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새로 짜는 세상 53호 (소식지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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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침몰하지 않기 위하여 세월호, 지금과 그 너머를 준비하는 여성들의 집담회 6ㆍ4 지방선거 이후 여성들의 상상과 전환 비혼여성공동체의 비행‘비비’를 만나다 2014 여름 No.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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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침몰하지 않기 위하여

세월호, 지금과 그 너머를 준비하는 여성들의 집담회

6ㆍ4 지방선거 이후 여성들의 상상과 전환

비혼여성공동체의 비행‘비비’를 만나다

2014 여름 No.53

무한경쟁과 욕망의 사회에서

보살핌과 살림의 공동체로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요즘은 특히 글을 시작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매 순간 올라오는

슬픔, 분노, 무력감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훼방 놓는다. 2014년, 이 땅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아프고 또 아프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소통하지 않는 정부에 화가 치밀며, 존재감 없는 야당과 시

민사회, 또 그 일원으로서 무력한 스스로가 답답하기만 하다.

4월 16일 대참사가 일어난 그 시각, 공교롭게 나는 한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을릉도로 향하는 선박

안에 있었다. 바깥을 볼 수 없는 이등석 간이 의자 끝에서 대형사고 속보를 접하고 세포 하나하나가

다 일어나는 것 같았다. 이내 선실은 웅성거리기 시작하였지만 전원 구조라는 오보 덕분에 다시 평온

함을 찾기도 했다. 그러나 잠겨 버린 세월호를 지켜보고 난 후, 돌아오는 선박 안에서의 불안과 공포

감은 손가락뼈가 부러지도록 탈출을 시도하던 희생자들과 함께 몇 번의 꿈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에서 ‘적폐’를 바로 잡을 것이라 선언했다.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호 이후로 보이는 일련의 사건들은 여전히 국민을

기만하는 ‘참사들의 연속’ 일 뿐이다. 그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제2의, 제3의 세

월호 참사는 계속될 것이다. 대통령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사회 안전망인 ‘규제’를 쳐부

술 ‘원수’ 그리고 ‘암 덩어리’라고 규정했다. 지금이라도 무한경쟁과 욕망의 사회가 아닌 보살핌의 경

제, 미래세대를 위한 살림의 삶을 품은 공동체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의 이윤이나 통제보다는

인간의 존엄과 안전을 위한 사회로 바꾸자는 인식의 전환, 사회적 가치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 가능

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은 노후원전 폐쇄부터 시작해야 한다. 안전과 생명을 존중하는 변화의 상징으

로 수명을 다한 노후원전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를 중단시켜야 한다. 10년을 지켜온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도 최악의 방법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잡은 손 놓지 않을 것이다. 의료

영리화, 철도민영화에 맞서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고,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도 함

께 만들어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교훈을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다짐에 소지하고 있는 노란 밴드를 물끄러미 바라본

다. 기억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된다.

강희영(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에코토피아

04 더 이상 침몰하지 않기 위하여

08 화학물질 사고!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될 수 있다

12 세월호 다음은 원전 차례, 더 이상의 세월호는 없어야

16 세월호, 지금과 그 너머를 준비하는 여성들의 집담회담회

19 밀양, 그 곳의 기록

20 인간은 왜 소비하는가

22 에코페미니즘_6.4 지방선거 이후 여성들의 상상과 전환

24 환경건강_소비자가 만들어가는 안심마트

26 대안생활_우리집 에너지 톡톡

28 땅의 여자들_미세마을의 또다른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30 만나고 싶습니다_비혼여성공동체의 비행,‘비비’의 김란이님을 만나다

32 알립니다

34 봄, 이렇게 보냈어요

35 교육 활동가 이야기

36 힘을 더하는 참여

38 섬유유연제

2014년 여름 53호

발행일 2014년 7월 9일 (수)

발행처 (사)여성환경연대

발행인 남미정, 김양희, 장이정수

편집인 강희영, 고금숙, 박보현, 김효진

편집위원 이상영, 송주영, 차선아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55길 6

여성미래센터 201호 (150-037)

전화 02-722-7944

팩스 02-723-7215

메일 [email protected]

홈페이지 www.ecofem.or.kr

디자인 달군 [email protected]

표지 어린이책을 만드는 몇몇 사람들

(www.facebook.com/yellowbooks)

기획특집 _ 세월호 참사

밑줄 긋는 여자

일상카툰

여성들의 유쾌한 상상과 전환

느리게 살기

달팽이뉴스

물건탐구

차 례

2014 여름

4

더 이상 침몰하지 않기 위하여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304명의 목숨이 차디찬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하

고. 아직도 해명하지 못한 부실한 위기대응과 무능

한 구조작업, 정보의 혼선과 왜곡, 은폐시도, 고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전 국민적인 슬픔에 공

감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무책임성과 오만 혹은 몰

인간성과 권력욕, 그리고 이번 사고의 배경이 된 각

종 유착 의혹과 규제 완화 조치들까지. 두 달 반이

되도록 무엇 하나 이해되는 것도, 용납되는 것도 없

다. 아직도 매일같이 울부짖고 있을 유가족 분들과,

유난히 햇살 좋은 날을 누리는 것도, 맛난 밥을 삼

키는 것도 죄스러워하는 친구들과, 안산문화광장

과 청계천광장에서 어깨 들썩여 울며 ‘돈보다 생명’

을 외쳤던 우리들. 이렇게 몇 글자 쓰기만 해도 가

슴 먹먹해오는 2014년 4월 16일 슬픈 봄과 그 봄

의 사람들과 풍경들,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

고 다잡은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기∙억∙투∙쟁이라

고 했던가. 우리는 무엇을 잊지 않고 어떻게 행동해

야 하는 걸까.

안전정비와 생명구조까지, 위험예방을 외주화하는 사회

근래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이후 자신이 변

했다고 한다. 한 40대 여성은 아이 손을 잡고 난생

처음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비로소 밀양 할머니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정책국장)

지금, 통기타, 텃밭, 심심함을 오매불방 그리며

여성환경연대 정책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기획특집

5

도, 노후원전 문제도, 철도와 의료민영화의 진실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를 마냥 감싸고 도는 게

아니라, 집회에 나가고 서명하는 것이 아이의 생명

과 안전을 온전히 지키는 일이란 걸 알았다고도 한

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견고하다고 생각

했던 가치와 질서, 세계관이 무너지고 세상이 요동

치는 경험을 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특히 여성들은

더 많이 변해간다. 생명을 낳고 기르며 돌보는 사람

의 감수성과 직관, 통찰력으로 말이다. 시간과 에너

지를 들여 생명을 돌보고 길러 본 사람은 그 초 단

위 시간의 무게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우며 그 아픔

만큼 참사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사회를 변화시킬

안간힘을 낸다. 사람들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세상

을 통찰하고 있다. 통찰력.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사

© 어린이 책을 만드는 몇몇 사람들

6

슬프고, 자꾸 눈물이 난다. 하지만 우리가 애도와

추모로만 ‘잊지 않겠습니다’를 유지할 때 참사는 끔

찍한 악몽처럼 무한 반복될 것이다. 현재 세월호 선

원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꾸려졌다. 이번 참

사에서 안전·구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 대해 선원과 해운사, 해경, 민·관 감독기관과 정

부까지 한 치 예외 없이 직·간접적 책임을 명확하게

추궁해야 한다. 수백 명의 목숨을 수장시킨 세월호

침몰과 어이없는 구조작업의 배경과 원인을 지위고

하를 막론하고 낱낱이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

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일정을 합의하느라 국정

조사기간 90일의 25%를 허비하고, 청와대와 주요

행정부처들은 관련한 자료제출을 납득할 만한 이

유 없이 연기하거나 거부하고 있다. 우리는 국정조

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보고 중간조사 보도와 결과를 꼼꼼히 읽으며 국민

의 이름으로 제대로 조사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치

유는 문제의 원인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기본 전제

이고 핵심이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세월호 유가족 분들은 사고 100일이 되는 7월 24

일까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 명 서명에

온 국민이 집중해 달라고 호소하셨다. 수많은 사람

들이 동네마다 노란 촛불을 밝히고 지하철역에 나

가 길거리 서명을 받고 있지만 아직 2백만 명이 조

금 넘은 상황이다. 모임마다 동네마다 삼삼오오 모

여 세월호 집담회, 이웃과 엄마들의 노란 테이블

건들 속의 핵심모순을 꿰뚫어 보는, 본질까지 깊이

꿰뚫어 보는 힘. 오로지 이윤을 위해서 움직이며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수단으로 여기는 세상

에서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상품화되고, 비정규

화되고, 외주화되는 세상 역시 마찬가지다. 박근혜

정부는 11명의 실종자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세월

호 참사의 원인이 된 행위들을 반복하고 있다. 지

자체 선거가 끝난 직후인 6월 11일 이윤을 위해 밀

양의 할머니들을 강제로 진압했다. 세월호 사고로

소비가 위축되었다는 걱정에 돈 한 푼 안들이고 투

자를 늘리는 방법은 규제개혁 뿐이라며, 16일 행정

규제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료법인의 영

리자회사를 허용하는 의료민영화의 포문을 열었고,

동시에 인천공항철도 민간 매각을 결정했다. 게다가

‘가만히 있으라’는 보수적·수동적 교육관과 획일적

인 성적순의 위계질서에서 벗어나 참교육과 배움의

공동체를 꿈꾸는 전교조를 법외노조화시켰다. 이대

로 가다간, 304명의 목숨을 잃고도 우리는 아무 것

도 바꾸지 못할 수 있다.

잊지 않는 것의 의미 - 행동과 전환

지금 이 순간도 깊은 바다 어둠 속에 계신 11분을 절

대 잊지 말고 “기억하라”! / 아직도 매일 같이 울부짖

는 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라”! / 단 한명도 구조하

지 못한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기억하라”! / 돈

벌이에만 눈이 먼 천박한 자본의 살인행위를 “기억

하라”! / 사람 중심의 사회를 만들지 못한 우리 모두

의 책임 역시 “기억하라”! / 지금 함께 외친 것처럼!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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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열어 세월호가 드러낸 한국사회의 잔인한 민낯

을 잊지 않고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

면 좋겠다.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가입해 있

는 밴드와 카톡방에 세월호 온라인 서명 사이트 주

소를 올려 권유하는 것이 ‘행동하겠습니다’의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사건 그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 추궁과

처벌, 특별법 제정만으로 이번 참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맞게

된 근본적 성찰은 한 걸음 너머에 있다. 국가정책은

사회 전체의 가치지향을 따르고, 사회의 성향은 구

성원 전체의 공론,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경

제성장과 기업 이윤을 위해서 안전은 뒤로 밀려왔

던 것이 그동안 한국 사회의 모습이었고, 분배나 정

의보다 성장과 개발을 외치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를 뽑은 것이 바로 우리들이었다. 세월호 참사 하나

만을 해결하는 원인규명과 대책으로는 부족하다.

노후원전 폐쇄와 탈핵 정책, 철도·의료민영화 방지,

화학물질 알 권리법의 성공 역시 꼭 필요하지만 충

분하지는 않다. 세월호 참사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

자의 죽음과 밀양의 9년 싸움은 다르지 않다. 중요

한 것은 개별 정책의 성공에서 멈추지 않는, 돌보는

마음과 생명 감수성이다. 제 2, 제 3의 세월호 참사

를 막는 것은 이윤과 성장, 대량생산과 소유가 아니

라 지구생태계 전체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

람들을 돌보고 살리는 일이 우선이라는 ‘마음’과 ‘

생명감수성’이다. 이 마음과 감수성을 지킬 수 있는

정책과 정부, 사회 시스템을 선택하고 행동으로 지

지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

도록 침몰하지 않기 위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 만인 서명

http://sign.sewolho416.org

주변 5명에게 특별법 서명 권유하기

노란 리본 달기 (뱃지, 팔찌, 목걸이, 스티커 등)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한 팔찌 나눔

http://ecofem.or.kr/13656

위 사이트에서 7월 24일(세월호 100일)까지

세월호 팔찌를 구매하실 수 있으며

잊지 않기 위한 행동의 하나로 함께 해주세요.

