 사

정은 전혀 달라졌다. 미디어 이용자들은 전통 뉴스

플랫폼 대신 인터넷과 모바일로 뉴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디지털에서 그들이 뉴스를 접하는 플랫

폼도 언론사 홈페이지가 아니었다. 구글의 검색엔

진, 야후나 네이버 같은 포털, 허핑턴포스트나 버즈

피드 등의 큐레이션 서비스,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소셜 미디어가 주된 뉴스 플랫폼으로서

부상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언론사들이 모

바일에 맞는 콘텐츠와 포맷 개발에 눈을 돌리는 것

은 만시지탄이지만 필수적인 일이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디지털 퍼스트’나 ‘모바일

퍼스트’ 같은 말들은 저널리즘과 디지털 기술을 접

목시키려는 시도를 표상한다. 신문사들은 텍스트

중심의 기사에서 탈피하여 이미지와 동영상을 강

화시키는 반면, 방송사들은 텍스트와 스틸 이미지

를 보강하고 있다. 디지털에서 전통적인 신문과 방

송의 구분은 이제 무색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 기사처럼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동영상

을 유기적으로 조합시키는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은

혁신적인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모범적 사례로 여겨

진다.

전통적인 플랫폼에서 활용됐던 요소들을 결합

시키는 시도 이외에도,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총아

라고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요소들도 심심찮게 눈

에 띈다. 콘텐츠의 디지털 혁신은 텍스트나 동영상

같은 전통적인 포맷을 디지털로 제공하는 데서 그

치는 것이 아니다. 미디어 이용자와 콘텐츠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이용자가 콘텐츠를 가지고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에 이르러야 진정한 디지

털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지역의 범죄 통계와

구글 지도를 엮어서 이용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의 범죄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든지, 이용

자가 자신의 직업을 입력하면 미래에 그 직업이 사

라질 확률을 보여주는 것 등은 국내외에서 심심찮

게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부산 지역의 석면 지

도나 메르스 감염 환자 입원 병원 지도는 많은 방문

자를 기록하며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활용한

콘텐츠의 디지털 혁신은 텍스트, 동영상 같은 전통적인 포맷을

디지털로 제공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용자와 콘텐츠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이용자가 콘텐츠를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에 이르러야 진정한 디지털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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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신문과방송 11 2015

인터랙티브 뉴스 사례도 발견된다. 미국 아이오와

의 디모인레지스터는 아이오와 지역 농부들이 처한

상황을 탐색할 수 있는 3D 입체 콘텐츠를 제공하기

도 했다. 퀴즈나 여론조사 형식을 빌린 인터랙티브

콘텐츠, 그리고 통계학자 한스 로즐링(Hans Rosling)

이 보여준 것처럼 경제 발전과 영아사망률 데이터

를 인포그래픽으로 시각화시키되 2차원적으로 고

정된 그래픽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동적

으로 움직이는 인포그래픽도 존재한다.2

피처만능주의를 경계하라

이 밖에도 콘텐츠 혁신과 관련하여 세부적인 실험

들도 진행 중이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 속에 어떤 방

식으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인가? 동영상

의 길이나 텍스트의 분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동영상의 가로 세로 비율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페이지는 위아래로 스크롤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가, 아니면 좌우로 페이지를 넘기도록 만드는 것이

좋은가? 소셜 공유 버튼은 기사 상단에 배치할 것

인가 하단에 배치할 것인가? 역피라미드식 기사쓰

기 방식은 여전히 유효한가? 이런 문제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이용자들의 경험을 높이기 위해 탐구해야

할 주제이다.

디지털 콘텐츠 혁신에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도널드 노만(Donald Norman)3이 지적하듯이, 무엇

보다 ‘피처만능주의(featuretitis)’에 빠지는 것을 경

계해야 한다. 피처만능주의는 새로운 기술적 피처

들을 개발해서 선보이는 것을 혁신과 동일시한다.

멀티미디어와 인터랙티브 요소를 동원하여 훌륭한

뉴스 콘텐츠를 만들더라도 이용자들은 외면하거나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3D TV나 구글 글래스를 생

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한때 3차원이 TV 스크

린의 미래처럼 여겨졌지만, 안경을 끼는 불편함과

3차원 영상의 피로감 때문에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

했다.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고 첨

단 기술을 응용해 기발한 뉴스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

지고 지속적인 실험과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또 하나 경계할 점은 모바일에서 어떤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을지 기계적인 공식이나 정해진 결론

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바일이 전통 플랫

폼들과 차별화되는 것은 다양한 형식들이 가능하며

유효하다는 데 있다. 모바일에서는 짧은 형식(short

form)이 더 많이 소비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다고

긴 형식(long form)은 외면당할 것이라고 쉽게 단정

해서는 안 된다. 뉴욕타임스의 ‘가장 많이 이메일된

기사’ 목록에 대한 한 연구에 따르면, 독자들은 텍스

트 길이가 긴 것들을 더 많이 이메일로 전송했다. 필

자들의 자체 연구도 단순하게 결론내기 어려운 결

과를 보여주었다.

문자, 이미지, 동영상 각각 장점 있어

지난 9월 우리는 스마트폰 사용자 1,020명을 대상으

로 설문조사와 실험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설문조

사 결과를 보면, 모바일에서 가장 선호하는 뉴스 포

맷을 물었을 때 56.9%의 응답자는 문자뉴스를 꼽았

고, 동영상뉴스는 31.5%, 최근 유행하는 카드뉴스

는 11.7%에 불과했다. 그리고 문자와 동영상이 결

합된 뉴스에서 어떤 것을 주로 보는가를 물었을 때,

46.5%는 문자 부분만 본다고 응답했고, 둘 다 본다

는 응답은 35.1%, 동영상만 본다는 18.4%였다. 문

자만 보는 집단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문자로

읽는 것이 더 편리해서”와 “동영상은 내용 파악에

시간이 걸려서”가 각각 31.7%와 28.6%로 가장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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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았다.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LTE 서비스로 전

환되면서 모바일에서 동영상 소비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 파악에 있어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장

점이 있는 것이다.

한편, 동일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또

[그림1] 모바일에서 가장 선호하는 뉴스 포맷과 이유 (단위: %)

문자뉴스 동영상뉴스 카드뉴스

가장 선호하는 뉴스 포맷

56.9

31.5

11.7

문자만 본다 둘다 본다 동영상만 본다

문자와 동영상으로 구성된 뉴스 보기

46.5

35.1

18.4

문자로

읽는

것이 더

편리해서

동영상은

내용

파악에

시간이

걸려서

Pre-roll

광고가

귀찮아서

데이터

요금

때문에

동영상에

새로운

내용이

없어서

문자만 보는 이유

31.728.6

17.1 16.06.6

[그림2] 각 모바일 뉴스 포맷별 이용자 반응 비교

문자뉴스 카드뉴스 동영상뉴스

내용을 꼼꼼히 보았다

2.2

2.4

2.6

2.8

3.0

3.2

2.76

2.992.93

(4점척도:점수가높을수록그렇다)

문자뉴스 카드뉴스 동영상뉴스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2.2

2.4

2.6

2.8

3.0

3.2

2.86

3.08 3.09

(4점척도:점수가높을수록그렇다)

문자뉴스 카드뉴스 동영상뉴스

느낌이 있었다

2.4

2.6

2.8

3.0

3.2

3.4

3.03

3.27 3.27

(5점척도:점수가높을수록그렇다)

문자뉴스 카드뉴스 동영상뉴스

몰입할 수 있었다

2.0

2.2

2.4

2.6

2.8

3.0

2.67

2.92 2.92

(4점척도:점수가높을수록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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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신문과방송 11 2015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1,020명의 응답자

를 340명씩 문자뉴스, 카드뉴스, 동영상뉴스 세 집

단으로 나누어 내용은 같고 포맷만 다른 뉴스를 6개

씩 보여준 후, 각각의 뉴스를 본 경험에 대해 측정

했다. 측정 항목은 세부 내용 보기, 내용 이해, 느낌

의 정도, 몰입 정도 등이었는데 모든 항목에 걸쳐 문

자뉴스 집단이 카드뉴스와 동영상뉴스 집단에 비해

서 조금씩 낮았다. 문자는 전체 내용을 훑어가면서

빨리 파악하는데 유리한 반면, 이미지와 동영상이

감성적 어필이나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데 조금 더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이용자 퍼스트’ 시대

뉴스 콘텐츠 혁신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이용자 퍼스트’ 혹은 ‘이용자 중심 디자인’이다. 이

용자 중심 디자인이란 이용자들의 필요, 욕구, 한계

점 그리고 이용자들이 부여하는 의미 등을 개발 단

계마다 고려하여 콘텐츠를 최적화시키는 것을 말

한다. 이용자를 완전히 도외시하지는 않았지만 신

문이나 TV 같은 전통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생산자

중심 디자인이다. 기자가 취재해서 작성한 기사를

사건의 중요도 등을 고려하여 배치하면, 뉴스 수용

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순서대로 뉴스를 보

는 수밖에 없었다. 뉴스라는 장르도 언론사가 뉴스

라는 타이틀로 보도하면 그것이 뉴스였다.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면서 이용자의 성격이 달

라졌다. 모바일 이용자들은 이제 언제 어디서든 원

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전통 매

체가 가지고 있던 시간적 주기성과 공간적 제약이

소멸된 것이다. 선택성이 강화되어 모바일 이용자

들은 원하는 정보만 검색해서 필요한 부분만 볼 수

있다. 게다가 모바일 기기와 더불어 소셜 미디어가

동반성장하면서 뉴스 소비에 있어 사회적 관계성이

강화되고 있다.

모바일은 저널리즘에게 멀티미디어와 인터랙티

브라는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열었다. 언론사들

은 그러한 기술적 가능성들을 최대한 수용하고 최

첨단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모바일에서 이용자의 경험을 향상시

키고 이용자의 관여도를 높이며, 더 나아가 이용자

의 참여적 행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자나 개

발자의 관점에서 참신하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용자들의 심리

적 욕구, 생활의 맥락과 패턴, 사회적 관계, 수용성

등을 고려하여 이용자의 관점에서 적절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1 http://shorensteincenter.org/wp-content/uploads/2012/03/2002_02_barnhurst.pdf

2 https://www.ted.com/talks/hans_rosling_shows_the_best_stats_you_ve_ever_seen

3 Norman,D.(2013)TheDesignofEverydayThings,NewYork:Basic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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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011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기-승-전-카드뉴스.”

요즘 모바일에 대처하는 신문사들의 행보를 좀 ‘야

박하게’ 평가하자면 대략 이 정도로 요약될 듯하다.

인터랙티브 뉴스나 프리미엄 콘텐츠 등 뉴스 소비

자들의 새로운 미디어 이용 행태에 발맞춰 시도되

던 뉴스의 다양하고 새로운 형식들이 주로 카드뉴

스식 인터페이스로 ‘수렴’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지

간한 언론사치고 카드뉴스 서비스를 안 하는 곳이

없고, 뉴미디어 부서에는 꼭 카드뉴스를 제작하는

팀 또는 전담 인력이 배치되고 있으니, 카드뉴스가

궁극적인 해답이냐에 대해서는 이론이 많을지 몰라

도 최소한 ‘대세’임에는 분명하다.

‘카드뉴스’를 벗어나다

자체 서비스는 물론 네이버 포스트나 피키캐스트 등

뉴스의 주요 유통 경로가 되고 있는 사이트와 페이스

신한수

서울경제전략기획실부장

신문의 모바일용 뉴스 콘텐츠 제작 현황 및 성과

기존 콘텐츠 활용 벗어나모바일용 스토리텔링 시작

한국경제는 원 저작물을 2차 가공하는 대신 스토리텔링 자체에 변화를 주는

‘친근한 스토리텔링’의 취지 아래 ‘뉴스래빗’이라는 새로운 뉴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한국경제 뉴스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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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신문과방송 11 2015

북 등 SNS에도 언론사별 카드뉴스가 차고 넘치는 것

을 보면 언론사와 뉴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대략 맞

아떨어진 일종의 ‘타협점’에 카드뉴스라는 포맷이 자

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인터랙티브 뉴스의

경우 제작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 외에 아직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최적의

콘텐츠 포맷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난점이 있다. 인포

그래픽 뉴스도 담고 있는 정보에 따라 스마트폰의 화

면 크기와 해상도로는 그 내용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모바일 디바이스의 인터

페이스 중 ‘백미’라 할 수 있는 스와이핑(손가락을 이

용해 오른쪽 왼쪽으로 화면을 이동하는 기능)이 아니라

PC에서 스크롤하듯 위아래로 한없이 손가락을 튕겨

야 하는 텍스트만으로 요즘 뉴스 소비자들의 눈높이

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 이 사이에

서 언론사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붙어볼 만한’ 카드뉴

스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럼 이 같은 트렌드에 대해 수치로 나타나는 뉴

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신문사 모바일 서비

스에 대한 트래픽 성적표를 살펴보자. 닐슨코리안클

릭의 모바일 신디케이트 리포트에서 올 1월부터 9월

까지 모바일 웹 트래픽 상위 100개 사이트에 한 차례

라도 오른 적이 있는 주요 신문사 사이트[조인스닷

컴, 조선닷컴, 동아닷컴,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머니

투데이, 한국아이닷컴, 매경닷컴, 한경닷컴, 헤럴드

경제, 경향신문, 아시아투데이, 서울신문, 세계닷컴,

이투데이, 한겨레(이상 9월 트래픽 순위 순), 국민일보,

스포츠서울, 아주경제, 이데일리, 한국일보(이상 가

나다순)]의 순방문자(UV)와 페이지뷰(PV)를 합산해

1월과 9월을 비교해 보면, 순방문자는 약 924만 명

에서 801만 명으로 약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페이지뷰 역시 약 3억 1,614만 회에서 2억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웹은 모바일 디바이스와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카테고리 분류 없이 뉴스를 제공한다.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웹.

한겨레가 새롭게 선보인 모바일 웹 상단에는 세 가지 버전의 페이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메뉴 탭이 있다. 각각 ‘한겨레의 시선’ ‘타인의 시선’ ‘나의 시선’

등으로 구성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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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1,023만 회로 3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만 보면 부정적일 수 있지만 아직 이 측

정이 안드로이드 OS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그 결과

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7월과 8월은

여름휴가, 9월은 추석연휴로 인한 트래픽 비수기라

는 점 등을 고려해 1월과 6~7월의 수치를 비교해 보

면 순방문자 측면에서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니 최소한 가능성 측면에서라도 이후

성적에 대해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특히 이 같은 기

대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카드뉴스 외에 신문사들의

모바일용 콘텐츠 혹은 모바일 특화 서비스들이 속

속 선보이거나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달라진 콘텐츠 구성

9월 20일 모바일 웹 사이트를 개편한 한겨레에 접

속하면 카테고리 메뉴가 위치한 자리에서 한겨레의

심벌과 함께 사람 모양의 아이콘을 발견할 수 있다.

한겨레가 ‘디지털 3.0’ 시대에 맞춰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하고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세 가지 버전의 페

이지를 볼 수 있다고 밝힌 ‘3차원 멀티 누리집’의 특

징을 한눈에 보여주는 메뉴 탭이다. 새롭게 선보인

한겨레의 모바일 웹 페이지는 ‘한겨레의 시선’ ‘타

인의 시선’ ‘나의 시선’ 등의 페이지로 구성되는데,

먼저 ‘한겨레의 시선’은 “한겨레가 세상의 많은 뉴

스와 정보 가운데 독자들이 알아야 한다고 판단하

는 것들을 모아 편집한” 뉴스 탭이다. 이 탭은 일반

적인 신문사들의 뉴스 서비스 분류와 유사한데, 각

각 ‘타인의 시선’과 ‘나의 시선’을 의미하는 사람 모

양의 탭을 선택하면 일반적인 ‘정(치)경(제)사(회)

문(화)’의 분류와는 다른 뉴스 모음을 만날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은 “독자들이 가치를 부여하고 호응한

기사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뉴스 탭으로, 각 기사의

페이지뷰나 SNS 공유 정도, 댓글 수 등을 계량화해

순위별로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시선’은 일종의 개인화 서비스로

“철저하게 독자 개인이 편집하고 구성할 수 있는”

분류다. SNS 등을 통한 소셜 로그인 후 좋아하는 기

자의 기자별 페이지나 이슈별 기사 묶음, 특정 브랜

드형 기사 등을 선택하면 개인화 페이지가 만들어

진다. 한겨레는 이미 지난 4월 개편을 통해 ‘더(The)

친절한 기자들’ ‘뉴스 AS’ ‘개콘보다 새로운 뉴스’

‘한 장의 지식’ ‘버티컬 동영상’ 등 이른바 ‘디지털 맞

춤형 콘텐츠’ 포맷을 새롭게 도입했는데, 이런 뉴스

들을 자신의 기호에 따라 모바일에서 보다 쉽게 접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셈이다.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웹은 기존 뉴스의 경우 카

테고리 분류 없이 제공하면서 인터랙티브 뉴스 ‘눈

사람’, 동영상 서비스 ‘play 한국’, 타임랩스 콘텐츠

이제 우리 모바일 뉴스 서비스도 단순히 종이매체 혹은

유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식해 놓거나 보완하는 종속적 기능에서,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매체 콘셉트를 갖고 이를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뉴스 소비자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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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신문과방송 11 2015

‘포토플레이’ 등 온라인에서 서비스되는 스페셜 콘

텐츠를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보기 좋게 구성해 서

비스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작

은 화면 크기를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신문사들의 모바일 서비스

추세를 보면 일반적인 뉴스 분류에서 벗어나 모바

일 디바이스와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 구

성이라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할 듯하다.

동아일보도 모바일 웹에서는 전통적인 신문의

뉴스 분류도 제공하지만 인포그래픽이나 카드뉴스

등 디지털 콘텐츠를 비롯해 ‘생활의 꿀팁’ ‘썸남썸

녀’ ‘퇴근길’ ‘간밤의 TV’ ‘나른한 오후’ ‘오늘의 운세’

‘도깨비뉴스’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정보 중에서 이

용자가 관심 있는 섹션들로 메인 메뉴를 구성할 수

있는 ‘My뉴스’ 설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기존 분류별 뉴스 및 뉴스 속보와 함

께 현재 이용자들의 관심이 많은 뉴스를 골라 트렌

드 뉴스 메뉴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데, 이 역시 모바

일에서는 뉴스 내용에 따른 카테고리 뉴스 리스트

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제공하

려는 시도로 이해된다. 이제 우리 모바일 뉴스 서비

스도 단순히 기존 종이매체 혹은 유선 인터넷 서비

스를 이식해 놓거나 보완하는 종속적 기능에서, 독

립적이고 독자적인 매체 콘셉트를 갖고 이를 구체

화하는 방식으로 뉴스 소비자들에게 말을 걸고 대

화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페이스, 글쓰기 방식도 변화

그리고 기존 미디어 브랜드의 뉴스 서비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 혹

동아일보의 ‘My뉴스’는 다양한 생활 밀착형 정보 중에서 이용자가 관심

있는 섹션들로 메인 메뉴를 구성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동아일보

My뉴스.

SNS에서 ‘향이’라는 자사 대표 캐릭터를 구축해 온 경향신문의 ‘향이네’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잘 어울리는 카드형 인터페이스에 ‘영상뉴스’ ‘카드뉴스’ 등

다양한 포맷의 뉴스를 선보이고 있다. 경향신문 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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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은 서비스 브랜드로 확장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꼭 모바일만을 위한 콘텐츠 혹은 서비

스라기보다는 디지털 미디어에 특화됐다는 표현

이 더 알맞을 수도 있지만, 여하튼 인터페이스나 글

쓰기 방식 등이 모바일 디바이스와 그 이용자 특성

을 잘 반영하고 있어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활용도

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새롭게 문을 연 경

향신문의 ‘향이네’는 ‘뉴스가 어렵다? 향이랑 놀자!’

는 슬로건 아래 각종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

는 뉴스 서비스의 새로운 형식이다. 이미 페이스북

등 SNS에서 ‘향이’라는 자사 대표 캐릭터를 구축해

온 경향신문의 ‘향이네’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잘 어

울리는 카드형 인터페이스에 ‘오래전 이날’ ‘정리

뉴스’ ‘영상뉴스’ ‘카드뉴스’ ‘가지가지뉴스’ ‘기타뉴

스’ ‘시사퀴즈’ 등 다양한 포맷의 뉴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경제도 카드식 인터페이스의 ‘스내커’라는

디지털 미디어 특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모

바일 서비스 측면에서는 지난 9월 선보인 ‘뉴스래

빗(News Lab-it)’이 눈길을 잡는다. 뉴스와 실험실

(Lab)을 합성한 이름의 뉴스랩팀은 대부분의 언론

사 모바일 디지털 콘텐츠들이 원 저작물을 2차 가공

하고 있는 반면, 스토리텔링 자체에 변화를 주는 ‘친

근한 스토리텔링’을 실험한다는 취지 아래 ‘뉴스래

빗’이라는 새로운 뉴스 브랜드를 선보였다.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경제의 디지털 뉴

스 브랜드 ‘썸’ 역시 기존 뉴스 서비스 외에 카드뉴

스와 퀴즈뉴스 등과 함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모

닝 Pick’, 동영상 콘텐츠 ‘여수다방’ ‘오늘의 경제소

사’, 모터사이클 체험기 ‘두유바이크’ 등 자체 모바

‘썸’은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경제의 디지털 뉴스 브랜드로, 기존

뉴스 서비스 외에 자체 모바일 서비스는 물론 SNS 등에 특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서울경제 썸.

뉴스 소비자들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하려는 노력은 뉴스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중앙일보의 ‘무빙웹툰’은 웹툰에 움직임과 소리를

더하여 생생한 스토리텔링에 주력한다. 중앙일보 무빙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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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6 신문과방송 11 2015

일 서비스는 물론 SNS 등 모바일 채널에 특화된 콘

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온라인 경제 미디어 비즈니스워치의 ‘비빔늬우

스’도 모바일 전용을 표방하는 전문 뉴스 미디어라

할 수 있다. ‘눈에 확 머리에 쏙 손끝으로 읽는 경제’

라는 슬로건의 ‘비빔늬우스’에서는 카드뉴스와 오

늘의 포토 등과 함께 경제를 중심으로 상식과 정보

를 스토리 중심으로 풀어낸 모바일 특화 스토리텔

링 콘텐츠 ‘포스트’를 찾아볼 수 있다.

꼭 모바일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최근 뉴

스 서비스를 개편한 많은 미디어들은 모바일 플랫

폼과 잘 어울리는 디지털 콘텐츠들을 전면에 내세

우고 있다. 앞서 얘기한 한겨레를 비롯해 7월 조선

닷컴 서비스를 개편한 조선일보가 밝힌 다섯 가지

혁신 중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와 SNS 공유, 휴대폰

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픽펜(PicPen)

등은 모바일 플랫폼과의 연계 또는 모바일로의 뉴

스 콘텐츠 확산을 염두에 둔 콘텐츠로 평가된다. 역

시 같은 달 사이트를 개편한 오마이뉴스도 현재 주

요 이슈가 되고 있는 기사와 인기기사를 SNS로

보다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

고 있으며, 지난 9월 창간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사

이트를 선보인 중앙일보도 인터페이스는 물론 스마

트워치 앱 서비스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편집국 연계한 모바일 콘텐츠 작성

이렇게 각 미디어사들은 자사의 역량 혹은 지향점

등에 따라 모바일에서 독자들의 눈길과 손길을 잡

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지난 6월 미

국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 총회나 스페인

에서 개최된 글로벌 에디터스 네트워크(GEN) 서

밋 등에서 발표되는 해외 유수 매체들의 모바일에

대한 태도와 비교해 보면 아직 그 고민의 정도나 내

용, 깊이에 있어 시작 단계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

한 것은 말로만 모바일의 중요성을 얘기하던 2~3년

전과는 편집국 현장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

이다. 사실 미디어 전문 매체의 뉴스나 해외 미디어

사례 연구서는 물론 각 신문사 대표의 신년사에서

까지 모바일이 화두로 등장한 지 몇 해가 흘렀지만,

모바일이 뉴스 서비스에서 명실상부한 ‘메인 스트

림’에 놓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모바

일이 단순히 유선 인터넷 서비스를 그대로 옮겨 놓

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독자적인 콘셉트를 갖고 모

바일다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초기에는 종이신문의 기사

나 분류 등을 그대로 답습했지만 이제 거의 독립적

인 서비스 내용과 체제를 구축한 인터넷 뉴스 서비

스의 발전 과정과도 닮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플랫폼과 잘 어울리는 디지털 콘텐

츠를 만드는데 있어 기존 편집국과의 연계에 무게

를 두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초기 기획부터 결과물을 내놓는 단계까지 편집국

기자들과 일선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한국경제 뉴스

랩팀의 ‘1기자 1랩’ 프로젝트도 그 좋은 예다. 개발

자, 디자이너, 동영상 프로듀서 등 디지털 콘텐츠 제

작 전문 인력들이 편집국 안에 자리잡거나 편집국

과 긴밀한 업무 체제를 구축하는 곳이 많다는 점 등

은 최소한 과거 선언적 수준은 벗어나고 있다는 방

증이 될 것이다. 이 정도면 현 시점에서의 성과로는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한다면 너무 관대한 평가일

까. 물론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나온 제언처럼 모

두가 모바일을 진정한 ‘지배적인(dominant)’ 플랫폼

으로 인식하고 대접하기까지는 아직 풀어야 할 숙

제가 많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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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017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영화 ‘백투더퓨처’에 나왔던 많은 장면들이 새삼 화

제가 되기도 했지만, 손바닥보다도 작은 핸드폰이

우리 세상을 이렇게 바꾸리라는 것은 그 어떤 영화

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일 듯하다. 가히 우리 삶

의 모든 것이 모바일 기기로 통섭되고 있는 상황 속

에서, 방송 서비스에 있어서도 모바일의 특성에 기

반한 디지털 플랫폼은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

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생태계에서 탄생한 넷플

릭스, 훌루 등과 같은 OTT 사업자들은 날로 성장하

고 있으며, 그 화려함 뒤에서 기존 방송 사업자들은

제로TV, 코드커팅 같은 암울한 용어들에 점점 더

익숙해져 가고 있다.

방송사들의 적극적 대응 시작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방송사들은 디지털 플랫폼

으로 이동하는 시청자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하는 모습이다. 자사의 웹 사이트를 통해 이미 방송

된 방송 내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하는 걸음마

적 단계의 디지털 대응을 넘어서, 모바일용 자체 앱

홍원식

동덕여대교양학부교수

방송의 모바일용 뉴스 콘텐츠 제작 현황 및 성과

뉴스의 브랜드화와변형된 롱폼 저널리즘

SBS의 ‘스브스뉴스’(사진 위)는 카드 형태로 자사의 뉴스를 간단하게

전달하는 카드뉴스로, 방송사 콘텐츠 활용의 대표적 포맷이다. 반면 KBS의

‘취재후’(사진 아래)는 뉴스에서 충분히 전하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를 취재

기자가 일인칭의 시점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롱폼’ 저널리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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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8 신문과방송 11 2015

을 개발하거나 자체적으로 푹(Pooq)이나 티빙 같은

OTT 플랫폼을 개발하는 노력도 이미 일찌감치 시

작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송사들의 디

지털 적응 노력이 새로운 플랫폼 확보에만 집중되

어 있었고, 이에 적합한 콘텐츠의 개발과 활용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디

지털 플랫폼을 단순히 방송 콘텐츠를 전송하는 창

구의 연장선으로만 바라보고, 디지털 플랫폼의 고

유한 모바일적 특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던 것

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플랫폼에만 집중한

디지털 대응은 방송사의 디지털 플랫폼 확장을 새

로운 서비스 영역의 확장으로 연결하는 의미를 갖

기보다는 오히려 디지털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기

존 방송 서비스를 대체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점에

서 일종의 제 살 깎아 먹기의 한계를 갖게 된다.

하지만 어쩌면 이제 이런 평가에 다소 변화가 필

요한지도 모르겠다. 2014년부터는 방송사들이 단순

한 플랫폼의 확장을 넘어서 디지털 플랫폼에 걸맞은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과 활용을 시도하는 사례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방송 콘텐츠를 단

순히 재전송하는 단계를 넘어서, 모바일에 적합하도

록 변형하고 재가공할 뿐만 아니라 일부 방송사는 마

치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을 하는 것과 같이 디지털

플랫폼용의 별도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시도를 보

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뉴스 보도와 관련해 새롭게

나타난 특징적 경향들을 소개해보겠다.

먼저 모바일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조직 구성

을 살펴보면, 각 방송사들은 몇 해 전부터 기존 보도

본부 내에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뉴스 서비스를 전

담하는 전문 부서를 설치했다. KBS와 MBC는 각

각 디지털뉴스국과 뉴미디어뉴스국, SBS는 보도국

내 뉴미디어부에서 이러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이들 부서에서는 기존 방송 뉴스를 각 플랫폼에 맞

게 재가공하는 업무와 함께, 기존 시청률 외에 자사

뉴스 서버를 통해 확인되는 기사별 클릭 수, 닐슨의

‘코리안 클릭’, SNS를 통한 노출 정도를 보여주는

‘빅풋9’ 등의 다양한 디지털 이용 지표를 통해서 자

사의 뉴스 콘텐츠가 각각의 플랫폼에서 어떤 이용

자들에게 노출되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충분히 정교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각 플랫폼별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브랜드화 된 ‘카드뉴스’

콘텐츠 제작과 활용의 측면에서 나타나는 가장 특

징적인 모습으로는 ‘카드뉴스’를 들 수 있다. 기존

뉴스 꼭지를 단순화해 카드 형태로 재가공하기도

하고, 이렇게 카드 포맷화된 뉴스를 자체 브랜드화

하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BS의 ‘고봉

순’, MBC ‘뉴스노트’, SBS의 ‘스브스뉴스’, YTN의

‘한컷뉴스’ 등이 대표적이다. 흔히 ‘카드뉴스’라고

불리는 이러한 포맷은 주요 이슈를 이미지 중심으

로 간략한 텍스트를 덧붙여 정리한 뉴스를 말한다.

모바일 기기에서 스크롤을 내려가며 오랫동안 장문

의 기사를 읽기 불편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장문의

기사 대신 12자 내외의 짧은 글을 사진 여러 장에 얹

어 사진을 한 장씩 넘겨가며 보는 형식의 뉴스로 이

미지를 옆으로 밀어보는 방식이 특징이다.

움직이는 영상이라는 방송 뉴스가 갖고 있는 최

대의 강점이 아니라, 오히려 사진과 짧은 텍스트가

모바일에서 적합한 포맷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는 카드뉴스가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

제작할 수 있고 또한 쉽게 넘겨 볼 수 있어서 모바일

의 특성에 잘 부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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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 편리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뉴스 소비가 많지 않던 젊은 층

에게 뉴스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통로로 작용하는

장점도 갖고 있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

표한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기존

의 방송과 신문 등을 통한 뉴스 소비는 줄어드는 반

면 모바일을 이용한 뉴스 소비는 2011년 19.5%에서

2014년 59.6%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

털이나 방송사 자체 앱을 통한 이용보다도 페이스

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가 가장 빠르

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카드뉴스와 반대로 뉴 저널리즘 또

는 롱폼(long form) 저널리즘 유형의 뉴스 콘텐츠

도 조금씩 시도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롱폼 저널

리즘은 영문 기준으로 대략 2만 자 이상되는 단편

소설 정도 분량의 기사를 의미한다. 기사의 길이가

길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지만 단지 기사 분량만

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적인 기사 작성 방식에서 벗

어난 다큐멘터리적 기사, 내러티브형 기사 등 기계

적 객관주의 모델을 탈피한 기사 작성이 특징이다.

이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디지털 기술이 갖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새로

운 콘텐츠의 진화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핸드폰 외에도 태블릿PC를 통해 책과 잡지의 속성

이 모바일 기기로 통섭되고 있는 점이 이러한 롱폼

저널리즘의 출현과 연결되어 설명되곤 한다. 국내

에서도 신문이 주말판 등을 활용해 이러한 시도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

물론 아직까지 국내 방송 뉴스가 완전한 롱폼 저널

리즘 형태의 뉴스 서비스를 디지털 플랫폼에서 제

공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적 제약이 크게 작용하는

방송 뉴스의 특성상 전형적인 1분 30초 포맷의 기

사 작성에 익숙한 방송 기자들이 롱폼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방송사들은 카드뉴스와 함께 비교적 긴 유형의 뉴

스들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대표

적으로 SBS의 ‘취재파일’을 예로 들 수 있다. SBS는

‘취재파일’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에서는 자세히 다

뤄지지 않은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

리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정기적으로 제공하

고 있다. ‘취재파일’로 제공되는 기사들은 대개 기자

의 일인칭 시점으로 기사를 취재하며 알게 된 정보

를 전달하고 또 그와 관련한 기자 개인의 입장이 비

교적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기사

의 길이에 있어서 완벽한 롱폼 저널리즘으로 불릴

수는 없겠으나, 방송 뉴스가 보이는 전형적인 중립

디지털 플랫폼에 걸맞은 적극적인 콘텐츠 개발과

활용 사례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변형하고 재가공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용의 별도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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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 신문과방송 11 2015

형 기사 작성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뉴스 전개 방

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한 성격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KBS의

경우도 ‘취재후’라는 이름으로 취재를 담당한 기자

가 방송 뉴스에서 충분히 전하지 못한 취재 뒷이야

기를 일인칭 시점으로 전달하는 뉴스 서비스를 온

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KBS는 디지털 플랫폼을 위해서 기

존의 뉴스를 여러 가지 형태로 재가공하는 방식으

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자별로 기존 방송

내용을 재편집하거나 또는 방송과 별개로 작성된

기사들을 모아서 이를 브랜드화한 ‘브랜드 뉴스’가

있다. 김원장 기자가 담당하는 ‘김기자의 똑똑한 경

제’ ‘오세균의 중국화’, 김석의 ‘컬처스토리’ 등 대표

기자를 브랜드화하고 이를 통해 전문적 취재 영역

의 기사들을 보다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로 재편집해

디지털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룸’

이라는 이름으로 데이터 저널리즘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디지털 뉴스국 안에 데이터

저널리즘팀을 두어서 일부 뉴스는 방송 뉴스를 통

해서 제공하며, 방송 뉴스로 나가지 않은 내용 등을

‘데이터룸’을 통해서 디지털 플랫폼에서 볼 수 있도

록 제공하고 있다. SBS의 ‘뉴스파일’과 KBS의 ‘취재

후’를 포함한 이러한 시도들은 방송사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기존의 뉴스와 달리 새로운 유형의 저널

리즘을 시도하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에서 찾을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방

송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디지털 플랫폼

에 접근하는 많은 시도들이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

적이라는 점이다. 비록 ‘스브스뉴스’ ‘고봉순’ ‘취재

파일’ 등으로 브랜드화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활

용 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정작 방송 뉴스의 강점이

라 할 수 있는 영상 뉴스를 활용하는 데는 적극적인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SBS가 ‘비디오머그’라

는 이름으로 네이버와 다음 등에 뉴스 영상 클립을

브랜드화해 제공하고 있지만, 다른 방송사들은 뉴

스 영상을 디지털 플랫폼에 맞게 재가공하거나 적

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띄지 않

는다. 이는 방송사들이 방송 영상을 중요하게 여기

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방송의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는 역시 영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즉, 방송 뉴

스의 영상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쉽게 이용될수록

정작 방송 뉴스의 시청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에 뉴

스 영상의 디지털 플랫폼 제공은 조심스레 접근하

고 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적응의 최적화를 찾아서

간략하게 살펴보았지만, 방송사들이 자신의 뉴스 자

산을 활용하여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점은 앞

으로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

들은 아직까지 충분히 성숙됐다기보다는 새로운 시

도를 보이는 단초의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합

하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은 방송사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단순히 기존 플랫폼

의 연장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또 다른 특성을 갖는

미디어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가져오는 불

확실성 속에서 기존 미디어들이 자신들의 콘텐츠 가

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최적화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또한

더욱 중요하게는 이러한 도전과 적응 속에서 과연

우리 사회의 저널리즘은 어떤 형태로 변화되어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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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 집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021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네트워크 전문가 에릭슨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 수가 2014년의 26억에서

2020년에 61억까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61억은 전 세계 인구의 70%에 해당하며, 2020년에

는 전 세계 인구의 90%가 초고속 모바일 데이터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1 이 수치를 통해 향후 5년

간 잠재적 모바일용 콘텐츠 이용자가 가파르게 증

가할 뿐만 아니라 모바일 콘텐츠 광고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Boland, 2012). 해

외 언론사들은 일찍이 새로운 뉴스 유통 플랫폼으

로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모바일을 주

목했다.

