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가는명시여행 - khculms.khcu.ac.kr/lms/common/data/noteservice/201602b... ·...

18
<나를찾아가는명시여행> 9차시 2강 1 9차시 2강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나를찾아가는명시여행 <나를찾아가는명시여행> 9차시 2강 2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Upload: others

Post on 19-Jul-2020

0 views

Category:

Documents


0 download

TRANSCRIPT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

    9차시 2강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나를찾아가는명시여행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거경존양(居敬存養)

    궁리(窮理)

    유학의수양의요체로서

    자각적인마음의집중(主一無敵)을 통해

    바람직한덕성을견지하는태도

    사물의구극에이르러

    이치를직관하는것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4

    궁리(窮理)와 격물치지(格物致知)

    궁리(窮理)는 『대학』에 나오는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기반이 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에 상응한다.

    격물치지란 주자에 따르면 “사물에 다가가 극진히 하여이치를 터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5

    격물치지의 극처에 이르면 사물의 이치를 막힘없이직관할 수 있는 존재론적 대전회에 해당하는활연관통(豁然貫通)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래서 주자가 주장한 ‘격물치지’를 통한 ‘활연관통’은마치 불교에 있어 모든 분별지의 길목이 차단된 상태(妙悟要窮心路絶)에서 화두를 타파하여 ‘활연대오(豁然大悟)를 이룬다.’는 유가의 선법에 비견된다.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궁리(窮理)와 격물치지(格物致知)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6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이육사의「절정」은우리시사에서첨예한극한의상황에서존재의전회를이루어나가는양상을날카롭게보여주는대표적인작품이다.

    絶頂

    매운 季節의 채쭉에 갈겨

    마츰내 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高原

    서리빨 칼날진 그우에서다

    (1/2)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7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2/2)

    「絶頂」 전문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8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시적 형식이 한시적 4단 구성의 기 ‧ 승 ‧ 전 ‧ 결 구조에상응한다.

    시조의 4단구성은 고도의 절제미, 안정된 균정미, 절도 있는 파격미, 태평스런 유장미 등을 구비한균형과 조화의 구현을 추구 한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9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絶頂」역시 가파르고 숨가쁜 격정과 파격의 정서가주조를 이루고 있으나 한시적 4단 구성의 형식미학을 통해정제된 균정미를 획득하고 있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0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시적 화자는 “매운 계절의 채찍”, 즉 극도의 억압적인상황에 내몰리면서 점점 더 험난한 “북방으로 휩쓸려” 온다.

    그곳은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곳이다. 사람은 물론 어떤 생명체도 뿌리 내릴 수 없는“서리발 칼날” 의 금속성의 불모지대이다.

    “끝”과 “우”가 극한의 정점을 표상하고 있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1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무릎을 꿇”을 곳은 물론이거니와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없다. 백척간두의 극점이 자아내는 비장감이 배어나온다.

    “매운 계절의 채찍”은 점점 더 가까이 엄습해 오고, 이로부터 더 이상 피할 수 있는 곳도 없어 보인다.

    죽음의 절규와 비명이 곧 터져 나올 것 같은절대 절명의 긴장이 감돈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2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여기에서선택가능한자기구원의출구는무엇일까?

    이러한 질문 앞에 4연이 전개된다.

    그러나 4연의 정조는 의외로 차분하고 안정되어 있다.

    화자는 극도의 불안한 상황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평상심의 어조로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 밖에”라고

    담담하게 진술하고 있지 않은가?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3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이 시의 씨눈은 “이러매”의 미적 관조에 있다.

    시상의 흐름이 접속 부사 “이러매”를 거치면서절명의 정점으로부터 새로운 차원 변화가 일어난다.

    1, 2, 3연에 걸쳐 점층화된 금속성의 수직적 피라미드가4연에 오면 부드럽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 밖에”가 죽음, 닫힘, 절망을 소생,

    열림, 희망으로 전환시키는 전기를 이루어내고 있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4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한편, 시적화자가이처럼가파른극한의정점에서미적관조의세계로들어갈수있었던배경은어디에있었을까?