더 이상 침몰하지 않기 위해서

의료민영화 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 http://jinbomedical.net

밀양 765kV OUT : http://my765kvout.tistory.com

노후원전 폐쇄를 위한 서명 사이트

http:// byebyenuke.net

화학물질 지역사회 알 권리

http://watch.safed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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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사고!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이윤 앞에 무시되는 안전, 그리고 꺼져가는 생명

세월호 참사는 기울어졌을 때 배의 복원력이 현저

히 떨어져 평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침몰이 가속화

된 것이 주요원인이었다.

첫 번째 이유는 이윤을 앞세운 증축에 있었다. 청

해진해운은 2012년 10월 일본에서 세월호를 수입

했다. 그리고 이듬해 2월에 있을 최초 선박 등록을

위한 검사 때까지 넉 달에 걸쳐 선실 2∼3개 층을

증축하여 총 정원을 116명 증가한 956명으로 늘렸

다. 이는 무게중심을 높게 하여 복원력을 현저히 떨

회사의 이익과 승객의 생명을 맞바꾼 악마 같은 청

해진해운과 침몰 전 2시간 동안 단 1명의 생명도 구

해내지 못한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며 모든 국민은

정부와 관계기관의 무능함에 억장이 무너지고 말문

이 막혔다. 생명의 소중함에 경중이 있을까마는 생

중계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한 꽃

다운 청춘들이기에 더욱더 애통하고 가슴이 찢어졌

다. 이번 세월호 침몰 참사가 기존 화학물질사고의

구조적 문제와 너무나 닮아 있음을 비교하여 밝히

고 이러한 문제가 우리사회 각 분야에 고착되어 있

음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기획특집

현재순 (일과건강 활동가)

노동자,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과건강’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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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뜨리게 한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두 번째 이유도 이윤을 앞세운 화물과적에 있었다.

청해진해운은 무리한 증축으로 세월호의 무게중심

이 51㎝ 높아져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는 더 채워

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기업의 이윤을

위해 과적한 상태로 100여 차례 운항을 계속해 왔

다.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할 당시인 4월 16일에

도 자동차 180대 포함, 화물을 3천여 톤 실어 최대

화물적재량 987톤의 3배를 더 실었다. 이는 배를

복원시키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였다.

또한, 기업의 이윤 앞에 선박 안전점검과 승무원 자

격, 안전교육 등은 철저히 외면되었다. 청해진해운

은 평상시 비용절감을 위해 화물 결박을 제대로 하

지 않은 채 운행했다. 차량의 경우 안전을 위해 앞

뒤로 고정하는 T자형 장치로 차량을 결박하고 좌

우 바퀴 역시 체인으로 포박 해야한다. 하지만 세

월호의 경우, 앞뒤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결박은

형식적으로만 했으며 좌우고정틀은 거의 하지 않고

줄로 묶어놓기만 했다. 이는 침몰을 가속화시켰다.

정기안전점검은 서류상, 형식상 진행되어왔고 시간

과 비용절약을 위해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승무원들의 안전교육비는 1년에 겨우

54만원이었다. 반면 광고비는 2억 3천만원으로 기

업의 천박한 안전인식 수준을 보여 주었다. 특히, 이

번 세월호 참사에서 선장과 선원들이 보여준 모습

에 전 국민은 경악했다. 알고보니 우리나라 최대 여

객선을 책임지는 선장은 1년 계약직, 그것도 임시로

투입된 것이었고 승무원들 또한 대부분이 비정규직

이었다. 이들에게 제대로 된 안전운항과 비상시 대

응능력을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무리였을지도 모르

겠다. 이처럼 기업의 이윤 앞에 무너진 안전장치는

끔찍한 참사를 불러왔다.

기존 화학물질 사고도 마찬가지다. 2013년 여수대

림산업 폭발사고와 당진현대제철 아르곤가스 누출

사고는 기업의 이윤추구로 무시된 안전조치 미흡으

로 발생한 대표적인 사고였다. 공사비를 아끼기 위

해 강행한 무리한 공기단축 공사로 안전관리가 제

대로 될 수 없는 현장, 무시되는 안전조치 속에 목

숨을 담보로 아슬아슬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구

조적 문제가 주된 사고 원인이었다. 세월호와 마찬

가지로 현장 안전점검은 형식적이고 안전교육은 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사고 피해자는 대부

분 비정규직인 사내하청 노동자들이었다. 기업의 이

윤 추구를 도와주는 잘못된 정책인 다단계 하도급

과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공사비는 반토막 나고 그

만큼 안전관리비용은 줄어든다. 위험성은 높아지고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가 투입되는 것이다. 공기단

축을 위해 안전작업절차가 있음에도 폭발위험이 있

는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완전하게 비우지 않은 상태

에서 탱크(사일로) 작업에 6명을 투입해 사지로 내

몬 대림산업, 그리고 완공시한을 맞추기 위해 안전

작업절차를 무시하고 아르곤가스가 자욱한 죽음의

용광로에 5명의 노동자를 투입시킨 현대제철의 ‘미

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는 이번 세월호 참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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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청해진해운에 의해 완벽히 오버랩 되고 있다.

초기 대응의 부재가 불러온 참사,

구미 불산누출사고와 닮은 꼴

2012년 9월 구미 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불산누

출 사고는 노동자 5명 사망, 소방관 18명 부상, 주

민 1만 2천명 병원진료, 농작물 고사 212헥타르,

차량부식 1,958대, 가축피해 3,943마리, 지역주민

보상금 380억2천만원으로 우리나라의 전무후무한

화학물질 사고로 기록되었다.

세월호 사고와 구미 불산누출사고를 비교해보자.

첫째, 세월호 선장과 선원은 사업장 공장장이었다.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 전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도망쳤다. 그

것도 구명정이 하나인 것을 알고 자신들의 탈출이

어려울까봐 승객들에게 ‘자리를 지켜라! 가만히 있

어라!’라는 방송을 계속했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

는 상황이다. 구미불산 때도 그랬다. 휴브글로벌이

라는 사업장에서 불산 12톤이 누출되자 흰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공장 노동자들이 공장장에게 ‘대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그는 ‘들어가 있

어라, 알아보고 알려 주겠다’라고 한 뒤 사무실 경

리와 자가용으로 도망쳤다. 공장 책임자 그 누구도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공장노동자들은 계속 일

해야 했다.

둘째, 해경은 소방관, 경찰이었다. 해경이 공개한 초

기구조 동영상은 유가족을 포함한 국민들의 탄식을

불러왔다. 해경은 출동하며 사고상황을 전혀 숙지

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심지어 갑판에 사람들이 없

는 모습을 보고 수리하러 가는 여객선인 줄 알았

다는 한심한 생각을 하였다. 해상사고의 가장 기본

인 현장상황도 파악하지 않았다. 그렇게 천금같은

2시간이 지나갔다. 구미불산 때도 그랬다. 출동한

소방관은 사고상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 누

출물질이 불산인 줄 모른 채 물만 뿌렸다. 중화제

인 석회를 뿌렸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현장구

조를 파악하지 못해 열려진 밸브를 찾는데 8시간

이 걸렸다. 그사이 12톤의 불산이 누출되었다. 경

찰은 출동해서 폴리스라인을 치고 교통정리를 하

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경찰도 물론 이 사

업장이 사고대비물질인 불산 취급사업장이란 것을

알 길이 없었다.

셋째,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는 지식경제부, 환경

부였다. 세월호가 침몰되자 관계부처마다 대책본부

를 꾸리고 중앙정부는 또 별도 본부를 꾸려 지휘체

계의 혼선을 빚었다. 그래서 탑승자도, 구조자도,

실종자도 제각각 다르게 집계되며 가족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러한 초기지휘체계 혼란은 구조작업에도

치명적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구미불산 때

도 그랬다. 처음에는 불산을 고압가스로 생각하여

‘가스안전공사’가 관리감독 기관으로 인식했다가 이

후 지식경제부가 불산이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의 적

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환경부로 책임소재

가 옮겨지며 혼란을 겪었다. 소방방재청·경북도·행

안부·환경부 등 소관부처에 따라 주민대피, 가스

차단, 비상해제시점, 가스 누출량이 각각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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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별 일도 아닌데 관리감독에 불려 다닌다며 귀

찮다고 하는 것과 같다. 선주와 사업주 입장에서 여

러모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웬만하면 모르게 숨기

고 있는 것이다.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가 보장되고

감시자로서의 역할이 높아져야 한다. 많은 안전보

건 전문가들이 무능한 정부 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규제완화를 경고하고 있다. 안전 등 공익을 위한 규

제가 강화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외면한 채

기업의 이윤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규제완화가 추

진되고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구조적 문

제를 뿌리 채 뽑아 개선하지 못한다면 조만간 대형

참사가 또 닥칠지 모를 일이다. 이제 국민 모두가 나

서야 할 때다.

여성환경연대가 연대하고 있는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는

7월에‘화학물질 지역사회 알 권리법 ’제정 촉구와 화학물

질 유통량 정보공개 청구소송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넷째, 살신성인 영웅들과 이장님이다. 승객들을 버

려두고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이 있는 반

면 많은 사람들을 구하다 자신을 희생한 이들이 있

어 우리 사회가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하다는 한 가

닥 희망과 안도감을 심어 주었다. 구미불산 때도 그

랬다. 관계당국은 사고발생 4시간 40분이 지난 뒤

에서야 주민대피령을 발령하였지만 누출된 지 27

분 만에 대피방송과 함께 트럭으로 마을 어르신들

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분이 있었다. 바로 동네

이장님이었다.

마지막으로 16번 채널과 산재은폐 문제이다. 세월

호는 진도해상에 들어서서 침몰되기까지 진도관제

센터 67번 채널은 물론 세계공통채널인 16번 채널

을 끝까지 외면했다. 아무리 1년짜리 임시직이고 비

정규직인 선장과 항해사라도 모를 리 없는 채널을

쓰지 않은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산업재해 발생 시

신고하지 않고 공상으로 처리하는 산재은폐가 만연

되어 있다. 이처럼 사업주들이 숨기는 문제는 오랫

동안 고착되어 있다.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

는 근본적 대책 없이 처벌과 관리감독에만 매달리

자, 사업주는 사고가 나면 공장 내에서 해결할 방법

을 찾는다. 그러다 사고는 더 커지게 된다.