이용자 최적화 서비스

세계의 유수 언론사들은 모바일과 아이패드, 갤럭

시 노트에서 이용 가능한 뉴스앱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의 뉴스앱은 단순히 오프라인 신문이나 인터

넷신문 내용을 플랫폼만 바꿔서 전달하는 것이 아

니다. 이동성이라는 모바일의 매체적 특성을 고려

하고, 이용자의 뉴스 읽기 습관에 맞춰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신문을 읽는

독자 수 감소에 따른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모

홍주현

국민대언론정보학부조교수

해외 언론사의 모바일용 콘텐츠 포맷 트렌드

멀티미디어 활용한‘보는 뉴스, 입체적 뉴스’

[표] BBC와 로이터의 모바일용 뉴스 특징

언론사 구성 세부 내용 서비스에 대한 설명

BBC

주요특징Topstories 편집자들이선택한최근속보

MostPopular 사람들이많이본뉴스나비디오

맞춤형서비스MyNews 이용자가자신에게적합한뉴스를선택

Findcontentfast 이용자가최근에본기사와관심가질만한기사제공

Reuters2주요특징 BreadthofCoverage 정치부터의견페이지까지원하는기사를읽을수있도록여러주제를제공

맞춤형서비스 CustomizationFlexibleaccess 개인이읽은기사나자막뉴스리스트를만들고편집오프라인에서읽을수있도록기사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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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신문과방송 11 2015

바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BBC와 로이터의 모바

일용 뉴스의 특징을 살펴보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

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이용자의 흥미를 끌 만한 뉴

스를 특색 있게 제공하고 둘째, 이용자가 선호하는

뉴스나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뉴스 서비스가 있다.

[표]는 BBC와 로이터 뉴스앱의 주요 특징과 맞

춤형 서비스를 보여준다. BBC 뉴스앱의 가장 큰 특

징은 실시간으로 속보를 제공하고, 다른 이용자가

많이 본 뉴스나 비디오를 우선 보여준다는 것이다.

맞춤형 서비스로 ‘마이 뉴스(My news)’와 ‘파인드 콘

텐트 패스트(Find content fast)’가 있는데, 마이 뉴스

는 이용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뉴스를 선택해서 구

성해 놓을 수 있도록 했고, 파인드 콘텐트 패스트

는 BBC에서 이용자가 최근에 본 기사나 관심을 가

질 만한 기사를 제공한다. 로이터의 경우 다양한 영

역의 뉴스를 다룸으로써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를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했고, BBC와 마찬가지로 이

용자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용자가 읽은

기사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1]은 BBC의 모바일 사이트와 화면 크기를

보여준다. BBC 모바일 앱의 첫 화면은 뉴스의 헤드

라인만 제공되는데, 원하는 뉴스를 클릭해서 접속

하면 다양한 컬러 사진과 비디오를 삽입한 뉴스를

볼 수 있다. 기사가 간결하고 알기 쉽게 쓰여 이용자

들이 이동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사진2]는 로

이터의 모바일 화면이다. 로이터는 자사의 뉴스앱

을 통해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모바일에 맞는 시각적 기사

해외의 모바일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세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

어를 활용해 뉴스를 제작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

고 있다. 읽는 뉴스가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보

는 뉴스를 강조하기 위해 해상도 높은 사진과 비디

오, 지도, 통계 등을 활용한다. 입체적인 뉴스를 제

공하는 것이다. 로이터는 뉴스앱뿐 아니라 모바일

[사진2] 로이터의 모바일 화면4[사진1] BBC 모바일 사이트 및 화면 크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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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특집 | 모바일 스토리텔링을 논하다

의 특성을 살려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강조한 시각

적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와이더 이미지 앱

(Wider image App)인데, 사진작가의 사진을 중심으

로 기사를 이야기 식으로 구성한 기사이다[사진3

참조]. 예를 들면, 유럽의 가장 큰 빙하 지대를 취재

한 기사는 구글 지도와 연동되어 알프스산에 위치

한 빙하를 지도에서 보여준다. 이용자들은 지도를

클릭해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빙하가 녹는 모습

을 동영상으로 제공하며, 24장의 사진 슬라이드, 파

노라마 영상을 통해 장엄한 빙하의 모습을 생생하

게 보여준다. 이용자들은 기사를 내리면서 사진과

지도, 슬라이드,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원하는 내용을

클릭해서 보는 상호작용성을 통해 알프스산의 빙하

지대에 직접 간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로이터의 와이더 이미지 앱은 멀티미디어 자료

를 충분히 활용해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했고, 속보성이 중요시 되지 않은 이슈를

다루어 뉴스앱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전통 미디어

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진작가의 전문성을 근거로

질 높은 기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의 언론사들도 참고할 만한 새로운 이익 창출 모델

로 볼 수도 있다.

BBC나 로이터 같은 권위 있는 매체들은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모바일에 최적화된, 수준 높은 뉴

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의 사례에

서 알 수 있듯이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해서 상호

작용적 기사를 제공하며, 전통적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색다른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이용자

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맞춤형 뉴스를 제공함으로

써 이용자들은 많은 수고를 하지 않고도 자신이 원

하는 기사만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 끌어모으는 모바일 콘텐츠

뉴욕타임스가 2013년 ‘스노우폴’ 기사로 퓰리처상

을 받았을 때만 해도 1만 장이 넘는 위성사진과 산

사태를 재구성한 화면, 뉴스 중간 인터뷰 동영상의

[사진3] 로이터의 와이더 이미지 앱5 화면. 알려지지 않은 소재를 발굴해

스토리를 구성하고, 이야기의 상황과 배경을 제공해 기사를 풍부하게

만들어 이용자의 관심을 끈다.

해외의 모바일 콘텐츠는 이용자들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세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뉴스를 제작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읽는 뉴스가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맞게 보는 뉴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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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 신문과방송 11 2015

삽입, 구글 지도와의 연동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요

소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이

제 해외 언론사는 멀티미디어 자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입체적이고, 상호작용적인 뉴스를 제공

하고 있다.

과거에는 누가 뉴스를 제작했는지가 중요했지

만, 뉴스 분배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이용자들에

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유통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

해졌다. 이용자들은 콘텐츠가 재미있고 흥미가 있

으면 접속해서 본다. 해외의 권위 있는 언론사들은

이미 풍부한 가용 인력을 활용해서 모바일에 적합

한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모

바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권위 있는 언론사뿐만

아니라 애플이나 페이스북 같은 미디어 산업, SNS

까지 유수의 언론사들과 협약을 맺어 뉴스 유통에

참가하면서 뉴스 소비 시장을 점유하기 시작했다.

구글도 모바일 구글 뉴스 사이트를 통해 이용자가

최근 발생한 사건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독자 맞춤

형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Lee, 2013).

우리나라 언론사도 변화된 뉴스 소비 환경에서

모바일 앱으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뉴스를 제공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뉴스를 제작할 때 비디오

동영상뿐만 아니라 지도, 이미지 슬라이드, 3차원

화면구성, 사진 등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해 사건

을 깊이 있게, 재미있게 구성해서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Andy Boxall, The number of smartphone users in the world is

expected to reach a giant 6.1 billion by 2020, June 3, 2015

Boland, M.(2012). Mobile Ad Revenue Outlook: Local Search

Leads the Way. Available at: http://searchenginewatch.com/

sew/opinion/2223568/mobile-ad-revenue-outlook-local-

search-leads-the-way

Lee, C.(2013). Google revamps mobile News site with new design,

improved navigation and more. Available at: http://www.

idownloadblog.com/2013/12/06/google-revamps-news-site/

http://www.reuters.com/tools/mobile/news

http://www.bbc.com/news/10628994

http://widerimage.reuters.com/story/earthprints-aletsch-glacier

1 http://www.digitaltrends.com/mobile/smartphone-users-number-6-1-billion-by-2020/참조.

2 http://www.bbc.com/news/10628994,http://www.reuters.com/tools/mobile/news참조해서재구성.

3 http://www.bbc.com/news/10628994참조.

4 http://www.reuters.com/tools/mobile/news참조.

5 http://www.reuters.com/tools/mobile/news참조.

6 http://widerimage.reuters.com/story/earthprints-aletsch-glacier참조.

[사진4] 데니스 발리바우스의 기사에 사용된 빙하 사진의 일부.6 슬라이드 사진과 파노라마 영상 등을 통해 이용자들은 직접 알프스의 빙하지대에 간 듯한

생생함과 장엄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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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점검

신속・효율성 뛰어나, 과도한 기대는 아직 일러로봇저널리즘국내실험사례/이준환・김동환

호의적 평가 많지만 정확성・신뢰성 문제 해결해야로봇저널리즘의가능성과한계/김영주・정재민・오세욱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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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중 점 검

026 신문과방송 11 2015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이준환・김동환

서울대언론정보학과교수·서울대언론정보학과박사과정

지난 1월 AP통신이 작성한 애플의 실적 발표 기사

‘Apple tops Street 1Q forecasts’1가 사람이 아닌 알

고리즘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이 국내 뉴스에 소개

되면서 국내에서도 로봇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뉴스 기사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컴퓨터 알

고리즘이 관여해 사람의 손을 거치

지 않고 기사를 생성하는 분야를 로

봇 저널리즘이라 지칭하는데, 이미

미국에서는 내러티브 사이언스나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 같은 회사

가 AP통신, 포브스 등의 매체와 계

약을 맺고 알고리즘이 작성한 기사

를 다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프로야구 기사 쓰는 로봇

알고리즘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자

료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재난

등의 상황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기

사를 작성할 수 있다. 이에 LA타임스는 퀘이크봇

이라는 뉴스로봇을 통해 지진 등의 재난 정보 기사

를 제공하고 있다. IT 기사를 전문으로 다루는 매셔

블의 선임 편집위원 율라노프는 오토메이티드 인

로봇 저널리즘 국내 실험 사례

신속·효율성 뛰어나과도한 기대는 아직 일러

올 상반기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로봇 저널리즘을 접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최초로 로봇 저널리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의 hci+d lab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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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집중점검 |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사이트의 기사 작성 인공지능 알고리즘인 ‘워드스

미스(Wordsmith)’가 2013년 한 해에만 찍어낸 기사

가 무려 300만 건에 이른다고 밝혔다.2 컬럼비아 저

널리즘스쿨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가까운 시

일 내에 뉴스로봇이 리포터와 편집자보다 빠르게

데이터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초기 경보

시스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재무 보고와 같

은 분야에서 정부 활동의 감시에 이르기까지 다양

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Howard,

2014). 해외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로봇 저널리즘

은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미국 등의

영어권 국가에서는 이미 특정 분야의 기사 작성에

로봇이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고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 국내에서도 로봇 저널리즘 소프트

웨어가 개발되어 공개됐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의 hci+d lab3에서 개발한 로봇 저널리즘 소프트웨

어는 2015년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경기를 자동으

로 요약, 정리해서 뉴스 기사로 제공한다.4 다음의

사례는 서울대 뉴스로봇이 작성한 한국 프로야구

2015년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의 기사다. 접전이었

던 이 경기는 8회말 NC가 승점을 따내며 승리로 마

무리했다.

<기사 사례 1> 두산 1:2 NC (2015.10.19.)

NC는 19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에서 두산

을 2:1, 1점차로 간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NC는 스튜어트를 선발로 등판시켰고 두산은 장원

준이 나섰다. 팽팽했던 승부는 8회말 0아웃에 타석

에 들어선 지석훈에 의해 갈렸다. 지석훈은 두산 함

덕주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홈으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지석훈이 만든 1점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NC는 두산의 9회초 마지막 공격을 성공적으

로 막아내며 19일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뉴스로봇은 경기의 주요

플레이와 해당 선수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뉴스로봇은 원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사의

핵심이 될 중요 이벤트를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기사의 분위기를 판단한 후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이 과정은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저널리즘

프레임워크에서 정의하고 있다.

[그림] 로봇 저널리즘의 5단계 프레임워크

Event

Scoring

Data

Crawling

Event

Extraction

Key Event

Detection

Mood

Detection

News Article

Generation

Contextual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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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8 신문과방송 11 2015

자동으로 뉴스 기사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데이

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저널리

즘 프레임워크는 이를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로 구

분했다[그림].

로봇 저널리즘 프레임워크

1) 데이터 수집(Data Crawling)

첫 번째 단계는 데이터 수집 알고리즘을 통해 원시

데이터(raw data)를 수집하는 단계이다. 웹 사이트

의 크롤링(crawling),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을 활용해 원시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

집된 대부분의 데이터는 분석에 적합한 형태가 아

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는 수

집된 데이터를 정제하고 분석을 위한 적절한 형태

로 변환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2) 이벤트 추출(Event Extraction)

두 번째 단계에서는 수집된 데이터의 분석이 이루

어진다.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의미망 분석

(semantic analysis) 등의 텍스트 분석 기법 등을 활용

하여 수집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다.

야구경기의 예를 들면 ‘1번 타자 ooo 삼진 아웃’

‘2번 타자 ooo 타격–2루타’ 등과 같이 상황을 구체

적으로 설명하는 이벤트를 만들어낸다.

3) 중요 이벤트 선별(Key Event Detection)

이전 단계에서 추출된 모든 이벤트가 기사에 포함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사는 중요한 이벤트를 중

심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두 번째 단계에서 추출한

이벤트들의 중요도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이벤트 스코어링(Event Scoring)이라고 부르

는데, 통계적 분석 기법,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등의 알고리즘을 통해 중요 이벤트가 무엇인지 선

별한다. 스포츠나 금융정보와 같은 경우 상대적으

로 통계적 분석 기법을 적용하기 용이한 분야이기

때문에 초기 로봇 저널리즘의 연구에서 많이 탐구

됐다.

4) 기사의 분위기 결정(Mood Detection)

중요 이벤트의 선별이 이루어진 후에는 이를 기반

으로 기사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알고리즘으로 내

러티브를 생성할 때에는 글의 전체적인 관점을 정

해야 하는데, 이때 관점이라는 것은 사건을 바라보

는 시각을 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Allen et al., 2010;

Diakopoulos, 2015). 하나의 이야기에는 여러 관점이

포함될 수 있는데, 이를 종합해서 화자가 글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 기사의 분

위기를 만드는 일이 된다. 예를 들어 야구경기에서

큰 점수 차를 극복하고 역전에 성공한 경우 “대 역

전극을 이뤄냈다”라는 분위기를 설정할 수도 있고,

홈경기에서 홈팀이 이겼을 경우 “홈팀이 이겨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도 있다. 분위기는 알고리즘이 단순히 데이터를 열

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엮어 사람의 관점

에서 내러티브를 만들도록 돕는다.

5) 뉴스 기사 생성(News Article Generation)

마지막 단계에서는 지금까지의 단계에서 처리한 데

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문장을 생성하여 기사를 작

성하는 단계이다. 이전 단계에서 선별한 중요 이벤

트를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문장을 선택하여 이야

기를 만들어낸다. 문장을 만들 때 문장을 처음부터

새롭게 생성해 내는 것은 현재의 인공지능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현재 수준에서는 여러 문장

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둔 후, 상황과 맥락에 따

라 최적화하여 문장을 선택, 기사를 작성한다. 이러

한 문장들은 일반적인 기사 구성 형식에 사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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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집중점검 |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템플릿(template)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로봇 저널리즘 프레임워크는 비단 야구경기에

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다

른 분야의 기사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

컨대 증시 시황 기사의 경우 실시간 증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별 주의 시황정보를 분

석해 내며(이벤트 추출), 통계적 분석 기법을 통해 기

사거리가 될 만한 상황의 개별 주를 선별하고(중요

이벤트 선별), 이를 기반으로 전체 시황의 분위기를

결정한 후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은 야구경기 기사

의 작성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기사 사례 2는 로봇

저널리즘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여 작성한 증시 시황

기사의 예이다.

증시 분석 기사도 척척

<기사 사례 2> [시황] 코스피, 외국인 매도에 하락,

1942.85 마감 (2015.09.25.)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25포인트(0.22%) 하락

한 1,942.8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매매 주체별로

는 외국인이 3,002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의 하락세를 홀로 이끌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861억 원, 1,516억 원을 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가 0.03%, 비금속광물이

0.14%, 기계가 0.73% 상승했으며, 음식료업이

-0.24%, 섬유의복이 -0.59%, 화학이 -0.67% 하락

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아모레

퍼시픽이 각각 -1.24%, -2.53%의 하락폭을 보였고,

그 외에 현대차(2.53%), 한국전력(0.51%), SK하이닉

스(1.48%) 등은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18포인트(0.17%) 하락한

682.7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이 각각 295억 원, 406억 원어치를 동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으며, 개인은 775억 원을 순매수

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이 2.35%, 금융이 1.15%, ITS/W가

0.86% 상승했으며, 건설이 -0.28%, 유통이 -0.42%,

통신/방송이 -1.8%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다음카카오, 컴투

스가 각각 0.08%, 2.12% 올랐고, 그 외에 셀트리온

(-0.71%), 동서(-1.79%), CJ E&M(-3.33%) 등은 하

락했다.

살펴본 바와 같이 로봇 저널리즘의 핵심은 데이

터 분석에 있다.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하지만 대부분 의미없는 데이터에

둘러싸여 있는데, 로봇 저널리즘은 이들 무의미한

데이터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사용자의 다양한 맥

올 상반기에 국내에서도 로봇 저널리즘 소프트웨어가 개발됐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의 hci+d lab에서 개발한 로봇 저널리즘

소프트웨어는 2015년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경기를 자동으로

요약, 정리해서 뉴스 기사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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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 신문과방송 11 2015

락에 맞춰 정보를 전달하는데 일차적인 가치를 가

진다. 이에 로봇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다음의 몇 가

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능성과 한계

첫째, 빠른 속도의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하고 있

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로봇 저널리즘은 정보를 빠

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경기

나, 주가 동향, 재난 정보와 같이 정보를 빠르게 전

달해야 하는 경우 로봇 저널리즘은 큰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로봇 저널리즘은 개인화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사람과 달리 로봇은 개개인의 데이터를 기

반으로 하여 실시간으로 데이터 분석을 이루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상황에 최적화된 뉴스 기

사를 생성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한 주식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하거나, 현재

기사를 보고 있는 상황과 매체(예: 스마트워치 혹은

컴퓨터 모니터)에 맞게 기사를 작성하여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로봇 저널리즘은 단순한 일과를 효

율적으로 대체하여 사람들이 보다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매일 반복적으로 작성해

야 하는 보고서와 같은 경우는 뉴스로봇 알고리즘

이 충분히 혼자서도 처리할 수 있다.

로봇 저널리즘의 여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

직 한계점 또한 노출하고 있다. 먼저 저널리즘의 관

점에서 로봇이 생산해 내는 기사가 기존 저널리즘

의 가치를 충분히 따르고 있는지, 혹은 따라야 하

는지는 보다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로봇 저널리

즘을 기존 저널리즘의 연장으로 볼 것인지, 새로운

정보 서비스로 볼 것인지에 대한 학계의 논의가 아

직 정리되지 않았다. 알고리즘의 편향성, 신뢰성 등

에 대한 연구도 좀 더 진행될 필요가 있다. 프레이저

(Praiser, 2011)가 지적한 바와 같이 알고리즘이 필연

적으로 만드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은 정보의 편

향적 소비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의 설

계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로봇 저널리즘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

하다. 로봇 저널리즘이라는 이름이 주는 과도한 선

입견에 따른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한 저널리즘 활

동 전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로봇

저널리즘 자체는 어쩌면 완결된 결과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미래의 정보사회에서 이를 기반으로 다양

한 정보 서비스가 구축될 때 로봇 저널리즘의 가치

를 새롭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1 AppletopsStreet1Qforecasts,http://finance.yahoo.com/news/apple-tops-street-1q-forecasts-213944804.html

2 NeedtoWrite5MillionStoriesaWeek?RobotReporterstotheRescue,http://mashable.com/2014/07/01/robot-reporters-

add-data-to-the-five-ws

3 Human-ComputerInteraction+DesignLab,http://hcid.snu.ac.kr

4 프로야구뉴스로봇,https://www.facebook.com/kbaseballbot

참고문헌

Allen, N. D., Templon, J. R., McNally, P. S., Birnbaum, L., &

Hammond, K. J. (2010). StatsMonkey: A Data-Driven Sports

Narrative Writer. In AAAI Fall Symposium: Computational

Models of Narrative.

Diakopoulos, N. (2014). Algorithmic accountability reporting:

On the investigation of black boxes. 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 Columbia University.

Howard, A. B. (2014). The art and science of data-driven

journalism. New York: 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

Columbia University.

Pariser, E. (2011). The filter bubble: What the Internet is hiding from

you. Penguin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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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중 점 검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031집중점검 |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로봇과 관련된 많은 논의들은 “로봇이 과연 인간

을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선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최근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시골 할머니들

과 로봇(진짜 로봇)이 함께 하는 생활을 보여주기도

한다. 로봇을 논의할 때 우리의 문제 제기는 단순히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가가 아니라 로봇

은 인간의 ‘어떤’ 노동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대

체하는가, 로봇으로 상징되는 자동화 기술이 인간

의 노동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

이는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로봇 기

자가 인간 기자를 대체하는가가 아니라 로봇 혹은 알

고리즘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심

을 가져야 한다. ‘로봇 저널리즘: 가능성과 한계’1라

는 연구는 이 질문에서 시작됐다. 로봇이 기자를 대

체할 것인가의 문제는 자칫 저널리즘 영역에서의

기술 발전, 혹은 기술 채택 문제와는 별도로 불필요

한 논쟁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로

봇 저널리즘이 기자, 미디어 산업, 저널리즘, 이용자

차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떠

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

한 영역임에 분명하다.

금융, 스포츠 기사에서 두각

로봇 저널리즘은 저널리즘 행위 과정 전반에서 컴

퓨팅 기술에 의한 알고리즘이 개입되는 저널리즘

으로 넓은 의미에서 정의내릴 수 있다. 로봇 저널리

즘의 유형은 알고리즘이 개입해 대체하는 저널리

즘 행위를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래 [표]는 현

재까지 알려진 저널리즘 관련 알고리즘이 대체하는

행위에 맞춰 로봇 저널리즘 유형을 분류한 것이다.

뉴스 가치 판단, 뉴스 배열, 뉴스 가공, 뉴스 작성

등 전통적으로 사람이 주체로 수행해오던 저널리즘

행위를 알고리즘이 자동화하여 대체하고 있다. 알

김영주・정재민・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연구센터장·카이스트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교수·서울시미디어운영팀장

로봇 저널리즘의 가능성과 한계

호의적 평가 많지만정확성·신뢰성 문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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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 신문과방송 11 2015

고리즘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더 정확한 표현이

나, 이 각각의 알고리즘들은 넓은 의미에서 로봇 저

널리즘의 현재까지의 유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들 유형 중에서 협의의 로봇 저널리즘은 알고리즘

에 의한 데이터 기반의 뉴스 자동 작성에 해당된다

고 볼 수 있다.

자동으로 뉴스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제되고 포괄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날씨, 스포

츠, 금융 등의 뉴스가 가장 먼저 자동으로 작성되는

이유다. 뉴스를 사람이 아닌 로봇이 자동으로 작성

하는 이유는 예측 가능한 어떤 사안이 발생할 경우

에 어떻게 뉴스를 빠르게 작성할 것인지, 일정한 형

식으로 반복되어 발생하는 뉴스를 어떻게 쉽게 작

성할 것인지, 많은 양의 뉴스를 어떻게 큰 노동력 투

입 없이 빠르게 작성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은 기존 뉴스들

을 분석하고 패턴을 파악하며 그 틀에 맞는 데이터

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일정한 시각에 따라 최종 뉴

스를 작성한다.

캐나다의 경제정보 업체인 톰슨 파이낸셜은 지

난 2006년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일부 기사를 컴

퓨터로 자동 생성했다. 기업의 수익과 관련된 기사

를 자동으로 생성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걸린

시간은 0.3초였다. AP통신은 오토메이티드 인사이

트의 ‘워드스미스(Wordsmith)’ 플랫폼을 활용해 매

분기 3,000여 개의 금융 관련 뉴스를 자동으로 작성

하고 있다. 포브스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전 내러

티브 사이언스의 ‘퀼(Quill)’ 플랫폼을 활용해 자동

으로 뉴스를 작성해 내보내고 있다. 실적에 대한 분

석이 아닌 그간의 데이터를 통한 실적 예측 뉴스다.

LA타임스는 ‘퀘이크봇’ 알고리즘을 활용해 LA 지

역의 진도 3.0 이상 지진 발생 소식을 자동으로 작성

해 전달한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IT 전문 미디어 테

크홀릭은 ‘테크봇’ 알고리즘을 활용해 조회 수와 소

셜 반응 등 다양한 지표를 기준으로 매주 핫이슈 기

사를 자동으로 작성해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 hci+d

lab 이준환 교수팀은 한국 프로야구 경기 결과를 자

동으로 요약 및 정리해서 뉴스로 제공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로봇이 쓰는 기사들이 아직은 금융, 스포츠 등

일부 분야에 머물고 있지만 로봇이 작성하는 뉴스

의 양과 분야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이다.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최고기술 책임자(CTO)

였던 크리스티안 해몬드가 지난 2012년 “앞으로

5년 내에 로봇이 쓴 기사가 퓰리처상을 탈 것이며,

15년 후에는 전체 기사의 90% 이상을 로봇이 작성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기자 기사와 로봇 기사 구분 힘들어

그렇다면 사람들은 로봇이 쓴 기사와 기자가 쓴 기

사를 구별해 낼 수 있을까? 일반인과 기자를 대상으

로 간단한 실험을 실시한 결과2 사람들은 기자 기사

와 로봇 기사를 잘 구분해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품

질 평가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표] 알고리즘이 대체하고 있는 저널리즘 행위

구분 알고리즘 대체 행위

뉴스가치

판단

클러스터링 중요주제선별

중복배제 어뷰징뉴스의배제

자동분류 적합한뉴스분류로배치

뉴스배열

뉴스랭킹 뉴스의배열순서판단

뉴스추천콘텐츠기반추천:속성이비슷한뉴스제시

협업적필터링추천:이용자맞춤형뉴스제시

뉴스가공뉴스요약 주요뉴스의요약

뉴스예측 미래발생뉴스예측

뉴스작성 자동작성 데이터기반의뉴스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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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집중점검 |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실제 기자가 쓴 기사보다 로봇 기사에 대한 평가가

더 좋거나, 기자가 쓴 기사든 로봇이 쓴 기사든 로봇

이 썼다고 알려주었을 때 평가가 더 좋아지는 흥미

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두산은 6일 열린 홈경기에서 LG를 5:4, 1점차로 간

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두산은 니퍼트를

선발로 등판시켰고 LG는 임정우가 나섰다. 팽팽했

던 승부는 5회말 2아웃에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에

의해 갈렸다. 홍성흔은 LG 유원상을 상대로 적시

타를 터뜨리며 홈으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홍성흔

이 만든 2점은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두산은 9회에

LG 타선을 맞이해 2점을 실점했지만 최종 스코어

5:4로 두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한편 오늘 두산에게

패한 LG는 7연패를 기록하며 수렁에 빠졌다.

이 기사의 작성자를 묻는 질문에 일반인의

81.4%, 기자의 74.4%가 ‘기자’라고 답했다. 이 기사

는 로봇 기자,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서울대 이준환 교

수팀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이 작성한 기사다. 일반

인들은 로봇이 작성한 기사와 인간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구별하지 못했고, 구별을 못하기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직접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도 마찬가

지였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 3건, 로봇이 작성한 기

사 2건을 제시하고 누가 쓴 기사라고 생각하는지 기

사 작성 주체를 물어본 결과, 작성 주체를 맞힌 정답

률은 절반(일반인 46.1%, 기자 52.7%)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결과가 보여주는 바는 로봇이 쓴 기사를

기자가 쓴 기사와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로봇

기사를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이 기자가 쓴 기사와

구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발전하고 있다. 기자

가 쓴 기사를 원형으로 삼아 알고리즘이 구축되기

때문에 데이터만 완비되어 있다면 로봇 기사는 기

자 기사와 거의 유사한 형식과 내용으로 독자에게

제공되는 것이다.

로봇 기사에 대한 호의적 평가

기자 기사와 구별이 어려운 로봇 기사의 품질에 대

해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할까? 일반인 600명을

100명씩 6개 집단으로 나누어 로봇 기사와 기자 기

사를 보여주고 신뢰성, 독이성, 정보성, 명료성, 전

문성 등 기사의 품질을 평가하게 했다. 6개 집단은

로봇 기사와 기자 기사의 작성 주체를 알려주지 않

은 미공개 2집단, 기사 작성 주체를 로봇 기사는 로

봇, 기자 기사는 기자라고 제대로 알려준 공개 2집

단, 기사 작성 주체를 로봇 기사는 기자로, 기자 기

사는 로봇으로 반대로 알려준 역공개 2집단 등 모두

6집단이다.

사람들은 기자 기사와 로봇 기사를 잘 구분해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품질 평가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로봇 기사에

대한 평가가 더 좋거나, 기자 기사든 로봇 기사든 로봇이 썼다고

알려주었을 때 평가가 더 좋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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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 신문과방송 11 2015

로봇이 쓴 기사를 로봇이 썼다고 공개한 경우,

모든 항목에 대한 평가가 기사 작성 주체를 알려주

지 않은 미공개, 기자가 썼다고 반대로 알려준 역공

개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로봇이 쓴 기

사를 기자가 썼다고 역공개한 경우 동일한 기사임

에도 불구하고 로봇이 썼다고 알려줬을 때보다 오

히려 평가가 더 나빠졌다. 로봇 기사를 로봇이 썼다

고 바로 알려준 경우, 특히 ‘신뢰할 만하다’(3.59), ‘내

용이 명확하다’(3.55), ‘잘 읽힌다’(3.47) 항목이 높

게 나타났다. 기자가 쓴 기사의 경우에는 기자가 쓴

기사를 로봇이 썼다고 반대로 알려준 경우(역공개)

가 ‘정보가 많다’는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항목

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 기사를 로봇이 썼다

고 한 경우 기사 작성 주체를 알려주지 않은 미공

[그림2] 기사 작성자 공개 유형에 따른 일반인의 ‘기자 기사’에 대한 평가 (단위: 점)

잘 읽힌다

3.17 3.17

3.33

3.493.39

3.59

3.433.32 3.36

3.52 3.473.53

3.05

3.18 3.20

명확하다 정보가 많다 신뢰할 만하다 전문적이다

미공개 공개 역공개

(5점척도:점수높을수록그렇다)

[그림1] 기사 작성자 공개 유형에 따른 일반인의 ‘로봇 기사’에 대한 평가 (단위: 점)

잘 읽힌다

3.23

3.47

3.213.32

3.55

3.29

2.99

3.15

3.00

3.42

3.59

3.42

2.872.96

2.92

명확하다 정보가 많다 신뢰할 만하다 전문적이다

미공개 공개 역공개

(5점척도:점수높을수록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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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집중점검 | 로봇 저널리즘 현황과 전망

개, 기자가 썼다고 알려준 공개보다 ‘신뢰할 만하다’

(3.53), ‘내용이 명확하다’(3.59), ‘잘 읽힌다’(3.33) 등

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로봇 기사의 경우 로봇이라고 공개하면 평가가

더 좋아진 반면, 기자 기사의 경우 기자라고 공개하

면 평가가 더 나빠졌다. 또한 로봇 기사의 경우 기

자가 썼다고 역공개하면 평가가 나빠졌고, 기자 기

사의 경우 로봇이 썼다고 역공개하면 평가가 더 좋

아졌다. 실제 기사 작성 주체가 누구이건, 로봇이

썼다고 알려준 기사에 대한 평가는 후한 반면, 기자

가 썼다고 알려준 기사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 로봇

기사의 실제 질과 무관하게 ‘로봇’에 더 후한 점수

를, 기자 기사의 실제 질과 무관하게 ‘기자’에 더 박

한 점수를 주고 있어 기자에 대한 불신, 로봇 기사에

대한 기대가 각각 평가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유추

할 수 있다. 또한 로봇 기사든 기자 기사든 ‘로봇’이

썼음을 알고 기사를 평가했을 때 기사 품질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았다는 것은 로봇 기사가 이용자들

에게 긍정적으로 수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

라고 해석할 수 있다. 기자 기사의 품질이 기대보다

낮다는 것인지, 로봇 기사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

인지 그 둘 다인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분

명한 것은 로봇 기사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

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대와 우려 동시에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도입은 기대와 두려움, 반감

을 동반한다. 특히, 인간의 육체와 정신노동을 대체

하는 로봇의 도입은 그 혜택으로 인한 기대 이상으

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크다. 로봇 작성 기사

도입이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반인들

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편견 없는 뉴스

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고, 로봇 기사가 충분히 경쟁

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로봇 기사를 신뢰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비판 및

감시기능 저하와 의미 없는 기사 양산에 대한 우려

감도 드러냈다. 한편, 로봇 작성 기사 도입이 미디어

산업 발전에 자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

었다. 특히, 비용 감소 효과에 대해서는 일반인의 기

대가 높았다. 로봇 기사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

의 전망에 대해서는 로봇 기사가 양적으로 확대될

것이지만, 사설이나 칼럼과 같은 의견성 기사로까

지는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본 연구에 따르면, 저널리즘을 연구하는 전문가,

기사 작성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은 한결같

이 로봇 저널리즘 역시 저널리즘의 가장 중요한 문

제인 정확성과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

적했다. 알고리즘을 통한 기사 작성 역시 기술적 한

계로 인해 놓치는 정보들이 발생하거나 오류가 있

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형화된 데이터들이 보

여줄 수 없는 부분, 알고리즘의 객관성 등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알고리즘에 대한 윤리적 문

제도 제기될 수 있다. 검색엔진의 사례처럼 어떤 알

고리즘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최종 이용자가 접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세

계를 보는 세상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기자들이 로

봇과 차별성이 없는 기사들을 양산해 낼 때 기자의

미래도 저널리즘의 미래도 없다는 점에서 저널리즘

의 미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 이글은‘로봇저널리즘:가능성과한계’(김영주·정재민·오세욱)연구내용의일부를요약정리하여소개한것이다.