    그것은 이육사에게 유년기부터 깊이 내면화된 유학적 세계관과

    전통의식에서 연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절벽처럼 깍아지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유학적 수양의

    핵심 명제인 거경궁리(居敬窮理)의 세계관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5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이때, 시적 성화(聖化)가 불꽃처럼 일어난 것이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리발 칼날진 그 우에”서“강철로 된 무지개”라는 급격한 존재의카타스트로프(catastrophe)가 일어난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보는”, 마음의 자각적인 집중이“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라는 명제를 낳는 산실인 것이다.

    ✣ 거경궁리의 정신이 타파해낸 활연관통(豁然貫通)의

    경지이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6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따라서 이 시의 중심점은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 밖에”에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시에 관한 논의는 대체로 결구의두 번째 행에만 주목하면서 첫 행에 대한 논의를 소홀히 했다.

    그래서 1, 2, 3연의 기‧ 승‧ 전과 4연의 결의 불연속성의연속성을 제대로 규명해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작4연 2행의 의미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7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4연의 첫 행에 대해 주목했다고 할지라도 이를 “외적 세계혹은 상황과의 단절”로 파악하는 것은 시상의 불연속성속의 연속성의 중요한 흐름을 간과하는 오류이다.

    앞에서 지적한 활연관통은 거경궁리와 긴밀한유기적 연관성 속에서 촉발되기 때문이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8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그렇다면4연의활연관통의세계에해당하는“강철로된무지개”가가리키는것은무엇인가?

    지금까지 “강철로 된 무지개”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강철”과“무지개”를 각각 나누어서 서로 독립적으로 의미를 규정하고이를 다시 조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그리하여 전자는 “구속, 죽음, 압박, 도구적, 물질적 삶” 등을후자는 “자유, 생성, 해방, 정신적 실존” 등을 표상하는서로 모순된 이미지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순의의미망 위에 겨울의 실존성이 존재한다는 시인의 자각을표현한 것으로 해명하는 논의가 개진되기도 했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19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그렇다면4연의활연관통의세계에해당하는“강철로된무지개”가가리키는것은무엇인가?

    그러나 하나의 시적 의미의 수사적 단위는 하나의 생물적유기체로 인식해야지 분해와 조합이 가능한 기계주의적인식론의 대상일 수 없다.

    따라서, “강철로 된 무지개”를 하나의 의미 실체로 이해하는것이 바람직하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0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기존 논의의 선입관을 버리고 “강철로 된 무지개”, 즉 찬연한 빛을 발하는 견고한 강철의 이미지를 직시하면어렵지 않게 금강석을 떠올리게 된다.

    “하늘도 그만 지”치고 “서리빨”이 “칼날 진” 극한의 상황이금강석을 제련한 토양이며 배경이 되었던 것이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1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絶頂” 해석

    여기에서, 금강석은 금강심의 물질적 감각화로 볼 수 있다.

    1, 2, 3연의 극한적 상황이 시적 화자가 인식하는 고통스런현실의 정서적 상관물인 것처럼 4연의 “강철로 된 무지개”역시 내적 심리의 물질적 반사체이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2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이육사의산문의다음단락은이를좀더명확하게인식하는데도움을준다.

    계절의 오행

    그러나 시인의 감정이란 얼마나 빠르고 복잡하다는 것을

    세상치들이 모르는 것뿐이오. 내가 들개에게 길을 비켜

    줄 수 있는 겸양을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정면으로

    달려드는 표범을 겁내서는 한 발자국이라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내 길을 사랑할 뿐이오.

    (1/2)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3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그렇소이다. 내 길을 사랑하는 마음, 그것은 나 자신에

    희생을 요구하는 노력이오. 이래서 나는 내 기백을 키우고

    길러서 금강심(金剛心)에서 나오는 내 시를 쓸지언정

    유언은 쓰지 않겠소.(밑줄: 인용자)

    (2/2)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4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인용문은 “정면으로 달려드는 표범”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기백”을 키우고 길러서 “금강심”에

    이르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5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금강심이란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번뇌를 끊을 수 있는 깨달은 자의

    견고한 마음을 가리킨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6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이러한 문맥을 「絶頂」의 마지막 연에 대응시키면,