이런 면에서 이번 세월호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한 언론은 세월호 선장과 항해사가 67번 채

널과 16번 채널을 쓰지 않은 이유를 귀찮음이라고

밝혔다. 산업재해를 제대로 신고하면 패널티를 주

알림

12

세월호 다음은 원전 차례, 더 이상의 세월호는 없어야

위험과 불신의 마스코트 ‘세담이’

지난 6월 20일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자사 블로그에

귀엽고 깜찍한 한수원 캐릭터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공모 캠페인을

벌이자 누리꾼들이 ‘피폭이’, ‘다죽이’, ‘종말이’, ‘비리탄’ 등 원전의

위험성과 비리를 꼬집는 이름을 쏟아내고 있다. 추천된 이름들은 긍

정적인 건 찾아보기 힘들고 원전의 위험과 불신을 상징하는 것이 압

도적이었다. 한 누리꾼은 “단 한번 사고로 한 민족이 멸망한다”는

의미로 ‘멸망이’, “세월호 다음은 원전차례”라는 의미로 ‘세담이’라

는 이름을 제안했다. ‘대참극’, ’훅가네‘, 처치곤라니들’ 같은 이름들

까지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원전에 대한 시민 불안과 불신이 하늘

을 찌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을 위한 수명연장인가

후쿠시마 사고와 원전비리 사태를 거치며 확대된 원자력발전에 대

한 불안은 세월호 참사를 거치며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의 무능하

고 무책임한 세월호 구조대책을 지켜본 사람들은 원전사고가 발생

하면 ‘다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민들은 원전에

서 발생하는 잦은 인적 사고와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원전비리를 지

켜보면서 원자력 안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지 오래이다. 여기에 노후

기획특집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핵 없는 세상을 꿈꾸며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캐릭터 이름공모 홍보물

13

관여하며 사업자와 긴밀한 유착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보니 정부와 관련 규제기관이 노후선박에 대

한 안전점검은 커녕 선원 교육과 승객 훈련 등 안전

대책에 대한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침몰할 수

밖에 없는 배를 띄워놓고 침몰에 대비한 그 어떤 구

조대책도 세워놓지 않았다. 고리 1호기의 경우에도

2007년 수명연장과정에서 정부와 규제기관이 원전

안전과 직결된 원자로 압력용기에 대한 파괴도 측

정방법을 바꾸거나 수명평가를 하지 않는 등 편법

으로 수명을 연장했다. 당시 작성된 고리 1호기 안

전성평가보고서는 아직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고

리 1호기를 재가동하여 운영하는 과정에서 규제기

관이 제 역할을 못한 것도 세월호와 똑같다. 후쿠

시마 원전사고 이후 지난 2012년 2월, 고리 1호기

에서 후쿠시마 사고로 이어질 뻔한 ‘블랙아웃’, 즉

정전사태가 12분 동안 발생했지만 이 사실은 한 달

넘게 은폐되었다. 원전 인근 한 삼겹살집에서 지역

구의원이 우연히 듣고 언론에 알려지기 전까지 규

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실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세월호 때는 해수부가 중심이 된 ‘해피아’

가 있다면 핵산업계는 ‘원자력마피아’가 있다. 원자

력계에도 일부 소수가 원전 진흥과 규제, 연구 등

원자력산업 전반을 장악하고 회전문 인사와 폐쇄적

인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만의 세계를 형성하고 있

다. 그동안 국내 원전산업은 사업자와 관련부처가

한 몸이 되어 원자력발전 진흥을 해왔다. 규제와 진

흥이 분리되지 않은 채 원전산업이 육성되어 오는

동안 원전 산업자 한수원은 슈퍼갑(甲) 노릇을 하

며 온갖 원전비리의 온상이 되어 온 것이다. 후쿠시

마 원전사고 이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아직까지 원전산업계를 규제하고 관

리할 만한 의지와 힘이 빈약한 상태이다.

선박 수명연장,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비리사슬, 안

전점검의 총체적 부실로 점철된 세월호 사태를 통

해 자연스럽게 노후원전 고리 1호기를 떠올리고 있

다. 고리원전 1호기와 세월호가 너무나 많이 닮았

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폐선 될 예정인 선

박이었으나 수명을 10년 연장하여 운영하던 중 사

고가 났다. 1978년 우리나라 최초로 가동을 시작

한 고리원전 1호기도 2007년 설계수명이 다 되었지

만 세월호처럼 10년 수명을 연장하여 운전 중에 있

다. 정부가 일본에서는 폐기 처분할 대상인 선박을

수입하여 선박운영 연령을 연장해 준 이유는 사업

자의 ‘이윤’ 극대화 때문이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새 선박을 구입하는 것보다 폐선을 개보수하여 사

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다. 정부와 사업자인 한수

원이 고리 원전을 수명연장하는 이유도 ‘경제적 이

익’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 1기를 신규로 건설하면

3조원에서 3조 5천억 원 정도 돈이 들어가지만 부

품을 일부 교체하여 가동하면 사업자는 별다른 투

자비용 없이 돈을 벌 수 있다. 두 사업 모두 승객이

나 국민 안전보다 사업자의 이윤이 더 우선이었다.

아는 사람들끼리 뭘 그래

청해진해운이 선박을 증개축하여 재사용 허가를 받

는 과정에서 해양수산부와 한국선급 등의 규제기관

은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선박 복원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리한 증축과 화물을 고정하

는 안전장치와 평형수 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

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규제와 개선 조치를 취한

적도 없다.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유착관계가 없다

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선박 안전을 규제하고 관

리하는 해수부 등 기관 출신들이 한국선급이나 한

국해양구조협회 등 규제기관이나 구조관련 기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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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해서 쓰면 괜찮다던데

복원력과 평형수는 선박안전에 필수이다. 원자로압력용기의 안전

성 또한 원자력안전에 있어 절대적이다. 노후원전을 수명연장할

때 여러 부품을 새 것으로 교체하지만 원자로 압력용기는 교체를

하지 못한다. 압력용기는 15~20cm 정도 두께의 강철 금속으로

만들어지는데 핵연료봉을 담고 있어서 강력한 중성자에 노출되어

있다. 압력용기가 강한 에너지를 내는 중성자에 수십년간 노출되

면 강철이 유연성을 상실하여 딱딱하게 돼서 파괴되기 쉬운 상태

가 된다. 고리 1호기 압력용기의 상황이 이와 유사하다. 원자로에

는 후쿠시마 사고처럼 비상 상황시에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비상노심냉각장치가 설치 되어있다. 비상사고시 냉각수

를 핵연료 노심으로 쏟아져 내리게 하여 노심을 식히는 역할을 하

는 장치이다. 실제 이런 상황이 되었을 때 강철이 유연성을 잃고

딱딱한 상태일 때는 원자로 안팎의 큰 온도차이로 인해 압력용기

가 깨지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고리 1호기 압력용

기는 1978년 가동된 원전으로 당시 기술 수준에 따라 원자로 압

력용기가 하나의 통주물이 아니라 세부분을 용접하여 이어 붙여

만들었다. 때문에 비상시 냉각수가 투입되었을 때 용접부위가 파

손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원자력전문가인 동경대 명예교수

인 이노 히로미츠 교수는 고리 1호기의 강철이 깨어지기 쉬운 상

태가 된 하나의 이유로 용접부위의 구리 함량이 다른 원자로에 비

해 극단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사고 나는 게 정상인 ‘정상사고’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의 사고 원인을 조사했던 사회학

자 찰스 페로는 ‘정상사고(normal accident)’라는 개념을 만들었

다. 수백만 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원자력발전은 복잡한 복합기

술이기 때문에 작은 결함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대형사고를 일

으킬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아무리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만

들더라도 원자력발전의 속성상 설계자도 예측하지 못하는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정상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만 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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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길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원전의 가장 핵심 시설이

라 할 수 있는 원자로 압력용기는 교체를 할 수 없

기 때문에 원전을 가동할 때까지 계속 사용된다. 후

쿠시마 원전사고 때 가장 먼저 폭발한 원전도 사고

이전 수명을 연장했던 가장 오래된 원전 1호기였다.

돈보다 생명, 더 이상의 세월호는 없어야

고리와 월성 1호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전체

23기 원전 중 나이가 25년 이상 된 원전이 9기에

이른다. 2020년대에 설계수명이 다하는 원전은 고

리와 월성을 포함하여 12기에 이른다. 국제원자력

기구(IAEA)는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할 때

해체계획도 수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원전 수명연장에만 몰두할 뿐 원전 폐쇄 계

획은 전혀 수립하지 않고 있다. 2014년 현재 세계

적으로 143기의 원전이 폐쇄 중에 있으며 17기는

이미 해체를 완료했다. 제 2의 세월호 참사를 막으

려면 노후원전을 폐쇄하는 것이 우선이다. 고리 1

호기와 월성 1호기가 전체 전력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채 2%도 되지 않는다. 월성 1호기는 지난

2012년 11월 이후 가동 중단된 상태이다. 지난 해

원전비리로 여름철에 10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되어

있을 때도 전력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백 보를

양보해서 설혹 전력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노후원전은 폐쇄해야 한다. 원전 폐쇄에는 대안이

있지만 원전사고에는 방사능 재앙의 참사만 남는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생명’과 ‘안전’보다 ‘

이윤’을 중시하면 파국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

월호 다음은 원전차례”인 세담이가 되지 않으려면

노후원전 폐쇄가 답이다.

페로는 원자력에 대한 규제와 안전장치, 그리고 경

고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면 이러한 대형사

고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에서

부품불량과 시험성적서 위조와 뇌물비리가 계속 터

져 나오고 있다는 것은 안전을 최우선에 둔 규제와

경고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특히

전체 원전 고장사고의 2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고리 1호기는 더욱 그렇다. 고리 1호기는 6기의 원

전이 밀집된 지역에서 가동되고 있다. 만약 어느 원

전 1기에서라도 사고가 나면 후쿠시마처럼 연쇄적

인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고리 1호기 반경 30km

안에는 340만 여명이 살고 있다. 2012년 11월 설계

수명이 다했지만 수명연장을 신청한 월성 1호기도

문제이다. 월성 1호기는 중수를 냉각수로 사용하는

중수로 원전으로 캐나다로부터 수입했다. 캐나다형

중수로는 국제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종주국 캐

나다에서도 수명연장한 사례가 없을뿐더러 세계적

으로도 단 1기도 수명연장한 사례가 없다. 월성 1

호기는 울진과 영광, 부산에 있는 원전 노형과 달리

냉각수를 중수로 사용하면서 타 원전에 비해 방사

능물질인 삼중수소를 30배 더 배출한다.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 조사에 따르면 월성원전 인근에

있는 주민 소변 1리터당 검출된 삼중수소의 농도가

최고 31.4베크렐로 나타났다. 게다가 월성원전은 천

연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해서 다른 원전에 비해 사

용 후 핵연료를 5배나 더 많이 배출하고 있어서 핵

폐기물 발생의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낡고 오래

된 원전은 고장과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 수백만

개의 부품과 3만개의 밸브, 1,700km에 이르는 전

기선과 170km의 배관, 용접 부위만 6만5천 곳인

원전을 30년 넘게 가동하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세월호, 지금과 그 너머를 준비하는 여성들의 집담회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 돌봄과 살림 사회의 전망을 나누기 위해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세월호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어디로 가야할까요. 아직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고 어렵지만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롭게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편집자 주) 본 코너는 해당 집담회의 속기록을 참고하여 정리한 내용을 실었으나

지면상 많은 부분을 편집하였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일시 : 2014년 6월 20일 (금) 오후 6시

장소 : 홍대 어슬렁정거장

주최 : 여성환경연대

함께한 사람들 :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여성들 19인

16

기획특집

17

다. 6살 딸아이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것을 보

며 다시는 이런 세상을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했다. 행동을 하게 하기 위해서는 엄마들의 행동

을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 개인 안에서 행동하는

힘을 꺼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야 변화가 만들

어지지 않을까 싶고 또 내 이웃들에게 얼마나 서명

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실천에 대한 각

성이 되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

함께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 참

사 이후로 ‘나 혼자 지킬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드니

까 주변사람들과 함께 말하기 시작했다. 잊혀져서

도 안 되고, 잊혀질 수도 없는 일이다. 답을 못 찾

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중이다. 내 맘과 같

지 않은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고, 무언가

구체적인 제시와 방법이 필요하다.”

그만 미안해하고 행동하고 싶었다. 무언가 해야 한

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했지만 메신저 프로필 사

진 하나밖에 바꿀 수 없었던 건 단지 뭘 해야 하

는가를 몰랐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안산에서 일어난 일을 얘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

하얀 손수건은 희생하는 엄마를 상징했지만 노란손

수건은 행동하는 엄마를 상징한다. 용기 있게 앞서

서 나가는 엄마들의 모임으로 노란 손수건 카페를

만들었다. 친구 3명이서 눈물만 짜고 있으면 안 된

4월 16일, 우리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깊은 슬픔이 드리웠다. 삶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남

겨진 우리들은 이 무거운 눈물들을 지니고 도대체

어디로 걸어야 할까. 여전히 그 날을 되돌아보는 19

인의 여성들은 각자가 겪은 일상의 참담함에 대해

털어놓았다.

“며칠 전 팽목항에 다녀왔는데 고급브랜드의 운동

화와 트레이닝복 등 아이가 갖고 싶어 했던 물건들

이 놓여있던 광경이 기억에 남는다. 옷의 가격과 옷

의 사이즈가 적혀있었다. 그 아이가 입으면 딱 맞았

을 사이즈였겠지, 아이를 생각하며 옷을 골랐을 부

모님 마음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벌써 세월호 참사 이후 백 일째가 되는 날이 성큼

다가왔다.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이만큼이나 지

난 시간 속에서 누군가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

또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어렴풋이 알게 된 기억을

나누어주었다.