2 한국언론진흥재단은로봇작성기사에대한인식과평가,그리고로봇저널리즘이저널리즘전반에미치는영향에대해일반인600명,현업

기자164명을대상으로간단한실험이포함된온라인서베이를실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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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조직・인력 통합 후

본격 디지털 콘텐츠 생산 시작한국신문의디지털혁신,어디까지왔나/최영민

채널에서 해방된

방송 콘텐츠의 온라인 출사표웹전용드라마‘신서유기’의의미와전망/김해원

우리는 ‘을’이 아닌

방송 제작의 ‘파트너’다!독립PD근무현황과개선방안/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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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037언론 현장

한국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1995년 3월 2일, 아시아 최초 인터넷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던 중앙일보 인터넷신문 조인

스닷컴을 필두로 한국 언론사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어느새 20년이 흘렀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인터넷 뉴스 서비스들은 뉴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왔지만, 한국의 주요 언

론사가 동시에 인터넷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진 것은

크게 두 번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에 대한 언론사의 관심

첫 번째는 1999년 말과 2000년 초반 통칭 ‘닷컴 바

람’이 불던 때다. 이 시기는 한메일 서비스로 인기

를 끌었으나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인터넷의 대

표 회사가 된 때이며, PC통신 회사였던 한국통신 하

이텔이 코스닥 상장과 함께 인터넷 회사로 탈바꿈

을 한 때이기도 했다. 당시 언론사의 경우 조선일보

자회사 디지틀조선이 상장했고, 중앙일보 온라인

자회사 조인스닷컴이 외부 투자사들의 적극적 투

자 유치와 함께 인재들을 끌어모으며 코스닥 상장

을 준비하기도 했다. 당시 조인스닷컴은 직원 규모

300명 수준의 인터넷 포털 회사로 한국에서 야후코

리아 다음으로 방문자 규모가 많았다.

그러나 국내 닷컴 기업의 가치가 과장됐다는

평가 속에 닷컴 열풍은 미국보다도 급속하게 꺼져

갔다. 따라서 국내 언론사들은 닷컴 열풍 수혜를 누

릴 기간이 매우 짧았다. 이후 게임 회사와의 합병

과 코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한 네이버

와 다음 등의 포털로 인터넷 이용자들의 쏠림 현상

이 생겼고, 한국 언론사들의 인터넷, 디지털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사그라졌다. 이후에도 일부 언

론사는 한국 인터넷신문사 모델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최영민

중앙일보디지털전략팀장

한국 신문의 디지털 혁신, 어디까지 왔나

조직·인력 통합 후 본격 디지털 콘텐츠 생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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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8 신문과방송 11 2015

다양한 콘텐츠와 높은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 수

요에 잘 대응하지 못했고, 한국 언론사의 인터넷 뉴

스 서비스는 대체적으로 본지 신문의 보완재 기능

을 하는 부수적 역할로 존재해왔다.

인터넷 부문에서 절치부심하던 한국의 주요 신

문사가 디지털 혁신, 좁게는 디지털 콘텐츠 혁신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해 5월 뉴욕타임

스 혁신보고서 발간 전후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혁

신에 대한 언론사들의 최근의 관심은 첫 번째 시기

와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첫 번째 닷컴 열풍 시기의

언론사 관심이 ‘아직까진 괜찮은’ 종이신문 사업 외

의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추가적 비즈니스 포트폴리

오 구축을 위해서였다면, 두 번째 시기의 관심은 종

이신문 생존이라는 절박한 상황 인식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인재들의 디지털 제언

중앙일보는 올해 정기 신입 공채에서 처음으로 기

자/PD/아나운서, 경영지원 직군 외에 디지털 직군

인력을 신규 모집했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그룹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 디지털 부문의

젊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이번 공개 채용에 수많은 지망생들이 관심

을 보였다. 이들은 동시에 국내 언론사들의 환경 변

화 대응 수준에 대해 뼈아픈 지적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논술 등을 통해 나타난 이들의 디지털 혁신에 대

한 제언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걸맞은 콘텐츠 혁신

에 맞춰져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자(독자) 관심

과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끊

임없이 생산 확보해 적재적소에 노출해서, 이들을

통해 SNS 커뮤니티 내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되도

록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는 디지털 환경에 맞는 매체 포트폴리오 및 콘텐츠

다변화 전략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콘텐츠 형식과

내용에 관한 이들의 제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디어는 다양한 니즈의 콘텐츠 소비에 대

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춰야 한다. 기자 조직 외

에 다양한 콘텐츠 리소스 확보가 필요하고 일반인들

의 참여와 소비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예: 워싱턴포스트의 ‘에브리싱’ 사례).

둘째, 디지털 소비자 콘텐츠 소비 분석을 토대로

이미 온라인에서 인기가 검증된 콘텐츠를 언론사의

브랜드와 고유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 피키캐스트, 버즈피드).

셋째, 디지털에서는 콘텐츠 생산자가 수용자와

상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수용자의 니즈에 기민하

게 대응하여 콘텐츠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미디어 수용자와의 친밀감이 디지

털에서는 중요하다(예: 1인 크리에이터 사례).

넷째, 모바일 디지털 비디오에 대한 콘텐츠 소비

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 이에 맞는 콘텐츠 전

략을 마련해야 한다. 적어도 디지털에서는 읽는 신

문에서 보는 신문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다섯째, 현재 언론사 인터넷 서비스에서 나타나

는 콘텐츠 시선을 가리는 광고는 소비자의 지속적

인 콘텐츠 소비를 방해하므로 광고 상품의 개선이

필요하다.

여섯째, 새롭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제공을 위

해서는 현재와 같이 기자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관심사와 디지털 콘텐

츠 분야에 능숙한 전문 인력에 대한 영입뿐만 아니

라 외부 전문 필진 확보와 일반인들에 대한 플랫폼

개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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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언론 현장

지난해 5월 소개됐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는

한국 언론사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

도 언론 관련 많은 단체들과 미디어사들이 이와 관

련한 좌담회를 열었고, 내용을 요약한 보고서와 관

련 칼럼도 많이 회자됐다.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

에 대한 언론 기업 종사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부

러움과 함께 한국 미디어 환경에 대한 탄식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리즘에 기반을

둔 신문사다. 적지 않은 충성 독자를 보유하고 있으

며 최근에는 영어를 사용하는 전 세계의 잠재 독자

를 대상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스도 마찬가지지만 브랜드

나 시장 규모가 국내 언론과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

에 당시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를 당장 적용하기

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네

이버를 주 고객으로 한 서비스 운영 전략에 급급했

던 국내 언론사들에게 이 보고서가 스스로를 돌아

볼 전기를 마련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식 디지털 혁신

디지털 혁신은 디지털 미디어 소비자를 분석하고

행동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이어 그에

맞는 내부 조직 문화와 콘텐츠 서비스 전략, 그리고

이에 기반한 수익 모델을 갖추는 것으로 완성될 수

있다. 현재 한국 주요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대체로

언론사 닷컴을 운영하던 디지털 부문 자회사를 종

이신문을 발행하는 본사로 흡수 통합해 디지털 관

련 조직과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

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맞는 여러 디지털 콘텐츠를

실험적으로 생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회사 디지털 부문의 본사 통합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 등 일부 언론사들은 이미

2010년부터 자회사를 흡수 통합했으며, 조선일보사

도 올해 초 조선일보 뉴스 서비스 부문에 대해 조직

통합을 단행해 자회사 디지틀조선과 이원화돼 있던

뉴스 부문의 조직을 일원화했다. 한국 주요 신문사

들의 통합 사례를 살펴보면 대체로 초기 1년은 조직

통합 전 기존 업무의 R&R(Role & Responsibility)을

준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후에도 본지 출신 기자

들이 콘텐츠 생산, 운영 등 전체적인 방향을 이끌고,

디지털 부문 출신 인력들이 서비스 기획, 개발, 디자

인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구조다.

디지털 콘텐츠 혁신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 그

리고 페이스북, 피키캐스트 등과 같은 미디어 시장

파괴자의 등장으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언론사

의 디지털 콘텐츠 부문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

졌다. 한국 언론사의 디지털 콘텐츠 부문 혁신의 결

과물은 대체로 모바일, SNS, 디지털 비디오, 외부 필

한국 언론의 디지털 혁신은 언론사 닷컴을 운영하던 자회사를

본사로 흡수 통합해 디지털 관련 조직과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맞는 여러 디지털 콘텐츠를

실험적으로 생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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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신문과방송 11 2015

진 확대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앙일보의 경우 최근 개편을 통해 뉴스의 시각

화 강화, 실시간 뉴스의 타임라인화, 터치 뉴스 등

모바일에 좀 더 최적화된 형식으로 뉴스 콘텐츠 유

형을 다양화했다. 또한 중앙일보의 과거 50년 사진

DB를 모바일 형태로 재가공해 활용한 서비스 ‘Our

History’(http://ourhistory.joins.com)도 시범적으로

오픈해 제공 중이다. SNS의 젊은 독자들을 수용하

기 위한 아이디어로 사설과 칼럼, 인기 연재물 등 신

문사의 고유 인기 콘텐츠들을 랭킹, 만화, 스토리텔

링 콘텐츠 등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내용 구성과 새

로운 형식으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미래 성장 기반인 디지털 비디오 콘텐츠에서도 논

설위원들이 각계의 유명 인사와 진행하는 ‘온라인

시사토크’, ‘비정상회담’ 출연진들이 등장하는 ‘비

정상칼럼쇼’ 등 고정 서비스 외에도 액션캠을 활용

한 현장 취재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

한 콘텐츠 확보 및 제공 차원에서 외부 필진을 확대

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존 ‘J플러스’ 서비스 (http://

jplus.joins.com)를 개편했고, 최근에는 젊은 독자들

에 대한 이해 차원에서 중고등학생 청소년 필진이

기자로 참여하는 ‘Tong’(http://tong.joins.com)이라

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타 언론사의 경우도 올해 디지털 콘텐츠 변화

차원에서 꽤 많은 진전이 있었다. 조선일보사의 경

우 카드뉴스를 모아둔 ‘스낵’ 서비스(http://snac.

chosun.com), 온라인용 자체 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C’(http://videoc.chosun.com), 기자와 독자가 함께 사

진과 동영상을 이용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공유

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인 ‘픽펜’(http://picpen.chosun.

com) 등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올해 잇달아 선보였다. 이외에

도 에디터 큐레이션 뉴스 서비스인 ‘뉴스Q’와 ‘미생

탈출 A to Z’와 같은 기획특집도 의미 있는 시도라

고 볼 수 있다.

한국경제의 경우, 최근 디지털 콘텐츠 강화 차

원에서 신설한 뉴스랩팀에서 편집국 기자와 디지

털 부문 인력이 초기 기획부터 최종 취재까지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뉴스래빗’(http://

www.facebook.com/newslabit)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

래빗은 올해 미디어사가 제공한 콘텐츠 중 대중적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스브스뉴스’처럼 SNS를

활용한 포맷으로, 방송사가 아닌 신문사의 시도가

SNS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결과가 주목되

고 있다.

한국일보사가 낚시성 기사, 선정적 광고 배제, 콘

조선일보의 기자와 독자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이용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공유하는 커뮤니티 서비스인 ‘픽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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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언론 현장

텐츠 차별화 등 ‘클린&콘텐츠’ 원칙하에 지난 5월에

온라인 서비스를 개편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플

레이한국’이라는 디지털 비디오 채널을 운영하는 시

도,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젊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팟캐스트를 활용하여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지속

적으로 충성 독자층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신문사의 영향력을 제

고하려는 노력 관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조직 및 인력 통합

지난해에는 뉴욕타임스 스노우폴에 자극 받아 각

언론사별 다양한 주제로 일회성 스토리텔링 콘텐츠

가 시도된 점이 특징이었다면, 올해는 각 플랫폼별

로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을 실험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갖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독자들의 평도 긍정적이라는 점은 혁신의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타사 인기 디지털 콘텐츠의

형식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서 디지털 콘텐츠의

실제 속성인 수용자와의 상호 커뮤니케이션 기능까

지 내재화해야 할 것이다. 또 이런 배경하에 콘텐츠

생산이 편집국 디지털 관련 부서에 한정되지 않고

콘텐츠를 취재·생산하는 모든 편집국 기자와 관련

인력에게까지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부문 자회사 및 관련 인력 통합에 대한

언론사 내부의 평가는 콘텐츠 혁신 관점에서 대체

로 긍정적이다. 여러 언론사의 다양한 디지털 콘텐

츠 부문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디지털 뉴스 부문의

조직 통합 및 전문 기능 강화를 통해 가능했다. 디지

털 관련 조직 내 의사결정이 단일화되어 빠르게 대

응할 수 있고, 기자들과 디지털 관련 인력 간의 협업

관계도 서서히 구축되고 있다.

물론 조직 통합에 따른 개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종이신문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디지털 부

문에 경험과 지식이 낮은 리더의 배치, 잦은 보직 변

경으로 경험과 학습역량이 조직 내에 축적되지 않

는다는 점이다. 또한 중장기적인 디지털 전략 부재

하에 무수한 디지털 콘텐츠 실험만 일부 인력에 의

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업 종사자들이 우

려하는 부분도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앞으로 언론

사들이 조직 문화와 콘텐츠 혁신 과정에서 시간을

두고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 목표가 ‘저널리즘을 유지

시킬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디지털에서도 만드는 것’

을 지향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아직 디지털 혁

신 작업은 조직 문화 정착과 다양한 플랫폼에 맞는

디지털 콘텐츠 생산 제공이라는 초기 논의 차원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소비자 분석과 커

뮤니케이션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독자들

에게 관심을 끄는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 단계에 이르러야 해외 선진 언론

사처럼 본격적으로 디지털 유료화를 시도하거나 네

이티브 광고 등의 수익 모델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

이다. 동시에 뉴스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시각에서 디지털 시장 전체를 조망할 필요도 있다.

예전에는 디지털과 무관했던 많은 사물들이 새롭게

디지털화되고 또한 콘텐츠화돼가는 트렌드를 반영

하면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뉴스의 비중이 현재

보다 더 축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의 언론사는 지속적 콘텐츠 혁신을

통해 저널리즘 영향력을 디지털 부문에서도 유지하

도록 노력하고 디지털 기술 변화와 소비자 행동 분석

을 통해 뉴스 외 다양한 미디어 포트폴리오에 대한

연구까지 함께 병행한다면 뉴스 정보 부문의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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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042 신문과방송 11 2015

“죄인들에게도 기회를 주는구나…! 인터넷이니까….”

“형, 왜 여기서 MC를 하려고 해? 여긴 인터넷이잖아!”

-‘신서유기’ 1, 2회 중에서-

저팔계, 손오공, 사오정이 삼장법사의 인도에 따라

서역으로 긴 여행을 떠난다. 죄를 짓고 요괴가 된 이

들이 여행을 통해 죗값을 치르고 ‘참나’를 찾고자 하

는 이야기, 중국의 판타지 고전 서유기가 2015년 대

한민국에서 새로 태어났다. 이름하여 ‘신서유기’.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스타 플레이어

였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은 그들의 표현대로 “매

일 아침 댓글로 욕먹으며” 하루를 시작하던, 이른바

‘좀비’ 연예인이었다. 그들이 어떤 죄(?)를 저질렀는

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2015년 여름, 드디어 부활의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무대는

이름하여 ‘인터넷’. 이곳은 모든 잡탕 문화가 뒤섞여

소용돌이치는 B급의 고향, 떠돌이들의 안식처이다.

김해원

스토리캠프대표

웹 전용 드라마 ‘신서유기’의 의미와 전망

채널에서 해방된방송 콘텐츠의 온라인 출사표

tvN이 제작한 ‘신서유기’는 TV 채널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 TV캐스트

에서만 독점 방영되는 웹 전용 드라마이다. / 사진 출처: 네이버 TV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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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언론 현장

‘신서유기’는 과연 구원을 위한 면죄부가 될 수 있을

까? 사실 출연자들은 얼굴마담일 뿐, 진정 구원받고

자 하는 자는 ‘전통(legacy) 방송 사업자’ 자신이다.

웃음으로 포장된 ‘신서유기’는 올드 미디어의 생존

을 위한 몸부림, 그들의 말 그대로 ‘리얼막장 모험활

극’이다.

콘텐츠와 미디어의 분리

tvN을 비롯한 케이블TV 방송사들의 정식 사업자

명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이다. 케이블TV가

도입된 초기 PP가 만든 프로그램은 SO(종합유선방

송사업자)를 통해서만 방송됐다. 지금 보면 단순하

게 보이는 PP-SO 구도는 위성방송사업자(SkyLife)

와 IPTV의 출현으로 다소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

했다. PP는 SO뿐 아니라 위성방송과 IPTV 등 복수

의 플랫폼에 채널을 입점할 수 있는 포지션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변

하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PP의 콘텐츠는 항상 ‘채

널’이라는 장소에 묶여 있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콘텐츠와 채널, 콘텐츠와 미디어는 늘 한 몸이었다.

케이블TV는 ‘뉴미디어’로 불리던 시기가 있었

으니 좀 더 올드한 미디어로 예를 들어봐야겠다. 평

균 시청률이 50%에 육박하며 국민 드라마, 귀가시

계로 불렸던 SBS 미니시리즈 ‘모래시계’(1995년)는

당연히 SBS에서 제작하고, SBS 채널에서 방영됐다.

SBS와 ‘모래시계’는 한 몸과도 같은 관계였다. 본방

송의 시리즈가 끝난 후에야 케이블TV 채널에 재방

송이 되고, 또 그 한참 후에야 DVD가 만들어져서

배포될 수 있었다. 이처럼 당시 콘텐츠는 큰 시간차

를 두고서야 여러 창구로 재생되는 정도의 자유만

을 갖고 있었다.

‘모래시계’의 시대에서 20년을 건너뛰어와 보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PP인 tvN의 콘

텐츠, ‘신서유기’는 자신의 채널이 아닌 다른 채널,

심지어 TV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 TV캐스

트에서 독점 방영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론칭만 네

이버에서 하고 TV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인터넷’에서만 볼 수 있는 온라인 독점 콘텐츠라는

점이다. 이제 ‘신서유기’는 케이블TV 채널이라는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다. 마치 육체를 벗어난 영혼

마냥, 콘텐츠는 채널과 분리되고, 장소로부터 벗어

나 온전한 자유를 구가하는 듯하다.

이렇게 콘텐츠와 미디어가 분리되는 것은 무엇

을 의미하는가? 콘텐츠 선택권과 편성권, 그리고 시

청 시간과 장소의 선택이 모두 미디어 이용자 즉 유

저에게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TV캐스

트나 유튜브 등의 OTT 플랫폼은 개인 PC나 스마트

폰 앱으로 존재하며, 개별 콘텐츠들은 개인 이용자

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개인 이용자의

플레이 리스트에 따라 재생된다. ‘신서유기’를 보다

가 ‘모래시계’를 볼 수도 있고, ‘신서유기’에 대한 다

른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페이스북 ‘신

서유기’ 페이지로 넘어갔다 올 수도 있다. 1회를

1995년 방송된 SBS의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는 당연히 SBS 채널에서만

볼 수 있었고 본방을 보기 위해 직장인들이 퇴근 후 일찍 집에 들어갔다고

해서 ‘귀가시계’로 불렸다. / 사진 출처: SB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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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 신문과방송 11 2015

보다가 맨 마지막 회로 넘어갈 수도 있고, 마지막 회

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올 수도 있다. 즉 콘텐츠가

획득한 자유는 이용자의 자유로 치환되는 것이다.

이렇게 장소로부터 분리된 비고정형의 콘텐츠

는 쉽게 움직일 수 있는 형태로서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가고 공유될 수 있는 속성을 갖는다. 헨리 젠킨스

등은 이렇게 유동적인 디지털 생태계의 특성을 강

조하기 위해 ‘스프레더블 미디어(spreadable media)’

라는 개념을 고안했다(Jenkins et. al., 2013). ‘신서유

기’는 tvN이라는 장소로부터 벗어나 디지털 생태계

곳곳을 손쉽게 유영하고, 수백만 이용자들의 손안

에서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

것이다.

웹 콘텐츠의 새로운 수익 모델

tvN의 도전과 모험은 일단 성공으로 평가되는 듯

하다. 신서유기 방영 후 “광고만으로 순익 실현”

“5,000만 클릭으로 일일 연속극 수익 얻어” “웹 콘텐

츠 NEW 수익 모델 부상” 등 경제 효과에 초점을 맞

춘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광고가 줄어들고 있는 방

송 시장, 그리고 뾰족한 수익 구조를 창출하지 못하

고 있던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신서유기’의 선전

은 자본의 유입과 시장 활황을 견인해줄 오아시스

처럼 여겨진다. 수익 측면뿐 아니다. TV를 떠나간

10~30대 시청자들을 어떻게 다시 잡아와야 할지

갈팡질팡하던 레거시 시스템에게 ‘신서유기’의 성

공은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줄 수도 있다. 모든 방송사

가 TV를 버리고 서역으로, 인터넷으로 모험을 떠날

수는 없겠지만 젊은 시청자들, 새로운 세대와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자신감 충전 또한 필요하다.

사실 나영석 PD는 ‘신서유기’가 기존 방송 프로

그램과는 ‘다른’ 콘텐츠가 되리라 강조했다. 형식적,

내용적 제약을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콘텐츠, 경계

를 넘나드는 콘텐츠가 될 것을 꿈꾸었다. 실제로 ‘신

서유기’는 몇 가지 면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다. 먼저

콘텐츠의 ‘길이’면에서 다르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

램이 80분 내외의 길이로 구성됐다고 하면, ‘신서유

기’는 한 클립당 8~12분 내외로 짧고 가볍다. PC나

모바일 시청에 최적화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

째, 편성 면에서도 차별화된다. 기존의 방송 프로그

램이 일정한 요일과 시간에 반복됐다면, ‘신서유기’

는 금요일 오전 10시로 고정된 상태에서 기습 편성

등의 변주를 두었다. 정해진 편성 시간에 앞서 콘텐

츠를 공개하는 것은 온라인 유저들의 ‘피드백’에 부

응하는 유연한 대처일 수 있겠다. 온라인 문화는 스

타와 팬, 팔로이(followee)와 팔로어(follower) 사이

의 ‘상호작용’ 속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신서

유기’팀은 이런 문화적 특성을 잘 반영해 내었다. 세

번째, 방송에서는 규제받을 언어적 표현, 브랜드 노

출 등이 ‘신서유기’에서는 어느 정도 거리낌 없이 이

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런 차별성 덕분에 ‘신서유기’는 미지의 여행지

에 연착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서유기’ 시리

즈가 총 5,000만 클릭을 얻었다고 해서 이를 마냥 기

뻐할 일은 아닌 듯하다. 레거시 시스템의 온라인 도

전기로서는 성공했지만, 우리 온라인 콘텐츠 시장

전체로 놓고 봤을 때 ‘신서유기’의 성공은 앞으로 다

른 콘텐츠들이 어떠한 전략과 전술을 갖춰야 할지

헷갈리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온라인 콘텐츠는 가공되지 않은 ‘날것’

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그래서 B급이라

고도 불렸다. ‘공적인 방송’이 아닌 ‘1인 방송’을 통

해 공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감춰져 있던 사적인

부분들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이로위츠는 TV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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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언론 현장

이후 사람들이 외부로 드러내지 않던 ‘후방 영역’

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현상을 지적한 바 있는데

(Meyrowitz, 1985), TV시대를 넘어 포스트TV시대로

나아가는 지금은 더 이상 숨겨진 ‘후방 영역’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삶의 세세한 풍경까지 까발려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신서유기’는 출연자

들 간의 농담이나 자막, 그리고 브랜드 맞추기 게임

등 전통 미디어의 문법에서 조금은 비껴가는 자유

로움을 보여주었을지 모르지만, 온라인 콘텐츠로서

의 새로움에는 미치지 못했다.1

‘신서유기’ 성공 답습은 안 돼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이후의 콘텐츠들이 ‘신서유

기’의 공식을 답습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디지

털 생태계 속에서 인기를 구가하는 콘텐츠의 특성

을 뽑아낸 프랭크 로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몰

입’을 꼽으며, ‘몰입’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갖춰야 할

3요소(ECD)를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는 ‘비어 있는

(empty)’ ‘궁금증을 유발시키는(curious)’ ‘깊이 팔 거

리를 제공하는(deep)’ 속성이다(Rose, 2011). 많은 이

들이 ‘홀릭’이 될 정도로 애정하고, 지인에게 자신 있

게 공유하고, 스스로 홍보대사가 될 정도의 콘텐츠

가 되기 위해서는 보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

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밥에 반찬에 국까지 말아서 입에 떠먹여주는

공중파 프로그램이 온라인에서 그대로 먹히긴 어

렵다. 오히려 무언가 비어 있어서 유저들이 스스로

채우게끔 하는 콘텐츠, 지속적으로 궁금증을 유발

시켜서 함께 퍼즐을 맞춰가도록 동참시키는 콘텐

츠, 그리고 콘텐츠를 보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아 유저들 스스로 검색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나

가는 정도의 탐구거리를 마련해 주는 콘텐츠가 몰

입을 이끌 것이다. 레거시 방송 사업자만을 구원시

켜주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콘텐츠 전체 시장을 이

끌어 줄 제2, 제3의 ‘신서유기’를 기대한다.

1 물론‘신서유기’가과격한‘날것’을추구해야한다는것은아니다.공중파프로그램의출연자들이그프로그램의스핀오프격인콘텐츠에서완전히

다른모습을보여주긴쉽지않다.특히나예능프로그램의제일충성도

높은시청자가초등학생들이라는국내상황에비추어볼때,비속어나

혐오스러운상황연출,또한과도한브랜드노출등이규제될수있는

법적근거가전혀없다는것이오히려염려스러운상황이다.

참고문헌

Meyrowitz, J.(1985). No Sense of Place. The Impact of Electronic

Media on Social Behavior, Oxford University Press.

Rose, F. (2011). The Art of Immersion, (최완규 역). 콘텐츠의 미래. 서울:

책읽는 수요일.

Jenkins, H. Ford, S. & Green, J. (2013). Spreadable Media : Creating

value and meaning in a networked culture, New York University

Press.

장소로부터 분리된 비고정형의 콘텐츠는 여러 곳으로

퍼져나가고 공유될 수 있는 속성을 갖는다. ‘신서유기’는 tvN이라는

장소로부터 벗어나 디지털 생태계 곳곳을 유영하고, 수백만 이용자들의

손안에서 숨 쉬는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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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현장

046 신문과방송 11 2015

지난 6월 24일에 발생한 한 외주제작사의 독립PD

가 MBN 본사 PD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은 독립PD

들에게 인권에 대해 묻는 큰 사건이었다. MBN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독립PD가 시사 후 가

진 술자리에서 MBN PD에게 폭행당해 안면골절이

라는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폭행 당시 식당에 있던

다른 손님이 경찰에 신고해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

했지만 MBN PD는 아무 일도 아니라며 경찰을 돌

려보냈다. 그리고 다시 무자비한 폭행이 시작됐다.

폭행 후 피해 PD는 제작사 사무실로 돌아갔지만 가

해 PD는 사무실까지 쫓아가 다시 시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가해 PD는 1개월 정직처분만 받은 채 사건

자체는 흐지부지됐다.

독립PD들 분노의 1인 시위

사건 발생 20여 일이 다 되어서야 알려진 이 사건은

당연히 독립PD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MBN 측은

“이 사건이 우발적이며 회사 밖에서 벌어진 사사로

운 일”이라고 했다. 시사 중 폭행이 어떻게 사사로

운 일인가. 더군다나 폭행당한 독립PD는 사건 당일

가해 PD를 처음 보는 사이여서 업무가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관계였다. 이 사건으로 그동안 가슴 속에 참

고 담아두었던 울분이 터져 나오며 후배 PD의 일이

마치 자신이 당한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이제는 독

립PD도 인권이 필요하다는 자각이 시작됐다.

7월 15일, 독립PD협회는 MBN 본사 건물 앞에

서 첫 기자회견과 규탄대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독립PD들은 MBN의 공개 사과와 폭행 PD 해고를

요구했다. PD들 사이에서 분노의 성토가 이어졌다.

MBN 앞에서 천막시위, 단식투쟁, 삭발 시위를 하

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상대는 방송사

이다. 더구나 케이블의 종편채널이다. PD가 폭행도

하는 마당에 그런 시위는 MBN에게 별로 영향을 주

지 않을 것이다. 또 독립PD들은 전국은 물론 세계

김영미

분쟁지역전문PD

독립PD 근무 현황과 개선 방안

우리는 ‘을’이 아닌방송 제작의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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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7언론 현장

각지의 제작 현장에 흩어져 있다. 독립PD협회에 등

록된 정회원만 300여 명이고 준회원이 700여 명이

지만 총파업이 아니고서는 이 많은 사람들이 한꺼

번에 모인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나온 대안

이 1인 시위였다. 자신의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음

프로그램 들어가기 전 막간을 이용해서라도 싸움에

합류하려면 1인 시위가 제격이었다.

그 다음날부터 언제 끝날지 모르는 독립PD들

의 1인 시위가 시작됐다. 독립PD들은 방송사나 제

작사에 ‘찍히면’ 그야말로 방송 제작을 할 수 없어

‘해고’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시위에 나가서 얼

굴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그런 독립

PD들이 앞 다투어 시위에 나가게 된 원동력은 분

노였을 것이다. MBN은 독립PD들을 상대조차 하

지 않았다. 독립PD도 협회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는 MBN 측은 “맞은 PD는 가만히 있는데 왜 제3자

가 나서서 이러느냐. 이건 조직을 키우기 위한 정치

적인 움직임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차라리 누군가

에 의해 주도되는 정치적인 움직임이라면 오히려

MBN 측이 우리를 상대하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독립PD들이 나선 것은 순수한 분노였다. 그 분노가

흔히 말하는 ‘바위에 계란 치기’라는 속담도, ‘앞에

나서면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불안

조차 집어삼켰다.

1인 시위는 곧장 SNS로 중계됐다. 매일 누가 나

왔는지 싸움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SNS로 알렸다.

SNS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는 1인 시위마다 아이템

을 정했다. ‘여성 PD 특집’ ‘훈남 PD 특집’ 혹은 ‘원

로 PD 특집’ 등 재미있게 1인 시위를 진행하자는

의도였다.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고

지상파 PD들도 1인 시위에 가세했다. PD협회와 전

국언론노동조합도 MBN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독

립PD들과 함께 1인 시위에 나섰다. 나중에는 독립

PD들과 본사 PD의 1인 시위 숫자가 거의 비슷해

2015년 7월 15일 MBN 본사 앞에서 한국독립PD협회가 폭행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출처: 유튜브(한국독립PD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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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8 신문과방송 11 2015

졌다. 본사 PD와 독립PD가 함께 1인 시위를 하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갑과 을이 사라진 것이다.

인권 개선이라는 커다란 뜻을 가지고 같이 한곳을

바라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어울려 파트너가 됐다.

시위가 끝나면 식사도 하고 이 문제에 대해 서로 토

론도 하면서 오랜 세월 갑을관계로 반목하던 PD들

이 한마음이 되어갔다. 또 선후배 PD들이 같이 만

나는 거대한 소통의 장이 됐다. 분노의 MBN 사태

가 아이러니하게도 화합의 장으로 바뀌고 마치 가

슴을 움직이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1인 시위는

이어졌다.

폭행의 구조적 은폐

독립PD들은 1인 시위와 더불어 국회에 뛰어다

녔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미래창조과

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우상호 의원, 최민희 의원,

은수미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독립PD의 인권 문

제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지난 7월 29일 국회 의

원회관에서 독립PD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을

지로위원회의 주관 아래 ‘방송사 외주제작 프리랜

서 노동인권 실태 긴급 증언대회’를 열었다. 그 자

리에는 용감한 독립PD 3인의 증언이 있었다. 시

위도 겁내는 독립PD들이 자신이 당한 일을 증언

하겠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였다. 그리고 그들의 증

언도 충격적이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 말했더니, ‘말대꾸하느냐’며 (방송사 선배 PD에

게) 따귀를 맞았다. 풀 스윙으로 때려서 (얼굴이) 부

었다. 조연출이 PD에게 대들었다가는 PD 입문을

할 수 없고 조직을 떠나야 한다. 나중에 그분이 사

과를 해서 다시 친하게 지냈다. 친하게 지내지 않으

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PD가 되어야 하니까[이주

원 독립PD(가명)].”

폭행을 당하는 PD는 MBN에게 맞은 PD뿐만

이 아니었고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빈번한 임금

체불, 욕설, 폭행 심지어 여성 PD들에 대한 성추행

까지 끝도 없는 이야기들이 독립PD들 사이에서 쏟

아졌다. 그러나 피해 당사자인 독립PD들 대부분이

공론화를 원치 않았다. 문제가 될 만한 사건이 발생

해도 해당 제작사가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 PD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등 구조적으

로 은폐된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법 제정뿐이었다.