    “강철로 된 무지개”란 “한발 재겨디딜 곳조차 없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추호도 흔들리지 않고

    평상심을 지킬 수 있는 “금강심”의 정신 세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 시적 자아는 극한적인 외적 고통의 상황을 내면화

    시키면서 동시에 스스로 외적 고통을 고통으로 인식하지

    않는 내적 단련의 결정체에 도달한 것이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7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주자

    “사물의 이치를 하나하나 철저히 궁구하여그 극처(極處)에 다다르게 되면

    궁극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천하의 이치와활연관통(豁然貫通)하게 됨으로써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심지(心知)를 밝힐 수 있고, 그 작용에 의해 정심(正心)을 이룰 수 있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8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따라서 시적 화자는 “강철로 된 무지개”의 세계에

    진입하면서 본래 가지고 있는 심지(心知)를 밝힐 수 있고,

    정심(正心)을 이룰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29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한편, 4연 결구에 대한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시상의 흐름을

    1, 2, 3연관의 관계성 속에초점을 두고 다시 읽어보기로 한다.

    그동안 많은 논자들은 1,2,3연에서 4연으로 전개되는

    마디절을 수동형에서 능동형으로의 전이점으로 파악하고,

    이를 전제로 “비극적 황홀”, “비극적 초월”, “자기 소멸을

    통한 상황 초월”등으로 진단해왔다.

    ✣ 그러나 이것은 시적 내면의 심리적 층위의 흐름을 좀 더

    섬세하게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이해된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0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이들의 논의는 1연의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마츰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에서 “휩쓸려 오다”의 피동형에

    지나치게 얽매인 데에서 비롯된다.

    시적 화자가 “매운 계절의 채쭉에 갈겨” 북방의 고원으로

    밀려온 것 역시 심리적 층위에서는 “매운 계절”과

    타협하지 않으려는 능동적인 선택의 결과이다.

    ✣ 이점은 “마츰내”라는 부사어의 사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1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마츰내”라는 부사어는 선행하는 부정적인 내용의 문장을

    극복하고 난 다음, 바로 이어지는 후행의 문장의 내용을

    긍정할 때 쓰이는 용언이다.

    따라서, 시적 자아가 북방의 가파른 고원으로 휩쓸려 온 것은

    능동적인 의지의 선택지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2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또한 2연의 “서릿발 칼날진 그 우에 서다”에서 “서다”는주체적인 능동성을 드러내는 용언이다.

    따라서 3연의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한발 재겨 디딜곳조차 없다” 를 “막다른 벼랑 앞에서 무릎 꿇고자 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도록 강요당한다 할지라도이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공간적 상황’에 와 있음을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3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시적 화자가 “북방”의 “서릿발 칼날진”곳으로

    “휩쓸려” 온 까닭이 “매운 채쭉”에 굴복하며 살지 않기 위한

    의도였기 때문이다.

    다만, “서릿발 칼날” 처럼 혹독한 북방의 고원에서 스스로

    이를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찾기가 관건이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4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과연그것은무엇일까?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 밖에”.

    거경궁리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거경궁리의 극점에서 스스로 금강심으로

    무장하는 것, 즉 “강철로 된 무지개”를

    만나고 있는 형국이다.

  •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5

    1.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

    “계절의 오행” 해석

    이와 같이 자기 단련의 결정체로서 스스로 “강철로 된 무지개”의

    차원에 이르면,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는 것처럼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을 맞이할 수 있는 방법과,

    “北쪽「쓴드라」에도/ 찬 새벽은/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면서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約束”(「꽃」)을 지킬 수 있는

    내공을 확립하게 되는 것이다.

    INSIDabcdef_:MS_0001MS_0001

    INSIDabcdef_:MS_0001MS_0001

    9차시 2강

    36

    본 저작물은 저작권법 제25조 수업목적 저작물 이용 보상금제도에 의거,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와 약정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약정범위를 초과하는 사용은

    저작권법에 저촉될 수 있으므로 저작물의 재 복제 및 수업 목적 외의 사용을 금지합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

    * 사용폰트 출처 : 나눔글꼴

    궁리(窮理) 혹은 창조적 관조와 초극의 언어