“서울 세월호 분향소에 6살 된 딸을 데리고 갔었다.

옆에 계시던 아저씨께서 같이 온 딸을 보더니 이렇

게 어린 6살짜리가 나중에 뭘 기억은 하겠냐고, 혹

본인은 6살 때 기억이 나냐고 물었다. 아무리 곰곰

이 생각해봐도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나지 않는다

고 답했다. 그러더니 아저씨께서는 내 옆에 있는 딸

을 보며 “네가 기억해야, 그래야 사랑하며 살 수 있

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그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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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생각이 들어 여기까지 왔다. 꼭지로 잡고 있는

것이 유가족 분들이 말씀하셨던 진상조사, 특별법

제정 1,000만인 서명운동이다. 100일째 되는 날

인 7월 24일까지 가장 중요한 것이 서명운동이다.”

“이 사건에 대한 에너지가 진보교육감을 뽑는 데로

집중되었다. 일단 잊히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

다는 생각이 들어 (여성환경연대에서) 지방선거 이

후, 세월호 팔찌를 제작하게 되었다. 팔찌를 보고

있으면 스스로 마음을 다지게 된다. 지금 상태에서

성금이 필요한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팔

찌를 나누고 있다.”

“지역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이런 집담회에 대

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더니 압박해야

할 국회의원을 잡아다 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 아

는 사람끼리 하고 있으면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를 들었다. 우리의 행동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공격

적인 전략과 공무원을 압박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

것 때문에 위기를 느껴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고민들 속에서 정부나 지자체는 여전

히 지지부진하거나 미흡한 대응만을 보여주고 있다.

적당히, 빨리, 무책임이 빚은 세월호는 이 심각한

변곡점에서도 역시 계속되고 있다.

“안산시에서는 특별법, 안산시조례를 어떻게 구체

화할 것인가 준비하고 있다. 안산은 재난선포지역

이 되었지만, 적당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안산시에서 먼저 예비비를 쓰면 나중에 지

원금을 주겠다고만 한다. 안산에 ‘정부’합동분향소

가 있는데 ‘정부’라는 표현을 넣기 위해 우여곡절

이 많았다.

“1993년 서해훼리호 사건 이후 국내총생산(GDP)

은 3배가 올랐지만 그때와 같은 수의 인원(292명,

6월 20일 기준)이 세월호에서 사망했고 현재 사건

2달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실종자의 수는 12명이나

된다. 무모한 낙관주의나 분별없는 절망에서 벗어나

왜 이 사건이 일어났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

누어야 한다. 문제의 근본적인 요소는 부패구조(관

피아), 취약한 제도와 시스템, 이를 운영하는 이들

의 리더십 세 가지이다.”

집담회를 열며 우리 사회의 민낯을 목도한 지금을

그냥 보내면 앞으로 어떤 변화도 쉽지 않겠다는 두

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특별법 제정 요구, 국회

의원 항의전화, 릴레이 1인 시위, 마을에서 여는 정

기적인 세월호 모임, 엄마선언대회 등 다양한 제안

과 고민의 결과들을 보며 더 겸손해야겠다는 마음

과 깊은 생각의 필요성이 간절해졌습니다. 조금 더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따져보게 됩니다. 기억해야 사랑할 수 있다

는 누군가의 말처럼 함께 기억하고 잊지 않기를, 그

리고 행동하길 제안 드립니다.

2014년 6월 11일,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 4곳의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이루어

졌다. 밀양 어르신들의 시간은 아직도 그 날에 멈춰있다. 허탈감, 상실감, 억울함, 외로

움, 분노, 풀리지 않을 마음의 상처가 엉켜있을 어르신들을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일은

많다. 그리고 그 첫 걸음은 밀양의 기록을 마주하는 일,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과 밀양을

이야기 하는 데에서 출발 할 수 있다. 일상에서 밀양을 사유해보자.

1.『밀양을 살다』: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

저자 밀양구술프로젝트|한국|2014|오월의봄|392 페이지

‘밀양구술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록노동자, 작가,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

는 주민 17명의 삶을 기록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송전탑을 반대하고 싸

움을 이어왔는지, 그 동안 정부, 한전관계자, 언론이 제대로 묻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밀양의 온전

한 기록이다. 열다섯 편의 아리랑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며 삶의 터전을 지켜내고 일상

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존귀한 일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인세는 전액 밀양 송전탑 반

대 투쟁 후원에 사용된다고 하니, 소중한 이웃과 함께 읽으시길.

2. <밀양전> : 할매들이 들려주는 밀양 이야기

감독 박배일|2013|다큐멘터리|72분 | 공동체 상영| 오지필름 홈페이지로 신청 http://ozifilm.tistory.com

“내가 사는 곳은 햇빛이 가득 넘치는 마을 밀양입니더. 근데 요즘 내 생활이 많이 서글퍼예. 작년 옆 마을 어른이 자기 목숨 끊어버렸심니

더. 내도 나무 잘라삐는 거 막다가 손자 같은 인부한테 개처럼 질질 끌려댕기면서... 그 때 두들겨 맞은 상처가 아직도 그대로라예. 밀양에

송전탑이 총 64개가 들어선다카는데 그거 때메 8년 싸웠어예, 8년! 이야기 하자면 긴데 한번 들어보실랍니꺼?” <밀양전>은 감독이 직접

밀양에 거주하면서 할매들이 일상에 겪는 참담한 국가폭력의 면면과 아픔을 담아냈다.

3. <밀양, 반가운 손님>: 철탑보다 단단하고 10년의 시간보다도 깊은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감독 하샛별,노은지,허철녕,넝쿨,이재환|2014|다큐멘터리|95분|시사회와 상영을 위한 모금 진행 중 http://socialfunch.org/mymiryang

밀양 투쟁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감독, 미디어 활동가들은 점차 밀양에 거주하면서 삶의 문제로서 송전탑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

선으로 옮겨간다. 다섯 감독이 전하는 이야기는 초고압 송전탑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구조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투쟁 주체인‘할매’

들이 고유한 삶의 역사를 가진 여성임을 발견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4. <밀양을 살다> : 밀양기록프로젝트 사진전

일시 2014년 7월 1일 ~ 7월 13일|장소 류가헌갤러리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의동 7-10|문의 02-720-2010

밀양이 서울로 왔다. 이름이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 사진가에서부터 매체에 적을 두고 활동 중인 사진기자, 자본과 국가권력의 폭력에 평범

한 일상이 깨어져나가는 것에 놀라 기록을 시작한 새내기 사진가도 있다. 이제는 한 시대와 시대 상황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

밀양’. 이 사진들은 과거의 기록으로서 한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다. ‘밀양’이 그렇듯이, 이 사진들은 과거의 역사로서가 아니라 현재, 그

리고 미래에 속해 있다.

* 밀양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파괴된 마을 공동체를 살리고, 제 2의 밀양을 막기 위한 관련법 개정 운동 등 밀양송전탑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밀양송전탑 반대 대책위 블로그 http://my765kvout.tistory.com

* 2013년 9월 밀양 주민과 연대하는 모든 이들의 집담회 이후, ‘밀양의 친구들’로 활동하는 그룹이 만들어졌다. 누구나 지금 당장 밀양의 친구가 될 수 있다.

밀양의 친구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roups/Miryangfriends

밀양, 그 곳의 기록

복코 (여성환경연대 정책팀 활동가)

밑줄긋는여자

글/그림 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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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은 1992년 캐나다에서 시작되어 매년 11월 말 마지막주에 행사와 실천이 이어진다. 11월 말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본격적 소비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 년 내내 소비량이 적지 않을 때는 연중 딱 하루가 아닌 한 달에 한 번 정도 날을 정해 정기적으로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을 지내보는 건 어떨까?

21

22

세월호 지방선거, 여성과 진보정당의 패배

지난 6. 4 지방선거를 보는 시민사회의 평가는 불행 중 다행이었

을 것이다. 첫째, 서울을 중심으로 성장만능주의에 균열이 생겼다

고 볼 수 있다. 익숙한 대규모 개발정책보다는 시민운동 출신의 ‘

박원순표’ 마을공동체와 협동조합이 지지받았기 때문이다. 둘째,

혁신학교와 교육복지, 평등교육을 표방한 교육감이 17개 지자체

중에서 13명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세월호로 뚜렷해졌지만 교육

이 극도의 경쟁과 양극화로 치닫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앵그리맘’

과 국민들의 뚜렷한 의사표현으로 볼 수 있다. 셋째, 여당 텃밭에

서 원전폐쇄 정책으로 당선된 삼척시장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

남의 탈원전 정책의 부상이다.

반면 여성과 진보정당은 패배를 기록했다. 여성들의 경우 광역자

치단체장 0%, 기초자치단체장 4%(9명), 광역의회의원 14.3%(113

명), 기초의회의원 25.3%(732명)로 5대 지방선거보다는 약간 증

가하였으나 여전히 성 격차지수 136개중 111위, 정치적 권한 부

문 86위의 낮은 지위(2013년 세계경제포럼)는 이번 선거 결과에

서도 변화가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여성의 정치∙사회적 지위가 지

금의 정당정치 내에서는 사회적 의제조차 되지 못하고, 안전과 돌

봄 등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수정당 역시 통합진보

당 4%, 정의당 3.5%, 노동당 0.62%, 녹색당 0.55% 등 전체 지지

율이 10%도 안 되었다. ‘종북논란’이 진보정치에 타격을 주고 보

수정당들의 입지만을 강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진보정치의 전략

인 노동과 생태, 반핵, 복지 등은 조용한 선거 속에 묻히고, 정책

은 누구나 가져갔다가 반납하는 도서대여 정도로 바뀌고 있다. 정

당의 생명인 정책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의회민주주의의 한계

19년 만에 최고라는 56.8%의 지방선거 투표율은 안산 주민들의

낮은 투표율이 항변하듯, 두 거대 정당만의 잔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거가 문제라며 교육감 직선제를 폐기해야한다거나 전

교조를 법외노조화하고, 공익적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하는 공

6. 4

지방선거

이후

여성들의

상상과 전환

장이정수 (여성환경연대 으뜸지기)

처음 연애한 남자와 계속 살고 처음 만

난 여성환경연대에서 계속 일하고 똑같

은 동네에서 다음엔 뭐할까 고민하고.

이번 생애는 그냥 이렇게 살고, 다음 생

에는 좀 사고 치면서 나쁘게 살 거다.

여성들의 유쾌한 상상과 전환

에코페미니즘

23

공부문의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각종 비리와 불통의 상징인 인사들로 개각을 시도하고,

사퇴한 총리를 다시 임용하는 초유의 정치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도대체 투표가 무슨 의

미인가 되묻게 된다. 수십 명의 총리 후보 중에 검증을 통과할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

는 사실은 얼마나 부끄러운 현실인가. 대다수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선거 때 정당에 정책

공약을 제안하지도 않았다. 선거 때마다 의회민주주의가 해주리라 믿으며 우리가 바라는

사회의 비전과 정책들을 제시하고 약속을 받으려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순진한 기대감

마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짜는 돌봄과 살림의 풀뿌리 정치를 논의해야

여성환경연대는 풀뿌리 시민사회의 성장과 성숙만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뿌리라는 믿음으

로 활동하고 있다. 10년 넘게 싸우고 있는 밀양의 눈물을 닦아주고 노후원전 폐쇄를 시작

으로 원전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루는 일, 경쟁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삶의 교육

이 시작되는 일, 공익적인 규제를 강화하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는 사회 만들기

는 투표로 대체될 수 없다. 투표 이후 우리의 삶은 여전히 피폐하고 숙제는 아직 그대로다.