독립PD들은 이 법안을 ‘MBN법’이라 부르기로 하

였다. 법안 추진의 첫 걸음은 국정감사였다. 국정감

사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독립PD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 나오고 이를 통해서 법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독립PD들의 열악한 상

황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자료가 필요했다. 독립

PD협회 내 PD들 중 석·박사 소지자를 중심으로

국정감사 자료준비팀이 꾸려졌다. 하지만 자료집에

는 더 많은 증언이 필요했다. 증언의 신빙성을 위해

서 동영상 촬영을 해야 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앞서 밝혔듯이 독립PD들은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증언을 꺼렸기 때문이다. 독립PD협회 운영진이 수

소문해서 어렵게 10여 명의 증언자가 더 나타났다.

이들의 신원을 철저히 비밀로 하여 마침내 이를 바

탕으로 자료집이 나올 수 있었다.

‘MBN법’ 핵심은 독립PD 인권 보장

우리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설문조사였다.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한국독립PD협회 회원

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 형식이다. 협회

회원 281명에게 요청한 결과 176명이 설문에 참여

했고, 이 중 2문항만 응답한 1명을 제외, 175명의 응

답 결과를 분석했다. 해외 촬영 중이라 설문을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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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9언론 현장

못하는 PD들을 감안하면 협회도 예상치 못할 정도

의 놀라운 참여율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인격 무시

와 관련된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독립

PD의 비율은 84.6%(123명 응답자 중 104명)로, “들은

경험이 없다”(19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욕

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독립PD의 비율도

61.0%(100명 중 61명)가 됐다. 특히 여성 독립PD의

경우 “성폭력(성추행,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

고 응답한 비율이 87.5%(16명 중 14명)인 것으로 조

사돼 충격을 줬다. 이 중 성폭력 가해자의 절반 가

까이(45.5%)가 방송사 소속 관리자 및 직원이었다

고 조사됐다. 또 제대로 된 서면 계약을 체결하고 방

송 제작을 한다는 비율이 23.4%(175명 중 41명)뿐이

었다. 그 외 대부분 독립PD들은 구두계약으로 일하

는지라 방송이 무산되면 보수를 전혀 받지 못한다.

이나마 시즌별이 아닌 “회당 혹은 건당으로 보수를

지급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47.4%(175명 중 83명)

이다. 사실상 하루살이 인생이다. 또 “체불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4.4%(121명 중 78명)로, 보

수마저 제대로 못 받는다. 이런 상황이어도 방송 제

작 구조에서 생기는 갑을관계 때문에 문제 제기조

차 못한다.

4대 보험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제작비를 절감

해야 하는 상황에 독립PD들은 직접 운전하며 취재

현장에 가는 경우가 많고 시간에 쫓기다보니 교통

사고도 많이 당한다. 우리가 1인 시위하는 와중에도

아침방송을 하던 여성 PD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또 다른 독립PD는 교통사고로 폐 수술을 세 번이나

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1인 시위에 나온 독립PD

들 중에도 교통사고로 다쳐서 회복 중에 있었던 PD

가 세 명이나 됐다. 이처럼 열악한 제작 환경에 보험

과 표준계약서는 그나마 독립PD들의 인권을 보호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그 안전장치가

MBN법안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독립PD들은 국회에 취재만 나와 봤지

국회의 기본적인 업무와 구조를 잘 몰랐다. 처음에

는 뭘 어떻게 해야 법 제정을 할 수 있는지 몰랐다.

국정감사에 대해서는 초보 중의 초보였다. 방법은

무조건 발로 뛰는 것이었다. 매일 국회 의원회관으

로 출근하다시피 해서 의원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또 우리 처지를 설명했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방송

통신위원회 간사 우상호 의원실은 정말 문턱이 닳

도록 다녔다. 하지만 우리 안건이 국정감사에 채

택될지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시간

이 되는 의원들은 누구라도 만나서 우리 상황을 설

명했다. 의원회관 1층 로비는 독립PD들의 임시 사

무실이 됐다. 유인물을 들고 당에 상관없이 의원실

마다 전화를 해가며 시간되는 의원들은 무조건 만

독립PD들은 방송사나 제작사에 ‘찍히면’ 방송 제작을

할 수 없어 ‘해고’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독립PD들이

앞 다투어 시위에 나가게 된 원동력은 분노였다. 그 분노가 ‘앞에 나서면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불안조차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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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 신문과방송 11 2015

나러 뛰었다. 우리들끼리 우스갯소리

로 ‘초당적인 행동’이었다고 할 만큼

정말 많은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그 결과 국회로부터 독립PD의 인

권 문제가 국정감사 안건으로 상정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환호도 잠시,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 진술이 난관

이었다. 신분을 알리지 않는 증언조차

꺼리던 독립PD들이 전국에 방송되는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나간다는 것

은 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아야 하는 상황에서 진모영 PD가 나섰다. 그는 ‘님

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독립영화를 만든 감독

이며 20년차 독립PD였다. 진 PD가 증언을 한다고

나서자 그에게 미안한 마음조차 뒤로 하고 국정감

사 전날까지 증언을 연습했다. 주어진 국정감사 시

간 안에 최대한 우리 문제의 핵심만 말해야 한다. 우

리 모두가 PD이다보니 국정감사를 생방송으로 생

각하고 대본과 리허설을 하며 철저히 준비했다.

71일 만에 받은 가해자의 사과

폭염주의보 속에 7월 16일부터 시작한 1인 시위는

9월로 넘어와도 진행 중이었다. 국정감사 일정이

잡히고 독립PD협회가 MBN 폭행 사건을 검찰에

고소하자 드디어 MBN 측이 반응했다. 공식사과를

하겠다는 것이다. 사건 발생한 지 무려 71일 만에

마침내 독립PD들은 MBN의 공식사과를 받고 환

호했다. 그리고 우리는 국정감사장에 들어갔다. “저

도 방송을 시작한 지 20년이 됐지만 방송하는 과정

에서 수도 없이 많은 언어폭력을 당했고 심지어는

방송사 PD가 침을 뱉고 욕설하는 것까지 당했습

니다. 어디에도 독립PD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며 진모영 PD는 용기 있게

증언했다. 두 달간의 힘겨웠던 싸움이 일단락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전문

가들이 상생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는데 그에 독

립PD의 지위까지 포함해서 좋은 정책방안을 만들

어보겠다”는 약속을 받고 우리는 국감장을 나왔다.

현재 한국PD협회와 함께 ‘독립PD인권장전’

을 준비 중이다. 지상파와 종편사 혹은 케이블 채널

에서 일하는 독립PD들의 인권에 대한 가이드라인

이다. 이를 바탕으로 MBN법 제정에 한걸음 다가

간다는 것이다. 법 제정은 시간이 걸리는 어려운 작

업이다.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송사 안에서의 독

립PD들에 대한 시각이다.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

30대 젊은 독립PD들이 많이 사라졌다. 박봉과 과

로는 이들을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밀어내고 있다. 이

는 고스란히 방송 인프라 부족으로 방송 전반에 문

제가 될 것이다. 이들이 다시 제작 현장으로 돌아

와 ‘을’이 아닌 ‘파트너’로서 행복하게 방송 제작을

할 수 있어야 국민을 위한 행복한 방송을 함께 만들

수 있다. 한여름 뜨거웠던 독립PD들의 싸움은 개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행복한 방송’을 위한 싸움이

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언 중인 진모영 독립PD. / 사진출처: 유튜브(길바닥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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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ㆍ제작기

난민 취재 위해

난민이 된 저널리스트MBC‘PD수첩특집-그리스로간시리아난민’/전해리

돌연변이 보여준

‘다큐멘터리의 돌연변이’KBS‘2015KBS대기획넥스트휴먼’/이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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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052 신문과방송 11 2015

참으로 오랜 기간 계획하고 많

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막상 실

질적으로 이 여정을 염두에 두

고 이스탄불에 갈 때는 모든 것

이 기대하지 않던 시점에 급작

스럽게 이뤄졌다. 때로는 무언

가를 이루기 위해 바둥거려도

뜻하는 대로 되지 않을 경우가

있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이

풀려 여러 요소가 맞아 떨어지

면서 운이 좋게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때가 있는데 이번 여정

을 통해 이 두 가지가 결코 개별적인 것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배웠다.

시리아 난민 친구와의 만남

아랍의 봄과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될 당시에 나는 미국 워싱턴 D.C.에 살고 있었다. 점

점 그 내전의 피해가 커지기 시작할 때 막연하게 포토저널리스트로서 역사가 기록되고 있

전해리

독립사진작가

MBC ‘PD수첩 특집-그리스로 간 시리아 난민’

난민 취재 위해난민이 된 저널리스트

필자인 전해리 사진작가는 시리아 난민들의 유럽으로의 탈출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터키에서부터 직접

난민선을 타고 생사가 걸린 험난한 여정을 난민들과 함께 했다.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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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취재기・제작기

는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재정적으로 고생하는 많은 프리랜서들이

그렇듯 현실은 녹록치 않았고, 언론사든 방송사든 시리아로 가는 팀의 일부로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과 요청은 대부분 무응답으로 돌아오기 십상이었다.

2013년에 파트너가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 직장을 갖게 되면서 유럽으로

이사를 갔다. 당시 시리아 내전은 훨씬 더 악화되어 여전히 뉴스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

었고, 거리상으로 중동에 조금 더 가까워진 사실은 내전으로 피해를 입은 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카메라로 하고 싶었던 내게 홀로라도 가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2014년 초에 케어(Care)라는 구호단체와 일을 하기 위해 요르단과 레바논을 간 것이

시리아 난민들을 만난 첫 경험이었다. 이때 만난 오므란이라는 친구가 이 모든 일을 시작

하게 만든 당사자이다. 늘 생글생글 사람 좋게 웃는 오므란의 모습에서 그가 요르단으로

건너오기 전 겪어야 했던 아픔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2012년 말에 친누나가 출산이 가

까워져 어머니와 함께 병원으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총격을 받았다. 어머니는 즉사하고

절규하던 누나도 배 속의 아이를 충격으로 잃었으며 매형이 체포되어 끌려가는 것을 하룻

밤 사이에 목격한 그는 희망을 잃고 형, 남동생과 함께 2013년 초에 요르단으로 넘어왔다.

오므란의 초대로 요르단의 수도인 암만에서 그의 형제와 다른 난민 친구들과 며칠을

같이 보내게 됐는데 이때 그의 형 파디는 첫 만남에서 뜻하지 않은 부탁을 했다. 약혼녀가

가족과 함께 얼마 전에 독일로 망명을 갔는데 내가 약혼반지를 대신 전달해 줄 수 있냐는

것이다. 나는 웃으면서 처음 만난 나를 그리 쉽게 믿느냐고 되물었지만 파디는 심각했고

나는 기꺼이 메신저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에서 만난 파디의 약혼녀와 가족들은

자그마한 도시에서 보스니아 난민과 아파트를 함께 쓰고 있었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서 억지로 다른 나라의 난민들과 함께 사는 이야기를 들으며 유럽으로 오는 여정 그

이상으로 정착을 하고 나서의 생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때 조금 더 구

체적으로 난민들이 유럽으로 오기 위해 겪는 과정을 시작 단계에서부터 카메라에 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저널리스트까지 적대시하는 이집트 정부로 인해 난민들을

만나는 것조차 힘들었다. 어쩌면 난민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 스스로 난민이 되어 이들의 여정에

동행하는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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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 신문과방송 11 2015

2014년 늦가을 이집트로 갔다. 2014년에는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오는 시리아 난민

들의 숫자가 급증했다. 그 이유는 이집트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았다. 아랍의 봄으

로 군부 독재자 무바락 대통령이 물러난 후 몇 십 년 만에 치러진 첫 대통령선거에서 무슬

림형제단의 대표인 무르시가 당선됐다. 그러나 이집트를 보다 급진적인 이슬람 사회로 만

들려는 그의 시도는 많은 국민의 반발을 사서 데모가 끊이질 않았고 결국 2013년 여름에

군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된다.

무르시 집권 당시 이집트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굉장히 우호적인 정책을 폈다. 또 다

른 인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덕분에 이집트에는 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있었

으나 쿠데타로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리스트로 규

정한 새로운 군부 정권의 방침에 따라 그동안 우호적 대우를 받던 시리아 난민들 역시도

테러리스트 옹호 집단으로 낙인찍혔다. 정부의 대대적인 선전과 더불어 일반 이집트인들

의 태도도 굉장히 적대적으로 바뀌게 된다. 군정부의 시리아인들을 향한 구금, 학대 그리

고 시리아로의 송환이 끊이지 않게 되자 많은 시리아인들은 이제 지중해를 향해 눈을 돌

리게 된다. 이집트에서 몇 주를 보냈지만 난민들과 깊은 관계를 맺기에는 이들의 생활환

경이 이러한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이를 보도하려는 저널리

스트까지 적대시하는 이집트 정부의 태도로 인해 난민들을 만나는 것조차 힘들었다. 예상

이상으로 척박한 작업환경에서 어쩌면 난민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

스스로 난민이 되어 이들의 여정에 동행하는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민이 되기로 결심하다

이때 즈음에 카이로에서 만난 시리아 난민 무하마드는 이러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현시

킬 수 있게 도와줄 적합한 인물로 여겨졌다. 시리아 정부군 대위 출신인 무하마드는 고향

다라에서 일어난 반정부 활동을 탄압하라는 명령에 불복해 탈영한 뒤 난민이 된 사람으로

난민들과 시리아인 브로커 사이에서도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는 만약 내가 원한다면 자

신이 브로커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나를 자신의 여정에 합류시켜줄 수 있을 거라고 먼저

제안을 해왔다. 저널리스트임을 숨겨야 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이집트에서 돌아온 직후 여러 사람과 상의를 하며 위험 요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

는 안전장치를 찾는 동시에 언론사와 방송국에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

답은 비슷했다. 너무 위험하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어느 기관도 선뜻 나서

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결국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나의 몫이었다. 오랜 고민 끝

에 나는 일단 배를 타고 상황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한 뒤 무하마드에게 내 자리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올 여름 초에 이집트로 돌아갔을 때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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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5취재기・제작기

부인의 반대로 생각을 바꿔 이집트에 남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맥이 빠지는 소식이었지만

목숨이 달린 문제이기에 그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나는 여정을 따라나

설 수 있는 난민을 찾아 내 일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 첫 단계로 다시 돌아

가야 했다. 더불어 이것이 실현 가능한 작업인지 조금씩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올해의 이

집트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져 대다수의 난민들이 배에 타기도 전에 이집트 군경찰에 체포

되는 경우가 많았다.

드디어 난민선에 올라타다

결국 이집트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섭이 덜한 터키를 기점으로 그리스를 거쳐서 유럽

에 도달하는 시리아 난민의 수가 올해부터 급격히 늘어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는 처음으

로 터키로 눈을 돌리게 됐다. 이미 여름도 막바지라 시간적으로 올해 안에 배를 탈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난민을 소개 받아 처음부터 모든 것

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만난 많은 난민들이 이야기하듯

인샬라,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요르단에서 알게 된 한 시리아인을 통해 현재 오므란이 이스탄불에서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파디의 약혼반지 메신저 역할을 통해 우리는 이미 서로

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예상했듯 오므란은 자리를 마련하겠으니 최대한 빨리 오라고 말

했다. 그런데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8월 28일 밤, 오므란의 연락을 받았다. 내가 이스

탄불에 도착하기 전에 난민선이 출발할 것 같다는 소식이었다. 불과 몇 시간 차이로 어렵

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생각에 맥이 빠졌지만 출발이 지연되거나 또는 현지 사

정으로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음을 알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대로 비행기

에 올라탔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없었고 그 후 며칠간 오므란과의 소식도 두절됐다.

바젤을 만난 것은 이번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 그의 연락처를 받은

것은 이스탄불로 가기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이전부터 알고 지낸던 오므란과 달리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오므란이 떠난 이후에 딱히 옵션이 없던 나로서는 어

떤 기대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만나러 나갔다. 하지만 과장 없이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는 그

로부터 신뢰를 느낄 수 있었고 나 또한 그동안의 내 경험과 취재 취지를 들려주었다. 바젤

의 입장에서는 나 같은 저널리스트를 도와주는 것이 본인의 여정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컸고 나를 도와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브로커를 통해 자리를

마련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다음날 브로커를 만나 은밀하게 돈을 위탁하고 나서야 비로

소 이 여정에 본격적으로 동참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조금은 두근거렸다.

해안가 수풀 속에 숨어 장시간 대기를 하고 있을 때 같은 장소에 도착한 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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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6 신문과방송 11 2015

난민들을 만났다. 그들을 보며 나는 시리아 난민들뿐 아닌 수많은 나라에서 온 다른 난민

들의 실상도 실감하게 됐다. 시리아 내전이 많은 난민들을 발생시키고 유럽으로 가는 행

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또는 파키스탄에서

온 난민들도 시리아인들만큼이나 큰 위험에 처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시리아인

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민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그 사정을 알

지 못한 채 너무 단순하게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세르비아에 도착했을 때 기차역에서 난민들을 돕던 한 알바니아 자원봉사자

가 했던 얘기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다. 코소보 지역의 분쟁이 일어나고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을 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엄연한 사실이었다. 역사

를 통해 시리아 이외에도 각지에서 난민들은 꾸준히 발생해왔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이

거나(현재 시리아 난민 사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국가들의 정책으로 인해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살아

가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이 여정을 통해 깨닫게 됐다.

인간의 선과 악을 동시에

브로커의 역할은 이 해안까지이다. 이는 곧 우리가 타고 갈 배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바다에서의 불안했던 항해를 마치고 유럽의 첫 관문인 레스보스섬에 도착했을 당시의

벅찬 감정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나를 미소 짓게 만들 것이다.

수많은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 해안에서 난민선을 타고 유럽으로 향한다. 이들은 구명조끼 한 벌, 조각배 한 조각에 목숨을 걸고

탈출한 뒤 간신히 육지에 도착해 안도의 눈물을 흘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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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7취재기・제작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거나 환하게 웃는 그리고 곳곳에서 기도하거나, 아기의 기저귀

를 갈아주는 어머니의 일상적인 모습이 한데 어우러진 광경은 난민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

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마음이 한없이 따뜻해질 수밖에 없는 모습

이었다. 밝은 주황색의 수많은 구명조끼들이 해안가를 따라 버려진 것을 바라보며 나는

이 감격적인 광경이 올 한 해 여름 동안 얼마나 자주 반복됐으며, 또한 운이 좋지 않아 이

바다에 목숨을 바쳤을 적지 않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그날 밤을 보낼 마을을 향해 걷기 시

작했다.

도착한 마을에는 이미 수많은 난민들의 축제 분위기였다. 같은 배에 탔던 이들과 소

셜 네트워크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여기저기서 피우기 시작한 장작불에 젖은 옷을 말리

며 하나둘씩 맨바닥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난민 생활을 한 이들

도 이렇게 맨바닥에 자는 경험은 하지 못한 듯 아니면 조금이라도 빨리 전진을 해야 하는

마음이었는지 많은 이들이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 가방을 챙겨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전날 밤에는 워낙 기쁨에 겨워 심각히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레스보스의 수도인 미

틸리니를 향해 60km에 가까운 거리를 걸어야 했다. 걷기 시작할 때는 솔직히 ‘중간에 버

스나 차를 얻어 탈 수 있겠지’라는 조금은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출발했는데 10여 km를

걸어 도착한 다음 마을에서 우리는 지방정부가 난민에게 차량 제공을 금지시켰다는 사

실을 알게 됐다. 전날 밤의 환희와는 달리 이것이 유럽에 도착하고 나서도 난민으로서 겪

어야 하는 서러움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특히나 5살

도 채 안 되어 보이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는 부모나 백발의 노인들이 지팡이를 짚으며

걸음을 떼는 모습을 볼 때는 눈물이 핑 돌기도 했는데 이는 반복해서 보게 되는 광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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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8 신문과방송 11 2015

도 했다.

길 위에서 보낸 2주일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인간의 추악한 면과 따뜻한 모습을 동시

에 재발견하게 됐다. 뜻하지 않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곳곳에는 어두운 손길을

뻗어 취약한 난민들을 대상으로 쉬운 돈을 벌려고 하는 지역민들이 많았다. 난민들이 어

디에 가서도 신고를 하거나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역이용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아직 열려 있던 헝가리 국경을 넘어선 이후에 난민들에게는 두 가지 선

택이 있었다. 국경 2km 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헝가리 캠프에 가서 난민 등

록을 하거나 옥수수밭으로 몰래 빠져나와 근방에 있던 주유소에서 난민들을 불법적으로

수도 부다페스트까지 데려다주는 수많은 운전수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난민들에게 굉장

히 적대적인 헝가리에 머무를 이유가 없던 많은 난민들이 주유소로 향했고 운전수들은 한

사람당 200유로를 받고 작은 차에 5~6명씩 태워서 한 시간 반가량 떨어진 부다페스트로

난민들을 나르고 있었는데 이러한 유의 착취는 곳곳에서 우리가 끊임없이 겪어야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럽 전역 또는 심지어 호주나 미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옷과 음식물을 자신들의 차에 싣고 와서 난민들이 지나가는 국경선 근처 길목 곳곳에서

돕고 있었다. 길 위의 난민들을 돕기 위해 애쓰는 이들로부터 따뜻한 기운을 받아 피곤함

을 잊고 조금씩 전진하는 난민들을 보면서, 낯선 이들을 향한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과

배려가 이 세상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난민들에게 축복 있기를

이번 주에 헤이그에서 열린 ECRE(난민과 망명자에 대한 유럽 의회)의 콘퍼런스에 다녀

왔다. 유럽연합이 난민들에게 좀 더 우호적인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하는 의

회인데 콘퍼런스에 참석한 유럽 전역의 직원들과 인권운동가, 그리고 유엔난민기구에서

온 이들의 고민은 난민들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유럽으로 넘어올 것이 예상되

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부담을 거의 도맡고 있는 독일이나 스웨덴이 겨울 기

간 동안 다른 정책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시리

아 국경 인근의 터키에 있는 난민 캠프와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도시들, 그리고 겨

울 동안에 불가리아를 통한 육로로 유입되는 난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그들의 고충

을 듣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비가 오면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도 그리스의 섬들에서 또는 발칸 반도의 어느 곳에서

추위에 떨며 젖은 채로 걷고 있거나 대기하고 있는 난민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감싸 안으

며 “하비비(나의 사랑하는 사람)”하며 귀에 속삭이고 키스를 하는 부모들의 모습이다. 아무

쪼록 그들이 새로운 곳에서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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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제작기

059취재기・제작기

‘우리는 모두 돌연변이다.’ 2년 전 가을,

어떤 과학자의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한 문장에서 ‘넥스트 휴먼’이라는 긴

여정이 시작됐다. 인간이라는 종은 우

연한 돌연변이에서 시작됐고 이후 혹

독한 환경에서 생존하고, 거대한 문명

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돌연변

이 덕택이라는 것. 오늘날에도 이 돌연

변이 유전자는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

고 어떤 돌연변이가 선택되느냐에 따

라 인류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는 그

의 주장은 마치 엑스맨 영화 같은, 과

학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기지 않는 충격이었다.

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돌연변이’이며 이를 통해 인류가 항상 다음 단계

로 진화하는 존재였음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 제목을 ‘넥스트 휴먼’으로 정했다(넥스트 휴

먼은 단순히 미래 인류를 지칭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다음’을 꿈꾸는, 즉 몸의 업그레이드를 지

향하는 인간의 속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재혁

KBSPD

KBS ‘2015 KBS대기획 넥스트 휴먼’

돌연변이 보여준‘다큐멘터리의 돌연변이’

KBS 대기획으로 제작된 다큐 ‘넥스트 휴먼’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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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 신문과방송 11 2015

내용이 돌연변이인 만큼 형식도 신선하고 파격적일 필요가 있었다. 전체 구성부터 촬

영, 컴퓨터 그래픽, 후반 제작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시도를 하려고 했다. 포부는 거창했

지만 ‘새로움’에는 충분한 시간과 예산,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뒤따랐다. 지난 1년

반 동안 흰머리가 부쩍 늘었고, 시력도 나빠졌다. 한 동료는 “인류 진화에 대한 프로그램을

하다가 피디 몸도 진화(퇴화?)한 것 같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제작기는 길고, 힘

들었지만 ‘색달랐던’ 여정의 짧은 기록이다.

인류의 몸을 벗기다

‘넥스트 휴먼’은 ‘몸’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인간의 몸은 10여 년 전부터 나의 주된 관심사

였다. ‘생로병사의 비밀’을 시작으로, ‘과학카페’ ‘KBS스페셜’ ‘KBS파노라마’ 등을 거쳐오

면서 질병의 근원, 인류의 진화, 인체의 비밀 같은 주제로 다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물론 의학, 건강 분야가 대중들의 관심사이긴 하지만 몸이라는 소재가 나를 매혹한 이유

는 따로 있다. 바로 우리가 가장 잘 알면서도 가장 잘 모르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인류는

수십 광년 떨어진 은하계를 알아내고, 원자보다 작은 입자를 연구할 수 있게 됐지만, 아

직 두 귀 사이에 있는 물질의 미스터리를 풀지 못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뇌지도 계

획(Brain Initiative) 발표 연설에서 우리가 뇌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가를 이렇게 표현

했다. 첨단 의학과 유전자 기술로 생명의 비밀에 접근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몸

의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고 암, 파킨슨병 등 불치병도 수두룩하다. ‘아직

제대로 개척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바이오 혁명이 IT 혁명

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산업계는 벌써 들썩거리기 시작했고, 그 누구보다

‘몸이 달아 있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이다.

수개월간의 자료 조사를 통해 최근 과학계에서 인간의 몸이 아주 ‘핫’한 주제임을 알

수 있었다. 인간게놈 연구에서 불치병 정복과 인공지능까지 몸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이

끊이지 않았다. ‘넥스트 휴먼’은 과학이 밝혀낸 몸의 실체는 무엇이며, 나아가 몸의 근본적

의미, 인류라는 종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까지 던져 보는 과학다큐이자 문명다큐이다.

‘넥스트 휴먼’은 1부 돌연변이의 탄생, 2부 마지막 크로마뇽인, 3부 신의 언어, 유전자,

4부 퍼펙트 휴먼 등 총 4부작이다.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4시간 다큐멘터리에 담

아야 하는 무모할 정도로 방대한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수명은 백 년이 채 안 되

지만 하나의 종으로서 인류 전체가 살아온 시간은 600만 년이 넘는다. 여기에 영장류를 포

함한 모든 생명체를 잉태시켜 온 지구의 나이를 합친다면 우리 몸의 역사는 수십 억 년에

이르는 긴 이야기가 된다(이뿐만이 아니다. 스티븐 호킹이 “우리 인류는 진화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라고 선언한 것처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그리고 미래에 벌어질 우리 몸의 진화도 빠뜨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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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취재기・제작기

수 없는 부분이었다).

내용이 방대한 만큼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했다. 그 선택은 바로 ‘빅 히스토

리’ 기법이었다. NGC(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방영된 ‘코스모스’와 히스토리 채널의

‘인류,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본 사람이면 어떤 느낌의 스토리텔링인지 알 것이다. 시공간

을 뛰어넘어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찾아내 퍼즐 조각 맞추듯이 엮

어 내는 새로운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1부 돌연변이의 탄생에서 ‘큰 엉덩이 돌연변이’가

어떻게 인류를 두 발로 걷게 만들었고, 큰 뇌와 언어 기관의 발달, 그리고 문명의 건설로

이어졌는가에 대한 시퀀스가 있다. 수백 만 년에 걸친 인류 진화 과정을 불과 몇 분간의 영

상과 몇 줄의 문장으로 축약하는 작업은 ‘빅 히스토리’적 접근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것

이었다.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빅 히스토리는 같은 이름의 다큐멘터리

가 제작될 정도로 최근 각광받는 이야기 방식으로 관심 있는 사람은 ‘넥스트 휴먼’과 히스

토리 채널의 ‘빅 히스토리’, NGC의 ‘코스모스’를 비교해서 보기 바란다.

작은 몸의 빅 히스토리

빅 히스토리라는 긴 여정을 위해서는 유능한 가이드가 필요했다. 바로 프리젠터다. 소설

‘개미’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넥스트 휴먼’의 프리젠터로 해야

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그의 최근 소설 ‘제3인류’를 읽고 나서다. 미래 인류의 모습을 특유

의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소설은 여러 면에서 ‘넥스트 휴먼’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았다.

인류가 작아진다든지 여성화된다든지 그리고 거인의 전설 등…. 베르베르의 이전 작품들

도 훑어보았다. 인류 진화, 뇌, 유전자 등 어려운 과학적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 과학

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 등 프리젠터로 적격이었다. 지난 2월 첫 촬영을 위해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을 무단

침입, 총기난사를 퍼부은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파리 전체에 테러 경계 1급 경보가 내려

졌고, 유태인인 베르베르는 공공장소의 촬영을 극도로 꺼렸다. 섭외된 장소에선 돌연히

‘넥스트 휴먼’은 대기획에 선정돼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긴 제작 기간과 높은 예산이 주어지지만

기대도 높다. 한마디로 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줄 테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실험에 성공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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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 신문과방송 11 2015

촬영 불가를 통보해 왔고, 비 때문에 야외 촬영이 계속 지연됐다. 급기야는 어수선한 테러

상황을 틈타 장비를 도난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베르베르와의 소통도 쉽지 않았다. 미

리 대본을 보내주고 스토리보드까지 그려서 갔지만 베르베르는 ‘대가답게’ 대본을 현장에

서 마음대로 바꾸고, 촬영 여건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쏟아 냈다.

사실 ‘검증되지’ 않은 프리젠터로서 베르베르가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 하거나 너무 경

직되지는 않을까 우려됐다. 기우였다.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는 어조, 확신에 찬 눈매, 포토

제닉한 표정, 적절한 손동작과 블로킹은 웬만한 ‘방송인’ 뺨칠 정도였다. 심지어 쌍둥이 베

르베르, 아버지와 아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1인 2역 연기까지 능청스럽게 해냈다. 처

음 보는 도마뱀이나 보노보 원숭이 촬영도 무난히 해냈다. 파리 시내와 베르베르의 집으

로 제한된 촬영 공간이었지만 그의 상상력 넘치는 멘트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시청자

들을 지구 곳곳으로 데려가 주고, 수십 만 년 시간 여행을 시켜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새로움을 만들어내야 해

‘넥스트 휴먼’은 KBS에서 매년 공모하는 대기획에 선정돼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긴 제작

기간과 높은 예산이 주어지지만 그만큼 기대도 높다. 먼저 KBS의 공영방송 위상 강화, 그

리고 해외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다큐, 마지막으로 새로운 제작 기법 및 제작 시스템 개발

이라는 미션이 있다. 한마디로 기존 다큐와 달라야 하고, 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줄테니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실험에 성공하라는 것이다.

기회이자 부담인 대기획 다큐멘터리 제작. 그 첫 번째 실험은 ‘영상의 차별화’였다. ‘미

디어가 메시지다’라는 말은 이제 ‘카메라가 메시지다’로 대체돼야 할 정도로 요즘 다큐에

서는 촬영 기술이 중요해졌다. 영국 BBC의 자연사 다큐멘터리가 항상 비슷한 소재를 다

루면서도 매 작품마다 새롭게 보이는 것은 바로 혁신적인 촬영과 영상기법 덕분이다. ‘넥

‘제3인류’ ‘개미’ ‘뇌’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려운 과학적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과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을 갖췄을 뿐 아니라 발음과 손동작까지 신경 쓰는 훌륭한 프리젠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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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취재기・제작기

스트 휴먼’에서는 차별화된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고화질 4K 촬영은 물론이고, 초고속, 초

접사, 이동미속 등 다양한 촬영 기법과 헬리캠, 적외선 카메라, 스테디캠 등 고가의 장비

들이 다수 동원됐다. 특히 프로그램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몸을 최대한 아름답고

새로운 느낌으로 카메라에 담고자 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시도가 ‘바디 스케이프’이다. 몸

(body)과 풍경(landscape)을 합친 말로 우리 몸과 자연 풍경 사이의 공통되는 이미지를 찾

아 교묘하게 합성하는 사진 기법이다. 이번 다큐에서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온 인류의

진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

았다. 특히 호모사피엔스의 아프리카 탈출과 몽골 군대의 세계 정복을 재현한 사막 장면

에서 거대한 사구와 바디라인이 잘 일치됐고, 피부의 색감과 질감이 모래와 아주 비슷해

추가적인 CG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연스런 바디 스케이프가 됐다.

또한 ‘우리 몸에 인류 전체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는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서 ‘바디

프로젝션(body projection)’이 사용됐다. 농업혁명, 고대문명, 첨단 도시의 이미지들을 원시

적인 느낌을 주는 검은 피부 위에 영화의 질감으로 오버랩 했다. ‘바디 프로젝션’은 사람의

몸에 미리 편집된 그림을 프로젝터로 영사하고 그 모습을 다시 카메라로 촬영하는 기법으

로 CG로 합성하는 것보다 극적이고 생동감 있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보이지

않는 과학’을 ‘보이는 영상’으로 바꾸는 ‘시각화’ 작업은 힘들고 어렵지만 반드시 지나가야

할 길이였다. 수백 명의 엑스트라와 말들이 동원된 칭기즈칸 전투 장면, 갑작스런 풍랑으

로 대형 사고가 날 뻔했던 바이킹 항해 장면과 같은 대규모 재연을 비롯해 100 장면이 넘

는 컴퓨터그래픽과 일러스트, 바디페인팅, 누드 촬영 등 수없이 반복한 이미지 촬영 등은

지식을 전달하는 과학다큐 제작이 얼마나 힘든가를 여실히 느낀 과정이었다.

‘에디트’에서 ‘에디톨로지’로

김정운 교수는 자신의 책 ‘에디톨로지’에서 “창조는 편집”이라고 말한다. 방송인의 관점에

서 보면 “편집은 창조”라고 할 수 있다. 촬영된 그림을 그냥 기계적으로 편집, 즉 연결하는

것만으로 시청자의 눈을 잡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별것 아닌 소재, 별것 아닌 주제로도 독

특한 영상 구성, 자막 연출, 스토리텔링만 있으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요즘 성공한 예

능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같이 다큐멘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넥스트 휴먼’은 자연, 문

명, 과학, 휴먼 스토리까지 버무려져 있는 하이브리드 다큐멘터리다. 여러 명의 카메라맨

들이 수십 기종의 카메라로 촬영을 했고 자료영상, 컴퓨터그래픽, 일러스트까지 서로 다

른 느낌의 영상들이 혼재했다. 자칫하면 산만해질 우려가 컸고 그만큼 후반 제작 과정이

중요했다. 많은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는 편집과 이질적인 이미지들을 하나의

톤으로 잡아 주는 정교한 내레이션, 음악, 색보정 작업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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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 신문과방송 11 2015

방대한 이야기를 하나의 느낌으로 이어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음악이었다. 영

화 ‘레미제라블’ ‘젠틀맨 리그’에 참여했던 영국의 작곡가 닐 스템프는 ‘넥스트 휴먼’만을

위해 수십 곡에 이르는 테마곡을 작곡해 주었고, 모든 곡을 오케스트라, 합창단의 실연으

로 녹음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전체 테마, 부분 테마, 인물 테마를 따로 설정해 4부

에 걸쳐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분위기에 따라 음악을 변주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

낌이면서도 지루하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음악편집이었다. 비틀즈를 탄생시킨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믹싱한 곡들에는 내레이션과 현장음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영상

의 몰입도를 높이는 마법이 있었다. 우리나라와 가장 다른 점은 음악이 ‘장면 단위’로 끊어

지지 않는 것이었다. 전체 프로그램의 흐름 안에서 긴 호흡의 음악이 이질적인 여러 장면

들을 넘나들었고, 인터뷰 중간에 과감히 음악이 들어오기도 했다.