세월호가 보여준 사회 시스템의 안전불감증은 우리 삶이 국가주도의 성장정책에 포섭되

어 경쟁적 삶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뜨겁고 치열했던 20세기 성장의 미망

에서 우리는 공동체와 평등, 노동과 삶 모두를 잃어버렸다. 이제 좀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

까. 일을 줄여 아이와 노인을 함께 돌보는 민주적 공동체를 만들고, 마을단위의 일과 자

급의 삶을 되살리고, 풀뿌리 시민들의 공간과 관계를 지켜내고 스스로 그 일원이 되어 함

께 더 나은 삶을 상상해보자. 이제는 사회 전체의 부를 늘리기보다 있는 것을 나누는 일

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소비나 소유 없이 사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세대이다. 또한 민주와 평등을 얘

기했지만 실제 삶에서는 많이 가지려 노력했고, 아이를 경쟁시키고 차별을 방관했던 위선

의 세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삶의 문제를 선출된 정치인과 정당에 위임할 수

없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고통스럽고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 안전과 생명

을 위한 제도와 함께 그 제도를 감당할 삶이 재구성되지 않는다면 그 제도는 한낱 종이짝

에 불과하다. 선출된 정치인과 행정을 감시하고 돌봄과 살림의 정책을 논쟁하고 마을에서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을 만드는 일까지 무엇 하나 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성장의 그

늘에 묻혀 자신의 삶과 목소리를 잃었던 여성들이 삶의 정치, 풀뿌리 정치, 돌봄과 생명의

정치가 도대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치열하게 말해야 할 때다.

여성들의 유쾌한 상상과 전환

환경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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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환경을 그냥 공기와 물, 산과 바다로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

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과 사무실을 둘러보자. 나무 톱밥

을 화학물질로 뭉쳐서 만든 가구들이 풍경을 대신하고, 흙이 아니

라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장판을 밟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화장실

도 둘러보자. 샴푸, 비누, 세제, 심지어는 수돗물까지 화학물질의 손

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이런 환경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지난 3월 SBS 스페셜 ‘독성가족 인체화학물질보고서’에서 35명의

혈액과 소변 속에 있는 158종의 화학물질을 조사한 연구 조사가 방

영되었다. 참여자의 몸속에서 프탈레이트, 중금속, 비스페놀A, 과불

화화합물, 노닐페놀, 난연제 등 다양한 환경호르몬과 발암물질이 검

출되었다. 또한 이유도 모르던 불임, 종양, 생리통 등의 원인이 이런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표1. 생활 속 유해물질 12가지

물질 1 갑상선 호르몬의 역할을 방해하는 트리클로산

물질 2 체내에 오래 남아있어 위험한 환경호르몬 과불화화합물(PFCs)

물질 3 아토피와 천식, 학습장애 등 아이들에게 위험한 프탈레이트

물질 4 피부를 자극하는 파라벤

물질 5 정자수를 감소시키는 비스페놀A

물질 6 눈과 코를 자극하는 새집증후군의 주요원인 포름알데히드

물질 7 암과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중금속

물질 8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브롬화난연제(PBDE)

물질 9 자연적인 호르몬의 활동을 방해하는 알킬페놀류

물질 10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톨루엔

물질 11 피부자극부터 발암 위험성까지 1.4 다이옥산

물질 12 내분비계교란과 면역기능의 장애 유기주석화합물

생활 속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해 질 수 없을까?

소비자가 만들어가는

이경석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유해물질팀장)

생물학을 전공하고 화장품 연구실 팀장

으로 근무하던 중, 화학물질의 위험을

고민하다가 급기야 환경활동가로 전향~

25

화학물질 정보 없이 구매만 강요받는 소비자의 피해!

중요한 것은 이런 화학물질의 정보가 상품에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

대부분은 무독성, 친환경, 안전마크 등의 광고 문구나 대기업의 브랜드, 가격 정보만 가지고

생활용품을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무독성이라는 문구를 믿고 대기업의 가습기

살균제를 구입한 100여명의 소비자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을 생각해보자. 결코 안전

한 구매방법은 아니다. 과연 유해화학물질에서 소비자의 안전을 지켜줄 방법은 없는 것일까?

소비자의 권리에 주목하자!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면 소비자는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기 위해 어떤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지 정보를 알아야 하고 그것이 구매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하며, 그에 따르는 당연한 권리

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유통업체와 생산업체의 노력은 당연한 의

무이며 대형 유통업체는 거대한 시장의 지배력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 사회적 책임을 더 고

민해야 한다.

소비자의 권리로 만들어가는 “안심마트” 캠페인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화학물질을 줄여나가고 안전한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소비자들과 함께 지난 3월 말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소비

자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자는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생활

용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대형 유통업체 3곳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

는 시민 참여 캠페인이다.

‘안심마트’ 캠페인은

소비자와 시민의 참여로 진행된다. 엽서나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

품구입과 사용에 있어서 궁금한 점이나 요구사항을 대형마트에 전달하고 마트의 변화를 요

청한다. 또한 힘을 더하기 위해 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된다. 생활

속에서 가장 먼저 추방해야 할 12가지의 물질을 선정하고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실제 마트에

서 판매되는 제품의 성분표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의 정밀

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밝혀내고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안심마트캠페인에 함께하세요.

내가 쓰고 있는 제품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어떤 성분이 위험한지 궁금한 소비

자들이라면 ‘안심마트 만들기’와 함께하길 추천한다. 안심마트캠페인은 www.eco.or.kr/

safemarts 혹은 페이스북에서 ‘안심마트(safemarts)’로 검색하면 된다. 7월에는 손세정세,

비누, 치약에 미국 식약청이 사용금지를 조사 중인 ‘트리클로산’이 들어있는지 알아보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발표한다.

여성들의 유쾌한 상상과 전환

대안생활

26

여름에는 시원하면서 겨울에는 따뜻한 집은 없을까?

나는 자라면서 한 번도 겨울에 따뜻한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어린 시절

살던 곳은 낮은 산을 따라 집들이 들어서 있는 마을의 꼭대기에 위치한 단

독주택이었다. 여름에는 뒷산의 나무들이 주는 맑은 공기와 바람으로 별다

른 기계적 도움 없이도 시원했으나, 반대로 겨울에는 얼어붙은 땅의 온도만

큼 추웠다. 매년 겨울이면 우리 세 자매는 각자의 방이 아닌 부모님이 쓰시

던 안방에서 함께 생활 했는데, 어머니께서 안방을 제외한 방의 보일러를

강제적으로 끄셨기 때문이었다. 어린 나로서는 한겨울 거실 바닥이 어찌나

얼음장같이 차가웠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장독대 자리에 새로 증축하기 전

까지 우리 집 화장실은 뒷마당에 위치해 있었는데, 겨울철에 대변을 참고

참다가 변비에 걸리기 일쑤였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고창 읍내에 있는 3층짜리 빌라의 1층 끝집에 살게 되

었는데 겨울철 우리 집의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빌라는 연식이

오래되어 벽은 단열재가 들어있는지도 의심스러울 정도였고, 창문은 얇은

단창이었으며, 결정적으로 기름보일러를 사용했다. 어머니는 비싼 기름값

때문에 전보다 더 난방비를 절약하셔서 우리는 주로 전기장판을 사용하며

살았다. 우리 가족의 행동반경은 방에서 이불 안으로 더욱 좁아졌다. 물론

이런 식의 생활이 좋은 점도 있었다. 한방에서 언니와 동생과 함께 살을 맞

대며 생활했기에 우애가 돈독해졌고, 따로 냉장고를 쓰지 않아도 거실에 음

식 보관이 가능했다. 간혹 귤이 얼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 나는 추

운 집이 정말 싫었고,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난방비 걱정 없이 겨울에도

따뜻한 집에서 반팔을 입고 살겠다는 작은 꿈을 키웠다.

대학에 오면서 나와 언니는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는데, 춥고 추웠

던 우리 집을 생각하며 이제부턴 무조건 따뜻하게 지내자고 함께 다짐을

했다. 추운 집 트라우마가 나보다 컸던 언니는 집 전체에 보일러를 돌렸고,

설거지와 빨래는 따뜻한 물로 해야 살균이 된다며 온수를 썼다. 그러던 어

느 겨울 가스 요금이 25만원을 넘어갔다. 당시 우리는 10평도 채 안 되는

원룸에 살았고, 그 돈은 우리 시골집의 한 해 겨울 난방비와 맞먹는 금액이

었다. 아직도 추운 겨울에 온수매트를 쓰시는 엄마를 생각하며 우리는 태

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의 원룸은 너무 오래되어 외풍이 심한데다가 베란다가 없이 두 면이 외

부와 바로 맞닿아있어 건물 자체가 단열에 취약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

려면 새로운 집을 구해야 했다.

우리집

에너지

톡톡

여성환경연대는 서울시 에너지절약사업으로

‘그린오피스’ 사업을 진행합니다. 지난달 건

물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을 소개하는 ‘에너

지 톡톡’이 열렸습니다. 강의에 참가하신 윤

인주 님의 글을 실습니다.

윤인주

<십년후연구소> 건축부분 연구원, 학

부 때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스페인에

서 현재의 방식으로는 삶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좀 더 느리게

살고, 행복한 삶을 지향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삶을 살고 싶다.

좌}유담포우}코타츠

2727

남향집은 다 좋을까?

새로운 집을 구하며 우리가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남향이었다. 남향집이 햇빛도 많이 들고 따뜻하다는 말을

주워듣고 무조건 남향집만 보고 다녔다. 하지만 정해진 보증금 안에서 남향집을 구하기란 여간 쉬운 게 아니었다. 꼬

박 한 달을 매달려 우리는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방이 남향인 집을 구해 들어가게 되었다. 결과는 우리의 예상대로였

다. 보일러를 많이 틀지 않고도 따뜻한 집에서 지낼 수 있었고, 적은 난방비로도 겨울을 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기

쁨도 잠시, 여름이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5층 건물에 5층에 위치한 우리 집은 여름에는 옥상을 통해 흡수된 열이

천장에서 내려와 찜질방에 온 것처럼 후끈후끈했다. 게다가 북쪽에는 창이 없어 현관문을 열어야만 전체적인 환기가

가능했다. 하지만 여자들만 사는 집에서 현관문을 자주 열어둘 수는 없었고, 더운 공기에 환기까지 잘 안되니 에어

컨 없이는 버틸 수 없었다. 재작년에 살인적인 여름을 겪으며 거금을 들여 작은 에어컨을 설치했다. 그 후 우리는 지

긋지긋한 더위에서 벗어났지만 전기 요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었다.

에너지를 마구 쓰면서 살아도 될까?

이런 식의 에너지 소비는 결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다. 지난 6월 10일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열린 ‘에너지 톡톡’

을 통해 나는 해답을 찾고자 했다. ‘십년후연구소’의 조윤석 소장님은 그 해법을 여름집과 겨울집을 달리 하는데 있다

고 말한다. 집을 두 채나 사라고? 아니다. 나는 공간을 계절에 따라 바꿔 쓰자고 제안하고 싶다.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공간을 생각해보자. 창문이나 문과 같은 개구부가 있거나 없어도 우선 작은 공간, 외부에 바로 노출된 벽이 아닌 옆

집이나 다른 방과 붙어있는 공간이 있는가? 그곳이 겨울철 가장 따뜻한 공간이다. 여기에 작년 겨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단열 텐트를 이용한다면 더욱 좋다. 여름에는 최대한 창이 크고 맞바람이 통하여 에어컨 없이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공간을 찾아보자. 집에 따라 거실이 될 수도 있고, 안방이나 작은 방이 될 수도 있다. 잠을 각자의 방에서만 자

야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한옥의 경우 여름철에는 들어열개문을 이용해 공간을 확장했고, 겨울이 되면 열려있던 문

을 다 닫아 방을 작게 만들었다.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여름과 겨울에 생활하는 공간을 달리해보자.

제일 중요한 것은 에너지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개인의 노력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겨울나기 물품들로 유담포와 코

타츠가 있다. 유담포란 안에 따뜻한 물을 채워 넣은 보온 물주머니다. 코타츠란 좌식 난방 테이블로 이불이 붙어있

으면서 상판아래 난방기구가 있는 구조이다. 모두 전체 난방이 아닌 개별 난방을 위한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로 방

전체가 따뜻해지지는 않지만 한 사람이 적당히 따뜻해지기에는 충분하다. 끝으로 겨울은 조금은 춥게, 여름은 조금

은 덥게 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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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마을을 소개할 때 여덟 명의 청년과 개 세 마리, 고양이 세 마리, 닭 수십 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동안은 주로 사람들이 사는 미세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왔으니 이번에는 미세마을에 함께 사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동물 식구들의 수는 몇 달 새에 많이 늘었습니다. 새로운 개가 식구로

들어왔고,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고, 닭은 정확하게 수를 파악하기 어렵게 계속 알을 품고 까고 있기 때문입니다.

꼬리치며 따라온다 멍멍멍

개 세 마리는 모두 흰색인데 이름이 그 덩치를 말해주는 곰순이와 진돗개 벼리, 다리가 짧은 발바리개 복돌이 순

으로 몸집이 큽니다. 셋은 전혀 혈연관계가 없지만 흰 개라는 공통점이 있어 가끔 사람들이 ‘얘가 얘 어미요?’라

고 묻기도 합니다. 곰순이는 정말 덩치가 큽니다. 우리집에 함께 살게 되어 집에서 키우던 개 곰순이를 데려온 친

구는 우리에게 곰순이를 장난꾸러기라고 소개했지만, 곰같이 큰 덩치와 행동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접근하

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때의 곰순이는 조금 외로워 보입니다. 그래도 먹을 것을 줄 때 번쩍번쩍 뛰는 곰순이의

모습은 큰 덩치에 대한 경계를 풀고 하하 웃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벼리는 새침함이 매력인 개입니다. 사실 벼리는 제가 데려온 개입니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사무실에서 키우던 개

를 맡아서 데리고 다닌 것을 시작으로 그렇게 벼리는 저의 방랑생활을 함께 해왔습니다. 며칠에 한번 산에 데려가

서 풀어주었다가 같이 내려오곤 하는데 운이 좋은 날은 산에서 잡을 수 있지만 운이 없을 때는 동네에서 한참을

돌아다니며 신경전을 벌인 후에야 잡을 수 있습니다. 벼리와 말이 통한다면 네가 쉽게 잡혀야 다음에 또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데 아직 그런 사이는 못되는 것이 아쉽습니다. 복돌이는 사랑이 많은 개입니다. 어

느 날 갑자기 우리 집 주변을 서성대며 나타나 이제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우리집 식구가 되었습니다.

닭장 속에는 암탉이 꼬꼬댁~

닭들과는 일 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 만남부터 좋지 못했습니다. 무방

비로 들어갔다가 여자나 어린애를 알아보고 무시하는 수탉에게 발길질과 부리로 다리를 쪼이는 공격을 당했습니

다. 게다가 사방이 막힌 닭장이라는 공간에 홀로 여러 마리의 닭에게 둘러싸여 있는 느낌은 묘한 공포감을 줍니

다. 그래도 요즘에는 여러 마리의 병아리들이 나고 자라는 모습을 보느라 전보다는 닭들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느리게 살기

미세마을의 또다른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땅의여자들 6

코끝 찡한 사랑스러움 냐옹이다옹!

고양이는 원래 한 마리였는데 고양이 코미테가 얼마 전에 새끼를 낳아 세 식

구가 되었습니다. 코미테는 코밑에 점이 있어 붙인 이름인데, 코미테의 새끼

들은 모두 코미테를 닮아 코 주위에 점이 있습니다. 고소영처럼 코 위에 점

이 있는 고양이에게는 소영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나머지 한 마리에게는

연예인이면서도 조금은 정감 있는 이름인 두심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

다. 새끼들이 뛰어다니는 것이 정신이 없기도 하고 집 여기저기에 오줌을 싸

기 시작해서 지저분하다고 투덜대기도 했지만 생기를 지닌 어린 생명을 보고

있으면 마냥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온 천지와 자연이 무심함으로 흐른다

이렇게 조금은 가볍지만 즐거운 동물 이야기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 있던

찰나, 그럴 수 없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벼리와 산책을 갔다가 산에서 못

잡고 내려와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이 벼리가 고양이를 물고 간다는 소

리를 들었습니다. 제발 우리집 고양이는 아니길 바라면서 쫓아간 그곳에 두

심이가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른 아침이라 병

원은 문을 열지 않았고 그 사이 두심이의 몸은 점점 차가워져갔습니다. 그렇

게 두심이를 데리고 돌아와 우리는 나무 아래에 묻어주었습니다.

왜 하필 오늘 일찍 눈이 떠져 산에 갔을까, 고양이들이 밖에 있다는 것을 진

작 마음 쓰고 있어야했는데 그건 또 왜 잊었을까. 그리고는 벼리를 바라보는

제 마음에 혼란함이 몰려왔습니다. 몇 대 세게 때려서 잘못을 알려주고 한

참 째려보며 며칠 거리를 두다가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습니다. 사실 벼리

에게 두심이는 그동안 쫓았던 수많은 쥐와 고양이, 너구리와 별다를 것 없

는 존재였을 겁니다. 두심이의 죽음과 가해자 벼리를 보면서 도덕경의 ‘천지

불인(天地不仁)’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온 천지와 자연이 무심함이라는

원리로 지나갑니다. 오로지 사람만이 인(仁)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자신

과 가까운 존재에 더 애착을 느끼고, 약한 존재에게 연민을 느끼고, 크고 작

은 관계들에 연연해하면서 살아갑니다. 이런 특성이 꼭 나쁘다는 것도 아니

고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겠지만 인간사의 자질구레한 마음씀이 가끔 피

곤해질 땐 일어난 행동들 하나하나에 연연해하지 않을 수 있는 무심함을 배

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고 쉽지는 않겠지요.

새삼 이곳에 사는 일이 먹고 자고 싸고 하는 일상과 나고 자라고 죽는 것에

훨씬 가까이 있음을 느낍니다. 계속 보다보면 저도 조금은 무심해질 수 있을

까요. 그래도 두심이의 죽음은 여전히 슬프고 눈물이 납니다. 미안하다는 말

은 코미테에게만 했습니다. 하늘로 간 두심이가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

길 기도합니다.

혜성 _어려운 시골살이를 튼튼한 몸과 맘으

로 버티며 부모님께 새삼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초보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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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는 <다른 삶을 상상하는 사람도서관>을 통해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10명의 사람책을 만났습니다. 사람도서관에서 만난

10인의 사람책 중 첫 순서로 전주 비혼여성공동체‘비비’활동가, 김

란이 님을 소개합니다.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비혼’여성의 정체성이 생겼나요?

어릴 때부터 내 미래상에 결혼은 없었지만 딱히 결혼

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학생운동과 사

회운동을 거치며 이십대를 벗어날 때쯤 친구의 소개

로 여성운동에 입문하면서 ‘여성’과 ‘비혼’이라는 단어

로 나의 정체성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이제 막 ‘새로

운 나’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던 터라 결혼은 전혀 매

력적이지 않은 선택지였다. 당시 ‘서울여성의전화’에서

시작한 ‘싱글여성모임’은 전주에서 비혼 여성의 삶을

상상하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비혼여성공동체라는 모임의 시작은.

비혼여성공동체 ‘비혼들의 비행’(이하 ‘비비’)은 2003

년 ‘전주여성의전화’ 소모임으로 시작됐다. 당시 전주

에 거주하고 있으며, 근 시일 내에 결혼계획이 없는,

30대 이상, 직장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7명의 지

인들에게 비혼여성모임을 제안했다. 예상대로 모두 참

여해주었다. 누군가 7명을 어떻게 모았냐고 묻기에 거

절하지 않을 친구들에게만 제안했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런 점도 없지 않았다.̂ ^;; 결혼적령기

를 보내버린, 사회가 얘기하는 성공이라는 프레임과

는 먼 삶을 살고 있던 30대의 우리들은 각자 다른 이

유였지만 이 모임에서 서로 위로받고 힘을 얻길 원했

던 것 같다.

비혼여성공동체의 비행, ‘비비’의 김란이님을 만나다

김란이 (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 활동가)

비비가 있어 행복한 작은마을을 상상하며 실천하며 살지요.

인터뷰와 정리: 복코 | 편집: 금자

느리게 살기 _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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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것이 바로 ‘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이하 ‘공간비

비’)이다. ‘비비’는 그동안 월 회비를 10만원씩 내서 명

절이면 해외(국내)여행도 다녀오고, 경조사도 챙기고,

모임운영도 하면서 저축을 해왔다. 공간비비는 그동

안 모아왔던 비비의 목돈으로 알뜰살뜰 비품과 가구

등을 마련하여 완성하였다. ‘공간비비’는 워크숍 이후

직장을 정리한 3명이 운영자가 되었고, 각자의 재능을

살려 소설읽기, 생활요가, 힐링타로 등을 진행하고 있

다. 더불어 월 1회 공동체상영과 걷기여행도 진행한

다. 주변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돈은 좀 버

냐?’라는 건데! ‘하하하, 그냥 웃지요’다. 처음 기획할

때부터 사회단체와는 다른 실험을 해보고 싶어서 법

적 단체로 등록하지도 않았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사

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공간비비’ 운영만으로

재정이 충당되진 않았지만 각자 개인활동 등을 통해

서 번 돈을 한데 모아 있는 만큼 똑같이 나눠서 월급

을 준다. 우리는 스스로가 고용주이자 고용인이 된다.

‘비비’를 통해 이루고 싶은 삶의 모습은.

결혼을 선택하진 않았지만 그것보다 더 소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처음처럼 비비는 개인의 삶을 존중할 것

이고 그 힘으로 비비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길을 선택

하며 갈 것이다. 지금까지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함께 했기에 가능한 시간들이었다. 앞으로 이런 실험

은 계속 될 것이다. 앞으로 ‘비혼’이라는 정체성보다 ‘

노인’이라는 정체성이 나를 더 채우게 되는 시간이 온

다면 비혼여성공동체를 너머 여성노인공동체로서 변

화, 성장해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 h t t p : // www.spacebb.co.kr

공동체라는 감각을 어떻게 만들어 갔나요?

비비의 구성원들은 제안자인 나를 제외하고 서로가 모

임을 통해서 처음 만난 사이였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있었던 정기모임은 형식적으로는 학습의 형태를 띠

었지만, 그 내용은 ‘자기고백’에 가까운 간증의 시간이

었다. 지금까지 12년을 지속해온 배움의 시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의 꼴을 봐줄 수 있는 신뢰감으로 쌓

여갔다. 더불어 우리는 함께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당일치기로 시작해서 점차 며칠씩 함께 지내

는 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서로의 습관, 일상에 대처하

는 능력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여행을 가자면 시시콜

콜 얘기하지 않아도 한 집에 사는 가족이 짐 싸는 것

보다 더 일사분란하게 짐을 싸고 풀게 되었다. 모임을

시작하고 4년 정도 지내다 보니 어느덧 비비라는 존재

는 각자의 일상에서 다른 무엇보다 우선순위가 되었

다. 2006년 8월 즈음 ‘전주여성의전화’ 소모임에서 독

립하여 비혼여성공동체로서 ‘비비’의 길을 가게 되었

다. 그 때 ‘공동체’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우리는 어떤

공동체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공동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비비는 공

동체 비전을 모색했고, 6명이 같은 주공아파트에 입주

하게 되었다. 비비 구성원들은 서로의 독립을 지원하

고, 생활을 나누면서 ‘1인 가족 네트워크’라는 생활공

동체 비비의 정체성을 마련했다.