기존 다큐에서는 할 수 없었던 색보정 작업도 많은 걸 배우게 했다. 특히 4K로 촬영된

그림들은 색보정 작업을 거치면서 보완 수준이 아닌 전혀 새로운 느낌의 영상으로 재탄생

했다. 색보정(color correction)이 아닌 색 창조(color creation)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과거의 이야기가 많은 1, 2부는 약간 어두우면서 영화적인 느낌으로, 미래 인류를 보여주

는 3, 4부는 전반적인 색감을 올리고 파스텔 톤을 추가해 가상 시나리오의 느낌을 살렸다.

후반 작업은 화룡점정이 될 수도 있고 프로그램을 한순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내가 지금까지 간과해 왔던 음악, 효과음, 색보정 등이 프로그램 메시지에 영향을 주

고, 스토리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넥스트 휴먼’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다.

방송이 끝난 지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편집기 앞에 앉아 있다. ‘넥스트 휴

먼’의 해외판을 만들기 위해서다. 국내판은 ‘넥스트 휴먼’ 4부작이 나갔지만 해외판은 ‘The

mutants that made us(우리를 만든 돌연변이들)’라는 다른 제목 아래 2부작으로 제작될 예정

‘바디 스케이프’는 우리 몸과 자연 풍경 사이의 공통되는 이미지를 찾아 교묘하게 합성하는 사진 기법으로, ‘넥스트 휴먼’에서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온 인류의 진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동영상 제작에 사용했는데 상당히 자연스러운 화면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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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5취재기・제작기

이다. 해외판의 실제 편집과 후반 작업은 영국 제작사인 파이어니어가 맡고, 나를 포함한

KBS 프로듀서는 기획자로서 프로그램의 방향 결정 및 최종 결과물을 감수하는 역할을 하

게 된다. ‘넥스트 휴먼’은 국내 방송사가 기획하고 제작을 주도하는 작품에 해외 제작사가

단순 투자가 아닌 공동제작 형태로 참여하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이

번에 해외판이 글로벌 시장에서 배급에 성공한다면 주 제작사인 KBS는 높은 판매 수익과

함께 세계 수준의 제작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후 세계 시장에 국내 다큐멘

터리를 수출하는 방법과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돌연변이로 진화하는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제작 환경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 방송 채널과 플랫폼은 많아지고 있

지만 그 자리를 먼저 차지하는 콘텐츠는 대부분 오락물이나 드라마다. 변방으로 밀려난

다큐멘터리는 시청률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공중파에서조차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많은 인기 프로그램에서 다큐적인 요소, 즉 리얼리티 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정통 다큐멘터리에 대한 수요는 없다. 다큐멘터리는 과연 이런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운

명을 맞이할 것인가? 찰스 다윈은 환경에 적응하는 개체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을

주장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개체들이 좀 더 강력한 모습으로 번성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

화의 과정이라고 보았다.

다큐멘터리가 과연 미디어 무한 경쟁의 시대라는 치열한 환경에서 도태를 피하고 살

아남아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로 진화해 나갈 수 있을까? 돌파구의 키워드는 ‘돌연

변이’다. 인류 진화 과정에서 돌연변이 유전자가 결정적 역할을 했듯이 실험적이고 파격

적인 ‘돌연변이’ 다큐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다큐멘터리를 다음 단계로 진화시켜 나갈 강

력한 돌연변이 ‘넥스트 다큐멘터리’를 기대해 본다.

‘우리 몸에 인류 전체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라는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서 ‘바디 프로젝션’ 기법을 사용했는데 CG로 합성하는

것보다 극적이고 생동감 있는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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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끊김 없는 뉴스’와

‘골라주는 뉴스’IT기업들의뉴스전쟁(상)-페이스북과트위터/김익현

통합 뉴스저작권법 도입에

반대 목소리유럽디지털단일시장과신문계의대응/황치성

유럽-미국 간

경제 이해득실에 관심 집중유럽사법재판소의‘세이프하버’무효화판결의미/심영섭

명확한 재송신비 산정 기준과

제도 마련 시급부가통신서비스의지상파방송재송신중단/전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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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67산업・정책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뿐 아니라 구글, 애플 같은 IT 기업들도 연이어 뉴스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최대 스마트폰 업체 삼성

도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슈

프링어와 손잡고 뉴스 서비

스를 시작했다. 전 세계 언

론사들이 실적 부진에 허덕

이는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IT 기업들은 왜 뉴스 시장

에 기웃거리는 걸까? 주요

IT 기업들이 연이어 선보인

뉴스 서비스를 2회에 걸쳐

집중 진단한다.

‘킬러 아이템’ 뉴스

2000년대 이후 언론사들의

상황이 좋았던 적은 한 번

도 없었다. 장기 불황 탓도 있지만 인터넷 및 모바

일 혁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더 컸다. 워싱

턴포스트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디

김익현

지디넷코리아미디어연구소장

IT 기업들의 뉴스 전쟁(상)-페이스북과 트위터

‘끊김 없는 뉴스’와‘골라주는 뉴스’

트위터가 10월 초부터 선보인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모멘츠’. 스포츠, 연예부터 주요 이슈까지 관심 키워드의

뉴스를 모아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이용자들은 특정한 누군가를 팔로잉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뉴스들을

챙겨볼 수 있게 됐다. / 사진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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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 신문과방송 11 2015

지털 전략으로 성과를 낸 곳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뉴스 시장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내로라하는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출사

표를 던지고 있다. 언론사들은 고전하고 있는데 주

력 상품인 뉴스의 인기는 치솟고 있는 셈이다. 이

런 모순이 생긴 이유는 뭘까? ‘뉴스의 역사’로 유명

한 미셸 스티븐스가 지난해 출간한 ‘비욘드 뉴스

(Beyond News)’에서 정확하게 진단했다. 스티븐스

는 그 책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언론사이지

저널리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저널리즘은 오히

려 더 많은 기회 요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언론사를 통해서만 전파됐던 뉴스가 이젠 여러 플

랫폼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상황

이란 의미다.

최근 뉴스 시장에 관심을 갖는 곳은 크게 페이

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 업체들과 애플, 삼

성, 구글 같은 IT 기기 및 서비스 업체로 나눠볼 수

있다. 업종이 다른 만큼 이들이 뉴스 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다르다. 소셜 미디어 업체들은 기본적

으로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 좀 더 오래 머

물도록 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어모으는데 뉴스만한 콘텐츠는 없

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과 구글, 그리고 삼성은 생

태계를 지키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다. 특히 애플

과 구글은 앱 생태계와 오픈 플랫폼이란 장점을 유

지하기 위한 ‘킬러 아이템’으로 뉴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속사정

먼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서비스 업체들부터 살

펴보자.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소셜 플랫폼이란 점

에선 같은 성격을 공유한다. 하지만 처해 있는 상황

은 엄청나게 다르다. 그 차이는 이들이 추구하는 뉴

스 서비스의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면 1]

A씨의 하루 일과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찾는 것으

로 시작된다. ‘페친’들이 관전평을 곁들여 밤새 올려

준 뉴스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은 링크를 누

르고 해당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때마다 짜증이 밀려온다. 느려 터진 뉴스 사이트

때문이다. 와이파이가 약한 곳에선 느닷없이 ‘와이

파이 로그인’ 화면이 뜨기도 한다.

[장면 2]

주변의 권유로 트위터에 가입한 B씨. 등록하자마

자 가까운 친구 몇 명을 팔로잉한다. 그리곤 트위터

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 몇을 더 팔로잉한다.

그렇게 며칠에 걸쳐 기본 세팅을 끝냈다. 하지만 트

위터가 생각만큼 재미가 없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잘 안 잡힌다. 볼 만한 콘텐츠도 눈에 띄지 않

는다. 재미를 못 붙인 B는 트위터 활동을 그만두게

된다.

위 두 개 장면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고민을

정리해본 것이다. 이 고민은 곧바로 뉴스 서비스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와 연결된다. 먼저 페이스

북. 잘 아는 것처럼 페이스북은 월간 이용자 15억 명

에 하루 이용자 10억 명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

SNS다. 그런 만큼 페이스북의 이용자 확대 욕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대신 고객의 경험을 일정

하게 유지해주는 데 관심이 많다. 반면 트위터는 초

기 적응이 쉽지 않다는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가입

초기엔 즐길 만한 콘텐츠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

이다. 그러다 보니 한때 멀찍이 떨어져 있던 인스타

그램 같은 다른 서비스에 추월당했다.

이런 고민은 뉴스 서비스에도 고스란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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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9산업・정책

됐다. 페이스북은 ‘끊김 없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

이 최대 과제다. 지난 5월 ‘인스턴트 아티클’이란 뉴

스 서비스를 선보일 때도 이런 부분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을 시

작할 때 언론사들의 ‘느려터진 로딩 속도’를 명분으

로 내세웠다. 최대 8초에 이르는 언론사 사이트의

로딩 속도 때문에 독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 페이스북이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

들을 파트너로 유치하면서 수익과 트래픽 같은 부

분을 파격적으로 양보하는 대신 자신들의 플랫폼

내에서 구동되는 ‘인링크’ 서비스를 고집한 것은 이

런 고민 때문이었다.

반면 트위터의 고민은 다른 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트위터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 이

어 세계 2위 소셜 미디어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용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후발 주자들에게

연이어 추월당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약 9개월

동안 월간 이용자가 고작 3,200만 명가량 증가했다.

전체 월간 이용자 수 역시 3억 1,600만 명 수준에 불

과하다. 이용자 증가율도 5%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의 월간 이용자는 1억 명이 더 늘

었다. 트위터가 정체 상태에 빠진 건 “이용

하기 너무 어렵기 때문”이란 게 경영진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달

리 신규 가입자들이 볼 만한 콘텐츠를 구비

해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다.

페이스북-‘끊김 없는 서비스’

페이스북이 지난 5월 13일 선보인 인스턴

트 아티클은 인링크 방식에 방점이 찍혀

있다. 페이스북은 뉴스 서비스를 하면서

자체 생산이나 큐레이션엔 아예 관심이 없

었다. 대신 파트너 확보에 주력했다. 그 결과 뉴욕타

임스를 비롯해 버즈피드, NBC뉴스, 내셔널 지오그

래픽, 애틀랜틱, 가디언, BBC 등 9개 세계 유력 언

론사를 참여시키는 데 성공했다. 페이스북은 이들

의 콘텐츠를 ‘인스턴트 아티클’ 페이지에서 인링크

방식으로 제공한다. 인스턴트 아티클을 구독하려면

페이스북에서 ‘Instant Articles’를 검색한 뒤 ‘좋아

요’를 누르면 된다.

‘인스턴트 아티클’의 두 번째 키워드는 모바일

이다.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을 시작할 때 데

스크톱PC보다 모바일 플랫폼 쪽에 관심을 쏟았다.

페이지 로딩 속도 문제는 모바일 환경에서 특히 심

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데스크톱PC 환경에서 인스턴트 아티클에 접속할

경우엔 그냥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해 준다. 대

신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면 페이스북 플랫폼 내에

서 뉴스를 보도록 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자들

이 특히 로딩 속도 때문에 많이 이탈한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5월 이후 한동안 일부 아이폰

[그림1] 주요 SNS 서비스 월간 이용자 수 (단위: 100만 명)

트위터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316

400

900

1,500

출처:각사발표자료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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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 신문과방송 11 2015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인스턴트 아티클을 시범 서

비스해 왔다. 시범 서비스 대상자는 미국 내 아이폰

이용자 중 12%가량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 측은

10월 20일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iOS 전 이용

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안드로이드용 버전도

제공하기로 했다.1

초기부터 참여했던 언론사들의 반응은 비교

적 괜찮은 편이다. 페이스북 측은 초기에 참여한

9개 언론사들이 매일 수백 건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나중에 참여한 워싱턴포스트

는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기사를 포함해 하루 평

균 1,200건가량을 보내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엔

CBS 인터랙티브,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해 매셔블,

MTV, 비즈니스인사이더, 허스트, MLB, 복스 미디

어, 타임 등과도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인스턴트 아티클을 통해 하루 수천 건의 기

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그렇다면 언론사들은 왜 ‘플랫폼 종속’ 위험을

무릅쓰고 페이스북의 뉴스 파트너로 참여하는 걸

까? 가장 큰 이유는 페이스북의 ‘통 큰 양보’ 덕분

이다. 페이스북은 언론사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

이는 요인이 매출과 트래픽이란 점을 감안

해 그 부분은 대폭 양보했다. 이에 따라 인

스턴트 아티클에서는 광고도 적극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 수익은 언론사 자체

영업 땐 100%를 다 가져가도록 했으며, 페

이스북이 영업한 광고 역시 30% 수수료만

떼고 전액 언론사에 제공하기로 했다. 버

즈피드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최근 관심

을 보이고 있는 네이티브 광고도 대폭 허

용하기로 했다.

트위터-팔로잉 없이도 뉴스를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비즈 스톤은 트위터 출범

당시 자신들이 ‘새로운 CNN’이 될 것이라고 강조

했다. CNN이 케이블망 대중화와 함께 등장했던 것

처럼 무선 인터넷 활성화가 트위터를 ‘정보 네트워

크’로 만들어줄 것이란 게 창업자들이 초기에 갖고

있던 비전이었다. 2009년 초 뉴욕 허드슨강 추락 사

고 당시 트위터를 통해 세계적인 대특종이 알려졌

던 사례는 이런 비전에 가장 잘 부합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트위터는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

었다. 처음 가입한 사람들은 ‘새로운 CNN’이란 비

전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점이

었다. 팔로어가 많이 쌓이기 전까지는 볼 수 있는 콘

텐츠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을 보

완하기 위해 트위터는 10월 초 ‘모멘츠(Moments)’

란 뉴스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그동안 ‘프로젝트

라이트닝(Project Lightning)’으로 알려졌던 뉴스 프

로젝트를 ‘모멘츠’로 공식화한 것이다. 현재 미국 내

이용자들에게만 서비스되는 모멘츠는 스포츠, 연예

부터 주요 이슈까지 관심 키워드의 뉴스를 모아주

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미국 대선’ 같은 관심 주

[그림2]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 개념도

A 언론사

B 언론사

C 언론사

D 언론사

E 언론사

F 언론사

페이스북

기사 바로업로드

모바일

공급계약

PC

페이스북

페이스북인 링 크

언론사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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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산업・정책

제를 골라 팔로잉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누

군가를 팔로잉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뉴스들을 챙

겨볼 수 있게 됐다. 흐르는 강물처럼 순식간에 사라

져버리는 트윗 홍수 속에서 중요한 뉴스를 챙겨보

는 것도 좀 더 수월하게 됐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

티클과 마찬가지로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워싱턴포

스트, 버즈피드, 폭스뉴스 등이 초기 파트너로 참여

했다.

여기까지는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와 큰 차이

가 없다. 두 서비스는 편집 관행에서 큰 차이를 드러

낸다. 모든 것을 외부 파트너에 맡겨놓는 페이스북

과 달리 트위터 모멘츠는 내부 편집진이 뉴스를 골

라 준다. 이를 위해 트위터는 뉴욕타임스에서 ‘워칭

(Watching)’ 섹션을 편집하던 마커스 마브리를 영입

했다. 뉴욕타임스 ‘워칭’ 섹션은 자사 사이트뿐 아니

라 웹상에 있는 흥미로운 뉴스들을 큐레이션해주

는 데 초점을 맞춘 서비스였다. 그런 만큼 마브리는

웹용 콘텐츠 제작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

트위터가 이처럼 거물급을 영입하면서 콘텐츠

를 직접 큐레이션하는 까닭은 뭘까? 앞에서 지적했

던 트위터의 한계 때문이다. 팔로어가 별로 없는 초

기 이용자들을 위해 아예 볼 만한 콘텐츠를 직접 만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그

날의 주요 뉴스는 초기 이용자들도 수년 동안 활용

하면서 다양한 인맥을 쌓은 사람들과 큰 차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트위터의 목표다.

이용자 붙잡기엔 뉴스가 최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뉴스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점에서 관심을 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바일

과 소셜 미디어가 지배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뉴스

는 최고의 킬러 콘텐츠라는 점이다. 또 다른 부분은

두 서비스 모두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뉴스를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더 많은 이용자들을 더 오

래 잡아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선 구글과 애플, 그리고 삼성의 뉴스

전략을 다룬다. 이들 역시 뉴스에 관심을 갖는 기본

문제의식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단말기나 플랫폼을 키우는 게 목적인 만큼

구체적인 실행 파일로 들어가면 상당한 차이가 드

러난다. IT 기업들의 뉴스 전쟁 하편에선 ‘플랫폼 및

생태계 전쟁’이란 관점에서 구글, 애플, 삼성의 뉴스

전쟁을 분석할 계획이다.

1 http://media.fb.com/2015/10/20/instant-articles-for-iphone/

2 http://venturebeat.com/2015/10/20/twitter-hires-new-york-times-editor-at-large-for-its-moments-channel/

페이스북과 트위터 뉴스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뉴스는 최고의 킬러

콘텐츠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뉴스를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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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72 신문과방송 11 2015

황치성

한국언론진흥재단책임연구위원

신문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

지만 유럽의 경우 특히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5년간 유럽의 신문 발행부수는 21.3%의 감

소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8.7%의 하락률

을 보인 미국과 뚜렷이 대비된다[그림1].1 이에 따

라 유럽 신문계는 유럽신문발행인협회(European

N e w s p a p e r P u b l i s h e r s ’

Association; 이하 ENPA)를

주축으로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특히 디지

털 부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5년 5월

6일 유럽집행위원회(이하

EC)는 ‘디지털 접근성 확대’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 구

축’ ‘경제 성장 잠재력 극대

화’ 등 3대 핵심 과제와 16개 세부 전략으로 구성된

‘디지털 단일시장(Digital Single Market)’ 전략을 발표

했다[그림2].

단일 저작권법에 대한 우려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은 유럽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유럽 디지털 단일시장과 신문계의 대응

통합 뉴스저작권법 도입에반대 목소리

[그림1] 최근 5년간 세계 권역별 신문 시장 변화 추이

40

30

20

10

0

-10

-20

-30Europe Asia North

AmericaLatinAmerica

Africa &MENA

Australia &Oceania

5Y

1Y

-21.3%

-4.5%-8.7%

-1.3%

-22.3%

-5.3%

32.7%

9.8%

3.7%1.2% 2.9% 0.6%

출처:WAN-IFRA(2015).WorldPressTrendsReport2015.WAN-IFRA.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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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산업・정책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유럽 미디어의 미래에도 다

양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ENPA는 큰 틀에서 지지 입장을 보내면서도

‘단일 저작권법 제정’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명

했다. 언론 저작물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단일 저작권법이 제정될

경우 뉴스 미디어의 미래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ENPA

는 향후 저작권법 논의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10개 권고안 형태로 EC에 제시했다.

그 내용과 배경을 발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2

1. ENPA는 현재의 EU 저작권 시스템을 지지

한다. 따라서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에 따라 추진되

고 있는 단일 저작권법에서 새로운 예외 조항의 도

입은 재고되어야 한다.

EC는 디지털 저작물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목

표로 단일 저작권법의 제정과 함께 새로운 예외 조

항의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저작권

프레임워크는 정보사회지침(EU Information Society

Directive)에 따라 유럽 특유의 사회문화적 다양성과

각기 다른 법적 전통을 반영하고 있고 균형성과 유

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예외 조

항의 확대는 저작물에 대한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

기보다 오히려 뉴스 콘텐츠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저작권 프레임에서 새로운 예외 조항의 확대는 재

고되어야 한다.

2. 뉴스 미디어 발행인들이 자신들의 오프라인

및 디지털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도록 뉴스 콘텐츠

에 대해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유럽 신문 영역에서 허가받지 않은

뉴스 어그리게이션 서비스(news aggregation services)

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은 일종의 무임승차로 민주사회의 핵심인 전문

저널리즘의 창출을 가로막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벨기에의 카피에프레세와 구글의 소송, 그리고 영

국과 미국의 멜트워터 판례는 검색엔진과 뉴스 통

합 서비스의 부당성을 잘 확인해 주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저작권법 논의에서는 뉴스 미디어가 퀄리

티 높은 콘텐츠 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뉴스 콘텐

[그림2] 유럽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 체계와 내용

경제와 사회:

디지털 경제 성장 잠재력 극대화

접근:

소비자와 기업의 시장접근성 보장

조건과 환경:

네트워크/서비스 성장 환경

통신사업법 개정

방송사업법 개정

통합 온라인 플랫폼 전략 마련

통합 데이터 보호법 제정

사이버 보안 산업 육성

디지털 단일시장(Digital Single Market)

데이터 접근성 확대

디지털 표준 체계 마련

디지털 리터러시와 전자정부 구현

전자상거래법 정비

소비자보호법 정비

택배서비스 효율화

서비스 이용요금 체계 정비

전자상거래 시장 조사

단일 저작권법 제정

케이블 관련법 개정

부가가치세제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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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신문과방송 11 2015

츠 저작권에 대해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현재 독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저작인접권은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저작권은 혁신의 원동력

3. 텍스트와 데이터 마이닝에 대한 접근은 자발적인

특허권 협약에 따른 현재의 관리 절차가 유지되어

야 한다.

유럽의 신문 영역에서 뉴스아카이브는 오랫동안

중요한 수입원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국적 테크놀로지 플랫폼, 뉴스 어그리게이션 서비

스 업체들, 그리고 미디어 모니터링 업체 등 뉴스아

카이브를 사전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세력들

에 의해 신문 및 뉴스 미디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EC는 디지털 단일시장 전략에 따른 저

작권 제정에서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이하 TDM)

에 대한 추가 예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현재 신문 발행인들은 TDM에 관한 협약

체계를 만들어 잘 운용하고 있다. 따라서 TDM에 관

한 접근권은 현재의 틀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4. 디지털화 된 뉴스 콘텐츠 이용과 관련하여 저

작권자와 도서관 사이의 이용 협약이 자발성의 기

초 위에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 접근성 향상을 명분

으로 도서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저작권법이 제정

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뉴스 미디어 발행인들은 막대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사람들이 언

제 어디서든 뉴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왔다. 그와

함께 도서관들과 협약을 맺고 다양한 형태의 이용

을 보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저작권법 논의

에서 디지털 뉴스 콘텐츠가 도서관 내 이용을 넘어

전자대출(off-premises)에 의해 무료로 즉시적으로

그리고 더 광범위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는 논의

까지 나타나고 있다. 만일 사람들이 도서관 구내의

디바이스를 이용해 디지털 출판물에 접근하고 마음

대로 읽을 수 있다면 독자들이 유료로 구독료를 지

불하는 근거는 사라지게 될 것이고 뉴스 미디어 시

장의 황폐화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도서관에서

의 뉴스 콘텐츠 이용은 철저하게 구내 이용으로 제

한되어야 하며 저작권자와 도서관 사이의 자발적인

협약에 근거해야 한다.

5. ENPA는 ‘공정한 사용(fair use)’이나 ‘개방 규

칙(open norm)’ 조항의 도입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저작권은 리스크에 대한 보상의 의미를 가진 것

으로 특히 뉴스 미디어 분야에는 투자와 혁신을 이

끄는 중요한 동력이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저작권법 논의에서 예외 조항의 추가와 함께 미국

에서 적용 중인 ‘공정한 사용’과 ‘개방 규칙’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들은 유럽과 다

른 법적 체계에 기초해 있고 미국의 판례에서 보이

듯 소송을 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유

리하다는 등 여러 측면에서 법적 불확실성을 내포

하고 있다. 현재의 저작권 프레임워크는 권리와 예

독일 악셀슈프링어 그룹 최고경영자인 마티아스 되프너와 프랑스 라가르데르

그룹 최고경영자인 아르노 라가르데르 등 ENPA 관계자들이 베를린에서

모임을 갖고 구글 등 인터넷 검색엔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2015년 8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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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산업・정책

외의 관점에서 권리 보유자와 이용자들 간에 적절

한 균형을 제공하고 있고 특히 교수·학습용 접근이

나 장애인들을 위한 예외 사항들을 두는 등 사회적

미션에 맞게 잘 디자인되어 있다. 따라서 공정한 사

용이나 개방 규칙을 적용한 새로운 예외 조항의 도

입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EC 저작권 이행 지침 개선 필요

6. 이용자 제작 콘텐츠(user-generated content)와 관

련하여 그 어떠한 입법 조치가 이루어질 필요가

없다.

이용자 제작 콘텐츠는 저널리즘 차원에서 살아

있는 정보원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기자들의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주 유용한 뉴스 자원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산된 뉴스

는 독자들의 참여와 공적인 피드백을 내포한 것으

로 더 많은 독자 신뢰를 확보하기도 하고 시민들의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촉매로 작용한다. 뉴

스 미디어 발행인들은 뉴스 미디어와 이용자 제작

콘텐츠 간의 선순환적인 상호작용 효과를 잘 알기

때문에 합리적인 라이선싱 해결책을 갖고 있다.

7. EC는 뉴스 미디어가 허가받지 않은 뉴스 어

그리게이션 서비스와 언론 콘텐츠를 이용해 불로소

득을 취하고 있는 세력들로부터 자신의 저작물을

지킬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EC는 ‘지적재산권 단일시장을 위한 2011년 커

뮤니케이션(Communication for a Single Market for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에서 테크놀로지 플랫폼

업체, 뉴스 어그리게이션 서비스 업체 등에 의한 뉴

스저작권 무단 사용의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

는 카피에프레세 대 구글 사례나 영국신문저작권협

회와 멜트워터 소송에서도 명백히 확인됐다. 더 나

아가 2014년에 수행된 드 월프(De Wolf) 등의 연구

는 “저작권자가 아닌 다른 수혜자들에게 뉴스 콘텐

츠 이용상의 예외를 더 확대하는 것은 뉴스 미디어

경영에 치명적인 손실을 끼칠 뿐 아니라 장기적으

로 볼 때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에도 부정적 영향

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 영업 범위가 국가 단위로 한정되는 신문 및 뉴

스 미디어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유럽 전역을 아

우르는 통합 라이선스 체계는 적절하지 않다.

오프라인 신문이든 온라인 신문이든 뉴스 미디

어는 그 커버 범위가 국가 단위로 한정된다. 이는 뉴

스 미디어의 시장, 광고, 독자가 지역적으로 위치

되어 있고 그 지역에 특화된 언어로 발행되기 때문

이다. 이런 배경에서 유럽을 하나로 묶는 라이선스

체계는 적절하지 않으며 이를 법으로 의무화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그러므로 시장지향의 해결책을 지

유럽신문발행인협회는 ‘단일 저작권법 제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언론 저작물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단일 저작권법이 제정될 경우 뉴스 미디어의

미래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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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 신문과방송 11 2015

지한다.

9. 현재 EC의 저작권 이행 지침은 복잡하고 비

용 및 시간 소모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개선되어

야 한다.

저작권 이행 지침은 뉴스 미디어 발행인을 포함,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강화하는데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지

침은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부당

한 지연을 용인하고 있다. 5년 이상 지속된 카피에

프레세 대 구글의 소송이 단적인 예다. 저작권을 가

진 사람보다 오히려 저작권을 침해한 사람들이 그

들의 경제적 인센티브와 이익을 누리고 있는 비정

상적인 행태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저

작권 이행 지침은 권리 보유자들이 최소한 침해의

결과로서 나타난 그들의 전체적인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절차, 비용 및 시간 측면에서 실효성을 담

보할 수 있어야 한다.

10. EC는 저작권 계약법과 관련하여 국가 단위

의 입법과 사회적 타협(협상)을 존중해야 한다.

EC는 최근 저작권 계약법과 관련하여 문학 작

가, 기자, 번역가, 비주얼 아티스트 등 다양한 저작

자들의 보수 및 대우에 관한 대규모 조사에 착수

했다. 회원국들 간 보수 차이를 파악한다는 명분이

지만 통합 저작권 계약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

인다. 그러나 저작권 계약 사항을 아우르는 노동법

과 고용 현실이 회원국별로 각기 다르기 때문에 분

야와 국경을 넘는 범유럽 차원의 접근은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계약의 자유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저작권 계약에 관한 협의가 국가 단위 혹

은 뉴스 미디어 기업 및 언론전문 단체에 의해 추진

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뉴스 미디어 역할에 대한 자부심

ENPA가 뉴스저작권 문제와 관련하여 이렇듯 치밀

하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데는 최소한 두

가지의 확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뉴스저

작권이 언론 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필수적인

투자와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신문

산업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럽 전역에 걸

쳐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760억

유로에 해당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은

뉴스저작권 보호를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

둘째는 뉴스저작권에 기초한 경제적 토대가 독

립적이고 품격 있는 저널리즘을 가능케 하고 유럽

시민의 지적 능력과 참여를 촉발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는 확신이다. 치밀한 사전 준

비와 전략, 뉴스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자부심, 그리

고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이 짙게 묻어나오는 ENPA

의 이번 권고안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 신문계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2015년 5월 6일, 브뤼셀에서 열린 독일

신문발행인협회(BDZV) 주재 간담회에서 디지털 서적과 온라인 출판물에

대한 부가가치세 감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1 WAN-IFRA(2015).WorldPressTrendsReport2015.WAN-IFRA.p.24

2 ENPA(2015).CopyrightintheEUDigitalSingleMarket;10RecommendationsoftheNewspaperandNewsMediaS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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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77산업・정책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등 사회적 연결망 서비스

(SNS)와 포털이 유럽에서 수집한 개인정보가 대서

양을 건너 미국에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는 항구

(Safe Harbor)’는 없었다. 2015년 10월 6일 유럽사법

재판소는 지난 2010년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 사이

에 체결한 유럽연합 회원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미

국으로 전송하여 저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세이

프 하버’ 협정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3국도 유럽연합 법질서 따라야

유럽사법재판소의 이브 보트 사법검사는 오스트리

아인 막스 슈렘스가 아일랜드 정보보호위원회와 유

럽연합 집행부 정보 보호 담당 집행위원을 상대로

낸 고발 사건에 대한 기소의견에서 유럽연합과 미

국 사이에 체결한 ‘세이프 하버’ 협정은 유럽연합 회

원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

고, 유럽에서 수집한 개인정보가 제3국(‘미국’)에서

불충분하게 보호받는 것은 유럽 실정법 위반이라고

밝혔다(기소문 c-362/14). 또한 보트 검사는 유럽연

합 집행위원회가 개별 국가의 정보 보호 규제를 제

한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만일 회원국의 정보 보

호 당국이 제3국에서 자국민의 개인정보가 불충분

심영섭

한국외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강사

유럽사법재판소의 ‘세이프 하버’ 무효화 판결 의미

유럽-미국 간경제 이해득실에 관심 집중

2015년 10월 6일 유럽사법재판소는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 사이에 체결한

‘세이프 하버’ 협정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유럽사법재판소 전경 모습.

/ 사진 출처: 유럽사법재판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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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 신문과방송 11 2015

하게 보호받는다고 판단한다면, 이에 대한 조사 및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검찰 측 기소의견에 대해 유럽사법재판

소는 판결문에서 유럽사법재판소는 개별 국가의 정

보 보호에 대한 기소권 문제에 대한 해석을 담당하

지는 않지만,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 사이에 체결한

세이프 하버 협정의 실효적 성격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사법재판소는 “현재 미국에

서는 유럽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한 기업에게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정보기관에 제출하도

록 명령할 수 있다면, 세이프 하버 협정은 이러한 이

유로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또 “만일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의 개인 사생활 보호와 효율적인 법질서에

상응하는 입법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실효

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세이프 하버 협정은

무효”라고 밝혔다.1

유럽사법재판소가 무효판결을 내린 세이프 하버

협정의 출발은 1995년 발효된 유럽연합의 개인정보

보호 법률로부터 출발한다. 유럽연합은 1990년대 초

부터 유럽연합 집행부의 기능 확대를 목표로 일련의

법률 정비 작업을 수행했다. 각 회원국의 법률 체계

와 법리에 차이가 많은 부분은 개별 회원국별 특수

성으로 남겨두고, 공통사항은 하나의 유럽연합법인

‘지침(Guideline)’으로 제정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지침(95/46/EU)이다. 이 지침

은 원칙적으로 유럽연합의 법률보다 낮은 수준의 개

인정보 보호 관행 혹은 법률 체계를 가진 국가에서

유럽연합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해당 지역에도 유

럽 법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도 유럽

연합의 일부 회원국은 제3국에서 발생한 사건도 자

국에서 기소하고 재판할 수 있는 기소 및 재판권을

검찰과 법원에 부여하고 있으며, 제3국에서 발생한

반인륜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재판권도 폭넓게 인정

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이 개별 회원국의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정착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미국과 중국이었다. 이 가운데 미국은 개인정보 보

호에 대한 법률이 매우 느슨했으며 교역에도 부정적

인 영향을 미쳤다.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문제점

미국 상무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자율적인 감시 체계를 마련한 기업의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관리하는 ‘세이프 하버 원칙’을 제정

했다. ‘세이프 하버 원칙’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기

업은 이용자에게 어떠한 정보를 저장하는지 반드시

공지해야 하며, 이 정보를 어떠한 방식으로 저장하

고 보관할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 무엇보다 이

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열람하길 희망하면, 언제

든지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상무부가 2000년

7월 21일에 발표한 이 원칙에 기반해 유럽연합과 미

국은 2000년 10월 26일 미국 기업이 유럽연합의 주

권지역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미국으

로 이전해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

정을 체결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이 원칙을

준수하는 기업의 목록을 작성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2015년 9월까지 미국 상무부에 등록한 세이프

하버 대상 기업은 IBM,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 모

터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약 5,500개였다.2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모든 회원국이 동의

한 것은 아니다. 2000년 10월 독일 정보보호청장회

의는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세이프 하버 자격만으

로 개인정보 보호가 가능할 것으로 믿기는 어렵다

고 경고했었다. 미국 애국법(Patriot Act)은 미국 기

업이 자사 클라우드 컴퓨터에 저장한 개인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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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산업・정책

정보기관에 제공할 의무를 명시하기 때문에 언제

든지 정보기관이 손쉽게 이첩 받을 수 있다고 보았

기 때문이다.3 그러나 세이프 하버의 문제점이 본격

적으로 드러난 것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때문

이다. 스노든은 미국의 국가안보부(NSA)가 국가기

관과 기업이 저장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통합적으

로 감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프리즘’을 운영하면

서 사실상 전 세계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

여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폭로에 대해 유

럽 각국의 정보 보호 당국은 세이프 하버 협정에 대

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세이프 하버 협정을 무효화시키는 판

결을 이끌어낸 것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막스 슈렘

스였다. 슈렘스는 2005년 고등학생 교환 프로그

램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미국과 오스트리

아, 유럽연합 법률과 제도의 차이에 대해 관심을 가

졌다고 한다. 비엔나대 법학과에 진학한 슈렘스는

2011년 ‘오스트리아에서의 영상 감시의 법률적 논

거’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다. 이후 슈렘스는 미

국 산타바바라대에서 교환 학생으로 공부하면서 페

이스북 본사를 방문해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문제

를 제기한다. 이를 계기로 슈렘스는 자신과 뜻을 같

이하는 사람들과 ‘유럽 대 페이스북 협회’를 설립하

고, 2011년 8월 18일 유럽 시민의 예민한 개인정보

를 수집해 미국에 있는 서버에 저장하고 이를 다시

미국 정보기관에 제공하는 혐의로 페이스북을 아일

랜드 법원에 제소했다.4

그가 페이스북을 아일랜드 법원에 제소한 이유

는 페이스북 유럽 본사가 아일랜드에 있기도 하지

만 아일랜드가 유럽연합에서 개인정보 보호 업무

를 총괄하는 수임국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법원

은 정보 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아일랜드 정보보호위

원회(DPC)에 재판관할권에 대한 해석을 요청하지

만 DPC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는다. 아일랜드의

정부 기구와 법원이 비협조적인 이유는 유럽에서 활

동하고 있는 대다수 외국계 IT 기업이 외국인 투자

자에 대해 폭넓은 법적 제도적 혜택을 보장하는 아

일랜드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에 유럽 본사를 둔 페이스북은 유럽에서의

매출액 80%를 아일랜드에 세무신고하고 있다.

한 법학도의 끈질긴 싸움

아일랜드법원은 2012년 2월 6일에서야 아일랜드

법률에 따라 슈렘스와 그의 동료들에게 페이스북과

의 합의조정을 중재한다. 슈렘스는 합의조정을 위

해서는 ‘세이프 하버 원칙’에서 보장하고 있는 자신

을 비롯한 고소인단에 대한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수집과 저장, 처리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해달

유럽사법재판소는 “현재 미국에서는 유럽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한 기업에게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목적으로

정보기관에 제출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면, 세이프 하버 협정은

이러한 이유로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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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 신문과방송 11 2015

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아일랜드 법원은 자료 열람

을 보장하지 않았다. 슈렘스는 아일랜드 법원을 설

득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직접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에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DPC는 2012년 9월 21일

페이스북이 제출한 고소인단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

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슈렘스 등은 이를 근거로 페

이스북을 아일랜드 법원에 고발했으나, 법원은 재

판을 진행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노든의 폭로

이후 유럽연합 집행부의 압력으로 아일랜드 법원은

2013년 8월 28일에야 첫 번째 공판을 열었다. 더욱

이 DPC는 페이스북과 애플은 세이프 하버 협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2000년 유럽연합과 미국 정부가

체결한 협정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이유로 조사를

유예시켰다.5

그러나 유럽연합 집행부의 분위기는 스노든의

폭로 이후 바뀌기 시작하여 법무집행위원인 비비안

레딩은 2013년 9월 6일 유럽연합 정보보호법의 개

정안을 마련하고, 유럽 법률을 위반한 기업은 글로

벌 매출액의 최대 2%까지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제

재 규정도 강화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2014년 3월

찬성 544표, 반대 74표, 기권 60표로 세이프 하버 협

정 파기를 의결했다.6 한편 슈렘스 등은 아일랜드

법원에 페이스북을 제소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

단하고, 2014년 2만 5,000명의 새로운 고소인단을

모아서 페이스북에 대한 집단소송을 오스트리아에

제출했다.7 결국 이 사건은 유럽사법재판소가 담당

하면서 2015년 10월 6일 세이프 하버 협정의 무효

판결로 연결됐다.

슈렘스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이 판

결은 불특정다수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과 감시는

우리의 법질서를 해치는 행위임을 명백히 한 것”이

라며, “이 판결을 통해 온라인 공간에서의 개인 사

생활 보호가 강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

혔다. 슈렘스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을 근거로

페이스북에 대한 위법사항 조사를 청구했으며, 페

이스북 유럽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에서는 페이스북

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출할 계획이다.8 슈

렘스와 ‘유럽 대 페이스북 협회’는 아일랜드에 있는

페이스북 유럽 본사와 애플 유럽 본사를 DPC에 제

소했으며, 룩셈부르크에 유럽 본사를 둔 마이크로

소프트와 스카이프를 룩셈부르크 정보보호위원회

에 제소했다. 또, 독일에 유럽 본사를 둔 야후는 독

일 바이에른정보보호청에 제소했는데 바이에른정

보보호청은 이 사안을 연방정보자유와정보보호위

원회(BfDI)에 이관했다.

한편 2011년부터 페이스북에 대한 조사와 법

적 처벌을 회피해온 아일랜드 정부는 2015년 10월

20일 유럽연합의 압력에 못 이겨 자국에 유럽 본사

를 둔 페이스북과 애플에 대한 개인정보 관리체계

조사를 발표했다. 아일랜드 정보보호위원회는 페이

‘세이프 하버’ 협정에 대한 무효 판결을 이끌어낸 막스 슈렘스가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 ‘유럽 대 페이스북 협회(Europe vs Facebook.org)’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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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산업・정책

스북이 유럽연합 회원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적절하

게 보호하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인데, 특히

유럽연합 회원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전송

했는지와 이를 외부 기관에 제공했는지 여부를 밝

힐 예정이다.

한편 로비플래그협회(LobbyPlag.eu)는 2013년

유럽의회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법률 개정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규정을 완화

하는 과정에서 로비스트들이 개입하고 있다고 폭로

했다. 특히 일부 법률 개정안은 로비스트들이 제공

한 법안을 고스란히 가져다 썼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비플래그협회는 유럽의회에서 유럽연합의 정보

보호 법규를 변경하기 위한 청구 입법안이 3,100개

나 제출됐다고 폭로했다. 로비플래그협회는 구체적

으로 법안과 법안 제출자의 이름, 로비스트의 이름

을 공개하기도 했다. 로비플래그협회는 IT 기업의

로비스트들이 유럽연합은 물론 일부 회원국 의회에

도 개인정보 보호 법률 개정을 위한 로비를 한 정황

을 찾아냈다고 밝혔다.9

아직도 꺼지지 않은 갈등의 불씨

유럽사법재판소의 명확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세

이프 하버 협정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상호 간의 교역 관계가 냉

각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해

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새

로운 대체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뜨

거운 맛’을 본 개별 회원국 정보 보호 당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새로운 협정이 회원국

정부와 의회에서 동의를 받을지도 확실치 않다. 또

한 현재 유럽연합이나 회원국이 법적 공방을 해야

할 대상이 미국이 아닌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페이

스북 유럽 본사나 구글 유럽 본사라는 점도 변수의

하나이다. 개인정보가 미국으로 유출됐다는 혐의는

있지만,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기 어려울 뿐만 아

니라 피고소인이 본사를 둔 유럽연합 회원국이 유

럽연합 정책과는 달리 기업들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갈등이

첨예화되면 유럽연합 회원국 사이의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지침이

있지만, 여전히 개별 국가의 법률에 차이가 있기 때

문에 효율적인 통합 규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럽연합과 미국 사이의 개

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갈등은 결국 경제적 실익을

지키기 위한 ‘느슨한 합의’의 형태로 봉합될 가능성

이 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누가 더 크게 웃게 될

지는 아직까지 예측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유럽연

합에서 새로운 시민운동이 싹트고 있고 성공적으로

시민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1 EuropäischerGerichtshof:PressemitteilungNr.117/15zumUrteilinderRechtssacheC-362/14–MaximillianSchrems/

DataProtectionCommissioner.6.Oktober2015.Abgerufenam

6.Oktober2015.

2 U.S.–EUSafeHarborList.http://safeharbor.export.gov/list.aspx

3 https://www.ldi.nrw.de/mainmenu_Service/submenu_Entschliessungsarchiv/Inhalt/Beschluesse_Duesseldorfer_

Kreis/Inhalt/2010/Pruefung_der_Selbst-Zertifizierung_des_

Datenimporteuers/Beschluss_28_29_04_10neu.pdf

4 http://logbuch-netzpolitik.de/lnp155-frivole-rechtsmeinung#t=39:25.231

5 KonradLischka:EU-Tochterfirmen:IrischeAufsichtsstellenenntDatenexportindieUSAlegal.In:SpiegelOnline.

2013.7.25.일자.

6 NSA:EU-ParlamentfordertStoppderDatenübermittlungandieUSA.In:zeit.de.2014.3.12일자

7 http://www.europe-v-facebook.org/DE/Anzeigen/anzeigen.html

8 MaxSchremsgegenFacebook:derDavidderdigitalenWelt.HannoverscheAllgemeine,2015.10.7.일자.

9 https://euobserver.com/institutional/12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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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082 신문과방송 11 2015

지상파방송의 콘텐츠는 우리나라 콘텐츠 가운데에

서도 가장 강력한 파워가 있는 핵심 콘텐츠이다. 매

년 지상파방송을 위해 제작하거나 구매하는 비용

이 1조 원에 달한다. 방송통신위원회 <2014 방송산

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의 연간 프로그램 제작과 구매

비용은 1조 296억 원, 자체 제작비(공

동제작 포함)는 5,488억 원 규모이다. 이

는 역대 가장 성장기에 있는 국내 영화

산업에 투입되는 제작비용 규모보다

높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4 한국 영

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개봉한 한국 영화는 총 217편으로 제

작비 총액은 4,362억 원 정도이다. 기타

유료방송 채널들의 제작비를 모두 합

해야 지상파방송사의 제작비와 비슷해

질 정도로 지상파방송 제작 및 투자 능

력은 국내 다른 콘텐츠 사업자들보다 우위에 있다.

방송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는 투입된 제작비와

밀접하게 연계된다. 제작비용이 많이 투입될수록

콘텐츠의 유통 가치는 증가된다. 그만큼 품질 높은

전범수

한양대신문방송학과교수

부가통신서비스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단

명확한 재송신비 산정 기준과제도 마련 시급

최근 티빙과 지상파방송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1월 6일부터 티빙에서 실시간 지상파

방송은 물론, VOD 시청도 불가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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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산업・정책

방송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

라서 국내 방송 시장에서는 지상파방송 콘텐츠의

유통 유무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채널 사업자를 제외할 경우에 독자적으로

지상파방송만큼 품질 높은 콘텐츠를 만들 여력이

있는 사업자는 없다. 유료방송 플랫폼의 채널 구성

에 반드시 지상파방송의 채널들이 포함되어야 안정

적으로 가입자를 확대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이유이다.

지상파의 콘텐츠 가치와 재송신

게다가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 등 대표적인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은 지상파방송 채널 사이

에 홈쇼핑 채널을 배치시켜 매년 막대한 채널 송출

료를 받을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홈쇼

핑 채널들의 채널 배치 구성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

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홈쇼핑 채널 송출

수수료를 높게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낮은 채널 영

역에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상파 채널들을 배

치해야 하는 구조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국내 방송

시장에서 지상파방송 채널은 채널 자체에 대한 시청

자 수요와 채널을 활용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요가

동시에 높은 필수재 속성을 갖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에 따라 지상파방송

사들의 성장률이 더뎌지고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지

상파방송사들은 자사 방송 콘텐츠의 유통 비용을 유

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로부터 회수하는 방식을 선

택했다. 그동안 방송의 공익성이나 난시청 해소라

는 명분 아래 지상파방송사 콘텐츠는 별 다른 대가

없이 케이블TV 플랫폼을 통해 송출되어 왔다. 그러

나 지상파방송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아날

로그 신호를 제외한 디지털 지상파방송 신호를 다

른 유료방송 플랫폼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채널 재송

신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이들 디지털 지상파

방송 콘텐츠는 저작권이 내재된 사적 재화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을 포함해 IPTV 등 유료방

송 플랫폼 사업자들은 의무재송신 규정이 적용되는

KBS1과 EBS 채널을 제외한 나머지 지상파방송 채

널들에 대해 채널 재송신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에 따른 유료방송 플랫폼

의 비용 부담은 결과적으로 다양한 쟁점들을 야기

하고 있다. 가령, 사적 재화로서의 지상파방송 프로

그램 저작권 보호가 우선인지 아니면 지상파방송

중단에 따른 블랙아웃을 방지하고 유료방송 이용자

를 보호해야 하는 공익적 가치가 우선하는지에 대

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같은 공영방송 채널이라

이번 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티빙은 방송의 공익성이 적용되지

않는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자이기 때문에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재송신 및 VOD 서비스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상파방송사들에게

저작권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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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 신문과방송 11 2015

도 의무재송신 채널과 사적 채널로 속성이 분화되

는 구분의 모호성 등은 앞으로 보완이 필요한 채널

정책 분야의 쟁점이다. 게다가 사업자들 간에 이루

어지는 지상파방송 재송신 요금 대가 산정의 기준

과 방식 등을 제도화하는 작업도 결코 쉬운 일이 아

니다.

그동안 유료방송 플랫폼의 지상파 재송신 비용

지불은 가입자당 월 280원 정도에서 결정됐다. 그

러나 가입자당 월 비용을 올리려는 지상파방송사

와 이를 동결하려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 간

에 다양한 방식으로 갈등이 표출됐다. 지상파방송

채널의 재송신 비용을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사업자들 간에 공유되거나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지상파방송 채널이

유료방송 채널에서 방송 중단되는 블랙아웃이 발생

하기도 했다.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지상파방송

사들에게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저작권 이용

료를 지불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용료를 인

상하는 방안에는 서로 간에 큰 간극이 있다.

다만, 방송의 공익성이라는 측면에서 지상

파 채널 블랙아웃은 사업자뿐만 아니라 시

청자들의 권리를 제약하거나 침해할 가능성

이 높은 만큼 유료방송 플랫폼에서의 지상

파방송 채널 제공 중단은 신중한 접근이 필

요하다.

최근 지상파방송사들은 방송의 공익성

이 적용되는 유료방송 사업자들보다는 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모바일 IPTV와 OTT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지상파방송 채널의 재

송신료를 인상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가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제공되는 지상파방송 채널의 경우에 재송신

료를 인상해도 공익성 논쟁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지불하는 요금 기준을 추후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

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최근

통신3사가 제공해왔던 모바일 IPTV 서비스에서 지

상파방송 서비스가 중단됐다. 통신사업자들은 자신

들이 운영하는 모바일 IPTV에서 지상파방송 사업

자들이 요구하는 채널 이용료를 감당할 수 없을 것

으로 판단한 것이다. 방송법을 적용받는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는 다르게 이들 부가통신서비스 사

업자들의 경우에는 지상파방송을 공급받기 위해서

는 협상에 따른 요금 책정과 계약이 필요한 셈이다.

티빙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단

뿐만 아니라 최근 OTT 사업자인 티빙의 경우에도

가입자당 월 비용 인상을 놓고 지상파방송사들과

의 협상이 결렬됐다. 이로 인해 티빙에서도 지상파

방송 채널 서비스 중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티빙의 지상파방송 제공 중단에 따라 지상파방송사들이 주체가 된 OTT 서비스 ‘푹’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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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5산업・정책

그동안 지상파방송사들은 티빙에 대해 가입자당 월

재송신 비용을 150원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

지만 티빙이 이를 수용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 계약

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지난 10월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가처분 신청 판결에 따라

티빙은 더 이상 지상파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

게 된 것이다. 이번 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티빙은 방

송의 공익성이 적용되지 않는 부가통신서비스 사

업자이기 때문에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재송신 및

VOD 서비스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상파방송

사들에게 저작권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

이다.

법원 판결을 통해 OTT 서비스인 티빙은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 서비스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플랫폼 서비스로 규정됐다. 이는 티빙이 다른 유료

방송 플랫폼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지상파방송을 가

입자들에게 반드시 송신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신에 티빙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

업자가 지상파방송의 실시간 재송신이나 VOD 서

비스 공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적 계약을 통해

저작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판결은 모바일 IPTV 사업자를 포함해 앞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하게 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부가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

로 보인다. 방송사업자와 부가통신서비스가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 또는 VOD로 가입자들에게 제공하

는 행위는 기능적으로는 서로 유사하지만 규제는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티빙의 지상파방송 제공 중단은 국내 방

송 산업계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OTT 사업자인 티빙과 지상파방송 사업자 간

의 협상 결렬로 서로 간에 다양한 손익이 발생할 것

이다. 티빙은 OTT 서비스 사업 운영을 위해 필수적

인 지상파방송 콘텐츠 미확보로 인해 가입자의 이

탈이 예상된다. 티빙의 가입자 이탈은 기존 가입자

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 유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

해서는 티빙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차별화와

독점적 콘텐츠 제공이 필수적이다.

격변기의 방송・통신・콘텐츠 시장

한편, 지상파방송은 티빙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채

널 재송신이나 콘텐츠 비용을 받을 수 없게 됐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이 운영하는 OTT 서비스인 푹 서

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을 수 있다. 푹

서비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 서비스인 티빙을 견제

하면서 국내 OTT 시장을 통제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 가입자당 재송신 비

용 가격을 유지하기보다는 계속적으로 인상하겠다

는 신호를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

자들의 지상파방송 콘텐츠 조달 비용이 늘어날 가

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상파방송의 재송신 또는 콘텐츠 비용을 두고

그동안 다양하게 이루어졌던 유료방송 플랫폼 사

업자들의 갈등은 앞으로도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글로벌 OTT 서비스 사업

자인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

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

자들이 별 다른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부가통신서

비스 사업자로서 국내 시장에 진출해 OTT와 모바

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면 국내 유료방송 및 통

신, 콘텐츠 시장 전체가 적지 않은 격변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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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철학을 논하다2015년한국언론학회가을철정기학술대회/김균수

2세부터 성인까지 생애주기별 미디어교육프랑스국립미디어교육센터연수기/안용순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1

기자의 자존심 지켜줄 정계 진출 기준 필요해국회의원이된방송기자들/김성호

세상을 바꾼 보도 10

사회과학 기법 활용, 70일간 현장 밀착 취재한국언론의심층빈곤보도개척한‘난곡리포트’/이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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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87미디어 포럼

김균수

전남대신문방송학과부교수·한국언론학회총무이사

2015년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철학을 논하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전

국 각지에서 약 300명의 한국언론학회 회원들이 지

난 10월 17일 대전 충남대에서 개최된 한국언론학

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 참가했다. 학회가 준비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 향연의 즐거움을

만끽함과 동시에 학술대회에 참여한 다양한 분들과

교류하는 시간은 학문공동체로서 학

회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언론학교육의 재구성 고민

이번 학술대회 역시 학회의 오랜 전

통을 이어감에 있어서 특별히 ‘초연

결사회’에 초점을 맞췄다. 변화된 세

상에 적합한 새로운 언론학의 정립

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적 과

제가 됐다. 인간 사회는 대부분의 영

역에서 디지털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커뮤니케이

션 과정은 모든 면에서 디지털화 속도가 빠르고, 디

지털화된 각 단위들은 모두가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우리를 ‘초연결사회’ 속으로 이끌고 있다.

이제 언론학에서 부동의 진실이라고 믿었던 수많

은 개념, 이론, 방법론의 설명력이 떨어짐으로써 우

대전 충남대에서 열린 2015년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 학술대회에 참가한 패널들이 지역

언론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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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신문과방송 11 2015

리 학문 영역의 근간이 흔들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

면하고 있다. 한국 언론학은 초연결사회 속 커뮤니

케이션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어떤 답을 줄 것인가? 이러한 시대적 물음에 답하기

위해 ‘응답하라, 언론학: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

션 교육과 철학’을 2015년도 한국언론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슬로건으로 선정했다.

이번 정기학술대회는 지난 봄 포항공대에서 열

린 정기학술대회의 ‘완결판’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

채롭다. 왜냐하면 가을철 학술대회의 슬로건을 ‘응

답하라, 언론학 시리즈’로 정한 것은 지난 봄철 정기

학술대회의 슬로건 ‘응답하라, 언론학: 한국사회의

위기와 공공커뮤니케이션’과의 ‘연결’을 통한 지속

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즉, 봄철의 대주제가 한국

사회 커뮤니케이션 위기에 대한 현실 진단이었다

면 이러한 진단에 대한 처방으로 특히 교육 현장에

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학문적인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는 조직위원회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

이다. 20세기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방법론으로는

디지털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퍼스트가 되는 21세

기 초연결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형성하는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그

래서 봄철 학술대회에 이어 가을철에도 지속적으로

언론학에 질문을 던진다는 의미에서 주제를 ‘응답

하라, 언론학: 초연결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철학’으로 잡은 것이다.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슬로건에 부합하는 다양

한 학술 기획세션을 마련하는 등 학술대회의 호명

에 ‘응답’함으로써 내실을 기하고자 했다. 우선, ‘커

뮤니케이션 교육’과 관련한 별도의 기획세션을 통

해 언론학교육의 재구성을 위한 해외 및 국내 대학

의 추진 사례 발표와 지역 및 수도권 소재 대학 언

론학 관련 학과장의 토론이 마련돼 주목을 끌었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국내외 대학은 대학 입학정원

감소와 끝 모르는 취업률 하락에 대응하느라 다양

한 교육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미디어 기술의 발전

과 시스템의 변화, 그리고 기존 언론의 사회적 영향

력 축소는 언론학회 소속의 모든 미디어 유관 학과

에서 학과의 정체성과 학문적 재정립을 위해 다양

한 변화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해외 일부 대학은 그

동안 분리되어 있던 저널리즘, 커뮤니케이션, 텔레

커뮤니케이션학과를 하나의 교육 시스템으로 통합

하기도 하고, 국내 일부 대학은 기존 언론학과 광고,

홍보, 영상학을 하나의 학부 시스템으로 통합하거

나 공과대와 같은 이른바 미디어 테크놀로지 중심

의 교육 시스템 즉, 융합적 학문 체계를 모색해 오고

있다.

언론학과의 미래 개편 방향은?

이런 변화의 시기는 어쩌면 우리 언론학이 새로운

길을 정립하는 데 필요한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 우리에게 옳은 것인지, 어떤 교육 시스

템이 미래 한국 언론학 정체성 확립과 학생 교육에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언

론학회 회원들이 소속된 학과명이 서로 다른 이유

도 이와 같은 우리들의 처지를 반영하고 있지만 사

실 운영되는 커리큘럼은 거의 일률적인 것으로 보

아 변화된 환경에 대한 고민만 있지 실질적 변화와

정체성 확립에 대한 논의는 미진했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기획된 ‘커뮤니케이션 교육’ 기획세션은

현재의 정체성 혼란과 사회적 변화에 우리 학회가

어떻게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올바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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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9미디어 포럼

오택섭 교수(고려대)가 최근 미디어학부(The

Media School)로 통합 개편한 미국 인디애나대의 학

부 커리큘럼을 해외 사례로 소개했고, 전범수 교수

(한양대)가 국내 실정에 맞는 언론학과 미래 개편 방

향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미국과 국내 대학의 미디

어 관련 학과의 변화 모습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 언

론학 및 언론학과의 모습을 그려보는 뜻 깊은 시간

임과 동시에 한편으로 각 대학이 처한 현실 또한 다

르기 때문에 언론학회 각 회원 대학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시각과 현실적 어려움을 재차 확인하는 시

간이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철학’과 관련한 기획세션은

언론학회 내 ‘커뮤니케이션 철학과 사상 연구회’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함으로써 학회 내 다양한

연구회가 학술대회의 대주제와 어떻게 어울릴 수 있

는지에 대한 모범을 보인 사례로 평가된다. 이 세션

에서는 이재현 교수(서울대)가 사물, 관계, 인간을 주

제로 초연결사회 커뮤니케이션 철학 정립의 중요성

에 대한 기조 발표를 하고 이를 중심으로 연구회 회

원들을 중심으로 종합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

는데 새로운 개념들이 소개됐을 뿐만 아니라 학문

및 실천으로서의 언론학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위한 방향과 실천 방안에 대한 열띤 논의

가 이뤄졌다.

지금까지 한국언론학회의 정기학술대회는 미디

어 산업계, 언론계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현장의

중요한 이슈들을 토론해 왔다. 국내외 최신 연구 경

향 및 업계의 이슈가 소개되고 미디어 환경의 변화

에 대한 연구 방향이 논의되며, 다른 학문 영역과의

융합과 소통 방식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예

외는 아니어서 미디어 현장의 이슈에 대한 특별한

진단을 위해 MBC, 한국언론진흥재단, 통계청, 연합

뉴스, 그리고 kt스카이라이프 등의 후원으로 특별세

션이 마련됐다.

지방자치 활성화와 언론학회의 역할

특히, 국내외 뉴스 시장에서 통신 저널리즘의 공적

역할을 다룬 특별세션에서는 현재 뉴스통신진흥법

을 통해 국가기간 통신사로서 지위를 부여받고 있는

연합뉴스와 다수의 민영 통신사가 한국의 뉴스통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더불어 사회

의 모든 부문과 생활의 모든 영역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뉴스 생태계 역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뉴스 생산, 유통, 소비 모든 측면에

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이때 국내외 뉴스 시장

에서 뉴스통신사의 공적 역할과 통신 저널리즘의 현

황과 이슈를 포털의 통신뉴스 내용 분석과 언론인 심

층인터뷰 결과를 중심으로 각각 최영재 교수(한림대)

언론학에서 부동의 진실이라고 믿었던 수많은 개념, 이론, 방법론의

설명력이 떨어짐으로써 우리 학문 영역의 근간이 흔들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언론학은 초연결사회 속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어떤 답을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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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 신문과방송 11 2015

와 구교태 교수가(계명대) 발표했다. 질의응답을 통

해 뉴스 환경이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국가기

간 뉴스통신사로서의 연합뉴스의 역할과 모델을 중

심으로 정책적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열띤 공방

도 오갔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

한 특별세션, ‘지방자치 필수조건으로서의 지역언

론의 역할’은 이번 학술대회가 지역에서 열리는 행

사라는 취지와도 잘 맞을 뿐더러, 그동안 교류가 없

었던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 한국언론학회가 지방

자치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

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 육동일 교수(충남

대)가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지역언론의 방향과

과제를, 그리고 장호순 교수(순천향대)가 지방자치

와 지역신문의 역할에 대해 행정학과 언론학이라는

각기 다른 관점에서 현황과 이슈에 대한 인식의 차

이를 확인하면서도 동시에 문제의식은 같다는데 동

의하는 모습을 통해 앞으로 더욱 인접 학문과 소통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지방자치와 같은

중요한 이슈가 자칫 학문 간 소통의 결여로 지체되

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봄철 정기학술대회 때 처음으로 소개돼 학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조연설이 이제

한국언론학회의 고정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이번에는 김학수 서강대 교수가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 혁신적 연구와 교육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기조연설을 통해 그동안 양적으로

성장한 커뮤니케이션 학문의 질적 성장을 위해 해결

책 지향이 아닌 과정 지향적인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중요성을 화두로 던지고 청중들과 질의응답하는 시

간을 가졌다. 특히 한국언론학회의 제28대 회장을

역임한 김학수 교수는 얼마 전 세계커뮤니케이션학

회(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의 펠로

우로 선정된 바 있어 한국언론학회의 위상을 높였다

는 점에서 이번 기조연설의 의의를 높였다.

학회 순수성, 권한 강화, 교류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모두 43개 세션에서 75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도전적이며 탐색적인 연구 아이

디어를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포스터세션에서 여덟

편의 논문이 추가로 발표됐다. 무엇보다 학술대회

가 끝난 후 이어진 정기총회에서 학회원들의 연구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언론학회 학술상, 연구회

우수논문상, 학문 후세대들을 위해 신진학자 우수

발표논문상을 수여함으로써 학회원들의 학문적 성

과를 모두 함께 축하하는 전통도 이어갔다. 또한 조

성겸 충남대 교수가 제42대 언론학회장으로 취임했

으며, 온라인 사전투표와 학회 당일 현장 투표 결과

문철수 한신대 교수가 제43대 언론학회장으로 당선

됐다. 학회 참가자들은 언론학회가 기획하고 발간

한 두 권의 학술도서, ‘커뮤니케이션 다시 읽기’(박

홍원·김수미 엮음)와 ‘커뮤니케이션과학의 지평’(이

준웅·박종민·백혜진 엮음)을 ‘득템’하는 소소한 행운

도 누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1년 동안 한국언

론학회 제41대 집행부의 총무이사로 봉사할 수 있었

던 기회를 행운으로 생각하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

무엇보다 제41대 PEN 집행부가 내 걸었던 학문적

순수성(Purity), 학회의 권한 강화(Empowerment), 그

리고 학회원의 교류(Network)를 위한 노력은 앞으

로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 질문과 응답의 공동체를

통해 학회원들이 학회의 진정한 팬으로 남을 수 있

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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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91미디어 포럼

안용순

서울배명중국어교사

책상마다 놓인 컴퓨터를 사람들은 시시때때로

본다. 이것은 거의 습관이다. 컴퓨터마다 인터넷 전

용선이 이어져 있어 어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오늘 일어난 일도 서너 시간만 지나면

그와 관련된 글을 여러 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보가 부족한 세상은

아니다. 예전에는 어떤 일에 대해 소식

을 아는 데 품이 많이 들어서 무심했다

면, 요즘에는 너무 쉽게 많이 알아서 어

떤 일이 있어도 감각이 무디어져서 심드

렁하기 쉽다. 한 가지 일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려 하다가도 곧바로 또 다른 사건

이 터지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돌아

가는 판을 보지 않으면 떠밀려오는 정

보에 떠밀려가는 무력한 정신이 될 수

있다.

고민 중 만난 프랑스 미디어교육

이처럼 정보가 많아서 현실을 파악하는 데 헷갈리

는 시대에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밝은 눈이 필요

하다. 사회구성원들이 밝은 눈을 갖도록 하기 위해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 연수기

2세부터 성인까지생애주기별 미디어교육

저마다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 수준에 맞는 미디어교육을 고민하던 중 참가하게 된 이번

프랑스 CLEMI 연수는 우리나라 미디어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안겨

주었다. 연수 참가자들이 CLEMI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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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 신문과방송 11 2015

서는 정보를 알려주는 미디어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정보 분석 능력 교육이 중요하다. 넘쳐나는 정보 속

에서 자신의 눈으로 정보를 선별해 스스로 생각하

고,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 능력을 기르며 세상

을 알아나가는 지혜를 선별해나갈 수 있도록 가르

치는 미디어교육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중2 학생들을 대상으

로 뉴스를 보고 토론한 뒤 신문을 만들어 발표하는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의 성

향에 맞추어 사실을 보게 하고 사실에 근거해서 자

신의 생각을 쓰게 하는 수업 방식이었다. 하지만 수

업을 마치고 난 후 풀리지 않는 의문은 “이것이 과

연 중2학생들에게 맞는가? 그렇다면 중1, 중3 학생

들에게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라는 연령대별 미

디어교육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처럼 미디어교육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운 좋게도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서 공모하는 프랑스 국립미디어교육센터(CLEMI)

방문 연수에 참여하게 됐다.

유럽의 미디어교육은 1964년 유네스코에서

미디어교육이라는 말을 처음 쓰면서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맥브라이드 보고서가 만

들어졌고 미디어가 중요한 이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미디어교육은 20세기 전반

까지는 아동의 보호주의적인 활동에 집중하다가

1983년 자크 고네가 CLEMI의 전신인 ‘정보도구들

을 위한 연계 센터’를 창설하면서 미디어를 통한 교

육뿐만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교육까지를 포함한

체계적인 미디어교육을 제안했다. 1990년대에 들

어서는 미디어와 관련된 다양한 난제 해결을 위해

BFI(British Film Institute)와 CLEMI가 1990년 프랑

스의 툴루즈에서 ‘미디어교육의 새로운 방향(New

Directions in Media Education)’을 주제로 회합을 가

졌다. 이 회합에서 “미디어교육의 목적과 방법론에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또 합의가 이루어져

연수 중 방문한 파리의 초등학교에서는 미디어교육 교사가 CLEMI의 연수 내용과 자료 등을 수업 시간에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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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미디어 포럼

야만 하는가? 다양한 문화적 전통과 세계 각국의 다

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자의 책임은 무

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미디어교육에

대해 한 국가만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문제가 제

기되어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미디어교육에 철학적 가치 부여

이후 프랑스에서는 유네스코와 유럽연합의 협의하

에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미디어교육 과정에

관심을 갖고 유아교육, 초·중등, 고등 및 성인 교육

분야의 교사, 행정가, 연구자, 학생 및 학부모, 관련

업체들의 미디어교육 도입 및 활용을 지원하기 위

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디어교육에 박

차를 가했다. 그중에서도 2000년대 중학교 교육을

위한 개혁안에서 교육용 정보통신기술 활용을 통

한 교육개혁안이 나왔고, 2005년에는 학교의 미래

를 위한 방향과 프로그램법에서 지식과 능력에 대

한 공통 기반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프랑스는 정

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상용화된 기술 숙달 능력

을 배양하기 위해 미디어교육에 힘을 쏟게 됐다.

프랑스의 미디어교육은 교육 대상이 각 연령대

별로 구별돼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만2세부터 12세

까지의 유아동들을 위해 각 연령에 맞는 교육 목표

와 그에 따른 교육 활동, 그리고 이후에도 중·고교

생을 위한 프로그램과 교육 활동 또한 이뤄지고 있

었다. 예를 들어 만2세부터 5세까지는 신문을 보고

글씨를 구분하거나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한 활동,

광고를 보고 이야기하는 활동, 글을 분석하는 활동

등 연령에 맞는 체계적인 활동이 실천되고 있었다.