‘공간비비’라는 공간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모임을 시작할 당시 30대의 직장인이었던 우리는 이

제 40대를 앞두고 있었고, 1인 가족 네트워크를 넘어

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다. 고민과 의견을 나눈 끝

에 우리는 ‘나’와 ‘비비’, 그리고 ‘비비’ 공동체의 경험

을 함께 나누고 확장해 갈 공간을 마련하기로 합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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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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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초록] 젠더거버넌스 모니터링모임

[초록상상] 여성주간 중랑여성영화제 ‘오버 더 힐’ | 1시 @신내아이쿱교육장

[더초록] 오류초 4학년 전체 환경강좌

[초록상상] 여성주간 중랑여성영화제 ‘할머니와 란제리’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대표 이혜경과 함께 하는 씨네토크 | 10시

여성주간 중랑여성영화제 ‘오버 더 힐’ | 19시 30분

비누, 치약, 손세정제 트리클로산 함유 결과 발표 / 성수동 이마트 본사

[초록상상] 여성주간 중랑여성영화제 ‘할머니와 란제리’ | 14시 @서울시립대복지관

[초록상상] 여성주간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다른몸되기’ | 1시 @면목본동 자치회관

[건강교육] 미리암 여성 센터 (베트남 이주여성) 화장품 만들기

[워크숍] 면생리대 만들기/북카페 산책/10:30~12:30, 18:30~20:30(매월 첫번째 수)

[더초록] 대안생활용품만들기- 수분크림만들기

[마르쉐@혜화동] 11시~16시 / 마로니에공원과 예술가의 집 (매월 둘째 주 일요일)

[마르쉐@살림워크샵] 2시~3시 / 마로니에공원 좋은공연안내센터 지하

[워크샵] 상반기 평가 워크샵

초록상상 1박2일 여름방학 생태캠프 | @초록향기

밥꽃달, 여성건강서포터즈 첫모임

세월호 참사 백일

어린이집 실내공기질 모니터링과 교육

[캠페인] 에너지의 날 그린오피스 부스

[더초록] 여름방학프로그램 매봉산아 놀자~ 초등학생대상

여성건강 사람책

에코페미니즘 학교

여성환경연대 후원잔치

- 초록상상 여성건강동아리, 여성주간행사 외 | 김주희&펭펭 02-493-7944

- 마르쉐@ | 마르쉐친구들 [email protected]

- 더초록 젠더거버넌스 모니터링, 대안생활용품만들기 외 | 조미순 [email protected]

7월 1일

7월 1일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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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7월 3일

7월 4일

7월 6일

7월 7일

7월 8일

7월 13일

7월 18일

7월 19일 - 20일

7월 21일

7월 24일

7월 - 8월

8월 22일

8월 (예정)

8월 (예정)

8월 (예정)

9월 29일

알립니다

문 의

막자! 원전사고! 수명 끝난 ‘원전’말고 ‘안전’ 서명해주세요

달팽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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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실내공기질 모니터링 & 교육』 신청하세요

환경건강 컨설턴트가 직접 찾아가

실내공기질 모니터링 및 상담을 해드립니다

■ 실내공기질 모니터링 및 교육 대상

서울시내 유아교육시설, 어린이집,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 지역아동센터, 도서관, 여성자활센터, 여성복지센터 등

■ 신청 방법

여성환경연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실내공기질 진단 및 교육 신청> 신청서 작성

■ 신청 기한

2014년 10월 31일까지 (상시 접수)

■ 문의 :[email protected], 김민재 (070-4827-1396)

* 모니터링 및 교육 등 모든 일정은 녹색서울시민위원회 후원으로 무료로 진행됩니다

원전 수명의 나이를 이미 지난 위험천만한 노후원전 폐쇄를 요청합니다.

방년 37세의 고리 1호기와 32세의 월성 1호기를 닫을 수 있도록 서명해주세요!

➔ www.byebyenuke.net

위 사이트에서 서명하시면 관련 국회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도 메일이 자동으로 전달됩니다.

네 안에 뭐가 들었니?

시민의 건강과 알 권리를 보장하는 전성분표시제

어떤 세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유해한 성분은 없는지 시민들

이 확인하고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전성분표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요? 전성분표시제는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알 권리를 보장하는 기

본적인 정책입니다.

여성환경연대 건강한 세제 블로그에서 더 많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afe-cleaning.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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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뉴스

서울남서지역모임 더 초록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젠더적관점, 성인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풀어가면

서 마을에서 공동체로 함께 하는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 구의 안전을 모니

터링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5월 30일 동네에서 추모 공연 및 노란 리본 달기, 회원들과의 이야기를 통

해 ‘세월호를 잊지 않겠습니다’ 추모의 촛불을 밝혔습니다. 잊지 않고 행동

하겠습니다.

서울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

초록상상의 5월은 가정의 달이 아니라 양성과정의 달이었어요!

<건강리더양성과정>과 <마을성교육활동가 양성과정> 두 가지 주제로 진행

되었답니다. I love me + I love we! 공동체와 마을의 건강을 함께 고민해

보는 건강강좌와 비폭력 감수성을 키우는 성교육 강의는 다르지만 닮은 부

분이 많았답니다. 이제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활동의 날개를 펼칠 교육

활동가분들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또 6.4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번 선거

를 치루면서 느낀 점들을 편하게 나누는 자리를 가져 보았어요. 많은 이야

기들이 나왔지만 모두가 동의하며 내린 결론은 일상적으로 정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 매번 선거 때가 되어야만 선거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 하는

문화, 초록상상에서부터 조금씩 바꿔보려고 합니다.

사무국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 밀양 송전탑 농성장 철거와 같은 큰 일을 함께 겪

어내면서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환경건강과 텃

밭 교육, 도시농부장터 등 지속되고 있는 활동들 외에도 활동가들이 사는

동네회원들과 만나 세월호와 지방선거를 주제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도

했습니다. 환경영화제 부스, 사람책, 마르쉐@살림워크샵, 시민강좌 등 다

양한 형태로 회원과 시민들을 더 많이 만날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한걸음씩 나아가는 동안 여성환경연대의 봄은 훌쩍 지나 쏟아지는 장마비

를 맞이하는 요즘입니다.

봄, 이렇게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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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뉴스

환경건강 교육활동가 보따리안모임지기 김민재 / 공병향 권선숙 김경아 손미례 유정영 이보라 이선임 조은아 함정희 홍민자

여성환경연대 보따리안 활동을 한 시간이 벌써 7년 정도 되었네요. 그간 무얼했나

싶은데 뒤돌아보니 제게 분명히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저 앵무새처럼 전달만 하던

교육활동가에서 이제는 내가 하는 일들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자부심도 생기고

세상을 향하여 내 마음을 담은 소리도 낼 줄 알게 되었습니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

만 지나고 나니 그것도 다 성숙하는 과정이었구나 생각되네요. 앞으로 있을 녹색위

등 여러 사업들을 위하여 파이팅을 외칩니다. _ 보따리안 함정희

생태텃밭 교육활동가 이랑고랑모임지기 공경민 / 김미성, 노미진, 박영란, 조미순

작년에 한 두마리 진딧물을 그대로 방치해서 여름내 우유, 목초액 등 온갖 비방을

다 동원하고도 결국 소름끼치게 늘어나는 진딧물에게 지고 말았던 경험이 있습니

다. 이번에는 초반에 승부를 보자 싶어 매의 눈으로 보초를 서고 발견 즉시 퇴치하

며 빠릿하게 움직였더니 확실히 효과가 좋았습니다. 더불어 넝쿨작물이 크게 번지

기 전에 줄을 잡아 주고 토마토 곁순을 즉시 제거해 반듯하게 키웠더니 보기도 좋고

관리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덕분에 우리 선생님들은 `촌녀ㄴ̀이 되었지만 역시 호

미로 막길 잘 한 것 같습니다. `하지감자`란 절기 중 하지쯤 캐는 감자를 말합니다.

감자 캐는 일은 어른이나 아이들 할 것 없이 흥분하게 하는데요. 단순히 캐는 즐거

움만 갖는 것보다는 함께 모여 여름 농사 마무리도 하고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면 좋

겠죠? 성북 내부순환텃밭에서는 25일 `달빛수다`라는 이름으로 감자캐기와 감자요

리 시리즈를 제공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추도의 의미로 떠들썩한 놀이보다는

은은한 달빛 아래 `시낭송회`를 진행합니다. 누구라도 초록색 지붕의 빨강머리 앤이

되어 `낭만적이야~`를 외치게 되겠지요 :)

대사증후군 건강안내자 애지중지모임지기 공병향 / 김주희, 우선영, 이보라, 이선임, 채은순, 홍민자

이화여대 나눔리더쉽 flow조에 참가했어요. 비록 숙제를 위해 뭉쳤지만 환경과 건

강을 위한 기분 좋은 의기투합! 이대 여학생들에게 젊은 에너지 받은 느낌, 완전

좋았습니다. 학생들이 고혜미 샘 강좌와 책도 열심히 읽고 준비를 한지라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과 특히 여성으로서 실천하고 나누어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진정한 세상 공부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젊은이들이 더 많

아 지기를 바래봅니다. _ 애지중지 이보라

교육

활동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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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뉴스