이런 활동은 6~8세, 9~12세 및, 중·고교 과정까지

연계돼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연령별 활동은 그저

단계별 교육과정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능적

으로는 모국어 교육을, 철학적으로는 민주 시민 교

육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

이번 연수 방문지인 CLEMI는 교육부 산하기

관으로서 미디어교육을 추진하고 지원하는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부 학군 단위에 맞추어

각 지역 교육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교사들을 위한

연수와 미디어교육 수업 지원, 다양한 미디어교육

관련 행사 주관 및 연구, 출판 등을 하고 있다. 이번

연수 중에도 파리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CLEMI

연수를 마친 후 CLEMI 교육 자료를 활용해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교사의 수업 현장을 직접 눈

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014년 새롭게 출범한

교육부 내 조직인 DNE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추어 디지털 미디어교육 실행 체계를 준비해

나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도 CLEMI와 면밀히 협

프랑스 미디어교육은 먼저 미디어교육에 철학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즉 흥미로 동기를 부여해 배워 나가는 미디어교육을

넘어 삶과 앎의 의미를 중심으로 미디어교육의 목표를 ‘비판적 사고력

신장과 민주 시민 양성’으로 설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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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 신문과방송 11 2015

조하고 있음을 담당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알 수 있

었다.

CLEMI의 미디어교육에서 배울 점을 살펴보면

먼저, 미디어교육에 철학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즉 흥미로 동기를 부여해 배워 나가는 미디어교육

을 넘어 삶과 앎의 의미를 중심으로 미디어교육의

목표를 ‘비판적 사고력 신장과 민주 시민 양성’으로

설정하고 있다. 두 번째,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

령대에서 참여할 수 있게 연령별로 미디어교육 과

정이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만2세부터 시작해 초·

중등, 고등 및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미디어교육을

접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계획되고 실행되고

있었다. 세 번째, 학교교육은 물론 미디어 관련 업체

와 언론사까지 참여하는 미디어교육을 위한 능동적

인 파트너십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

개 교사, 미디어 단체, 미디어 관련 업체, 언론사가

개별적으로 운영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이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프랑

스는 그것을 시스템화했고 전국적인 지역 네트워크

와 함께 미디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놀라웠다. 네

번째, ‘학교의 언론과 미디어 주간’을 통해 전국적으

로 학생들이 언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집

중적인 미디어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특별히 별도

의 미디어교육 주간을 마련해 학교와 언론사가 함

께하는 교육 축제를 여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학

생들은 미디어 분석과 함께 미디어를 직접 만들어

보고 체험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학생들이 언론과 미디어를 더 잘 알게 되고 체험함

으로써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는 활동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세계의 이러한 흐름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미디

어교육은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중요성에 비해 아직

까지는 범국가적인 과제나 사회적 중요 주제로 확

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개

별 주체들의 노력과 미디어 시민단체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미디어교육에 대한 깊이 있는 학문적 논

의나 미디어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 구

체적이고 세련된 방법의 개발 등이 본격적으로 이

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디어교육의 시사점

미디어교육이 학교교육의 차원에서 제도화되어 있

는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미디어교육

은 보다 구체적인 문제점 인식과 더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과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와 모바일, SNS 등의 등장

으로 미디어 환경이 더 급속하고 다양하게 변화하

고 있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미디어교육의 방향 설

정과 방법 모색은 신속,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 부분에서 고민할 문제는 앞서 프랑스 미디어교

육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 미디어교육의 목적

을 무엇으로 설정할 것이며, 그것을 어떻게 같이 합

의해 나갈 것인가이다.

이제 미디어교육은 미디어교육이라는 당위성에

서 벗어나 보다 실질적이고 가치지향적인 부분으로

확대돼야 한다. 또한 근본적인 철학과 목표가 설정

되어야 하고 세밀한 방법까지 정착되어 프로그램화

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프랑스 CLEMI의 연령별

미디어교육 개념은 우리나라 미디어교육의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미디어교육의 구

조와 함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연령별 수준별 교육

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향후 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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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95미디어 포럼

방송기자가 본격적으로 정계에 진출하여 국회의

원이 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서부터이다. 1979년

12·12 사태로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그 다음

해 12월 텔레비전이 컬러화되면서 TV 보도는 점차

정치적 매개체로 변신했다. 일례로 권언유착의 상

징인 ‘땡전 뉴스’가 고착화되어가고 메이저 지상파

방송의 종합뉴스 메인 앵커는 정계나 관계로 진출

하기 시작했다.

언론사→국회→언론사

상대적으로 신문기자의 정계 진출은 제헌국회가 출

범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당시 조선, 동아 등 역사

가 오랜 일간지에 종사하는 기자들은 지적 수준이

높은 저명인사들이 많았다. 제헌국회에서 국회의원

이 된 기자만 해도 조선일보의 조봉암, 이항발, 최창

섭 등과 동아일보의 노일환, 이상돈, 정균식 등 부지

기수였다.1 여기에 신문사 지국장, 주필, 사장까지

김성호

언론학박사·전광운대정보콘텐츠대학원장

국회의원이 된 방송기자들

기자의 자존심 지켜줄정계 진출 기준 필요해

|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1

방송기자 출신으로 최초로 국회의원이 된 편용호. 1948년 KBS 공채 기자로

언론계에 진출한 뒤 1967년 제7대 국회에서 여당인 공화당 전국구 의원이

됐다. /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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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 신문과방송 11 2015

포함하면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그 당시는 신문 매

체가 가장 앞서 있었고 방송국이라야 국영라디오

하나뿐인지라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까지 지속되어 신문기자 출

신이 청와대 특명에 따라 방송사 사장으로 취임하

여 권력을 비호한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사

실은 KBS, MBC 역대 사장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방송기자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편용호이다. 그는 1967년 제7대 국회에서 여

당인 공화당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됐고, 1971년 제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야당 신민당 전국구 의원

으로 재선됐다. 그의 방송기자 입문은 1948년 10월

정부 수립 후 국영방송 KBS가 실시한 공채 기자 시

험에 합격하면서부터이다.2 그러나 그는 2년쯤 후

에 통신사로 옮긴 후 다시 국제신보, 부산일보, 서울

일일신문 정치부장 등을 거쳐 1961년 한국일보 정

치부장, 1965년 편집부국장이 됐다. 이때 여당인 공

화당이 그를 전국구 의원으로 영입한 것이다. 그가

방송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디딘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주된 활동 영역은 신문 매체였다. 그는 1928년

부산 출신으로 고려대에서 수학했고

신민당 대변인, 당 기관지 편집인 등을

지내다 1978년 50세의 젊은 나이로 별

세했다.3

방송기자 출신은 아니지만 방송

관련 인사로 1960년 국회의원을 지

낸 이양호가 있다. 그는 제2공화국 당

시 집권당인 민주당의 경남도당 조직

부장으로 경남 창원에서 제5대 국회

의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됐다.4 그러

나 그 다음해 5·16 쿠데타로 9개월의

짧은 의원 생활을 접었는데, 그는 1970년 원주MBC

사장, 1971년부터는 6년간 충주MBC 사장을 역임

했다.5

이 밖에 텔레비전 아나운서 출신으로 국회의원

이 된 서영희를 들 수 있다. 그는 1961년 KBS TV 아

나운서로 방송에 입문하여 활동하다가 미국 미주리

대로 유학을 다녀온 후 1969년부터 경희대 교수로

재직했는데, 1973년부터 1980년까지 제9, 10대 국

회의원을 지냈다.6 또한 MBC 해설위원 및 보도국

장 출신의 김영수도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

이다. 그는 당초 조선, 동아, 중앙, 서울 등 중앙 일간

지 기자를 거쳐 MBC 해설위원, 보도국장 등을 지

내기도 했는데 1976년 제10대 유정회 국회의원이

됐다. 한국기자협회장도 역임한 그는 1988년 MBC

사장으로 임명됐으나 사원들의 반대로 일주일을 넘

기지 못했다.

80년대 국회로 간 인기 앵커들

앞에서 밝힌 대로 방송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들어서부터이다. TV가 컬러화되면

서 시청자가 급증하고 ‘TV 정치’라는 신용어가 등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발탁돼 국회로 진출한 대표적 인물인 하순봉의 ‘뉴스데스크’ 진행

당시 모습(왼쪽). 그 옆이 공동 진행자 곽노환(전 삼척MBC 사장)이다. / 사진 출처: ‘보도

방송50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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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7미디어 포럼

1980년대 TV가 컬러화되면서 ‘TV 정치’라는 신용어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방송기자의 위상은 한껏 고조됐다. 더욱이 신군부는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고자 했었는데 그러한 시의성까지 맞물리면서

앵커들을 과녁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장하는 상황에서 방송기자의 위상은 한껏 고조되는

추세였다. 더욱이 신군부는 기성 정치인들을 멀리

하고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고자 했었는데 그러한

시의성까지 맞물리면서 앵커들을 과녁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그 첫 번째 사례가 1981년 3월 제11대 국회의원

이 된 하순봉으로 유추된다. 그는 1968년 2월 MBC

공채 기자로 방송계에 입문하여 정치부 차장, 부장

대우 등을 거치면서 종합 뉴스인 ‘뉴스데스크’의 앵

커로 크게 활약했다. 신군부는 집권 후 처음으로 개

원한 11대 국회에 그를 직능대표인 전국구 국회의

원으로 낙점해 정계로 진출시켰는데, 이때가 그의

나이 40세, 기자 경력 13년차 시절이었다.

하순봉은 정계에 입문한 이후 민정당 원내부

총무, 의원실장, 국무총리 비서실장, 한국방송광고

공사 사장 등을 역임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때 고향인 진주에서

출마하여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1996년 15대,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되어 4선 의

원이 됐는데, 당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원내총

무, 사무총장, 부총재, 최고위원 등의 정치 경력을

구가했다.

하순봉은 학구적인 면모도 보여 일찍이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건국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그는 방송기자 6년차였던 1974년

출입처인 중앙청 내무부에서 9시 ‘뉴스데스크’ 앵커

로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한여름에 정동 청사까지

달음질쳤던 에피소드를 회고한 적이 있다.7 아울러

그는 시청 출입기자 시절 설악산으로 야유회를 갔다

가 감자부침 장사를 하는 시골 할머니가 12시가 되자

라디오를 틀어 뉴스를 진지한 표정으로 청취하는 모

습을 보고 기사의 정확성에 대해 큰 교훈을 인지했다

는 추억담도 기록으로 남겼다.8 그의 이 두 글은 ‘방

송보도50년’에도 실려 있다.9

제11대 국회의원 가운데 방송 관계 인사로는 봉

두완이 있다. 그의 회고담 제목인 ‘신문기자가 방송

으로 옮긴 사연’10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한국일보

에서 중앙일보 논설위원이자 동양방송 논평위원으

로 이적하면서 방송에 입문해 라디오와 텔레비전

보도 관련 프로그램의 앵커이자 MC로, 그리고 논평

가로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봉두완은 1969년 동양

방송 논평위원으로 옮겨온 후 방송 테크닉을 익혀

1970년대에 낮에는 라디오 ‘뉴스 전망대’를, 밤에는

TV 종합뉴스인 ‘TBC 석간’을, 그리고 매주 화요일

밤에는 ‘동서남북’이라는 생방송 시사 토론 프로그

램 등을 진행했다. “안녕하십니까? 봉두완입니다”

라는 오픈닝 멘트는 짧은 시간에 그 당시 청소년들

에게 인기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11 그의 인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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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8 신문과방송 11 2015

오늘날 엔터테이너로서의 방송인과 달리 세대와 지

역, 계층 등을 초월하여 크게 부상됐다.

봉두완은 1981년 3월 민정당 공천을 받아 국회

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전국 최다 득표를 얻어 정계

에 진출했다. 그 바탕에는 방송을 통해서 그가 쌓아

온 지명도와 인기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85년 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되어

재선 의원으로서 국회외무위원장까지 맡아 크게 활

약하며 국위를 선양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3선

도전에 실패하고 다시 방송계에 복귀해 1990년대에

KBS, MBC, SBS 등에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얼굴마담’ 부정적 평가 우세

제12대 국회의원으로는 전국구 의원이 된 강용식이

있다. 그는 1964년 4월 동양방송(TBC)의 전신인 라

디오서울(RSB) 공채 1기 기자로 입사해 활약하면서

동양방송 정경부장, 주일특파원, 보도부국장 등을

거쳤고,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KBS로 옮겨와 보

도국장, 보도본부장, 보도이사, 이산가족찾기방송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12 그리고 KBS에 재직 중인

1985년 3월 민정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

출했다. 강용식은 12대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대표

의원 보좌역, 총재 보좌역을 거친 후에 문공부와 공

보처 차관,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

고 1992년 제14대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민정당 제1정책조정실장, 기획조정위원장, 대표위

원 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아울러 그는 1996년에 다

시 제15대 국회의원이 되어 전국구 3선 의원의 기록

을 세웠는데, 다선 의원으로서 한나라당 당무위원,

대선 TV대책본부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1988년에 개원한 제13대 국회에는 방송기자

가 보이지 않으나 1992년 14대 국회에는 집권 여당

공천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된 김기도가 있다. 그는

1968년 하순봉과 동기로 MBC에 기자로 입사해 ‘뉴

스데스크’ 앵커, 정치부장으로 근무했으며 1984년

부터 4년여간 청와대 공보비서관과 3년여간 안기

부 비서실장(1988~1991) 등으로 관계에서 활동했다.

1996년 제15대 국회에는 TV 앵커로 방송계를 누빈

스타 기자들이 진출했다. KBS의 박성범, 이윤성, 그

리고 SBS의 맹형규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재선, 3선,

4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 장관 등을 역임하기도 했

는데, 지면 관계로 후학들의 몫으로 넘기려고 한다.

방송기자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다양한

데 대체로 얼굴마담으로 전락했다는 부정적인 평가

가 우세하다. 1998년 한국유권자운동연합에 따르면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사회운동가,

법조인, 정치인보다도 낮은, 국회의원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3 방송 매체가 신문보다

월등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방송

기자의 정계 진출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

세가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지 성찰해 보고 제도적

으로 어떤 원칙과 준거 틀을 제정해서라도 순수 방

송기자들의 자존심만은 지켜져야 할 것이다.

1 정진석(1995),인물한국언론사,나남출판,pp.372~373.2 김성호(2014),한국방송기자통사,21세기북스,p.60.3 한국언론재단,한국언론인물사전1983-2009,2008,p.1493. ※본저에는편용호가6,7대국회의원으로기록되어있으나한국민족

문화대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7,8대의원으로기록되어있다.

후자가맞다.

4 앞의책,p.1046.5 문화방송(1992),문화방송30년사,p.1053.6 한국언론재단(2008),앞의책,p.679.7 하순봉(1992),“TV는상체만보이기에”,문화방송30년사,p.404.8 하순봉(1992),“강원도할머니의교훈”,문화방송30년사,p.405.9 한국방송기자클럽(2003),방송보도50년(상),p.224.10 봉두완(2003),“신문기자가방송으로옮긴사연”,방송보도50년

(상),한국방송기자클럽,pp.116~117.

11 봉두완(2005),앵커맨,램덤하우스중앙,p.32.12 김성호(2014),앞의책,pp.150~151.13 대한매일신문(2000),“정치발전기여,얼굴마담전락”,2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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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포럼

099미디어 포럼

보도 개요

1.제목:서울최대의달동네‘난곡’

2.매체(나라):중앙일보(한국)

3.취재:이규연,김기찬,이상복

4.최초보도시점:2001년4월9일

5.분량:5회시리즈

6.탐사영역:빈곤탐사

7.수상:한국기자상,한국신문방송인클럽상,성대

언론대상

2000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우울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후, 사회와 경

제는 구조적 수술을 당해야 했다. 그 여파로 실업

자와 파산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표면적으로

는 임시처방으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사실상 더 구조적인 위험이 밀어닥치고 있었다. 바

로 빈익빈 부익부, 빈부 격차의 심화였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필자를 포함한 취재팀은 가난의 구조

적 측면을 파고들어 보기로 했다. 취재팀은 2001년

1월 말~4월 초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난곡’ 지역에

머물며 현장 밀착 취재에 들어갔다. 당시 난곡은 서

울에서 가장 큰 저소득층 밀집지역, 이른바 달동네

였다.

“교수님은 탐사보도의 힌트를 어디서 얻으세

이규연

탐사저널리스트·jtbc탐사기획국장

한국 언론의 심층 빈곤보도 개척한 ‘난곡 리포트’

사회과학 기법 활용70일간 현장 밀착 취재

| 세상을 바꾼 보도 10

난곡 전경. 지금은 아파트 단지로 변했지만 2000년대 초 서울 최대의

달동네였다. / 사진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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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신문과방송 11 2015

요?”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하다보면 학생에

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런 때마다 필자는 서슴

없이 “시대 흐름”이라고 답한다. ‘난곡 리포트’는 특

정인의 제보나 자료 제공이 아닌, 사회의 흐름을 진

단함으로써 탄생했다. 취재팀은 외환위기로 촉발된

빈부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것이라고

봤다. 그런 병폐가 뿌리 깊게 박힌 달동네를 탐사함

으로써, 가난 대물림의 실상을 파헤쳤다. 이전까지

빈곤기사는 연말연시에 사회의 따뜻한 온정을 바

라는 연성 기사가 주종을 이루었다. 그 실태와 원인,

대안을 심도 있게 진단하며 빈곤 문제와 ‘직면’한 보

도는 거의 없었다.

“언론 보도가 가난을 구제해?”

“나라도 구제하지 못하는 가난, 언론이 보도한다고

나아지겠어?” 정치인이나 관료는 물론이고, 언론인

조차도 이런 선입관을 갖고 있었다. 기획 당시, 뉴스

룸 내부에도 비슷한 우려가 형성돼 있었다. 취재팀

은 좀 더 단단한 논리, 꼼꼼한 취재가 필요하다는 결

론을 내렸다. 빈곤 문제가 대한민국의 ‘미래적 난제’

임을 강조하기로 했다. 취재팀은 현장감이 살아있

으면서도, 날카로운 분석이 들어가는 ‘심층 조사보

도’를 하자는 데 합의했다.

우선 그런 현장을 찾아내는 게 중요했다. 당시

달동네의 대명사 서울 봉천동에는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었다. 다시 찾은 곳이 바로 ‘난

곡’이었다. 이 지역은 신림 3, 7, 13동에 걸쳐 있었다.

박정희 정부의 판자촌 철거 정책 이후 대방동과 용

산역, 서울역의 판자촌 주민이 이주해 오면서 형성

됐다. 당시 2,000여 세대가 살고 있었다. 꽃과 나무

로 둘러싸인 정겨운 마을이기도 했다.

취재팀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관계자를 만나

협조를 부탁했다. 우선 주민의 마음을 여는 게 중요

했다. 비탈길을 오르는 주민의 짐을 들어주고 양말

을 사들고 찾아갔다. 구조적인 가난을 조명하기 위

해 여러 사회과학적 방법을 동원했다. 취재팀은 구

조적 빈곤을 파헤치기 위해 크게 네 가지 방법을

썼다. 첫째, 주민 수백 명을 대상으로 소비 수준, 가

족관계 등을 면접조사했다. 둘째, 3대가 모여 사는

20가구의 가계를 추적했다. 셋째, 빈곤과 복지 관련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넷째, 구청이나 동사무소,

복지관의 주민 자료를 분석했다. 이 중에서 가계 추

적 사례인 박순자 할머니를 소개한다. 실제로 신문

에 실린 내용이다.

본인부터 증손자까지 4대가 난곡에 사는 박순자

(86) 할머니의 가족사에는 빈곤의 모든 가능성이 녹

아 있다. 한국전쟁 전 朴할머니의 시집은 충남의 유

지였다. 그러나 전쟁으로 집과 재산을 모두 잃고 논

아홉 마지기만 남게 됐다. 1960년대 중반 朴할머니

부부와 자녀들(3남 2녀)은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상

경’을 했다. 서울 흑석동 국립묘지 옆 한강변에서 천

막생활을 하던 가족들은 “대통령이 시찰을 나오시

니 다른 곳으로 옮겨라”라는 공무원들의 성화(실제

로는 67년 도심 빈민촌 철거 정책)에 밀려 정부 트럭에

태워졌다. 그래서 옮겨온 곳이 바로 난곡. 구청 직원

이 분필로 그어준 8평에 천막을 치고 시작한 난곡

생활은 30년 넘게 이어지고 말았다

朴할머니의 다섯 자녀 중 두 명은 무학, 세 명은 국

졸이다. 남자들은 나이가 차면 기계적으로 공사판

에 나가 돈을 벌어야 했다. 손자, 손녀도 야간대학을

나온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초중고만 나왔다. 불행

은 겹쳐서 온다고 했던가. 전쟁 때 입은 상처에 속병

을 앓던 남편은 1970년에 숨졌다. 알코올중독이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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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미디어 포럼

했던 큰사위는 12년 전 간암으로 죽었다.

큰딸은 오는 11월 제대하는 아들(23)만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 국민기초생활보호법상의 수급권자

혜택이 ‘부양자가 생겼다’는 이유로 박탈되기 때문

이다. 97년 공고 자동차과 졸업반이던 아들은 갑자

기 닥친 외환위기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아들은

“내가 군대라도 가야 어머니가 정부의 생계 보조금

을 받을 수 있다”며 자원입대했다.

그동안 없던 새로운 보도

취재팀은 기획 단계부터 사진기자를 참여시켰다.

이는 대단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취재 의도와 기사

에 꼭 맞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시 사진기자

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난곡에 가서 카메라 셔터를 눌

러댔다. 그래서 비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사진을 찍

을 수 있었다. 취재는 두 달 반, 정확히는 70여 일간

진행됐다. 취재가 마무리될 무렵, 기사 작성에 들어

갔다. 뭔가 다른 리드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다음과 같은 ‘묘사형 리드’였다.

산꼭대기의 파란색 공동화장실. 소방차가 올라갈

수 없는 평균 경사 35도의 골목길, 주로 소주 라면

만 팔리는 동네 가게, 옛 삼성전자 로고가 남아 있는

1970년대식 거리 간판, 아직도 두 집에 한 집 꼴로

연탄을 쓰는 곳. 여기는 2001년 4월 서울 관악구 신

림동 산 101 난곡…

기사가 나간 뒤 정부와 사회 각계에서 큰 관심이

쏟아졌다. 미국 한 뉴저지 한인교회는 난곡에 청소

년의 집을 연 뒤 8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실제로 이 교회는 약속을 실천에 옮겼다.

‘난곡 리포트’는 필자를 포함한 취재팀에게 분에 넘

치는 영광을 안겨줬다.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한국

기자상과 한국신문방송인클럽의 한국언론대상, 성

균관대 언론대상 등을 연거푸 받았다. 그 무렵, 한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 전문잡지에 난곡 보도와

관련된 글을 썼다. 그는 현장 사례를 부각시키다 보

니 대안 제시가 다소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타당한

지적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난곡 리포트는 지금

까지 우리의 언론보도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조사보도 기법을 이용한 기사였다”고 평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난곡 리포트’는 허점이 적

지 않다. 조사방법이나 가계 추적 방식에서 어설픈

곳도 있다. 하지만 다양하고 체계적인 조사방법을

동원했고 구조적인 가난 대물림을 집중 조명했으며

70여 일간의 현장 취재를 벌였던 점은 이전 보도에

서 보기 힘든 포인트였다. 결과적으로 난곡 리포트

는 ‘심층적 빈곤보도’의 장을 열었다고 하겠다.

‘난곡 리포트’는 가난 대물림의 실상을 파헤쳤다.

이전까지 빈곤기사는 연말연시에 사회의 따뜻한 온정을 바라는

연성 기사가 주종을 이루었다. 그 실태와 원인, 대안을 심도 있게

진단하며 빈곤 문제와 ‘직면’한 보도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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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미국 대도시

중견 신문들의 몰락/이강원

영국

BBC, 자체 제작 할당량 폐지 및

독립 상업기구 출범 추진/김지현

프랑스

디지털 시대

인쇄매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최지선

일본

넷플릭스 일본 상륙

콘텐츠 업계 지각 변동 시작?/곽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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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U.S.A이강원

연합뉴스 미국 특파원

103미디어 월드 와이드

내가 사는 지역에 ‘번듯하고 제대로 된’ 언론사가

있다는 것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법

조기자로 첫 기자생활을 시작한 나로서는 20여 년

이 지난 지금도 당시 기자실에 적지 않은 일반인

들이 드나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들 가운데 상

당수는 억울한 세상일을 당하고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었다. 상대방과의 면전 다툼에서부터 법원

송사에 이르기까지 숱한 일을 시도해봤지

만 이도저도 성과가 없었던 사람들이 “억울

함만이라도 호소하겠다”는 마지막 희망으

로 기자들을 찾았던 것이다.

직위 상관없는 ‘해고의 칼날’

이런 점에서 내가 사는 지역에 언론사나 기

자가 있다는 것은 파릇파릇하고, 눈에서 불

이 나는 기자들이 경찰서와 행정기관을 누

비면서 국민을 대신해 감시의 눈이 돼준다는 의미

가 된다. 돈 없고 ‘빽 없는’ 사람들이 사법제도의 혜

택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사법제도로부터 억울

한 일을 당했을 때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마지막으

로 찾을 곳이 있다는 뜻도 된다. 더욱 극단적으로는

미국 대도시중견 신문들의 몰락

LA 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등을 소유한 신문그룹 트리뷴 퍼블리싱은 지난 10월 5일

경영 개선을 위해 산하 전 신문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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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신문과방송 11 2015

법이 통하지 않고, 제도가 망가지고, 정치인들이 ‘개

판’을 치는 때에 응급처치 또는 최소한 반창고 수준

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언론사와 기자

일 것이다. 역으로 부패한 권력과 공무원들에게는

두려워할 존재가 있다는 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인구와 경제력

을 갖춘 지역에 제대로 된 언론사가 있다는 것은 주

민의 인권과 복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뉴욕

에 이어 미국 내 2~4위 언론 시장으로 꼽히는 로스

앤젤레스, 시카고, 필라델피아의 대표적 신문사들

은 가히 ‘잔혹사’라고 해도 될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잘 나가던 신문사들이 어깨를 겨뤘던 이

들 도시에서는 신문사들이 ‘앞 다퉈’ 몰락의 길을 걷

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몰락과 생존을 위한 투쟁

이 더 가혹해지고 잔혹해지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의 유력 일간지 LA타임스와 시카

고트리뷴 등을 소유한 신문 그룹 트리뷴 퍼블리싱은

지난 10월 5일 경영 개선을 위해 산하 모든 신문사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잭 그리

핀 트리뷴 퍼블리싱 최고경영자는 당시 “수익 감소

에 따른 신문 산업의 전반적 위기 상황을 맞아 우리

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

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이제 회사를 위

해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뷴 퍼블리싱

은 당시 명예퇴직 대상을 산하 LA타임스와 시카고

트리뷴, 볼티모어선 등 유력지와 지역지까지 총망라

했다. 특히 이번 명예퇴직 시행 선언은 바로 직전 LA

타임스 발행인을 전격 교체하고, 예상 총수익을 하

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트리뷴 퍼블리싱 주가는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50% 이상 떨어졌다.

간판 주자인 LA타임스의 유효 발행부수는 48만

9,000부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

(NYT), USA투데이에 이어 전국 4위로 평가되지

만 지난해 초 73만 9,000부에서 3분의 1가량이나 줄

었다. 트리뷴 퍼블리싱은 지난 9월에는 LA타임스

와 샌디에이고유니언-트리뷴 두 신문의 발행인과

최고경영자를 동시에 맡아온 오스틴 뷰트너를 경

영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취임 1년 만에 전격 해고

했다. 최고경영자에 대한 전격 해고에 이어 일반 기

자에 대한 명예퇴직에서 보듯이 직위의 높고 낮음

에 관계없이 ‘칼날’을 맞게 된 것이다.

경영 위기 벗어나려 비영리단체로 전환

이처럼 감원·해고로 위기에 대처하는 언론사가 있

는가 하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경영난을 벗어나

려 시도하는 곳도 있다.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가

추진하는 비영리단체로의 전환이 대표적이다. 필

라델피아인콰이어러와 계열사인 데일리뉴스, 필리

닷컴은 필라델피아 지역 대학인 템플대와 손잡고

비영리 언론기관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비영리 언론사로 전환되면 무엇보다 실적을 내야

한다는 주주들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게다가

비영리로 구조가 바뀌면 각종 기부금을 자유롭게

거둬들일 수 있는데다 이에 따른 세제 혜택도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흔치는 않지만 교육기관, 종교단

체, 시민·사회단체 등과 손잡고 비영리 언론사 형

태를 고수하는 곳도 여럿 있다. 탬파베이타임스, 크

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과 공영 TV 방송인 PBS

역시 이러한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번 필라델

피아인콰이어러 등이 추진하는 비영리 전환은 LA

타임스나 시카고트리뷴처럼 경영난 때문에 시작

됐다는 점에서 역시 씁쓸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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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미디어 월드 와이드

정론지는 아니지만 시카고선타임스의 경우도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는 경우다. 이 신문은 화려

하고 현란한 사진을 1면에 배치한 것으로 유명한 타

블로이드판 신문이다. 이 신문은 한때 루퍼트 머독

의 뉴스코프가 소유했다가 1986년 홀링거 인터내셔

널로 넘어갔다. 흥미로운 것은 사진부가 없다는 점

이다. 돈이 되는 곳에만 투자한다는 소유주의 방침

때문이다. 이 신문이 현란한 사진을 쓰기로 유명해

진 것도 어떤 면에서는 대부분 독자들이 보내온 정

제되지 않은 사진을 사용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봐

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주요 대도시 중견 언론사들이

몰락하는 과정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까. 중

견 언론사들이 ‘망해가는’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하

나를 꼽자면 ‘언론사의 대체재’가 넘쳐난다는 점일

것이다. 그간 언론사들이 해오던 일과 영역을 다른

분야들이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부정·부패 폭로의 대명사’라는 자리를 언

론사가 내준 지는 꽤 오래됐다. 각종 시민·사회단

체들은 부정·부패 폭로는 물론 사회의 감시자로서

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경찰도 진정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쪽으로 업

무의 축이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문턱이 높기로 유

명했던 법조계도 크게 달라져 무료 변론, 인권 변론

등이 크게 늘어났다. 변호사들은 민초들의 억울한

사정을 헤아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전과 같

으면 억울한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인 언론사나 기

자가 했을 법한 일들을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대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언론사들의 설 땅이 좁

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신문사 대체재

하지만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남는다. 시민·사회단

체들이 권력기관을 감시한다고는 하지만 과거 신

문사를 위시한 언론사들이 했던 것처럼 감시의 눈

이 매섭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고, 이들의 감시 역

량이 아직 전반적으로 크게 성장하지 않은 한계도

있다. 게다가 언론의 측면에서 보면 신문사로 대표

되는 인쇄매체를 대체할 만한 탄탄한 디지털 매체

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우후

죽순처럼 디지털 매체가 생겨나고 있고, 언론의 중

심축도 그에 맞춰 무게가 이동하고 있지만, 올해 미

국 퓰리처상의 각 부문에서 온라인 언론사들이 ‘죽

을 쑨 것’은 여전히 눈여겨보고 새겨야 할 대목이다.

이처럼 디지털 매체가 기성 신문사의 역할을 대

신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도시 중견 신문사의

몰락은 지역주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

이 더욱 커 보인다.

잭 그리핀 트리뷴 퍼블리싱 최고경영자는 “신문 산업의 위기

상황을 맞아 우리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이 이제 회사를 위해 기여를 해야 한다”면서 LA타임스 등

산하 모든 신문사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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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김지현

골드스미스런던대문화연구박사과정

U.K

106 신문과방송 11 2015

지난 달, 토니 홀 BBC 사장이 독립된 상업부서로서

‘BBC스튜디오’의 출범을 로열 텔레비전 소사이어

티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방송 콘텐츠의

50%를 자체 제작에 할당하고 있는 현 BBC 제작할

당량 제도의 폐지를 염두에 둔 발표다. 이번 홀 사장

의 제안이 BBC트러스트의 공개협의를 거쳐 승인될

경우, 전체 영국의 콘텐츠 공급 시장에도 새로운 경

쟁질서가 형성될 수 있다.

BBC스튜디오 출범 배경

현재 BBC의 콘텐츠 제작은 제작 주체별로 할당

량을 나누는 일종의 쿼터제에 기반해 이뤄지고

있다. BBC 산하의 스튜디오와 프로덕션을 통해 자

체 제작되는 비율이 50%, 외부의 독립제작사를 통

해 제작되는 비율은 25%다. 나머지 25%는 자체

제작과 외주제작의 경쟁을 통해 BBC의 커미셔닝

(commissioning) 에디터가 그 제작 비율을 결정한다.

영국 최대 규모의 방송사인 이상 자체 제작되는 콘

텐츠 양만 따져도 그 규모가 엄청나다. 토니 홀 사장

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 영국 방송 산업의 전체 콘텐

츠 중 12%가 BBC에 의해 자체 제작되고 있다고 밝

혔다.

기존의 자체 제작 할당량 제도는 안정적인 콘텐

츠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홀 사장은 지난해 7월 이 할당량 제도를 변

화시키는 것만이 ‘BBC 수신료의 미래’를 위해 바람

직하다고 주장하며 자체 제작 할당률을 “자유시장

에 내놓겠다”고 밝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는 약

4억 파운드 이상의 커미셔닝 가치를 지닌 기존 자체

제작 할당량이 독립제작사들뿐 아니라 경쟁 방송사

들에게도 개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반대로 기

존의 BBC 인하우스 프로덕션 부서는 경쟁 방송사

들에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위해 이들 독립제작사들

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BBC, 자체 제작 할당량 폐지 및독립 상업기구 출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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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미디어 월드 와이드

1년이 지나 열린 이번 로열 텔레비전 소사이

어티 연설에서 홀 사장은 그동안 준비해 온 BBC

스튜디오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서(BBC Studios:

Strengthening the BBC’s role in the creative industries)

를 공개했다. 자체 제작 할당량 폐지가 실현될 경우

새로운 공급 시스템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 궁금

해 하던 방송업계에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한 것

이다. 그에 따르면 향후 BBC의 콘텐츠 제작은 독립

된 상업기구인 BBC스튜디오로 분리돼 자유시장 원

칙하에 이뤄진다. 자체 제작 할당량 폐지를 고려한

제도적 변화인 만큼, BBC스튜디오는 BBC뿐 아니

라 다른 국제적 방송사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을 목

적으로 한다. 물론 BBC 산하조직인 만큼 공공서비

스로서의 기본 원칙은 유지될 예정이다. 홀 사장의

연설과 함께 BBC트러스트 홈페이지에 공개된 제안

서에 따르면, 새롭게 BBC스튜디오가 출범하더라도

그 설립 목적은 ‘BBC의 공공 서비스 임무와 가치들

을 보조하는 것’이다. 또한 BBC의 핵심 콘텐츠 제작

역시 보장된다. ‘닥터 후’ ‘스트릭틀리 컴 댄싱’ ‘이스

트엔더스’ ‘빅 블루 라이브’ 등의 인기 프로그램들이

그 예시로 언급됐다.

한편 BBC스튜디오의 상업적 활동으로 인해 생

기는 모든 이익은 BBC 그룹이 가져가게 되며 국민

이 내는 수신료와 함께 BBC의 주요 재원이 될 전망

이다. 현재 유일한 상업기구로 존재하고 있는 BBC

월드와이드는 지난해 9억 4,000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순수익은 1억 2,000파운드에 달

했다. BBC스튜디오가 BBC월드와이드처럼 좋은

실적을 거둔다면 BBC는 정부와의 수신료 협상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홀 사장이 이날 연설에서 “나의

현재 최우선 과제는 BBC스튜디오를 출범하는 것”

이라고 밝힌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BBC트러스트 공개협의 시작

홀 사장의 이러한 제안은 두 기관의 심사와 동의를

거쳐야 제도화될 수 있다. 먼저 BBC의 최고의사결

정기구이자 감독기관인 BBC트러스트의 공개협의

과정을 거쳐 계획의 공적 타당성이 입증될 경우, 영

국 정부가 자체 제작 할당량의 폐지안을 포함해 새

로운 독립기구로서 BBC스튜디오의 출범안을 최종

승인하게 된다.1

지난 6월 BBC트러스트는 ‘BBC의 텔레비전 콘

텐츠, 라디오 콘텐츠, 온라인 콘텐츠 및 서비스에 대

한 공급 준비들에 대한 평가 보고서’2를 출판하며

‘BBC의 공급 시스템’에 대한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

을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당시 BBC트러스트는 BBC

의 콘텐츠 공급이 준비되는 과정에서 수신료 납부

자들의 필요를 보다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BBC스튜디오의 상업 활동으로 생기는 모든 이익은

수신료와 함께 BBC의 주요 재원이 될 전망이다. BBC스튜디오가

현재 유일한 상업기구인 BBC월드와이드처럼 좋은 실적을 거둔다면

BBC는 정부와의 수신료 협상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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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신문과방송 11 2015

변화들이 추진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더

넓은 분야로 BBC의 공급 분야가 확대될 필요를 고

려해야 한다”고 보고서의 결론을 맺었다. 홀 사장의

연설이 이뤄진 날 BBC트러스트 홈페이지에서 공개

된 28쪽 분량의 ‘BBC스튜디오의 출범과 자체 제작

할당량을 폐지하는 안에 대한 제안서’3는 그러한 변

화의 연장선에서 제시된 것이라고 출판 목적을 밝

히고 있다. 이번 제안서에는 앞서 언급된 TV 분야

에서의 50% 자체 제작 할당량뿐 아니라 60%의 네

트워크 라디오 방송 시간과 60~70%에 달하는 온라

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다음 칙허장 기간 말부터 경

쟁 시장에 개방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급격한 제

도적 변화가 이뤄질 경우에 올 수 있는 충격을 완

화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기존의 할당제는 유지

된다.

보고서 공개와 함께 BBC트러스트는 이러한 제

안서에 대해 두 달간의 공개협의를 시행할 것이라

고 밝혔다. BBC의 미래 콘텐츠 공급을 보장하고 그

것의 공급 준비를 조율하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원칙들을 제시, 이에 대한 공적 자문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BBC트러스트가 언급한 다섯

원칙은 공개협의 과정에서 다음과 같이 논의된다.

첫째, 일련의 제도적 변화들이 모든 (방송수신) 장치

에 걸쳐 창조적이며 고품질의 콘텐츠를 유지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둘째, 그 변화들이 수

신료 납부자들이 낸 돈에 대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

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셋째, 모든 장르에 걸쳐

영국 내 수용자들이 그에 대한 공정한 접속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그 공급에서는 다양성이 보장될 것인

가. 넷째, 제도적 변화에도 BBC가 보유한 제작 기

BBC는 프로그램 자체 제작 할당률 50%제 폐지와 함께 현재 BBC 산하부서로 운영되고 있는 BBC스튜디오를 독립 상업기구로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BBC스튜디오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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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미디어 월드 와이드

술과 가용성이 원칙적으로 지속가능한 제작 공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마지막은 제일 눈길을 끄는

대목으로, 그것의 상업적 서비스가 공적으로 자금

을 조달받는 BBC의 활동들 사이에서 적절히 분리

될 수 있을 것인가 등이다.

이번 공개협의는 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광

범위하게 이뤄진다. BBC트러스트는 이들이 내놓은

답변을 11월 20일까지 취합해 이후 BBC트러스트

의 최종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4

업계는 공정 질서 해칠까 우려

홀 사장의 연설 이후 이번 제안서에 대한 다양한 업

계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미디어 전문지인 브

로드캐스트가 지난 9월 29일에 업계 주요 관계자들

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4억 파운드 규모의 부서를 상업화하는 것이

산업 내의 공정 질서를 해치지 않을 수 있는지와 관

련된다. 홀 사장은 연설 과정에서 이번 제안서가 궁

극적으로 영국 창조 산업, 특히 제작 분야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5

국가보조금 문제에 대한 논란도 있다. 일각에

서는 2,000여 명의 직원이 소속된 BBC스튜디오를

상업부서로서 독립시키는 과정에서 수신료로 조

달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

한다. 이와 관련 BBC트러스트는 이번 독립은 경쟁

법(competition law)과 국가법을 둘러싼 문제들을 고

려하는 한편, 회사 내 네 가지 상업적 규범을 충족시

키는 경우에만 이뤄질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

았다. 여기서 말하는 네 가지 상업적 규범은 BBC의

상업적 활동은 반드시 BBC의 공적 목적들과 부합

해야 하며 그것의 명성을 위태롭지 않게 하는 한편,

충분히 상업적이며 BBC트러스트의 공정거래 규칙

을 준수해 시장 내 질서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

는 것이다.

이번 할당제 폐지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영국

의 독립제작사협회(Pact) 역시 BBC스튜디오의 출

범안에 대한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존 맥베이

대표는 자신은 회의론자라고 밝히며, “BBC가 이번

계획의 목적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BBC스튜디오가 여전히 BBC의 대표 인기 콘

텐츠 ‘닥터 후’와 같은 대중적 프로그램들의 제작을

보장받는다면, BBC의 12%에 달하는 커미셔닝 수

입은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BBC가 자

체 제작 할당량을 폐지함으로써 80%의 BBC 방송

분량을 경쟁자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사실 그대

로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전히 어린이, 스

포츠, 시사물은 자체 제작으로 공급된다고 제안서

가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BC의 제임스 퍼넬 전략과 디지털 본부

장은 이러한 비판이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퍼넬 본

부장은 “우리는 유럽연합법과 경쟁법의 요구 사항

들, 사내의 상업적 규범들의 절차들을 준수할 수 있

는 요건들을 갖추고 있다”며, “상업기구인 BBC월드

와이드를 이미 성공시킨 이상, BBC스튜디오가 새로

운 문제를 제기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1 www.televisionpost.com/news/proposals-for-bbc-studios-unveiled/

2 http://downloads.bbc.co.uk/bbctrust/assets/files/pdf/our_work/content_supply/2015/content_supply_review.pdf

3 http://www.bbc.co.uk/corporate2/insidethebbc/howwework/reports/bbc_studios_2015

4 http://www.bbc.co.uk/bbctrust/have_your_say/bbc_studios

5 http://www.broadcastnow.co.uk/news/bbc-studios-critics-stand-firm/5094514.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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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France최지선

파리 2대학 박사

110 신문과방송 11 2015

지난 6월 2일 사회학자인 장-마리 샤롱이 작성한

‘인쇄매체와 디지털-새로운 생태계 개발’이라는 제

목의 보고서가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장관에 제출

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1월 펠르랑 문화커뮤니케이

션부 장관이 디지털 기술과 경제 변화에 직면한 인

쇄매체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청사진

을 목적으로 의뢰한 것이다. 문화커뮤니케이션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인쇄매체 지원 제도에 변화

를 모색했다.

프랑스 디지털 환경 진단

이 보고서에서 저자인 샤롱 교수는 70년대부터 인

쇄매체의 아카이브가 디지털화되기 시작한 것을 필

두로, 인쇄매체가 디지털 기술과 조우한 역사가 최

근의 일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우리가 90년

대부터 디지털 기술이 인쇄매체에 미치는 영향력

에 주목하는 것은 이 시기에 광고 수익이나 생산성

측면에서 영향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어서

샤롱 교수는 인쇄매체가 처해 있는 현실, 디지털 언

론사의 수익 모델 수립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진

단한다. 현재 디지털 언론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수

익 모델로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이 광고이다. 이

는 가장 기본적인 수익 구조로 기존 종이매체의 광

고가 디지털로 옮겨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광고 시장의 침체, 낮은 인터넷 광고 단가

로 디지털 언론사의 수익에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

했다.

두 번째는 디지털 정보에 대한 무료 제공 경향

이다. 처음 인터넷 언론사는 더 많은 미디어 수용자

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자유로운 접근과 무료

정보 제공이라는 방식을 취했으며, 더 많은 공중이

디지털 언론에 접근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통해 광

고 수익을 창출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광고

수익의 하락으로 다수의 공중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디지털 시대인쇄매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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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미디어 월드 와이드

디지털 언론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세 번째 요인은 검색 엔진이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의 접근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디지털 언론사는 유료화된 정보를 구입하는 충성도

가 높은 정액 구독자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을 만들

어내게 된다.

네 번째 요인은 디지털 매체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낮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새로운 디

지털 언론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되는 것이다. 이

러한 요인들은 언론사들의 안정적인 수익 모델 구

축을 어렵게 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여러 언론사

들의 폐간을 이끌었다. 미국의 경우 2000년대에 들

어서 약 140개의 일간지들이 폐간했고 많은 기자들

이 일자리를 잃었다. 샤롱 교수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미국 기자들의 30%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

상은 스페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샤롱 교수

는 2010년경부터 다양한 새로운 행위자들이 등장하

는 프랑스 미디어 생태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새로

운 미디어 전경에 대한 모색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는 특히 기존 인쇄매체들의 디지털 버전보다는

독립적인 디지털 언론사, 신생 스타트업 디지털 언

론사, 시사 현안, 웹 다큐멘터리, 아마추어 디지털

언론인들이 생산하는 정보 등 다양한 디지털 정보

를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자 등에 주목한다. 또한, 기

존의 언론사와 미디어 수용자 간의 관계가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 동영상 플랫폼, 소셜 네트워크, 콘

텐츠를 유통시키는 애플 같은 단말기 사업자의 등

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점을 중심으로 살

펴봐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주체들에 의해 달라지고 있

는 정보 처리, 편집, 작성과 제공 방식의 변화에 대

해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보

편집의 변화는 과거 언론사 내 전문직들 간의 수직

적 위계 관계를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시키며, 전문

직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에서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

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정보와 사실을 수집하는 일

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성 있고 수용자들이 관심

을 가질 만한 정보 생산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다루

는 능력, 공중들과 협업하는 능력, 웹 디자인, 통계

전문가들의 역할까지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하는 시

대가 된 것이다. 여기에 미디어 생태계에서 수용자

들이 과거의 수직적 구조에서 하단에 위치하는 모

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정보 사용자인 동시

에 생산자, 정보에 대한 평가자, 콘텐츠 공동 생산

자, 전문가, 정보를 다른 수용자에게 추천함으로써

널리 전달되도록 하는 배급자, 크라우드펀딩과 같

은 방식으로 투자자가 되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광고보다는 정액 구독 모델

2000년대 미국에서 슬레이트나 살롱 같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언론이 등장하면서 전문가들은 새로

운 세대의 디지털 언론에 주목했다. 프랑스에서도

이러한 경향에 힘입어 슬레이트 프랑스판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언론이 등장했는데 미국의 상황과

차별적인 지점은 매우 특정한 공중을 대상으로 저

널리즘의 형식을 유지하면서 정보의 전문성을 극대

화하는 형태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가

령, 이스베르(Ijsberg)나 위티엠에타쥐(8e-etage)는

국제 정보에 특화되어 있는 언론으로 유럽연합 기

관들의 뉴스나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들을 중심으로

보도한다. 쉬크마가진(Cheekmagazine)은 농업을 여

가, 여성, 농촌에서의 삶과 같은 주제에 국한시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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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문과방송 11 2015

루는 전문 언론사이다. 랑프레뷔(Limprevu)는 데이

터 저널리즘 전문 언론사이다.

이러한 언론사의 기자들은 매우 젊은 연령층의

기자들로 구성된다는 특징이 있다. 랑프레뷔의 대

표는 25세가 채 되지 않았고, 위티엠에타쥐와 이스

베르의 기자들은 저널리즘스쿨 재학 중인 학생이

거나 갓 졸업한 청년들이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언

론사들은 약 20여 명의 기자들이 활동하며 프리랜

서나 파트타임으로 고용되어 있는 경우가 일반적

이다. 일종의 스타트업 기업 형태로 시작하다 보니

이들은 친구나 가족, 친지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초기 자본을 마련했으며 재정적으로 제한적인 상황

에서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언론사

들은 광고 수익보다는 정액 가입 구독자들을 통한

수익 모델을 형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들 언론사들은 콘텐츠 생산이나 편집에서의 실험적

인 시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디지털 언론의 또 다른 형태는 인터넷 뉴

스의 속보성과 순간성에 대항한, 느리고 정확하며

긴 탐사보도를 중심으로 하는 언론사이다. 과거 리

베라시옹 기자들이 주축이 되어 탄생한 Rue89는

분석 기사와 시민 기자들의 참여 두 축으로 이루어

진다. 미디어 비평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언론사

인 아레쉬흐이마쥬(Arrêtsurimages), 탐사보도 전문

언론사인 메디아파흐(Médiapart)는 광고 없이 정액

구독자들에게만 정보를 제공하는 수익 모델로 운영

된다. 이와 같은 실험적인 시도로 디지털 언론에 진

입한 매체들은 저널리즘에 입각한 정보 생산에 충

실한 한편, 다수의 경우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가령 Rue89는 기존 언론 기업

인 누벨옵제르바퇴르에 매각됐다. 프랑스판 허핑턴

포스트 역시 르몽드에서 인수했다. 거대 미디어 기

업에 편입되지 않고 있는 매체들은 동영상 뉴스를

확대하는 방식과 같이 외연을 확장하는 형태로 버

티고 있는 실정이다.

저널리즘 형식의 뉴스를 생산하는 독립된 디지

털 신생 언론사들과 달리 특정한 고객들을 위해 정

보를 생산, 제공하는 디지털 콘텐츠 생산 기업이 등

장하고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 비정부기구, 특정 브

랜드에서 주문한 정보를 생산하여 제공하는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자, 그래픽 전

문가, 데이터 전문가, 언어학자, 정보통신 기술자 등

과 연합을 통해 특정 콘텐츠 생산에 주력한다. 가령,

웨도데이터, 애스크메디아, 데이터베이 같은 기업

은 데이터 저널리즘에 특화된 기업이고, 더픽셀헌

트는 뉴스게임, 나라티브앵포는 웹 다큐멘터리, 트

렌즈보드는 소셜 네트워크 경향 분석 등에 특화돼

있다. 이들 기업의 고객으로는 전술한 기관들뿐만

아니라 기존의 언론사들도 포함된다.

기존 언론사들의 혁신

기존의 수익 구조 약화,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

로 기존 언론사들 역시 혁신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르몽드, 우에스트프랑스 같은 일간지들은 잡지처

럼 연성화된 다양한 주제를 다룬 번외호 발간, 인터

뷰나 토론을 동영상으로 탑재하는 고전적인 전략에

서부터 매체에 따른 다양한 편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령 스마트폰을 위한 조간 버전, 태블릿을 겨

냥한 석간 버전을 나누기도 하고, 플랫폼에 따라 국

제 뉴스, 국내 뉴스, 특정한 지역 뉴스 중심 등 다른

편집으로 발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르몽드는

‘해석자’, 리베라시옹은 ‘해독’ 코너를 신설해 팩트

체크 및 중요한 현안에 대한 속보를 담당하도록 하

고 있으며, 데이터 저널리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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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미디어 월드 와이드

고 있다. 이러한 여러 전략들의 공통점은 ‘디지털 우

선’이라는 전략적 원칙이 관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인쇄매체 기업에서도 디지털부서

가 강화하고, 독립된 디지털 사이트를 자회사 개념

으로 신설하는 등의 경향을 띠고 있다.

여기에는 뉴스통신사들의 변화도 포함된다. 프

랑스에는 국제 뉴스통신사로 대표적인 AFP를 비롯

해 약 250개의 뉴스통신사가 존재한다. 통신사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뉴스 정보, 특히 사진의 경

우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동영상, 인포그래

픽, 다채로운 색을 활용한 데이터의 시각화 등을 시

도하고 있으며, 소셜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정보

콘텐츠 분석, 뉴스 아카이브 운영과 같은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주체와 행위자들이 디지털 언론

으로 등장하면서 인쇄매체 시장이 재편되고 있고

디지털 뉴스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이러

한 새로운 생태계의 특징은 사용자 중심, 서비스의

다각화, 매체의 다각화, 기술적 플랫폼의 중요성 확

대로 인한 조직의 변화, 기자들의 분석적 능력의 중

요성과 명확한 목표 의식, 신생 기업으로서의 혁신

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 유치로 설명될 수 있다.

샤롱 교수는 보고서에서 통신 업체의 콘텐츠 생

산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오늘날 구글과 같은 검

색 엔진,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 새로운 플랫폼이

뉴스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는 현실을 인정

할 때, 광고 수익이나 뉴스 검색의 문제가 발생하

지만 언론사와 통신 업체의 관계를 조율하고 건설

적이며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율의 결실 중 하나가 구글

기금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기금은 2013년부터 시

작해 프랑스 인쇄매체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초기

기금 6,000만 유로로 시작해 3년간 언론사들에 배

분되는데, 인터넷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

루어진다. 지원 금액은 최대 200만 유로를 넘을 수

없다. 지원받는 프로젝트는 언론사의 기술, 편집은

물론 마케팅을 비롯한 상업적인 측면까지 모두 포

함된다. 한편 현재 구글기금에 대한 여러 비판점들

도 제기되는데 시사, 일반 뉴스를 취급하는 언론사

들에게만 지원된다는 점에서 언론사 디지털 혁신의

일반화라는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기금의 수준과 지원 기간이 빈약하다는 점도 비판

의 대상이 된다. 또한, 기금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과 언론사들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라는 점이다.

한편 샤롱 교수의 보고서를 전달받은 후 지난

6월 5일 프랑스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은 2014년

기자들은 정보와 사실을 수집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 생산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능력, 공중들과 협업하는 능력, 웹 디자인, 통계 전문가들의 역할까지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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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신문과방송 11 2015

정부의 인쇄매체 지원 내용을 공개하면서 2015년

지원 제도는 두 가지 큰 축으로 언론사의 독립성에

대한 절대적인 존중을 전제하면서 사상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방향, 언론사의 혁신, 창의성을 효율적으

로 지원하는 원칙을 결정한 바 있다.1

언론인 교육도 혁신해야

샤롱 교수는 언론인들의 디지털 교육 강화도 강조

한다. 이미 디지털 시대로의 진입과 그 영향으로 언

론인 양성 과정은 변화를 겪고 있다. 산업은 미래의

언론인들에게 디지털 정보 수집, 조사, 작성, 편집,

디자인 등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인이 되기를 준비하는 학생들 역시 기자 업무

와 미디어 기업 창업이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저널리즘스쿨의 많은 학생들이 졸업 이후

실험적인 1인 혹은 소수로 시작하는 미디어 신생 기

업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다.

그렇게 시도된 사례가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저

널리즘스쿨 중 하나인 CFJ의 학생들로 시작된 레캬

트뤠흐이다. 대학의 커리큘럼 변화 사례는 메츠대

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메츠대학은 웹 저널리즘 전

문 석사 과정을 신설해 웹 다큐멘터리 제작, 데이터

저널리즘, 뉴스게임 제작 등을 중심으로 교육 과정

을 구성하고 있으며, 디자인 같은 예술 계열과 정보

통신학과의 융합 과정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샤

롱 교수는 문화커뮤니케이션부와 교육부가 협업을

통해 정보통신, 디자인과 그래픽 같은 시각 기술, 저

널리즘 교육을 관통하는 교육 과정을 개설할 것을

요청한다. 가장 우선적인 단계로 각각 다른 분야들

간의 대화와 소통을 가능하도록 하고, 다음 단계로

다른 분과의 학생들이 서로의 분과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속보성의 저널리즘과 심층 분석의 저널리즘

이라는 두 속도의 저널리즘을 고려하여 기자직, 기

자라는 전문직의 역할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

는 논의를 통해 기자에 대한 지위 개선까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마리 샤롱 교수의 ‘인쇄매체와 디지털-새로

운 생태계 개발’ 보고서는 디지털 시대 미디어 생태

계의 변화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함에도

불구하고 인쇄매체가 디지털 시대에서 적응하고 새

롭게 진화하기 위해 구글기금과 정부 기금의 지원

을 받는다는 제안이나 기자에 대한 교육 과정 신설

은 다소 기금 의존적이고, 순진한 해결책일 수 있다.

물론 보고서를 통해 현재 언론사들이 다양하게 시

도하고 있는 실험적인 언론사 형태와 새로운 수익

모델을 넘어서는 해법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

러나 결국 자금 지원에 의존하는 방식에 머무는 제

안은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사실이다.

문화커뮤니케이션부는 연말 전에 정확한 지원

금액 및 세부 항목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과연 새로

운 인쇄매체 지원 제도가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에서 프랑스 인쇄매체가 활로를 찾을 수 있는 통로

가 될지 기대된다.

1 2015인쇄매체지원개혁안의자세한내용은<신문과방송>2015년7월호“‘직접지원확대’등인쇄매체지원개혁방안발표”의내용을

참조.

참고문헌

Jean-Marie Charon, Presse et numérique – L’invention d’un

nouvel écosystème, Rapport à Madame la Ministre de la

culture et de la communication, 201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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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월드 와이드

JAPAN곽선영

도쿄대학 대학원 학제정보학부 박사과정

115미디어 월드 와이드

전 세계 6,5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거

대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지난 9월 1일 일본 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원래보다 일찍) TV 이탈 현상

이 가속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상파TV

나 DVD 시청이 주류로, 인터넷을 통한 방송 콘텐

츠 소비가 큰 지분을 차지하지 않고 있는 일본 시장

에서 넷플릭스의 본격적인 진출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을 끌었다.

원래 9월 2일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

이었던 넷플릭스는 예정보다 3시간 이른

9월 1일 저녁,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월

정액 이용료는 최저 702엔(세금포함)으로

설정됐으며, 이외에 고화질로 2대의 단말

기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요금제가

1,026엔, 4K 텔레비전에서 시청 가능하며

4대의 단말기에서 동시 시청이 가능한 요

금제는 1,566엔이다. 702엔의 최저 요금

제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주요 타깃인 것으로 알려

졌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서비스

개시 이후 7년 이내에 인터넷 이용 세대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회원 수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히고, “(일본) 민방이 만들 수 없는 프로그

램을 제공하겠다”며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 일본 상륙콘텐츠 업계 지각 변동 시작?

개화기의 ‘흑선’에 비유되는 넷플릭스의 일본 상륙이 드디어 9월 1일 시작됐다. 일본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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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신문과방송 11 2015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3월 넷플릭스의 일본 진출이 정식으로 발

표된 이후 가전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주요 가

전 제조사들은 리모콘에 ‘넷플릭스 버튼’을 설치해

시청자들이 보다 쉽게 넷플릭스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신제품 TV를 내놓았고, 대형 가전양판점에

서는 이러한 신제품을 소개하는 넷플릭스 특설 코

너를 준비하기도 했다. 언론에서는 넷플릭스의 일

본 진출을 19세기 미국 함선의 일본 상륙에 빗대 ‘흑

선(黒船)’으로 명명하고 서비스의 특징과 넷플릭스

CEO의 인터뷰를 상세히 소개했다.

넷플릭스 일본 진출 보도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

는 것은 추천 기능과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다. 추천

기능은 시청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자동적으로 시

청자의 기호에 맞는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는 기능

이다. 또한 이미 미국 시장에서는 ‘하우스 오브 카

드’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호평을 받았고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는 점 역시 넷플릭스의 강점으로 소

개됐다. 일본에서도 서비스 개시에 맞춰 독자적 콘

텐츠를 선보였다. 지상파 후지TV와 공동제작한 신

작 드라마 ‘언더웨어’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상파

심야시간대에 인기를 끌었던 리얼리티쇼 ‘테라스하

우스’의 최신 에피소드 역시 10월의 지상파 방영에

앞서 넷플릭스에서 먼저 공개됐다. 특히 주목을 끈

것이 내년 공개 예정인 소설 ‘불꽃’의 드라마화다.

‘불꽃’은 개그 콤비 ‘피스’의 멤버인 마타요시 나오

키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원작 소설은 현재까지 판

매부수 200만 부를 돌파했고, 작품성을 인정받아 지

난 8월에는 일본의 양대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가

와상을 수상했다. 대형 히트작이 지상파TV나 영화

가 아니라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독점 공개

되는 이례적인 사례가 됐다.

방송사 등 관련 업계 발 빠른 대응

대형 통신사와의 제휴도 주목할 현상이다. 지난 8월

24일 넷플릭스는 일본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소프트

뱅크와 업무 제휴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소프트

뱅크의 전화나 인터넷 회선 이용자를 대상으로 넷

플릭스 이용료와 전화/인터넷 이용료를 통합해 청

구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고, 전국의 소프트뱅

크 대리점과 가전양판점을 통해 적극적으로 회원을

유치했다. 소프트뱅크의 판매망을 활용해 넷플릭스

의 지명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의 확대는 통신

업계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는 현상

이기도 하다. 일본의 휴대폰 요금제에서 일반적인

데이터 요금의 경우 월 사용량 5기가바이트를 상한

으로 정하고 있고, 이 이상 사용했을 경우 데이터 속

도가 급속히 느려지며 데이터 양을 늘리기 위해서

는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두 시간 길이의 영화

를 표준화질로 몇 편만 보아도 데이터 상한에는 쉽

게 도달하게 된다. 넷플릭스 서비스는 다운로드 기

능은 제공하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데이터 사용량에 주의해야 한다고 각 언론

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한편 통신 업체 입장에서는

가전 업체 파나소닉이 홈페이지를 통해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는 TV 기종을

소개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시청자들이 쉽게 넷플릭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TV 리모콘에는 ‘넷플릭스’ 버튼을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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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미디어 월드 와이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

더 많은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는 요금제의 판매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뿐 아니라 NTT

도코모, au 등 주요 통신사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

스를 운영하는 데는 이러한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

적도 있다. NTT도코모는 최대 회원 수를 자랑하는

dTV를, 소프트뱅크는 UULA, au는 ‘비디오패스’ 서

비스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넷플릭스 진출에 대항해 기존의 동영상 업체들

도 새로운 정액제 서비스 등을 발표했다. 도서, 음반

등의 통신판매 업체인 ‘아마존’은 9월 24일부터 무

제한으로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프라임 비디오’ 서

비스를 개시했다. 당일/익일 배송 및 배송일 지정이

가능한 유료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무

료로 제공되며 기존의 유료 서비스에 동영상 서비

스를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됐던 DVD 대여 업체도 대

응에 나서 대형 렌탈 체인점인 츠타야와 게오도 본

격적으로 동영상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츠타

야가 운영하는 츠타야TV의 경우 기존에는 매월

20편까지 시청할 수 있었지만 8월 말부터 무제한 시

청시스템으로 개편하고, 택배 렌탈 서비스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았다. 게오 역시 기존

의 ‘게오동화’를 내년 2월부터 ‘게오채널’로 개편하

고, 다수의 콘텐츠를 보유한 에이벡스디지털과의

제휴를 통해 작품 수를 크게 확충할 계획이다.

방송사들도 새로운 VOD 서비스를 내놓았다.

NTV, TV아사히, TBS, TV도쿄, 후지TV 등 민방

5개사는 민방 공식 TV 포털, TVer를 개설하고, 광고

가 삽입된 무료 동영상 서비스를 10월 26일부터 개

시했다. 하지만 각 사별로 10편 정도의 프로그램을

방송 종료 후 1주일간 무료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라

기존의 방송사 VOD와 그다지 큰 차별성은 없다.

현재 민방 각 사는 일부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에

한해 방송 후 1주일간은 무료로, 이후에는 유료로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엇갈리는 전망

유료 동영상 시청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존

의 콘텐츠 유통 경로에 변화가 예상된다는 업계의

관측도 있다. 현재의 영상 콘텐츠 공개 경로를 보면

우선 DVD, 블루레이가 발매→와우와우, 스타채널

등 유료 상업위성(CS) 채널에서 독점 공개→이외

의 CS 채널에서 공개→각종 동영상 서비스에서 공

개하는 수순으로 유통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

러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

면서, 일부 작품을 보다 빨리 독점으로 공개하는 조

건으로 와우와우 수준의 높은 저작권료를 제시하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7년 이내에 인터넷 이용

세대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회원 수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히고, “(일본) 민방이 만들 수 없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며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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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신문과방송 11 2015

동영상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지

금까지의 정액 동영상 서비스는 구작을 대상으로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앞으로는 신작에 준하는

작품들까지 정액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일본에서의 넷플릭스 성공 전망에 대해서는 의

견이 엇갈린다. 유료 케이블TV가 일반적이었던 미

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까지도 “TV란 공짜

로 보는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NHK 방송

문화연구소가 연 2회 실시하는 ‘방송서비스 접촉 동

향 조사’에 따르면 실제 방송되는 시간에 TV를 시청

하는 ‘리얼타임’ 시청이 여전히 주류를 차지한다. 최

근 몇 년간 본인이 편한 시간에 프로그램을 시청하

는 ‘타임시프트’ 시청 패턴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이

는 대부분 프로그램을 녹화해 시청하는 것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청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

물렀다. 지난 6월 조사에 따르면 TV 프로그램을 녹

화해 시청하는 비율은 46.0%였던 반면, 유료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비율은 3.3%에 불과해, 블루

레이/DVD/CD 시청(10.8%)보다도 낮았다. 임프레

스 종합연구소의 6월 조사에서도 지난 3개월간 유료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응답자는 7.7%였고,

비응답자 사이에서도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관

심 없다”는 응답이 77.5%를 차지해 사회적인 관심도

가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의 열쇠는 결국 콘텐츠

한편 TV 업계의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관

측도 적지 않다. 인터넷 매체 ‘재팬 인 뎁스’의 아베

히로유키 편집장은 허핑턴포스트 재팬 기고문에서

넷플릭스의 진출로 인해 유료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습관이 일본에서도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그 이유로는 요금이 저렴한데다 젊은 층의 경우 스

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데 저항감이 없다는 점,

그리고 독특한 동영상 콘텐츠로 사회 현상으로 발

전한 ‘니코니코 동화’의 성공 사례를 들었다.

결국 관건이 되는 것은 기존의 시청 습관을 흔들

정도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느냐의 문

제로, 이러한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훌루라고 할

수 있다. 훌루는 201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고

전을 면치 못했고 2014년 4월 NTV에 인수됐다. 하

지만 이후 훌루는 NTV와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지난 3월 유료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들

어서는 신작 드라마 ‘더 라스트 캅’과 인기 아이돌

그룹 AKB가 출연하는 드라마 ‘마지스카 학원 5’의

경우 첫 1~2회만 지상파에서 공개하고 나머지는 훌

루에서 독점 공개하는 등 지상파 시청자를 유료 서

비스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웠다.

흔히 갈라파고스로 불릴 정도로 일본의 미디

어 업계, 시청자의 시청 습관은 독특한 양상을 보여

준다. TV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지상파TV의 영향력은 막대하며, 무료 와이

파이 서비스가 극히 드문 일본의 통신 사정 역시 유

료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전

세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넷플릭스 입장에서

이번 일본 진출은 그 어떤 때보다 어려움이 예상되

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문헌

“定額制 動画配信バトル〜ネットフリックス上陸で何が変わる?”, 日

経エンタテインメント!2015. 11.

“人々は放送局のコンテンツ,サービスにどのように接しているのか~

‘2015年6月全国放送サービス接触動向調査’の結果から~”, 放送

研究と調査. 2015. 10.

“有料の動画配信サービス利用率は7.7%、利用経験者は13.5%に〜動

画配信ビジネス調査報告書2015” http://www.impress.co.jp/

newsrelease/2015/06/20150609-01.html

安倍宏行, “‘ネットフリックス、衝撃の低価格戦略’~テレビ無料視聴の

壁、崩壊間近~”, Huffingtonpost Japan, 201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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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미디어 월드 와이드

2015 ‘독(讀)한습관’ 릴레이 명사 강연 시작

읽기 재미와노하우를 알려주마!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10월 1일 젊은 층의 읽기

문화 확산을 위한 명사 릴레이 강연 ‘독(讀)한습관’

을 시작했다. 이번 강연은 12월 2일까지 총 10회 일

정으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및 전국 강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2011년부터 시작해 올해 5년째를 맞이하는 ‘독

한습관’ 강연은 읽기의 필요성과 재미를 이야기하

는 명사들의 강연으로 기획됐다. 올해는 (주)다음소

프트 부사장 송길영, 작가 천명관, 개그맨 고명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작가 한강, 시인 이병률, 과학

자 정재승, 작가 채사장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읽기 경험담과 노하우를 전한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참가 희망자는 독한습관 홈

페이지(www.dokhan.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접수는 선착순이며, 잔여 좌석에 한해 현장 등록이

가능하다(문의 : 02-547-1640).

재단 소식

2015 ‘독한습관’의 첫 번째 강연이 10월 1일 프레스센터에서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주)다음소프트 부사장의 연설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15년 ‘독한습관’ 일정 및 장소

회차 일자 연사 장소 비고

1 10월01일(목) 송길영 프레스센터국제회의장 빅데이터전문가

2 10월11일(일) 천명관 파주북소리페스티벌 소설가

3 10월13일(화) 고명환 미추홀도서관대강당 개그맨

4 10월22일(목) 육상효 부산대학생회관대회의실 영화감독,시나리오작가

5 10월27일(화) 조동찬 프레스센터국제회의장 의학전문기자,의사

6 11월03일(화) 한강 프레스센터국제회의장 소설가

7 11월12일(목) 이미도 전북대삼성문화회관건지아트홀 번역가,작가

8 11월19일(목) 이병률 군포시 시인,방송작가

9 11월25일(수) 정재승 충남대국제문화회관백마홀 카이스트바이오뇌공학과교수

10 12월02일(수) 채사장 프레스센터국제회의장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