후원회원 총 618명

가세진 강경희 강광규 강명지 강미자 강민정 강서윤 강성미 강성한 강수정 강수현 강순길 강영선 강 원 강은경 강은지 강주영

강진희 강현실 강혜정 강희영 고금숙 고대연 고수진 고은주 고정갑희 고혜경 고혜미 고혜정 공경민 공병향 곽금순 곽명순 곽순정

곽지연 곽지연 곽현희 구도완 구명숙 구정혜 구지영 권경희 권미혁 권선숙 권수현 권영학 권오수 권자영 권한라 권호장 권희정

금미나 기민성 기지혜 김경숙 김경아 김경옥 김경자 김경자 김근희 김금남 김남희 김도경 김동숙 김둘미 김득주 김리나 김명훈

김문영 김문주 김미나 김미선 김미성 김미영 김미자 김미향 김미화 김민자 김민재 김민정 김민진 김병미 김보연 김상례 김상옥

김석순 김선미 김선미 김선영 김선화 김선희 김성례 김세진 김세희 김소연 김소연 김송아 김수남 김수병 김수용 김수정 김수정

김수중 김수향 김순정 김신효정 김아영 김양희 김연수 김연순 김영란 김영란 김영민 김영숙 김영애 김영주 김옥 김원란 김윤미

김은령 김은미 김은민 김은숙 김은주 김은주 김은혜 김은혜 김은희 김이선 김인경 김인경 김인순 김인호 김자현 김정은 김정하

김정희 김제남 김조유경 김주연 김주영 김지운 김지향 김진권 김진미 김진상 김진한 김차정숙 김태우 김태호 김해숙 김현영 김현일

김현희 김혜연 김혜영 김혜정 김혜진 김효진 김희정 김희진 나용훈 나정숙 남궁희수 남부원 남성원 남정미 남정숙 노미진 노숙경

노승휴 노아미 노주희 노혜경 노희숙 노희영 도경구 류은화 마이금 명지언 명진숙 목소영 목소희 문보미 문수민 문승동 문애란

문희영 민경보 민남희 민진숙 박경진 박남순 박미자 박병익 박보현 박상호 박선숙 박선주 박선화 박 설 박소휘 박수현 박승식

박연주 박연희 박연희 박영란 박영신 박오순 박유정 박윤애 박은주 박은진 박재휘 박정금 박정란 박정란 박정옥 박정임 박정자

박정혜 박정희 박주훈 박지혜 박진숙 박차옥경 박찬미 박충섭 박태현 박태훈 박현서 박현주 박현진 박혜선 박혜영 박홍배 배윤진

배정희 백경미 백명자 백민정 백진영 백해영 백현남 변은정 변혜원 빈도림 산 새 서계남 서미희 서 비 서상미 서순봉 서은선

서은선 서은애 서은옥 서현진 선성아 설혜윤 성수경 성현정 성혜진 성혜현 손기연 손꼽힌 손 민 손정인 손주희 손희원 손희정

송미영 송성희 송은경 송은숙 송은희 송주영 신경혜 신경희 신나라 신미숙 신상철 신소연 신아영 신정아 신종수 신필식 신현숙

신화정 심상옥 심선옥 심수은 심연옥 심은애 안광수 안민자 안소영 안이솔 안점숙 안정화 안정희 안주영 안지연 안지혜 안진영

안해영 안현구 안혜원 양성완 양수진 양승룡 양은숙 양재민 양지안 양지연 양진선 어현숙 엄경미 엄은희 여민주 여혜원 오규식

오명희 오성규 오영애 오은실 오정순 오정진 오충현 오희정 우미정 우선영 우성란 원창수 유문향 유미호 유미화 유선옥 유성미

유순주 유정영 유지은 유형정 윤박경 윤상훈 윤신원 윤영란 윤유선 윤정숙 윤정아 윤종순 윤지현 윤현경 윤현숙 윤 희 윤희진

이경란 이경미 이경숙 이경은 이경은 이경희 이경희 이경희 이규영 이규용 이기옥 이기춘 이데레사 이명신 이명희 이미경 이미숙

이미숙 이미애 이미연 이미영 이보라 이보람 이보은 이상옥 이서하 이선숙 이선임 이세린 이세미 이소연 이소영 이소희 이송희

이수자 이수하 이숙연 이승미 이승언 이승하 이안소영 이연옥 이 영 이영남 이영미 이영희 이오이 이옥자 이옥희 이 완 이용림

이우춘희 이유미 이윤숙 이은주 이은주 이은희 이은희 이재은 이정수 이정아 이정아 이정애 이정주 이종근 이주난 이주연 이주영

이지만 이지영 이지영 이지은 이지혜 이진선 이진우 이창숙 이한립 이한진 이해미 이향민 이현배 이현정 이현정 이현정 이형호

이혜선 이혜정 이혜정 이희옥 이희정 인재근 임경진 임미정 임석란 임성혜 임수민 임수연 임양희 임영신 임오순 임윤정 임윤해

임은경 임종한 임지현 임형숙 임혜경 장경주 장명진 장문선 장 미 장미정 장민경 장상미 장석진 장영주 장우주 장윤선 장은주

장정화 장지영 장지인 장 진 전미란 전양숙 전의찬 정경석 정경아 정규리 정규석 정길채 정다연 정미옥 정미옥 정선영 정선훈

정성희 정수현 정승혜 정아린 정양웅 정연진 정영화 정용숙 정윤경 정 은 정은경 정은숙 정은영 정은지 정재숙 정정숙 정찬경

정최경희 정해관 정해랑 정혜숙 정희정 조기숙 조문택 조미순 조선행 조소라 조영미 조용기 조윤정 조윤희 조은아 조은희 조이희

조재호 조주희 조형숙 조혜란 조혜영 조혜영 주기용 주현정 지오숙 진위향 차명희 차선주 채민정 채승우 천광일 최경선 최경호

최동영 최문성미 최민경 최민정 최봄내 최봉선 최부용 최분이 최선영 최선재 최수정 최순현 최승국 최영경 최영숙 최유리 최유진

최윤수 최윤정 최은숙 최은영 최인자 최재숙 최재희 최정미 최정은 최정은 최정희 최지혜 최철환 최태영 최형미 최혜련 최혜숙

최혜영 최효숙 추민주 페퍼민트이엔티(주) 하미나 하선주 하시연 하은희 하지원 한미애 한선영 한소연 한승호 한영곤 한인규 한혜연

함정희 허경희 허금란 허라금 허미향 허선주 허윤정 형장우 홍미정 홍민자 홍성훈 홍승철 홍은화 홍전영 홍혜란 황미옥 황보람

황승식 황애선 황은진 황인철 황정임 황혜진 황호섭

힘을 더하는 참여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이름이 빠졌거나 주소나 연락처가 바뀐 분들, 회원가입 또는 회

비증액을 고려중이신 분들은 02-722-7944로 연락주세요.

따뜻한 응원을 해주실 분들은 CMS 회원가입으로 또는 아래 계좌로 후원해주세요.

여성환경연대는 환경부인가 지정기부금 단체로 연말정산시 30%의 소득공제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월별CMS 총액 현황

4월 7,997,200원

5월 7,954,240원

6월 7,952,460원

후원계좌 외환은행 630-004757-375 예금주 (사)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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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뉴스

권오수 권윤희 김민정 김복화 김상미 김수향 김희정 남보이 노경희 박병익 박상신 박 설 박지선 송미옥

송성희 신나라 신유미 안주현 엄순천 이명신 이선희 이은수 이은주 이정아 이정현 이주영 이현정 임미경

임윤정 임종숙 정 령 정진숙 정태경 조형숙 최진경 한승호 황은숙

새롭게 인연 맺은 회원님들 반갑습니다!

올해부터 으뜸지기로 활동해주시고 계신 김양희 선생님, 평생회원으로도 함께 해주시고 행사와 모임에 늘 참여하셔서

격려해주시는 마음에 활동가들 힘이 불끈불끈 솟아요!

해남에서 농사짓는 꾸러미회원 치자, 혜성, 혤짱이 보내준 야채들로 풍성한 식탁, 손맛 좋은 공병향 선생님의 반찬만들기

워크샵, 먹을 것에 약한 사무국 든든한 요즘입니다 :)

새내기회원 이보람님이 활동가들 힘내라고 생협 생포도주스를 보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소식지에 소중한 글을 보내주신 필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표지와 내부 몇몇 이미지는 “어린이책을

만드는 몇몇 사람들”의 일러스트 기부로 채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대구여성환경연대 총 43명

권기혜 금영희 김덕춘 김도완 김도호 김량현 김병옥 김상숙 김원길 남미정 도종균 류미주 박가영 박경민 박명자 박성민 백운주

손기순 신승열 신영희 심현정 이건우 이경선 이명희 이미선 이순덕 이연주 이종승 이혜영 장명숙 장은경 장정혜 정연옥 정원수

정지수 정한진 정현미 정현수 최금옥 최남돌 최양섭 표정화 함승수

초록상상 총 25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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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김은희 김정은 김주연 김주희 김지은 김지혜 김진희 김진희 김창숙 김창숙 김현숙 김현주 김혜순 김혜정 김효영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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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박가람 박경희 박남희 박미라 박민숙 박상신 박선미 박선영 박소영 박수영 박숙희 박순옥 박애경 박은희 박정남 박정미

박정운 박정임 박종숙 박지연 박진아 박찬호 방현희 배경숙 배선영 백선숙 백은경 변규란 변현아 사근숙 서경주 서선옥 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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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양용주 양은숙 엄순천 엄은경 엄은영 오민희 오순희 오애현 오영록 오진경 우진분 유경미 유문경 유연화 유은영 유인환

윤미경 윤인주 윤지영 윤창순 윤혜경 이경애 이남희 이다경 이미경 이미애 이미정 이병주 이상숙 이선희 이수연 이순복 이영주

이영희 이영희 이유정 이윤주 이은남 이은정 이임호 이정순 이정희 이준인 이준일 이준희 이지아 이지영 이현숙 이현실 이효인

임미경 임미정 임지연 임현정 임호근 장명주 장문선 장미라 장수진 장윤아 장이정수 전계진 정경희 정미경 정미경 정민정 정수정

정순화 정완수 정윤미 정윤아 정은미 정태경 정현숙 정현숙 정혜옥 정혜윤 정혜정 조경숙 조숙영 조영선 조영옥 조영임 조정희

조종숙 조 철 조현진 조희남 주현준 진수명 차정숙 차 향 천세연 최다혜 최명희 최수진 최순희 최영환 최윤진 최정숙 최정원

최정희 최지영 최호정 최효님 표이주 하경희 한동규 한순애 한윤주 한정애 허병란 허정자 현혜경 홍도미 홍미경 홍혜정 황상연

황선애 황아영 황애숙 황정옥

평생회원

고광모 김범석 김상희 김완숙 김양희 김종남 남미정 문미란 박영숙 박은경 박진형 변정수 송재식 송주빈 안재권 옹 이 이고운

이목훈 이미란 이미애 이상영 이상화 장필화 주현준 최세연 하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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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김창범 김형태 대신염직공업(주) 박순금 박신연숙 삼성안전환경연구소 안태윤 채은순 하날교회

힘을 더하는 참여 뜨거운 여름햇살로 깊어지는 매일, 하루에 한 가지씩 좋은 생각 :)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작고 소박한 일상으로부터 녹색의 대안을 실천하는 사람들과 함께합니다.

두 배 기쁜 후원소식!!

깨끗하게 뽀송뽀송 향기 톡톡. 역시 빨래의 마지막은 섬유유연제라고 생각하는가. 마트에서는 연중 세일가

로 판매되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고, 각 가정에서는 이에 응답하듯 필수품처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던 베트남산 섬유유연제 속에 유독물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

지만, 왠지 섬유유연제를 빠뜨리면 빨래가 끝난 것 같지 않은 기분이다.

이름만큼 향기로울까?

섬유유연제는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섬유 의류가 늘어나면서 많이 생기는 정전기를 막기 위

해 생겨났다. 합성섬유는 원료 자체가 석유나 석탄의 부산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

해성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정전기를 잠재우기 위해 넣는 섬유유연제로 유해성은 그만큼 더해진

다. 섬유유연제의 성분은 양이온계 합성계면활성제인 암모니아와 알데하이드류로 살균, 유연화, 정전

기 방지 등의 효과가 있는 반면 사람에게 계속 노출되면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이나 점막 손상을 일

으킬 수 있다.

겨울과 장마철 뿐 아니라 사시사철 섬유유연제를 사용하게 되는 이유로 향을 떠올릴 것이다. 좋아하

는 향을 섬유유연제 선택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인공향의 성분 중에는 프탈레이트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되어있기도 하다. 인공향 사용에 따른 허용기준은 있지만 한 제품 안에 여

러 가지 인공향이 혼합되거나 사람마다 향에 대한 민감성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어린이는 면역체계가 완성되어 있지 않고 성장과정에 있어 유해물질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커진다. 향을 맡게 되는 과정에서 가볍게는 두통 등의 증상과 더불어 호흡기에 만성 자극

을 주거나 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유익한 미생물을 죽이고 수질오염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섬유에 잔향이 있다는 것은 해로운 물질이 여기 있다 하고 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건강한 의생활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세탁보조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히 헹궈주고 햇빛과 바람을 받을 수 있게 말려주는 것이

가장 좋다. 섬유유연제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 젖은 빨래를 널어두어 실내습도를 높

여주거나 입기 전에 수분이 많은 욕실에 걸어두었다가 입는 방법으로 정전기를 예방할 수 있다. 또 합

성섬유 의류에서는 정전기가 많이 생기므로 면 소재 옷을 주로 입는 것이 좋다. 옷을 보관 할 때는 같

은 섬유의 옷을 나란히 걸어두지 않는 것이 좋으며 니트나 스웨터 안에 신문지를 넣고 말아주면 방습,

주름방지, 탈취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또한 빨래를 헹굴 때 식초를 소량 넣어 마무리하면 섬유가 부드

러워지고 정전기도 막을 수 있다. 신맛을 내는 구연산은 정균효과와 린스효과를 가지고 있어 식초 냄

새가 거부감이 든다면 구연산을 넣는 것도 좋다.

오늘도 빨래할 때 섬유유연제를 넣었다면, 우선 상품 뒷면을 한 번 살펴보자. 섬유유연제와 같이 우

리가 매일 사용하는 가정용 생활화학용품들은 어떤 물질로 만들어져 있는지 성분표시가 되어있지 않

다. 기능을 첨가하기 위해 여러 화학물질들이 사용되었을 것이고 대량생산 및 유통과 판매기간 유지

를 위한 보존제도 들어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볼 수 있다. 꼭 빨래에 섬유유연제가 필요한 것일까? 습

관적으로 섬유유연제를 넣고 있었다면 이제 깨끗함과 향기가 서로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보다 자연에 가깝게, 보다 단순하게 생활을 해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

물건탐구

섬유

유연

펭동(여성환경연대 함께하는 환경건강팀 활동가) 마음 내려놓기, 심심함과 게으름이 그립다.

여성환경연대 Korean Women’s Enviromental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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